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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노벨상 수상자와 고교·대학생 6인 토론 마련"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기관인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NPO)와 공동으로 20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데이비드 맥밀런 프린스턴대 교수,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 크레이그 멜로 매사추세츠대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3인을 포함, 과학기술·예술·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6인이 연사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과 대학생 6인이 대담자로 무대에 올라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AI 시대에 '훌륭한 과학자'란 어떤 사람인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과학적 역량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매년 12월 10일을 전후로 스웨덴 현지에서 개최되는 학술행사인 '노벨위크 다이얼로그' 해외 특별행사이다. 정진호 한림원장은 “AI와 과학에 관한 논의를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라고 말했다. 한편 한림원은 한나 셰르네 노벨재단 사무총장 등 방한 연사들과 국내 과학기술인들의 교류 기회를 마련했다.

2026.09.20 12:42박희범 기자

대기업 병역특례 14년 만에 부활…삼성·LG 등 AI 연구소 9곳 첫 추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분야 이공계 인재를 대상으로 LG전자와 HD현대로보틱스, 삼성메디슨, 삼성전자 등 4개 대기업 9개 연구소를 병역특례 대상으로 선정하고, AI 인력 81명을 추천했다. 최종 병무청 심사는 별개다.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구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7년도 병역지정업체(연구기관) 선정 추천 명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LG전자, HD현대로보틱스, 삼성메디슨, 삼성전자 등의 산하 연구소 9개를 병특 연구기관으로 선정했다. 연구소에 배정한 수요는 모두 AI와 관련한 인력 81명이다. 연구소별 인원은 ▲엘지전자 ES연구소 21 ▲삼성메디슨 연구소 5 ▲HD현대로보틱스 기업부설연구소 10 ▲엘지전자 의류과학연구소 10 ▲엘지전자 물과학연구소 10 ▲삼성전자 SAIT 3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2 ▲엘지전자 식품과학연구소 10 ▲엘지전자 서초연구소 10 명 등이다. 대기업에 대한 전문연구요원 배정은 2013년 중소기업 지원 강화 방침에 따라 중단됐다가 2027년부터 다시 시행된다. 14년 만의 부활이다.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군 복무 대신 연구현장에서 3년간 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병역대체복무 제도다. 병역으로 인한 연구 경력 단절을 줄이고 우수 이공계 인재의 국내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돼 왔다. 정부는 2013년부터 대기업에 배정하던 전문연구요원 인력을 중소기업에 집중했다. 이후 AI와 첨단기술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기업 연구현장에도 전문연구요원 배정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정부는 우선 국내 AI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인재 육성을 위해 대기업 AI 연구소에 전문연구요원을 다시 배정한다. 내년도 AI 분야 석사과정 전문연구요원 240명 가운데 연간 120명을 대기업 연구소에 배정할 계획이다. 다만 대기업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부활하더라도 한시적인 운영 기간과 까다로운 선정 요건은 제도 활성화의 변수로 꼽힌다. 대기업 AI 전문연구요원 배정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대기업에 배정할 수 있는 인원이 연간 120명인 데 비해 과기정통부 추천 명부상 필요 인원은 81명으로 정원의 67.5%에 그쳤다. 배정 가능 인원보다 39명 적은 수준이다. 전문연구요원 선정을 신청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과기정통부 추천 단계에서 탈락한 대기업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무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선정 요건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5% 이상 ▲중소기업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분야 ▲객관적인 R&D 성과 입증 등이다.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 황 의원은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넘기 어려운 문턱”이라며 “병무청의 최종 선정과 인원 배정 절차가 남아 있어 과기정통부가 추천한 필요 인원이 모두 반영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이공계 성장사다리의 문을 실용과 혁신의 언어로 일단 열었다”면서 “다만 요건이 너무 경직돼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며 "인재와 전략기술 확보의 측면에서 더 과감하게 병역특례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9.20 11:33박희범 기자

스스로 움직이고 AI로 햇빛 가리고…대학생이 설계한 미래 건설기계

HD건설기계가 대학생들과 함께 무인·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건설 현장에 적용할 미래 기술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HD건설기계는 지난 18일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제1회 HD 퓨처 건설기계 챌린지'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시작된 공모전에는 약 5개월간 전국 46개 대학에서 40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제안한 기술은 무인·자율 건설기계부터 전동화와 친환경 동력원, AI를 활용한 장비 관제·운영까지 다양했다. 작업 생산성을 높이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현장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다뤘다. 대상은 단국대 기계공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감튀동호회'팀에 돌아갔다. 이 팀은 건설기계 상부 플랫폼의 수평을 조절하는 '스마트 레벨링 시스템'을 제안했다. 상금 1000만원과 해외 전시회 견학 지원, 채용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인하대 '말차'팀은 작업환경에 맞춰 햇빛을 가리는 'AI 기반 작업환경 적응형 스마트 차광 캐빈'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같은 대학 '로반장'팀은 네 바퀴의 조향을 각각 제어하는 '4륜 독립조향 기반 무인 소형 건설 플랫폼'을 제안해 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기술과 제품으로 설계하는 데 무게를 뒀다. 본선 이후에는 HD건설기계 엔지니어들이 멘토를 맡아 참가자들의 기술 검토와 설계를 도왔다. 수상작 심사에는 창의성뿐 아니라 기술 구현 가능성과 산업 현장 적용성, 미래 성장성 등이 반영됐다.

2026.09.20 10:09류은주 기자

노태문 사장 "AI, 거스를 수 없는 대세…AX 리드하는 기업 될 것"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글로벌 기술 인재들과 주요 사업 전략 및 기술 트렌드를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26 테크 포럼'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에서 진행됐으며, 글로벌 IT 기업의 리더급 개발자와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등 총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 사장을 비롯해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윤장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최원준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제시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Your Companion to AI Living)' 비전과 연계해 진행됐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기존 스마트 기기를 넘어 일상 속 AI와 로봇으로 확장되는 중장기 AI 비전과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인재들과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윤장현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미래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의 AI' 주제의 기조 연설을 통해, 차세대 AI 기술과 로보틱스의 융합이 만들어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노 사장은 "AI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며, 소비자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모든 공간에서 지능화, 초개인화된 경험을 구현하고 물리적 제약을 넘어선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하는 동반자가 됨으로써 AX 전환기를 리드하는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의 AI 개발자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일하는 방식까지 혁신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AI와 로보틱스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우수 인재들과의 네트워킹과 기술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026.09.20 10:02장경윤 기자

조선소 작업장 효율 높일 해법 겨뤘다…LG CNS, 글로벌 최적화 경연 성료

LG CNS가 제한된 자원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는 '수학적최적화' 인재 발굴에 나섰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55개국에서 14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조선소의 복잡한 블록 배치 문제를 알고리즘으로 풀었다. LG CNS는 대한산업공학회와 공동 개최한 '최적화 그랜드 챌린지 2026'을 마무리하고 시상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LG CNS는 수학적최적화 분야 저변을 넓히기 위해 2024년부터 매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수학적최적화는 주어진 자원과 조건 안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 가장 효율적인 해법을 찾는 기술이다. AI와 양자컴퓨팅·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된다. 올해는 미국과 영국·중국·일본·독일·인도 등 55개국에서 958개팀 144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343개팀 676명과 비교하면 팀 수는 약 2.8배, 참가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카네기멜론대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스탠퍼드대·도쿄대 등 해외 대학을 비롯해 서울대·카이스트·포항공대 학생들이 참가했다. 액센추어와 IBM·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기업의 현직 전문가들도 경쟁에 참여했다. 올해 참가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는 조선소의 '블록 배치 최적화'였다. 초대형 선박을 만들 때 각각 제작한 수백 개의 대형 블록을 제한된 작업장 안에 언제 어디에 어떤 방향으로 배치할지 결정하는 문제다. 블록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른 데다 공정 순서와 납기까지 고려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작업장 공간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배치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수학적최적화는 이처럼 사람이 일일이 모든 경우의 수를 비교하기 어려운 산업 현장에서 생산계획과 물류·설비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활용된다. 불필요한 재고와 이동 시간을 줄이고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LG CNS는 실제 국내 대형 제조사의 생산계획에 수학적최적화를 적용해 물류창고를 거치는 재고를 57% 줄였다고 밝혔다. 생산 속도가 달라 창고에 쌓이던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생산 일정을 맞춰 수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철강사의 자재 적재와 크레인 운용 일정, 공항 로봇의 이동·충전 경로, 조선사의 도장 작업 계획 등에 수학적최적화를 적용하고 있다. LG CNS는 조선과 방산·철강·물류·제조·금융·항공 등에서 200건이 넘는 관련 과제를 수행했다.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상위 6개팀은 한국에서 열린 결선에서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직접 발표했다. 최종 대상은 일본 참가팀이 차지했으며 LG CNS는 대상을 포함한 20개팀에 총 2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상위 10개팀이 제출한 알고리즘은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대회에서 나온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을 학계와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한다는 취지다. 박상균 LG CNS 엔트루 부문장 전무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는 일은 무척 복잡하고 어렵지만 수학적최적화로 풀어낼 수 있다"며 "앞으로도 대회를 키워 전 세계 인재들과 함께 최적화 기술의 지평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9.20 10:00김동원 기자

LG이노텍, AI로 '최적 부품' 탐색…견적 산출 시간 70% 줄였다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을 기존 대비 70% 이상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LG이노텍은 신제품에 적용할 최적의 부품을 빠르게 찾는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구축한 'AI 부품 제안 시스템'은 방대한 사내외 부품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부품별 사양과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2년여간의 개발을 거쳐 최근 전 사업부에 해당 시스템을 본격 적용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 차량용 부품 등에는 평균 수백 개의 부품이 탑재된다. 기존에는 수주를 위한 견적 산출과 개발 과정에서 사내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정보 확인과 신규 부품 발굴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이노텍은 부품 탐색에 AI를 전격 도입했다. 탐색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부품을 선정해, 제품 제안의 완성도와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먼저 LG이노텍은 커패시터, 인덕터 등 사내외 부품 약 200만개의 데이터를 통합했다. 제조사마다 다른 부품 명칭, 사양, 단위를 표준화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후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부품 제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필요한 부품 사양을 입력하면 AI가 전체 데이터 중 조건이 유사한 부품을 찾아 보여준다. 기존 구매 부품은 물론 외부 시장 데이터까지 살펴볼 수 있어, 담당자의 경험과 구매 이력에 머물던 부품 탐색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또한 AI가 사양이 유사한 부품의 실제 구매 이력과 가격 변동 추이 등을 분석해, 현재 가격 수준을 제시할 수 있다. 참고 가격의 신뢰도는 96% 이상으로 나타났다. 기존 구매 부품뿐 아니라 구매 이력이 없는 새로운 부품의 가격 수준까지 예측 가능하다. 'AI 부품 제안 시스템' 도입으로 LG이노텍은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을 기존 대비 70% 넘게 줄였다. 단축된 시간만큼 고객 요구사항을 보다 세밀히 검토해 제안의 완성도를 높이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 부품의 단종이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대체 부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부품 수급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준성 LG이노텍 구매센터장(상무)은 “'AI 부품 제안 시스템'은 다양한 부품을 다루는 제조기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기존 방식을 완전히 바꾼 의미 있는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AX 기반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선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0 09:49장경윤 기자

트럼프 "'AI 군' 창설…인공지능 이름도 바꾸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을 지원할 'AI 군(포스)' 창설을 예고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규제를 늘리기보다 산업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AI 포스를 만들고 AI 정책을 담당할 새 고위 책임자(AI 차르)를 조만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AI 포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산업을 별도 규제로 통제하는 데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AI가 잘못 사용되거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존 형사·민사 사법체계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며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억누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에서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는 데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도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반대해왔다. 그는 최근 AI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개발 속도를 늦추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과 중국은 AI를 경제와 군사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과의 협의에서 AI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라는 명칭 자체를 바꾸자는 제안도 내놨다. 인공지능이라는 표이 기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며 '우월 지능'과 '극한 지능', '최고 지능' 등을 새로운 이름으로 제시하고 트루스소셜에서 이용자 투표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도 이 놀라운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억누르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를 소중히 여기고 돕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0 09:42김동원 기자

"AI 연구, 실제 실험으로"…앤트로픽, 자체 생물학 연구실 운영

앤트로픽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물학 연구를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기 위해 자체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생물학 연구실을 두고 실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시설에서 연구하면서 외부 기관과의 공동 실험도 병행 중이다. 이 연구실은 생물학적 시료와 장비를 이용해 실제 실험을 하는 '웻랩(Wet Lab)'이다. 컴퓨터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결과를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한 연구가 실제 생물학에서도 성립하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앤트로픽은 자체 연구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신약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생명현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을 살피는 기초 생물학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회사는 AI와 실제 실험 장비를 연결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AI 모델 '클로드'가 로봇 장비를 제어해 사람의 개입을 줄인 상태에서 과학 실험을 수행하도록 하는 연구다. 다만 안전을 위해 사람의 감독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분야 투자도 늘리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4월 AI 바이오 기업 '코이피션트 바이오'를 인수했으며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클로드 사이언스'도 선보였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클로드 활용이 시작됐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보 노디스크 등이 앤트로픽의 AI 서비스와 도구를 이용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임상시험을 직접 진행하기보다 AI를 이용해 기존 방식으로 풀기 어려웠던 생물학 문제를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물학 연구에 AI를 적용하면서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AI가 생물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을 경고해온 만큼 생명과학 분야의 AI 활용을 확대하면서 악용 위험을 줄이는 조치도 병행 중이다. 에릭 카우더러-에이브럼스 앤트로픽 생명과학 책임자는 "생물학 연구의 최종 검증은 실제 실험을 통해 이뤄지며 이런 방식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도 지금 실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20 09:39김동원 기자

AI 속도 조절 제안한 앤트로픽, 모델 개발 전 과정 외부 검증

앤트로픽이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안전 논의를 실제 검증 단계로 옮긴다. 외부 평가자를 회사 내부에 배치해 AI 개발 과정의 안전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18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액센츄어와 프런티어 AI 독립 평가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액센츄어의 AI 전문 조직 '패컬티'가 직원과 비슷한 수준의 접근 권한을 받아 모델 훈련부터 개발·배포 과정까지 내부에서 평가한다. 모델 평가와 레드팀 테스트를 비롯해 정렬 평가와 안전장치 시험도 맡는다. 액센츄어는 기업과 정부의 AI 도입을 지원해 온 글로벌 컨설팅·기술 서비스 기업이다. AI와 데이터, 사이버보안, 기업 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120여 개국에서 약 9000개 고객사를 지원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액센츄어가 여러 산업에서 AI를 실제 구축해 온 경험을 모델 안전성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은 최근 앤트로픽이 제기한 AI '속도조절론'의 후속 조치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우리는 프런티어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글에서 외부 평가자를 AI 기업 내부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협력을 당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규정했다. 내재형 평가로 불리는 이 방식은 완성된 모델을 외부에서 시험하는 기존 평가와 달리 AI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살펴본다. 평가자는 모델 훈련 과정과 개발·배포 과정에서 내려지는 결정을 확인하고 회사 직원들과 직접 소통한다. 평가자는 앤트로픽이 AI 안전과 관련해 내건 약속을 실제로 지키는지 확인하고 내부에서 놓친 위험을 찾는다.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보고하고 AI가 가져올 이점과 위험에 대해 외부에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맡는다. 앤트로픽과 액센츄어는 내재형 평가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각각 최소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다만 내재형 평가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운영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평가자가 기업 내부의 어떤 정보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와 평가 결과를 어떻게 공개할지에 대한 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평가 비용을 마련하는 방식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액센츄어의 평가 비용은 앤트로픽이 직접 부담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동 기금이나 정부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앤트로픽의 입장이다. 앤트로픽은 여러 외부 기관이 함께 AI를 검증하는 체계도 추진한다. 현재 비영리 AI 평가기관 '메트르' 등과 내재형 평가 방식을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추가 협력 기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액센츄어와의 협력도 독점 계약이 아니어서 다른 AI 개발사도 같은 방식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앤트로픽은 "독립적인 내재형 평가자는 우리의 책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더 검증 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모델의 안전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2026.09.20 09:37김동원 기자

오픈AI, 법률 특화 AI '아스트라 포 로' 공개…판례 검색 넘어 실무 지원

오픈AI가 인공지능(AI)의 활용 영역을 변호사의 전문 업무까지 넓힌다. 판례와 법령을 찾아 분석하는 데서 나아가 계약 검토와 법률 문서 작성 등 실제 업무 전반을 AI로 지원한다. 17일(현지시간) 오픈A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법률 업무에 특화한 AI '아스트라 포 로(Astra for Law)'를 공개했다. 최신 AI 모델 GPT-6 아스트라에 법률 전문 검색과 분석·문서 작성 기능을 결합했다. 로펌뿐 아니라 법률 기술 기업도 이를 활용해 자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아스트라 포 로는 미국 판례와 법령, 규정, 법원 규칙, 행정 결정 등을 2억 3000만개 이상 웹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 프리 로 프로젝트와 협력해 공개된 미국 선례 판례의 99.9% 이상을 포괄하는 자료도 검색에 활용한다. 법률 자료를 찾은 뒤 사건에 적용하는 과정도 지원한다. 관련 판례를 찾아 사실관계를 비교하고 주장의 약점이나 불확실성을 파악하거나 계약 조항에 따라 어느 쪽이 위험을 부담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 오픈AI는 법률 조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법률 질문 200개를 대상으로 평가했다. 아스트라 포 로는 전체 정확성 기준에서 54% 통과율을 기록했다. GPT-6 아스트라가 일반 웹 검색을 이용했을 때의 38.7%보다 상대적으로 40% 높았다. 판례 검색 성능도 높았다. 같은 수준의 추론 능력으로 비교했을 때 아스트라 포 로는 판례 중심 질문에서 참고할 판례를 24% 더 많이 찾았다. 정확한 법원 판결문에서 질문과 관련된 부분을 찾아내는 성능은 최대 54% 높았다. 로펌과 법률 AI 기업은 자체 자료와 업무 방식을 결합해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있다. 법률 AI 기업 하비와 레고라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아스트라 포 로를 자사 제품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로펌에서 실제 업무에 적용한 사례도 공개됐다. 설리번앤크롬웰은 자체 협상 지침과 과거 계약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계약에서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수정안을 제안하는 도구를 구축했다. 오픈AI는 다른 로펌과도 인수합병 실사와 기업공개 준비 등 각사의 업무 방식에 맞춘 AI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외부 법률 서비스와 챗GPT를 연결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오픈AI는 법률 업무에 사용하는 전문 서비스를 챗GPT와 연결할 수 있는 26개 플러그인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로펌이 기존에 사용하던 자료와 업무 도구를 챗GPT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기밀 정보를 다루는 법률 업무를 고려한 보안 기능도 마련했다. 일부 로펌에는 API를 통해 처리한 데이터를 보관하지 않는 기능을 제공한다. 챗GPT 엔터프라이즈에서 처리한 내용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 아스트라 포 로는 우선 선정된 로펌을 대상으로 챗GPT와 코덱스에서 제공된다. 오픈AI는 향후 API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픈AI는 법률 분야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로펌과 법률 기술 기업이 각자의 전문성과 업무 기준을 AI에 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회사는 "가장 야심찬 활용 사례는 법률을 직접 다루는 사람들과 이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0 09:27김동원 기자

AI 오판에 미·중 군사 충돌 직전까지…미군, 군용기까지 띄웠다

인공지능(AI)이 잘못 분석한 정보로 미국과 중국 간 군사 충돌이 벌어질 뻔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올해 봄 미국과 이란 전쟁 당시 중동을 항해하던 중국 선박이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부품을 운송하고 있다는 정보보고서가 미군 내부에 공유됐다. 미군은 이를 토대로 해당 선박을 차단하기 위한 작전 준비에 들어갔다. 상황은 실제 작전 직전까지 갔다. 무장한 미군 병력은 중국 선박에 올라탈 준비를 했고 군용기도 이미 출격했다. 그러나 작전 실행 직전 보고서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잘못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작전은 실행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정보보고서는 미군 분석관이 AI를 활용해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특수작전사령부 소속 분석관은 미국 태평양 특수작전사령부에서 전달받은 중국 선박의 화물 정보를 챗봇에 입력해 분석을 맡겼다. 챗봇은 해당 화물을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으로 잘못 식별했다. 분석관은 챗봇을 이용해 공개 정보와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기밀 신호정보를 함께 분석했다. 이후 AI를 다시 활용해 분석 결과를 미군의 표준 정보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해 내부에 공유했다. 잘못된 AI 분석은 정식 정보보고서에 담겨 실제 군사작전 준비의 근거가 됐다. 분석관이 어떤 챗봇을 사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용 AI 서비스인지 미국 정부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미군과 정보기관은 정보 분석과 공격 표적 선정, 예산 관리, 군수·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로 AI 활용을 넓히고 있지만 AI 사용 기준은 조직마다 다르다. 미국 정부 기관과 군 조직이 서로 다른 AI 도구와 지침을 사용하는 가운데 AI가 만든 정보를 어떻게 검증하고 사람이 어느 단계에서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당시 상황을 전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거의 전쟁을 시작할 뻔했다"고 말했다.

2026.09.20 09:24김동원 기자

로봇 밀도 세계 1위 한국…공장 데이터 활용은 평균 밑돌아

한국은 제조업 로봇 밀도 세계 1위 국가지만 공장에 축적된 데이터를 의사결정과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는 비율은 세계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과 설비가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생산 과정에 다시 연결할 것인지가 제조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월드로보틱스 2025' 기준 한국의 제조업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220대로 세계 1위다. 반면 로크웰오토메이션이 올 상반기 발간한 '제11차 스마트 제조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의사결정 등에 활용하는 비율은 34%로, 글로벌 평균 43%를 밑돌았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투자율도 28%로 글로벌 평균 50%보다 낮았다. 문제는 데이터 수집량만이 아니다.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설비 상태나 생산량 같은 데이터뿐 아니라, 설비가 어떤 조건에서 움직였고 품질과 생산성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행동-결과 데이터'다. 공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AI가 이를 학습하고 그 결과를 다시 설비와 로봇의 운용에 반영할 수 있다. 정부 역시 피지컬 AI 시장 경쟁에서 데이터 확보를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말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7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은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을 공개했다.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에는 데이터·기술·확산·생태계 등 4대 추진 방안이 담겼다. 특히 데이터 분야에서는 부처와 사업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활용 체계를 구축하고, 로봇 행동데이터 등 범용 데이터와 제조·모빌리티·농업 등 현장 특화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데이터 품질 관리도 추진한다. 데이터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상호운용성 표준을 마련해 기업이 AI 학습과 실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기술 개발도 현장 실증과 연결한다. 정부는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월드모델, 온디바이스 AI를 위한 컴퓨팅 플랫폼을 핵심 기반기술로 제시하고 이를 제조 현장에 실증할 계획이다. 경남에서는 제조 장비가 공정 상태를 예측해 스스로 최적 제어하는 자율 정밀제조 기술을 개발한다. 전북에서는 공장 상황 변화에 맞춰 미래 상태를 예측하고 유연하게 생산하는 공장 운영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민간에서는 이미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하고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 하드웨어 실행, 현장 피드백까지 연결하는 AI 운영체제(OS)를 통해 자동차·반도체·조선·국방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현장에 적용한 AI 모델은 6000개 이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6개 공장에서 1400대가 넘는 산업용 로봇에 예지보전 AI를 적용해 로봇의 동작 품질 이상과 고장 전조를 잡아내고 있다. 용접 공정에서는 3차원(3D) 비전 AI가 용접 궤적을 스스로 생성하도록 해 로봇 가동률을 두 배로 높이고 품질 검출력을 98% 이상으로 표준화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이달 초 열린 산업 AI 컨퍼런스 '어텐션 2026'에서 "산업 현장은 99%에 가까운 정밀도를 요구한다"며 "AI 거품론을 끝내려면 AI가 컴퓨터 안을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0 09:19이나연 기자

유베이스가 그리는 AI 시대 컨택센터 생태계는

유베이스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실제 고객 상담 업무에 투입하며 AI 컨택센터(AIC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상담 업무 일부를 직접 처리하고 인간 상담사는 복잡한 업무를 이어받는 협업 구조를 앞세워 업무처리아웃소싱(BPO)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유베이스는 AI 에이전트와 기존 BPO 운영 역량을 결합한 차세대 AICC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AI가 고객 문의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요청 내용을 파악하고 관련 업무를 수행한 뒤 필요하면 상담사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유베이스는 운영 과정에서 AI 상담 자동화 효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 도입 후 하루 평균 들어오는 상담 가운데 AI가 직접 처리하는 비중이 약 3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통화 시간은 기존보다 20% 줄었고 상담이 끝난 뒤 기록과 정리 등에 투입되는 후처리 시간은 80% 줄었다. 그렇다고 AI가 모든 상담을 독자적으로 맡는 방식은 아니다. 고객 요청을 AI가 먼저 파악해 처리한 뒤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상담사에게 넘긴다. 이 과정에서 AI가 이전 대화를 즉시 요약해 전달해 고객이 상담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구조다. 유베이스는 AI와 상담사의 역할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존 AICC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AI 답변을 검수하고 상담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BPO 운영 체계까지 AI 기술과 결합해 상담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AI 에이전트 응답 속도와 음성인식 성능도 실제 상담 환경에 맞췄다. 회사가 공개한 기술 성능은 약 1초의 응답 속도와 98% 수준의 음성인식(STT) 인식률이다. 공감이나 사과가 필요한 상담 상황에 맞춰 자연스러운 음성을 생성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유베이스는 기업의 AI 도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서비스 제공 방식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AI 솔루션과 컨택센터를 각각 구축하는 대신 하나의 계약으로 묶어 제공하는 통합 운영 모델을 내세웠다. 기업이 AI를 직접 도입할 때 필요한 초기 투자비와 별도 개발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AI 기술도 AICC 사업에 활용한다. 한일네트웍스의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음성 콜봇과 다국어 생성형 AI 챗봇 'H봇'을 비롯해 리턴제로의 음성인식 기술과 위고의 음성·대화형 AI 고객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토카라' 등을 연계한다. 유베이스는 이같은 AI 에이전트 기반 AICC 사업 모델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 워크 & 컨택센터 엑스포(SWCC 2026)'에서 공개했다. 행사에서는 고객의 자연어 음성을 AI가 인식한 뒤 요청 맥락을 파악하고 시스템과 연동해 업무를 처리한 뒤 필요하면 상담사에게 연결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전시 부스에는 행사 기간 약 600명의 관계자가 방문했다. 목진원 유베이스 대표는 "AICC 도입을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BPO 운영 노하우와 AI 기술을 결합한 우리 모델이 명쾌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검증된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상용화와 적용 범위를 빠르게 확대해 고객사 CX를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20 09:17김미정 기자

샌프란시스코 AI 호황의 그늘…개발자 감축 가속

인공지능(AI) 기업이 몰려든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호황을 맞고 있지만, 기존 기술 인력의 고용 환경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블룸버그는 캘리포니아 고용개발부(ED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까지 12개월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기술업계 고용주들이 1만 4500명 이상 근로자에 대한 해고 통지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보다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앤트로픽과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와 고액 연봉을 앞세워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상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AI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AI 산업 성장세가 기술업계 전반의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샌마테오 카운티는 최근 12개월간 전체 산업에서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늘렸지만,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6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든 상태다. 특히 기술기업이 대거 포함된 정보산업은 최근 12개월 동안 약 2000개 일자리를 잃었다. 같은 기간 고용 회복을 이끈 업종은 민간 교육·보건과 여가·접객업 등으로, AI와 기술산업이 지역 고용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느끼는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노동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에 따르면 베이 지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요는 2022년 이후 42% 감소했다. 반면 AI 관련 정보기술·컴퓨터과학 직무 수요는 같은 기간 37% 증가했다. 전통적인 코딩 역량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면서, 기존 개발 인력의 업무 일부가 대체되거나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지난 7월 해고된 니코 크리사풀리 프런트엔드 웹 개발자는 달라진 채용 시장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자바스크립트와 프런트엔드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경력을 쌓았지만, 최근에는 'AI 전략가'와 'AI 엔지니어' 등 새 직무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경험을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크리사풀리 개발자는 "직접 코드를 짜는 일 이제 예전처럼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프런트엔드 엔지니어 일자리를 찾는 것은 어제의 문제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AI 전환의 충격은 경력이 짧은 청년층에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인력 분석 플랫폼 레벨리오랩스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종에 종사하는 22~25세 노동자의 고용은 16.8% 감소했다. 다른 직종 종사자의 감소율인 4.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벤처캐피털 시그널파이어의 인재 담당 운영 파트너 타우니 크란츠는 대졸 신입 인력이 기술업계에 진입하는 전통적인 통로가 크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시대에 맞춰 초급 인력의 역할과 교육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AI 기술을 실제 고객 업무에 적용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는 새 유망 직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방 배치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고객사와 직접 소통하며 AI 도입 방안과 활용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라이트캐스트에 따르면 베이 지역의 전방 배치 엔지니어 채용 공고는 2022년 이후 약 600% 증가했다. 해당 직무의 공고상 중간 연봉은 20만2300달러에 달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도 관련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 1000명 채용 계획을 내놓았다. 은행과 보험사에 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택타일의 하오 리 북미 전방 배치 엔지니어팀장은 이 직무가 과거 여러 부서가 나눠 맡던 업무를 통합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링, 제품, 사업 역량을 하나로 합친 역할이 전방 배치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해고자들의 고립감도 커지고 있다. 전 구글 직원 바셈 이스탄불리가 만든 실직자 커뮤니티 '언(PTO)'은 하이킹과 면접 준비 모임 등을 통해 구직자들의 교류를 돕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규모 모임으로 출발한 이 커뮤니티는 현재 회원 수가 1700명을 넘어섰으며, 행사에 80명 이상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AI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 샌프란시스코의 주거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실직자들에게 부담이다. 임대료 상승세 속에서 일자리를 잃은 기술 인력은 재취업 준비와 생활비 압박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테드 이건 샌프란시스코시·카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와 기존 기술기업 감원이 엇갈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투자에 따른 노동시장 활성화 효과와 기존 기술기업의 해고에 따른 위축 효과가 맞서는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는 반면, 현재 AI 특화 역량을 갖춘 인력으로 채용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2026.09.20 09:15남혁우 기자

공장이 AI 데이터 학습장으로…제조업 피지컬 AI 경쟁 불붙는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 무게중심이 로봇과 AI 모델 자체 성능에서 실제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반복 학습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물류 기업들이 공장을 AI 기술의 개발·검증 공간으로 활용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숙련자의 작업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해 기존 생산라인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피지컬 AI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피지컬 AI 시장이 2026년 71억 1000만 달러에서 2031년 348억 9000만 달러로 5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을 움직이는 AI 기술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시각·언어·행동(VLA) 기술을 잇달아 공개해왔다. 국제로봇연맹(IFR) 조사에서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규모는 연간 54만 대를 넘어섰다. 로봇 성능 넘어 현장 데이터가 경쟁력 피지컬 AI를 개념검증(PoC) 단계에서 실제 양산라인으로 확산하기 위해선 AI와 로봇 기술뿐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일관된 형태로 수집하고 이를 로봇의 행동 데이터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수로 꼽힌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자동화 기술의 개발·검증 인프라로 활용해왔다. 자동화 제조시스템 기업을 인수하며 생산기술을 내재화했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도 외부 공급에 앞서 자사 제조환경에서 적용 범위를 확대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30년까지 미래사업에 50조 5000억원을 배정하고 로봇 적용 범위를 부품 조립 공정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마존 역시 100만대 이상 물류 로봇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모델 '딥플릿'을 개발해 로봇의 이동 경로와 물류 운영 효율을 지속적으로 최적화 중이다. 제품 형상과 설비 상태, 소재·환경 변화, 작업자 개입처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데이터로 확보하고 이를 다시 기술 개선에 활용하는 구조다. 기존 제조 현장을 AI 학습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는 과제도 있다. 한 공장에서도 서로 다른 제조사 로봇과 프로그래머블로직컨트롤러(PLC), 카메라, 센서 등이 혼재하고 같은 작업이라도 공장별 제품 위치와 지그 구조, 공정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피지컬 AI 시대에는 설비를 단순히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작업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로봇 행동에 반영하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기존 시스템통합(SI)을 넘어 현장 데이터와 로봇 지능을 연결하는 '인테그레이션 레이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련자 손기술 데이터로…기존 로봇에 AI 입힌다 국내에선 핑거 자회사 미켈로로보틱스가 도장·블라스팅·연마 등 표면처리 공정을 시작으로 제조 현장의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기존 자동화가 작업자의 단순 동작을 대체하는 데 집중했다면, 숙련자가 현장 상황을 판단해 작업 방식을 바꾸는 경험까지 데이터화하는 것이 목표다. 미켈로로보틱스는 숙련자의 경험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플랫폼 '미켈로 스튜디오'를 통해 ▲인식 ▲경로 생성 ▲보정 ▲실행 ▲검사 과정을 하나의 순환 구조로 연결한다. 새로운 로봇을 도입하는 대신 기존 산업용·협동 로봇에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지능을 더하는 방식이다. 실제 시흥 현장에선 배관·곡관 쇼트 블라스팅 공정에 형상 데이터 기반 경로 생성 기술을 적용 중이다. 광주 도장 공정에선 숙련자의 노하우를 로봇 행동 데이터로 전환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와 같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도입하지 않고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해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구조다. 표면처리 넘어 검사·조립으로 확대 미켈로로보틱스는 표면처리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용 공정을 검사와 의장·최종 조립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처리가 숙련자의 손기술을 데이터로 전환하는 단계라면 의장·최종 조립에서는 현장 상황에 따른 판단과 실행 능력을 로봇 지능으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산 현장이 늘어나면 공정 데이터와 작업지능을 함께 축적하고 이를 다른 생산라인에 다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로젝트마다 설계와 구축 과정을 반복해야 했던 기존 공장 자동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미켈로로보틱스 관계자는 "제조업에서 피지컬 AI의 확산은 단기적인 기술 유행보다 제조 산업의 다음 세대 전환에 가깝다"며 "표면처리에서 축적한 기술을 검사와 의장·조립 공정으로 확장해 2030년까지 한 현장의 작업지능을 다음 생산라인으로 반복 확산할 수 있는 제조 피지컬 AI 플랫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0 09:08한정호 기자

"보이스피싱 잡고 취약계층 살피고"...SKT가 선보이는 생활 속 AI

SK텔레콤이 보이스피싱 예방과 취약계층 돌봄, 발달장애인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한 사례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SK텔레콤은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 참가해 AI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 11종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지속가능경영 비전인 '두 더 굿 AI(DO THE GOOD AI)'를 실제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더 굿 AI'는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행사장에 72제곱미터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에이닷 전화 가족케어를 비롯해 AI 금융사고 탐지 서비스 FAME,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는 AI 케어콜, 비전 AI로 발달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케어비아(CareVia) 등을 소개한다. AI 인재 양성과 사회문제 해결을 결합한 프로그램도 공개한다. 청년들이 AI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플라이 AI 챌린저와 미래세대의 AI 활용 역량을 키우는 행복AI코딩스쿨·챌린지가 대표적이다. 플라이 AI 챌린저 수상팀과 SK텔레콤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의 서비스도 함께 전시한다. 전시 공간에는 재생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자원 순환 요소도 반영했다. 행사 첫날인 21일 오후 4시에는 사회문제와 기술을 연결하는 스케치(SKTCH) 콘서트도 개최한다. SK텔레콤의 ESG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스케치 포 굿(SKTCH for Good)에 참여한 기업들이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와 기술을 활용한 해결 방안을 공유한다. 콘서트에서는 디지털 포용과 돌봄, 기후재난 대응, 디지털 범죄 예방 등 3개 분야를 다룬다. 분야별 전문가가 현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짚고, 참여 스타트업이 각자의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해 이를 해결한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패널 토론을 통해 실제 적용 가능한 해결책도 논의한다. 엄종환 SK텔레콤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이번 사회적가치 페스타를 통해 AI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더 잘 연결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라며 “SK텔레콤의 기술과 역량을 다양한 파트너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연결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0 09:00박수형 기자

AI로 되살아난 천년 신라…경주 문화유산, 스크린 위에서 부활

천년 고도 경주의 문화유산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스크린 위에서 되살아났다. 국가유산청은 제1회 경주 헤리티지 AI 시네마를 성황리에 개최한 후 박물관이나 유적지 형태의 보존에 머물러 있던 국가유산 분야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대중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19일 평가했다. 지난 11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프리미엄 멀티플렉스 씨네Q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청, 경상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가 주관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2026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의 주요 참관객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박진호 KAIST 김재철AI대학원 초빙교수의 제안으로 시작해 약 1년간의 준비를 거쳤다. 핵심은 AI를 활용한 문화유산의 재현과 재해석이다. 특히 신라는 조선시대와 비교해 건축물 등 당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산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문헌과 연구 자료 등을 토대로 사라진 건축물이나 역사적 장면을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어 문화유산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라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역사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된 AI 영상 10편이 연속 상영됐다. 개막작은 신라의 대표적인 호국 사찰인 사천왕사를 소재로 한 5분 분량의 작품이었다. 당나라의 침공을 막기 위한 문두루 비법과 신라시대 조각가로 알려진 양지 스님의 이야기를 AI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이어 한복과 K팝 힙합을 결합한 시각적 실험작 꽹, 13세기 베네치아 상인의 몽골제국 방문 여정을 다룬 마르코폴로 몽골, 고비사막의 공룡 화석을 소재로 한 고비사우르스 등 다양한 작품이 상영됐다. AI를 활용해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시도도 눈길을 끌었다. 폐막작에서는 19세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AI로 구현하고 그의 시선을 통해 신라시대 불국사와 석굴암 등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AI를 통해 문화유산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콘텐츠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날 출품작을 관람한 뒤 AI 기술을 활용한 문화유산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주 시장은 폐막작에 대해 “1500년 전 신라의 찬란했던 모습을 고흐의 시각으로 풀어낸 것을 보며 AI로 상상력이 얼마나 넓고 깊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화랑세기 등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스토리의 보고'지만 이를 소설이나 드라마, 영상으로 풀어내는 작업은 아직 부족하다”며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AI를 접목해 시공간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디지털 신대륙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총괄 기획한 박 교수는 “조선시대 문화유산에 비해 실체가 현존하지 않은 신라 유산을 AI를 통해 역사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며 이번 헤리티지 AI시네마 행사 의미를 총괄적으로 되짚었다.

2026.09.20 08:53이선민 기자

구자은 "변화의 속도 즐겨야"…LS, AI 탐색 넘어 사업화로

LS그룹이 인공지능(AI)을 제조 현장과 제품·서비스에 접목해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싣는다. LS그룹은 지난 18일 안양 LS타워에서 제5회 'LS 퓨처데이'를 열고 AI를 활용한 신사업과 기술·업무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올해 주제는 'AI 탐색을 넘어 사업 성과 창출'로, 축적한 기술을 실제 업무와 사업에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표 과제는 신사업·기술·혁신 분야 19개 프로젝트다. 'AI 기반의 케이블 제조 마이스터'와 'AI 데이터센터용 고신뢰 전력보호 플랫폼' 등이 포함됐다.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방식에도 AI가 활용됐다. 발표자들은 AI 코딩으로 제품·솔루션의 핵심 기능을 갖춘 시제품을 구현했다. 고객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도 AI로 제작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사무실과 제조 현장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도 AI를 더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도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공상과학으로 여겼던 일이 현실이 되고 신기술이 빠르게 보편화하고 있다며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도를 누구보다 먼저 즐기는 LS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퓨처데이에서 발굴한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는 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신사업 아이디어 우수사례로 선정된 '태양광발전 통합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선보였다. LS엠트론의 북미 시장 맞춤형 소형 트랙터 개발 등 이 밖의 7개 과제는 사업모델 검증을 비롯한 사업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LS는 2022년 구 회장 취임과 함께 퓨처데이를 시작했다. 계열사 신사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업무 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올해까지 배터리·차세대 전력 솔루션·AI 분야 등에서 500개 이상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오후에 열린 'LS 퓨처포럼'에서는 AI를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경영 과제를 다뤘다. 리더십·사업전략·재무전략별 전문 세션과 '피지컬 AI 시대 제조업의 미래'를 주제로 한 전체 세션이 진행됐다. 피지컬 AI는 로봇 등 물리적 장치가 현실에서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AI를 뜻한다. 연사로는 윤송이 PVP 대표, 윤성로 서울대 교수, 김장현 BCG 파트너,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AI 시대 인재 육성과 산업 현장 적용 전략, 재무 업무 혁신, 제조환경 변화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 회장과 지주회사·계열사 경영진 등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우수 프로젝트를 발표한 임직원은 'LS 퓨처리스트'로 선발됐으며, 내년 중국 산업도시와 현지 기업을 방문해 기술 동향과 사업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LS그룹은 계열사들이 우수 프로젝트의 경험을 공유하고 활용하도록 지원하면서 AI의 사업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2026.09.20 08:42류은주 기자

[안광섭 AI 진테제] AI 데이터센터 본질...복잡한 4각 함수

최근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자문과 설계, 심사를 맡아 여러 지역을 다니고 있다. 가장 자주 만나는 유형은 이 사업을 너무 쉽게 보고 오는 쪽이다. 부지가 있고 전력이 근처에 있으니 짓기만 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뭐, 일부는 맞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다. AI 데이터센터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많은 자본과 지자체가 몰리는 사업이고, 들어올 만한 자리가 실제로 있다. 다만 초대장에는 입장 조건이 붙어 있다. 최근 이 사업의 자문과 설계, 심사를 맡아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가장 자주 만난 유형은 그 조건을 모른 채 오는 쪽이었다. 부지가 있고 전력이 근처에 있으니 짓기만 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왜 그렇게 보이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어디서 멈추는지를 정리해 두려고 한다. 골격은 부동산 개발업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뼈대는 부동산 개발업과 같다. 먼저 들어와 살 세입자, 즉 테넌트를 확보한다. 테넌트는 자기가 쓸 시설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그 돈으로 부족하니 설비를 파는 쪽, 엔비디아나 델 같은 회사와 앞으로 입주하거나 용량을 되팔 클라우드 사업자에게서도 출자를 받는다. 여기에 사업 전망을 보고 들어오는 투자자를 붙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짠다. 이 돈을 담을 그릇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그제야 건설이 시작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사례가 이 순서를 그대로 밟았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2026년 6월 10일 특수목적법인 '코아크(KOACC)'를 세우고 8월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솔라시도에서 착공했다. 초기 출자 4000억원 가운데 공공이 1160억원, 민간이 2840억원을 냈고, 삼성SDS·네이버클라우드·삼성물산·카카오·삼성전자·KT 등이 컨소시엄에 들어갔다. 2030년까지 2조5000억원 이상을 넣어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로 만든다. 이 사업이 2025년에 두 번 유찰됐다는 사실은 더 중요하다. 5월 30일 마감된 1차 공모와 6월 13일 마감된 재공고에 응찰한 컨소시엄이 한 곳도 없었다. 공공이 51% 지분을 갖는 구조와, SPC를 청산할 때 민간이 공공 지분을 이자를 얹어 사들여야 하는 매수청구권 조항이 걸림돌로 꼽혔다. 지분과 환매 조건을 손본 3차 공모에서야 삼성SDS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했다. GPU 수량이나 예산이 아니라 지분 구조 때문에 국가 사업이 1년 가까이 멈췄다. 부동산 개발업의 문법은 여기까지는 잘 맞는다. 인허가 창구가 하나가 아냐 그런데 부동산 문법만으로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허가를 내주는 손이 여럿이라는 점이다. 건축과 개발 인허가는 지방자치단체가 쥐고 있다. 10MW 이상 전기를 쓰는 시설에 붙는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심사한다. 이 제도는 2024년 6월 시행 뒤 2026년 5월 보도 기준으로도 법정 고시 없이 시범 운영 중이었다. 수천억원짜리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기준 위에서 내려지는 셈이다. 2026년 5월 7일 국회를 통과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은 과기정통부 중심의 통합 창구와 기한 내 미처리 시 허가로 간주하는 타임아웃제를 도입하고, 비수도권의 일정 규모 이하 시설에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한다. 다만 시행은 2027년 3월 10일이고, 면제 용량은 시행령에서 정한다. 간소화는 예고됐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지자체와의 협력은 여전히 출발선이다. 숫자를 보면 이 관문이 얼마나 좁은지 드러난다. CBRE코리아가 2026년 7월 12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3월 누적 기준 수도권 데이터센터 전력계통영향평가 1차 기술검토 신청은 522건, 3만3592MW였다. 이 가운데 최종 공급 가능 승인을 받은 사업은 10건, 1010MW다. 건수로 1.9%, 용량으로 3%다. 보고서는 계통 접속 가능성과 앵커 임차인, 사업 실현 가능성을 갖춘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만 전력이 허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입자가 곧 신용 앵커 임차인이라는 단어가 두 번째 이유를 설명한다. 테넌트는 확실히 입주할 수 있는 곳을 원한다. 언제 지어질지 모르는 집에 계약금을 걸 세입자는 없다. 그런데 거꾸로 전력 심사도, 금융도, 지자체도 테넌트가 확정된 사업에만 움직인다. 테넌트 확보는 여러 과제 중 하나가 아니라 나머지 모든 것을 여는 열쇠다. 테넌트의 신용은 돈의 값을 직접 정한다. 나스닥 상장 GPU 클라우드 사업자 아이렌(IREN)이 2026년 8월 27일 공시한 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계약에 붙은 36억 달러 GPU 금융은 투자등급으로 연 6.0%에 조달됐다. 투자등급이 아닌 고객의 배치에 쓰이는 금융 가운데 24억 달러는 블루아울과 핌코가 자문하는 투자자들이 연 9.0% 고정금리로 댔다. 같은 회사, 같은 장비인데 세입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자가 3%포인트 벌어진다. 미국에서는 설비 회사가 그 신용의 빈자리를 메우는 단계까지 갔다. 엔비디아가 2026년 7월 26일 마감 분기의 보고서(10-Q)에 밝힌 내용이다. 오하이오주 파이크 카운티에 SB에너지가 짓는 4.25GW 캠퍼스에 오픈AI가 입주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가 임대료와 전력 비용의 정해진 일부에 최대 1050억 달러의 보증을 선다. 보증은 오픈AI가 만족할 만한 신용등급을 얻으면 끝난다. 그 대가로 이 부지는 엔비디아 AI 인프라만 호스팅한다. 앞서 필자가 '가구회사'라고 부른 쪽이 출자를 넘어 세입자의 보증인이 됐다. 같은 보고서를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 잔액은 990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에서 이 역할을 맡을 주체는 아직 정책금융뿐이다. 그래서 PF를 짤 때 지분 조율이 어려워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사들이며 개발사에 현금을 대는 투자자, 완공 뒤 현금흐름을 담보로 빌려주는 대주단, 그리고 가동이 시작되면 들어오는 운영사, 이른바 MLOps·AIOps 업체는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 국가AI컴퓨팅센터의 두 번 유찰은 그 조율이 실패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건물은 40년, 안의 장비는 3년 세 번째 이유는 부동산 개발업의 기본 가정이 깨진다는 점이다. 건물의 물리적 수명은 30~40년인데 GPU 세대교체 주기는 2~3년이다. CBRE는 준공 당시 최신 사양이던 데이터센터도 5~10년 안에 임차 수요를 받지 못하는 진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랙당 전력밀도는 5kW 수준에서 40~50kW 이상으로 올라가고, 냉각은 공랭식에서 액체냉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위험이 임대인에게 몰린다. 국내 계약은 건물과 전력·냉각 설비를 임대인이 모두 제공하는 완전설비형이 많다. 임차인이 설비 투자와 유지관리를 부담하는 글로벌의 코어앤셸(Core & shell)·트리플넷 구조와 다르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3년마다 바뀌는 장비의 감가를 떠안는 설비 사업자가 된다. 그래서 보험이 따라온다. 스위스리 연구소는 데이터센터 관련 글로벌 보험료가 2030년까지 106억 달러에서 242억 달러로 두 배 넘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조건 때문에 최대 예상 손실이 훨씬 낮아도 전체 교체 가격 기준의 보장을 요구받는다는 설명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FM의 15년 손실 연구에 따르면 화재는 데이터센터 손실 사건의 11%지만 손실 비용의 42%를 차지한다. 랙 안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액체냉각 배관은 예전에 없던 발화·누수 원인이다. 이 보험을 다시 감싸는 재보험이 붙고, GPU 잔존가치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도 나왔다. 이 대목에서 참고할 역사가 있다. 1970년대 로이즈 보험시장은 IBM 메인프레임 리스에 보험을 제공했다. 1979년 IBM이 더 싸고 강한 4300 시리즈를 내놓자 기존 장비 가치가 급락했고 리스 해지가 잇따랐다. 컴퓨트 크레딧 인덱스 리서치 추산으로 로이즈의 손실은 3억4000만~4억 달러에 이르렀다. 같은 일이 GPU에서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설비를 무엇으로 채울지, 시행사와 시공사를 어떻게 고를지는 이 위험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와 붙어 있다. 필자는 현재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자문과 설계, 심사에 관여하고 있다. 이 글은 개별 사업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반복해 본 패턴을 적은 것이다. 쉽게 보고 오는 이유는 부동산 개발의 문법만 알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문법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전력 심사와 테넌트 신용, 그리고 3년마다 갈리는 장비의 금융이다. 이 셋은 순서가 있다. 테넌트가 없으면 전력 승인이 안 나고, 전력 승인이 없으면 금융이 닫히고, 금융이 없으면 설비를 무엇으로 채울지 정할 수 없다. 그래서 검토 요청을 받으면 부지도, GPU 수량도 먼저 묻지 않는다. 확정된 테넌트가 있는지, 그 테넌트의 신용으로 대주단이 움직이는지를 먼저 본다. 그 답이 없으면 나머지 서류는 아직 읽을 단계가 아니다. 마치며 AI 데이터센터는 부동산 개발업으로 시작해서 전력 사업과 장비 금융으로 끝난다. 세 문법을 한 사업 안에서 동시에 다뤄야 하고, 한국은 그 가운데 전력 문법의 제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부지와 전력 근처라는 조건만으로 이 사업에 들어오는 것은, 세입자 없는 집에 가구부터 사들이는 일이다. 초대는 유효하다. 다만 입장권은 세입자가 들고 있다. ◆ 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이자 INLEVEL9(인레벨나인) 전략 컨설턴트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기업의 AI 도입과 전환, 시장 진입과 GTM 전략 컨설팅을 이끌고 있다. 넥슨, 한화생명, 노션 한국 론칭, 카카오브레인 AI 제품, 감마 GTM 전략을 거치며 제품과 시장, 기술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일을 해왔다. 인간과 AI가 오래 함께 일할 때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장기 대화형 AI의 기억 아키텍처를 다룬 'HEMA-2' 논문이 한국인공지능학회에 채택됐고, 에이전틱 AI 제품의 신뢰 붕괴를 분석한 논문을 JAIH에 발표했다.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선별하는 Daily Arxiv를 운영한다. 지은 책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는 2026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에 선정됐다. 기술·경제·인문을 교차해 읽는 뉴스레터 INLEVEL9 Letter(https://inlevel9.com/)를 매일 오전 11시에 발행한다.

2026.09.19 14:06안광섭 컬럼니스트

앤트로픽, 11월 상장 계획…"예상보다 한 달 미뤄"

'인공지능(AI) 속도 조절론'의 불을 지핀 앤트로픽이 상장 일정을 예상보다 한 달 가량 미룰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앤트로픽이 11월 중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앤트로픽이 10월 중 나스닥에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의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규모 IPO는 지난 6월 863억 달러를 조달한 스페이스X가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앤트로픽이 상장할 경우 1000억 달러 이상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2조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망했다. 앤트로픽은 조만간 투자자들과 회동할 계획이다. 투자자 중 일부는 새로운 AI 모델 출시 속도가 늦춰질 경우 앤트로픽의 재무상황이나 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적으로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 자문단들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후 상장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오픈AI가 9월 최신 모델 아스트라를 출시했음에도 앤트로픽이 강력한 경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앤트로픽이 11월 상장 계획은 'AI 속도 조절론'의 시발점이 된 제이콥 콕슨 연구원 퇴사 이전에 결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콕슨 연구원은 9월 초 앤트로픽을 퇴사하면서 “10년 내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샘 알트먼, 데미스 하사비스 등 주요 경영자들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AI 속도 조절론'이 새로운 담론으로 떠올랐다.

2026.09.19 11:32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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