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불능' 그리스 산불, 우주서 봤더니
사상 최악의 산불이 덮친 그리스 휴양지 섬들의 모습이 우주에서 포착됐다.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우주의 기상관측 위성이 관측한 그리스 산불의 모습을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 17일부터 시작된 이 산불은 그리스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로도스섬, 코르푸섬, 에비아섬을 휩쓸고 있다. 그리스 소방 당국은 방화가 초기 화재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후로 강풍과 계속되는 폭염, 건조한 대기 등으로 산불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섬에서 대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여러 지구관측위성들이 그리스 산불을 우주에서 포착했다. 유럽연합(EU)과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은 23일 로도스 섬의 산불을 포착했다. 위성사진 전문가 피에르 마르쿠세(Pierre Markuse) 트위터를 통해 섬의 산간 지역에서 해안으로 번지는 불길과 하늘에 피어 오르는 연기 구름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이미지 폭은 약 53km에 달한다. 유럽 방산·우주사무국(DEFIS)도 23일 센티넬-2 위성으로 촬영한 로드스섬 산불의 적외선 사진을 공개했다. 이 위성에는 지구의 땅과 초목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13개의 다른 빛 대역을 샘플링하는 고해상도 다중분광기(MSI)가 장착되어 있다. 센티넬-2 적외선 사진은 섬 가운데 갈색으로 보이는 산불을 보여준다. ESA 성명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11,000헥타르의 토지가 화재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ESA는 “지난 주 그리스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었다. 로도스 외에도 아테네 인근과 코르푸 섬에서도 산불이 타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는 센티널-2 위성으로 촬영한 산불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 19~23일 사이에 아테네 근처의 산불 모습을 보여주는데 넓은 지역의 땅이 불타고 거대하고 두꺼운 연기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운 모습이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화마와 전쟁 중"이라며 "폭염까지 발생해 앞으로 사흘간 더 힘든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26일 일부 지역에서 46도까지 오르는 등 정점을 찍은 뒤 27일부터는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