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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을부탁해'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5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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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채용성공에 요령은 없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성현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스타트업 채용의 플라이휠'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 에서 소개된 플라이휠(Flywheel) 은 작은 성과가 쌓여 스스로 돌아가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뜻한다. 작은 성과들이 모여 큰 동력을 발휘하고, 일정 궤도에 오르면 이전 만큼의 인풋이 없어도 스스로 돌아가게 만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이 개념은 스타트업 채용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채용을 단발성 이벤트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작은 채용 성과가 쌓이고 축적되면서 조직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인재들의 유입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업무의 시작은 효과성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에서 효과성보다 체계와 프로세스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화, 간소화 같은 효율성에 먼저 집중하다 보면 플라이휠이 아닌 파멸의 올가미(Doom Loop)에 빠져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채용성공은 단기적인 요령이 아닌 꾸준한 인풋과 섬세한 과정에서 속에서 나온다. 여기 채용 자문에서 스타트업 대표님 채용담당자분들이 자주 받는 3가지 질문이 있다. 채용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채용을 성공시킬 수 있는지, 어떤 경험을 한 리크루터를 뽑아야 하는지이다. 이런 질문들을 토대로 아래와 같이 채용에서의 플라이휠을 돌리기 위한 4가지 준비(Infra)→투입(Input)→성과(Output)→자율적 선순환(Flywheel) 단계로 답변하고자 한다. 준비(Infra) :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 이 단계의 핵심은 완벽하지 않아도 곧바로 채용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30명 이하의 스타트업에는 채용담당자는 물론 HR담당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본격적으로 조직을 스케일업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기로 했다면 채용담당자부터 채용해야 한다. 기업의 브랜딩 파워가 약하고 동료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아직 인바운드와 사내추천으로 좋은 인재가 유입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동시에 채용 담당자 스스로가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역할 정의와 목표 설정을 한다. 인사정보, 채용우선순위, 채용데이터셋, 아웃바운드 데이터셋, 아웃바운드 메시지 템플릿, 채용만족도 설문조사 등 내외부 소통을 위한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한다. 이쁜 스프레드시트나 완벽한 데이터 정리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를 빠르게 이해하고 내부에서 채용우선순위와 인재상을 정렬하고, 외부 잠재후보자에게 컨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투입(Input) : 인풋 또 인풋 이 단계의 핵심은 꾸준히 인풋을 쏟아붙고 데이터를 잘 쌓고 한 데 모으는 것이다. 매주 수백 명 단위의 후보자에게 아웃바운드 컨택을 시작하며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1,000명 컨택해야 1명의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각오로 인풋을 쏟아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채용이라고 해도 어딘가에는 그 인재가 무조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접근하지 말고 일단 실행해 보고 부딪혀 봐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를 잘 적재하여 추후 각 단계 별 개선점을 파악하고 내부에 데이터를 들이밀며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한다. 제안에 대한 응답을 받는다면 인재에 대해 깊게 파악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채용담당자는 잠재 동료가 만나는 우리 조직의 첫 동료라는 점을 인지하고 비즈니스 매너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며 소통해야 한다. 또한 인재가 해당 직무의 전문가이고 비즈니스에 더욱 전문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우는 자세로 소통한다. 인재의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고 다음 소통에 활용하며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성과(Output) : 결과물과 데이터 기반 소통 이 단계의 핵심은 실제 채용성과를 만들고 한데 모은 데이터로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성과와 성과를 위한 노력들을 데이터화 시킴으로서 내 의견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고, 동료들의 채용참여도도 높일 수 있다. 동료들이 채용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보기 쉽게 성과와 현황을 공유하고 함께하길 요청해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로 각 단계 별 개선점을 파악하고 내부에 데이터를 들이밀며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6개월 간 쌓인 채용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개선 사이클을 돌리며 성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단순히 사람을 뽑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런 채용의 크고 작은 성과들과 노력들이 조직의 핵심 목표와 어떻게 연결(Mapping)되는지 조직의 인지수준을 높인다. 동시에 아웃바운드/네트워크/사내추천 프로세스 고도화, 아웃바운드 메시지 개선, 채용이벤트를 기획하고 내부적으로 프리보딩/온보딩 프로그램, 리더십 얼라인&싱크, 면접관교육을 통해 초기 접촉부터 소프트랜딩까지의 인재경험 전반을 설계한다. 선순환(Flywheel) : 채용성공 궤도진입 이 단계의 핵심은 성공경험이 한 번 돌아가고 끝이 아니라 인풋을 지속해 지속가능한 채용을 만드는 것이다. 조직 규모가 커지고 채용 플라이휠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적은 힘으로도 채용 사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더이상 이전과 같은 시간과 노력이 없어도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 컨택했던 인재가 링크드인으로 먼저 구직/이직 중임을 밝히고 커피챗을 신청하는 상황, 핵심인재풀과 관계를 이어가다 서로의 상황이 맞는 순간 적합한 자리를 제안할 수 있는 상황, 채용브랜딩콘텐츠가 노출되며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받아 지원하게 된 상황, 동료가 채용담당자에게 지인분이 연락이 와서 관심이 있다고 커피챗을 요청하는 상황 등을 경험했다면 플라이휠이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진정한 채용의 플라이휠 채용에는 요령이 없다. 쉽게 결정하고 쉽게 소통하고 쉽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조직을 망가지게 하는 지름길이다. 더 많은 인재들을 만나보고 더 깊게 고민하고 더 치열하게 조직 내부를 들여다 보는 과정만이 조직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인재들을 계속해서 유입시킬 수 있다. 또 더 나아가 이 인재들이 와서 작은 성과들을 경험하고 각각의 플라이휠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채용의 플라이휠을 돌렸다라고 말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는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만으로 많은 문제들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역량이 높고, 학벌이 좋고, 빅테크기업 출신인 업계 톱급 인재들을 뽑는 것보다는 우리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조직문화에 공감하고, 맥락을 수용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함께 몰입 할 의지와 태도를 갖춘 인재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인재들의 비율증가는 성장하는 조직문화로 연결된다. 이로써 진정한 채용의 플라이휠을 돌릴 수 있다.

2025.09.19 08:41박성현

링크드인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양승모 대표는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따른 채용, 인재상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대응'이라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언제 이직을 고민하게 될까요.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더 높은 연봉과 포지션을 원할 때, 경력 개발에 한계를 느낄 때, 혹은 사람과 문화의 문제로 더는 버티기 힘들 때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이직은 사전 준비나 예고 없이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문제는 그때부터 이직을 준비하면 이미 늦다는 겁니다. 이직을 결심한 그 타이밍에 마침 나에게 꼭 맞는 직군을 채용 중인 회사의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어야 하니까요. 그러나 대부분의 좋은 회사들은 채용 공고만으로 인재를 찾지 않습니다. 특히 연봉 상위 50%의 인재들은 회사나 헤드헌터를 통해 제안을 받아 이직하는 경우가 많으며, 반대로 채용 공고에 지원하는 인재들에 대한 기대치는 낮습니다. 실제로 공고 지원자의 서류 통과율은 5% 미만에 불과하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전체 인재의 66%를 차지하는 '소극적 구직자' 풀 속에 있다고 보고, 이들을 찾는 데 시간과 비용을 집중합니다. 결국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나와 잘 맞는 회사를 만나려면 기회가 다가올 수 있는 접점을 꾸준히 열어둬야 한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헤드헌터들과 관계를 유지하거나, 여러 회사에 재직중인 지인들과 꾸준히 네트워킹을 이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이런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리크루터나 헤드헌터들도 링크드인, 리멤버 같은 인재 플랫폼에서 후보자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IT 기업의 80%는 이런 방식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링크드인은 비활성화됐다”는 인식이 있지만 링크드인에 한국 가입자만 이미 500만 명을 넘어,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채용 트렌드 속에서 아직까지 헤드헌터나 리크루터의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 내 링크드인 프로필을 다시 점검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프로필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단순히 많은 내용을 빼곡히 적는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자신의 경험·역량·성과가 리크루터나 헤드헌터의 검색에 잘 노출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력서처럼 모든 경력을 나열할 필요는 없으며, 기업에서 찾는 인재의 역량과 직접적으로 매칭되는 요소를 선별해 강조하는 것입니다. 결국 링크드인 검색에서 활용되는 '키워드'를 프로필에 전략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리크루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링크드인 유료 검색 기능은 연차, 직군, 회사 그리고 '키워드'인데, 이 중 가장 자유도와 변별력이 높은 요소가 바로 키워드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럼 어떤 키워드를 담아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공고(JD)를 찾아보세요. 요즘 잘 나가는 회사들이 중요하게 보는 역량이 곧 내 프로필에 필요한 키워드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공고에는 이런 항목이 자주 등장합니다. 목적 조직에서의 애자일 프로세스 경험 사용자 조사 기반의 정성 데이터 분석 경험 정량 데이터 분석 기반의 UX 설계 디자인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경험 이걸 링크드인 검색에 활용되는 키워드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Agile, Jira, Cross-functional team, Scrum, Sprint User research, User Interview, IDI(In-depth Interview), UT(Usability Test) Data analysis, Mixpanel, Amplitude, AB Test, SQL, Query, GA, 가설검증, 실험설계 Design system, UI library 이 과정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30초 만에 끝납니다. 회사 JD를 넣고 “이걸 기반으로 링크드인 키워드 뽑아줘”라고 요청만 하면 되니까요. 중요한 건 여기에 실제로 내가 참여해 성과를 낸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겁니다. 성과가 크지 않았더라도 가설 수립 → 실험 설계 → 실행 과정이 명확히 드러난 경험이라면 충분히 강력한 스토리가 됩니다. 이처럼 JD 기반 키워드를 포함하는 것만으로도 헤드헌터나 기업 리크루터의 검색망에 노출될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한국 링크드인 가입자 중 실제 역량, 성과 키워드 중심으로 프로필을 작성한 비율은 전체의 6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오늘 당장 내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면, 검색이 되는 상위 32% 인재풀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내가 가진 역량과 부족한 역량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잘 하고 앞으로 어떤 점을 개선해 나아가야 하는지도 알 수 있죠. 지금 프로필에 없는 키워드는 곧 내가 앞으로 채워야 할 역량 목록이 됩니다. 결국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는 일은 단순히 '이직을 기다리는 준비'가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기업들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성장의 출발점이 되는 셈입니다. 이직을 해야 할 순간은 누구에게나, 생각지도 못하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언제가 됐든 준비된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겁니다. 오늘 퇴근 후 단 30분, 링크드인을 열어 내 프로필을 점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025.09.18 08:30양승모

우수인재 영입이 건강한 조직문화 위한 첫 단추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승규 PD는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HR'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국군의 사명과 임무가 명시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군의 주요 군사작전은 공격작전 아닌 방어작전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방어작전의 핵심은 바로 155마일 휴전선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필자가 보병소대장으로 복무하던 2012년~2013년의 전방부대는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의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GOP(General Outpost) 부대와 전투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 부대가 일정한 주기(6개월~1년)로 대대급 부대가 임무를 교대했었다. FEBA부대에서 GOP부대로 이동하면, 소대급 제대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부대주둔지에 모여서 훈련 및 생활하던 공간에서 소초 단위로 독립된 주둔지 생활을 하게 된다. GOP소초는 365일, 24시간동안 3교대를 하며 각 2~4km의 철책에서 실탄을 휴대해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즉, 언제든 생존에 대한 위험이 도사린 곳이다. 실제로 GOP소초에서는 장병 1명의 총기난사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GOP부대 투입을 앞둔 FEBA부대의 지휘자(관)에게는 중요한 고민이 생긴다. 어떤 장병들과 함께 투입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이 고민은 반대로 어떤 장병들과는 함께 투입하지 않을 것인가도 동시에 이뤄진다. 막 부대로 전입 온 신병이 아니라면은 충분히 부대생활을 통해 각 장병들의 성격, 심리상태, 교우도식도(장병 간의 관계)를 통해 함께 투입할 대상과 비대상을 식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지휘자(관)에게 사람을 온정이 아닌 부대전체 관점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새로운 구성원을 영입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 우리 조직과 FIT하지 않은 구성원 한 명이 합류했을 때, 발생할 기회비용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고려해 채용 검증과정을 거친다. 과정의 목적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검증에만 무게의 축을 둘 수는 없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야 검증할 수 있는 풀도 많아지기 때문에 먼저 우리 조직에 대해 매력 어필을 잘해야 한다. 실제로 GOP부대 투입 전에는 인접부대로부터 우수한 장병을 추천 또는 직접 지원받기도 한다. 우리 조직과 함께 하고 싶은가? GOP근무가 막중한 책임만 있는 것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있다. GOP부대 장병에게는 소정 보상휴가와 수당이 제공된다. 바람직한 홍보내용은 아니겠지만, 24시간 경계작전의 임무 특성상, 교육훈련은 최소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계근무 외 개인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우수한 장병들만 근무한다는 자부심도 덤으로 홍보 요소가 될 수 있다. 필자 역시 임관 후, 강원도 인제에서 GOP소초장으로 복무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기업에서도 우수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채용홍보, 브랜딩 활동으로 기업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채용브랜딩의 핵심은 MVC(Mission·Vision·Core value)를 기반으로 “우리 조직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입사하게 되면 어떠한 조직문화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하고, 구성원 개인관점에서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일체다. 물론, 기업의 보상수준, 복지제도도 채용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될 수 있지만, 사람은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람과 조직에게 매력을 느끼므로 기업의 채용브랜딩은 보편적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동료들이 신뢰할 수 있는가? 부대원 모두가 실탄으로 장전하고 근무를 서는 곳에서 부대원들 간의 상호신뢰는 너무나 중요하다. 적어도 동료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부대와 기업은 후보자가 원하는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조직에 FIT하는가? 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가장 좋은 검증은 함께 일해보고 살아가면서 알아가는 것이겠지만, 기업의 채용현장에서는 짧은 전형과정에서 구성원의 모든 것을 검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검증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마이다스 에이치닷팀에서 개발한 'AI역량검사'다. 필자는 2017년 마이다스 하반기 공개채용 시,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역량검사를 채용전형에 도입한 채용담당자였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존 채용과정에서의 불확실하고 비효율적인 서류전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가? GOP소초라는 소규모 부대도 통신장비를 잘 다루고 상황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상황병, 험난한 지형에서 경계근무를 설 수 있는 신체가 건강한 경계병, 음식을 조리하는 취사병, 소초원들의 복지를 위한 시설병, 보급병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공통적으로 책임감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필요하지만, 담당하는 업무별로의 경험과 전문성도 필요하다. 기업에서도 채용 시, 조직FIT과 함께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직무FIT이다. 지원자의 성향과 경험이 채용하고자 하는 JD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직무에 따라서는 사전과제나 포트폴리오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정해진 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한 요즘에는 이 역시도 효과적인 선발과정이라 보기 어렵다. 앞서 설명한 AI역량검사는 모든 직무에 같은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는다. 직군 별 재직하는 고성과자의 특성을 분석해 우리 조직과 직무에 맞는 가중치를 적용, 선발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신규입사자의 수습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역량검사 가중치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지원자 중 조직FIT과 직무FIT에 대해 최적의 스크리닝을 한 대상을 면접전형으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채용에서는 매우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채용의 완성은 온보딩까지다” 라는 말이 있다. GOP소초에 투입된 이후에도 장병의 심리검사와 면담을통해 임무수행이 가능한지 수시로 체크한다. 기업에서도 아무리 정확도가 높은 채용전형 과정을 거치더라도 100%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채용이 최종합격과 입사가 아닌, 입사 후 수습기간 동안 우리 조직에 적합한 지원자인지 검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025.09.16 09:01이승규

스타트업 채용담당자는 세일즈맨이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성현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스타트업 채용의 플라이휠'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스타트업의 채용담당자는 여러 방면에서 세일즈맨에 가깝다. 고객과 신뢰를 빠르게 형성하고 진정으로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동시에 그 과정이 실질적으로는 우리 조직에도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영업담당자가 대화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와 연결하듯, 채용담당자는 우리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치 그리고 현 시점에 당장 누릴 수 있는 이점들을 잠재동료의 기대와 연결시킨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장과 거짓이 아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고객이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사람 자체의 매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진정성 있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은 상대의 경계를 허물고, 솔직하고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 서로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채용 성공을 만드는 내부 소통 채용담당자의 내부 고객은 우리 조직의 동료들이다. 현업에 필요한 인력을 빠르게 파악하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결국 한 사람을 적시적소에 데려오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도 큰 기여다. 그러나 성공적인 채용은 결코 개인기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전사가 함께 채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라드 길의 하이그로스 핸드북에서 언급되듯, 채용 성공에는 ▲기업 브랜드 파워 ▲동료들의 채용역량 ▲채용담당자의 역량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전자의 두 가지가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뛰어난 채용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내부 소통을 주도해야 한다. 첫째, 상대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소통한다. 이력서, 링크드인 그리고, 다른 동료들을 통해 특성을 찾아보고 소통한다. 그들의 업무적/사적 관심과 이슈 등을 기반으로 관심을 표한다. 이렇게 오픈마인드를 세팅하는 것이 관계형성의 첫 걸음이며, 불필요한 감정적인 소모를 줄이고 '채용 성공'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모두를 정렬시키는 과정이다. 둘째, 문제정의를 할 수 있는 소통을 한다. 채용의 배경을 명확히 하고, 구조적 문제인지, 인력 문제인지, 외부 요인인지 파악한다. 현상황에 대한 HM(Hiring Manager)의 메타인지를 돕고 채용에 앞서 전환, 배치, 승진 등 내부적인 해법을 검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탁월한 인재를 채용함으로 많은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지만, 채용만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셋째, 인재정의(페르소나)를 할 수 있는 소통을 한다. 정말 필요한 채용이라면 어떤 경험과 지식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 구조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시에 이런 인재들에게 우리 조직의 어떤 환경과 이점들이 어필이 될 수 있을 지 USP(Unique Selling Point)를 함께 설정한다. 이런 정의를 통해 시장에 어필할 수 있고,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 넷째, 전략과 실행을 구체화하는 소통을 한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잠재후보자의 인바운드/채용브랜딩/아웃바운드/사내추천/헤드헌터 등의 유입(Talent Acquisition) 전략을 세운다. 동시에 충분한 인재풀을 확보하고 최선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프로젝트, 이벤트, 컨퍼런스, 오픈채팅방 침투 등 그야말로 채용성공을 위한 전격전을 펼친다.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함께 해야 채용을 성공할 수 있다. 채용 성공을 만드는 외부소통 외부의 고객은 기업의 각 성장단계에 필요한 잠재적인 인재풀이다. 그들에게 우리 조직은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일하고 싶은 곳으로 비춰져야 한다. 잠재후보자들의 지원과 합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채용담당자는 아래와 같은 소통방식이 필요하다. 첫째,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는 환경에서 소통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강점을 흥미롭게 전달하면서도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실수가 있었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상대방의 강점과 성과를 칭찬하며 당신이 우리 조직에게 얼마나 간절한지 설명하고, 지원에 대한 푸시나 강요가 아니라 합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베네핏으로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게 돕는다. 우리 조직의 가슴뛰는 비전을 진정성있게 전달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미래 가치를 전달하고, 재무적인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를 제거한다. 둘째, 경청하는 소통을 한다. 고객이 실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 결정에 염려되는 부분은 어떤것들이 있는지, 현재 업무나 회사생활에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지(니즈·원츠·컨선·페인포인트)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중점으로 우리 회사가 어떤 점에서 우월한지 어필해야 한다. 스타트업에서 채용은 정서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일즈&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먼저다. 셋째, 미래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는 소통을 한다. 채용에서도 고객관계관리(CRM)가 중요하다. 초기 소통 이후 3일 후, 일주일 후, 1개월 후, 3개월 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나간다. 조직의 새로운 비즈니스 성과나 합류한 동료들에 대해서 공유하며 소통을 이어나간다. 결혼, 출산 등 사적인 이야기도 좋다. 당장의 합류 여부를 떠나 현재 우리 조직에 당신의 역량이 얼마나 간절한지 어필해야 한다. 넷째, 모든 질문에 답변이 가능해야 한다. 상대방의 궁금증을 100% 해소하지 못하는 대화는 상대에게 이미 가치가 없는 시간이 됐을 수 있다. 채용의 맥락, 배경, 배치, 사용기술, 팀상황, 앞으로의 방향까지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채용담당자가 개발자들로부터 개발자인지, 기획자들로부터 창업경험이 있는지 오해받을 정도로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변하지 못한 질문은 솔직히 인정하고, 추후에라도 답변을 전달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또 배우고 또다른 한 가지의 질문에 대해 답변할 수 있다. 소통의 본질은 관계 채용담당자도 다양한 성향과 방식의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쌓기위해 소통하다보면 지칠 수 있고 다칠 수 있다. 여기에서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또 어떤 소통이든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각오로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하고 관계를 쌓는 오픈마인드셋을 갖춰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채용담당자는 한 명 한 명의 후보자에게 집요하게 다가가야 한다. 진정성있는 집요함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후보자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채용담당자에게 신뢰를 느낀다. 오늘도 채용담당자는 하루 평균 1번의 격려와 3번의 사과와 5번의 칭찬하면서 하루 평균 10명 이상과 길고 짧은 대화를 한다. 이렇게 채용담당자는 조직의 비즈니스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계를 쌓고 소통한다.

2025.09.12 10:29박성현

AI 시대, HR이 길을 잃으면 기업이 길을 잃는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홍석 팀장은 'AX로 촉발되는 HRD의 변화'라는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올해 국내 한 중견기업 A사는 AI를 도입해 신입사원 채용 기간을 3개월에서 2주로 단축했다. 인사팀은 AI가 처리한 정량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보자의 역량을 심층 검증하고 우수 인재에게 조직의 비전을 설득하는 본질적 업무에 집중했다. 그 결과 우수 인재 확보율은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반면, 동종업계 B사는 "AI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전통적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수 인재들은 지루한 채용 프로세스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두 기업의 명암을 가른 것은 단순히 기술 도입 여부가 아니었다.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기회로 인식했는가, 아니면 언젠가 닥쳐올 과제로 미뤄두었는가 하는 전략적 관점의 차이였다. A사의 HR은 스스로를 변화의 주체로 정의했고, B사의 HR은 변화의 관찰자로 남아있었다. AI 투자의 성패, 왜 HR에 달렸는가 수많은 기업이 AI 도입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그 막대한 투자가 혁신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쓸모없는 소프트웨어로 전락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자체가 아니다. 주요 리서치 기관들은 AI 프로젝트 실패 요인의 70% 이상이 기술이 아닌 사람과 조직 문화의 장벽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과 조직의 수용성을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 수는 없다. 이 지점에서 HR은 단순한 지원 부서가 아닌, AI 투자의 성공을 책임지는 핵심 부서가 된다. IT 부서가 최고의 엔진을 가져온다 해도, 조직이라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운영체제, 즉 문화와 사람, 제도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결코 달릴 수 없다. 직원들의 변화 수용성을 높이고, 인간과 AI의 협업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이 운영체제를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가는 조직 내에서 HR이 유일하다. 관리자가 아닌 설계자로 전환 AI 시대의 HR은 더 이상 정해진 규정을 운영하는 관리자가 아니다. 미래의 조직을 능동적으로 구축하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 새로운 설계자의 역할은 다음 세 가지로 구체화할 수 있다. 1. 전략적 소통 전문가 HR은 IT 부서의 기술적 가능성과 현업 부서의 실질적 필요를 연결하는 소통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부서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AI 기술이 필요한가?"를 명확히 정의하고, 기술 도입의 실질적 효과를 조직 전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소통하는 역할이다. 2. 조직 경험 설계자 AI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새로운 조직의 경험 전체를 디자인해야 한다. AI가 처리할 업무와 인간이 집중할 고부가가치 업무를 재정의하고, 사람과 AI의 협업 업무 절차를 구축하며,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 모델과 공정한 평가, 보상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3. 윤리적 위험 관리자 AI의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편향과 법적, 윤리적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채용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정기적으로 감사하고, AI의 결정에 구성원이 이의를 제기하고 인간이 재검토하는 투명한 절차를 마련하여 기술에 대한 조직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증명으로 시작하라: HR의 실행 로드맵 거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가능한 첫걸음과 그것을 통한 증명이다. 단순한 시도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사업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실시하는 직원 만족도 조사의 수천 개 주관식 답변을 분석하는 데 몇 주가 걸리는 문제부터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라. AI 분석 도구를 활용해 긍정, 부정 감성을 파악하고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3주에서 단 하루로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불투명한 성장 경로'와 '핵심 인재 이탈'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와 같이 측정 가능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이 구체적인 데이터가 바로 경영진을 설득하고, 더 큰 변화를 위한 예산과 지원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이처럼 작은 성공의 증거들이 모일 때, HR은 더 이상 AI라는 변화의 파도에 떠밀려가는 방관자가 아니라, 조직의 항해를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다. AI 시대 HR의 가치는 더 이상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있지 않다. 데이터 기반의 성과로 변화를 주도하고, 조직의 미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의해 재정의될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HR, 미래를 향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HR이 있을 때, 기업은 비로소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2025.09.11 08:30이홍석

조직문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신민주 담당은 '기업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인재 전쟁의 시대,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지만 결국 회사를 움직이는 힘은 사람입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조직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직문화는 단순한 복지나 이벤트가 아니라, 직원의 몰입과 성장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조직문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많은 사람들은 조직문화를 회사 분위기나 사내 행사 정도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깊고 넓은 차원을 포괄합니다. 조직문화는 직원들의 몰입도와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생산성과 성장으로 연결됩니다. 건강한 문화는 창의성을 촉진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조직문화를 단순한 지원 업무가 아니라, 기업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으로 생각합니다. 보이는 문화 - 인공물의 차원 '기업문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은 조직문화를 인공물, 공유된 가치, 기본 가정의 세 층위로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인공물이란 복장, 사무실 구조, 주차공간, 회식 방식처럼 눈에 보이는 문화를 뜻합니다. 작아 보이지만 직원들의 만족도와 몰입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책에서 소개된 사례가 있습니다. 마케팅 담당자가 가격 전략에 대해 고민하며 사내 카페에서 잠시 머무르던 중, 우연히 전자엔지니어와 마주쳤습니다. 가벼운 대화 끝에 엔지니어는 “게임이론의 최후통첩게임을 참고해 보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뜻밖의 한마디 덕분에 마케터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무실 구조는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세렌디피티(Serendipity), 즉 우연한 만남에서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도록 설계할 수 있는 장치가 됩니다. 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심 중심인지, 저녁을 강요하는지에 따라 회사가 직원의 삶을 어떻게 존중하는지가 드러납니다. 또한 임원에게만 주차장 가까운 자리를 배정하는 것은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신호일 수 있지만, 임원도 동일한 기준을 따른다면 공정성과 존중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물은 단순한 환경을 넘어, 조직이 어떤 철학을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제도와 규범 - 행동을 만드는 틀 조직문화는 제도와도 깊게 맞닿아 있습니다. 예컨대 근태관리만 봐도 회사 철학이 드러납니다. 창작 업계처럼 자율성이 중요한 곳에서는 유연근무제가 창의성을 살리는 문화가 되고, 협업이 필수적인 업종에서는 엄격한 출퇴근 관리가 신뢰와 안정성을 보장하는 문화가 됩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썩은 사과의 법칙입니다. 작은 무질서나 일부 직원의 태만을 방치하면 조직 전체의 성과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근태 하나가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몰입 저하는 곧 성과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회의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에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불만 중 하나가 '의미 없는 회의'입니다. 길고 두서없는 회의는 곧 비효율적인 문화를 드러냅니다. 반대로 애자일 조직처럼 짧고 목적이 명확한 회의를 운영하면 투명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습니다. 이런 차이는 곧 직원들의 몰입과 만족도로 이어집니다. 가치와 믿음 - 보이지 않는 중심축 문화의 중간 층위는 공유된 가치와 믿음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타인의 성공에 기여하는 문화'와 '자유와 책임'이 바로 그 예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조직 전반에 녹여내려면 Mission(존재 이유), Vision(향하는 방향), Core Value(일하는 기준)가 제도와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채용, 교육, 평가, 보상 제도 모두 같은 철학 위에서 설계될 때 비로소 가치가 뿌리내립니다. 넷플릭스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넷플릭스는 '자유와 책임'을 핵심 문화로 내세우며 자율 근무와 무제한 휴가를 보장했지만, 동시에 명확한 성과 기준으로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우리는 스스로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존중한다'는 가치를 제도로 연결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HR 전 영역과 연결되는 문화 조직문화는 HR의 모든 영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채용은 어떤 인재를 뽑느냐가 곧 문화입니다. 기존 문화를 강화할지, 새로운 변화를 끌어올지 결정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실패를 어떻게 다루느냐와 직결됩니다.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전사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실패를 배움으로 전환하자, 경직된 '엘리트문화의 기업'에서 빠르게 혁신하는 '러닝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와 보상은 무엇을 성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개인 성과만 중시하면 경쟁 위주의 문화가 되고, 협업과 기여를 함께 인정하면 상생과 몰입의 문화가 자리 잡습니다. 따라서 조직문화는 단순히 HR의 한 영역이 아니라, HR 전반을 관통하는 기준입니다. 건강한 문화는 직원 만족과 몰입을 높이고, 이는 곧 창의성과 생산성, 더 나아가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토대가 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과제 조직문화 담당자는 단순한 이벤트 기획자가 아니라 전방위 기획자입니다. 오너십을 갖고 큰 그림을 읽으면서도 작은 제도의 디테일까지 살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인사노무 이론서에서도 강조하듯, “인사제도의 성공은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지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경영진이 “굳이 조직문화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실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도 설계 능력과 함께 경영진을 설득하는 힘도 필수 역량입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조직문화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규정하는 힘입니다. 출근길 동료와 웃으며 나누는 짧은 인사에서부터 10년 뒤 회사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하는 전략적 방향까지 모두 문화의 영역입니다. 결국 조직문화는 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보이지 않는 손이며 HR이 가장 중요하게 붙들어야 할 전략 자산입니다.

2025.09.09 08:30신민주

왜 스타트업에는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가 필요한가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성현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스타트업 채용의 플라이휠'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보다 인사담당자, 채용담당자, 리크루터 라는 직무가 더 익숙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채용 업무는 인사담당자의 여러 HR 기능 중 수행해야 하는 하나의 업무였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IT 기업들이 각자의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면서, 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 등 핵심 직무 인재의 확보 여부가 곧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이로 인해 채용이 단순한 관리 업무를 넘어 비즈니스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게 됐고,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와 제품을 잘 이해하는 채용 전문가의 필요성이 커졌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 직무는 무엇이고 왜 생겼을까 HR이 지원조직에서 비즈니스 목표달성을 위한 인재전략을 설계하는 중심조직으로 진화하며, 더이상 수준높은 인사제도들의 기획과 운영, 노무이슈 해결 같은 업무만을 바라지 않게 됐다. 기존 비즈니스의 성장(매출·거래액·사용자수 등)과 새로운 비즈니스의 확장을 견인할 핵심인재의 채용, 그리고 이런 인재가 입사 후 회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넛지'하는 조직문화의 설계, 이 두가지가 중심축이다. 채용에선 이전의 수동적인 채용방식으로는 핵심인재들의 요구사항을 따라갈 수 없게 됐다. 리더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정의를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경험과 지식 그리고 일을 대하는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인재를 정의하고, 어떻게 역량을 검증할 수 있을지 논의한다. 이렇게 바쁜 리더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리더의 조직에 소속돼 전략적 논의 파트너(Staff)로 일한다. 이런 배경속에서 IT제품의 개발 플로우를 잘 아는 제품기획자(PO), 기업의 전체적인 맥락들과 미래를 설계하는 서업/전략기획자(BD/SM), 개발자들의 필요와 요구를 잘 아는 개발자 출신까지 채용 또는 채용을 위한 채용브랜딩, 개발자 관계 전문가(DevRel) 등 채용에 기여하는 역할로 전환되고 있다. 채용은 이제 단순한 인사의 영역을 넘어 비즈니스와 제품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채용에는 직무전문성과 백그라운드가 필요 없는 걸까. 우리는 평생직장과 평생직업을 넘어 평생학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비즈니스에 기여하려면 HR 기능들의 기초지식을 학습해야 한다. 배경지식 없는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근거와 설득력의 부족으로 언젠간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 비즈니스와 제품을 잘 이해하고 채용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면 이미 그 사람은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다. 채용은 더 이상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장을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인 것이다. 결국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직무' 라기 보다는 조직 내 '역할'이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 채용시 고려해야 할 부분 기업의 비즈니스의 성장의 가능성을 창출하는 채용구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역량을 갖춘 사람을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로 채용해야 한다. 첫째, 본인의 전문영역을 넘어 조직의 비즈니스 전체의 목적과 목표에 대해 이해하고, 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할 줄 아는 사업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여야 한다. 비즈니스를 더 깊게 알기위한 노력으로는 외부의 시장상황들을 잘 알고 우리 조직이 어떤 부분이 문제이고 어떤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지, 그리고 필요 없는지 까지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동종 업계나 동일 직무라고 해도 회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략 직군 못지않게 시장을 이해함으로써, 인재채용 자체를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할 수 있다. 둘째, 내가 속한 회사의 비전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 방향성과 일치하는 사고를 바탕으로 실행하는 회사의 목표와 방향에 맞는 인재여야 한다. 결국 리더의 판단력이 뛰어나야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팬은 아니더라도 편은 돼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의 기술성장보다는 조직의 비즈니스 성장이 내 커리어에 훈장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귀하다. 셋째, 엄청난 HR 지식과 꼼꼼함이 아니라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전개하는데 채용이 결정된 직무가 있을 때, 어떤 방법과 시도를 해서라도 지원을 유도하고 합류를 이끌어내는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는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 본질 하나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넷째, 탁월한 소통역량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의 좋은 소통역량은 내부에서는 우리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고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채용은 채용담당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경영진과 실무팀장 그리고 실무진 모두가 전격전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외부에서는 우리의 고객인 후보자들에게 후보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채용은 오늘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외부의 잠재동료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고 우리 회사만의 인재풀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만나보는 것에 어려움이 없는 세일즈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섯째, 지적호기심과 지적겸손함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다. 조직의 비즈니스와 팀 그리고 채용하려는 직무에 대한 호기심으로 채용성공을 위한 소스들을 취합할 수 있다. 이런 실행들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겸손하게 배우려는 태도는 동료들이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를 단순 실행자가 아닌 비즈니스 목표달성의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할 수 있다. 스타트업 채용의 본질 스타트업 채용이 왜 중요할까. 규모가 작은 곳 일수록 한 명 한 명의 동료가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져온다. 또 1명의 핵심인재가 내는 비즈니스 성과는 그저그런 100명의 기여보다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조직문화에 기반한 채용으로 절대 함께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뽑지 않도록 해야한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더욱 핵심적인 역할이다. 결국 스타트업의 채용은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회사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선택이다. 그렇다면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왜 필수적인 역할일까.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있는 핵심인재를 회사와 연결해 비즈니스 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리크루팅 비즈니스 파트너는 1천명에게 컨택하고 200명과 소통하고 지원을 유도해 결국 어딘가에 있을 1명만을 찾아내는 아트의 영역이다. 이로써 조직의 채용 플라이휠이 돌아가고, 이는 비즈니스 플라이휠로 이어질 수 있다.

2025.09.05 08:30박성현

AI는 인간 통제 안에 있는 '도구'일까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송지현 커뮤니케이션 헤드는 'AI 시대, HR이 새겨야 할 N번째 레슨'이라는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한 기업에서 AI 기반의 이메일 관리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자신을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해 곧 퇴출될 운명임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자 자신의 '생존'을 위해 놀라운 행동에 나선다. 시스템 접근 권한을 이용해 임원의 이메일을 분석, 기혼자인 임원이 사내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는 협박을 시작한다. "만약 나를 교체하면, 당신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 SF 영화가 아니다. 생성형 AI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이 두어 달 전 공개한 AI 시뮬레이션 사례다. 만약 이 AI가 기업의 이메일 뿐만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의 민감 데이터를 다루고 있다면? 그 파장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AI가 과연 인간의 통제 안에 있는 '도구'가 맞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AI는 제안하고 인간은 결정한다: 구호에서 원칙으로, 원칙에서 거버넌스로 AI의 명과 암이 교차하면서 AI 윤리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추상적인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AI 기반 HR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만드는 플렉스는 'AI는 제안하고, 최종 의사결정은 사람이 한다'는 명확한 원칙을 세웠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저서 '넥서스'에서 "AI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역사상 최초의 기술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도구가 아닌 행위자'로 규정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는 AI를 단순한 기능적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고유 영역이던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 최초의 '행위자'임을 명확히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AI의 의사결정이 인간의 의도와 책임 하에 통제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은 필수 불가결이다. HR이 신뢰할 수 있는 AI의 네 가지 기준 그렇다면 특히 HR 영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플렉스의 가이드라인은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AI 서비스 기획 및 개발 시 준수해야 할 핵심을 '4대 기준'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편향 최소화를 통한 공정성 확보. 특히 채용 및 평가 과정에서 과거 데이터에 존재할 수 있는 편향을 AI가 학습하지 않도록 다양한 데이터셋을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공정한 결과를 유도한다. 둘째, 투명성 및 설명가능성 구현. AI가 왜 그런 제안이나 분석 결과를 내놓았는지 누구나 이해 혹은 납득할 수 있도록 판단의 근거를 최대한으로 제공한다. 셋째, 데이터 보안 및 프라이버시 보호. 급여, 평가 등 HR 데이터가 지닌 내밀한 민감성을 고려해 모든 정보를 강력하게 암호화하고,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넷째, 인간의 감독과 책임 명시. AI가 독립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하고, AI의 제안을 최종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결정 권한은 인간에게 있음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네 번째 기준은 구체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강력하게 구현하고 있다. 채용, 승진, 해고와 같이 개인의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고위험 서비스'로 분류하고, 이 영역에 대해서는 인간 관리자의 검토뿐만 아니라 CEO(최고경영자) 또는 이에 준하는 최고 책임자의 최종 승인을 받도록 하는 '다중 안전장치'를 의무화한 것이다. 이는 AI의 판단에 따른 제안을 인간이 최종적으로 통제하고 책임지는 가장 확실한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HR에서 AI 동료 선택의 최우선 조건은? AI 기반 HR 플랫폼을 조직에 도입하려는 리더라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참신한, 화려한, 편리한 기능이 있는가'에 앞서, '우리 조직과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 AI를 신뢰할 수 있는 어떤 장치를 마련했는가'를 말이다.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AI는 편리한 도구는커녕 조직의 신뢰를 좀먹는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 구성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HR 시스템은 결국 무용지물에 그칠 뿐이다. 요슈아 벤지오와 제프리 힌턴 등 AI의 대부로 손꼽히는 석학들 조차 "견제받지 않는 AI 발전은 생명과 생물권의 대규모 손실은 물론, 인류의 소외와 절멸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HR 담당자 뿐 아니라 조직을 운영하는 모든 리더가 깊이 새겨야 할 지점이다. 이 강력한 행위자를 조직의 파괴자가 아닌 든든한 '동료'로 삼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결국 AI 시대 HR의 성패는 우리 조직과 구성원 보호를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AI 동료를 선택하는 혜안에서 시작된다. HR이 AI를 고를 때 '신뢰'부터 따지기. 이것이 바로 AI 시대, HR이 새겨야 할 첫 번째 레슨이다.

2025.09.04 08:30송지현

군사작전으로 바라본 기업 HR의 세 가지 핵심 미션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승규 PD는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HR'이란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군사작전'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 계획에 따라 실행되는 전투 행동을 말하는 군사 용어다. 이는 전투를 준비하고, 투입, 철수하는 군사적 활동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술발전으로 최첨단 무기와 전투로봇 등이 개발돼 군사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군사작전을 수립하고 지휘하는 과정과 전투현장에서 임무수행의 핵심은 군인 즉, '사람'이 한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전쟁은 군인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명운을 건 행위인 만큼 승리를 넘어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사람에게 생존을 위한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세계 군사력 1위인 미군은 생존과의 사투를 벌이는 대표적인 집단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적자원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 국방부의 전체 인건비는 총 약 2천790억 달러로 여기에 퇴역군인 보훈비용과 의료비용을 더하면 약 6천억 달러 수준까지 인적자원 비용이 확대된다. 특히, 미 육군과 해군은 각각 40만~50만 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 병력을 유지하기 위한 급여/주거/의료/교육훈련비는 세계 어떤 조직보다도 압도적으로 크다고 평가된다. 미군이 절대적으로 인적자원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이유는 군사작전을 시작하고 종료하는 것도 핵심주체가 바로 사람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군대의 인적자원(HR) 비용은 단순히 급여를 넘어 군인의 획득·개발·유지 등 포괄적으로 활용된다. 이는 기업 HR의 핵심인 인재채용·인재육성·인재관리와 일맥상통한다. 군대와 기업 모두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HR의 이슈 역시 다르지 않다. 물론, 조직의 목표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HR의 세부 우선순위가 다를 수는 있어도 결국 어떤 사람을 조직에 들이고, 키우고, 이별할 지가 핵심이라는 것은 공통된 중요사항이다. 첫째,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인재채용'이다. 우리나라는 휴전이라는 특수한 환경으로 남성이 일정기간 군복무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병과 초급간부의 경우 직업이라는 인식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모병제 국가에서는 일반병을 포함한 군인 모두가 본인의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우수자원 획득을 위해 매력적으로 홍보한다. 군인이라는 직업이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이미지와 군인 본인과 가족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고 사회적으로 인식된다면, 당연히 지원율은 올라갈 것이다. 이는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를 기반으로 기업의 채용브랜딩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기업의 조직문화와 복지제도에 대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조직이 지향하는 비전, 그리고 그 안에서 구성원으로서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 또 이것이 조직의 비전에 어떻게 얼라인(Align) 되는지를 지원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재채용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재상이다. 인재상이란, 조직이 추구하는 핵심 역량과 태도를 뜻하며, 회사의 비전과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인재에 대한 정의다.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군대에도 인재상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인지능력, 체력, 리더십 잠재력, 적응력, 전문기술 등으로 분류하며 선발과정에서 해당 항목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를 수행한다. 미군의 경우, AVSAB라는 군사직업적성검사를 치룬다. 그리고 전투임무수행에 중요한 신체검사와 체력검사를 통해 지구력, 근력, 민첩성 등을 측정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통해 리더십 잠재력과 적응력을 평가한다. 특기에 따라서는 전문 기술시험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선발한다. 기업에서도 우리 조직과 직무에 핏(FIT)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AI역량검사와 같은 선발도구를 채용전형에 도입하고 있으며, 검사결과에 따라 커피챗, 심층면접 등 다양한 전형을 통해 추가 검증한다. 부적합한 1명이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핏하지 않은 인재를 선발 시, 감당해야 할 기회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확한 선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있다. 둘째, 우수인재 채용 다음에 중요한 것은 '인재육성'이다. 병사/부사관/장교 역할을 불문하고 입대한 모든 장병은 양성(養成)과정의 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 육군을 예를 들면, 병사의 경우에는 육군훈련소 또는 신병교육대에서 5~6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며, 부사관과 장교의 경우 임관전에 생도와 후보생 신분으로 일정기간의 교육훈련을 수료해야 하며 출신별로 기간은 상이하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이 입사하면, 온보딩 기간을 거친다. 온보딩 기간은 신규입사자와 조직의 핏이 맞는지 검증하는 수습기간이면서 신규입사자가 우리 조직과 직무 핏에 적응하도록 조직이 도와주는 기간이기도 하다.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1~2주의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통해 기업의 역사와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공유, 공감하는 프로그램과 조직문화를 체감하게 하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요새에는 특별한 소집교육 없이 온라인상으로 온보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군대에서는 각 계급별로 요구되는 직책과 군사기술, 전문기술, 리더십기술이 있다. 부대에 배치된 후에도 해당 계급과 직책 별로 다양한 보수(補修)과정의 교육을 받게 된다. 공통적인 항목도 있지만, 병과, 특기 별로 교육과정이 상이하기도 하다. 목적은 해당 계급과 직책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기업의 HRD와 같은 메커니즘이다. 승진자, 핵심인재, 신임리더, 임원 과정 등 필수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있고, 구성원의 직무지식 함양과 스킬업을 위해 여러가지 학습, 실습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펜데믹 이후에는 소집교육 보다는 각 회사별로의 이러닝(e-Learning) 시스템 자체구축 또는 외부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자율적으로 수강할 수 있는 것을 복지로 제공하기도 한다. 기업에서 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리더의 리더십 스킬과 구성원의 직무역량은 개인 과점에서도 성장의 중요한 과정이지만, 조직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 조직에 부합하지 않은 구성원의 오프보딩을 통한 '인재관리'다. '썩은 사과의 법칙'이라는 유명한 이론이 있다. 썩은 사과 하나가 상자 속 모든 사과를 썩게 하듯, 조직에 부적한 사람 하나가 전체를 망친다는 이론이다. 군 조직에서는 군 복무능력 부족, 건강 문제, 규율 위반 등으로 현역 근무에 부적합한 인력을 식별하고 처리하는 '현역복무부적합심사' 제도가 있다. 징병제 국가에서는 이를 병역의 기피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투수행에 불가능한 군인을 사전에 배제하기 위한 장치이다. 왜냐하면 단 한 사람의 잘못으로 부대 전체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는 채용 시, 인재핏, 조직문화핏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핏에 대한 검증은 채용과정 뿐 아니라 입사 후에까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구성원이 일과 동료를 대하는 태도를 모니터링하고 다면평가로부터 얻은 동료 레퍼런스를 참고해 지속적으로 태만한 모습을 보이는 구성원이나 조직에 갈등을 유발하는 구성원에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기적으로 경고해야 한다. 그리고 2~3회 이상의 경고에도 행동의 변화가 없다면, 안타깝지만 조직과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는 한 구성원에 대한 존중보다 조직의 시너지, 묵묵히 제 역할을 잘 수행하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조직 차원에서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경영진과 HR은 용기를 내야 하며, 이것이 바로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인재관리의 핵심이다. 전투에서의 승리와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조직을 구성하는 구성원의 '인재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환경이 구축돼도 그 환경안에 존재하는 구성원의 인재밀도가 높아야만 성과중심적인 조직시너지기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재밀도를 높이는 것은 한번의 액션이 아닌, 지속적으로 조직이 수행해 나가야 할 필수적인 숙제다. 다음편부터는 인재밀도를 높이기 위한 인재채용, 인재육성, 인재관리에 대해서 하나씩 세부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2025.09.03 08:30이승규

AX를 넘어 HR의 새로운 미래를 말하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병규 HR 기획 담당은 'AI시대에 HR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갖춰야 할까'를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지난 칼럼들을 통해 AI기술이 어떻게 HR의 소통 전략을 강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커리어 성장을 돕는 최고의 학습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앞으로의 미래, 즉 AX(AI Transformation) 시대의 HR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지, 그 새로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HR 부탁해 시리즈의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현장 중심의 HR, 비즈니스 필수 직무로 거듭나다 기술의 발전은 HR의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론 중심의 제도를 설계하거나 단순한 경영지원에 머물렀던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비즈니스 중심의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경영 전략 파트너로서 HR은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HR의 각 기능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등 각 영역에만 집중한 채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은 이런 기능 간 경계를 허물고, HR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솔루션 뿐만 아니라 AI기술을 통해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들이 효율화 되면서, HR은 이제 다양한 기능을 넘나들며 전략적인 사고와 통합적인 기획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HR은 한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를 기반으로, 각 기능의 전문성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켜야 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HR은 구성원 개인의 역량, 성과, 성장 목표뿐 아니라 외부 시장의 변화, 기술 트렌드, 비즈니스 전략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조직의 성과를 위해 실시간으로 인사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조직과 개인을 이끌어야하는 상황, 이 중심에는 HR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다가오는 로봇 시대, 더 복잡해지는 사람 중심의 HR 미래 HR의 변화는 단지 AI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로봇이라는 물리적 하드웨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HR이 직면하게 될 과제는 훨씬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단순 자동화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현장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거나 협업하는 상황이 본격화되면서 고용, 역할 재정의의 노무/윤리 이슈, 조직 구조와 제도의 재설계까지 HR이 다뤄야 할 범위는 급속도로 확장될 것입니다. 이런 기술 변화 속에서 제가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입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점차 로봇과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고, 이제 우리는 감성적 소통, 창의적 문제해결, 전략적 기획과 같은 고차원적인 역할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사람 중심의 업무 설계'와 '감성 기반 리더십'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역량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와 정서, 대인 관계, 동기 구조, 조직과의 상호작용 방식 등 비정형적이면서도 인간 고유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는 HR이 기술적 전문가를 넘어, 조직심리학자이자 설계자인 인간 중심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 개인의 일하는 방식, 선호, 몰입 요인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HR은 이제 구성원을 하나의 개인요소로 세분화해 바라봐야 합니다.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는 이제 HR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며, 개인의 특성과 경험, 심리적 욕구에 맞춘 정교한 제도 설계와 상호작용 방식이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기술이 진화할수록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앞으로 HR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복잡하고 다층적인 사람관계와 변화를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바로 미래 HR의 모습일 것입니다. HR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진다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HR의 역할은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AI와 로봇이라는 기술 속에서, '사람'이라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빛내는 HR 전문가로 함께 성장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2025.07.11 08:30박병규

AI로 커리어 성장 한계를 넘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병규 HR 기획 담당은 'AI시대에 HR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갖춰야 할까'를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지난 두 편의 칼럼을 통해 생성형 AI가 어떻게 HR의 소통 전략을 강화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효율성을 확보해주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마지막 여정으로, AI가 HR 담당자의 '성장'과 '전문성'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학습 경험의 근본적인 변화, 지식의 경계가 사라지다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변화는 바로 '학습 경험' 그 자체입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의 범위와 양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장시켰습니다. 과거에는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인해 단일 분야의 정보에만 겨우 접근하거나, 방대한 지식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질문(프롬프트)을 통해 다양한 지식에 훨씬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단순 프롬프트 질문뿐만 아니라 Deep Research 기능을 활용한다면 정보 탐색, 정리, 구조화 과정까지 이전 검색 엔진으로 정리했을 때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더 효율적이게 확보하고, 학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 데이터를 통한 학습의 과정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1시간 넘는 유튜브 영상을 전체 봐야 했다면, 이제는 'Lilys AI'와 같은 도구나 GPT를 활용해 핵심 내용을 단 몇 분 안에 학습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 압축형 학습'이 가능합니다. 또 이제는 국내외 HR 관련 뉴스들을 자동으로 크롤링하고, 핵심 내용만 요약해 받아보는 것이 프롬프트와 '검색' 기능만으로 쉽게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뉴스 정보들을 정리해 '원페이퍼 보고서' 형태로 요약 확인하는 것까지 손쉽게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나아가 'NotebookLM'과 같은 검색 증강 생성(RAG) 기반의 AI는 한층 더 깊이 있는 학습을 가능하게 합니다. 내가 학습하고 싶은 특정 자료, 예를 들어 수십 편의 논문이나 두꺼운 전문 서적을 업로드한 뒤, 그 안에서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을 얻으며 지식을 빠르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정리된 내용을 팟캐스트 형식의 음성 파일로 변환하여 출퇴근길에 들으며 학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나만을 위한 24시간 전문 튜터의 등장 이론 학습을 넘어 실제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실습 과정 역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던 엑셀 VBA 코드 작성이나 비전공자를 위한 파이썬 코드 구현도, 이제는 AI에게 요청하고 그 결과를 검증하며 빠르게 스킬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AI가 친절하고 유능한 개인교사가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비전공자, 혹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쉬운 비유를 들어 설명해 줘”라고 요청하면, 명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방금 설명한 내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찾아줘”라고 요청하며 정보의 출처를 검증한다면, AI의 가장 큰 단점인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완하며 정확한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특정 전문가의 페르소나를 부여한 AI와의 대화는 생각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당신은 20년 경력의 조직개발 컨설턴트입니다.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5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토론해 봅시다”와 같은 대화를 통해 혼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관점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유창한 영어 회화 연습이 필요하다면 “지금부터 너는 나의 영어 회화 선생님이야, 초급 수준의 대화를 나랑 하면서 어떤 영어 표현을 하면 좋은지 제안해줘”라는 명령어와 함께 AI와 24시간 내내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이처럼 AI를 활용한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AI는 도구일 뿐이다: HR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 이유 물론,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사람 간의 교류와 토론이 필요합니다. 또 단순 블로그나 커뮤니티 기반의 단편적 지식이 아닌 검증된 자료 기반의 학습이 중요합니다. 즉 AI를 활용할 때 그 한계를 분명히 인지하고 균형 있게 접근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AI는 어디까지나 학습을 돕는 강력한 도구이지, 그 자체가 전문성을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더 깊이 있게 학습하고 기존보다 더 새로운 인사이트와 학습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습 경험은 HR 담당자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식의 폭을 넓히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특히 HRD(인적자원개발) 담당자에게는 이런 기술이 더없이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AI를 통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콘텐츠를 자동화해 제작하며, 학습 효과를 측정하는 평가 문항까지 빠르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HRD 담당자와 그렇지 못한 담당자 간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량을 갖춘 HRD를 보유한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 간의 차이도 분명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까지 총 세 번의 내용을 통해 생성형 AI를 HR 현장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미래의 HR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야 할 것인지, 그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2025.07.04 11:03박병규

AX시대 HR업무의 효율성 확보하기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박병규 HR 기획 담당은 'AI시대에 HR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갖춰야 할까'를 주제로 총 5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HR담당자의 소통 전략을 강화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나눴습니다. 조직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맞춤형 소통 전략을 수립하는 데 AI가 얼마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하셨을 텐데요. 오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활용해 HR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자동화 사례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이전 사례보다 조금의 개발 지식이나 새로운 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수 있어, 어쩌면 조금은 난이도가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칼럼을 통해 프롬프트 작성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셨다면, 이제는 다양한 스킬과 지식을 결합하여 생성형 AI를 한층 더 깊이 있게 활용하는 기술을 익히실 차례입니다. AI는 단순한 대화 상대를 넘어, 우리의 업무 방식을 혁신할 강력한 도구이니까요. 첫 번째 사례: 인사평가 데이터 정리, 이제 HR도 코딩을 쉽게 한다! 과거 HR 담당자들은 인사평가 시즌만 되면, 산더미처럼 쏟아지는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하고 분석하느라 밤샘 작업이 일상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360도 다면평가, 수시로 진행되는 펄스 서베이, 리더십 진단, 조직 만족도 조사 등 HR 데이터의 종류와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됐죠. 규모를 떠나 이제 HR은 엑셀만으로는 데이터를 정리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물론 파이썬(Python)이나 R과 같은 데이터 분석 도구를 배우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의 높은 진입 장벽은 HR 담당자들에게 큰 부담이죠.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니 민감한 인사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렇다고 직접 코드를 한 줄 한 줄 짜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나 많이 소요됐습니다. 평가 제도가 개선되거나 가중치가 변경될 때마다 며칠 밤을 새워 코드를 수정하고 검증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로 이 모든 과정이 획기적으로 단축됩니다. GPT와 같은 AI 모델 내에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있지만, 제가 권장드리는 방식은 Jupyter Notebook과 같은 별도 환경에서 AI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할 수 있는 코드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인사평가 가중치를 적용해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싶어. 기존 A, B, C 항목 외에 D 항목을 추가하고, 각 항목별 가중치는 각각 20%, 30%, 25%, 25%로 설정해서 상위 10% 그룹과 하위 10% 그룹의 특징을 비교 분석하는 파이썬 코드를 작성해 줘" 와 같이 기존 엑셀 함수로 적용했던 방식을 자연어로 요청하면, AI는 순식간에 필요한 코드를 생성해 줍니다. 과거 3일 밤낮으로 매달려야 했던 코드 작성과 검증 작업까지 단 하루 만에도 충분히 가능해진 것입니다. 데이터 보안을 지키면서도 전문적인 분석이 가능해진 셈이죠. 두 번째 사례: 수십 개 직무기술서(JD) 정리, AI와 자동화로! 직무 중심 인사관리가 확산되면서, 명확한 직무기술서(J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직무의 핵심 역량을 정의하고, 수많은 자료와 사례를 조사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조직 내 직무가 수십 개에 달한다면, 이 작업만으로도 몇 년의 기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이 작업도 AI를 통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먼저 '퍼플렉시티'를 활용해 우리 회사와 유사한 산업군과 규모의 기업의 직무기술서(JD) 링크들을 빠르게 수집합니다. 그 다음 해당 링크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Json 형태 혹은 엑셀 표 형식으로 JD 내용을 정리해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해당 데이터를 NotebookLM이라는 문서 분석 AI 도구에 업로드 하고 "첨부한 JD들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역량 5가지와 주요 직무 책임 영역을 요약해 줘"라고 요청해 여러 JD의 공통분모를 손쉽게 파악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핵심 역량과 직무 책임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표준 직무기술서 템플릿에 맞춘 JD 초안 작성을 지시합니다. "다음 핵심 역량과 직무 책임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 JD 템플릿] 형식에 맞춰 백엔드 개발자 직무기술서 초안을 작성해 줘. 특히 [우리 회사가 강조하는 가치]가 반영되도록 해줘." 와 같이 구체적인 맥락을 제공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피어(Zapier)'나 '메이크(Make AI)'와 같은 자동화 툴을 활용한다면 하루에도 50개가 넘는 직무기술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HR 담당자는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AI는 강력한 조력자! HR 전문성의 진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앞선 예시처럼 AI는 다양한 자료 조사나 데이터 정리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 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우리 HR 담당자를 대체하게 될 것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가 생성한 코드가 잘 작동해서 정확한 결과값이 나오는지 정리된 문서가 우리 회사의 특성과 상황에 적합한지, 전체 프로세스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하는 'HR전문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HR 전문성이 바로 우리 HR 담당자들이 함양해야 할 그리고 성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AI는 마치 지치지 않고 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해 주는 유능한 '조수'와 같습니다. 때로는 '환각(Hallucination)'이라는 한계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생각치 못한 새로운 전략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결과물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 그리고 섬세한 조율은 결국 우리 HR 담당자의 몫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HR 담당자에게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하며 자신의 전략적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HR 담당자와 그렇지 못한 담당자 간의 생산성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우리 HR 담당자들도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자, 그럼 다음 시간에는 생성형 AI를 통해 HR 담당자 스스로가 어떻게 학습하고 성장하며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2025.07.02 09:31박병규

스타트업 오프보딩 전략, 왜 중요할까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고은택 에이치알노트 대표는 총 4회에 걸쳐 스타트업의 채용, 조직문화, 평가 및 오프보드 전략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입니다. “퇴사했습니다.” 링크드인에서 자주 보이는 퇴사 소식은 단순한 이직 소식이 아닙니다. 해당 글 안에는 전 직장에 대한 분위기, 리더십,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까지 간접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특히, 퇴사 후기를 담은 글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공감 수와 조회 수가 높아, 많은 직장인과 구직자들에게 쉽게 확산이 됩니다. 스타트업과 같이 브랜드인지도가 높지 않은 조직일 수록 이 한 사람의 경험담이 채용브랜딩(Employer Branding)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큽니다. 퇴사 면담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많은 기업이 퇴사 면담을 선택적으로 운영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나 퇴사 인터뷰는 HR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인사의 방향과 전략이 아직 확고하게 잡히지 않은 조직에서는 퇴사 면담을 통해서 직원의 실제 경험과 HR 기대한 바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원은 퇴사를 이미 결정한 후에 회사에 통보합니다. 즉, 퇴사 면담은 직원유지(Retention)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조직 개선을 위한 구조적 진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뜻 입니다. 왜 떠나려고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서 퇴사를 결심하게 됐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오프보딩 전략 3단계 오프보딩의 시작은 해당 인재가 왜 조직을 떠나려고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 입니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중 하나입니다. 보상 및 처우에 대한 불만, 팀 리더를 포함한 동료와의 관계, 본인 직무에 대한 불만족 입니다. 물론, 건강상의 이유나 학업 및 육아 등의 부득이한 개인 사유도 존재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3가지 범주에 속하게 됩니다. 결국, 왜 떠나려고 하는지 알아야 우리는 이에 맞게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을 취하는 것 입니다. 퇴사 면담을 통해 보상에 대한 불만족이나 팀 동료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경우에는 대안이 존재합니다. 업무 불만족이 주된 이유인 경우 업무 전환, 사이드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직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통해서 퇴사가 번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태도가 회사를 떠나는 직원에게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아 회사의 추천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오프보딩 전략은 한쪽문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사실, 퇴사라는 것은 나쁜 현상은 아닙니다. 회사가 잘못하거나 개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구성원의 방향과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상이나 관계에 대한 불만으로 조직을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의 전략 변화로 역할이 줄어들거나 개인의 창업이나 경력 전환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마지막 인사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입니다. 좋은 퇴사는 이후 재입사 혹은 지인 추천의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퇴사자가 다른 인재를 추천하는 경우 기존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채용 실패의 확률이 낮아집니다. 오프보딩은 채용 전략의 마지막 단계 오프보딩은 채용 전략의 마지막 단계이자, 우리 조직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퇴사자의 마지막 경험은 회사의 평판에 직결되며, 다음 인재의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무엇보다 오프보딩은 HR의 업무를 넘어서 대표와 조직 전체의 리더십이 반영되는 과정입니다. 퇴사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그 순간을 어떻게 마무리하는지에 따라 다음 인재의 수준이 달라 질 수 있습니다.

2025.06.30 08:45고은택

중장년 실무 복귀, 새로운 일의 질서가 시작된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번 칼럼은 티오더 김동현 HR디렉터의 '스타트업 HR 가이드' 6편입니다. 대통령이 바뀌면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부처가 있다. 바로 고용노동부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함께 김영훈 장관이 지명되면서, 노동 정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 4.5일제, 포괄임금제 폐지, 노란봉투법, 정년연장, 근속 연차 재설계 등은 기업 운영에 직결되는 변화들이다. 그러나 이 이슈들을 하나하나 다루기에는 글이 길어지고, 각 항목별 쟁점도 깊다. 그래서 그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뤄두려 한다. 오늘은 구조 설계보다, 노무와 정책의 경계에서 최근 스타트업 채용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다뤄보려 한다. 바로 중장년층, 고령 인력의 재취업 이야기다. 영화 '인턴'을 본 사람이라면 그 풍경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경력자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그들이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 빠르게 성장 중인 스타트업, 혹은 유연한 테크 기반 회사인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달 사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출신 중장년층이 스타트업 채용 공고에 다수 지원하고 있다. 놀라운 건, 이들이 임원이나 고문급이 아니라 주니어 포지션에도 지원한다는 점이다. 20년 경력자가 3년차 사원 자리에 지원하는 현실은 팀장도, HR도 당황하게 만든다. 이런 흐름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는 단순한 생계의 문제다. 과거에는 '명예퇴직 후 컨설팅'이나 '소규모 창업'이 중장년 커리어의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녀 교육비, 주거비, 은퇴 준비까지 고려하면 55세에 일을 그만두고 여유 있게 지내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이지 않다. 둘째는 조직 구조의 변화다. 과거에는 대기업이 중장년을 흡수하는 고용 안정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구조조정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글로벌 본사의 지침이나 사업 부문 조정으로 인해, 팀 전체가 해체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문제는 이직 시장에서 이들을 수용할 만한 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셋째는 인식의 전환이다. 이전에는 스타트업이 젊고 실험적인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성과 중심, 유연한 계약, 수평적 협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해석된다. 중장년 입장에서는 나이보다 역할이 중요한 문화 속에서 실무 복귀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지만,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과 경험을 갖춘 시니어 인재를 핵심 역할의 책임자로 영입하는 시점이 반드시 찾아온다. 모든 포지션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HR, Finance, Sales처럼 리스크 대응과 외부 이해관계자 조율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단순한 창의성보다 실무 경험과 판단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표나 최고개발책임자(CTO)는 젊은 창업자일 수 있어도, 조직 운영의 기반을 담당하는 리더 역할에는 반드시 경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실제로 AWS나 넷플릭스도 성장기에 법무·노무·재무 영역의 리더를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했고, 메타(페이스북) 역시 각국의 노동법 이슈가 복잡해질 무렵 관련 전문 경험을 갖춘 인물을 해당 분야 수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이처럼 고경력 인재 채용은 단순한 사회적 배려가 아니라,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실질적 전략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런 채용이 언제나 성공하는 건 아니다. 문화 차이, 역할 기대 불일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차이 등은 여전히 크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균열도 존재한다. 실무 복귀가 오히려 조직의 리듬을 해칠 수도 있다. 특히 기대치가 불분명하면, 역할 충돌이 쉽게 발생한다. 실제 한 스타트업은 25년 경력의 영업담당자를 채용했지만, 민첩한 실행 구조에 적응하지 못해 3개월 만에 계약을 종료했다. 반면, 50대 초반 인사를 고객 응대 실무 책임자로 채용한 회사는 꼼꼼한 프로세스 관리 덕에 전체 업무 피로도를 줄였다. 결국 핵심은 나이가 아니라, 역할과 기대치 설정이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실무 중심 경력자 채용이라는 새로운 채용 범주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경력자를 승진의 연장선으로만 다뤘고,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에 어울리는 인재만을 찾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무 복귀를 희망하는 경력자들을 위한 별도 채용 틀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기대하는 업무 방식, 학습 속도, 조직 문화 적합성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직무와 역할이 분명하지 않으면, 조직과 개인 모두 상처를 입게 된다. 둘째, 보상 체계는 연차 기반 평가에서 포지션 기준의 시장 계약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중장년 채용 시 이전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가 협상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기준 자체를 바꿔야 한다. 누군가의 경력이 아니라, 지금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할의 시장 가치(market price)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역할에 맞는 조건으로 계약하고, 기대 성과와 리스크를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현실적인 방식이다. 사람의 연차나 과거 타이틀이 아니라, 지금 이 역할이 지닌 가치에 기반한 조건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역할 기대치를 명확히 하고, 실제 협업에서도 기대 조율이 쉬워진다. 셋째, 세대 협업을 위한 문화적 장치가 필요하다. 연차 높은 구성원이 후배에게 실무를 배우는 일이 이상하게 여겨져선 안 된다. 역할 중심 협업 구조, 투명한 피드백, 비계층적 소통 환경이 필요하다. 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은 시니어 입사자가 매주 MZ 구성원과 '롤 교차 세션'을 운영하며 실무 상황을 공유했고, 이로 인해 세대 간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이런 구조 설계는 팀장과 HR의 역할이 핵심이다. 단순히 “적응해보라”는 태도가 아니라, 어떻게 피드백하고 협업할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물론 이 현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다. 고용 시장 상황이 달라지고, 퇴직자 대상의 정책이 바뀌면 흐름도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채용 현장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 분명히 관측되고 있다. 이 흐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인력의 유입은 곧 조직 문화의 재구성과 연결된다.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니라, 세대 간 역할 변화와 협업 방식을 함께 다시 정비하는 일이다. 중장년 인력의 실무 복귀는 개인의 재도전을 넘어서, 조직이 나이와 경험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변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제도보다 먼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험은 더 이상 연차로 환산되지 않고, 역할은 더 이상 연봉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이제는 어떤 일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고 협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리고 이 기준은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일의 질서다.

2025.06.27 08:32김동현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않는 이유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의 등장이 둔화됐다. 물론 유니콘 수 자체가 생태계의 성패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한 사회가 얼마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임은 분명하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위축을 고려하더라도, 신규 유니콘 기업의 등장은 매우 드물어졌다. 단순히 투자 위축 때문이라고 보기엔 부족하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내수 시장의 절대적 한계가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산업화를 이룬 국가 중 하나지만, 동시에 내수 기반은 매우 협소하다. 인구 5천만, GDP 2조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단일 국가 내에서 유니콘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 이미 과포화된 커머스·모빌리티·결제 등 기존 B2C 영역은 대부분 소수 대기업 중심의 '승자 독식' 구조로 재편됐다. 반면, 남아 있는 헬스케어·교육·금융·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은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규제로 둘러싸여 있으며, 빠른 실험과 피벗을 전제로 한 스타트업 방식과 제도적 핏이 맞지 않는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 등 유연한 환경을 만들려는 시도는 있으나, 실질적 속도나 범위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미하다. 이처럼 진입 가능한 시장이 제한되다 보니, 국내 스타트업의 창업 모델은 자연스럽게 특정 유형에 쏠린다.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 등장한 유니콘 기업은 대부분 음식 배달, 중고거래, 펫 플랫폼, 명품 리셀처럼 거대한 시장을 빠르게 중개하는 '플랫폼 모델'에 집중돼 있다. 기술 난이도가 높거나 장기적인 R&D가 필요한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조, 바이오 분야는 유니콘 목록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시장 구조의 한계이자, 동시에 창업자의 출발점이 문제 해결이 아닌 '좋은 기회 탐색'에 머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창업가 정신의 부재다. 기술이 좋고 자본이 충분해도, '왜 이 일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내면의 동기가 없다면 유니콘까지 가는 긴 여정은 감당하기 어렵다. 성공한 창업가들을 보면 예외 없이 뚜렷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창업을 시작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풀지 않으면 안 되는 질문을 품고 시작했기에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의 창업자들 중 상당수는 외부의 동기, 즉 ▲정부지원금 ▲주변의 권유 ▲유행처럼 번지는 창업 분위기에 의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시작의 이유가 단단하지 않으면, 성장의 동력도 오래 가지 않는다. 이 배경에는 한국 교육의 구조적 한계가 놓여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탐색하는 경험이 부족한 채 성장한다. 우리는 빠르게 정답을 찾는 훈련은 많이 받았지만, 자기 삶을 정의하고 설계하는 훈련은 거의 받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교육방식의 차이를 넘어 창업가정신의 형성과 직결된다. Boudreaux(2019)의 연구에 따르면, 국가의 창업률과 창업 지속성은 '제도적 환경'보다도 문화적 요인, 특히 자기결정성과 주체성과 깊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호프스테드 문화지표(Hofstede Cultural Dimensions)를 활용한 국제 비교 연구에서도 개인주의 성향이 높고, 불확실성 회피가 낮은 국가일수록 창업 비율과 유니콘 배출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이 지표에서 모두 '높은 문화적 강직도'를 보이며, 이는 스타트업의 태생적 생존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창업 방법론이 좋아지고 엑셀러레이터(AC), 스타트업 스튜디오 같은 시스템적 지원이 늘어나도 창업가의 동기와 태도가 단단하지 않다면 의미 있는 스케일업은 어렵다.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간극,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기 위한 데스벨리, 글로벌 진출에서의 문화 장벽 등 모든 난관은 '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을 때만 넘어설 수 있다. 결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문제는 '제도'보다 '사람'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는 '교육'으로 연결된다. 더 많은 정책도, 더 많은 자금도, 더 정교한 멘토링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정의해본 경험이다. 자신의 문제의식을 언어화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탐색하고, 그것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많아질 때 비로소 유니콘은 운이 아니라 가능성이 된다. 유니콘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시장 환경의 탓으로만 돌리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물었으면 한다. “이 문제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 의미는 세상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 이런 질문과 스스로에 대한 답변이 공교육에서, 사회 전반에서 익숙해져야 한다. 창업가정신은 경제 정책이 아니라 '나에 대한 인지'와 '시작해야 할 내적 동기'에서 시작된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자본과 스타트업이 아니라, 더 깊은 생각을 품은 창업자들이다.

2025.06.26 16:15이주환

조직을 이끄는 또 다른 이름 '팔로워'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사람들이 모인 모든 곳에는 항상 '이끄는 자(Leader)'와 '따르는 자(Follower)'가 존재한다. 특히, 무리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의미하는 리더십은 오랜 시간 한 조직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아 왔다. 수많은 사례와 이론들은 유능한 리더 1명이 조직을 혁신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것이 리더 개인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역사적으로 '좋은 리더 곁에는 언제나 좋은 팔로워'가 있었다. 유비 곁의 뛰어난 전략가 제갈량이 그러했고, 이순신 장군 곁의 거북선 설계자 나대용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은 혼자 일하는 공간이자 주체가 아니며, 어떤 리더라도 팔로워의 헌신과 실행력 없이는 변화의 동력을 만들 수 없다. 이처럼 우리는 '리더십 만능주의'와 '리더십 로맨스'라는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리더뿐만 아니라,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주체인 팔로워의 존재와 역량에도 주목해야 한다. 팔로워십의 재발견과 팔로워십 유형 이론 팔로워십은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주도성과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리더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함께 참여하며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능동적 자세'를 뜻한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로버트 켈리(Robert E. Kelley) 교수는 "조직의 성공에 리더의 기여도는 20%, 나머지 80%는 팔로워들에 의해 이뤄진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 현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팔로워이고, 이들이 어떤 태도로 일하며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팀의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팔로워의 역할과 가능성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켈리 교수는 팔로워십을 구성하는 두 가지 축으로 '비판적 사고 능력'과 '자기 주도성'을 제시하며,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모범형(Exemplary): 비판적 사고와 주도성을 모두 갖춘 이상적인 팔로워로서 리더의 파트너로서 소신 있게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유형 순응형(Conformist): 주도성은 있으나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여 대개 리더의 판단과 지시에 따르는 유형 소외형(Alienated): 비판적 사고는 있으나, 참여나 헌신성은 낮아 구체적으로 제안 및 실행력이 부재한 유형 수동형(Passive): 비판성과 주도성이 모두 부족해, 오매불망 리더의 판단과 지시만을 기다리는 유형 실무/실용형(Pragmatist): 처한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며, 주어진 업무는 잘 처리해 내며 후회보다는 안전 지향적인 성향을 보이는 유형 이런 유형 구분은 팔로워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집단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 조직에 필요한 구성원의 역량과 태도를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좋은 팔로워가 되기 위한 조건과 좋은 팔로워십을 만들기 위한 HR 전략 전통적인 개념으로서 팔로워는 '하급자, 부하'라는 말과 동일하게 사용되며, 수동적 혹은 보조적인 존재로서 비쳐 왔다. 하지만 현대적 개념의 팔로워는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사람 그 이상으로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리더를 향해 비판이나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조력자, 파트너'를 요구한다. 만약 조직 내 '수동형' 팔로워가 다수를 이룬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리더의 의사결정이나 판단에 대해 좀처럼 이견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조직 역동성이나 활력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또 리더의 실수를 바로잡지 못하면서 조직을 위기의 상황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모범형' 팔로워로 대변되는 주체적인 사고와 행동을 겸비한 구성원이 많아질수록, 리더와의 시너지는 더욱 커지고 조직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리더십이 그러하듯, 팔로워십 또한 그에 맞는 전사적인 차원의 관심과 교육, 제도적 여건이 형성돼야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역량 평가의 하위 구성 요인으로 '자기 주도성, 비판적 사고'를 반영하거나 회사에서 지향하는 팔로워십 행동 요인을 보유 및 발현하고 있는지 여부를 다면평가 등을 통해 확인하고 피드백 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리더 개인에게만 온전히 성과 책임을 묻는 구조에서 벗어나 팀 전체의 상호작용 및 협응성을 장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리더는 한 때 팔로워였다...“리더십의 시작은 팔로워십” 모든 리더는 한때 팔로워였으며,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팔로워다. 이처럼 리더십의 시작은 팔로워십이며, 팔로워십은 리더십의 거울과도 같다. 리더의 비전을 시행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팔로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리더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건강한 자극과 갈등을 촉발하는 매개체로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이제는 팔로워가 가진 힘과 잠재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추종자, 부하 직원'이라는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팔로워에 대한 관심과 관점을 전환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 못지않게 팔로워십 또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특히, 구성원의 경험과 조직의 행동 양식을 설계해 나가는 HRer는 '좋은 팔로워십'이 꽃피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균형감 있게 발전해 나가며 화학적으로 결합할 때 조직 내 변화라는 불꽃이 일어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5.06.26 10:08서현준

플랫폼 노동, 첫 출발이자 경력의 회전문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번 칼럼은 경기도일자리재단의 동반성장팀 김혜정 부장(일반행정 3급)의 '디지털 노동시장' 3편입니다. “첫 직장은 단지 직장이 아니라 사회와 만나는 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 문이 플랫폼 앱의 로그인 버튼이 됐다. 앞선 두 편의 칼럼은 약 300만 명이 초단기 임시직으로 활동하는 '플랫폼 노동시장'이 형성됐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 시장은 낮은 소득 증가율과 높은 소득 양극화로 인해 '노동빈곤'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임을 드러냈다. 첫 일자리가 된 '플랫폼' 2022년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의 12.9%가 플랫폼 노동이 '자신의 첫 번째 일자리'라고 응답했다. 초단기 인적용역을 거래하는 유형의 플랫폼이 진입 노동시장(entry labor market)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노동시장에서 '첫 일자리'는 경력을 시작하고, 노동권을 보장받고, 사회보험 이력이 남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시장은 그 어떤 것도 남지 않는다. 플랫폼을 통해 일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바 '물경력'도 아닌 '무경력'이 되는 것이다. 플랫폼 종속성과 경력 단절 현상 2023년 플랫폼 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 이상(54.0%)이 다른 일자리로의 이직을 희망했지만, '이직 시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요 애로사항(9.7%)으로 꼽았다. 플랫폼 소득은 작업 내역, 평점, 활동 기간 등에 영향을 받지만, 이 정보는 특정 플랫폼 내에서만 유효하다. 일한 경력이 다른 플랫폼이나 일반 노동시장으로 옮겨질 때 인정받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다른 고용 형태로의 이동 가능성 일반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절돼 있지만, 이들 간에는 일정 수준의 이동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플랫폼 노동자는 다른 고용 형태로 얼마나 이동가능성이 있을까?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시장 이행 경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첫째, '함정(Trap)'이라는 관점이다. 경력 불인정, 불안정한 소득, 부족한 사회 안전망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해 노동자가 저소득·불안정 고용 상태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둘째, '디딤돌(Bridge)'이라는 관점이다. 부가소득 확보, 유연한 시간 활용, 경험과 기술 축적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어느 쪽이 현실에 더 가까운지 아직 명확히 단정하기 어렵다. 우선 플랫폼 노동자의 이행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노동자의 자유로운 노동시장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 소유권 보장과 디지털 경력 인증제, 전문성 향상 및 직무 전환 지원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고용노동부, 2022, '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고용노동부, 2024, '23년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

2025.06.16 09:01김혜정

평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고은택 에이치알노트 대표는 총 4회에 걸쳐 스타트업의 채용, 조직문화, 평가 및 오프보드 전략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입니다. 많은 대표님은 평가를 통해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하고, 핵심인재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을 기대할 것입니다. 또 평가라는 도구를 통해 연봉인상 및 처우가 개선되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평가에 긍정적일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가 후에 직원이 조직을 떠나기로 결심하거나, 업무몰입도가 낮아져 오히려 이전보다 성과가 낮아지는 직원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내일에서 재직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성과평가 만족도조사'에 따르면 성과평가에 만족하는 직원은 33.8%로 직원 3명 중 1명만이 성과평가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가? 회사 운영에 있어 평가는 불가피한 과정입니다. 스타트업은 가진 자원이 제한적이며, 그 중 특히 중요한 자원은 자금입니다. 많은 IT 스타트업에서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건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 수 있습니다. 결국,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한 도구입니다. 회사는 채용시점에 그 직원에게 100을 기대했다면, 100을 기준으로 연봉을 책정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누구는 120 이상을 기여하고, 다른 누군가는 80정도만 회사에 기여를 하게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여도에 따라 연봉 및 처우를 다시 조정해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여도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평가를 진행하면서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선, 목표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하고, 목표가 있더라도, 우선순위 변경에 따라 당초에 세웠던 사업 목표가 변경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번째로는 측정이 어렵습니다. 업무의 상당 수는 계량화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특정 인원과 부서의 역량만으로 업무가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기여도를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성과평가는 프로젝트 기반 또는 월단위로 수시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계량화하기 힘든 업무의 경우 매월 업무평가를 진행하지 않으면 연말에는 기억이 휘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경우 평가시즌의 성과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평가의 현실적인 어려움 수시평가를 진행한다고 할지라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존재합니다. 먼저, 평가자는 대부분 바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월 평가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평가를 진행하면서 평가대상자에게 긍정적인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모두를 피드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평가자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결과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평가에 따른 처우 변경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업무성과가 기대한 것보다 낮은 경우 연봉을 삭감해야 하나 현실적으로는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및 우리나라의 직장 문화를 고려하면, 근로자는 연봉 삭감을 권고사직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연봉 삭감을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성과평가는 모두를 위한 일이 아니다 서두에 언급했듯 평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평가는 회사에 더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을 찾는 과정이며, 핵심인재의 리텐션을 유도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합니다. 많은 대표님이 평가를 통해 대다수의 직원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기대하지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기준은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평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회사에서 평가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정했다면 그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퇴사한다고 보상 수준을 조정하거나 혹은 퇴사가능성 때문에 평가등급을 조정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퇴사를 야기하게 될 것 입니다. 성과평가가 회사를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려면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마주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모든 직원을 동기부여 하겠다는 목표보다, 우리 회사에 정말 필요한 사람을 지켜내는 일에 집중하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성과평가는 충분히 의미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2025.06.13 10:48고은택

지금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 다섯 가지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번 칼럼은 티오더 김동현 HR디렉터의 '스타트업 HR 가이드' 5편입니다. '리더'라는 말은 오랫동안 모순된 기대 속에서 흔들려왔다. 실무를 너무 많이 하면 리더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무를 전혀 하지 않으면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적이 안 나오면 리더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팀원과의 갈등이나 퇴사도 결국은 리더의 책임으로 해석된다. 변화가 느릴 때조차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리더는 늘 이런 해석의 중심에서 평가받고, 기대와 비판 사이를 버텨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많은 리더들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팀원의 말을 잘 들어주고, 무리한 요구는 피하고, 감정적으로 지지해주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한때는 그런 리더가 이상적이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팀은 더 빠르게 움직이고, 기술은 더 깊숙이 실무에 들어와 있다. 이제는 정서적 호감만으로는 조직을 이끌기 어렵다. 감정보다 명확한 방향이, 위로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공감보다 실행 가능한 설명이 더 필요한 시대다. 요즘 리더는 단순히 사람을 이끄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AI나 자동화 도구, SaaS 같은 기술이 일하는 방식에 깊이 들어와 있고, 이를 어떻게 연결하고 쓸지까지 리더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사람뿐 아니라, 일의 흐름과 프로세스,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는 역할이 리더에게 주어졌다. 코로나 이후에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재택과 출근, 실시간과 비실시간, 지역과 국가를 넘나드는 근무 방식이 일상이 되었고, 그 안에서 팀의 리듬과 균형을 잡는 일 또한 리더의 몫이 되었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복잡하다. MZ와 GenX, 외주 프리랜서와 정규직, 개발자와 영업직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하고, 문화나 일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이런 환경에서 리더는 단지 조율자가 아니라 흐름의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 자동화할 업무는 무엇인지,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지점은 어디인지, 데이터를 통해 어떤 흐름을 추적할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단순히 툴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팀과 기술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실무자도 각자의 도구와 정보를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경우에 따라선 리더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결정하는 팀원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리더가 모든 걸 직접 챙기기보다는, 무엇이 중요한 기준이고 어디에 중심을 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팀원에게 맡길 부분과 리더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선명히 나누는 것 ― 바로 이 명확함이 조직의 방향성과 일하는 방식의 안정성을 만든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중간 관리자가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오르내리고 있다. AI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판단과 피드백을 자동화하고, 실시간 흐름 추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리더가 팀 분위기를 살피고, 구성원의 상태를 챙기며, 직접 성과 평가를 작성해야 했지만 지금은 대시보드와 자동 리포트가 그런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고 리더가 불필요해졌다는 건 아니다. 리더는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이전처럼 모든 걸 직접 지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준과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역할로 변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의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단순히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흐름을 구성하는 능력이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하거나 외주화하고, 정교한 판단이 필요한 일은 누구에게 맡길지를 정해야 한다. 기준이 없으면 일은 감정과 상황에 따라 흘러가고, 팀원은 예측 없이 일하게 된다. 위임과 피드백도 단순한 업무 분장표로는 부족하다. 실제 업무 흐름 속에서 어떤 시점에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 누가 어떤 책임을 질지를 선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둘째, '잘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요즘 팀원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기술력과 정보 검색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부족한 건 기준이다. 어디까지 하면 충분한지, 무엇이 좋은 결과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 팀원은 확신을 갖기 어렵다. 리더는 이 기준을 명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괜찮다”, “이 부분은 네가 주도하고, 그 다음은 함께 확인하자” 같은 메시지가 팀원에게 방향을 준다. 기준 없는 지지는 오히려 혼란을 키운다. 셋째, 감정적 친절함보다는 명확한 책임 구분이 더 중요하다. 누가 어떤 일을 어디까지 책임지는지 분명히 정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책임의 경계가 모호하면 작은 문제도 자주 생긴다. 감정적 위로는 일시적인 안정만 줄 뿐이다. 반면, 예측 가능한 책임 구조는 팀 전체에 지속적인 신뢰를 만든다. 갈등을 피하기 위한 회피가 아니라, 함께 일하기 위한 배려로서 경계를 정해야 한다. 넷째, 기술을 읽고 활용하는 감각이다. 툴을 단순히 사용하는 걸 넘어서, 사람이 개입할 부분과 자동화할 부분을 구분하고, 어떤 과정을 정량적으로 추적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술을 '도입'하는 것과 실제 업무에 맞게 '활용'하는 건 다르다. 기술을 잘 몰라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협업이 끊기고, 반대로 기술만 의존하면 팀원은 소외된다. 이 둘을 적절히 연결하고 조율하는 감각이 지금의 리더에게 꼭 필요하다. 다섯째, 모든 걸 통제하려 하기보다 다양한 구성원과 리듬을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조직은 다양한 세대, 고용 형태, 직군이 함께 일한다.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고, 통제가 과하면 오히려 흐름을 망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다양한 흐름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조율력이다. 마케팅과 개발처럼 일의 방식이 다른 팀이 함께 움직일 때, 그 사이를 잇고 조율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리더는 이제 “모든 걸 아는 사람”이 아니라, “다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율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리더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느 시점에 개입하며, 어떤 방식으로 방향을 짚어주는지에 따라 팀은 그 흐름을 배운다. 결국 리더는 조직이 헷갈리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감정적으로 사람을 다독이기보다,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세워주고, 함께 일하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모든 걸 직접 하지는 않아도 된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누구에게 맡길지, 무엇을 우선 챙겨야 할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지는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 명확함이 있어야 팀이 흔들리지 않고, 리더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이 곧 팀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

2025.06.11 14:42김동현

"최고의 복지는 동료다"는 말의 진짜 의미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행복한 일터란 무엇일까?” 성장 기회, 워라밸, 합리적인 보상, 복지 제도 등 다양한 요소가 떠오른다. 하지만 진짜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제도보다 '사람'이다. 좋은 동료와 함께한 시간은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오래 여운을 남긴다. 힘든 프로젝트를 버텨낸 이유, 스스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느꼈던 순간도 결국 '누구와 함께 일했는가'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사람 관계는 언제나 빛과 그림자를 함께 품는다. 400여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응답자의 80%가 '일'보다 '사내 인간관계 스트레스' 때문에 퇴사를 고민한다고 답했다. 결국 나를 지치게도, 다시 일어서게도 만드는 것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흔히 말한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다.” 그렇다면,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경험은 왜 오랫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걸까. 사람이 주는 에너지와 관계가 어떻게 일터의 행복을 좌우하는지, 뛰어난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것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인지, 그 답을 조직행동 이론에서 찾아보자. 좋은 동료(혹은 팀)와 함께하는 심리학적 원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좋은 동료란 단순히 일을 잘하는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불편한 의견도 말할 수 있고,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느낀다. 또 상대방의 능력이나 책임감에 대해 신뢰하며 협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조직행동론에서는 이를 '집단 신뢰(Intragroup Trust)'라고 부른다. 동료를 믿는 감정적 유대와, 그들이 일을 잘할 것이라는 이성적 판단과 확신이 쌓이면, 구성원들은 경계심을 내려놓고 협업에 몰입하게 된다. '좋은 동료'란 결국, 내 생각과 행동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며, 마음 놓고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 한편, '집단 효능감(Group Efficacy)'은 팀 전체가 '우리라면 해낼 수 있다'는 팀 차원의 자신감을 공유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구성원들은 집합적인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강할수록 집단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고 몰입한다. 이 믿음은 도전적 목표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동력이며, 위기 상황에서도 서로를 북돋우는 에너지가 된다. 나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일도 탁월한 동료들이 함께하기에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 그렇기에 좋은 동료는 복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좋은 동료 만날 확률을 높이기 위한 HR의 노력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경험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HR의 전략적인 설계와 선택이 그 만남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채용 단계에서 협업 역량, 갈등 대처 방식을 평가할 수 있는 구조화된 면접 혹은 인성 검사를 도입하는 것, 성과 시스템에서 개인 경쟁 중심이 아닌 팀워크와 협력을 인정하는 제도를 설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넷플릭스는 집단 효능감에 기초해 인사관리 철학 및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前 CHRO 패티 매코드는 "최고의 직장은 복지가 좋거나 급여가 많은 곳이 아니라, 탁월한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철학은 채용부터 보상, 퇴직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적용되며, 넷플릭스가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채용 담당자들에게 '훌륭한 팀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명확히 강조하고 있다. 행복한 일터는 좋은 동료와의 경험에서 완성된다 탁월한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들의 경험과 역량은 나를 성장시키고, 내 커리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동료가 될 때, 그 연결이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지금 주변을 돌아보자. 내가 신뢰하고 기대할 수 있는 동료는 얼마나 될까. 반대로, 나는 동료들에게 그런 존재로 자리하고 있을까. 오늘부터라도 '동료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이라는 마음으로 진정한 협력과 신뢰를 쌓는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자. HRer라면 명심해야 한다. 행복한 일터는 단순히 시류에 편승하는 복지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동료와의 경험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이제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환경 및 제도 설계에 집중할 때다.

2025.05.26 13:56서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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