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맑음'·카카오 '흐림'…엇갈린 2분기 기상도
네이버, 카카오가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호실적을 거두며 실적 선방을,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20% 이상 내림세를 보이면서 양사가 서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2분기 매출액 2조4천304억원, 영업이익 3천6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80%, 8.2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달 3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카카오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4% 증가한 2조636억원을, 영업이익은 20.78% 감소한 1천355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증권은 2분기 네이버 매출, 영업이익을 순서대로 2조4천239억원, 3천816억원으로 예상하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커머스 매출은 예약·여행 서비스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보다 44% 증가한 6천3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핀테크는 2분기부터 애플페이 연동 효과가 반영돼 매출 오름세는 가속하지만, 이익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역시 1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비용 절감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출 성장은 둔화하지만, 영업 적자 규모가 700억원대로 지난해 2분기 대비 2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안타증권도 네이버가 2분기 사업 부문별 고른 성장을 시현해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검색 점유율 하락에도, 시장 우려와 달리 실제 네이버 검색광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비즈니스 쿼리(광고상품 노출되는 키워드)'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포쉬마크가 4월 내놓은 라이브커머스 '포쉬쇼'는 최근 연간 환산 거래액이 1조원에 이를만큼 반응이 뜨거운 상황”이라고 했다. 카카오 2분기 성장세는 다소 무딜 것으로 관측된다. SM엔터테인먼트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규모 확대로 인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은 1.7%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톡비즈 매출은 광고 성수기 효과와 커머스 기저로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창영 연구원은 “광고 성수기 효과는 경기 침체로 예년처럼 크지는 않다”며 “알림톡(메시지 광고) 매출이 견조하지만, 야외 활동 증가로 선물하기(커머스) 매출이 감소하면 영업이익 회복세가 가시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선물하기 명품관인 '럭스', 오픈채팅 신규 탭 편성으로 인한 효과는 빠르면 하반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토리 사업 매출 역시 마케팅비 집행이 불가피한 터라 연간 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SK증권은 카카오 2분기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1분기보다 더딘 회복을 보였고, 스토리와 게임즈향 마케팅비 집행을 반영해 기존 이익을 추정치 대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네카오' 주가, 하반기 성과 따라 반등할 수도" 실적에 따른 양사 주가 추이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날 네이버는 전일 대비 2.17% 오른 19만7천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30만원을 바라보던 네이버 주가는 올 들어 등락을 반복하며 널뛰기하고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때 8만원을 웃돌았지만, 이날 종가는 5만700원으로 1년새 3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 적정주가를 기존 7만2천원에서 6만3천원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증권 업계는 네이버, 카카오 하반기 AI 사업 성과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분석했다. 네이버는 내달 24일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검색형 챗봇 서비스 '큐' 베타 버전을 이달 선보일 방침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정된 큐 서비스와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전후로 AI 관련 중기적인 수익화 방안, 장기적 전략 방향성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카카오 역시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지피티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지피티 2.0'과 함께, AI 대화용 챗봇 '코챗GPT'를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전날 카카오는 이미지를 3초 안에 그려내는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2.0'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카카오디벨로퍼스에 공개했다. 남효지 연구원은 "하반기 카카오톡 개편에 따른 성장률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AI 사업 관련 비용이 전년 대비 약 1천2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한 만큼, 카카오 자산과 결합해 비즈니스모델 개선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다면 현 주가에 반영된 우려는 기대감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