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법적 규제 시, 소비자 잉여 감소 최대 2.2조원"
소비자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규제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자율 규제'가 필요하다는 산·학계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규제와 소비자 보호 토론회'에서 플랫폼을 법적 규제할 경우 행정 비용·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오히려 소비자 효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는 스타트업얼라이어스·소비자권익포럼이 주관하고, 국민의힘 김성원·윤한홍 의원이 주최했다. 발제를 맡은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율규제 대신 법적규제를 할 경우, 행정 비용 등 원가 상승 요인으로 수수료 인상 효과, 상품 가격 전이로 소비자 잉여 감소가 1.1조~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법적 규제 적용 시 스타트업과 소규모 입점 업체 행정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상거래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 부족으로 소비자 선택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 이현재 이사도 이날 발제자로 참여, 배달의민족의 자율 규제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는 “최근 자율 규제 방안으로 리뷰 서비스를 개선했다”며 “리뷰 중에서도 음란물, 명예훼손셩 정보 등이 포함된 불법 리뷰가 있어, 금칙어를 만들어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이사는 “불법성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불법적 요인을 갖고 있는 리뷰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패턴을 확인해, 실제 인정되면 고발 조치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면서 “2021년 한 해에만 11만건 이상 리뷰를 확인해 소비자들의 안전한 플랫폼 활용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법, 규제를 만들 때 악성 콘텐츠를 어떻게 고려할까에 초점을 맞추면 법에서 헌법적가치로 중요시하는 표현의 자유, 이용자 권리 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방의 원칙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악성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제거될 수 있도록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시간 박신욱 경상국립대 법학과 교수는 “현 시점에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율규제라는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율규제는 시장구성원이 규제 주체가 되기 때문에 가변적인 시장 병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세준 경기대 법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과 그 시장의 건전한 발전, 혁신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온라인 플랫폼 거대화, 독점화 자체를 억제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활용이나 이용 조건 등에 관한 규칙 또는 시스템 설계, 운영상 공정성 확보, 이용자나 사업자의 합리적인 요청, 우려에 대한 대처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로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특정 행위 금지를 상정하기보다 플랫폼 운영, 관리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자율 규제가 실현되는 경우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 이용자 입장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둘러싼 우려를 해소해 건전한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조교수는 “시장 상황과 시장 참여자 이해관계를 면밀히 고려해 업종별, 규제 쟁점별로 적합한 형태 자율규제를 채택할 수 있도록 보장해 자율규제 역량을 서서히 키워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