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vs 臺, 애플 첫 'OLED 아이패드' 기판 두고 격돌
애플의 첫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아이패드를 두고 한국·대만 기판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주요 패널 공급처 중 하나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초 국내 협력사 두 곳에서 기판을 조달받으려 했으나, 올해 중순부터 대만 업체 한 곳도 벤더 진입을 위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및 대만 주요 기판업체들은 애플이 내년 출시할 예정인 OLED 아이패드용 기판 공급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LCD 패널을 적용해왔으나, 내년 출시할 신규 모델에는 처음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이패드 프로 모델 2종(11인치, 13인치)에 OLED가 적용된다. OLED는 LCD 대비 응답 속도가 빠르고 명암비가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OLED 패널 제조에는 PCB(인쇄회로기판)이 활용된다. PCB는 전기적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회로 부품이다. 애플의 주요 디스플레이 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협력사를 통해 OLED용 PCB를 조달받으려 하고 있다. 애플 OLED 아이패드향으로는 관련 PCB의 선도개발을 맡았던 코리아써키트의 진입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또 다른 국내 기판업체 비에이치도 2차 벤더 진입을 위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애플은 올해 중순부터 대만 COMPEQ(컴펙)과도 제품 테스트를 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COMPEQ 역시 애플의 협력사 중 한 곳으로, 그간 아이폰 시리즈에 메인 기판, 배터리 모듈 패키지 등을 공급해왔다. 이에 국내 및 대만 기판업체 간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 외에도 삼성과 애플 간의 관계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컴펙은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의 밸류체인 내에 속하지 않는다. 컴펙이 애플의 OLED 아이패드 벤더로 진입하는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해외 업체인 컴펙을 자사 밸류체인에 새로 등록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반면 애플은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삼성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려는 기조를 보여 왔다.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대만 컴펙을 활용하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보다 유리하다. 업계는 실제 벤더 선정이 이르면 내달 9월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OLED 아이패드 출시 일정은 내년 상반기다. 이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적기에 공급하려면 3분기 말, 혹은 4분기 초에는 관련 부품 테스트도 모두 끝마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첫 OLED 아이패드라는 의미도 있고, 해당 기판이 고부가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협력사들 또한 관심도가 높다"며 "현재 애플과 디스플레이 업체 측에서 각 기판의 수율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