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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뒤처졌다" 인정한 일본…소버린 AI 투자 규모 세계 2위

인공지능(AI) 투자와 기술 개발에서 뒤처졌다고 인정한 일본이 제조업과 로봇을 앞세워 자체 AI 기술 확보에 나섰다. 12일 AI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체 AI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제조업과 로봇에 AI를 접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에도 대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확정한 첫 'AI 기본계획'에서 자국의 AI 투자와 개발이 주요 경제국은 물론 경제 규모가 작은 일부 국가보다도 뒤처져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국민 생활과 기업 현장에서도 AI 활용이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해외 AI 투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AI 투자사 에어스트리트캐피털이 최근 발표한 '2026년 AI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소버린 AI 사업에 공개된 투자 규모는 204억 달러(약 27조 23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335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보고서가 인용한 미국 신안보센터(CNAS) 조사에서는 67개국에서 정부 지원 소버린 AI 사업 184개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사업 예산은 약 840억 달러(약 112조원)로 일본과 UAE가 전체의 약 64%를 차지했다. 제조업·로봇에 승부 건 일본…국산 AI 개발에 대규모 투자 일본 정부는 올해 7월 AI 기본계획을 개정하며 제조업과 로봇을 활용한 AI 개발을 강조했다. 일본 기업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제조 기술과 현장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로봇과 산업설비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도 고려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6월 발표한 AI 로보틱스 전략에서 2040년까지 제조업과 의료·돌봄 등 18개 분야에 AI 로봇 약 1000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로봇에 사용할 자체 AI 모델 개발에도 대규모 예산을 배정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 6월 국산 멀티모달 기반모델 개발 사업을 시작하고 첫해 지원금으로 3873억엔(약 3조 2700억원)을 책정했다. 사업은 2030년도까지 5년간 진행된다. 멀티모달 기반모델은 글과 영상, 음성, 센서 데이터 등을 함께 처리하는 AI다. 이를 로봇에 적용하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물건을 집거나 옮기는 등 작업에 필요한 동작을 판단할 수 있다. 일본은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사업은 일본 AI 기업 노에트라와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맡았다. 노에트라에는 소프트뱅크와 소니, 혼다, NEC 등 44개 기업이 출자했다. 노에트라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 2만 7500개를 활용하는 컴퓨팅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로봇 외 분야에서도 자체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생성형 AI 개발 지원 사업 '제니악'을 통해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4차 지원 사업에서 AI 기반모델 개발 과제 16개를 선정했다. 정부가 직접 AI를 사용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 디지털청은 지난 5월부터 정부 AI 시스템 '겐나이'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 약 1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고 향후 이용 대상을 약 18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엔 경쟁 상대이자 새로운 시장…AI 안전성도 사업 기회 일본의 AI 투자 확대는 한국과의 기술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독파모)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 피지컬 AI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 모두 자체 AI 모델과 제조업의 AI 전환에 투자하고 있어 산업용 AI와 로봇 분야에서 경쟁 영역이 겹친다. 반면 일본의 AI 도입 확대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국내 AI 기업들도 현지 고객 확보와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5월 도쿄에서 개최한 'AI 프론티어 코리아 인 재팬 2026'에는 국내 AI 기업 42개사가 참가해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했다. 기업용 AI 플랫폼 기업 올거나이즈는 지난달 도쿄증권거래소 그로스 시장 상장 승인을 받았으며 오는 11월 4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AI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은 제조업에서 오랫동안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중시해 왔다. 로봇과 산업설비에 AI가 도입되면 잘못된 판단이 제품 불량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기술 검증도 중요해진다. 최근 일본 AI 정책 담당자와 의견을 나눈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일본이 AI 개발과 안전성 검증, 산업 현장 보급을 하나의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일본은 AI 기술과 안전성을 따로 보지 않고 개발부터 검증, 보급까지 전체 과정을 함께 살피고 있다"며 "제조업에서 품질을 중시해 온 만큼 AI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10.12 10:56김동원 기자

하정우 부위원장 "AI 모델만 잘해선 3강 못 간다…생태계 전체 키워야"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이 인공지능(AI) 3강으로 도약하려면 AI 모델 경쟁을 넘어 전력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산업 AI, 피지컬 AI까지 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부위원장은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페스타 2026' AI산업정책토크쇼에서 전력과 AI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센터 등 기반 인프라부터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까지 이어지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AI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이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드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30~40분 강연으로 예정됐지만 현장 질의응답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 부위원장은 기존 강연은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만큼 AI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국가 전략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토크쇼 형식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부족한 GPU 등 AI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뒀다면 앞으로는 이를 실제 산업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봤다. 국내에서 사용 실적을 만들고 민간과 해외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3강, 모델만으론 안 돼"…전력부터 피지컬 AI까지 하 부위원장은 AI 경쟁력을 특정 모델 하나의 성능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I 산업을 떠받치는 가장 아래에는 전력이 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져야 메모리 반도체와 AI 반도체, GPU,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고 그 위에서 소프트웨어와 AI 에이전트가 산업 현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부위원장은 로봇과 드론, 자율주행차처럼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까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역시 단순히 서버를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라 AI 연산을 통해 지능을 생산하는 '토큰 팩토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지난해 정부가 GPU 확보에 집중한 이유도 설명했다. 하 부위원장은 당시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실이 AI 모델을 학습할 컴퓨팅 자원이 부족해 우선 병목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정부가 GPU를 확보해 스타트업과 대학 등에 공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추진됐다. 다만 GPU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특정 해외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공급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국내 AI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고 실제 수요처까지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부위원장은 공공이 국산 AI 반도체와 솔루션의 초기 고객 역할을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내에서 실제 사용 사례를 확보해야 제품 성능을 검증할 수 있고, 이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가 AI 전략의 실행 주체로는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자를 꼽았다. 정부가 전략을 세우더라도 기술은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현장의 생산성과 경제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역 산업의 AI 전환과 이를 이끌 인재 양성도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첫 구매자 돼야"…지원 넘어 시장 만들어야 질의응답에서는 정부 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국내 AI 생태계가 지속 성장할 방안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하 부위원장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지원이 끝난 뒤에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결국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실제로 팔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공공의 '첫 구매자' 역할을 제시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국내 AI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사용해 초기 수요를 만들고 기업이 매출과 실적을 확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모두의 AI'도 사례로 들었다. 정부가 AI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하면 예산이 애플리케이션 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MCP) 제공 기업,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운영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부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여러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도 중요하다고 봤다. 특정 기업에 수요가 집중되는 방식보다 애플리케이션과 모델, 인프라 등 각 영역에서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어야 AI 생태계 전체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 시장은 해외 진출을 위한 첫 실적을 만드는 역할도 한다. 국내 기관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면 기업은 실제 적용 사례를 확보하고 이를 해외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다. GPU와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새로운 투자 방식도 제시했다. 하 부위원장은 "최근 해외에서 GPU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컴퓨팅 자원 자체가 자본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민간 자본을 연결하는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인프라가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인프라부터 진행했다"며 "이제 어느 정도 기술 수준이 올라오면 공공이 먼저 물건을 사주면서 첫 시장이 돼주고, 레퍼런스가 쌓여 민간으로 확산되게 도와주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6.10.06 18:28김동원 기자

하정우 "AI 3강 넘어 '대체불가 대한민국' 만들 것"

하정우 신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내정자가 "AI 3대 강국(G3)을 넘어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대체불가 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 내정자는 30일 청와대 지명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소회와 정책 방향을 담은 글을 올리며 AI 강국 대한민국 실현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챗GPT 공개 이후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기술·안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앤트로픽 최상위 모델 미토스5·페이블5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오픈AI가 아스트라의 사이버보안 위험을 이유로 개발을 일시 중단한 사례 등을 들며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하 내정자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한국에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봤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독보적 경쟁력, 미국·중국을 추격할 수 있는 프론티어 AI 3위권 역량,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반을 앞세운 피지컬 AI 도약 잠재력, 발전·송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운영 역량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를 국가 AI 전략으로 연결하면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당장은 지난 4개월여간 리더십 공백기에 쌓인 현안 해결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하 내정자는 "배경훈 부총리, 이해민 신임 AI미래기획수석 내정자, 정부·민간 위원들과 함께 AI G3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지역 AI 전환(AX)과 AI를 통한 청년 성장으로 AI 성장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구상을 다음 달 공식 무대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 AI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인공지능전략위는 오는 9월 8일 위원회 출범 1주년을 맞아 성과보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하 내정자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지난 1년 성과를 점검하고 '2기' 위원회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에서 예고한 '대체불가 국가' 비전과 AI G3 중장기 전략 업그레이드 방향 등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 내정자는 본지와 통화에서도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방문 당시 강조한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 국가로서 대체 불가능한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해 위원회 차원에서 열심히 하겠다"며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산적한 현안을 빠르게 처리하며 단계적으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8.30 16:09김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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