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바다 위 연구소' 탐해3호 물 위에 뜨다
"세계 전역의 바다로 나가 희토류 자원을 찾거나, 포집한 탄소를 묻기 적당한 지역을 찾아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5일 부산 영도 HJ중공업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진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탐사선건조사업단장 뒤로 새 물리탐사선 '탐해3호'가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길이 91m, 폭 21m의 6000톤급 규모의 탐해3호 옆으로 거대한 크레인이 오가며 6일 진수·명명식을 앞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탐해3호는 2016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7년 간 산업통상자원원부 등으로부터 1천 868억 원의 자금이 투입된 대규모 R&D 기반구축사업이다. 탐해3호는 주로 ▲해저지층구조 및 해저자원 유망지층과 부존 특성 등을 파악하는 3차원 해저물리탐사 ▲시간에 따른 지층 변화를 탐지해 석유가스의 분포를 규명하고 이산화탄소 해저 지중 저장소 선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해양 탄성파 4차원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1996년 취역한 탐해2호보다 탐사 가능 영역과 탐사 측정 능력을 대폭 높였다. 탐해2호가 탄성파 음원 장치 2조, 수신 스트리머 2조 등 3차원 물리탐사를 위한 최소 장비만 갖춘 반면, 탐해3호는 스트리머를 8조로 늘였다. 스트리머가 탐사할 수 있는 길이도 기존 3km에서 6km로 두 배 높였다. 이들 장비는 해저면에 탄성파를 쏘아 돌아오는 P파와 S파의 특성 등을 분석해 지층 특징이나 자원 부존 여부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구남현 탐사선건조사업단 연구기술장비팀장은 "스트리머가 길어져 더 깊은 곳을 더 정밀하고 빠르게 탐사할 수 있다"라며 "탐사 효율이 탐해2호보타 3배 이상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면에 센서를 바로 넣어 탐사할 수 있는 해저면 노드 탐성파탐사 시스템과 무거운 봉을 해저면에 박아 넣어 시료를 채취하는 피스톤식 주상시료 채취기 등 20종 가까운 물리 탐사 및 해저 지질 탐사 장비를 갖췄다. 해저면에 대한 고해상도 3차원 이미지 획득이 가능하다. 또 인근 대륙붕 탐사 위주인 탐해2호와는 달리 해외와 극지방까지 탐사가 가능해졌다. 극지나 파도가 거친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항하도록 내빙 및 동적위치 제어 기능을 탑재했다. 석유 부존 가능성이 있는 곳을 찾거나 태평양 해저퇴적물의 희토류 매장 정보를 확보해 희토류 자원 개발에 기여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고 누설 여부를 모니터링하거나 산업용으로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얻기 적당한 장소도 찾을 수 있다. 구남현 팀장은 "3차원 탐사, 스트리머, 해저 지질, 고해상도 촬영, 자원 탐사 등 탐사선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라며 "해외 학계나 자원탐사 기업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임대 및 활용 등 협업을 제안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지질조사소(USGS)와 협력해 국제해저지각시추사업(IODP) 탐사, 북극해 공동탐사 등 해저자원 개발 및 연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산업부, HJ중공업은 6일 부산 HJ중공업에서 탐해3호 진수·명명식을 가졌다. 탐해3호는 시운전을 거쳐 내년 4월 공식 취항한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2024년 4월, 탐해3호를 통해 전 세계 모든 해역의 해저지질 및 해저물리탐사가 가능해진다"라며 "대한민국의 해저에너지자원 탐사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과학기술 국가대표급 바다 위의 연구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