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만원대 기아 'EV9' 어떠신가요…"우리도 최선입니다"
기아가 국내 최초 선보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의문을 해결해 주고자 기아 실무진이 나섰다. 지난 13일 충남 아산시 소재의 한 카페에서 EV9 디스커버리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실무진은 EV9에 대한 소비자와 기자의 궁금증에 답변을 냈다. 특히 EV9은 보조금을 제외하면 옵션이 전혀 없는 모델이 7천만원대, 필수옵션만 넣어도 9천만원대까지 오른다. 이러한 가격 책정에 대해 기아 국내 상품1팀 이준성 매니저는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로 넘어가는 과도기 상태에서 이를 이끌고 나가는 역할을 맡은 이 모델의 역할 상 당연히 확보되어야 할 상품성 요소가 적지 않았다”며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반영해서 최적의 가격으로 가장 우수한 상품성을 제공할 수 있는 가격대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분기까지 완료가 예상되는 보조금 관련 인증에서 목표한 대로 모든 트림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V9은 기아의 기존 차와는 다른 부분을 많이 담았다. 먼저 운전자의 오른쪽 아래에 내려가 있던 에어컨 공조 등 전환 조작계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의 옆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주행 중에 운전대에 조작계가 가려지는 등 불편사항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아 차량총합시험 1팀 이상곤 책임연구원은 “운전 자세에서 앉아서 보면 스티어링 휠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고 사용하는 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신기술과 새로운 형태를 한번 보여주자는 의견이 많아서 적용했다”며 “가운데 작은 공조창에서는 주요한 것들만 쓸 수 있게끔 배치한 것이라 나눠서 쓰시면 새로운 기술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V9은 승차감 부분을 특히 신경 썼다. 다만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았는데, 기아 측은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경쟁사 차종이 생각보다 성능이 나오지 않았고, 차체 중량을 늘리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즉 맥 멀티 서스펜션, 셀프 레벨라이저, 최적화된 튜닝을 통해 전자식 서스펜션 못지 않은 승차감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기아 주행총합시험팀 송현진 책임연구원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고가의 서스펜션을 적용한 차종에서도 예상보다 그렇게 우수한 R&H성능을 보유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며 “EV9은 패밀리 SUV에 걸맞은 안정적인 승차감 성능을 구현했다고 판단하고 있고 사양적인 한계도 극복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파생차나 개발차에는 도입 검토 중”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아 중형2PM 장부철 PM은 “에어 서스펜션을 쓰는 두 가지 큰 목적으로 첫 번째는 승차감, 두 번째는 전기차 공력이 중요하다”며 “경쟁사와 다르게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결과적으로 승차감에 대해서는 맥멀티나 이제 스태빌라이저를 통해서 승차감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EV9에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탑재됐다. 이 시트는 제네시스에만 적용돼 있던 시트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일반 브랜드로는 처음이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2열 릴랙스 시트는 제네시스보다 먼저 적용된 기능이다. 이는 기아가 EV9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아 중형2PM 김평 책임연구원은 “에르고 모션 시트 기능은 30분 또는 고객의 설정한 시간에 맞춰서 주행 중에 운전의 피로를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개발했다”며 “1열의 에르고 모션 시트는 제네시스 등에 먼저 적용했으며, 2열 릴랙션 시트는 EV9에 최초로 적용된 기능이다”고 전했다. EV9은 기아의 구독서비스의 시초 모델이기도 하다. 구독서비스는 하반기 중 본격 시작한다. 타사의 부정적인 사례들을 최대한 피하고 고객 관점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상품을 중점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준성 매니저는 “열선, 통풍 시트와 같은 기본적인 편의사항을 상품화해서 고객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제공해 드리는 방향은 지양하고 있으며 EV9을 시작으로 앞으로 여러 기아 차종에 고객분들께 편의를 제공해 드릴 수 있는 디지털 상품들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서비스를 설명했다. 기아 EV9은 패밀리SUV면서 운전자가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많은 공을 기울였다. 기아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패밀리카 카니발과 시장이 겹친다는 지적에도 EV9만의 시장을 개척하는 모델이 될 예정이다. EV9이 지향하는 위치는 가족과의 시간도 중요하게 여기면서 나만의 공간도 가질 수 있는 차량이다. 기아 국내마케팅2팀 윤용기 책임매니저는 “EV9은 앞으로 출시할 기아 차종에 중심 역할을 할 예정이며 기아가 앞으로 고객들께 어떠한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브랜드 쉐이퍼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글로벌 기준 약 5만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간섭의 경우 카니발은 패밀리 피플 무버 성향을 보이는 고객을 어필하고 있고 EV9은 운전자 지향의 다양한 기능들이 많이 탑재돼 차이가 있다”며 “실제로 사전 계약 기간 동안 카니발의 계약 수치들이 큰 변동이 없어 크게 수요 간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