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상하이 2023' 폐막..."화웨이 5.5G 통신 기술 진화 주목"
[상하이(중국)=이나리 기자] "중국의 첨단 5G 통신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다만, 글로벌이 아닌 내수 시장 전시회로 전락한 점이 아쉽다." 지난 28일부터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린 글로벌 IT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 2023'이 3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MWC 상하이는 매년 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의 아시아 지역 버전 행사다. MWC 상하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올해 2년 만에 개최됨과 동시에 10주년을 맞이하면서 개막 전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다.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최신 통신 및 스마트폰 기술을 아시아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MWC 상하이는 이전과 비교해 반쪽짜리 행사로 마무리 돼 아쉬움이 따른다. 중국 기업들의 참가율은 높았으나 글로벌 기업의 참가율이 저조해 사실상 중국 내수 시장을 위한 전시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이후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시회 참가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MWC 주관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에 따르면 올해 MWC 상하이는 200여개 모바일 관련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가했다. 통신 장비 업체 에릭슨, 삼성전자가 불참했고, 개막전까지 전시회 공식 사이트를 통해 참석을 예고했던 AMD, 퀄컴뿐 아니라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 아너는 참가를 돌연 취소했다. 한국 기업도 참가하지 않았다. 기존에 MWC 상하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전시회에 이어 올해도 모두 불참했다. 반면, 중국의 3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을 비롯해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 ZTE 등은 이전보다 큰 규모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또 세트 분야에서는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 AR 글래스 업체 엑스리얼, PC 업체 레노버 등도 참가했다. 전체 기업 참가율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중국 업체들은 이전 보다 더 큰 규모로 부스를 꾸리면서 방문객은 이전 행사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 5G를 넘어 5.5G 통신 확산 중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중에서 화웨이는 차세대 기술인 5.5G 기술 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MWC 상하이 2023' 기조연설에서 "5.5G는 사람들을 더 잘 연결할 뿐만 아니라 IoT, 센싱, 첨단 제조와 같은 영역에서의 산업적 요구를 더 세밀하게 지원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웨이 부스는 5.5G 기술 체험존을 가장 메인 공간에 위치해 기술을 알렸다. 5.5G는 초당 10기가비트(Gbit) 다운링크, 초당 1기가비트(Gbps) 업링크, 1천억개의 디바이스 연결, 생성형 AI로 향상되는 통신 기술이다. 5.5G 표준의 첫 번째 릴리즈(Rel.18)는 내년 2분기에 마무리되고, 이와 관련된 기술이 광범위하게 검증됨에 따라 5.5G 산업은 계속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화웨이는 전망했다. 화웨이는 이미 5.5 서비스를 통신 업체들이 상용화 검증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고, 현재 두바이, 뮌헨, 쿠웨이트, 파리, 마드리드, 베이징, 홍콩, 상하이 등 20개 이상의 도시에서 5.5G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 중국 3대 이통사, 수익성 높은 B2B 시장 공략 강화 중국 3대 이통사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업·소비자간(B2C)뿐 아니라 기업간(B2B) 5G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5G 가입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정된 인구수로 인해 확장성은 B2B에 비해 제한적이다. 반면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스마트 물류, 광산 등 산업용 시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향으로 앞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기대된다. 차이나텔레콤 관계자는 “B2C 사업은 소비자가 원하면 이통사를 손쉽게 바꿀 수 있지만, B2B는 한번 솔루션을 구축하면 적어도 10년 이상 사용할 수밖에 없어 이통사의 수익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차이나유니콤 관계자는 “차이나유니콤이 장안 자동차 스마트 공장에 5G 솔루션을 구축했다”라며”이를 통해 1대 생산 당 약 150위안이 감소, 연간 생산량은 기존 대비 5만대 증대, 공장 에너지 비용은 연간 7천500만 위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 줄었지만...'AR 글래스' 눈길 이전 MWC는 최신 스마트폰 공개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참가율이 저조하면서 소비자용 제품의 볼거리가 줄어들었다. 메이주, 화웨이, 레노버 부스를 통해 모토로라, ZTE의 누비아만 스마트폰을 전시했을 뿐이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의 제품은 볼 수 없었다. 반면, AR(증강현실) 글래스 업체인 엑스리얼이 전시관 초입에 위치하고, 체험존을 마련해 이목을 끌었다. 엑스리얼은 지난 5월 엔리얼에서 사명을 바꿨으며, 국내에도 진출한 업체다. 엑스리얼의 '엔리얼 에어'는 일리 선글라스와 구별되지 않는 가볍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약 79g의 가벼운 무게를 특징으로 한다. 엑스리얼 체험존에는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영상, 게임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엑스리얼은 폰과 AR 글래스를 연동해서 AR 공간 스크린으로 구현하는 신제품 '빔(BEAM)'도 공개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의 빔은 AR 글래스와 연동시켜 사용하는 스크린 프로젝션 박스다. 또 ZTE 부스에서는 AR 글래스 '누비아 네오에어'를 선보였다. ZTE의 스마트 에코시스템 제품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누비아 네오에어'는 무선 AR 글래스이자, AIGC 알고리즘이 탑재돼 음성 비서를 사용하는 액세서리다. 글래스를 착용하고 음성으로 명령하면 GPT 비서가 AI 기술로 여러 질문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해준다. 무게는 50g, 30분 충전하면 8시간 사용할 수 있다. ZTE 관계자는 “누비아 네오에어는 휴대용 지능형 비서 제품으로, 라이브 방송, 기타 행사에서 착용하면 텍스트 프롬프트를 볼 수 있어서 대본 없이도 연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MWC 행사는 내년 2월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MWC 상하이는 내년 7월에 개최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