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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판 '모두의 AI' 시작…해외 모델 구매해 국민에 개방

태국 정부가 자국민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태국판 모두의 AI'를 시작한다. 자국 모델을 키우는 한국과 달리 챗GPT·클로드 등 해외 상용 AI를 사들여 국민에게 개방하는 방식이다.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는 국가 AI 접근 사업 '타이(TH-AI) 패스포트'의 통합 플랫폼 '에이아이패스(AiPASS)'를 31일 전국에 개통했다고 밝혔다. AiPASS는 여러 개발사의 유료 AI를 한 곳에서 골라 쓸 수 있게 모은 플랫폼이다. 오픈AI 챗GPT, 앤트로픽 클로드, 구글 제미나이, xAI 그록 등 14개 이상 개발사의 AI 모델 30여 종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태국어 특화 모델인 파툼마 거대언어모델(LLM)과 타이푼도 포함됐다. 대상은 만 15세 이상 태국 국적자다. 최대 500만 명에게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이용하려면 정부 인증 앱 '타이디'나 '탕랏' 계정으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이 사업은 AI 활용 격차를 좁히려는 데서 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생산가능인구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올해 1분기 12.4%에 그쳤다. 같은 동남아 국가인 싱가포르(63.4%)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세계 평균치인 17.8%도 밑돈다. 노동시장 변화도 배경으로 꼽힌다. 태국 정부는 이번 사업 추진 근거로 경영진 상당수가 AI 역량이 없는 인력 채용을 꺼리고 2030년까지 일부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을 들었다. 이 사업은 '2022~2027 AI 국가행동계획'에서 국민의 AI 대비를 돕는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AiPASS는 단순히 국민에게 AI를 나눠주는 사업이 아니다. 이용자는 플랫폼 안의 온라인 교육 과정을 이수해 점수를 쌓아야 상위 모델을 열 수 있다. 교육 과정은 96개가 넘는다. 유네스코·아세안 등의 역량 체계와 연계돼 수료 시 디지털 수료증이 발급된다. 플랫폼은 태국 정부가 발주하고 민간 컨소시엄이 구축했다. 정부가 오픈AI·구글 등 외부 모델의 사용 권한을 조달해 얹었고 컨소시엄은 이를 하나로 묶는 플랫폼과 교육 시스템을 맡았다. 사업비는 약 16억 밧(약 665억 원)이 투입됐다. 태국의 이번 정책은 국민의 AI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한국의 '모두의 AI' 사업과 유사하지만 방식은 다르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는 전 국민이 비용과 이용량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국산 모델을 절반 이상 활용하도록 규정해 자국 AI 생태계를 키우는 데 무게를 뒀다. SK텔레콤·카카오·KT가 서비스를 맡아 연내 선보인다. 증명서 발급이나 병원 예약을 대신하는 행동형 기능도 준비된다. 태국은 해외 상용 모델의 사용 권한을 사들여 국민에게 개방하는 방식이고 한국은 국산 모델을 키워 서비스하는데 중점을 둔다. 태국이 AI 접근성을 빠르게 확보하는 길을 간다면, 한국은 어렵지만 자국 생태계를 다지는 길을 택했다. 두 방식이 마주한 과제도 다르다. 태국은 이용자 대화 데이터가 해외 제공사로 넘어가는 데이터 주권 문제가 지적된다.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는 "이용자 데이터와 프롬프트를 태국 내 클라우드에 익명 형태로 저장하고 제공사가 이를 학습에 쓰는 것은 계약으로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품질과 지속가능성이 과제로 꼽힌다. 연말 정식 출시되면 이용자는 무료 국산 서비스와 유료 외산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게 된다. 국산 모델이 외산과 대등한 성능을 내지 못하면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용량 제한이 없는 무료 구조여서 이용자가 몰리면 추론과 서버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정부 예산 지원은 2027년부터 예정돼 있으나 규모와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피바디 파야툼롱 태국 디지털경제사회부 산하 빅데이터연구소 선임 감독관은 과거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기보다 기존 모델 위에 필요한 데이터와 모델을 얹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우리는 활용 관점에서 선도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26.08.31 10:25김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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