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CXL 컨트롤러' 자체 개발 총력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주목받는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CXL 컨트롤러 자체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팹리스 업체 몬타지테크놀로지로부터 구매해서 쓰던 CXL 컨트롤러를 자사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CXL은 PCIe를 기반으로 CPU, GPU, 가속기, 메모리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기존 서버 시장의 한계점을 보완해 유연하게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확장할 수 있어서 AI·빅데이터 등의 고성능 연산 시스템에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CXL 컨트롤러 자체 개발에 힘써왔지만,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이전보다 자체 개발에 더 주력한다는 기조로 바뀌었다"라며 "이런 움직임이라면 삼성전자가 업계의 예상보다 빠르게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한 CXL 메모리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개발실과 플래시개발실 양쪽에서 CXL 컨트롤러를 개발 중이다. 이는 경쟁구도를 통해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중국 팹리스 업체인 몬타지테크놀로지로부터 CXL 컨트롤러를 전량 공급받아왔다. 몬타지는 CXL 설계자산(IP)를 구입해서 CXL 컨트롤러를 만든 다음에 메모리 업체에 판매하고, 삼성전자는 모듈에 자사의 D램과 몬타지의 CXL 컨트롤러를 탑재해 CXL 메모리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 또한 몬타지로부터 CXL 컨트롤러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CXL 메모리 수익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CXL 컨트롤러를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공급할 때 차제 개발한 SSD 컨트롤러를 탑재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면, 자동차 기업이 엔진을 외부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올해 기준 CXL 컨트롤러 가격은 약 60달러, CXL 스위치는 컨트롤러 보다 더 비싸다. 삼성전자가 CXL 메모리에 자체 개발한 CXL 컨트롤러를 탑재하면, 전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CXL 컨트롤러 자체 개발에 주력함에 따라 CXL 2.0 D램을 연내에 양산한다는 계획도 연기됐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 개발 소식을 알리며 연내에 양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CXL 2.0 D램에 탑재된 CXL 컨트롤러 또한 몬타지 제품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달 4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삼성 CMM-D ▲삼성 CMM-DC ▲삼성 CMM-H ▲삼성 CMM-HC 등 총 4개의 상표를 한 번에 출원하면서 CXL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CMM은 CXL Memory Module의 약자로, 삼성 내부에서는 CXL을 CMM으로 통칭해 부른다. 뒤에 붙는 D는 'D램', DC는 'D램 컴퓨트', H는 '하이브리드', HC는 '하이브리드 컴퓨트'를 뜻한다. 앞으로 CXL 메모리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는 글로벌 CXL 시장은 2028년까지 150억 달러(19조5천 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개발에 착수한 CXL 컨트롤러 시장은 2022년 9천600만 달러에서 2029년까지 7억6천270만 달러(9천888억 원) 증가가 예상된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고용량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CMM 등 새 인터페이스를 적극 활용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원하는 만큼 확장하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