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조원 들인 美인터넷 구축 사업…감사당국 직접 살핀다
미국 정부가 425억 달러(약 57조원)를 배정한 초고속인터넷 구축 사업을 두고 감사당국이 사업 지속 가능성과 지원 대상 선정 체계를 직접 들여다본다. 막대한 연방 예산을 투입해 통신망을 구축하더라도 사업자가 서비스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라이트리딩닷컴에 따르면 한국의 감사원 격인 미국 의회 소속 회계감사원(GAO)은 최근 연방정부 광대역 지원 사업을 평가한 보고서를 내고 통신정보관리청(NTIA)과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미국 의회가 최근 연방 광대역 구축 사업의 효과를 검토하도록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GAO는 NTIA와 FCC, 재무부, 농무부 등 4개 연방기관이 담당하는 9개 프로그램의 구축 진행 상황과 미서비스 지역 선정 방식, 사업 지속 가능성 등을 살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2월 기준 모두 자금 지원을 시작했다. 특히 GAO는 425억 달러 규모의 '광대역 형평성 접근 구축(BEAD)'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BEAD는 초고속인터넷 이용이 어렵거나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주와 준주에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광대역 사업이다. GAO가 주목한 것은 망 구축 이후에도 사업자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다. 인구가 적고 구축비 운영비가 많이 드는 지역은 정부 지원으로 통신망을 설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NTIA는 지난해 10월 BEAD 지원 사업자가 해당 지역의 망 구축과 운영을 위해 최소 10년 동안 다른 연방정부 지원을 받지 않도록 하는 요건을 마련했다. 추가적인 정부 지원 없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GAO는 이 같은 조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사업자의 재정 상태가 나빠져도 주 정부가 이를 조기에 파악할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업자가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면 정부가 거액을 투입해 망을 구축하고도 해당 지역이 다시 인터넷 사각지대로 돌아갈 수 있다. 이에 GAO는 NTIA가 각 주와 준주에 사업자의 재정 상황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추가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10년 동안 적정한 가격의 광대역 서비스를 지속할 능력이 있는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FCC에는 국가 광대역 지도의 정확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미국 정부는 FCC 지도를 바탕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을 찾아 지원 대상을 정한다. 하지만 소규모 지방정부나 사업자는 지도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이의제기 절차가 복잡하고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GAO는 이들이 이의제기를 포기하면 실제로 지원이 필요한 지역이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지방정부와 부족정부, 소규모 통신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지원을 강화하도록 FCC에 권고했다. FCC와 NTIA는 GAO의 권고를 수용했다. GAO는 향후 두 기관의 개선 조치와 권고 이행 상황을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