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ARM 런던 증시 상장 재시동
영국 정부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뿐만 아니라 런던증권거래소(LSE)에도 ARM을 상장하도록 소프트뱅크 설득에 나섰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해 2월 ARM 매각 무산 이후 "202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올 3월 말까지 ARM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리시 수낙 총리와 ARM, 소프트뱅크 등 인사가 지난 해 말 총리 관저에서 회동해 ARM 런던 증시 상장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절차 복잡성과 비용 등 난관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 소프트뱅크, 올 3월 말까지 ARM 상장 예정 일본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 주주들이 가진 주식 14억 1천200만 주에 대해 한 주당 17파운드(약 21.79달러), 총 320억 달러(약 38조원)를 들여 ARM을 인수했다. 이후 2020년 9월 미국 엔비디아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반도체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1년 반만인 지난해 2월 인수-양도를 중단했다. 1991년 ARM에 합류한 후 30년 간 근무했던 사이먼 시거스 전임 CEO도 르네 하스 CEO로 교체됐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202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올해 3월 말까지 ARM을 상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디스이즈머니 등 영국 경제지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단독 상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었다. ■ 7월부터 3개월간 영국 정부 측 인사 공백 반면 ARM 소재지인 영국정부는 런던증권거래소(LSE)에도 동시 상장을 요구해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당시) 등 영국 정부 관계자들도 ARM 매각 무산 이후 지속적으로 소프트뱅크를 설득했다. 문제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사임을 밝힌 지난 해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영국 정부측 인사의 공백이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이후 소프트뱅크 그룹과 창구 역할을 했던 게리 그림스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크리스 필립 디지털 장관도 함께 사임했다. 지난 해 9월 보리스 존슨 전 총리(77대)를 이어 리즈 트러스 총리(78대)가 취임했지만 감세 정책으로 마찰을 빚으며 45일만에 퇴임했다. 현임 리시 수낙 총리(79대)는 지난 해 10월 말부터 취임했다. ■ "지난 해 말 리시 수낙-ARM-소프트뱅크 3자 회동"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영국 현지시간) 익명의 정보원을 인용해 "리시 수낙 총리와 ARM, 소프트뱅크 등 인사가 지난 해 말 총리 관저에서 회동해 ARM 런던 증시 상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동에는 앤드류 그리피스 영국 재무부 장관, 르네 하스 ARM CEO, 스펜서 콜린스 ARM CLO(최고법무책임자) 등이 참여했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발언을 빌어 "이 회동은 매우 건설적이고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뉴욕 단독 상장보다 뉴욕·런던 동시 상장이 훨씬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전임 총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개혁을 시도했지만 본인의 사임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 소프트뱅크, ARM 지분 얼마나 내놓을까 소프트뱅크가 상장을 통해 얼마만큼의 지분을 내놓을 지도 미지수다. 현재 ARM의 지분율은 일본 소프트뱅크 75%, 소프트뱅크 그룹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로 구성됐다. 지난 해 1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실적발표를 통해 "앞으로 수 년간 ARM의 폭발적인 성장에 몰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 이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ARM의 지배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와 퀄컴 등이 ARM의 지분을 매입하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언급한 적도 있지만 ARM 상장 시한까지는 앞으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어느 회사가 컨소시엄을 주도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