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존 환경 그대로 AI 확장"…클라우데라, '투트랙'으로 전환 부담 낮춘다
[싱가포르=장유미 기자] 클라우데라가 기존 데이터 플랫폼을 장기간 지원하는 동시에 신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다. 기업들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지 않고도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 전환 부담을 낮추고 기존 고객의 신규 AI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데라는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연례 데이터·AI 컨퍼런스 '이볼브26 싱가포르(EVOLVE26 Singapore)'를 통해 '클라우데라 7.3.2'를 향후 6년간 장기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신규 AI·데이터 플랫폼 '클라우데라 애니웨어 클라우드'도 기존 환경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레오 브루닉 클라우데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7.3.2는 안정성과 기능을 갖추고 장기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든 릴리스"라며 "우리 자체 운영 환경도 이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고객들은 당장 새 플랫폼으로 전면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대규모 프로덕션 워크로드는 7.3.2에서 계속 운영하면서 새롭게 구축하는 AI·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은 애니웨어 클라우드에서 가동하는 식이다. 특히 애니웨어 클라우드를 사용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부터 7.3.2로 바꿀 필요도 없게 됐다. 클라우데라는 주요 고객들이 사용 중인 7.1.9와 7.3.2 모두 새 플랫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브루닉 CPO는 "애니웨어 클라우드를 활용하기 위해 먼저 7.3.2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7.1.9와 7.3.2 모두 호환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클라우데라가 이처럼 기존 플랫폼과 신규 플랫폼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은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인프라 전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현재 금융·통신·제조·공공 등 대규모 기업들은 오랜 기간 구축한 데이터 플랫폼과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AI 도입만을 위해 이를 단기간에 교체하기 어렵다. 또 플랫폼을 바꾸려면 데이터 이전뿐 아니라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보안 정책, 운영 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대규모 시스템일수록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중단 가능성과 비용 부담도 커진다. 세르지오 가고 클라우데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같은 코드를 한 번 작성해 어디에서든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AWS나 애저, 구글클라우드뿐 아니라 온프레미스에서도 동일하게 동작하는 자체 완결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클라우데라는 플랫폼 전체를 한꺼번에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필요한 서비스만 추가하거나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애니웨어 클라우드에 모듈형 구조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엔진과 AI 서비스 등을 각각 독립적으로 배포·관리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클라우데라는 이날 아파치 스파크를 사례로 제시했다. 기존 스파크3 기반 워크로드를 계속 실행하면서 스파크4를 별도로 배포한 뒤 필요한 작업만 새로운 버전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이전처럼 새로운 엔진을 적용하기 위해 전체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시점을 맞출 필요가 없게 됐다. 가고 CTO는 "과거에는 스파크3에서 스파크4로 넘어가기 위해 전체 스택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이제는 스파크4를 별도로 띄운 뒤 기존 스파크3 작업을 필요한 만큼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데라는 업그레이드에 따른 서비스 중단도 최소화했다. 워크로드 실행 중에도 기반 플랫폼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해 프로덕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새 버전이나 서비스 도입 때마다 전체 시스템 일정을 조정해야 했던 부담도 낮췄다. 가고 CTO는 "전체 시스템을 깨뜨리지 않고 개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며 "워크로드가 실행되는 동안에도 기반 환경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데이터 처리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도 적용했다. 스파크와 카프카, 트리노 등 클라우데라가 제공하는 엔진뿐 아니라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오픈소스나 외부 엔진을 추가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각 엔진은 애니웨어 클라우드의 데이터 패브릭과 연결해 동일한 정책 아래 관리되는 것도 특징이다. 가고 CTO는 "우리가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이 선호하는 서드파티 제품이나 자체 엔진도 애니웨어 클라우드 안에서 데이터 패브릭과 연결하고 같은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기업의 AI 인프라가 여러 환경으로 분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 애니웨어 클라우드는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퍼블릭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업 데이터센터와 소버린 인프라에서도 AI·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이 보유한 GPU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면서 다른 환경에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비용이나 보안, 규제 등에 따라 워크로드 실행 위치를 선택하면서 기존 데이터 저장 위치는 유지할 수 있다. 가고 CTO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도 로컬 GPU를 활용해 AI 추론을 실행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있다"며 "애니웨어 클라우드는 이런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업무에 투입되면서 이런 운영 방식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처리하려면 한곳에 모인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온프레미스와 여러 클라우드에 흩어진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해야 해서다. 클라우데라는 이날 시연에서도 하이브리드 환경을 넘나드는 AI 에이전트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특정 클라우드에 장애가 발생하자 여러 AI 에이전트가 관련 시스템을 분석해 원인과 영향을 파악하고 다른 환경으로 워크로드를 이동하는 시나리오다. 재무 영향을 분석하고 장애로 영향을 받은 사용자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도 함께 선보였다. 클라우데라는 향후 기존 데이터 워크로드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신규 AI 서비스는 애니웨어 클라우드에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객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존 시스템 교체 부담을 줄이면서 AI 도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브루닉 CPO는 "기존에 잘 작동하는 환경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새로운 AI·데이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이 기존 투자와 운영 환경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원하는 시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