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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경 디지털 재현사업단, AI페스타서 AI 복원 '디지털 서라벌' 공개

신라왕경 디지털 재현사업단이 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AI 페스타 2026' 정부특별관에서 고대 신라 수도 서라벌을 복원한 다양한 디지털 헤리티지 성과를 선보였다. 역사적 고증 데이터에 생성형 AI와 3D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천년 고도의 문화유산을 가상공간에서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신라왕경 디지털 재현사업은 국가유산청 주도로 주관사인 문화유산기술연구소와 경북연구원, 덱스터스튜디오, 위프코 등이 참여하는 AI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다. 올해 황룡사지, 대릉원, 불국사, 석굴암 등 4대 핵심 유적을 중심으로 건축물 150건, 유물·소품 200건 등 총 350건의 고증 기반 3D 원천 에셋을 구축하고 도시 전체의 공간 연결성을 입체적으로 복원하고 있다. 현장 부스에서 만난 경북연구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생성형 AI에 이미지나 영상 생성을 명령하면 데이터 한계로 인해 조선시대 풍경 위주로 도출된다"며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바탕으로 정밀한 원천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고 이를 AI에 투입함으로써 실제 신라의 모습을 온전히 구현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스 현장에서는 기획부터 인물, 비주얼, 영상 제작 전 과정을 100% 생성형 AI 기술로 완성한 AI 재현 영화가 상영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경북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작품은 유수의 영화제에 출품해 지속해서 수상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서라벌 전시관 상영과 APEC 행사 공개에 이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고증 기반 AI 콘텐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단은 오는 12월까지 사업을 완료하고, 구축된 원천 데이터를 국가유산청 클라우드와 글로벌 에셋 플랫폼(FAB 등)에 개방해 대국민 서비스와 콘텐츠 산업계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800년대 신라왕경을 배경으로 한 공간체험형 워킹 VR '용의 시야' 등 실감형 콘텐츠 확장도 함께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AI 페스타 2026은 'AI, 현실이 되다. 모두의 AI'를 주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AI페스타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AI 행사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오는 8일까지 진행된다.

2026.10.06 16:12정진성 기자

AI페스타26 개막…에이전틱·피지컬 AI 앞세워 '역대 최대' 규모

국내외 인공지능(AI) 기업과 연구기관,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기술 전시를 넘어 산업 현장 적용과 사업화, 글로벌 협력 방안을 찾는 행사가 막을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AI페스타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AI페스타26'이 6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개막했다. 과기정통부 'AI 주간 2026'의 대표 행사로 'AI, 현실이 되다. 모두의 AI'를 슬로건으로 8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는 국내외 AI 기업·기관 350여 곳이 500여 개 부스를 운영하는 국내 AI 분야 최대 규모 행사다.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무게를 뒀던 지난해와 달리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실제로 쓰이는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입구 앞 주요 참가기업 자리를 차지한 화웨이는 네트워크, 스토리지, AI 서버, 운영체제(EulerOS), 데이터베이스(GaussDB), 클라우드, 디지털 파워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솔루션을 전시한다. 바로 옆 KT는 AI·클라우드·네트워크 인프라 기반 AI 전환(AX) 솔루션을 선보이고, 정부 특별관 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특별전시관에도 참여한다. 메인 무대 옆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특별관에는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한데 모였다. 세 곳은 지난 8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를 통과한 정예팀으로 각각 'K-엑사원 2.0', '에이닷엑스 K2', '솔라 오픈 2'로 평가를 받았다. 3차 평가를 거쳐 내년 초 최종 2개 팀이 가려질 예정이어서 최종 경쟁을 앞둔 국가대표 AI 후보가 한 전시관에서 맞붙은 셈이다. 메인 무대 앞에는 전국민 AI 경진대회 우수작을 모은 특별관이 자리했다. 전시장 중앙 A존에는 삼성SDS, 한컴, 포티투마루, 야놀자 등이 부스를 마련했다. 전시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AI 경진대회 ▲피지컬 AI & 로봇 ▲K-AI 파트너십 ▲에이전틱 AI+X ▲AI 반도체 ▲AI 인프라 ▲국방 AI ▲보안 & 양자 등 테마 특별관과 정부 특별관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오른편 피지컬 AI & 로봇 특별관에는 두산로보틱스, 라이드플럭스, 이스트소프트, 롯데이노베이트가 참여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스캔앤고', 이스트소프트는 리테일·전시·공공 등에 적용하는 대화형 피지컬 AI '페르소 인터랙티브'를 선보인다. 바로 옆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월드모델 특별관에서는 로보티즈가 국산 월드모델을 적용한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를 시연한다. 에이전틱 AI+X 특별관에서는 원더무브가 멀티 에이전트 플랫폼 '클로포드'를, 인핸스가 웹사이트와 기업 시스템을 직접 조작하는 컴퓨터 이용 에이전트 'ACT-2'를 공개한다. 와이즈넛, 더존비즈온, NHN, 유라클, 지란지교소프트 등도 부스를 냈다. 전시장 왼편에는 AI 반도체, AI 인프라, 국방 AI, 보안 & 양자 특별관이 줄지어 있다. 딥엑스·모빌린트·파네시아·디노티시아가 AI 반도체를, 망고부스트가 AI 인프라를, 솔트룩스·펀진·코난테크놀로지가 국방 AI를 전시한다. 보안 & 양자 특별관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큐심플러스, 안랩, 지니언스 등이 참여했다. 버즈니, 야놀자, 시공간, 제로웹 등은 쇼핑·여행·돌봄·접근성 분야 생활밀착형 AI를 선보인다. 이날 오후 3시 메인 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해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을 비롯한 산·학·연·관 인사가 참석했다. 조준희 AI페스타조직위원장이 개회사를 했고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개막식에 이어 오후 4시부터는 하정우 부위원장이 주재하는 AI 산업 정책 토크쇼가 열린다. '현장의 목소리, 정책에 담다'를 주제로 AI 산업계, 투자기관, 학계, 일반 국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산업계 애로사항과 건의를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 5시에는 국가 AI 대상 시상식이 이어져 다온아이앤씨와 라이드플럭스가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는다. 메인 무대에서는 오전부터 200이명 규모의 'AI 서밋'이 진행됐다. 로라 아로요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프레데리코 코스타 아마존웹서비스(AWS) 아시아태평양·일본 AI·데이터 정책 총괄, 최기영 앤트로픽 코리아 대표, 박상원 KT AX사업부문장(전무)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같은 시각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양자 기술 전략을 논의하는 퀀텀 포럼이 열렸다. 7일에는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이 12개국 주한 외국대사를 포함해 영국, 중국, 스웨덴 등 20개국 외교사절을 초청해 오찬간담회와 전시 투어를 진행한다. 각국 AI 정책을 공유하고 기업 간 실증·사업화, 해외 진출 연계 방안을 논의한 뒤 전국민 AI 경진대회 특별관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특별관을 찾아 시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같은 날 '퓨처 테크 컨퍼런스'에는 오픈AI, 두산로보틱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롯데이노베이트, 화웨이, 젠스파크, IBM, 퍼플렉시티, 밀라(Mila) 연사가 나서 피지컬 AI와 글로벌 AI 전략을 다룬다. 국가정보원, AI안전연구소, 보안기업 등 100여 명이 참석하는 사이버보안 컨퍼런스도 함께 열리며, 마지막 날인 8일에는 현장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AIR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류제명 2차관은 AI 페스타가 "정책과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연결하고 글로벌 협력의 기회를 넓히는 자리"라며 "국내 AI 기업의 세계 시장 도약과 국민 체감 성과를 위해 정책 지원과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10.06 14:19남혁우 기자

"연구실 나온 양자기술…의료·산업 현장으로 잰걸음"

"양자기술이 연구실을 벗어나 의료와 바이오, 반도체 등 실제 산업 현장으로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속도가 예상외로 빠르다." 전하넓 충북양자연구센터 연구원은 6일 서울 웨스틴 파르나스에서 열린 'AI페스타26 퀀텀 포럼'에서 '양자기술의 응용과 Quantum AI'를 주제로 이 같은 양자기술의 산업 응용 사례와 연구 방향을 소개했다. 발표는 양자센싱과 양자최적화, 하이브리드 지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극도로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양자센서는 이미 의료기기로 활용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의료 영상을 재구성하거나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과 양자기술을 결합해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퀀텀 AI(Quantum AI)'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양자기술은 기존 반도체나 레이저 등에서 활용돼온 양자 현상을 넘어 중첩과 얽힘 등 양자의 고유한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른바 제2차 양자혁명을 의미한다. 크게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으로 나뉜다. 범용 양자컴퓨터와 최적화에 특화된 양자 어닐러부터 양자암호키분배, 양자중계기, 초정밀 센서 등이 주요 연구 분야다. 뇌·심장이 만드는 미세한 자기장까지 읽는다 실생활과 가장 가까운 분야 가운데 하나가 양자센싱이다. 대표적인 기술인 초전도양자간섭장치(SQUID)는 극도로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센서로, 암흑물질 검출이나 양자컴퓨터·양자정보 연구, 방사선 정밀 분석 등 첨단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응용 범위는 의료 분야까지 넓어졌다. 뇌의 신경전류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하는 뇌자도(MEG)를 비롯해 심자도, 암 진단, 생체분자 검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국방·안전 분야에서는 잠수함 탐지와 방사능 감지, 관성항법 등으로 확장 가능하다." 전 연구원은 “양자센서를 이용한 측정은 연구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장비화가 진행돼 산업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기술 발전으로 센서 자체도 작아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기존에는 거대한 장비와 자기장을 차단하는 환경이 필요했지만 원자자력계와 다이아몬드 기반 고체 양자소자 등 새로운 방식의 센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전 연구원은 "비차폐 환경에서도 뇌의 신경 활동을 측정할 수 있게 되면 뇌에 전극을 직접 연결하지 않는 비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로도 응용할 수 있다"며 OPM-MEG 기반 신경활동 측정과 운동 궤적 예측 등을 응용 사례로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양자컴퓨터의 활용처도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충북양자연구센터에서는 영상·역문제 분야에서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재구성과 뇌자도 전류원 국지화를 연구하고 있다. 소인수분해와 북극항로 같은 조합 최적화 문제, 자성체의 변화를 분석하는 물리 시뮬레이션에도 양자컴퓨팅을 적용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적은 측정 데이터로 CT 영상을 재구성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촬영에 필요한 X선 조사량을 줄이면서 영상을 재구성할 수 있다면 반복적으로 CT를 촬영해야 하는 환자의 피폭량을 줄이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 연구원은 "방사광가속기에서 물질을 관찰할 때도 X선 조사량을 줄여 시료 손상을 낮추면서 3차원 영상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오창 양자연구센터, '양자 거점' 노린다 이 같은 연구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거점으로 충북 오창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 연구원은 전망했다. 충북양자연구센터는 실물 양자컴퓨터를 보유한 연구 환경을 토대로 향후 오창에 들어서는 방사광가속기와 양자컴퓨팅, AI를 연계하는 연구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방사광가속기는 고순도 양자물질과 새로운 양자소자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전 연구원은 방사광 가속기가 주목받는 이유로 미국 에너지부가 선정한 5개 국립양자정보과학기술연구센터 역시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한 연구소가 주도하거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충북양자연구센터는 방사광가속기와 양자컴퓨터가 배터리·반도체·양자물질 등 소재 분야뿐 아니라 신약·백신 등 바이오, 단층촬영·실시간 진단 등 의료 분야에서 공통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AI를 결합해 세 기술 간 시너지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실물 양자컴퓨터를 외부 연구와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양자회로의 실행 결과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펄스와 교정 등 하드웨어 수준의 제어까지 가능하게 해 교육과 실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전 연구원은 “충북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라는 좋은 인프라가 들어오고 센터도 점차 양자컴퓨터 규모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다양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면 산업계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10.06 13:04이선민 기자

"양자 R&D→상용화로 가속…韓, 산업 연계 강화해야"

글로벌 주요국 양자과학기술 투자가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상용화와 산업생태계 육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증·사업화와 초기시장 창출, 기업 성장까지 연결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성은정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장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AI페스타' 퀀텀포럼 세션 발표에서 “양자는 이제 과학기술 역량 확보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경제안보를 포괄하는 국가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센터장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전세계 각국 정부가 발표한 양자 분야 누적 투자와 향후 투자계획을 합친 규모는 659억 달러다. 지난 2022년 약 300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40년 글로벌 양자기술 시장은 1190억~2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양자컴퓨팅 시장은 최대 14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35년 양자컴퓨터가 주요 산업에서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경제가치는 1조 3000억~2조 7000억 달러로 추산됐다. 주요국, 양자기술 '연구' 넘어 산업화로 주요국은 양자 투자 범위를 R&D에서 제조·공급망과 실증·상용화로 넓히고 있다. 미국은 양자기술 혁신과 상용화, 양자컴퓨팅 개발·배치뿐 아니라 센서·네트워크의 실제 적용과 양자내성암호(PQC)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양자 벤치마킹 이니셔티브(QBI) 프로그램을 통해 10년 이내 실용적 양자컴퓨팅 구현을 목표로 기업 기술을 단계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미국의 양자 생태계 구축 전략에 대해 “정책과 안보에서 R&D, 제조·공급망, 검증과 실전배치까지 투자영역을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도 양자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양자유럽전략(Quantum Europe Strategy)'을 중심으로 연구·혁신뿐 아니라 인프라와 산업생태계, 인력 등으로 정책 범위를 확대했다. 영국은 지난 2024년부터 10년간 25억 파운드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2040년까지 양자 분야에 민관 합계 13조 2000억 엔을 투자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중국과 캐나다, 호주 역시 국가투자와 유망기업 육성, 전략 프로젝트 지원 등을 통해 양자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양자 생태계가 처음에는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부품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으로 넓어졌다”며 “산업 연계 또한 확대되는 공통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韓 양자 R&D 투자, 7년 새 25배...“전략 투자체계 만들어야” 국내에서도 양자 R&D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가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를 분석한 결과 주요 양자 R&D 투자규모는 2019년 105억원에서 올해 2,669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해당 기간 누적 투자규모는 약 7,832억원이다. 투자 대상도 컴퓨팅·통신·센서에서 공통기반, 인력양성, 국제협력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산업 생태계에서도 초기 성장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양자산업협회 정회원사 기준 국내 양자 관련 기업은 90개사를 넘어섰다. 양자 기술 공급기업 양자 관련 매출은 2023년 약 92억원에서 지난해 약 151억원으로 65 % 증가했다. 다만 산업계는 전문인력 확보와 연구 인프라 부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공급기업은 장기적인 R&D와 실증·사업화 연계를, 수요기업은 전문인력과 기술지원, 실제 산업 수요를 반영한 R&D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성 센터장은 향후 투자 방향으로 ▲기초·원천연구의 장기적 지원 ▲임무지향적·포트폴리오 방식 투자 ▲실증·공공수요를 통한 초기시장 형성 ▲공급망·공통기반 강화 ▲민간투자와 기업 성장 지원을 제시했다. 성 센터장은 “기초·원천 연구와 상용화 연계 투자를 상호 연계하고 보완하면서 기술과 산업 특성에 맞는 전략적 투자체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10.06 12:32홍하나 기자

양병내 KTC 원장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ITC 솔루션 리더로 도약”

양병내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원장은 6일 “KTC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ITC 솔루션 리더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원장은 이날 경기도 군포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KTC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 파수꾼'이자 기업의 '최상의 기술 파트너'를 넘어 '세계 시험·인증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원장은 “KTC가 신사업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실증, 글로벌 규제 해소, 시장 진출 지원에 이르는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며 “반도체·인공지능(AI)·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신사업을 확장하고 초고압·직류 전력망 클러스터 완성 등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기반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유럽·아세안 등 해외 인증시장과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정책과 연계한 지역 특화 사업과 R&D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또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해 공정한 성과평가와 합리적인 보상체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 원장은 대구 성광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식경제부 정보통신과장, 산업통상자원부 철강화학과장·대통령비서실 행정관·수소경제정책관·통상차관보,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2026.10.06 10:00주문정 기자

아카이브, 논문 제출 월 2편으로 제한…AI발 저품질 논문 급증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가 제출자 1인당 논문 제출을 월 최대 2편으로 제한한다. 인공지능(AI) 도구 확산으로 저품질 논문 제출이 급증하면서 이를 걸러내는 심사자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카이브는 1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모든 제출자와 분야에 적용되는 새 제출 제한 정책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출자는 한 달에 최대 2편까지만 논문을 올릴 수 있다. 동시에 진행 중인 제출을 3편으로 묶는 기존 제한도 유지된다. 제출 제한 자체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다. 그동안은 모더레이터가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넘는 제출자를 재량으로 제한해 왔다. 하지만 AI 도구가 고도화되면서 한 사람이 낼 수 있는 논문 수의 현실적 한계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이 아카이브의 설명이다. 아카이브는 이번 정책이 AI 도구를 쓰는 저자에 대한 새 기준을 마련하고 검수 도구와 절차를 개선하는 동안 적용하는 임시 조치라고 밝혔다. 아카이브에 따르면 월간 제출 건수는 2016년 9월 9869건에서 2024년 9월 2만569건으로 늘었다. 지난달에는 4만36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2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지난달 제출분에서만 직원과 모더레이터에게 접수된 지원 요청이 9000건에 육박했다. 특히 컴퓨터과학의 AI 분야인 cs.AI는 지난 2년 사이 제출량이 6배 넘게 증가했다. 다른 분야도 같은 기간 두 배가량 늘었다. 아카이브는 다른 오픈액세스 저장소에서도 저자 1인당 제출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카이브는 AI 사용 사실을 밝히고 학술적 기준을 충족하면 연구에 AI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문제는 상당수 제출물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범위가 좁고 내용이 빈약한 논문, 하나의 연구를 여러 편으로 쪼갠 이른바 '살라미 논문', AI가 작성한 논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토머스 디터리히 아카이브 편집자문위원회 의장(오리건주립대 명예교수)은 소수의 저자가 저품질 논문을 대량 제출해 모더레이터의 시간을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양질의 논문 공개가 며칠에서 몇 주씩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한은 게재 여부와 무관하게 제출 건수 기준으로 적용돼 반려된 논문도 월 한도에 포함된다. 분야가 달라도 합산한다. 전달 제출분이 보류 상태로 넘어오면 새 달의 월 한도에서는 빠지지만 동시 진행 3편 한도에는 포함된다. 다만 공저자가 아닌 제출자에게만 적용되며, 공개 전 제출자가 직접 삭제한 논문은 집계에서 빠진다. 아카이브는 밀린 논문이 있거나 학회 일정에 맞춰야 하는 저자에게 제출 계획을 미리 세울 것을 당부했다. 캣 보보리스 아카이브 커뮤니케이션·멤버십 매니저는 "AI로 아카이브와 과학계 전체가 분수령을 맞고 있어 이번 조치로 저자들이 가장 완성도 높은 연구 중심으로 제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이 저자와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계속 살피고 필요하면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6.10.05 10:50남혁우 기자

AI 넘어 퀀텀시대로…양자기술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비욘드 인공지능(AI)'을 이끌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양자컴퓨팅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퀀텀포럼이 열린다. 정책 결정자와 협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6인 토크쇼와 컨퍼런스와 핵심 기술 중심 전시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양자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멋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AI페스타 세부 행사로 퀀텀포럼과 전시가 마련됐다. 퀀텀포럼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 아틀라스 홀에서 퀀텀 토크와 컨퍼런스로 나눠 진행된다. 전시는 8일까지 코엑스 3층에 '보안&양자 특별관'에서 볼 수 있다. 특별관에는 엄선된 보안 기업과 함께 양자관련 기업 및 기관 등이 참여해 첨단 성과를 공개한다. 국내 최고 전문가가 풀어내는 퀀텀 토크…양자의 현재와 미래 퀀텀포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코너 중 하나는 6일 오전 10시부터 55분간 열리능 '6인 토크쇼'이다. 토크쇼는 정책 결정자와 협단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양자컴퓨팅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주고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순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K-문샷 양자 PD(KAIST 명예교수)를 좌장을 맡을 6인 토크쇼는 '양자, 랩에서 시장으로(QX 2026: Quantum Meets Reality)'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현재 상황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패널로는 ▲주정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양자 PM ▲류탁기 미래양자융합포럼 공동의장(SKT 네트워크 기술 담당,부사장) ▲김동호 한국양자산업협회 부회장(메가존클라우드 CQO) ▲표창희 IBM 퀀텀사업총괄 상무 ▲윤지원 SDT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총 5개 관점에서 양자를 논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은 ▲연구개발 중심 양자기술이 시장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의 해결 과제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속에 우리나라가 해야할 선택과 집중 영역 ▲정부·출연연·대학·기업의 역할 ▲AI가 융합 중인 양자의 상용화 영역 예상 ▲한국의 2030 양자 비전 등이다. 핵심기업·기관이 핵심만 강조하는 퀀텀 전시회 마련 올해 전시회는 국내 최고 수준의 양자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관과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성과 중심으로 참여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지난해 발표한 2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과 스케일업 사업을 통해 개발된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KRISS는 내년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내년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온큐와 이온트랩 방식의 양자컴퓨터 설치가 한창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주 SK텔레콤과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기 전에 성능과 운영 가능성을 가상으로 시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 공개했다. 양자컴퓨팅과 통신(보안) 등을 중심으로 과기정통부 플래그십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시는 성과 중심으로 공개한다. IQM 양자컴퓨터를 가동 중인 충북대학교 충북양자연구센터(CBQRC, 센터장 김기웅 물리학과 교수)도 참여했다. CBQRC은 양자컴퓨팅 연구·교육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충북지역 유일 연구 거점이다. CBQRC는 현재 핀란드 IQM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IQM Spark'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양자 알고리즘 개발, 실제 양자컴퓨터 실습·교육, 소재·부품·장비 연구 및 산학연 협력을 추진 중이다. 국내 대학에서 실제 양자컴퓨터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연구·교육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단체는 또 양자물질·소자 연구개발, 양자컴퓨팅 인프라 구축, 기술사업화 및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상용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교육·실습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충북의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 양자AI융합센터(센터장 김효실)도 전시관에 참여했다. 회원만 200개가 넘는 국내 최대 비영리 지원 조직이다. 양자기술 관련 정책·산업 연구, 산학연 협력, 교육·행사, 표준화 및 사업화 지원 등을 진행해 왔다. 국제 양자산업 표준화 기구 퀸사(QuINSA) 한국 사무국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매년 수행해온 양자산업 백서와 산업 현황 소개 자료 등을 집중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에서는 국내 양자컴퓨팅 1호 기업인 큐노바컴퓨팅(대표 이준구/KAIST 교수)이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알고리즘 '하이-브이큐이(HI-VQE) 기반의 분자계산 소프트웨어와 신약·신소재 개발용 설계 플랫폼을 선보인다. 이 분야에선 큐노바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처음 이와이엘(ETL)이 전시에 참여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이와이엘은 초소형 양자난수생성기(QRNG)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양자보안 기업이다. QRNG 칩과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암호칩·암호모듈·보안통신 및 인증 솔루션 등을 개발했다. 최근 양자암호·양자암호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암호 솔루션 관련 제품을 선보인다. 양자통신 분야에서 앞서가는 큐심플러스(대표 노광석)도 참여한다. 국내 양자통신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포지션을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양자통신 전문기업으로, 양자통신망 구축·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한다. 이번에 전시할 주력 제품군으로 ▲양자통신 시뮬레이터 'QSIMpro' ▲근거리 양자통신 운용 소프트웨어 'QSIMpro-LAN' ▲양자암호통신 장비·제어 모듈 등이 있다. 유·무선 및 위성 양자통신 통합 솔루션과 양자인터넷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기업·기관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컨퍼런스도 먼저 노광석 큐심플러스 대표가 첫 주자로 나서 양자암호통신(QKD)의 최신 기술 동향을 조망하고, 이를 기반으로 양자네트워크로 확장하기 위한 기술적·산업적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기웅 충북양자연구센터장은 '양자기술의 응용과 퀀텀 AI - 양자센싱, 양자최적화와 하이브리드 지능을 향하여'를 주제로 양자컴퓨팅과 양자센싱 연구를 소개할 예정이다. 함재균 KISTI 양자컴퓨팅서비스연구단장은 이날 'K-퀀텀 고속도로: 양자-HPC 통합을 통한 전략적 인프라 구축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양자컴퓨터와 HPC, AI, 연구자와 산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세계적 수준의 '양자 고속도로' 구축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다. 성은정 KRISS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장은 '국내외 양자과학기술 투자전략 동향–양자기술을 넘어 양자 상용화를 향하여'를 주제로 발표한다. 올해 양자 투자실태 등, 최신 자료가 처음 공개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김효실 양자AI융합센터장이 나서 국내외 양자 생태계를 진단할 예정이다. 또 대한민국 양자 기술과 산업을 끌어온 미래양자융합포럼에 대해 소개한다. 양자 금융 부문에서 선도기업으로 주목받는 오리엔텀에서는 이근우 부사장/CTO가 나서 퀀텀 컴퓨팅과 AI를 주제로 강연한다. 양자컴퓨팅 기초와 개요, 작동원리부터 응용/활용까지 들여다볼 좋은 기회다. 국내 양자 알고리즘 선도기업 큐노바는 김재완 전무(CPO)가 나서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SW를 소개하며, 양자경제의 도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큐노바 알고리즘 하이-브이큐이(HI-VQE)를 중심으로 그동안의 성과도 공개한다. 큐노바는 현재 일본과 미국 등 해외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2026.10.02 14:24박희범 기자

[AI인재강국] 연구는 사람을 따라 움직인다... 프랑스가 AI 학교를 세운 이유

국가 AI 연구거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고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뒷받침하는 AI 연구 컨소시엄으로, 카이스트·고려대·포스텍·연세대와 국내 기업들이 함께한다. 지디넷코리아는 격주마다 한국 AI 연구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국가 AI 연구거점의 생생한 이야기로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 6월 말, 포항의 한 연구실에서 나흘을 보냈다. 자기지도 시각 학습에 관한 세미나를 하고, 대학원생 서른여 명을 한 사람씩 만나 각자의 연구에 대해 피드백을 나눴다. 이 연구실을 이끄는 조민수 포항공대 교수는 10여 년 전 파리에서 필자와 함께 연구하던 젊은 박사후연구원이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ENS)의 연구팀에서 4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간 그가, 이제 자신의 학생들을 필자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 방에서 분명해진 사실이 하나 있다. 연구는 논문으로만 이동하지 않는다. 연구는 사람을 따라 움직인다. 이런 왕래는 우연이 아니라 오래된 순환이다. 젊은 연구자가 국경을 넘어와 한 연구실에서 훈련받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 다음 세대를 기른다. 필자의 연구실도 오랫동안 그 순환의 한 정거장이었고, 포항의 그 연구실은 순환이 낳은 결과다. 어제의 박사후연구원이 오늘의 교수가 되고, 그 교수의 학생들이 다음 왕래를 준비한다. 국제 협력의 실체는 협정문이 아니라 이 순환이다. 프랑스는 이 순환을 개인 연구실의 우연에 맡기지 않기로 했다. 2018년 발표된 국가 AI 전략에 따라 프랑스는 네 곳의 학제간 AI 연구소(3IA)를 선정했고, 그중 하나가 필자가 공동 설립한 파리 AI 연구소 PR[AI]RIE(PaRis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InstitutE)다. 2019년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국립컴퓨터과학연구소(Inria), 파스퇴르연구소, PSL대학, 파리시테대가 함께 파리에 설립한 이 연구소는 2024년부터 프랑스의 국가 투자 프로그램 'France 2030'이 지원하는 9개 AI 클러스터의 하나로 확장돼 5년간 7500만 유로를 지원받으며 연구와 교육, 혁신을 하나의 삼각형으로 묶고 있다. 125명이 넘는 연구자가 코어 AI 방법론 연구와 생물학, 의료, 물리 등 학제간 응용 연구를 이중나선처럼 함께 수행하고, 80곳의 산업 파트너가 그 곁에 있다. 그리고 이 체계의 한복판에 PSL대학의 파리 AI 스쿨이 있다. 학부부터 박사, 평생교육까지 하나의 여정으로 잇는 학교다. 연구소가 굳이 학교를 품은 이유는 단순하다. AI 역량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은 길러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필자 자신의 연구도 같은 질문 위에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컴퓨터비전, 즉 기계에게 보는 법을 가르치는 연구를 해왔다. 전통적인 시각 인식 기술은 어지러운 사진 속에서 사람과 사물을 제법 잘 찾아내지만, 그 능력은 사람이 손으로 붙인 방대한 양의 주석에 기대어 있다. 내일의 시각 시스템은 훨씬 약한 감독만으로,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수십억 장의 이미지로부터 스스로 배워야 한다. 새로운 사용자와 새로운 환경에 계속 적응해야 하는 기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포항의 학생들과 나눈 대화도 결국 이 질문, 기계는 어떻게 더 적은 가르침으로 더 많이 배울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과의 인연은 이제 개인의 왕래를 넘어섰다. 필자는 국가 AI 연구거점이 세계 각국 대학의 연구자들과 이어가는 국제공동연구망의 일원으로, 컴퓨터비전 분야에서 한국의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열린 거점의 글로벌 AI 프론티어 심포지엄 2025에 참석해 김기응 센터장과 협력의 방향을 논의했고, 올해 다시 서울을 찾아 같은 심포지엄의 멀티모달 AI 세션에 패널로 앉았다. 포항에서 보낸 나흘 역시 거점이 운영하는 해외 석학 방문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이 왕래가 기관 차원의 협력으로 자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다. 필자와 PRAIRIE는 거점을 비롯한 한국의 연구 기관들과 학생 교환, 인턴십, 공동연구를 포함한 협력을 여러 갈래로 깊게 만들어가고 있다. 문서는 협력의 시작이 아니라 이미 오가고 있는 사람들의 왕래를 제도로 받아 적는 일에 가깝다. 한국의 연구 공동체에 대해 말할 자격이 필자에게 조금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연구실을 거쳐간 한국 연구자들을 통해, 그리고 포항에서 만난 학생들을 통해 지켜본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은 훈련이 잘 돼 있고, 질문이 구체적이며, 무엇보다 세계 무대를 향한 의지가 분명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길이다. 그 시절에는 그 길이 개인의 용기와 우연한 인연에 달려 있었다. 이제는 두 나라의 AI 연구거점이 그 길을 넓히고 있다. 파리의 연구실에서 시작된 인연이 포항의 강의실로 돌아왔다. 지금 프랑스와 한국의 두 기관이 함께 여는 길로 다음 세대의 연구자들이 오갈 것이다. 그 왕래가 계속되는 한, 두 나라의 AI 연구는 서로에게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이웃으로 남을 것이다.

2026.10.02 10:48장 퐁스 컬럼니스트

박세웅 ETRI 원장 "3년간 AI·피지컬 AI·입체통신·공간결합·ADX 올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AI·DX 중심 혁신 청사진을 제시하고, 국가 임무형 R&D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박세웅 ETRI 원장은 지난 29일 취임 4개월을 맞아 ETRI 대전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ETRI 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큰 연구에 도전하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국가임무 중심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밑그림이다. 박 원장은 'AI·DX 혁신으로 이끄는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을 ETRI 비전으로 제시했다. "PBS(연구성과중심제) 폐지는 ETRI가 다시 한번 국가대표 ICT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다. 울타리를 깨는 R&D 체질부터 바꿔 나갈 것이다. 기술혁신과 경영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 박 원장은 연구사업 구조를 기존의 경쟁적 수탁과제 중심에서 기관 고유 임무와 국가 전략임무 중심의 '임무형 R&D 체계'로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22% 수준인 임무형 연구 비중을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 원장은 "경쟁형 수탁 연구는 중요·필수 정부 수탁사업 등을 중심으로 대폭 조정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출연금 인건비 비중도 단계적으로 높여 연구자들이 과제 확보 경쟁보다 연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향후 3년간의 경영 구상을 피력했다. "앞으로는 '어떤 과제를 따올 것인가'가 아니라 '국가가 ETRI에 맡긴 임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TRI가 해야만하고 연구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구를 분명히 하겠다.” ETRI는 이를 위해 전략연구기획단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통합기획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부서별 칸막이를 낮추고 국가 임무 중심의 대형과제를 기획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기획 프로세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가 전략기술뿐 아니라 사회 난제, 지역 균형성장, 글로벌 협력, 출연연 융합 등으로 전략기획의 영역도 확대한다. 연구는 AI, 피지컬 AI, 입체통신, 공간결합, AI디지털전환(ADX)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집중형 R&D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다. AI 분야에서는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 AI-무선접속망(RAN)과 6G를 결합한 AI 고속도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로봇지능 등을 핵심 연구 축으로 육성한다. 특히 AI 연구의 핵심 기반인 컴퓨팅 인프라를 강화한다. 원내 GPU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를 확충하는 한편, 출연연 간 GPU 공동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초고성능 컴퓨팅 전문센터 지정을 추진하는 등 ETRI의 AI 연구 인프라를 국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AI 3강에 대한 견해도 드러냈다. "우리나라는 AI3강의 끝자락을 차지한다. 1, 2위인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연합군을 형성하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는 주도권을 갖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름 생존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박 원장은 채근과 함께 현실적인 안타까움도 토로 했다. 중국의 996 시스템(9시출근-9시 퇴근, 일주일에 6일 근무)을 우리가 어떻게 넘어설지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한 것. "우리나라가 한해 배출되는 이공계 인력이 20만명인 반면 중국은 매년 500만명씩 쏟아진다. 이렇게 10년이 지나면, 세계 제1은 중국이 될 것은 자명한 노릇이다. 우리보다 30배 많은 인력이 2배 더 많이 일한다. 서로 힘을 모아,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함께 고민하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 박 원장은 “모든 것을 조금씩 잘하는 연구기관보다는 국가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ETRI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독보적인 코어 기술, 이른바 '필살기'를 확보해야 한다”며 “강점은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아직 기술적 공백이 있는 분야에는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ETRI 연구본능'을 깨울 나름의 제도적 복안도 제시했다. 경계없는 플레이어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플레이어로 선정되면, 연구 시간의 80%를 자율·몰입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도 강화한다. CEO와 구성원의 대면소통, 백브리핑, 주니어보드 등을 활성화해 직급과 조직의 경계를 넘어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헤테라키(Heterarchy)'형 조직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박 원장은 또 오는 2030년까지 국내 탑티어 논문 가운데 ETRI 연구 성과가 차지하는 비중을 2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술사업화도 강화한다. 기술 스케일업과 창업 일체형 R&D, 기술 자문 등에 내부 연구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ETRI 스타트업의'씨앗키움·성장케어'를 강화해 연구성과가 논문과 특허에 머물지 않고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본질적 혁신(Essential) ▲개방적 포용(Embracing) ▲연구활력 제고(Exciting) ▲탁월한 성장(Excellent) 등 이른바 '4E 콤비내이션' 혁신전략을 기반으로 본질적 혁신'을 지향해 나갈 계획이다. 박 원장은 “연구기관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연구자에게 자율성을 주고 도전을 응원하며 성과에는 제대로 보상하는 조직을 만들겠다. 연구자가 행정 때문에 연구를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연구 현장의 작은 불편부터 하나씩 걷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2026.09.30 14:00박희범 기자

정부, AI 안전 종합계획 마련…12월 수립 목표

정부가 인공지능(AI)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과 힘을 모은다. 산업계와 전문가 현장 의견을 반영해 AI 안전·신뢰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칭)국가 AI 안전 생태계 조성 마스터플랜' 마련을 위한 민·관 실무협의체를 내달부터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협의체에서 제시한 의견을 검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12월까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국가 AI 안전 관리체계 구축과 첨단 AI 안전 대응역량 강화, 국민 일상의 AI 안전 환경 조성 등 3대 전략안과 핵심과제를 점검한다. 글로벌 AI 안전 정책과 산업·기술 동향을 반영해 새로 추진하거나 보완할 과제도 발굴한다. 이번 협의체 구성은 최첨단 AI의 위험이 현실화하는 등 기술·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기술 혁신과 함께 안전·신뢰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적·체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협의체에는 과기정통부와 국가AI전략위원회를 비롯해 AI 안전 관련 유관기관, 국내외 AI 기업·협회, 기술·법·제도 전문가 등 25명 내외가 참여한다. 유관기관으로는 AI안전연구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이름을 올렸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AI 기업과 글로벌 AI 기업, 중소기업·스타트업이 AI 개발·활용 현장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참여하며 유관기관과 전문가들은 기술·정책·법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진수 과기정통부 AI정책기획관은 "그동안 AI 혁신과 안전의 균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왔으나 첨단 AI 위험에 대한 국가적 대응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장 수용성과 글로벌 AI 안전 정책·기술 동향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국가 AI 안전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6.09.30 12:00김미정 기자

서울대, 'AI반도체혁신연구소' 개소…시스템 인재 110명 양성

서울대학교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 시대에 맞춰 AI 반도체와 시스템 분야 실전형 연구 인재 양성에 착수한다. 서울대는 29일 오전 관악캠퍼스 반도체공동연구소 설계연구관 도연홀에서 'AI반도체혁신연구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AI 기술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 모빌리티, 온디바이스 기기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단순 칩 설계를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시스템 최적화 역량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소자·회로·아키텍처·컴파일러·시스템 소프트웨어·AI 알고리즘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최상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AI반도체혁신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는 '산학연계 AI반도체 선도기술 인재양성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서울대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110억원 정부 지원을 받는다. 매년 20명 이상, 총 110명 이상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류수정 소장을 중심으로 총 5개 연구센터를 가동한다. 주요 협력기업은 LG전자, 퓨리오사AI, 아날로그AI, 제노스큐브 코리아, 스퀴즈비츠 등이다. 연구소는 협력기업이 제시한 실제 산업 현장 기술 문제를 연구과제로 전환하고, 참여 학생들이 반도체 설계부터 구현, 검증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도록 운영한다. 산학 공동연구와 기업 파견, 기술교육, 연수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류수정 AI반도체혁신연구소장은 "대학의 연구 인프라와 기업의 실제 문제, 데이터, 플랫폼을 밀접하게 연결해 교육과 현장 경험이 선순환하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혁재 AI반도체대학원 사업단장역시 "반도체공동연구소의 팹과 설계 인프라, AI반도체대학원 역량을 결합해 산학협력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09.29 17:04전화평 기자

롯데이노베이트, AI 회의록 정확도 높인다…자연어처리 연구 성과 인정

롯데이노베이트가 기업 회의에서 음성인식 오류로 잘못 기록된 전문용어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는 기술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연어처리 분야 국제학술대회 'EMNLP 2026' 인더스트리 트랙에 관련 연구 논문이 채택됐다고 29일 밝혔다. EMNLP는 ACL, NAACL과 함께 자연어처리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대회로 꼽힌다. 인더스트리 트랙에선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자연어처리·음성 기술의 설계와 개발, 배포 및 분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와 해결 방안을 다룬다. 이번에 채택된 논문은 회의 요약 과정에서 사용자 맞춤형 용어집을 활용해 음성인식 오류로 훼손된 전문용어를 복원하는 조건과 요약 품질을 분석한 연구다. 회의 또는 사용자별 맥락에 맞춘 용어집을 활용해 잘못 인식된 도메인 전문용어를 복원하는 방법을 다뤘다. 기업 회의에선 산업·직무별 전문용어뿐 아니라 프로젝트명과 제품명, 조직명, 시스템명 등 업무와 밀접한 고유명사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들 용어가 음성인식(STT) 과정에서 잘못 기록되면 회의록이나 요약문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정보가 왜곡되거나 누락될 수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연구진은 기존 STT 모델을 별도로 다시 학습시키는 대신 회의와 업무 맥락에 맞는 용어집을 요약 프롬프트에 제공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실험 결과 회의별 전문용어를 기반으로 구성한 용어집이 여러 분야의 용어를 폭넓게 담은 도메인·통합 용어집보다 전문용어를 복원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성이 낮은 용어를 용어집에 많이 포함할수록 복원 성능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단순히 많은 전문용어를 제공하기보다 해당 회의와 직접 관련된 용어를 중심으로 용어집을 정교하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번 연구 결과를 자사 AI 플랫폼 '아이멤버 워크'의 'AI 회의록'을 비롯한 기업용 AI 회의 요약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회의 범위에 맞춰 구성한 용어집을 활용하면 음성인식 과정에서 잘못 기록된 전문용어를 요약 결과의 키워드 항목에서 정확한 표기로 복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I 회의록의 전문용어 정확도를 높이고 서비스 차별화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연구에는 김기환 담당자를 비롯해 임형준, 정윤서, 박희용, 정창현, 마승희, 박주혜, 김정환 등 롯데이노베이트 AI 기술팀 담당자들이 참여했다. 논문 제1저자인 김기환 롯데이노베이트 AI 기술팀 담당자는 "기업 회의에선 전문용어와 고유명사가 의사결정 및 업무 실행의 핵심 정보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회의별 맥락을 반영한 용어 정보가 음성인식 오류로 인한 전문용어 훼손을 보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9 13:32한정호 기자

AI 안전도 '그들만의 리그'…기술 가진 자가 규칙 만든다

인공지능(AI) 안전 논의가 프런티어 AI를 보유한 국가와 기업 중심으로 좁혀지고 있다. 최첨단 모델을 직접 만드는 기업들이 새로운 위험을 찾아내는 데서 나아가 평가 방식과 안전 기준 마련에도 나서면서 기술력이 AI 안전 분야의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9일 AI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오픈AI, 앤트로픽은 프런티어 AI에 적용할 공동 안전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가칭 '프런티어 AI 표준기구(SAFA)'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SAFA에서는 프런티어 AI를 어떤 방식으로 시험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각 회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해온 안전 평가를 넘어 여러 기업이 함께 적용할 공통 기준도 논의한다. 프런티어 모델 성능이 높아지면서 평가 대상도 달라졌다. 단순한 답변 정확도를 넘어 사이버 공격이나 생물학적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 사람의 개입 없이 복잡한 업무를 어디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 등이 새로운 평가 영역으로 들어왔다. 오픈AI는 최근 신형 모델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평가한 뒤 위험 수준에 맞춰 내부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 앤트로픽은 최신 모델 출시 전 외부 기관에 안전 평가를 맡겼고 구글 딥마인드는 시험 내용이 개발 과정에 미리 노출되지 않도록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새로운 능력이 나타날 때마다 평가 방식도 함께 바뀐다. 기존 시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이 나오면 무엇을 시험할지 다시 정하고 이를 측정할 방법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SAFA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차원에서도 프런티어 AI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AI 안전기관은 자국 기업의 모델뿐 아니라 중국 기업이 개발한 최신 모델도 직접 시험하고 있다. 미국 AI표준혁신센터(CAISI)는 중국 AI 모델의 취약점 발견과 공격 코드 개발 능력을 측정해 미국의 최상위 모델과 비교하기도 했다. 프런티어 AI 기술은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전 분야의 국제 논의와도 연결된다. 최신 모델에서 나타나는 위험을 직접 확인하고 평가할 기술을 갖춰야 다른 국가와 기업이 만드는 평가 방식과 안전 기준을 논의할 때도 기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AI 모델은 이제 국가 안보 그 자체"라며 독자 AI 역량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국제 AI 거버넌스 논의에 참여하려면 프런티어 AI 기술력과 평가 역량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며 "한국은 제재국이 되지 말고 제재를 논의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9 11:28김동원 기자

엔젤로보틱스, 피지컬 AI 연구용 웨어러블 로봇 '파이엑스원' 공개

웨어러블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는 연구개발용 웨어러블 로봇 '파이엑스원(phai-x1)'을 29일 공개했다. 파이엑스원은 기존 보행보조로봇 '엔젤슈트 H10'을 바탕으로 개발된 플랫폼이다. 이 제품은 로봇공학뿐 아니라 생체역학, 의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이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할 필요 없이 각자의 연구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좌우 고관절 독립 제어가 가능한 파이엑스원은 확장 모듈(XM10)을 통해 연구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또 설계한 제어 알고리즘을 1초에 1000번(1kHz) 주기로 실행 가능하다. 여기에 관성측정계(IMU), 근전도(EMG), 지면반발력(GRF) 센서 등을 연동해 보행 및 신체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함으로써 사람의 움직임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인간-로봇 상호작용 분석과 AI 강화학습 제어 등에 쓰일 수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대학, 공공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 및 병원 등을 대상으로 파이엑스원의 공급을 확대하고, 교육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 진입장벽을 낮출 방침이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미래기술원장은 "파이엑스원은 사람과 로봇이 주고받는 힘과 근육 활성화 시점 등을 기록하는 플랫폼"이라며 "여러 연구자들에게 공통 연구 기반을 제공해 국내 피지컬 AI 연구 생태계와 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9 09:10진운용 기자

김덕진 소장 "국방 AI 에이전트, 후방 행정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국방 분야에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28일 서울 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장병e음 성과공유회'에서 "AI는 이제 질문에 답하는 기계에서 실제 일을 수행하는 동료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방에서는 후방 행정과 복지부터 적용해 안정화한 뒤 지휘·참모, 궁극적으로 전장·무기체계까지 단계적으로 넓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AI 에이전트 활용이 필요한 배경으로 병력 감소를 꼽았다. 현역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후방 행정과 복지 업무 일부를 AI에 맡기면 제한된 인력을 다른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병e음은 AI 에이전트로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방부가 처음으로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해 구축한 장병 통합 플랫폼으로 여러 군 정보시스템에 흩어진 행정·복지·의료·교육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했다. 10월부터는 생성형 AI도 적용된다. 장병은 군 규정과 복지 정보를 대화형으로 찾고 휴가·교육·교통 등 필요한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적용되면 역할은 더 넓어진다. 외부 시스템과 연동해 예약이나 신청을 직접 처리하고 이용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일을 먼저 제안할 수 있다. 휴가를 앞둔 장병에게 AI가 먼저 버스 예약 시점을 알려주고 동의를 받으면 실제 예약까지 처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예매 사이트로 연결하는 수준이지만 AI 에이전트가 적용되면 안내에서 실행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 소장은 적용 범위를 한꺼번에 넓히기보다 후방 행정과 복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적 반복적인 업무에서 운영 경험을 쌓은 뒤 지휘·참모로 범위를 넓히고 이후 전장과 무기체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자는 취지다. AI가 예약이나 신청 등 실제 업무를 처리하려면 관련 시스템과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도 필요하다. 정보를 찾는 AI와 실제 시스템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는 AI는 필요한 데이터와 실행 권한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단순히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넘어 어디까지 권한을 줄 것인지, 어디에서 막을 것인지, 어떤 구조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의 엄격한 보안 체계를 AI 에이전트 통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접근 가능한 데이터와 시스템을 미리 정하고 AI가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 소장은 "사용 경험은 개인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시스템은 국방의 설계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어떤 AI 모델이 들어오더라도 데이터와 통제 구조를 내부에서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9.28 17:13김동원 기자

AI 위험 검증 강화하는 주요국…韓 안전 평가 인력 6명뿐

국내 인공지능(AI) 안전 평가를 담당하는 AI안전연구소의 기술 평가 인력이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 일본이 전문인력과 연산 자원을 늘리는 가운데 국내 AI 안전 평가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안전연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구소 AI 안전 평가실 인력은 7명뿐이었다. 법제·규범 담당자 1명을 제외하면 실제 AI 모델을 기술적으로 평가하는 인력은 6명이다. 이들은 고성능 AI 모델이 어떤 위험한 능력을 갖췄는지 직접 시험한다. 해킹이나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지, 생물학적 위험 정보를 제공하는지, 개발사가 적용한 안전장치를 우회할 수 있는지 등을 모델을 직접 구동하며 검증한다. 미국에서는 고성능 AI 모델 위험성을 직접 검증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 AI표준혁신센터(CAISI)는 지난 7월 중국 AI 기업 Z.ai(옛 지푸AI)의 GLM-5.2를 평가했다. 사이버 공격 지원 능력과 생물학적 위험, 안전장치 우회 가능성 등을 시험했다. 주요국은 AI 안전 평가 인력도 늘리고 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관련 인력은 34명으로 향후 8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도 현재 31명에서 올해 60명으로 늘린 뒤 장기적으로 200명 규모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영국 AI안보연구소는 전체 인력이 약 200명이다. 연구소가 공개한 현황을 기준으로 기술 인력만 100명을 넘는다. 첨단 AI의 사이버 공격 능력과 화학·생물학적 위험, 자율적인 행동 등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하고 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재 AI 평가 기술에서는 영국이 가장 앞서 있다"며 "한국도 영국을 따라잡기 위해 평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AI 안전 평가가 향후 국제적인 AI 규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델을 통제할지 판단하기 위한 평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국가 기관인 각국 AI안전연구소의 역할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안전과 신뢰성을 평가할 전문인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은 민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씽크포비엘은 관련 전문가 양성 교육을 운영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국제연대(TRAIN)와 함께 AI 개발 과정에서 신뢰성을 검증하는 해커톤 등도 진행하고 있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국내에 AI 인재·반도체·보안 인력 양성 사업은 있지만 AI 신뢰성 전문인력을 키우는 커리큘럼과 실습 과제, 평가 체계를 갖춘 사업은 부재하다"며 "AI 위험을 사전에 준비하는 능력이 AI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으므로 관련 인재 양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모델을 직접 시험하려면 전문인력뿐 아니라 이를 구동할 컴퓨팅 인프라도 필요하다. 고성능 모델에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고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반복적으로 검증하려면 상당한 연산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AI안전연구소가 활용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는 5대다. 이 가운데 2대는 민간 클라우드에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의원실은 현재 인프라로는 조 단위 매개변수를 가진 초거대 AI 모델이나 안전장치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모델을 충분히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국가 차원의 컴퓨팅 인프라를 안전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영국 AI안보연구소는 15억파운드 규모의 국가 컴퓨팅 자원에 우선 접근할 수 있다. 예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올해AI안전연구소 예산은 89억원이다. 영국은 약 1216억원, 미국은 약 232억원이며 일본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을 80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현재 AISI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직할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조직 구조로는 전문인력 확보와 독립적인 안전 평가에 한계가 있다며 AI 기본법을 개정해 AISI에 독립적인 예산과 인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가시화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AI 안보 체계 구축을 위해 AI 기본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AI안전연구소에 법적 독립성을 부여하고 독자적인 예산과 인사권을 보장해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8 14:10김동원 기자

AI 인재 중국으로 몰린다...근무지 비중 41%로 미국 추월

세계 최상위 AI 연구자의 최대 근무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에서 일하는 AI 연구자 비중이 3년 만에 27%에서 41%로 크게 늘어난 반면 미국은 46%에서 34%로 낮아졌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산하 카네기차이나의 최근 연구를 인용해 2025년 세계 최상위 AI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근무하는 비중이 4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연구자는 34%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흐름이 뚜렷하다. 2022년 조사에서는 미국이 46%로 중국 27%를 크게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 순위가 뒤집혔다. 카네기차이나는 세계적인 머신러닝 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2025년 논문이 채택된 연구자 가운데 경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1만 280명을 분석했다. 연구자의 학부 교육 국가와 현재 근무지 등을 추적해 세계 AI 인재의 배출과 이동 흐름을 살폈다. 중국은 AI 인재를 배출하는 규모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 대상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은 비중은 57%로 2022년보다 11%p 높아졌다. 중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해외로 떠나지 않고 자국에 머무는 비율도 늘었다. 중국에서 학부를 졸업한 AI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근무하는 비중은 2022년 57%에서 2025년 69%로 상승했다. SCMP는 중국 내 AI 기업과 연구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자국 연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데미언 마는 SCMP에 딥시크와 문샷AI 같은 중국 AI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있는 보상 수준 등이 인재를 중국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별 AI 인재 배출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커졌다. 베이징대는 이번 조사에서 최상위 AI 연구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기관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AI 인재 잔류율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은 연구자 가운데 77%가 국내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AI 인재 배출 기관 순위에서 2022년보다 12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카네기차이나는 “이번 분석을 통해 중국이 세계 최대 AI 인재 배출국인 동시에 최상위 AI 연구인력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국가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2026.09.27 09:37박수형 기자

정학근 에너지연 원장 "0→1만드는 '수직적 도약' 이룰 것"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행정 업무 자동화에 나선다. 목표는 80% 이상이다. 정학근 제20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취임식에서 0에서 1을 만드는 '수직적 도약'(Net-Zero to Great One)을 위한 4대혁신 전략 '코어(C.O.R.E)'를 제시했다. 퍼스트 무버 KIER를 지향한다. 4대 전략안에 따르면 우선 ▲공동체 평가제와 ▲자율 신청형 평가제를 도입한다. 공동체 평가제는 성과 창출 단위를 개인에서 프로젝트 팀 단위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의무적 연례 평가를 폐지하고 연구팀이 자율적으로 평가 주기를 정하는 자율신청형 평가시스템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원 행정 업무를 줄여 연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K-어드민 AI 플랫폼'도 도입한다. 반복적 행정 업무를 80% 이상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또 대형 과제별로 '연구행정 전문매니저(RA)'를 전담 배치, 행정은 전문가와 AI가 담당하고 연구자는 오로지 연구에만 몰입하는 완전한 분업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세 번째 전략도 파격적이다. 자율 기획형 '미래기술 씨앗과제' 신설과 함께 독자적인 'KIER AI 에이전트' 구축을 추진한다. AI에이전트는 성공적 결과는 물론, 난제 해결 과정에서 축적된 소중한 실패 결과까지 데이터로 구축, 자산화할 방침이다. 정 신임 원장은 마지막으로 '2035 탄소중립 KIER 캠퍼스 리빙랩'을 대전 본원과 4개 거점 지역에 구축한다. 또 원스톱 자체 기술 검증 제도인 'KCP 인증제'를 신설, 정부 공공조달 체계와 연계해 기술 상용화의 병목 시간을 50% 이상 단축을 선언했다. 정 신임 원장은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에너지 기술의 주춧돌을 놓은 역사였다면, 다가올 새로운 50년은 KIER가 세계 에너지 기술의 글로벌 표준이 되는 위대한 연대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신임 원장은 또 "직종 간, 세대 간 벽을 허물고 노동조합과 긴밀히 대화하며 구성원들의 복지와 권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원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 신임 원장은 GIST와 서울대에서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기계항공공학 전공 석,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1998년 에너지연에 들어가 에너지효율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과기정통부 한계도전 R&D위원회 기획위원, 산업통상부 에너지효율개선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임기는 9월 22일부터 2029년 9월 21일까지 3년간이다.

2026.09.23 15:32박희범 기자

AI기본법 연구반, 조문화 착수…제도개선 속도낸다

지난 1월 시행된 'AI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제도개선을 논의해온 연구반이 실제 법안 조문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연구반 논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다듬는 작업반이 이달 본격화되면서 AI기본법 개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과 연계된 제도개선 작업반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작업반에는 기존 연구반의 분과장급 인사들이 참여하며 법안을 조문 단위로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말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을 학술·법체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3개 분과로 구성해 운영해왔다. 50명 규모로 꾸려진 연구반은 각 분과에서 AI기본법 개선 방향과 쟁점을 논의한 뒤 전체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정·통합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도출된 방안을 토대로 관계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4분기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설된 작업반은 이같은 연구반 논의를 실제 법안 형태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문서화된 회의 결과만으로는 논의 과정에서 오간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인사들이 작업반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설명하거나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작업반에서는 기존에 논의됐던 AI기본법 개정 쟁점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 최근 새롭게 부상한 기술·사회적 사안도 살펴본다. 국회에 발의된 AI기본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 역시 논의 대상이다. 이는 작년 12월부터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참여해 마련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관련 작업반·자문단과는 별개의 조직이다. 인공지능 윤리원칙은 KISDI가 실무를 맡아 마련한 반면, 이번 AI기본법 제도개선 작업반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실무를 맡고 있다. NIA 관계자는 "분과별 논의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의 경우 하나의 안으로 확정하기보다 조문별로 1안·2안 등 복수안을 마련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며 "전체적인 의견을 들어보면서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23 11:12이나연 기자

자인연구소 생각산책 개최…"AI 시대 인간 경쟁력은 질문하고 성찰하는 힘"

마이다스그룹 자인연구소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질문하는 능력'에서 찾았다. 생성형 AI가 답을 제공하는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성찰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마이다스그룹 자인연구소는 판교 본사에서 'AI 시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철학의 힘'을 주제로 올해 다섯 번째 '생각산책' 행사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계열사 임직원을 비롯해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고문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김형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강연과 최원호 자인연구소 대표, 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이 참여한 발표 및 대담 순으로 진행됐다. 김형철 교수는 '답하는 AI, 질문하는 인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생성형 AI 확산으로 답을 얻는 비용이 크게 낮아진 시대일수록 인간의 경쟁력은 질문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답은 점점 쉬워지고 있지만 좋은 질문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질문의 출발점으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제시했다. 또한 인간은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지만 AI는 그런 메타인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AI 시대에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강점은 성찰과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으로 ▲나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그것은 정말 당연한가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것을 하는가 ▲내 자리에서는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등을 소개했다. 이어 "AI를 활용해야 하지만 AI에 자신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기술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최원호 자인연구소 대표가 '철학에 AI와 인간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대표는 AI 시대를 인류가 가장 많은 지식과 도구를 보유한 동시에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커진 시기라고 진단했다. 생각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면서 인간을 규정하던 기준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가 빠른 시대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핵심 개념으로 '관계'를 제시했다. 최 대표는 "사람과 세상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다양한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며 "행복과 성공 역시 관계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은 관계로 움직이고 인간은 인과로 살아간다"며 "그 차이를 이해하고 관계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지혜"라고 말했다. 행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은 관계론적 통합철학을 구상하게 된 배경과 리더의 성찰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한편 생각산책은 자연과학, 심리학, 인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공유하는 마이다스그룹의 지식 나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시작된 시즌1에 이어 지난해부터 시즌2가 진행되고 있으며 격월로 열린다. 다음 생각산책은 오는 11월 7일 '삶을 건너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지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와 신미영 마이다스인 대표가 연사로 참여한다. 이 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인간은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을 필요로 한다"며 "과학적 정합성과 철학적 논리성, 실용성을 갖춘 새로운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 발전의 원동력으로 메타인지를 꼽으며 "성찰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2026.09.23 10:48남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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