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여는 '하늘 길' 미리 살펴 보니
카카오모빌리티는 작년 이맘때 첫 기술 컨퍼런스 'NEXT MOBILITY: 네모(NEMO) 2022'를 열어 '하늘길 개척'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상에서 축적한 카카오 택시(카카오T)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모바일매핑시스템(MMS), 그리고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곁들여 '하늘을 나는 택시'를 서비스하겠다는 의지였다. 1년이 흘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UAM 기체 제조사 볼로콥터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협업, 부산시 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생 관계를 형성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GS건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UAM 퓨처팀'을 결성했다. 24일 기자는 부산 벡스코에서 전날 개막한 '드론쇼 코리아'에 마련된 UAM 퓨처팀 부스를 방문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일 하늘 택시 서비스가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이다와 카메라, 측위 센서 등을 융합해 디지털트윈을 구축하는 자체 개발 MMS '아르고스-에어'를 보유하고 있다. 하늘 택시 정류장격인 수직이착륙비행장 '버티포트' 구축을 위한 데이터 수집자가 바로 아르고스-에어다. 아르고스-에어를 활용해 UAM 비행경로를 설계할 때,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 2025년 상용화 예정인 UAM 서비스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정밀한 (비행) 환경을 위해 아르고스-에어로 기초공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이용할 하늘 택시를 타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카카오T 앱에서 개인별 이동 성향을 선택한다. 빠른 도착을 선호하거나 친환경적인 이동을 바라는 등 이용자 수요는 다채롭다. 원하는 이동 방향을 누른 뒤 도착지를 선정하면 된다. 버티포트로 향할 때, 앱에서 자율주행차를 예약할 수도 있다. 가령 부산 벡스코에서 가덕신공항을 목적지로 호출하면, 하늘 택시 탑승지인 동백섬 버티포트로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는 형태다. 카카오 택시가 지상에서 하늘로 이전한 격이다. 다만 플랫폼 하나만으론 하늘길을 여는 데 한계가 있다. 카카오T로 버티포트에 도착한다면, GS건설이 실제 정류장을 구현해야 한다. GS건설은 현장에 가상현실(VR) 버티포트 공간을 마련했는데, 관람객은 헤드셋을 착용해 하늘 택시 탑승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증강현실(AR) 기술로 하늘 택시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꾸렸다. AR 안경을 쓰면, 조종사와 관제사 관점에서 서로 실시간 교신하는 상황을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종사가 경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가상 3차원(3D) 상공뷰 영상에 AR로 길을 열어주고, 악기상이나 돌발 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관제 이미지를 띄운다. 정리해보면, 하늘 택시가 빠르게 도입되려면 플랫폼과 통신사, 건설사 등 사업자 간 협력과 유연한 아이디어 교류가 수반돼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데이터, 기술 등으로 이용 인프라를 갖췄다면 GS건설에선 이용자들을 위한 정류장(버티포트)을 만들어야 한다. UAM 운항정보를 공유하거나 교통흐름 관리, 항로이탈 모니터링을 위해선 LG유플러스 역량도 더해져야 한다. 손하운 카카오모빌리티 UAM 서비스팀 이사는 "그간 택시 서비스로 쌓아온 이용자 선호도를 발판 삼아, 하늘 택시엔 개인 취향에 맞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통해 이용자 서비스 접근성 확보와 멀티모달 모빌리티 비전 제공으로 UAM 상용화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