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에도 반도체 적자 지속 전망
삼성전자가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반도체 사업이 2~4조원의 영업적자가 전망된다. 다만 지속 하락하던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에 상승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3분기 디스플레이 사업도 폴더블폰 패널 공급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스마트폰 사업도 갤럭시Z5 시리즈 출시 효과로 소폭 개선이 예상된다. 18일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67조9천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각각 11.4% 감소, 72.2% 감소할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조8천억원을 기록한다고 더 하향된 실적을 내놓기도 했다. 3분기 실적은 1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올해 1분기 영업이익(6천402억원), 2분기 영업이익(6천685억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감소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적자 영향이 크다. DS 부문은 3분기에 2~4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3조9천970억원(최대) 영업손실, 대신증권은 2조5천140억원(최소) 영업손실을 내다봤다. 3분기 영업손실은 메모리 수요와 가격 하락 영향 탓도 있지만, 대규모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DS 사업에서 9조원대(1분기 4조5천820억원, 2분기 4조5천8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DS 사업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 DS 사업은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이 예상되면서 올해 총 12조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4분기 영업손실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1조원대에서 5천억원대로 적자폭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11일 시장조사 트렌드포스는 낸드 가격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4분기에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반도체 사업은 4조원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라며 "D램은 비트그로스 18% 증가로 기대치를 상회하는 출하량을 기록하고, 평균판매가격(ASP)는 전분기 보다 8% 상승하고, 특히 D램 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매출 비중도 12%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낸드 비트그로스는 5% 증가로 부진한 출하량과 예상보다 큰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8인치 업황 악화에 따른 영업적자 지속 예상되며, 12인치는 회복세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3분기부터 고부가 D램(HBM, DDR5) 매출이 D램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며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 전환한다. 낸드 가격도 9월부터 감산 폭이 40~50%로 확대돼 가격인하 중단으로 2년 만에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연말 D램, 낸드 재고가 2분기 대비 50~60% 감소하며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모리 수요 부진이 지속되자,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HBM 공급을 늘려 실적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3 가격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대비 5배 이상 높다. 김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HBM 생산능력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되지만, 수요가 공급을 2~3배 초과하며 내년 HBM 물량은 이미 예약 주문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특히 글로벌 HBM 시장은 가격 중심의 원가보다 고용량 성능 초점으로 확대되며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말부터 HBM 5세대 제품인 HBM3P 생산을 본격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SDC) 사업도 실적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3분기 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 1조6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92% 증가가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Z5 시리즈 출시에 따라 OLED 판매량이 전분기 보다 17% 증가했다. 다만 중저가(리지드) OLED 부진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5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은 3조2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5% 증가가 예상된다. 가전 및 TV 사업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3% 감소할 전망이다. 하반기 성수기 진입에 따라 3분기 TV 판매량은 전분기 보다 5% 늘었지만, 생활가전 부문은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실적 감소가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는 261조6천억원으로 지난 6월 전망(267조6천억 원) 보다 하향 조정됐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이었던 전년(302조2천314억원) 보다 13.4% 감소하는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반도체 사업 적자에 영향받아 8조6천307억원으로 전년(43조3천766억 원) 보다 80% 감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