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웨어러블용 칩도 RISC-V로 간다...Arm 영향력 축소
퀄컴이 저전력·고효율 반도체 지적재산권(IP) 분야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영국 Arm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PC·웨어러블·자동차용 칩에서 '비(非) Arm' 시스템반도체(SoC) 개발에 나선다. 퀄컴은 이르면 내년 중반 경 정식 출시될 PC용 칩 '스냅드래곤 X 엘리트'에 2021년 인수한 누비아(Nuvia)가 개발한 '오라이온(Oryon)' CPU를 투입해 인텔·AMD 등 x86 프로세서 업체 등과 경쟁을 선언했다. 여기에 최근 구글과 손잡고 웨어OS(Wear OS) 지원을 오픈소스 명령어체계(ISA)인 RISC-V 기반 웨어러블용 칩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독일 네 회사와 조인트벤처 설립에도 합의했다. ■ 퀄컴, 지난 해부터 라이선스 둘러싸고 Arm과 분쟁 퀄컴은 지난 해부터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Arm과 라이선스 조항을 두고 소송을 진행중이다. Arm은 지난 해 8월 말 퀄컴과 누비아를 라이선스 계약 위반으로 제소했고, 퀄컴 역시 Arm을 제소해 현재 여전히 소송이 진행중이다. Arm은 "2021년 1월 퀄컴 피인수 이후 누비아가 개발한 반도체를 퀄컴이 이용하는 것은 라이선스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퀄컴은 소장에서 "누비아가 ARM에 내는 라이선스 비용이 퀄컴이 내던 것보다 더 비싸다"고 주장하다. 퀄컴은 지난 해 하반기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Arm이 ▲ 기기 제조사에만 라이선스 제공 ▲ ARM 이외의 타사 IP 혼합 사용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퀄컴, 구글과 손잡고 웨어러블 RISC-V로 확대 퀄컴은 내년 중반 본격 출시할 '스냅드래곤 X 엘리트'에 자체 개발 오라이온 CPU를 투입한 데 이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용 칩에서도 Arm의 영향력 축소에 나서기로 했다. 퀄컴은 지난 해까지 Arm IP 기반 웨어러블용 '스냅드래곤 W5+·W5 1세대'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퀄컴은 구글과 함께 스마트워치 운영체제 '웨어OS'(Wear OS)의 지원 기기를 RISC-V 기반 웨어러블로 확대하기 위해 협업한다고 밝혔다. RISC-V는 특정 기업이 소유하지 않는 오픈소스 기반 ISA로 라이선스 비용이 없다. 초기 라이선스 비용은 물론 제품을 판매할 때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도 없다. 자체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해당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 RISC-V 기반 웨어러블 칩 공급시 Arm 수익 감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애플은 21.5%, 삼성전자는 7.2%,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는 15.1%, 기타 업체는 48.7%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S시리즈 칩을 자체 개발해 애플워치에 탑재하는 애플, W시리즈 칩을 개발해 갤럭시워치에 탑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사는 퀄컴 칩을 이용한다. 퀄컴이 RISC-V 기반 웨어러블 칩을 이들 제조사에 공급할 경우 판매 기기 대당 로열티를 받는 Arm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또 삼성전자 W시리즈 칩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 단 퀄컴이 실제로 RISC-V 기반 웨어러블용 칩을 개발하는 데는 일러도 6개월, 길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퀄컴 역시 "RISC-V 기반 상용 웨어러블 솔루션의 출시 일정은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독일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와 RISC-V JV 설립 퀄컴은 모바일 이외 분야인 자동차에서도 Arm의 영향력 축소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보쉬, 인피니온, 노르딕 세미컨덕터, NXP 세미컨덕터 등 독일 자동차 반도체 회사 4회사와 연합해 RISC-V 반도체 개발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RISC-V 기반 자동차용 반도체와 솔루션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퀄컴은 "이 회사는 초기 자동차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용으로 분야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2021년부터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을 통합한 플랫폼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추진해 스텔란티스, BMW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향후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구성 반도체 중 일부, 혹은 전부를 RISC-V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