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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터뷰'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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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아이매틱스가 '월드모델'로 제조 현장 문제 푸는 법

공장에서 불량품을 찾아내는 AI를 만들려면 불량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충분히 확보하기부터 어렵다. 불량 발생 빈도가 낮고, 문제가 생긴 제품도 바로 수리해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아이매틱스는 정상 제품의 패턴을 먼저 익혀 여기서 벗어난 부분을 찾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했다. 채정훈 에이아이매틱스 AI미래기술개발그룹장은 지난 26일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처음에는 결함 데이터를 일정 이상 모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예 줄 수 없다는 고객들도 있었다”며 “현장에서는 정상 데이터는 줄 수 있지만 결함 데이터는 줄 수 없다는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차량용 AI 블랙박스 '로드스코프'로 영상 인식 기술을 쌓아온 에이아이매틱스는 공장 검사와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를 연결하는 핵심 기술은 '월드모델'(AI가 인간처럼 현실 세계 물리 법칙과 인과관계를 학습해 내부에 가상의 세상을 구축하고, 직접 겪어보지 않고도 자신의 행동에 따라 일어날 미래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AI의 내부 뇌)이다. 영상과 신호에서 기본적인 패턴과 관계를 먼저 학습해, 사고나 결함처럼 데이터가 드문 상황에서도 AI를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 바뀌어도 수 시간 내 검사 준비…현장에 맞춘 AI 설계 에이아이매틱스의 비전 검사 장비 'AIM-T1'은 카메라로 제품을 촬영해 흠집과 파손 등 불량을 찾아낸다.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PCB)과 카메라 모듈, 지문인식 센서 등 전자부품이 주요 검사 대상이다. 회사에 따르면 3㎛급 미세 결함을 0.1초 안에 판정하며 하루 최대 7만 5000개를 검사할 수 있다. 채 그룹장은 AI 검사의 강점으로 일관성을 꼽았다. 사람이 반복 작업 중 피로를 느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검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과를 일관되게 뽑는 데는 AI가 훨씬 유리하다”며 고객사 한 생산라인에서 장비 도입 후 기존 약 40명이 맡던 작업을 2명이 운영하게 된 사례를 소개했다. 공장은 생산 제품이 바뀔 때마다 검사 환경도 다시 맞춰야 한다. 제품을 고정하는 틀인 지그를 교체하고, 카메라와 조명을 조정한 뒤 새 데이터를 확보해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여기에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가 걸렸다. AIM-T1은 지그를 교체해 새 제품에 대응하도록 설계했다. 월드모델을 활용해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시간도 줄였다. 현재 수 시간 안에 새 제품 검사에 적용할 수 있으며, 회사는 학습부터 배포까지 1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마다 다른 판정 기준을 맞추는 작업도 중요하다. 불량을 놓치는 '미검'과 정상 제품을 불량으로 판단하는 '과검'을 줄이려면 검사원의 경험과 실제 데이터를 반영해야 한다. 채 그룹장은 “기준이 명확하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자와 노하우에 따라 다르다”며 “새로운 결함이 나오고 제품도 바뀌기 때문에 이를 맞추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솔루션은 졸음운전과 휴대전화 사용, 전방주시 태만, 신호위반 등을 감지해 경고한다. 회사가 제시한 한국교통안전공단 노선버스 500대 실증 자료에 따르면 2024년 6~12월 사업에서 졸음운전은 99.7%, 교통사고는 29.2% 감소했다. 도입 초기에는 감시받는다는 운전자들의 불만도 있었다. 회사는 경고가 필요한 상황과 경보음을 조정하며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 채 그룹장은 “운전자가 이럴 때 울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상황들을 정리했다”며 안전운전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제품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런 기능을 작은 기기에서 구현하기 위해 AI 모델도 처음부터 용도에 맞춰 설계했다. 자체 모델 '에임넷(aimNet)'은 1MB급으로 경량화해 기기 안에서 영상을 처리한다. 채 그룹장은 “처음부터 목표와 제약 사항을 정해놓고 모델을 설계한다”며 “고해상도 이미지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 맞춰 최적화하기 때문에 기존에 속도 문제로 AI를 도입하기 어려웠던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답 가르치기 전 사전 지식부터…월드모델로 데이터 부족 보완 차량과 공장, 의료 분야는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통사고와 제품 결함은 드물게 발생하고, 의료 데이터는 전문가가 판독 결과를 붙이는 데도 비용이 든다. 에이아이매틱스는 정답이 붙지 않은 영상과 신호로 먼저 학습한 뒤, 소량의 정답 데이터로 개별 업무를 익히는 월드모델 기반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채 그룹장은 이를 아이가 주변 환경을 배우는 과정에 빗댔다. 가까운 물체는 크게 보이고, 물체를 놓으면 아래로 떨어진다는 관계를 경험으로 익힌 다음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사전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배우기 때문”이라며 “그런 사전 지식 상태를 만들어 놓는 것이 월드모델”이라고 말했다. 차량 영상에서는 시간에 따른 맥락을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보복운전처럼 사진 한 장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은 앞뒤 움직임을 함께 살펴야 한다. 회사 측은 차량 이벤트 15종 인식 시험에서 월드모델을 적용한 자체 모델의 성능이 비교 모델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학습 데이터도 무작정 쌓기보다 AI가 혼동하는 사례와 처음 접하는 유형을 골라 확보한다. 드물게 나타난 새 결함은 생성형 AI로 유사 데이터를 만들어 학습을 보강한다. 헬스케어에서는 관계사와 협업해 장기간의 심전도 기록에서 부정맥 의심 구간을 찾아 판독을 돕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채 그룹장은 AI의 개별 성능을 높인 다음에는 전체 작업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함 인식 속도가 빨라지자 장비를 준비하는 시간이 새로운 병목으로 떠올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선한 AIM-T1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체 과정이 다 끝나야 제품 하나가 나오는데 특정 과정만 100배, 1000배 빨라진다고 전체가 그만큼 개선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공정 전반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과제로는 공정 사이의 물류 자동화를 꼽았다. 생산과 검사 등 개별 공정에 이어 자재를 옮기는 작업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공정 운영 플랫폼과 개발 중인 로봇팔 탑재 자율이동로봇을 연계해 자율운영 공장을 단계적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에이아이매틱스는 이 과정에서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여러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월드모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 그룹장은 “각 공정은 이미 높은 수준으로 자동화돼 있지만 이를 연결하는 물류에는 비어 있는 부분이 있다”며 “고객이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AI를 현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6.10.31 08:41류승현 기자

"면접관도 AI 시대"…카카오가 준비하는 AI 면접은?

채용 시장에서 인공지능(AI)이 면접관 역할까지 맡기 시작했다. 지원자의 답변을 듣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AI 면접은 기업의 채용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다. 카카오도 경력직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한 사전 인터뷰 도입을 준비하면서 AI 면접이 실제 채용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개정하고 AI 면접 솔루션 기업 무하유를 개인정보 처리 위탁업체로 추가했다. 무하유에 위탁하는 업무는 '채용 AI 사전인터뷰 수행'으로, 개정된 개인정보 처리방침은 이날부터 적용된다. 카카오는 기존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과 코딩테스트를 거쳐 사전 인터뷰, 1·2차 인터뷰를 진행해 왔다. 이번 개정은 이 가운데 원격으로 진행되는 사전 인터뷰 단계에 AI를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인 AI 활용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AI가 면접을 진행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채용 담당자가 인터뷰 내용을 검토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별도의 평가 절차를 추가하는 것은 아니며, AI가 진행한 사전 인터뷰를 채용 담당자가 검토하는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지원자와 인터뷰…기업은 채용 효율 높인다 AI 면접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지원자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채용 방식이다. 기업이 도입하는 솔루션에 따라 질문을 제시하고 답변을 기록하는 수준부터 지원자의 응답 내용을 분석해 채용 담당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까지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기존에는 면접관이 지원자별로 시간을 배정하고 직접 질문을 진행해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여러 지원자의 사전 인터뷰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지원자 역시 정해진 장소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으로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에서는 채용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AI 면접 도입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기업이 한 번에 많은 인재를 선발하려면 서류 검토부터 면접 일정 조율, 지원자 평가까지 상당한 인적 자원이 필요하다. AI 면접은 이 가운데 반복적인 인터뷰 업무를 지원해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과 역량을 판단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면접 도입이 확산됐다. AI 영상면접 기술을 개발한 제네시스랩과 HR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인 등이 관련 시장에서 주목받아 왔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정해진 질문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지원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활용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기능과 평가 범위는 기업이 선택한 솔루션과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면접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도 글로벌 채용 트렌드에 맞춰 채용 과정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AI 면접 확산에도 직무별 활용 차이…사람의 판단은 여전히 중요 AI 면접이 확산되고 있지만 모든 직군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이 직무마다 다른 만큼 AI 활용 수준에도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면 소통 능력이나 현장 대응 역량이 중요한 직군에서는 사람이 직접 지원자를 평가하는 방식이 여전히 선호된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비중이 높은 영업직군을 채용할 때는 AI보다 사람이 직접 면접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원자를 직접 만나 평가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AI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채용 방식에 따라서도 AI 활용 여부는 달라진다. 네이버는 그동안 공개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실무 역량과 협업 능력을 확인하는 데 무게를 둬 왔다. 일정 기간 팀네이버의 지원 직군 멘토와 함께 실제 프로젝트처럼 서비스를 개발하는 '챌린지 전형'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향후 AI 면접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채용 방식 등이 구체화돼야 채용 전형을 정할 수 있다"며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2026.10.30 08:52박서린 기자

韓 공략 시동 건 코어위브…데이터센터 협력·추론 사업 키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뿐 아니라 AI 추론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한국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 여러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데이터센터 위치, 협력 기업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코어위브는 최근 아시아 지역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에 총 36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3곳을 확보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달 6일에는 인도 아다니커넥스와 협력해 나비뭄바이에 24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인도 시설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코어위브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열린 'AI 페스타 26'에 회사 이름을 내건 부스를 마련했다. 코어위브가 국내 전시 행사에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석 코어위브 한국·동남아시아 총괄대표는 행사장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AI 인프라 시장의 현황과 코어위브의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동남아시아 지역 GTM(Go-To-Market)을 맡아 GPU 인프라와 추론 서비스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미국 네오클라우드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와 달리 대규모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GPU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의 수요는 국가 간 경계가 거의 무의미하다"며 "한국에서도 최신 GPU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코어위브의 해외 데이터센터를 통해 GPU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은 일반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비해 네트워크 지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어서 데이터의 해외 이전에 제약이 없다면 국내 데이터센터가 없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금융·공공·의료 등 개인정보나 민감정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국내 인프라 유무가 서비스 도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데이터 국외 이전에 대한 규제와 기업 내부 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GPU를 빌려 쓰기로 결정한 기업 중에는 데이터센터가 한국에 있는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곳도 많다"며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처럼 개인정보와 민감정보를 활용하는 곳은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韓 기업 GPU 수요 상당…수천~수만 장 문의도" 코어위브가 한국 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는 대규모 GPU 수요다. 국내 통신사와 전자·플랫폼 기업 등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최신 GPU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B300뿐 아니라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B300 등 최신 GPU를 수천 장에서 수만 장 규모로 요청하는 사례가 있다"며 "베라 루빈 같은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문의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GPU 수요가 실제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연결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부분도 있다.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통해 GPU 사용 예산을 확보하는 기업이 많아 장기간 이용을 확약하기 어려운 사례가 있어서다. 김 대표는 "국내 대기업에서 B300을 수천 장에서 수만 장 규모로 요청하더라도 사용 기간을 물어보면 6개월이나 7개월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GPU를 확보하다 보니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몇 년 이상 보장하기 어려운 구조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규모 GPU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장기간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의 사업 방식과 차이가 있다. 코어위브는 대규모 GPU 공급에서 사용 기간과 물량에 대한 고객의 확약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최근에는 3~6개월 단기 계약도 체결하는 등 공급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장기적인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들어오는 대규모 GPU 공급 요청에서도 계약 기간과 수량, 선급금 등의 조건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GPU가 필요하다는 요청만으로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제공하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는 의미다. 특히 GPU 공급 능력이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봤다.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와 네오클라우드는 서비스 구조와 기술 아키텍처에서 차이가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최신 GPU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가격이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우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의 차별점도 여기에 있다. AWS·애저·구글클라우드가 CPU와 GPU를 비롯한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범용 클라우드 아키텍처에서 제공한다면 네오클라우드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AI 학습·추론에 맞춰 구성한다. 고객은 기존 클라우드 계약과 비용, AI 워크로드의 특성 등을 고려해 필요한 인프라를 선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AI 인프라는 GPU만의 경쟁이 아니라 '자본의 전쟁(War of Capital)'"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GPU 모델이 없으면 경쟁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W&B 고객 기반으로 韓 추론 시장 공략 코어위브가 한국에서 GPU 공급과 함께 힘을 싣는 분야는 AI 추론이다. AI 시장의 중심이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에서 개발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확장되면서 추론용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AI 개발 플랫폼 기업 웨이츠앤바이어시스(Weights & Biases·W&B)를 활용해 기존 소프트웨어 고객과 코어위브의 GPU 인프라·추론 서비스를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W&B는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실험 결과를 추적하고 성능을 평가·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코어위브는 W&B를 자체 GPU 인프라와 결합해 AI 모델 개발과 학습부터 추론, 평가·관측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주요 AI 기업들이 W&B를 사용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모델 개발 단계에서 확보한 고객 접점을 추론과 GPU 인프라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어위브의 한국 사업에서도 W&B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김 대표는 "국내 주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업들이 이미 W&B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추론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만큼 코어위브의 GPU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확산도 추론 시장 성장을 촉진할 요인으로 꼽았다. 기존에는 모델을 학습하는 과정에 대규모 GPU가 집중적으로 사용됐다면 AI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실제 이용자의 요청을 처리하는 추론 단계에서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에도 답변 품질과 성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개선해야 한다.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관측하고 평가하는 과정도 중요해지면서 코어위브의 GPU 인프라와 W&B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셈이다. 코어위브는 서버리스 추론과 전용 추론 인프라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추론 서비스를 유통하거나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국내 추론 생태계가 충분히 형성된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추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기업과 이를 공급하려는 사업자는 늘고 있지만 GPU 인프라와 여러 AI 모델을 연결해 사용량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구조는 이제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GPU 인프라 사업에서는 기존 IT 시장의 총판·리셀러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대규모 GPU 계약은 장기간 공급과 사용량, 투자비 회수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해 최종 고객과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 중요한 반면 추론 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 사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는 추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기업도 많고 이를 공급하려는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 생태계가 충분히 형성되지는 않았다"며 "현재 여러 국내 기업과 협력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론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10.09 16:06장유미 기자

[AI 리더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APAC "연내 韓 법인 설립, AI 선택지 넓혀"

인공지능(AI) 검색으로 이름을 알린 퍼플렉시티가 올해 안에 한국 법인을 세운다.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결한 AI 에이전트로 한국 이용자와 기업이 다양한 AI를 한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페 큐리어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올해 안에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페 큐리어스는 퍼플렉시티가 지난해 9월 서울에 문을 연 첫 오프라인 거점이다. 온라인에서만 접하던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AI를 주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첫 오프라인 거점으로 서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퍼플렉시티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설립된 미국 AI 기업이다. 기존 검색엔진처럼 관련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웹에서 정보를 찾아 질문에 답하고 원문 출처까지 함께 제시하는 '답변 엔진'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AI 브라우저 '코멧'과 여러 AI 모델을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퍼플렉시티 컴퓨터'를 내놓으며 검색을 넘어 AI 에이전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연내 한국 법인 설립…삼성·SKT 이어 협력 넓힌다 퍼플렉시티 한국 법인 설립 계획은 지난해 한 차례 늦춰졌다. 당시 내부 전략 조정으로 일정이 미뤄졌지만 올해는 연내 설립을 목표로 다시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 법인은 국내 기업과 협력을 넓히는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리타 대표는 법인이 설립되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더 다양한 국내 기업과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한국 법인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운영은 국가별 지사장에게 사업을 맡기는 일반적인 해외 지사와 다르게 가져갈 계획이다. 국가마다 별도 조직을 두기보다 APAC 조직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각 시장을 지원하는 현재 체계를 이어간다. 국내 기업과 협력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다.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이용자에게 유료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를 제공하고 AI 서비스 개발에서도 협력해왔다. 올해는 삼성전자 갤럭시 S26에도 퍼플렉시티 기술이 적용됐다.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빅스비 실시간 웹 검색과 추론에도 관련 기술이 활용된다. 협력 대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모리타 대표는 현재 여러 하드웨어 기업과 추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 기업들이 퍼플렉시티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으로 정확도와 신뢰를 꼽았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이용자를 대신해 행동하기 시작하면 잘못된 판단이 실제 업무 오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모리타 대표는 "퍼플렉시티는 처음부터 정확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발전해왔다"며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에는 정확도와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LLM 한곳에…검색 넘어 '일하는 AI'로 퍼플렉시티가 검색 다음 단계로 내세운 서비스는 '컴퓨터'다. 이용자가 하나의 AI 모델에 모든 업무를 맡기는 대신 여러 LLM과 에이전트를 연결해 작업에 맞는 AI를 활용한다. 이용자가 복잡한 업무를 요청하면 이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작업에 적합한 모델을 골라 일을 맡긴다. 하나의 모델에서 결과를 받아 끝내는 게 아니라 다른 모델을 활용해 결과를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모리타 대표는 "20~30개 LLM 가운데 요청한 업무에 어떤 모델이 적합한지 판단해 활용한다"며 "결과가 나오면 다른 모델과 비교해 제대로 수행됐는지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는 이처럼 하나의 LLM에 의존하지 않고 작업에 따라 여러 모델을 조합한다. 검색과 추론, 코딩 등 각 모델 강점을 활용하고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한다. 이용자는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따로 오가며 업무마다 적합한 모델을 고를 필요가 줄어든다. 기업 역시 특정 모델에 업무 환경을 맞추기보다 성능과 가격 변화에 따라 다른 모델을 선택할 여지가 커진다. 기존 모델 가격이 오르거나 더 성능이 좋은 모델이 등장해도 시스템 전체를 다른 AI로 옮기기보다 업무에 따라 사용하는 모델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모리타 대표는 "하나의 LLM만 사용하면 그 모델이 잘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나뉠 수밖에 없다"며 "퍼플렉시티는 여러 모델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결과까지 다시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AI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봤다.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직원 몇 명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비용을 내는 '시트' 중심이었다면 생성형 AI는 어떤 모델을 얼마나 사용하고 토큰과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소비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정 모델에 고정되지 않으면 가격과 성능 변화에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에는 저렴한 모델을 쓰고 높은 추론 성능이 필요한 업무에는 고성능 모델을 활용하는 식이다. 모리타 대표는 "더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모델이 나오면 같은 비용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토큰 소비와 효율성이 계속 달라지는 만큼 기업이 AI를 구매하는 방식과 AI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플렉시티는 이런 유연성을 AI 모델뿐 아니라 작업이 실행되는 환경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대신 필요에 따라 이용자 기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컴퓨트'를 도입했다. 하이브리드 컴퓨트는 웹 검색이나 복잡한 추론은 클라우드가 맡고 민감한 파일이나 로컬 프로그램을 다루는 작업은 이용자 기기에서 처리한다. 하나의 업무를 클라우드 AI와 로컬 AI가 나눠 수행하는 구조다. 로컬 환경에서 처리하는 작업에는 클라우드 크레딧도 사용되지 않는다. 모리타 대표는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두면 외부에서도 클라우드와 로컬 환경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며 "로컬 파일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서 민감한 정보는 기기 안에 남겨둘 수 있다"고 소개했다. "AI가 행동해도 결정권은 사람에게" AI가 검색과 답변을 넘어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가 어디까지 권한을 맡길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AI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보내고 파일을 수정하거나 구매·결제까지 맡게 되면 잘못된 판단이 실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퍼플렉시티는 AI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이용자에게 남겨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모리타 대표는 "AI가 일을 대신해줄 수는 있지만 결정권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며 "행동은 AI가 수행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이용자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행동을 실행하기 전에는 AI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허가를 받도록 한다. 다만 모든 행동을 할 때마다 매번 승인을 받도록 하는 건 아니다. 반복 업무는 이용자가 처음에 작업 범위와 조건을 정해두면 해당 범위 안에서 AI가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일례로 매주 월요일 특정 뉴스와 자료를 정리해 이메일로 보내도록 지시한다면 처음에 업무 내용과 전달 대상을 승인한 뒤 같은 절차를 반복한다. 모리타 대표는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어떤 조건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정해두고 이용자가 승인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이 같은 새로운 AI 활용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했다.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이용자가 많고 기업도 AI 활용에 적극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오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AI페스타26' 퓨처 테크 컨퍼런스 무대에도 오른다. '검색하는 시대에서 답을 얻는 시대로'를 주제로 AI 검색이 에이전트로 확장되는 과정과 퍼플렉시티가 그리는 다음 단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모리타 대표는 "한국은 얼리어답터가 많고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시장"이라며 "퍼플렉시티가 앞으로 내놓을 기술과 서비스가 한국 이용자와 기업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04 10:10김동원 기자

[인터뷰] 델 "韓도 베라 루빈 벌써 찾는다…엔드투엔드 지원 앞장설 것"

"인공지능(AI) 서버를 구매하는 국내 고객은 매 분기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기업과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를 넘어 소규모라도 자체 AI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기반 제품도 정식 출시 전부터 국내 주요 고객들이 상담과 발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원석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전무는 2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국내 AI 인프라 시장 동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의 AI 활용이 개념검증(PoC)을 넘어 실제 업무와 운영 단계로 진입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냉각을 함께 고려하는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韓 AI 서버 고객 매분기 증가…베라 루빈도 출시 전부터 찾는다 국내 AI 인프라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도입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까지 자체 AI 서버 구매에 나서는 분위기다. 양 전무는 "AI 서버를 구매하는 고객 수는 매 분기 늘어나는 추세"라며 "정부의 GPU 투자와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도 국내 시장에서 큰 수요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클라우드 시장의 성장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꼽았다. 코어위브를 비롯해 대규모 GPU 인프라를 기반으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대규모 AI 팩토리와 GPU 서비스 구축을 추진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델은 해외 네오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시장 관심은 엔비디아 블랙웰에서 차세대 베라 루빈 아키텍처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양 전무는 "호퍼 세대에서 블랙웰로 넘어갈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다음 아키텍처로 전환되고 있다"며 "베라 루빈 기반 제품이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주요 고객들이 이미 델과 상담하고 발주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델은 베라 루빈 NVL4 아키텍처를 탑재한 파워엣지(PowerEdge) XE8812를 공개하는 등 차세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AI 서버 주문 609억 달러…에이전틱 AI에 CPU도 다시 부상 AI 인프라 수요 증가는 델의 글로벌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델은 2027 회계연도 2분기 AI 서버 신규 주문이 609억 달러, AI 특화 서버 매출은 164억 달러를 기록했다. 7월 말 기준 AI 서버 수주잔고는 950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통 서버·네트워킹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델의 서버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DC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국내 시장에서 델은 메인스트림 서버 판매대수와 매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19분기 연속 1위다. 메인스트림 서버 가운데 GPU 서버와 코어 서버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양 전무는 앞으로 AI 인프라에서 GPU만큼 중앙처리장치(CPU)의 역할도 다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전틱 AI 확산과 모델 경량화로 모든 AI 작업을 대규모 GPU에서 처리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워크로드 특성에 맞춰 CPU와 GPU를 적절히 배치하는 구조가 중요해진다는 전망이다. 그는 "GPU의 토큰 처리 성능이 월등한 것은 맞지만 이제 거대한 AI 모델만 필요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며 "작은 모델로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생기면서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델의 차세대 파워엣지 서버 라인업에도 엔비디아 베라 CPU를 기반으로 한 ARM 서버가 포함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양 전무가 강조한 개념은 '토큰 라우팅'과 '토크노믹스'다. 단순한 작업은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과 저비용 인프라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추론은 대형 모델과 GPU로 보내는 식으로 AI 연산을 배분해야 비용과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델은 퍼블릭 클라우드에만 의존하기보다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AI 환경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GPU 넘어 랙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수랭·랙스케일 공략 AI 서버의 성능과 전력밀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도 바뀌고 있다. 개별 서버를 설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컴퓨팅·스토리지·네트워크·전력·냉각을 랙 단위에서 통합하는 '랙스케일' 구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직접수랭(DLC)을 비롯한 수랭식 AI 인프라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델은 이에 대응해 '파워랙(PowerRack)'과 '파워쿨(PowerCool)'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랙 내부에는 통합 랙 컨트롤러(IRC)를 적용해 시스템 상태를 관리하고 수랭 환경에서 누수가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파워랙은 컴퓨팅·네트워킹·스토리지와 전력·냉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구조다. 델은 공장에서 사전 통합·검증한 랙을 현장에 공급해 6시간여 만에 실제 워크로드를 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델은 이미 코어위브 등 글로벌 네오클라우드 기업에 랙스케일 인프라를 공급하는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에너지연구과학컴퓨팅센터(NERSC)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다우드나에도 베라 루빈 NVL4와 퀀텀-X800 인피니밴드 네트워킹 기반 파워엣지 XE8812를 공급할 예정이다. 델의 주요 국내 고객으로는 삼성전자와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있다. 양 전무는 향후 국내 AI 인프라 시장에서 단순 서버 공급보다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아우르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밀도 GPU 시스템이 늘수록 서버만 설치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델은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데이터 관리·서비스·컨설팅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양 전무는 "한국에서도 앞으로 2~3년 동안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시장 기회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AI 서버 한 제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컴퓨팅·스토리지·네트워크·냉각까지 전체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9.28 11:00한정호 기자

[인터뷰] "AI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SKT, 일상 속 '실행형 AI' 만든다

SK텔레콤이 연말 선보일 '모두의 AI'를 챗GPT·제미나이처럼 답변 품질을 겨루는 범용 인공지능(AI)에 머물지 않고 병원 예약과 공공서비스 신청, 전화 대행까지 직접 처리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로 차별화한다.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도 전화와 문자로 AI를 이용하도록 해 AI 확산 과정에서 생기는 디지털 소외도 줄인다는 구상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과 동일한 경쟁을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한국 국민들이 기존 AI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더 잘 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이 본격화된 뒤 연말 서비스 출시까지 주어진 기간은 약 6개월이다. 이미 챗GPT와 제미나이 등 글로벌 AI가 일상에 자리 잡은 만큼 SK텔레콤은 짧은 기간 안에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김 본부장은 SK텔레콤이 기존 AI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활용하는 동시에 여러 국내 AI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모델 하나로 모든 질문을 처리하기보다 일반 대화와 추론, 문서 작성 등 과업에 따라 강점을 가진 모델을 연결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다만 글로벌 AI와 같은 영역에서 성능 경쟁만 벌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딥리서치나 추론 기반 답변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한국형 콘텐츠와 공공정보를 보강하고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실행형 AI'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답변 넘어 예약·신청까지…'실행형 AI' 앞세운다 SK텔레콤이 앞세운 차별점은 실행형 에이전트다. 이용자가 정보를 묻고 답을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에 과제를 맡기면 필요한 절차를 거쳐 실제 업무까지 마치는 형태다. 회사는 앞서 굿닥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해 병원을 검색하고 예약하는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연말 서비스에는 병원 예약을 비롯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능 가운데 일부를 실제 실행하도록 구현한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뿐 아니라 별도로 업무협약(MOU)을 맺은 기업들과도 API 연결을 확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실행형 AI가 확산되려면 이용자가 원하는 업무를 폭넓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영화관 예약은 되지만 음식점 예약은 안 되는 식으로 기능이 끊기면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전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현한다. 이용자가 전용 번호로 전화를 걸어 AI와 직접 대화하거나, 앱에서 정보를 찾던 중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에이전트에게 대신 전화해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는 형태다. 일례로 이용자가 야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은 뒤 현재 대기 인원을 물으면 검색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AI가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 드릴까요?"라고 묻고 이용자가 동의하면 병원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확인하는 식이다. 식당의 콜키지 비용이나 별도 룸 이용료, 공공시설 세부 이용 조건처럼 검색 결과에 잘 나오지 않는 정보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처음부터 전화로 AI에 요청하는 경우에는 별도 앱 없이 통화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리스' 경험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어도 전화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용 전화번호를 활용해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까지 통신사 구분 없이 AI 에이전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비스는 현재 기본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용자가 AI와 통화하는 음성 처리 자체에 별도 비용을 부과할 계획은 없다"며 "기본 통화는 각 이용자의 요금제 범위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AI에서 시니어 소외되지 않게"…전화·문자로 문턱 낮춘다 전화와 문자를 활용하는 데는 AI 확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는 의도도 담겼다. 김 본부장은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다시 AI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기존 이용자가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서 오히려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AI를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에 이용자를 맞추기보다 이들이 익숙한 방식에 AI를 얹겠다는 접근이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에게 별도 앱 설치를 요구하기보다 전화로 AI를 불러 필요한 일을 맡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택시 호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 앱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전화로 택시를 요청하면 AI 에이전트가 호출까지 이어준다. SK텔레콤은 업무협약을 맺은 티머니모빌리티 등과 생활 밀착형 기능을 넓혀갈 방침이다. 현재 제공 중인 케어콜 서비스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접목한다.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방향이다. "신청해야 받는 공공서비스"… AI가 먼저 찾아준다 공공서비스에서는 기존 정부24와 다른 이용 경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용자가 필요한 혜택을 이미 알고 찾아가 신청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조건에 맞는 지원책을 AI가 먼저 찾아 알려주는 식이다. 청년 지원이나 복지 정책처럼 대상자가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용자가 대상일 가능성이 있으면 신청 가능한 사업을 안내하고 필요한 절차까지 연결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공공 API 연계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용자의 정보를 모두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신원을 확인한 뒤 정부 시스템에서 지원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결과를 연결하는 구조다. 김 본부장은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필요한 공공 API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구축된 공공서비스를 국민이 더 쉽게 알고 이용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 맡기는 AI…"실행 직전 다시 확인" SK텔레콤이 실행형 AI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다. AI 에이전트가 발전하면서 개인정보와 권한을 어디까지 넘길 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병원 예약이나 공공서비스를 넘어 결제·금융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 이용자가 AI를 얼마나 신뢰할지가 서비스 확산의 관건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AI 보안기업과 사내 정보보안 조직이 함께 에이전트 보안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팀을 꾸려 외부 공격이나 서비스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장치는 AI가 실제 행동에 나설수록 강화한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줄 때와 달리 예약이나 결제처럼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할 때는 실행 전에 이용자의 동의를 다시 받는 식이다. 결제에는 별도의 인증 체계도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카드·신한카드와 에이전트 결제 실증을 논의하고 있다. AI에 결제 정보를 계속 맡기는 대신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키를 발급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예컨대 AI가 택시를 호출한 뒤 요금을 결제하거나 유료 증명서를 발급하려 할 때 곧바로 실행하는 대신 "결제를 진행할까요?", "이 결제수단을 사용할까요?"처럼 이용자에게 다시 묻는 구조다. 금전 거래처럼 민감도가 높은 영역은 처음부터 범위를 넓히지 않고 위험이 낮은 서비스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잘못된 답변이나 실행 오류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와 기술 공급자, 이용자 가운데 누가 책임질지도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SK텔레콤은 현재로서는 책임 주체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AI 오류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본부장은 "에이전트 기술 발전 속도와 비교하면 관련 가이드라인과 표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기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AU보다 '다시 쓰는가' 본다…10월 중순 비공개 베타 SK텔레콤은 올해 모두의 AI 월간활성이용자(MAU) 목표를 500만명, 내년에는 1000만명으로 잡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MAU 자체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다시 찾는지와 실제 요청을 끝까지 처리했는지를 더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김 본부장은 MAU를 '결과 지표'로 봤다. 대신 첫 이용 후 7일 안에 다시 서비스를 사용하는 재사용률과 이용자가 요청한 업무를 AI가 실제로 마쳤는지를 나타내는 '실행 완수율'을 주요 과정 지표로 관리한다. 서비스는 하나의 AI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여러 국내 모델의 대화·추론·작성 능력을 비교해 이용자의 요청에 맞는 모델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시험에서도 한 모델이 모든 업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지는 않았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문서 작성에 강한 모델로, 일상적인 대화는 멀티턴 대화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보내는 식으로 과업을 나눠 처리한다. 우선 국산 모델을 최대한 활용하되 품질을 확보하기 어려운 일부 영역에서는 외산 모델 활용도 검토한다. 출시 일정도 구체화했다. SK텔레콤은 10월 중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답변 품질과 사용성을 점검한 뒤 12월 정식 서비스를 내놓는다. 연말에는 범용 챗봇과 공공 AI 비서,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일부 실행형 에이전트를 함께 선보인다. 서비스는 앱과 전화·문자로 제공한다. 앱은 새로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에이닷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지는 여러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연말에 얼마만큼 좋은 서비스를 내느냐가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이를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09:01김동원 기자

[인터뷰] 2000억 투입한 네이버, '보파모'로 사업보국 실현…"AI 보안 주권 지킬 것"

"국가 위기 상황에서 해외 모델에 기대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인공지능(AI) 모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네이버 경영진이 '보안 특화 AI 사업'에 약 2000억원 상당의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 4000장을 투입하기로 결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앞으로 국내 AI 보안 역량을 키워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김진휘 네이버클라우드 보안 전무와 성낙호 하이퍼스케일 AI 전무는 지난 9일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정부 '사이버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구체적인 개발·실증 전략을 공개했다. 이들은 외산 AI 모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술로 'AI 보안 주권'을 확보하는 데 개발 초점을 맞췄다.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SK텔레콤과의 경쟁 끝에 지난 3일 이 사업의 최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안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AI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사업을 추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LG CNS,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금융보안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32개 산·학·연·공공기관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여기에 9개 협력기관까지 더해 총 42개 기관이 모델 개발과 실증에 협력한다. 대규모 연합체는 이달 중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모델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AI 학습 기반 구축(500억원)을 비롯한 관련 예산을 확보한 상태로, 내년에는 'AI 사이버 쉴드돔' 기술개발 550억원과 중소기업 AI 위협 대응 서비스 지원 700억원 예산을 새로 편성해 보안 위협 대응 체계 구축을 더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는 모델 고도화와 산업 확산을 위한 후속 사업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김 전무는 "우리가 이 사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실증"이라며 "모델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현장에서 쓸 수 없다면 의미가 없는 만큼, 사업이 끝나는 단계에서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2월, 300B급 '보안 AI' 개발…"엑사이틴 벤치 그룹4 목표"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정부 중간평가까지 약 300B급 보안 특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 방어 모델은 글로벌 보안 벤치마크인 MSF 엑사이틴 벤치(msf-excytin-bench) 그룹4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델 개발은 네이버클라우드가 방어, LG AI연구원이 공격 영역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한다. 공격 모델이 취약점을 찾고 공격 경로를 만들어내면 방어 모델이 이를 탐지·차단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서로 성능을 높이는 구조다. LG 측은 '엑사원' 기반 공격 모델로 사이버짐(CyberGym)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오픈 모델인 GLM 5.3 대비 80% 이상의 성능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다만 양사는 각 모델의 역할을 완전히 고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학습 과정에서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종료 이후에는 공격과 방어 양쪽 역량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모델로 고도화할 계획이다.컴퓨팅 자원도 각 모델 개발에 맞춰 투입한다. 우선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GPU 4000장을 투입해 기존 체크포인트를 활용하지 않는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모델을 학습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H200 GPU 256장을 자사 모델 학습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정부가 지원하는 B200 GPU 256장은 포스트트레이닝과 데이터 가공 등에 활용하고, 모델 개발 이후에는 컨소시엄 참여기업들이 보안 솔루션 연동과 실증에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성 전무는 "스타트업에 GPU를 나눠 모델을 학습시키는 용도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발된 모델을 활용한 솔루션 연동과 실증 단계에서 GPU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0B급이라는 모델 규모 자체는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보다 작지만,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이버보안에 데이터와 연산을 집중해 성능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취약점 탐지와 공격 분석, 방어 등 특정 보안 업무에 학습 역량을 집중하면 더 큰 범용 모델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성 전무는 "글로벌 범용 모델과 같은 규모의 자원을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특정 분야에 집중해 훨씬 작은 모델로 큰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낸 사례는 이미 있다"며 "범용적인 과학이나 수학 능력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사이버보안 분야에선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830TB 보안 데이터 확보…전문가 대응 이력까지 AI에 학습 네이버클라우드는 보안 특화 AI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실제 공격·방어 현장에서 축적된 고품질 보안 데이터 확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약 830TB의 보안 원천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로, 이 가운데 약 700TB를 고품질 데이터 후보로 분류해 실제 모델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지도 이미 검증에 나섰다. 또 컨소시엄 참여기관 가운데 22곳이 데이터 제공 의사를 밝혔다는 점도 눈여겨 볼 요소다. 확보한 데이터는 클리닝·필터링과 라벨링·어노테이션, 구조화, 토큰화, 샘플링 등의 과정을 거쳐 모델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악성코드가 어떤 경로로 유입돼 내부에서 어떻게 동작하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를 기록한 프로파일링 데이터도 포함된다. 공격에 악용된 IP와 도메인, 악성코드 배포·경유 이력, 서버 인증서 등 일반 인터넷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보안 현장 데이터도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는 보안 전문가가 실제 공격·방어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한 이력을 모델에 학습시키는 데 공을 들일 예정이다. 해킹은 여러 도구를 사용하고 실패와 수정을 반복하며 취약점을 찾아가는 작업인 만큼 결과값뿐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까지 학습해야 실제 보안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성 전무는 "강화학습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먼저 시범을 보여줘야 한다"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보안 전문가들이 가진 문제 해결 과정은 인터넷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모델 학습 이후에는 실제 보안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네스와 툴체인 개발도 병행한다. 공격과 방어에 필요한 보안 도구를 모델과 연결해 취약점 탐지와 분석, 대응까지 수행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성 전무는 "저희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모델만이 아니라 보안 솔루션"이라며 "학습할 때는 강화학습 환경이 필요하고 실제 만들어지는 시스템은 모델과 툴체인이 함께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3개 기관 역할 나눠 개발…보안기업도 후학습 참여 컨소시엄 참여기관들도 데이터 제공이나 실증에만 머물지 않도록 운영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33개 기관을 ▲데이터 분석·처리 ▲모델 학습 ▲평가·검증 ▲실증·확산 등 4개 워킹그룹으로 나눠 각 기관의 전문성을 모델 개발 과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네이버클라우드는 LG AI연구원과 함께 모델 학습을 주도하고 보안기업과 대학들은 포스트트레이닝, 강화학습 환경 구축, 에이전트 개발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학과 금융보안원 등은 성능과 안전성 평가를 맡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 등 외부 기관을 통한 추가 검증도 추진할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도 기업 규모보다 보안 기술 영역을 우선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엔드포인트탐지대응(EDR), 침입탐지·방지(IDS·IPS), 위협 인텔리전스 등 모델 학습과 현장 적용에 필요한 기능을 먼저 나눈 뒤 각 분야에 기술력을 가진 보안기업을 참여시켰다. 김 전무는 "필요한 보안 스택을 먼저 나열한 뒤 각 영역에 적합한 기업들을 찾았다"며 "규모가 작은 국내 보안기업들이 AI 모델 기업들과 함께 기술력을 키우고 향후 해외에도 함께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금융·통신·전력에 먼저 적용…공공·국방은 구축형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보안 특화 AI 모델'을 금융·통신·과학기술·전력 등 국가 기반시설을 중심으로 우선 실증할 예정이다.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 실제 보안 환경에서 성능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실증을 추진한다. 방위산업에서도 협력기관과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반도체 분야는 관련 협회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보안 전담 조직이나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AI 기반 취약점 탐지와 위협 대응 체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네이버클라우드는 공공·금융·국방처럼 망분리와 데이터 반출 규제가 강한 분야에는 보안 특화 AI를 내부 인프라에 직접 설치하는 구축형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국정원 보안성 검토 등 실제 도입에 필요한 절차도 모델 개발과 병행해 사업 완료 후 곧바로 실증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 전무는 "보안 수준이 높은 기관에서는 우리가 먼저 구축을 제안하기보다 '언제 구축할 수 있느냐'고 문의할 정도로 수요가 있다"며 "현행 규제 때문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정부와 소통하면서 가이드라인을 검토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모델 공개·사업화 병행…"중소 보안기업 해외 진출도 지원할 것" 네이버클라우드는 개발한 모델을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실제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기술에 대해선 공개 범위를 제한할 것이란 방침도 세웠다. 모델 자체는 개방하면서도 취약점을 실제 공격으로 연결하는 익스플로잇 하네스나 공격 성능을 높이는 일부 강화학습 환경 등은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별도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안 특화 모델을 오픈웨이트 형태로 공개할 경우 후학습을 통해 기존 가드레일이 제거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모델 성능 확보와 활용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면서 공격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툴체인이나 학습 환경은 구분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사이버보안 모델은 일반 AI와 달리 공격 능력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다"며 "개방 원칙은 지키되 실제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은 안전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앞으로 사업에 참여한 중소 보안기업들이 개발 모델을 자체 솔루션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와 에이전트 등을 제공해 기존 보안 제품과 모델의 연동을 지원하고, 실증을 마친 솔루션은 네이버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공·민간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네이버클라우드는 중소 보안기업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를 위해 국내 보안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과 참여기업의 솔루션을 결합해 실증을 거친 뒤 네이버클라우드의 해외 인프라와 사업망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정부 사업이 끝난 뒤에도 보안 특화 AI 모델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도 내놨다. 사업 기간에는 공격과 방어 영역에 상대적으로 역할을 나눠 개발하되 이후에는 두 역량을 모두 갖춘 모델로 발전시키고, 참여 보안기업들과의 협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무는 "국내 보안기업들도 해외 AI 모델을 자사 솔루션에 어떻게 적용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 데이터를 학습한 국내 모델과 보안 솔루션이 함께 발전하고 현장 실증을 거쳐 해외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2026.09.11 06:01장유미 기자

[AI 리더스] 김동환 포티투마루 "중소기업 AX, 거창한 AI보다 '작은 성공'이 먼저"

"인공지능(AI)이 정말 필요한 곳이 가장 뒤처져 있습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국내 기업 AI 전환(AX)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대기업과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AI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중소·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전환이 더디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매긴 국내 AX 성적표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글로벌 수준과 비교해 대기업은 100점 만점에 70~80점, 공공은 51점 정도로 평가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20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봤다. 중소·중견기업의 더딘 AX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중견 협력사가 맞물려 있는 산업 구조에서 이들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전체 경쟁력도 떨어질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해법으로 처음부터 대규모 AI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업무부터 AI를 적용해 성과를 만드는 '작은 성공(Small Success)' 전략을 제시했다. 정부 지원도 기업별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기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검색 기술을 20년 넘게 다뤄온 개발자 출신이다. 포털 엠파스에서 검색엔진 개발과 기획을 담당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검색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5년 검색·AI 분야 개발자들과 포티투마루를 창업했다. 포티투마루는 기업용 생성형 AI와 AX를 주력으로 하는 AI 기업이다. 검색증강생성(RAG)과 기계독해(MRC) 기술 등을 기반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중소기업 AX 아직 시작 단계…해법은 '작은 성공' 김 대표는 국내 AX에서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중소·중견기업을 꼽았다. 대기업은 자체 AI 인력과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공도 지난해부터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기획해 올해부터 실제 도입에 나섰다. 김 대표가 공공에 50점이 아닌 51점을 준 것도 이제 막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중소·중견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AI를 어디에 적용할지 기획할 인력이 부족하고 관련 예산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고도화할 인력까지 필요하다. AI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한 차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일수록 AI 도입의 시작점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AI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것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중견기업은 기획할 사람도, 예산도, 운영할 인력도 부족한 만큼 작은 것부터 시작해 성공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전체를 한 번에 바꾸려 하기보다 당장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업무부터 AI를 적용하자는 의미다. 작은 성공이 반복되면 구성원에게 AI 활용 경험과 역량이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적용 범위도 넓힐 수 있다. 김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시작할 수 있는 사례로 '매뉴얼 AI'를 들었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 매뉴얼은 대부분 한국어나 영어로 돼 있어 언어가 장벽이 될 수 있다. 매뉴얼 AI는 외국인 근로자가 자신의 언어로 장비 사용법이나 고장 대처 방법을 질문하면 AI가 매뉴얼에서 필요한 내용을 찾아 답해주는 방식이다. 이런 서비스는 기업마다 별도로 개발할 필요 없이 비슷한 문제를 겪는 여러 제조기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공통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여러 기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중소·중견기업도 AI 활용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AI 구축보다 공통 서비스 활용해야" 중소·중견기업이 보다 쉽게 AI를 도입하려면 정부 지원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동안 AI 지원 사업은 개별 기업에 예산을 지원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 많았다. 문제는 지원이 끝난 뒤다. AI는 기술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 추가 비용과 전문 인력을 계속 투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김 대표는 이 때문에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방식보다 필요한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중소기업이 필요한 AI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AI 마켓플레이스'를 제시했다. 기업마다 별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AI 서비스를 필요에 따라 이용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공통 플랫폼을 마련하고 민간 AI 기업은 통·번역, 매뉴얼 검색, 문서 업무 등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한다. 중소기업은 이 가운데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정부 지원 방식도 구축비 지원에서 서비스 이용을 돕는 방향으로 넓힐 수 있다. 초기에는 이용료나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고, AI 활용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계속 사용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제공하면 된다"며 "기업들이 하나씩 AI를 사용하며 경험을 쌓다 보면 스스로 필요한 서비스를 찾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중소기업의 AI 도입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국내 AI 기업에도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 AI 기업은 하나의 서비스를 여러 기업에 공급할 수 있고 서비스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만 돕는 것이 아니라 AI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결국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도입 자체가 성과 아냐"…핵심은 생산성과 품질 AI를 도입했다고 AX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실제 업무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생산성을 얼마나 높였는지가 AX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포티투마루도 기업 AX 프로젝트에서 AI 도입 자체보다 업무 개선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대표는 AI를 제대로 적용하면 일부 업무에서는 20~30% 수준을 넘어 70~80% 이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AI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고 효율화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성과가 확인된 AX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은 내부 AI 활용 사례와 성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데 조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공 사례가 시장에 알려져야 다른 기업도 AI 투자 효과를 확인하고 도입에 나설 수 있다. 김 대표는 "좋은 AX 사례가 더 많이 공유돼야 다른 기업도 AI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문화 역시 AX 생태계를 키우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AI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술 개발 단계부터 사용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사용하기 어렵거나 기존 업무 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면 현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어서다. 검색 서비스를 오랫동안 개발해온 김 대표는 AI 시장도 결국 품질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검색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쉽게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실제 효용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I를 사용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면 오히려 또 다른 장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기존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며 "서비스 품질뿐 아니라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까지 사용자 관점에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국내 AX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이 AI 활용 경험을 쌓으면서 향후 2~3년 사이 산업 현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포티투마루는 이에 맞춰 실제 생산성을 높이는 AX 사례를 확대하고 전문 인재 양성에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성균관대와 부산대 등과 협력해 산업과 AI를 함께 이해하는 AX 전문 인재도 매년 80명 이상 양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AX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라고 본다"며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례를 계속 만들고 AX 전문 인재를 키우는 데도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9.02 11:00김동원 기자

오픈서베이 데이터스페이스, '합성 소비자와 대화' 기능 추가

똑똑한 가상 소비자와 인터뷰를 함으로써 자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의 시장성을 보다 손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기능은 범용 AI와 달리, 답변 근거를 명확히 구분해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오픈서베이(대표 황희영)는 자사 컨슈머 인텔리전스 플랫폼 데이터스페이스에 AI 기술로 구현된 '합성 소비자와 대화'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데이터스페이스 사용자는 실제 소비자 데이터에 근거해 생성된 합성 소비자를 인터뷰하며 타깃을 탐색할 수 있다. 기업 실무자들은 타깃 소비자 분석 과정에서 AI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웨비나 신청자 대상 설문 조사 결과, 합성 소비자를 가장 먼저 적용하고 싶은 조사 유형 1위로 '타깃 세그먼트·페르소나 탐색(52.9%, 복수 응답)'이 꼽혔다. 정량 데이터 분석부터 심층 인터뷰까지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AI를 통해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제 데이터스페이스에서는 합성 소비자와 직접 대화하며 타깃을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다. 오픈서베이 트렌드 리포트 데이터나 사용자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그먼트를 만들고, 해당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합성 소비자 페르소나를 생성해 직접 대화한다.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 안에 특정 카테고리의 소비 트렌드나 기획 중인 제품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거나 콘셉트 보완점을 얻는 데 쓰인다. 이 기능은 데이터스페이스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스페이스 합성 소비자는 축적된 데이터가 있을 경우 이를 기반으로 답변하며, 데이터가 없을 때는 페르소나 프로필을 바탕으로 추론해 답한다. 임의로 답변을 생성하는 범용 AI와 달리, 답변 근거를 명확히 구분해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또 대화 종료 후에는 정량 데이터와 인터뷰 내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보고서도 제공된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는 "타깃을 이해하는 데 인터뷰만큼 직관적인 방법이 없지만, 비용과 시간 때문에 실무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며 "합성 소비자와의 대화로 그 간극을 좁히고, 시장에서의 아이디어 가능성을 예측하도록 제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9 10:01백봉삼 기자

채널코퍼레이션, 전직군 채용...채용되면 연봉 30%↑

채널코퍼레이션(대표 최시원)이 연봉 30% 인상을 제시하는 인재 채용 캠페인 '라이드 더 챌린지(Ride The Challenge)'를 이달 말일까지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급박하게 변화하는 AI 비즈니스 시장에서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풀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캠페인 기간 동안 채널코퍼레이션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입사 지원을 완료하고, 추후 최종 입사가 결정된 지원자에게 연봉 30% 인상 혜택이 제공된다. 모집 분야는 ▲AX 컨설팅 ▲개발 ▲기획 ▲디자인 ▲마케팅 ▲영업 등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신속한 채용 프로세스 운영을 위해 모든 지원자에게 서류 접수 후 72시간 이내 전형 결과를 안내할 방침이다.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을 비롯해 온라인 사전 기술 인터뷰, 대면 인터뷰, 평판 조회 순으로 진행되며, 직무에 따라 과제 제출·코딩 테스트 등이 추가된다. 또 채널코퍼레이션은 경력직 채용 확대를 위해 유연한 시간 옵션을 제공한다. 지원자가 희망하는 경우 평일 저녁 시간대에도 인터뷰가 가능하다. 아울러 채용된 인재에게 업무 효율 극대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AI 솔루션 지원 범위도 넓혔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지난해부터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구조에 AI를 기본 전제로 내재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AI 네이티브'를 핵심 경영 전략으로 설정하고, 전사적 AX 체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뿐만 아니라 재무·법무·HR 등 다양한 직무에서도 클로드 코드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조직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대표는 “급변하는 AI 대전환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인재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채널톡이 고객 상담 SaaS를 넘어 고객 AI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유능한 인재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026.04.06 15:09백봉삼 기자

[AI 리더스] 오픈소스컨설팅 "AI 시대 인프라·협업 모두 아우른다…글로벌 파트너 도전"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오픈소스 기반 기술과 자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장용훈 오픈소스컨설팅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AI 시대 기업 IT 환경 변화와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의 기존 인프라와 조직 문화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며 "새로운 기술을 실제 기업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소스컨설팅은 오픈소스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와 협업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AI 인프라와 워크 매니지먼트 플랫폼을 결합해 기업 디지털 전환(DX)을 지원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Global)·AI·프로덕트(Product)·파트너(Partner)를 축으로 한 'GAPP'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기존 IT 인프라와 AI 사이 간극 메운다" 장 대표는 AI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과도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언급했다. 그는 AI가 기업 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실제 기업 시스템 전체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내부에는 아직도 유닉스나 기존 가상화 환경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많다"며 "이런 환경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프라와 업무 시스템을 함께 변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협업 플랫폼과 클라우드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봤다. AI 도입 자체보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AI가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방식으로 기업 업무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진규 오픈소스컨설팅 사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워크 플랫폼 같은 기업 시스템은 이미 복잡도가 매우 높아 AI가 단순히 대체하기 어렵다"며 "대신 AI는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경영진과 조직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도록 돕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확산은 기업 협업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협업 도구와 내부 시스템을 AI로 연결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사장은 "우리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아틀라시안·먼데이닷컴 같은 SaaS 협업툴과 기업 내부 시스템을 AI로 연결해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플랫폼 통합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 역시 AI가 협업을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협업 방식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AI는 직원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함께 일하는 새로운 협업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과정에서 협업 플랫폼과 데이터 기반 업무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GPU 인프라 전략 강화…"AI 활용 가능한 환경이 핵심" 최근 AI 확산과 함께 기업 인프라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와 클라우드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소스컨설팅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플레이스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 중이다. 이 플랫폼은 가상머신·컨테이너·GPU 등 다양한 인프라 자원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한다. 기업들이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기존 가상화 환경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동시에,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기반 인프라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픈소스컨설팅은 플레이스 클라우드를 앞세워 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오픈소스 기술들을 패키징하기에 AI 시대에 맞는 유연한 하이브리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인프라 비용 부담과 기술 지원이 우려되는 '벤더 종속' 문제를 해소하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한 사장은 "현재 AI 시장에선 VM웨어 솔루션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할 경우 비용과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기업의 중요한 내부 데이터나 핵심 시스템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흐름에 맞춰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 기술도 강화하고 있다. 오픈소스컨설팅은 GPU 자원을 세분화해 할당하고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인프라 구축 경험을 공공·민간 시장에서 확보했다. 최근엔 스트라토와 협력해 클라우드 통합 운영관리 플랫폼을 결합한 서비스형 GPU(GPUaaS) 기반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에도 나섰다. 기업이 AI 데이터센터와 GPU 클러스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AI 도입·확산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운영관리 환경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럽 거점으로 글로벌 공략…파트너 생태계 확대" 오픈소스컨설팅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환점으로 설정했다. 이미 유럽 지역에 영업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인력을 배치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이 거점을 통해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사장은 "한국 기업이 해외 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유럽을 거점으로 글로벌 판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영업 조직과 해외 영업 조직이 협력해 시장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틀라시안 생태계에서의 파트너십도 대표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이다. 오픈소스컨설팅은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앱파이어로부터 아시아태평양(APAC) 최우수 파트너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아틀라시안 마켓플레이스 앱 '플렉서블' 라인업을 토대로 글로벌 고객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수백 개 기업이 해당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장 대표는 향후 자체 클라우드·SaaS 솔루션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그는 "아직은 파트너 솔루션 매출 비중이 크지만 앞으로 3년 안에 자체 제품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AI 기술 경쟁은 결국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오픈소스 기반 기술과 자체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AI 전환을 돕는 글로벌 기술 파트너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3.12 14:26한정호 기자

[AI 리더스] 권태형 "감·촉만 믿던 채용 이제 끝…마이다스 AI로 진짜 인재 뽑는다"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스펙 중심 채용 관행으로 그동안 수많은 인재가 서류 단계에서 탈락했습니다. 면접에선 면접관의 '감'이나 '촉'에 의존하면서 특정 스타일의 사람만 선호하는 경향도 강했구요.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로 인적자원(HR) 영역 내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AX)을 추진함으로써 기업들이 '진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권태형 마이다스인 HR 솔루션 사업 총괄(CP)은 19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마이다스그룹이 선보인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를 소개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는 원하는 인재 조건을 입력하면 채용 프로세스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채용 자동화 솔루션이다. 마이다스그룹은 세계 1위 건설 엔지니어링 솔루션과 국내 1위 HR 솔루션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그룹이다. 지난 2000년 마이다스아이티로 시작해 우리나라 최초로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2015년 HR 솔루션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후 HR 솔루션 전문 기업인 마이다스인과 마이다스원을 설립했고, 2021년에는 자인연구소를 출범시켜 '사람 경영' 철학을 체계화해 왔다. "AX, 채용의 본질로 돌아가는 과정" 최근에는 HR 시장에서 AX가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함에 따라 '채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마이다스원이 개발하고 마이다스인이 보급하는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를 지난 10~11일 'AX 데이'에서 첫 공개하자, 현대위아·LG CNS·HD한국조선해양·현대오토에버·삼성웰스토리·우리은행 등 주요 기업의 HR 실무자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권 CP는 "HR에서의 AX는 본질로 회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디지털전환(DX)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HR 업무 효율을 높였다면, AX는 한 단계 더 나아가 HR 담당자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정확히 선발하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본다"고 정의했다. 이어 "현실에서 HR 담당자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반복 업무로 인해 정작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채용의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적합한 인재가 적합한 곳에서 일할 때 기업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돕기 위해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를 선보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권 CP는 최근 HR 시장에서 AX가 주목받는 배경으로 채용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들었다. 공채 중심 구조가 빠르게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되면서 기업 인사 조직의 업무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또 채용이 연중 상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HR 담당자 한 명이 여러 포지션을 동시에 관리하는 일도 일상화됐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공고 등록부터 지원자 응대, 면접 일정 조율, 결과 통보까지 같은 업무가 반복되면서 정작 인재를 깊이 있게 판단할 시간은 부족해졌다"며 "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좋은 사람을 뽑자'고 말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4가지 에이전트로 채용 전 과정 자동화…"최종 결정은 HR" 이 같은 환경에서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는 채용 운영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고 지원자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이 인재상과 직무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채용 절차를 구성하고 지원자의 역량도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한다. 면접 단계에서는 역량 데이터를 토대로 질문 가이드를 제시해 평가 편차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더 높여준다. 권 CP는 "우리는 채용 업무를 ▲프로세스 설계 ▲채용 운영 ▲인재 선발 ▲성과 보고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4가지 에이전트를 설계해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로 선보였다"며 "'최종 의사결정은 반드시 HR 담당자가 한다'는 것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용 에이전트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보조 도구이지, 사람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다"며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AI는 HR 담당자가 본질적 역할에 집중하도록 돕는 에이전트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 HR 환경에서 AX가 특히 중요해지는 배경으로 ▲수시 채용 확산에 따른 HR 업무량 폭증 ▲채용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 ▲스펙 중심에서 역량 중심 사회로의 전환 필요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공채 중심 구조가 빠르게 수시 채용 체제로 전환되면서 채용은 상시 업무가 됐고, 이에 따라 HR 담당자들의 운영 부담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봐서다. 여기에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평가 기준의 일관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도 높아지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졌다고 진단했다.권 CP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변화 속도가 빠르고 요구도 강하다"며 "AX는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적 검증 거친 AI 채용…카이스트 연구로 입증 이에 맞춰 마이다스그룹은 AX를 통해 채용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업무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역량 중심 선발 체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AX 시대의 우리 역할은 역량 중심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스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성과와 연결되는 역량을 기반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이다스그룹은 뇌신경과학 기반 AI역량검사(역검)와 채용 관리 솔루션(ATS)을 결합해 '에이치닷 채용 에이전트'로 통합했다. 지원 초기 단계부터 역량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채용 전 과정을 자동 운영함으로써 선발의 정확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또 권 CP는 데이터의 객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마이다스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AI역량검사의 성과 타당도는 0.51에 달한다. 이는 미국 고용노동부 기준 '매우 유용' 단계인 0.3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기존 채용 지표인 학벌(0.01)이나 면접(-0.04)은 성과 예측과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우리의 AI역량검사가 기존 방식 중 유일하게 입사 1년 후 성과를 예측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에이치닷은 이러한 과학적 기반 위에 AI 에이전트의 효율성을 더한 결정체"라고 역설했다.이어 "그동안 기업들이 역검을 면접 이전 단계의 보조 도구로 인식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AX 시대에는 통합 에이전트 형태로 제공하면서 효과성과 효율성을 함께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은 이를 통해 정확한 선발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권 CP는 공정성과 일관성 확보도 AX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면접관마다 질문과 평가 기준이 달라 발생하는 편차를 줄이고 동일한 기준을 모든 지원자에게 적용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CP는 "수천 명의 지원자를 사람의 직관만으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AI는 같은 기준을 흔들림 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채용 데이터가 축적되면 HR 조직의 역할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단순히 채용을 진행하는 부서를 넘어 어떤 역량을 가진 인재가 성과를 내는지 분석하고 이를 다음 채용 전략에 반영하는 체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CP는 "성과 리포트와 분석을 통해 어떤 역량의 사람이 성과를 내는지, 어느 단계에서 좋은 인재를 놓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HR이 경영진에게 데이터 기반으로 채용 전략을 제안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X 시대 핵심은 대체가 아니라 전환"이라며 "HR은 운영자에서 전략가로, 실무자에서 의사결정자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용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며 "데이터 기반으로 인재 전략을 설계하는 조직으로 HR이 자리 잡을 때 기업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2026.02.19 15:44장유미 기자

[AI 리더스] ICT 규제 대응 '톱티어' 박지연…"태평양 TMT, 복합 리스크 해결 자신"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산업 확산으로 ICT 규제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로펌 조직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사후 처벌'에 그쳤던 규제도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이제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개입하는 '사전 설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법무법인 태평양(BKL)이 기존 TMT(Technology∙Media∙Telecommunication)팀을 올 들어 'TMT그룹'으로 격상한 것도 이 같은 환경 변화를 반영한 조치다. 국내 로펌 최초로 TMT 전담팀을 만든 태평양은 이번에 다시 한 번 조직 체계를 고도화함으로써 국내 2위를 넘어 1위 로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본격 나섰다. 태평양 TMT그룹을 이끌게 된 박지연 변호사는 13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ICT 산업에서는 이제 규제 불확실성 자체가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건 대응을 넘어 사업 설계 단계부터 리스크를 함께 검토하는 조직이 로펌에서도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법률 해석을 넘어 정책적 가이던스와 비즈니스 구조를 동시에 설계하는 '종합 솔루션'이 로펌의 본업이 됐다"며 "TMT그룹 격상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복합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재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TMT팀, 그룹 체제로 재편…사건 대응서 '전략 설계'로 태평양은 1980년대 후반 국내 로펌 최초로 TMT 전담팀을 출범시켰다. 당시에는 통신·방송·IT 규제가 산업 전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던 시기였다.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확산되면서 ICT 규제는 플랫폼과 개인정보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최근에는 디지털금융·가상자산·AI까지 포함하는 다층적 구조로 진화하면서 개별 법률 이슈가 아니라 복합 규제 환경 전체를 다뤄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같은 질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태평양은 기존 팀 단위 체계에 변화를 줬다. ICT 산업이 복합 규제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각 사건에 대해 정책 변화, 기술 구조, 시장 전략 등을 각각 따로 자문하지 않고 하나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하는 원스톱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또 TMT 그룹장으로 박지연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도 선임했다. 박 그룹장은 AI, 방송·통신, 개인정보, 게임, 디지털금융, 블록체인 등 각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박종백(18기), 류광현(23기), 김영수(29기), 강태욱(31기), 이정명(34기), 윤주호(35기), 정상훈(35기), 이수화(변시1회), 이강혜(변시2회), 이준호(변시5회), 오세인(변시5회), 박주성(변시5회) 변호사 등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여기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감각을 갖춘 손지영 외국변호사와 정호영 외국변호사도 참여했다. 특히 박 그룹장은 '2026 챔버스(Chambers Asia-Pacific) TMT 분야 리딩로이어'와 '2025 ALB(Asian Legal Business) 아시아 TMT 우수 변호사 50인'에 선정된 ICT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란 점에서 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 그룹장은 "과거에는 방송·통신·IT 기업 중심의 규제 대응이 주된 업무였다"며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규제가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개인정보, AI 등 여러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금 구조에서는 개별 사건 중심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앞으로는 사업 구조 설계 단계부터 법·정책·기술 리스크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확산 이후 규제가 사후 제재 중심에서 사전 설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TMT 그룹의 역할 범위도 한층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 제시와 사전 설명회를 통해 기업의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조정하고 있어서다.박 그룹장은 "AI 기본법처럼 최근 시행과 동시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며 "기업도 기획 단계에서부터 규제 대응을 전제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이어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 안착한 이후 규제가 들어오면 구조를 바꾸는 데 훨씬 더 큰 비용이 든다"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규제 리스크를 예상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그는 이 과정에서 로펌의 역할은 단순히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규제 리스크의 성격과 수준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기업이 감수 가능한 범위를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또 규제가 사후적으로 집행되는 구조에서는 기업이 이미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야 부담이 현실화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의 판단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박 그룹장은 "사후 제재 중심 접근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환경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사전 설계 단계에서 법·정책 검토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트릭스 협업, 고난도 사건서 성과 태평양 TMT 그룹의 차별점으로는 '매트릭스 조직 체계'가 꼽힌다. 태평양은 법인 차원에서 부서 간, 전문가 간 벽을 허무는 협업 구조를 운영 중으로, 특정 부서 중심이 아닌 사건 성격에 따라 변호사·고문·전문위원이 유기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실제 TMT 그룹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한 조경식 고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을 지낸 정완용 고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출신 허성욱 고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신 황선철 고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조현진 전문위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 김득원 전문위원, 금융감독원을 거쳐 빗썸 부사장을 지낸 최희경 전문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출신 여돈구 전문위원 등도 함께 참여해 정책·제도 변화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과 전략적 자문을 제공 중이다. 덕분에 태평양은 그간 복합 규제 리스크 사건에서 성과를 냈다. 바이낸스의 국내 가상자산시장 진출 자문, 메타 과징금 행정소송, 틱톡 개인정보위원회 조사 대응 등 고난도 사건에서 매트릭스 조직의 협업 역량을 발휘해 주목받았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태평양은 지난해 총 매출 4702억원을 기록하며 법무법인 광장을 꺾고 로펌업계 2위로 올라섰다. 박 변호사는 "우리는 파트너 변호사들이 업계 동향과 주요 쟁점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며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집단적 논의를 통해 전략을 정리하는 구조가 TMT 그룹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담당 파트너가 큰 방향만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기관 대응과 주요 서면 작성까지 직접 관여하는 점도 차별화 요소"라며 "서비스 구조와 기술 작동 방식까지 정확히 이해해야 실효성 있는 자문이 가능한 만큼, TMT 그룹처럼 정책·기술 이해를 함께 갖춘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또 그는 변호사가 어디까지 기술을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AI·플랫폼 분야에서는 데이터 흐름과 시스템 설계 방식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박 그룹장은 "변호사는 서비스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고, 데이터가 어떤 경로로 수집·처리·활용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실제 위법 리스크를 제대로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사이버 리스크, 전담 조직으로 선제 대응 TMT 그룹 내 디지털자산TF와 사이버침해 대응센터 신설도 이러한 복합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디지털자산은 제도권 편입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책 방향이 빠르게 변화하는 영역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사이버 침해 역시 단순한 법률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사고 발생 시 규제기관 조사 대응은 물론, 평판 관리와 대정부·국회 대응까지 동시에 요구되는 고위험 사안으로 확장되고 있다.이에 태평양은 TMT 그룹 아래 각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디지털금융, 가상자산을 전담하는 '디지털자산TF'와 해킹∙정보유출 등 사이버 보안 리스크에 대응하는 '사이버침해 대응센터'의 수장으로 각각 강태욱 변호사, 윤주호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를 통해 여러 이슈가 결합된 복합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일원화된 대응이 가능하도록 통합 대응 체계를 갖췄다. 박 그룹장은 "가상자산은 규제 체계가 정립되는 과정에 있고, 사이버 침해는 기업 존립과 직결되는 리스크로 부상했다"며 "사건 발생 이후 대응뿐 아니라 사전 준비와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이버 침해는 조사 대응만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닌, 규제기관 대응과 언론 대응, 향후 서비스 구조 정비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 이슈"라며 "이처럼 여러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영역일수록 개별 사건 대응이 아니라 통합적인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또 그는 대형 사고 중 상당수가 접근 통제 미비, 내부 관리 소홀 등 기본적인 통제 장치의 허점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보안을 단순 비용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필수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그룹장은 "실제 사고를 보면 기본적인 보안 조치 미비나 내부 관리 부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신뢰와 존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 비용과 평판 훼손까지 감안하면, 사전 투자와 내부 통제 강화가 오히려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복합 규제 시대, 기업 전략 파트너로 도약" 이를 바탕으로 박 그룹장은 태평양 TMT그룹을 단순한 규제 대응 조직이 아닌 '전략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I·플랫폼·디지털금융 등 규제가 중첩되는 환경에서는 법령 해석을 넘어 정책 기조와 사업 구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ICT 규제는 고정된 체계라기보다 산업과 상호작용하며 계속 변화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완결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형성 과정에 있는 제도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 판단하는 영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수록 단편적인 자문이 아니라 사업 구조 전반을 함께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규제와 글로벌 규제가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기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입장에서 플랫폼 규제, 개인정보 규제 수준 차이 등은 단순한 법률 문제를 넘어 전략적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봤다. 박 그룹장은 "글로벌 규제와의 충돌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규제기관마다 집행 기준이 달라 기업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유사한 사안을 두고도 적용 법리와 제재 수위가 달라지는 상황은 기업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과정에서 법률적 판단과 정책적 전망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로펌의 역할"이라며 "규제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범위로 관리하면서도 사업 기회를 살릴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TMT 그룹의 목표"라고 부연했다. 또 그는 앞으로 TMT 그룹을 통해 단순 사건 대응을 넘어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분석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법령 개정 동향과 집행 기조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정책 논의 과정에 반영하는 역할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다만 그는 사건 발생 직후 여론에 밀려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는 이른바 '반작용 입법'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강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오히려 시장 위축이나 규제의 사문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봐서다. 이에 단기 대응이 아니라 큰 흐름을 보는 입법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그룹장은 "AI 시대에는 선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영역이 많다"며 "결국 규제 방향을 읽고 복합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조직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TMT 그룹은 규제와 산업을 연결하는 접점에서 기업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앞으로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2026.02.13 10:16장유미 기자

[신년 인터뷰] 이해민 의원 "AI 정책, 기술 넘어 전체 생태계를 봐야 할 때"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올해 인공지능(AI) 산업은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생성형 AI의 급격한 확산 후 이어진 성능 경쟁과 투자 열풍은 이제 '얼마나 더 큰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AI가 실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각기 다른 위치에서 AI 산업을 바라보는 리더들의 시선을 종합해 올해 AI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기술 낙관과 과도한 불안 사이에서 AI의 현실적인 진화 경로와 산업적 의미도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은 결코 단독으로 존재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 아래에는 클라우드가 있고 이를 떠받치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까지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이 연결을 모두 아우르는 AI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28일 신년을 맞아 진행된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AI 산업 진흥을 위해 입법부·정부가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생성형 AI 확산 이후 AI 산업 경쟁 구도가 초거대 모델 경쟁에서 실제 산업과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경쟁에서 추격자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정책을 단일 기술 영역이 아닌 클라우드, 공공 SW, 데이터센터, 전력 정책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3강 전략, 독자 모델과 산업 육성 투트랙 접근 필요" 이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AI 3대 강국' 목표가 자칫 추상적인 구호에 머물 경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거대 모델 수나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같은 단편적 지표만으로는 국가 AI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현재 AI 선도국이 아니라 명확한 추격자 위치"라며 "추격자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와 민간 산업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은 기술 자립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공·안보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자와 학생들이 실제로 모델을 설계·운영해보는 경험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구독료 부담 없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AI 3대 강국 목표가 독자 모델 하나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목표가 산업 경쟁력 강화라면 민간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으로는 피지컬 AI와 버티컬 AI를 꼽았다. 그는 "제조·모빌리티 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산업과 결합된 AI 서비스가 현실적인 승부처"라며 "초거대 범용 모델로 정면 승부하기보다 산업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공 SW·AI 사업 구조, 납품 중심 사고부터 바꿔야" 공공부문 AI·SW 사업 구조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에 들어섰음에도 공공 SW 사업은 여전히 한 번 만들고 납품하면 끝이라는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AI와 SW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운영돼야 하는 서비스"라며 "과업이 변경돼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 현재의 구조적 한계는 사실상 민간 기업의 무료 노동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과업 변경 시 계약 금액 조정을 명시하는 국가계약법·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해왔다. 그는 "공공 사업 현장에서 과업 변경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 사업 참여 기준의 불투명성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중소·대기업 참여 기준이 시행령에 맡겨져 있어 일관성이 떨어진다"며 "결과적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공정하게 평가받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공공 SW 계약 구조를 함께 논의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인 오류"라며 "AI는 SW의 한 영역인데 이를 분리해서 접근하면 정책은 계속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공공 클라우드 보안 정책 정비 시급…"국내 기업 성장 도와야" AI 산업의 기반인 클라우드 정책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국내 공공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면서 공공 클라우드 정책의 방향성과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불거져왔다. 해외 사업자의 공공 진출을 둘러싸고 데이터 주권과 안보 우려, 국내 산업 보호 논리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논의가 단순히 해외 클라우드는 위험하고, 국내 클라우드는 안전하다는 이분법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공공 클라우드 정책은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이분법에 머물러 있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서비스에, 어떤 수준의 보안과 책임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라고 말했다. 이어 "ISMS, ISMS-P, CSAP 등 유사한 보안 인증을 각각 준비해야 하는 구조는 기업 입장에서 철인 3종 경기와 같다"며 "이로 인해 공공 시장 진입을 포기하거나 아예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문제의 본질이 보안 자체가 아니라 제도 설계 방식에 있다고 봤다. 그는 "각 부처가 공급자 관점에서 인증과 기준을 쌓아 올리다 보니 수요자인 기업과 이용자의 부담이 과도하게 커졌다"며 "결과적으로 공공 영역에서조차 클라우드 활용이 위축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나 기밀이 필요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보안 수준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며 "민간과 해외 클라우드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과 품질도 함께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 진흥을 위한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이분법적 해법은 경계했다. 이 의원은 "국내 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시장을 가두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정부는 특정 해외 사업자를 배제하기보다는 국내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의 적절한 지원책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책 목표가 돼야 한다"며 "공공 시장 역시 이러한 성장 경로의 일부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행정 시스템이 마비됐던 사례도 거론하며 공공 클라우드 정책이 여전히 이전 중심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클라우드는 단순히 서버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장애와 재난을 전제로 설계되는 인프라"라며 "공공 영역에서 이 개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정책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GPU만으로는 안 된다…전력·냉각 논의 필요" 최근 AI 인프라 확충 논의에서 GPU 확보가 과도하게 강조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재 국내에 GPU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GPU를 쌓아둔다고 AI 경쟁력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GPU를 수용할 데이터센터와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전문 인력, 전력과 냉각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AI 인프라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역시 HW 확보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AI컴퓨팅센터 역시 GPU 숫자만 늘린다고 완성되지 않는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환경과 전력 수급, 냉각 설계까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전력과 냉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짚었다. 그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실제 연산보다 냉각과 유지에 더 많은 전력이 쓰이는 구조"라며 "전력 확보와 냉각 방식에 대한 고민 없이 AI 인프라를 논의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력 정책과 입지 전략의 전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은 이미 전력 여력이 부족한 반면, 비수도권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기반으로 상대적인 여유가 있다"며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오프그리드형 데이터센터와 전력 직거래(PPA)를 제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연산에 적합한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국민 모두의 기회 돼야" 아울러 이 의원은 최근 본격 시행된 AI 기본법에 대해 "기본법은 기술을 세세하게 규정하는 법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입법과 행정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AI 기본법은 앞으로 민간과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채워지는 그릇으로 설계했고, 대신 거버넌스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AI 기본법에는 모델 개발자, 서비스 제공자, 이용자, 영향을 받는 제3자 등 네 가지 주체가 구분돼 있다. 이 구조를 통해 후속 제도가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의원의 전망이다. 시행 과정에서의 혼란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처음부터 완벽한 법은 없기에 앞으로 개정안을 통해 계속 보완해 나가는 것이 입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AI 기본법은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돕는 신호등 같은 법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의 규제가 오히려 산업과 사회를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올해 추가 입법 계획도 공유했다. 이 의원은 "공공 SW·AI 사업의 지속 운영을 전제로 한 계약 구조 개선, 클라우드 보안 인증 체계 단순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다루기 위한 법·제도 정비는 올해 안에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필요한 부분은 주저 없이 후속 법안과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AI는 소수 기업이나 전문가만의 기술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기회가 돼야 한다"며 "AI·클라우드·공공 SW 정책이 디지털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 수립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01.28 11:24한정호 기자

[AI 리더스] 신현석 투라인클라우드 공동대표 "MSA 기술로 AI 도입·확산 조력자 될 것"

"AI를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에서 실제로 '일하게 만드는 기술'로 구현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신현석 투라인클라우드 공동대표는 13일 서울 강남 사옥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투라인클라우드가 보유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역량을 앞세워 기존 IT 구조를 AI·클라우드 친화적으로 재설계하고 고객 업무 환경에 안정적인 안착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신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SK C&C(현 SK AX) 등 국내외 주요 IT 기업에서 클라우드 사업과 파트너 전략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후 스마일게이트 베트남 법인장을 맡아 현지 법인 설립과 사업 안착을 주도하며 아시아 시장 경험을 쌓았다. 최근 투라인클라우드에 공동대표로 합류해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글로벌 확장을 이끌고 있다. AI 도입 최대 장벽 '레거시'…MSA로 해결한다 신 대표는 현재 기업들이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 레거시 시스템과 AI 사이의 단절을 꼽았다. AI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에 대한 해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기업 시스템은 여전히 모놀리식 구조에 묶여 있다"며 "이 상태에서는 새로운 AI 기술이 나와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순 챗봇이나 시범 사업 수준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배경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투라인클라우드는 이 문제를 AI 연결 구조라는 관점에서 접근 중이다.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유지한 채 AI를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는 중간 계층을 MSA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먼저 구축하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AI 도입을 위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보다는 단계적 전환을 하는 것이 비용과 리스크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며 "변화가 잦거나 트래픽이 많은 영역부터 점진적으로 마이크로서비스로 전환함으로써 AI 도입과 이후 성과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접근은 공공과 금융 시장에서도 유효하다고 봤다. 보안과 안정성이 중요한 산업일수록 통제 가능한 AI 도입과 점진적 MSA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투라인클라우드는 ▲AI 자동화 플랫폼 '투라코' ▲MSA 전환을 지원하는 'MSAP.ai' ▲DaaS 기반 스마트워크 솔루션 '하이퍼덱스'를 통해 기업 AI 실행 환경 구축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사옥 통합…조직 실행력 강화 신 대표 합류와 함께 투라인클라우드는 공동대표 체제와 강남 사옥 통합 이전을 동시에 추진하며 조직 실행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전략과 실행이 분리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공동대표 체제에서 기존 현승엽 대표는 재무 안정성과 조직 운영, 기술 실행의 안정성을 책임지고 신 대표는 사업·영업·인사를 총괄하며 시장 확장과 글로벌 전략에 집중한다. 여기에 최근 서울 강남으로 사옥을 통합 이전하면서 분산돼 있던 개발·영업·운영 조직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는 구조를 갖췄다. 기술 개발부터 고객 대응, 파트너 협업까지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물리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간 현 대표가 클라우드 네이티브와 MSA 기반 기술 역량을 탄탄하게 구축해온 만큼, 신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 생태계 확장과 해외 진출 등 스케일아웃 전략에 집중한다. 특히 사옥 통합 이전 후 AI 자동화 플랫폼과 MSA, DaaS 솔루션·영업 조직을 하나의 기술 흐름으로 묶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신 대표는 "전사 조직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기술과 사업 전략이 현장에서 바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빠른 판단과 안정적인 실행의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핵심 전략은 파트너십…시장 확장 속도 높인다 신 대표는 올해 투라인클라우드가 추진할 핵심 전략으로 파트너십 확대를 꼽았다. AI와 MSA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양한 산업과 고객 환경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 대표는 "AI와 MSA 전환은 특정 산업이나 고객군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파트너와 함께 사업을 확장해야 더 많은 고객에게 빠르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트너가 투라인클라우드가 보유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직접 사업을 수행하고 각자 강점을 결합해 시장을 키우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투라인클라우드는 파트너 전략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공동 사업 모델과 수익 분배 구조를 정비할 방침이다. 단발성 프로젝트 중심 협업이 아닌 반복 가능한 사업과 구독형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파트너 전략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검증한 사업 모델을 해외 시장으로 확산한다는 목표다. 현지 CSP와 로컬 파트너를 중심으로 일본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동일한 사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파트너와 함께 확산시키는 것이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라며 "파트너십 전략은 우리와 파트너의 성장을 가속하는 동시에 클라우드·MSA·AI 시장 전체를 키우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도입 고민, 앞장서 해결하는 회사 되겠다" 신 대표는 투라인클라우드의 중장기 비전을 기업 AI 도입의 출발점이 되는 회사로 정의했다.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기업들에게 현실적인 출발점과 실행 경로를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투라인클라우드는 기존 SI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플랫폼·구독 기반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AI를 기존 시스템과 연결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실행 환경과 DaaS 기반 업무 환경을 결합해 기업 AI 전환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확장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본격화한다. 한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과 일본,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 및 CSP와 협력해 동일한 사업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검증한 구조를 현지 환경에 맞게 적용해 재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 대표는 "많은 기업이 AI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장기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구조적인 과제가 존재한다"며 "레거시 시스템 중심 모놀리식 구조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MSA와 클라우드 기술력으로 해소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역할"이라며 "AI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앞장서서 돕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2026.01.13 10:49한정호 기자

[신년 인터뷰] 임우형 LG AI 연구원장 "AI, 이제 실행의 시대…신뢰가 성패 가른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올해 인공지능(AI) 산업은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생성형 AI의 급격한 확산 후 이어진 성능 경쟁과 투자 열풍은 이제 '얼마나 더 큰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AI가 실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각기 다른 위치에서 AI 산업을 바라보는 리더들의 시선을 종합해 올해 AI 산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기술 낙관과 과도한 불안 사이에서 AI의 현실적인 진화 경로와 산업적 의미도 살펴본다. [편집자주] "현시점 AI 산업은 모델 규모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증명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실행의 시대로 완전히 진입했습니다. 거품 논쟁이 있지만 AI 기술이 전 산업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잠재력 만큼은 거품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임우형 LG AI 연구원장은 7일 신년을 맞아 진행된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산업 현황 분석과 올해 전망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임 원장은 지난해 7월 이홍락 부사장(CSAI, 최고AI과학자)과 함께 LG AI 연구원장에 선임된 인물로, 국내에서 연구원 운영 전반을 맡으며 자사 AI 모델인 '엑사원' 기반의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AI, 모델 경쟁 넘어 '실행의 시대'로" 업계에선 현재 AI 거품이 붕괴될지 아니면 미래 신기술로 올해도 시장의 중심에 설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또 AI 과잉 투자 우려 속에서 올해는 실행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 원장도 올해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등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AI 실행력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또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계를 넘어 제조와 물류 등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거대한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의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콘텐츠를 생성하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과업을 완수하는 자율적 주체로 발전했다"며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제한된 범위에 대해서는 스스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이어 "AI의 영향력이 모니터 속 세계를 넘어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등 하드웨어와 결합하며 현실 세계로 투사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외 기업들은 AI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실행력을 키우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기술적 한계보다 조직·프로세스 문제로 좌초되는 경우도 많아 AI 시장의 빠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임 원장은 기술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AI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선행돼야 AI 도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단순히 새로운 설루션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합의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인 '학습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도메인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부족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비즈니스 난제를 정교하게 정의하는 것부터 데이터 수집, 정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함을써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AI 도입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원장이 이끌고 있는 LG AI 연구원은 지난 2020년 설립 이후 '엑사원 1.0'을 시작으로 꾸준히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최고 수준 추론 모델 '엑사원 딥'과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모델 '엑사원 4.0'을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K-엑사원'을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K-엑사원'은 236B 규모의 프런티어급 모델로, 개발 착수 5개월 만에 알리바바의 '큐웬3 235B', 오픈AI 'GPT-4o-미니' 등 글로벌 빅테크 최신 모델의 성능을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임 원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을 통해 단순히 기술적 성취를 넘어 대한민국 AI 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지형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AI 시장이 소수 빅테크 기업에 의한 기술 종속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 'K-엑사원'을 통해 국가 차원의 기술 주권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처럼 LG AI 연구원이 지금까지 우수한 모델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시계열 예측이나 스케줄링 최적화와 같은 전문 영역에서의 AI 기술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연구한 덕분이다. 이곳은 전문가 AI 도구를 '엑사원'과 결합해 다양한 난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에이전트도 개발 중으로,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뿐 아니라 복잡한 문제 해결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임 원장은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로 특정 범위 업무에 한정된 것이 아닌, 연구개발과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AX(AI 전환)를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실행 체계를 통해 그룹 내 AX를 가속화하고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표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엑사원'은 에이전트 실행 구조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AI가 단순히 질의응답을 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는 LG그룹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제조 및 R&D 분야에서 기술적 난도가 높은 업무들의 자동화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트 확산의 그늘…신뢰성·제어는 과제"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신뢰성과 제어 문제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업계의 고민도 많아졌다. AI 에이전트는 여러 도구와 시스템을 연속적으로 호출하며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구조로, 한 번의 판단 오류가 실제 업무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생성형 AI 초기의 환각(hallucination) 논란이 에이전트 단계에서는 잘못된 실행과 통제 불가능한 자동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판단 과정의 투명성과 제어 체계, 인간 개입 구조를 포함한 거버넌스 설계를 AI 도입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임 원장은 "AI 에이전트가 맡게 되는 업무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만큼 에이전트의 신뢰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에이전트가 실행하는 결과에 대해 검증을 해 주는 에이전트뿐 아니라 에이전트의 판단 중간 과정을 투명하게 리뷰를 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AI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장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장문 컨텍스트·멀티모달·에이전트 기능이 확장되면서 AI 모델을 키우는 것보다 제어·검증·운영 문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LG AI 연구원은 자체 AI 윤리원칙에 기반한 모델 개발·검증·운영 체계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임 원장은 "데이터 수집과 활용, 모델 학습, 성능 검증 등 전 과정에 걸쳐 사회적인 이슈가 될 부분이 있을지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데이터 관리 체계, 모델 버전 관리 체계, 운영 체계 등은 새로운 AI 기술의 등장에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세스를 연속성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AI 기술은 양이 너무 많아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너무 난이도가 높아 전문가도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일 등을 중심으로 AI가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발전하고 있다"며 "기술 본질은 인간의 대체가 아닌 협력을 통한 가치의 극대화에 있고, 이 지점에서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치마크 한계 드러나…국가 AI, '실증 기준'이 관건" 업계에선 AI 에이전트 확산과 함께 모델 성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다시 불 붙고 있다. 장문 컨텍스트, 멀티모달, 에이전트 기능이 결합되면서 기존 벤치마크 점수가 실제 활용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단순 질의응답이나 추론 능력을 평가하던 기존 지표만으로는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AI의 실행력과 신뢰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 원장 역시 벤치마크의 한계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벤치마크 점수가 높다고 해서 현장의 난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벤치마크의 효용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지표는 설계된 기준에 따라 모델의 기초 체력을 검증하는 객관적 가늠자 역할을 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시험 성적'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실무 적용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춰 LG AI 연구원은 공개 벤치마크를 폭넓게 참고하는 한편, 그룹의 AX에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내부 테스트 세트를 구성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범용 지능을 넘어 산업별 특화 지능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또 단일 지표 경쟁이 아닌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에 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은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이 사업을 통해 공개한 'K-엑사원' 기술을 단순한 기술 성과가 아닌, 국가 차원의 AI 자생력 확보를 위한 실험으로 보고 있다. 임 원장은 "AI 경쟁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자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글로벌 기술 환경 변화나 외부 공급망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국가 AI 사업의 성과를 단기간 수치로만 평가하는 접근에도 선을 그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특정 분야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 이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된다는 점에서다. 임 원장은 "난이도 높은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 조건"이라며 "실제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을 때 글로벌 톱 수준 모델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품질을 구현할 수 있어야 실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공 성격의 AI 사업일수록 적용 분야에 맞춘 맞춤형 벤치마크 기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델부터 인재까지…AI 풀스택 주도권 확보 '관건' 임 원장은 국내 AI 경쟁력이 발전하기 위해선 점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모델, 데이터, 컴퓨팅, 운영도 모두 독자적으로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델과 이를 개발할 기술력, 관련 데이터, 실행할 수 있는 반도체(NPU, 신경망처리장치)를 빠르게 준비해 'AI 풀스택'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AI 경쟁력의 또 다른 축으로 인재도 꼽았다. 수백억원을 쏟아부어 인프라를 마련해도 정작 이 장비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고도화 할 고급 기술 인재를 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AI 인재 순유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지표는 마이너스(-)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하위권인 35위에 머물렀다.임 원장은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인재이지만, 우수 인재들이 학교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음에도 해외로 많이 유출되는 현재의 구조가 가장 안타깝다"며 "인재를 수용하려면 기업이 성장하거나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하고, 기업에선 과감하게 AI 인재에 대한 투자들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며 "실패를 교훈삼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등 제도, 문화 등도 갖추는 것도 인재 확보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부연했다.업계에선 최근 AI 인재 확보 경쟁이 연봉이나 처우를 넘어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는지와 그 문제의 난이도·임팩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임 원장은 최상위 AI 인재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이들의 수요에 맞춘 환경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래 인재들이 실제 산업 현장의 생생한 데이터와 도전적인 과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상위 AI 인재들은 자신이 얼마나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했고, 그 결과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LG 계열사와 함께 글로벌 최고 난도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실전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인재들이 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단순 보조 역할이 아닌,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설계해 검증된 인재가 연구원의 정식 구성원으로 합류하는 선순환 채용 구조를 구축해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나라가 정부 차원에서 공들이고 있는 피지컬 AI에 대해선 실제 잘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 섬세한 동작을 만들어내고 환경 변화가 다양한 상황에서도 중요 업무들을 스스로 안정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초지능(ASI)에 대해선 기술 활용 여부에 따른 기업 간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응해 개인, 기업, 사회 전반적으로 AI를 선제적으로 내재화하고 적극 활용함으로써 ASI 시대의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임 원장은 "ASI를 통한 바이오 혁신으로 난치병 치료와 정밀 의료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경제·산업 분야에선 새로운 물질 발견과 최적 공정 설계 등 창조적 가치를 생산하며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ASI 시대엔 AI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인간의 판단력과 창의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미래 경쟁력의 본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1.07 09:24장유미 기자

"우리가 잠든 사이, 더 나은 아침을 만드는 기술"

서울대 연구실에서 20년 넘게 축적한 수면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침실로 내려왔다. 비알랩은 '무구속 수면 측정'과 '바이오 피드백 기반 수면 개선'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슬립테크 시장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종민 비알랩 대표는 서울대 의과대학 생체신호 연구실에서 개발한 수면 측정 기술과 수면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기술, 적정 수면을 계산해주는 알고리즘을 연구해 2021년에 법인을 설립했다. 비알랩 기술의 중심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동작하는 수면 플랫폼'이 있다. 이 대표는 연구 초기부터 이 원칙이 핵심이었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저희가 중요시했던 키워드가 무구속적으로 동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뭔가 차거나 키고 끄지 않아도 알아서 되는 솔루션을 계속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소 시절 아예 아파트 한 채를 빌려 연구 공간을 꾸몄던 시기를 떠올렸다. 당시에도 공통된 결론은 사용성의 한계였다. "시계를 차고 자면 좋은데 거의 차지 않아요. 까먹는 것도 까먹는 거지만 불편하잖아요. 웨어러블은 신호 하나만 측정해 모든 걸 추정하는데, 저희는 심박·호흡·움직임을 종합적으로 측정합니다." 비알랩의 수면 플랫폼은 매트리스·토퍼 내부 약 3cm 두께 테크 레이어 속에 핵심 모듈이 집약돼 있다. 이 층에는 미세 진동과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 프로세서, 무선 통신 모듈, 소리·진동 피드백을 위한 장치를 통합했다. 매트리스 내부에 장착된 센서는 특별한 장치가 아니다. 가치의 핵심은 그 뒤에 있는 알고리즘이다. 그는 "데이터를 의미 있는 신호로 만드는 게 어렵다"며 "심박과 호흡을 다시 딥러닝 알고리즘에 넣으면 실제 심전도처럼 신호가 나오고, 그걸 바탕으로 수면 단계를 추정한다"고 말했다. 비알랩의 기술은 단순 모니터링을 넘는다. 심박·호흡 리듬을 실시간 분석하고, 그 리듬보다 살짝 빠르거나 느린 소리·진동을 제공해 사용자의 생체 리듬을 '동기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심장이 쿵쿵 뛰고 있으면, 그보다 약간 빠르게 혹은 느리게 미세 진동을 주면 사용자가 그 리듬을 따라가요. 이게 바이오 피드백이에요."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는 "입면 시간을 30% 줄였고, 깊은 수면 강화와 깨는 빈도도 줄었다"며 "특히 깨는 것이 36% 감소하는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방식이 기존 시장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도를 사용해 수면을 약간 개선하려는 시도는 있지만 실시간 상태에 맞춘 피드백으로 수면 자체를 바꾸는 곳은 드물다"고 전했다. 비알랩의 기술이 LG전자와 만나면서, 수면 중 환경 자동화가 현실이 됐다. 그는 기존 수면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았는지 명확히 짚었다. "사람은 꿈을 꿀 때 자율신경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자다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더워지면 몸이 위협을 느끼고 깨는 거죠. 기존에는 그 순간을 볼 방법이 없었어요." 벤자민AI는 이 순간을 감지한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보며 불편함으로만 알고 넘겼던 것들을 대응한다. LG 씽큐(ThinQ)와 연동하면 조명·온도·커튼 등도 조종할 수 있다. '지금 불을 끌까 말까' 고민할 필요가 없이 그냥 자면 알아서 켜지고 꺼진다. 비알랩은 올해부터 쇼룸, 백화점 팝업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수면 제품 특성상 체험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매트리스를 그대로 써보지 않고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 기반으로 거점을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반응도 빠르게 오고 있다. 그는 "일본, 미국, 호주에서 저희 제품을 가져가 테스트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며 "시장이 낯설기 때문에 기존 플레이어들과 시너지를 내며 확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수면 개선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수면이 개선되면 정신 건강은 물론 학습 능력, 업무 능력에까지 영향이 갑니다. 잠을 부족하게 자면 레프틴·그렐린 호르몬 때문에 배고프고, 잠을 충분히 자면 적당히 먹게 됩니다. 혈압·당뇨 등도 다 연관돼 있어요." 비알랩의 목표는 명확하다. 그는 "이 기술이 최대한 많이 퍼져서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2025.11.23 08:52신영빈 기자

[AI 리더스] 韓 AI 전략 맡은 심승배 "판교 민간 기술, 군에 심어야…국방 AX 거점 필요"

"미국은 팔란티어, 안두릴 등 민간 기업과 협력해 국방력이 한층 더 강화됐습니다. 우리나라도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AI) 국방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10년 뒤 전장에서 뒤처질 수 있습니다."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국방 AI 생태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처럼 밝혔다. 또 국방력 향상을 위해 연간 최소 1조원 규모의 국방 AI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방 AX 거점도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2024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조사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위는 12개 국방 선진국 중 8위로, 대한민국 연구개발(R&D) 예산의 18%에 불과한 이스라엘(7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1위는 미국(100%)이 차지했고 프랑스(89%·이하 미국 대비 수준), 러시아(89%), 독일(88%), 영국(87%), 중국(86%), 이스라엘(84%), 한국·일본(82%), 이탈리아(79%), 인도(73%), 스페인(7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미국이 국방과학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이유는 무기체계의 주요 기능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화 소프트웨어(SW)로 구현하고 있어서다. 또 JWCC(Joint Warfighting Cloud Capability) 등 대규모 생성형 AI를 국방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의 첨단 AI 기술을 국방 영역에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 심 분과장은 "우리나라에서 민간 협업은 정부에서 개별 사업을 발주하면 기업이 들어와서 수행하는 수준"이라며 "민간과 군이 협력할 수 있는 채널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간 AI 기술을 국방에 선도적으로 적용하도록 빅테크 기업이 몰린 실리콘밸리에 '국방혁신단(DIU)'을 마련해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소프트웨어 팩토리'라는 콘셉트로 스타트업까지 양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 판교의 기술을 군에 적극 도입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심 분과장은 우리 군과 민간 기업이 상시 협력할 수 있는 '국방 AX 거점' 같은 채널을 여러 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파일럿 연구개발(실증 연구개발)도 가능하도록 실증 인프라를 제공해 방산기업과 민간 AI 스타트업에 개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군의 클라우드 전환과 국방 AX를 빠르게 병행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군을 포함한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전환율은 약 10% 수준으로 현저히 낮다. 여기에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이 미비해 AI 등 첨단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심 분과장은 "현재 공무원 내부 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 메신저 외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동되는 군용 SW는 거의 없다"며 "클라우드가 100% 전환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 특화 AI 데이터센터를 따로 짓는 게 지금으로선 굉장히 필요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옵션은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면서도 "이를 위해 데이터 보안등급을 비밀·민감·일반(공개)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현재 국방 데이터로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방 데이터 분류도 민간의 힘을 빌려 카탈로그화 해 신뢰할 수 있는 방산 기업들에게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방 데이터 마트 같은 느낌의 '국방 데이터 허브'를 만들어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한편, 군 차원의 데이터 전문가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분과장은 우리나라가 AI 기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진국과의 협력도 지금보다 더 활발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민간 기업들은 미국 쉴드AI, 팔란티어 등 업계를 이끌고 있는 곳들과 기술 협력이나 공동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국방 차원에서도 한미 연합작전 수행을 위한 AI 분야 협력의 경우 현재처럼 유사한 수준으로 미국과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방·안보 AI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에서 양성된 AI 분야 인재가 외부로 조기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군의 AI 분야 조직이 마치 실리콘밸리나 판교의 스타트업 조직처럼 활성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심 분과장은 "군인으로서 사명감으로 AI를 추진하면서 전문가·활용가로서 AI를 구현해 성과를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전역 후에도 민간 ai 전문가로서 또는 기업 입장에서 군에 기여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이 지금으로선 중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AI 규범과 군사적 활용 문제도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짚었다. AI가 살상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이에 대한 균형점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일본에선 지난 6월 AI를 활용한 무기의 연구·개발 관련 지침을 처음 내놔 눈길을 끌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올해 3월 'AI 기본법'이 통과됐으나, 국방·안보 목적의 AI에 대해서는 적용범위에서 제외돼 있는 등 아직 구체화 된 관련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다. 심 분과장은 "지금은 AI 기술의 활용 수준이 미래 안보를 좌우할 수 있는 시대"라며 "첨단 무기에서도 AI 기반 무기의 속도나 파괴력이 중요하고, 사이버 분야에서는 AI로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이 핵심인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기술력을 키워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도 "AI의 군사적 활용 문제는 AI 개발 과정에서 신뢰성, 안전성 등의 품질보증 활동을 기본적으로 강화해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율주행 자동차가 아직 완전 자율주행에 이르지 못한 것처럼 군사 분야 AI도 유사한 상황으로, 앞으로 책임있는 AI의 구현에 노력을 다하면서 기술 진화·발전에 따라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심 분과장이 우리나라 국방 AX 문제에 대해 세밀히 진단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2002년 한국국방연구원에 합류한 후 국방정보화 정책 연구와 데이터·AI 분야를 중점 연구해왔던 덕분이다. 지난해 말부터 AI·정보화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상태로, 올해 9월 출범한 국가AI전략위원회에선 국방·안보분과장으로도 위촉됐다. 이는 최근 5년간 AI 분야에서의 정책연구 경험과 20년 이상 쌓은 국방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도움이 됐다. 심 분과장은 "국방·안보분과는 국방부의 AI 도입과 활용에 대한 촉진뿐 아니라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안보 목적에서도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볼 수 있듯 현대전의 양상은 이미 AI 중심의 속도 경쟁에 돌입한 상태로, 민간의 상용 AI 기술을 군에 빠르게 도입해 전력화·운용하는 것이 현재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국방 분야 AI의 수요자인 군 장병의 관점에서 그들의 임무에 AI 도입을 가속화 하는 것, 즉 국방 AX를 통해 장병의 임무 달성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안보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분과의 핵심 목표"라며 "우리 군이 AI를 활용해 인구절벽, 병력 감소 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분과에서 적극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방·안보분과를 통해 '국방 AI 생태계'를 조성해 나감으로써 우리나라가 방산 AI 분야에서 4대 강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나설 것이란 각오도 드러냈다. 또 K-팝 문화처럼 우리나라 국방 AI 역량이 전 세계로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심 분과장은 "앞으로 국방 AI 스타트업이 지속 창업 및 발전할 수 있는 '국방 AI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분과를 이끌어 나가려고 한다"며 "국방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면, 민간기업이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서비스로 구현하는 형태의 생태계가 우리 국방에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10.27 09:28장유미 기자

"로봇은 협업 파트너…엣지 지능으로 여는 피지컬 AI 시대"

"앞으로의 로봇은 더 이상 단말이 아니라 자율적인 협업 파트너로 봐야 합니다. 그러려면 엣지 지능이 필요합니다." 음병찬 디스펙터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에 대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피지컬 AI를 "AI가 인지와 판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동까지 확장되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로봇이 백플립을 하고 발로 차도 균형을 잡는 장면은 멋지지만, 진짜 가치는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 꾸준히 작동할 때 나온다"며 "디스펙터는 단발성 쇼케이스가 아니라 대량 운용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펙터가 지향하는 차별점은 '스케일'이다. "최고의 쇼를 구현하는 F1 머신이 아니라, 다양한 차종이 혼재된 실제 도로에서도 안전하게 돌아가는 자동차 생태계처럼, 여러 로봇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 뒤섞인 현실에서도 표준적인 워크플로우를 실행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가 내세우는 전략은 '실행 가능한 피지컬 AI 플랫폼'이다. 그는 "센서 융합, 엣지 컴퓨팅, 의사결정, 행동까지 전 과정을 최적화하고 있다"며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다양한 로봇에 곧바로 연결해 쓸 수 있는 엣지 지능을 구현 중"이라고 말했다. 음 대표는 "지금까지의 로봇은 대부분 원격 관제에 의존하는 더미 터미널에 가까웠다"며 "앞으로의 로봇은 자율적 협업 파트너로서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디스펙터의 초기 상용화 무대는 B2B 현장이다. 조영후 디스펙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계단이나 단차가 많은 환경에서는 바퀴형 로봇의 한계가 뚜렷하다"며 "다족 보행 로봇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디스펙터는 공장·플랜트 등에서 순찰, 점검, 감시, 현장 관리 같은 반복 업무를 우선 공략하며, 이후 작업자와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코워커(Co-worker) 로봇'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디스펙터는 로봇 제조사와 긴밀히 협력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유니트리 유통사인 로아스와 협업 중이다. 과거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과 고스트로보틱스 제품도 다뤘다. 상업 고객 1호로 레인보우로보틱스, 한국지역난방공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도 과제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외부의 AI 솔루션을 플랫폼에 얹어 빠르게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생태계 전략도 병행한다. 음 대표는 디스펙터가 지향하는 모델로 '유아이패스'를 꼽았다. 그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RPA를 만든 회사처럼, 우리는 물리 세계의 RPA를 지향한다"면서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동해 현장의 로봇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실행하게 하는 피지컬 RPA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적인 로봇 관제 기업들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우리의 지향점은 다르다"며 "시장이 아직 작기 때문에 경쟁사라기보다는 생태계 동료로 본다"고 했다. 디스펙터는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3~5년간 매년 2배 성장을 목표로 뒀다. 하지만 음 대표는 "매출 숫자 자체보다, 우리가 지향하는 고객과 유즈케이스를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과제 등 돈 되는 일은 많지만, 비전에 맞는 플랫폼 역량을 잠식하지 않는 범위에서 균형 있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 대표는 한국이 피지컬 AI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제조·하드웨어 기반, 정책 지원이 강점"이라며 "소프트웨어 게임은 미국이 강하고, 중국은 대외 확장 제약이 있다. 지금이 한국형 베스트 프랙티스를 보여줄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AI의 난제는 데이터다. 조 CTO는 "심투리얼(Sim2Real) 격차는 여전히 크다. 엔비디아 시뮬레이터가 진화하고 있지만, 현실 데이터 결합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음 대표는 "강화학습식 브루트포스 데이터 수집에는 한계가 있다"며 "예측 능력을 갖춘 대안적 아키텍처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스펙터는 거대 모델의 진화를 활용하는 한편, 현장 환경에서 로봇이 점점 더 일을 잘하게 만드는 데이터 루프를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 그는 "지금 로봇은 비싸고 위험한 특수 장비로 여겨진다. 하지만 자동차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당연히 쓰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엣지 지능과 워크플로우 플랫폼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며 "로봇이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협업하며, 기업은 대규모 연구소 없이도 로봇을 개발·운영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2025.09.27 06:32신영빈 기자

"양식장도 AI로 스마트하게…사료비 줄이고 더 잘 키워야죠"

양식장이 더 이상 '경험과 감'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수중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이 생선의 무게를 추정하고, 사료를 얼마나 줄지 판단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마트양식 솔루션 '피쉬스코프'를 개발한 스타트업 타이드풀의 이준호 대표는 "양식의 핵심은 바이오매스와 사료 최적화"라며 기술이 수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기술을 팔기보다 직접 쓰겠다는 전략으로 수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 타이드풀은 소비자들에게 '투뿔광어' 브랜드로 유명해진 회사다. 다만 실제 사업 핵심은 스마트양식 솔루션 '피쉬스코프'와 유통 브랜드 '피시파더'다. 이 대표는 "투뿔광어는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드문 브랜드라 많이 언급되지만, 실제 매출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상반기 100억원 매출 중 95%는 활어 도매 유통이고, 나머지가 기술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대표는 "우리는 기술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술을 잘 활용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판매하려고 하지 않고, 직접 자동차를 만든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양식 본질, 보이지 않는 생선 무게 잰다 스마트양식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자라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이 대표는 "수조 하나가 지름 20m, 수심 10m 정도 되는데, 그 안에 있는 물고기의 수나 무게를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며 "우리는 여기에 스테레오 카메라를 활용한 중량 추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타이드풀은 하루 수천 마리의 물고기를 촬영해 체형 데이터를 3D로 분석해 평균 중량과 편차를 추정했다. 사전에 입력된 입식 수량과 폐사율을 바탕으로 전체 '바이오매스'를 계산한 뒤 사료 급여량, 분조(개체 분리) 타이밍 등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양식장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건 사료다. 이 대표는 "전체 운영비 절반이 사료비"라며 "기존 전통적인 급여 방식에 비해서 한 20% 정도 개선된 효율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료 급이는 단순히 기계로 뿌리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 수조 표면을 촬영한 수상 카메라로 물고기의 식욕 지수인 '에피타이트 인덱스'를 예측해 조절하는 기술로 진화 중이다. 이 대표는 "물고기가 오늘은 밥을 몇 공기나 먹을지 AI가 예측해서 급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라고 묘사했다. "양식장도 직접 운영할 겁니다" 이 대표는 스마트양식 솔루션을 자체 운영하는 양식장에 직접 적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대형 자본이 양식장을 직접 짓고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도 그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수백억이 들 수 있지만 기술과 유통을 다 갖춘 우리가 직접 양식장까지 운영해야 진짜 효율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이드풀은 현재 경북 김천의 송어 양식장을 임대해 기술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 양식 방식에 비해 기술 적용 시 수익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입증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기술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기술을 가장 잘 쓰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기술 개발 목적을 강조했다. 단순히 스마트양식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양식 현장에 뛰어들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장의 판을 바꾸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타이드풀은 국내에서 드물게 양식업과 유통, 기술을 모두 직접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수산업 연구도 투자해야" 스마트양식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 환경은 아직 열악하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뭘 해보려고 하면 지원도 적고, 관심도 낮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사업인데, 초기 의도는 좋았지만 건설 사업처럼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에 지금까지 대표 플레이어가 없었던 이유는 기술도, 팀도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기술과 팀을 모두 갖추고 있어 한국을 대표할 첫 번째 수산 양식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술을 가장 잘 쓰는 회사가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판매보다는 활용에 집중하고 있고, 양식에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직접 해보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드풀은 이제 기술로 현장을 바꾸는 회사를 넘어서 수산업을 선도하는 회사로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스마트해 보이는 기술이 아니라, 진짜 수익을 만들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되기 위해 정진한다는 게 이 대표의 포부다.

2025.08.03 13:00신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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