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리더스] 서비스나우 "韓 AI 실행력 높인다…기술 협력 확대"
"한국 기업은 빠른 인공지능(AI) 도입과 투자 속도를 갖췄지만 실제 업무 적용과 거버넌스, 투자수익률(ROI) 관리 역량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AI 사업 전략 시장으로 보고, 국내 고객·파트너와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공동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멜리사 리스 서비스나우 아시아 및 한국 그룹 총괄과 현상준 한국 대표는 국내 기업 AI 성숙도·전략 관련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비스나우는 올해 처음 AI 성숙도 조사에 한국을 포함했다. 한국 기업의 AI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서비스나우 역시 국내 투자와 고객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리스 총괄은 한국 기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빠른 AI 도입 속도와 높은 투자 의지를 꼽았다. 실제 서비스나우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 AI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약 1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글로벌과 아시아·태평양(APAC) 평균인 약 110~116%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의 약 52%는 이미 에이전틱 AI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챗봇과 검색, 업무 지원 등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경영진 AI 투자 의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에 대한 리더십의 비전과 전략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 AI 투자 확대와 대국민 AI 확산 정책,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등도 한국 AI 시장의 강점으로 꼽혔다. 한국의 빠른 투자와 도입 속도가 곧바로 높은 AI 성숙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 기업 AI 성숙도는 52점으로 APAC 평균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실제 업무에 AI를 연결하는 실행력에서 격차가 뚜렷했다. 에이전틱 AI를 도입한 기업은 52%였지만 사람이 지속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AI가 업무를 수행하는 자율형 워크플로를 구현한 기업은 9%에 그쳤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AI에 맞게 재설계한 기업은 2%였다. AI 거버넌스도 취약한 영역으로 나타났다. 전용 소프트웨어(SW)를 통해 AI 정책과 통제, 감사 체계를 갖춘 한국 기업은 19%에 그쳤다. 현 지사장은 "기업은 AI 에이전트도 직원처럼 관리해야 한다"며 "사내 어떤 AI 에이전트가 존재하고 어떤 권한을 갖고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파일럿 단계 끝…한국 성공사례 글로벌 확산 리스 총괄은 AI 비용과 투자대비수익률(ROI) 관리도 한국 기업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최근 만난 일부 국내 기업이 1년치로 편성한 AI 예산을 불과 3개월이나 6개월 만에 모두 소진한 사례도 있었다"며 "AI 활용이 늘면서 토큰 비용과 검색증강생성(RAG), 데이터 정제, 인프라 운영 등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이 함께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리스 총괄은 최근 기업들이 단순히 AI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토큰 사용량에 한도를 설정하고, 실제 업무 성과와 비용을 함께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수 기업은 회사 전체에서 AI 에이전트가 몇 개 운영되고 있는지, 각각 얼마의 비용이 들고 수익과 생산성 향상을 얼마나 만들어내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지사장도 "AI 파일럿만 반복하는 단계는 끝났다"며 "실제 실행 단계로 넘어가 ROI에 기여하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한 AI 도입 여부보다 AI를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 연결하고 비용과 성과를 정량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기업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나우는 한국 기업이 AI를 개별 업무에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전사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리스 총괄은 "우리는 국내 파트너 AI 역량 강화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새로운 AI·워크플로 기술을 국내 파트너가 빠르게 습득하고 고객사에 직접 구축·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재 육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고객과의 공동 기술 개발도 힘쓴다고 밝혔다. 리스 총괄은 "미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국내에 그대로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기업 업무 환경과 요구에 맞는 기능과 서비스를 고객·파트너와 개발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확보한 성공 사례는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지사장은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AI를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선도기업인 '페이스세터(Pacesetter)'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