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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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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는 ASIC, 범용은 엔비디아…좁아지는 K-NPU 입지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들이 잇따라 상용 칩을 내놓으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맞춤형 반도체(ASIC)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K-NPU(신경망처리장치) 업계가 넘어야 할 문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국내 NPU 업체들이 직면한 가장 큰 장벽으로 '서비스 로드맵 부재'를 꼽았다.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사 AI 서비스의 향후 발전 방향을 명확히 쥐고, 2~3년 뒤 자사 서비스에 딱 맞는 ASIC을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체 서비스가 없는 외부 NPU 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 고객사 장기 로드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범용 시장을 타깃으로 칩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 범용 AI 칩 시장 리더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라는 점이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 맞춤형 ASIC 시장에도 들어가기 어렵고, 범용 시장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은 엔비디아와 정면 승부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NPU 업체들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빅테크들의 칩 내재화 얘기가 나왔다"며 "서드파티 업체가 별로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칩 개발만으로 경쟁력이 확보되진 않는다. AI 모델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업데이트하고 고객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필수다. 결국 칩 경쟁력은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출시 후 지속적인 지원 능력에서 갈린다. 업계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으로 '인력 확보'를 꼽는다. 어떤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대응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칩 업체 입장에서 투자를 받아 자금 여유가 있는 지금 기술인력부터 확보해야 한다"며 "인력이 있어야 어떤 모델이 나오든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 팹리스 리벨리온이 AI 모델 경량화 및 최적화 스타트업 '스퀴즈비츠'를 합병한 것도 이러한 노력 일환으로 해석된다. 단품 하드웨어 설계를 넘어, 빠르고 유연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을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K-NPU 생태계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지훈 한양대학교 교수(융합전자공학부)는 "우선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팹리스 업계 자체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이제는 하드웨어 칩 개발 자체에 머무는 것을 넘어, 실제 서비스와 연계되는 다음 단계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6.08.07 16:04전화평 기자

지미션, VLM OCR 특허·디자인 전략 강화…글로벌 공략

지미션이 인공지능(AI) 기반 문서처리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핵심 기술인 비전언어모델(VLM) 기반 광학문자인식(OCR)을 중심으로 특허와 디자인 전략을 고도화해 해외 시장 공략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지미션은 지난 16일 '2026년 하반기 특허·디자인 융합 IP-R&D 전략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특허청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우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와 디자인을 연계한 IP 전략 수립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핵심 기술인 VLM 기반 OCR을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함께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외 시장과 경쟁 기술을 분석해 핵심 특허 확보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디자인 개발도 병행한다. 아울러 특허·상표 출원 전략과 IP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미션의 VLM OCR은 계약서·금융서류·공문서·팩스 등 다양한 비정형 문서를 문맥까지 이해해 구조화된 데이터로 변환하는 AI 문서처리 기술이다. 기존 OCR의 양식 의존성을 줄이고 다양한 문서 형식과 표, 도면 등을 고정밀로 인식할 수 있어 공공·금융·제조 등 문서 중심 산업 AI 전환(AX)을 지원하고 있다. 회사는 AI 문서·데이터·영상 분석 솔루션을 중심으로 공공과 금융, 기업 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AI 바우처 지원사업 공급기업과 하나원큐 애자일랩 17기,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위탁 테스트 기업 등에 선정되며 AI 사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준섭 지미션 대표는 "AI 기술은 우수한 성능뿐 아니라 지식재산 경쟁력과 브랜드 전략까지 함께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VLM OCR 기술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AI 문서처리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7.29 16:02한정호 기자

"파운드리 넘어 플랫폼으로"...삼성, 2나노 앞세워 AI 생태계 키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과 설계·공정 동시 최적화(DTCO) 기술, 고성능 S램 로드맵을 공개했다. 정부 '제조 AI 전환(M.AX) 얼라이언스'와 연계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하는 등 국내 시스템반도체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파운드리 생태계 프로그램 '세이프(SAFE, 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6'을 열고,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 확대 방안과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DP) 개발실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AI 수요 대응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SAFE 포럼을 활용해 고객·파트너사와 적극 소통하겠다"며 "고객사와 협력을 본격화하는 한편, 파운드리 생산을 넘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AI 팹리스 리벨리온의 박성현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기반으로 '리벨100'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했다"며 "향후 AI 반도체 영역에서 협력하며 소버린 AI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 지멘스 EDA의 진 마리 브루넷 수석 부사장 역시 삼성의 선단 공정을 활용한 AI·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의 고속 구현 지원 방안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태계 협력과 더불어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공정 로드맵도 공개했다. 설계와 공정 기술을 동시에 최적화해 칩 성능을 극대화하는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 기술, 차세대 2나노 공정 기술과 고성능 S램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소개했다. 전력·성능·면적(PPA)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정부·학계와 공조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인프라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 AI 전환(M.AX)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자동차·가전·로봇·방산용 저전력·고성능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 팹리스의 초기 시제품 제작 부담을 낮추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프로그램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석·박사급 인재 양성 사업 'K-CHIPS' 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실리콘 인텔리전스의 연결점'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사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자설계자동화(EDA), 설계자산(IP), 디자인솔루션(DSP), 가상설계(VDP), 첨단패키징(MDI) 분야 21개 파트너사가 부스에서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AI 반도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첨단 공정 기술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축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며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발전과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SAFE와 MPW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고객, 파트너, 정부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1 10:41전화평 기자

에이직랜드, SK하이닉스 차세대 eSSD 컨트롤러 수주

국내 TSMC VCA 파트너인 에이직랜드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차세대 기업용 SSD(eSSD) 칩 개발에 나선다. 에이직랜드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eSSD 컨트롤러 개발을 위한 맞춤형 설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319억원이며, 계약 기간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수주는 턴키로, 테이프아웃 지원 등 후속 개발 단계를 포함한다. 최근 AI 학습 및 추론,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폭발로 데이터센터 저장장치의 속도와 전력 효율성이 인프라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중 eSSD 컨트롤러는 서버와 저장장치 간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는 핵심 반도체로, 전력 효율과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프로젝트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차세대 스토리지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에이직랜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선단공정 설계와 검증을 SK하이닉스에 제공한다. 특히 기존 설계 및 검증 중심의 사업 영역을 넘어, 선단공정을 활용하는 대형 고객사의 제품 개발 전반을 지원하고 향후 제조 이행 단계까지 고려한 연속성 있는 지원 체계를 확대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AI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차세대 eSSD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당사의 선단공정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제조 이행 단계까지 연속성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6.29 11:00전화평 기자

디지털경제연합 "AI 병역특례 확대 환영…글로벌 경쟁력 강화 계기"

국내 디지털 산업계가 인공지능(AI) 분야 병역특례 제도 확대를 골자로 한 병무청의 제도 개선 방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AI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며 디지털 산업 전반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12일 성명을 내고 병무청이 2027년도 병역지정업체 선정기준을 개정해 AI 분야를 국가 전략기술로 별도 우대하고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데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경제연합은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벤처기업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다. 연합은 AI가 포털과 플랫폼의 검색·추천 서비스, 이커머스의 개인화 추천과 물류 최적화, 핀테크의 신용평가 및 이상거래 탐지, 온라인 광고의 타기팅 고도화, 게임의 콘텐츠 생성과 운영 자동화 등 디지털경제 전반을 떠받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는 개발 전 과정에 AI를 접목하는 새로운 개발 방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AI 기반 혁신 서비스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디지털 콘텐츠·서비스 산업이 국가 AI 경쟁력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이번 조치의 핵심으로 AI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의 전문연구요원 활용 범위 확대를 꼽았다. 병무청은 기존 중소·중견기업 중심이던 제도를 개선해 AI 분야에 한해 대기업 부설 연구기관도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 또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대기업 부설 연구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방위산업 연구기관에 AI 분야 전문연구요원 240명을 별도 배정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과 정부출연·방산 연구기관에 각각 120명이 배정된다. 연합은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AI 연구 인력이 병역 문제로 연구 경력이 단절되거나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청년 연구자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물론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 온 기업들까지 우수 AI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들이 전문연구요원을 활용할 기회가 확대됐다"며 "산업 전반이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신뢰와 지원에 부응해 AI 기술 투자와 고용 창출을 확대하고, 혁신적인 AI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2026.06.12 16:47안희정 기자

[AI는 지금] 모델보다 플랫폼…기업 AI 에이전트 전략 바뀐다

기업 인공지능(AI) 도입이 확산되면서 부서별 맞춤형 에이전트 구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AI 모델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교하게 튜닝한 에이전트가 오히려 빠르게 낡는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모델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모델 교체를 전제로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축적하는 플랫폼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들은 AI 에이전트 도입 과정에서 특정 거대언어모델(LLM)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업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프롬프트 최적화, 검색증강생성(RAG), 파인튜닝을 적용하더라도 몇 달 뒤 더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모델이 나오면 기존 구축 자산의 효용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시장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멘로벤처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LLM 지출은 6개월 만에 8억 4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픈AI의 기업 시장 점유율은 50%에서 2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특정 모델에 대한 충성도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흐름을 수년 전부터 예고된 변화로 보고 있다. 실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여러 AI 모델을 단일 환경에서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정 모델 자체보다 모델을 유연하게 교체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해진다고 봐서다. 모델보다 중요한 건 '업무 맥락' 실제 국내 기업들의 AI 전략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가우스'를 개발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챗GPT·구글 제미나이·앤트로픽 클로드 등 외부 AI 서비스를 업무 현장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모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업무 목적에 따라 최적의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사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 경영진 보고서 작성과 환경 규제 검토 등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는 가운데, 별도 LLM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기존 플랫폼과 내부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통점은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델은 언제든 교체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기업 고유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는 별도 플랫폼에 축적하는 구조다. 이처럼 기업이 장기적으로 확보해야 할 자산은 AI 모델 자체가 아닌 업무 맥락이 꼽힌다. 최근 AI 시장에선 모델 성능 자체보다 데이터 연결성과 운영 효율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더 뛰어난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어떤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업무 환경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이 멀티 LLM과 에이전트 플랫폼 구축에 잇달아 나서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내 AI·클라우드 기업도 '멀티 LLM' 전면에 공공·민간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AI·클라우드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클로바 스튜디오'와 '데이터 안심존' 등을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공공·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자체 데이터를 유지한 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AI 전략을 강화하며 모델 자체보다 데이터와 업무 환경 축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최근 AI 풀스택 브랜드 '팩토리X' 내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 '프로젝트X'를 공개했다. 기업이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설계·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성형 AI 모델이 바뀌더라도 기업이 구축한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 연계 구조는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카오 IT 솔루션 개발 자회사 디케이테크인 역시 B2B 협업 플랫폼 '카카오워크'에 AI 기능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회의록 요약과 문서 작성, 질의응답 기능 등을 제공하며 기업이 기존 업무 환경을 유지한 채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모델이 바뀌더라도 기업의 메신저 기록과 업무 프로세스는 플랫폼 안에 그대로 남는 구조다. 가비아는 그룹웨어 '하이웍스'에 AI 채팅 기능을 탑재하고 오픈AI·구글·앤트로픽·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재와 메일, 일정 등 그룹웨어 데이터와 연동되는 만큼 모델이 교체되더라도 기업의 업무 맥락은 그대로 유지된다. 매니지드 서비스 기업(MSP) 메가존클라우드 역시 최근 'AI 오케스트레이터' 전략을 내세우며 여러 AI 에이전트와 LLM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사업을 확대 중이다. 기업이 다양한 AI 서비스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 계층 역할을 수행하며 개별 모델 경쟁보다 에이전트 운영과 거버넌스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모델은 바뀌어도 데이터는 남아야" 업계에선 AI 경쟁 무게중심이 특정 모델 확보에서 다양한 모델과 에이전트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AI 모델 성능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교체 주기는 더욱 짧아지는 반면, 기업 업무 데이터와 운영 체계는 장기간 축적되기에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 초기에는 어떤 모델을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이제는 더 좋은 모델이 등장했을 때 얼마나 쉽게 교체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기업이 남겨야 할 자산은 특정 모델이 아니라 업무 데이터와 맥락이며 앞으로 AI 시장 승부처도 이를 담아낼 플랫폼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04 15:46한정호 기자

CJ올리브영, 전사 업무 환경에 AI 도입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전 구성원의 업무 환경에 구글 클라우드의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AI 도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AI 플랫폼이다. 이번 도입은 최근 유통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개인화 서비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그간 데이터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AI 적용 범위를 지속 확대해 왔다. 올리브영은 전반적인 업무에 생성형 AI 기술을 본격 도입해 구성원 누구나 AI로 업무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비개발 직군인 상품기획자(MD)나 마케팅 담당자도 AI 도구를 직접 구축해,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시장 조사, 고객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매장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AI를 통해 매장 진열 및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운영 방식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국가별 언어 환경과 고객 특성에 맞춘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으로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향후 물류 네트워크를 비롯한 플랫폼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 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구성원 개개인의 AI 활용 역량을 높여 조직 전반에 AI를 자연스럽게 내재화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고객들의 경험을 지속 고도화하며 K뷰티 대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4.14 08:44안희정 기자

전력·인허가에 묶인 AI 인프라…데이터센터 특별법, 규제 완화 속도낸다

인공지능(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둘러싼 제도 정비가 본격화됐다. 국회에서 'AI 데이터센터 진흥 특별법'이 첫 문턱을 넘으면서 전력·입지·인허가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병목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정동영·조인철·한민수·황정아 의원과 김장겸 의원, 이해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6개 법안을 병합한 대안이다. 법안소위 통과는 입법 절차의 초기 단계지만, 여야 간 이견 없이 처리됐다는 점에서 향후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입지 규제 완화, 세제 지원, 전력 확보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특히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허용이 핵심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 설비를 넘어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 부상했다. 업계에선 전력 확보와 인허가 지연이 국내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 수준과 경쟁력은 결국 인프라에서 갈린다"며 "전력과 인허가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민간 투자 환경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법안은 행정 절차 측면에서의 변화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허가 창구 역할을 맡아 관계 부처 협의를 일괄 처리하고 일정 기간 내 결과를 도출하는 '타임아웃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인허가 절차가 최대 150일 내 처리되는 구조가 마련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특별법은 창구 일원화와 함께 시설·입지·전력 특례를 포함하는 구조"라며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과도하게 적용되던 승강기, 주차장, 전기차 충전시설, 미술품 설치 의무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입지 해석을 명확히 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자체, 한전, 산업부 등 여러 기관을 각각 상대해야 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과기정통부가 창구 역할을 맡아 조정해주는 구조는 현장에서 체감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특례 역시 산업 영향 측면에서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비용이 전체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전력 확보가 사업성에 직결된다. 이번 법안에 포함된 PPA 특례와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는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전력 특례를 둘러싼 부처 간 시각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특정 산업에 대한 별도 전력 특례 도입보다는 기존 분산에너지 제도 틀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PPA를 개별 산업에 확대 적용할 경우 제도 형평성과 전력시장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AI 데이터센터의 특수성을 감안한 별도 제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력 수요가 큰 구조"라며 "전력 특례가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투자 유치 경쟁력 확보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 측면에선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소 인근에서 직접 전력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지방 입지의 경제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이번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단순 인프라 구축을 넘어 클라우드 생태계 전반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가 창구 역할을 맡아 인허가와 부처 협의를 조정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지원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안은 현재 법안소위 단계를 통과한 만큼 향후 상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 입법 절차를 거치며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법안소위 통과로 방향성은 확인됐지만, 전력 특례와 인허가 개선이 실제 사업 환경에서 얼마나 체감될지가 관건"이라며 "남은 입법 절차에서 실효성이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26 14:15한정호 기자

알리바바 "5년 내 AI 관련 매출 150조원으로 확대할 것"

알리바바 그룹이 향후 5년 내 인공지능(AI) 관련 연간 매출을 1000억 달러(약 148조 9000억원)로 5배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에디 우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AI 전략의 사업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며 “향후 5년 내 클라우드와 AI 외부 매출을 합쳐 1000억 달러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같은 목표 제시를 통해 알리바바는 비용이 많이 드는 AI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음을 드러냈다. 알리바바는 이번 분기 순이익이 67% 감소하고, 매출 성장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다만, 우 CEO는 해당 목표 달성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이는 연평균 최소 35% 성장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분기 클라우드 부문 성장률과 비슷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간 매출이 전년 대비 2% 증가한 2848억 위안(약 61조 6193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순이익은 2024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이는 경쟁 심화 속에서 진행된 대규모 기획전 비용 증가의 영향이 컸다. 실적 부진은 알리바바가 방대한 AI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이번 주 기업 고객용 에이전트형 AI 서비스 '우쿵'을 출시했으며 클라우드 및 스토리지 서비스 가격도 최대 34% 인상했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중 하나로 범용 인공지능(AGI) 경쟁에서 중국 내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투자 규모 면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업으로 수년간 530억 달러(약 79조원) 이상의 AI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중국 경쟁사보다 많지만, 내년까지 6500억 달러(약 968조원)를 투자할 예정인 미국 빅테크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규모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은 그룹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으며 AI 관련 제품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중국에서 오픈클로와 같은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챗 생태계를 보유한 텐센트가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텐센트는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위챗을 통해 다양한 앱 접근을 통제하고 있어 AI 확장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딥시크, 문샷 AI, 미니맥스, 즈푸 등의 스타트업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주로 오픈소스 모델을 제공해 사용 비용이 낮아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알리바바의 에이전트형 AI 확대와 '토큰 허브' 구축이 단기적으로 AI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높은 연산 비용과 낮은 가격 구조로 인해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는 손실을 감수하는 구조이며, 클라우드 수요 증가만으로는 이커머스와 음식 배달 사업의 수익 압박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알리바바의 AI 사업은 큐웬 모델 개발을 이끌던 핵심 인물 린쥔양의 퇴사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후 알리바바는 다시 기업용 AI 사업에 집중하며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알리바바 토큰 허브'라는 새로운 사업부를 통해 대부분의 AI 관련 조직을 CEO 직속으로 통합했다. 게리 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토큰 사용량은 AI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보여준다”며 “가장 큰 의미는 AI 수익화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2026.03.20 09:20박서린 기자

[알파고 10년 ③] AI 3강 노리는 한국…인프라·인재가 '승부처'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은 한국 사회에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강렬하게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인간의 창의성과 직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AI가 승리하는 장면은 기술 발전이 산업과 사회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알파고 대국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됐고, 컴퓨팅 인프라와 데이터, 반도체, 인재를 둘러싼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 역시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정책과 산업 전략을 정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지디넷코리아는 이번 3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알파고 쇼크' 이후 10년간 한국 AI 산업이 걸어온 흐름을 되짚어보고, 글로벌 AI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마주한 기회와 과제를 살펴본다.첫 번째 기사에서는 알파고 이후 국내 AI 산업이 겪었던 시행착오와 구조적 한계를 돌아보고, 두 번째 기사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AI 정책과 국가 전략을 짚는다. 세 번째 기사에서는 미·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경쟁력과 향후 과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바둑판 위에서 시작된 AI 기술 경쟁은 10년이 지난 지금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확대됐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AI 경쟁은 국가 전략 차원으로 격상됐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역시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인프라와 기술,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AI 경쟁력을 국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가AI전략위원회는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을 확정하며 향후 3년간 추진할 AI 정책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총 99개 실행 과제를 담고 있으며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데이터 생태계 구축, 핵심 인재 확보 등을 중심으로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통해 한국을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다. AI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로는 컴퓨팅 인프라가 꼽힌다.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하기 위해선 대규모 GPU와 데이터센터, 고속 네트워크 등 막대한 연산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인프라 확보를 위해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과 GPU 확충 사업 등을 지난해부터 추진하며 국가 차원의 AI 연산 자원을 확대 중이다.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에서도 GPU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핵심 AI 컴퓨팅 자원을 국가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대규모 확보 계획을 제시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5만 장 이상의 GPU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국산 NPU 도입도 확대해 AI 컴퓨팅 인프라의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관련 연구개발(R&D)과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국내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국산 AI 반도체와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해 AI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고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립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국가 AI 모델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초거대 AI 모델을 확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컨소시엄을 이뤄 글로벌 선도 모델에 필적할 독자 아키텍처 기반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단계 평가를 거쳐 최종 정예팀 2곳을 선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오픈AI·구글·메타·앤트로픽 등이 초거대 모델과 AI 인프라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바이두·알리바바·딥시크 등 기업을 중심으로 AI 모델 개발과 산업 적용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현재 AI 경쟁은 텍스트 중심의 거대언어모델(LLM)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생성형 AI 이후 차세대 경쟁 무대로 주목받는 분야는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등 현실 세계에서 AI가 직접 행동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역시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중심에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미국은 빅테크 중심의 소프트웨어(SW)와 플랫폼 결합 전략을 기반으로 로봇 행동 모델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중국은 제조 기반을 활용해 로봇과 자율 시스템을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에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전략 기술로 지정했다.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핵심 기술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제조와 모빌리티 산업 기반을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AI 경쟁의 또 다른 핵심은 인재다. 정부는 AI 인재 확보를 위해 교육과 연구,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AI 대학원 지원사업과 AI 중심대학 사업을 통해 석·박사급 AI 연구 인력 양성에 나섰다. 산업 현장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K-디지털 트레이닝(KDT) 등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또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도 AI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인재를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과 연구 환경 지원도 병행해 AI 인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AI 산업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실시하는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기업 수는 2020년 933개에서 2024년 2517개로 약 2.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AI 산업 종사자 수도 20만여 명에서 5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AI 관련 매출 역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미국과 중국은 초거대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AI 패권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AI 경쟁의 승부처가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알파고 대국이 AI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국가 경쟁력으로서 AI 성패가 판가름 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컴퓨팅 인프라와 반도체, 데이터,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이 똘똘 뭉쳐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간다면 분명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계획을 넘어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배경훈 부총리는 "정부 출범 이후 AI전략위를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총력을 다한 결과 우리나라도 AI 3강의 토대를 만들었다"며 "이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제를 구체화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해야하는 시기인 만큼 모든 부처가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09 17:20한정호 기자

韓 AI반도체, '엔비디아 대항마' 넘어 실전으로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구현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생태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한 성벽을 쌓아 올렸다. 그러나 최근 AI 시장의 무게추가 모델 학습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며 GPU 중심의 시장 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학습에서 추론으로, NPU 시장의 활성화 생성형 AI의 확산은 데이터센터부터 엣지, 온디바이스 전반에 걸쳐 막대한 연산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초기 시장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GPU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학습된 모델을 실무 서비스에 적용하는 추론 단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AI 연산에 특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NPU는 범용성을 갖춘 GPU와 달리 AI 알고리즘 처리에 최적화돼 있어, 전력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가진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효율적인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NPU로 눈을 돌리면서, NPU는 GPU의 대안을 넘어 차세대 반도체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6년, 대한민국 AI 반도체 '원년'의 선포 이러한 시장 변곡점에서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26년은 국내 주요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 담긴 칩들이 일제히 시장에 출시되는 시점으로, '한국 AI 반도체의 원년'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딥엑스, 모빌린트 등 국내 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과 포지셔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시제품(PoC) 단계를 통과하고 실제 양산 및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생존 전략을 위한 SWOT 분석 [K-AI칩이 온다] 연재 기획은 국내 주요 AI 반도체 및 인프라 기업 7곳을 대상으로 이들의 기술력과 시장 생존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각 기업의 주력 시장과 포지셔닝, 성능 및 전력 효율성, 그리고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다각도로 분석할 예정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양산 과제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가진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대한민국 AI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6.02.18 16:00전화평 기자

네이버 최수연 "올해 커머스 원년…배송 경쟁력 최우선 과제"

네이버가 올해를 커머스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배송 경쟁력 강화를 시장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최수연 대표는 6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커머스 사업의 도약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AI 기반의 개인화 강화, N배송 인프라 확장, 멤버십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그간 커머스 시장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기적인 성장을 넘어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 강화를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실천에 나선다. 최 대표는 “단순한 기능 보완이나 점진적인 개선이 아니라 파트너십, 인프라 운영 전반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배송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 시장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배송 경험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N배송 커버리지는 올해 25%, 내년 35% 이상으로 확대하고 3년 내 현재 수준에서 최소 3배 향상된 50% 이상을 목표로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배송이 네이버 쇼핑의 제약 요소가 아닌 선택의 이유가 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계획 중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커머스는 준비된 구조 위에서 실행의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여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AI 기반으로 검색, 광고,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버린 AI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기회를 발굴하겠다. 두나무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에는 웹3 등 미래 성장 동력도 추가해 글로벌 확장을 위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6 09:46박서린 기자

메타, '제2의 딥시크' 마누스 인수…AI 에이전트 강화

메타가 중국계 창업진이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를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AI 에이전트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 빅테크가 아시아 AI 생태계에서 개발된 기술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흡수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마누스를 20억 달러(약 2조8천900억원)가 넘는 금액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마누스는 중국계 창업자가 설립한 회사로, 복잡한 조사·분석·코딩·웹사이트 구축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범용 AI 에이전트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마누스는 지난해 3월 공개한 데모를 통해 상세한 리서치 보고서 작성과 맞춤형 웹사이트 제작이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앤트로픽과 중국 알리바바가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활용한 점도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저비용·고성능을 앞세운 중국산 AI 모델 딥시크가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준 직후 등장했다는 점에서 '제2의 딥시크'로 불리기도 했다 . 이번 인수는 메타의 AI 전략 전환과도 맞닿아 있다. 메타는 그동안 오픈소스 기반 LLM과 챗봇 중심의 AI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앞다퉈 자율형 AI 에이전트 경쟁에 나서면서 관련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타는 마누스의 기술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등 자사 서비스 전반에 통합하고 기업용 AI 시장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마누스는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에서 출발했으나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 속에서 글로벌 확장을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이후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로부터 7천500만 달러(약 1천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 내 사업 비중을 정리했고 결과적으로 미국 빅테크에 인수되는 드문 사례가 됐다. 메타는 이번 거래 이후 마누스의 중국 내 서비스와 운영을 중단하고 중국 자본의 소유 지분도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마누스는 인수 이후에도 기존 구독 기반 서비스를 유지하며 사용자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샤오훙 마누스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에 합류함으로써 운영 방식이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더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기반 위에서 기술과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026.01.01 11:07한정호 기자

일본, 반도체·AI 지원 예산 4배 확대…기술 경쟁력 강화 박차

일본 정부가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칩 및 AI 관련 지원을 기존보다 약 4배 규모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일본 내각이 총지출 약 122조3천억 엔(약 7천850억 달러) 규모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승인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그간 일본은 보통 추가경정예산 형태로 일시적인 지원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정규 예산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METI)의 예산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3조7천억 엔가량으로 확대됐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와 AI 연구 개발, 데이터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책 반도체 벤처 라피더스에 1천500억 엔이 추가로 책정되는 등 국내 제조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AI 분야에서는 기초 AI 모델 개발, 데이터 인프라 강화, 로봇·물류 등 물리 AI(Physical AI) 기술 지원에 약 3천873억 엔이 배정됐다. 이번 예산 확대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본이 핵심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중 양대 기술 강국의 투자 확대 속에서 일본 정부는 국내 산업 생태계의 기술 주권 확보와 공급망 강화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예산안은 향후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와 AI 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5.12.28 11:38전화평 기자

글로벌 피지컬AI 패권 경쟁 시동…韓 전략은 '산업 연합'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언어와 이미지 영역에서 급속히 확산된 이후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행동하는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텍스트를 생성하던 AI가 물리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로 움직이는 단계, 이른바 '피지컬AI'가 차세대 경쟁 무대로 부상하면서다. 이 변화는 개별 기업 차원의 기술 실험을 넘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국가 전략 차원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로봇·자율주행·산업 자동화 등 실물 산업 전반에서 피지컬AI를 둘러싼 투자와 정책 드라이브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초거대 모델 중심 경쟁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제조·모빌리티·로봇 등 실물 산업과 결합된 피지컬AI 영역에서는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나온다. 올해 정부가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며 산업과 정책을 잇는 논의 구조를 만든 배경도 여기에 있다. 美·中, 피지컬AI를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리다 미국은 피지컬AI를 차세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오픈AI·구글·엔비디아·테슬라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로봇 행동 모델,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자율 시스템 연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규제·표준·연구 환경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미국의 강점은 소프트웨어(SW)와 플랫폼이다. 대규모 멀티모달 모델과 이를 실제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월드모델, 로봇 행동 API 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움직이는 산업 생산성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중앙집중식 접근 방식을 추진 중이다. 정부 주도의 로봇·AI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피지컬AI를 빠르게 현장에 투입하는 전략이다. 대규모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로봇과 자율 시스템을 대량 배치하며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기술의 완성도보다 확산 속도와 현장 적용을 중시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은 SW·플랫폼 중심, 중국은 제조·배포 중심 전략을 펼치며 피지컬AI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피지컬AI 패권 경쟁 '시동' 기업 차원에서는 오픈AI·테슬라·구글·메타, 여기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패권을 지닌 엔비디아까지 더해져 글로벌 피지컬AI 경쟁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범용 로봇 행동 모델(RF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연어 명령을 실제 행동으로 전환하는 범용 지능을 목표로 하며 특정 하드웨어(HW)에 종속되지 않는 두뇌 중심 전략을 택했다. 로봇을 위한 범용 AI 모델을 통해 피지컬AI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테슬라는 수직 통합 전략을 고수한다.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완전자율주행(FSD)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결합해 HW와 SW를 동시에 통제하는 방식이다. 실제 공장과 도로 환경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며 모델을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구글은 장기 전략에 무게를 둔다. 딥마인드를 중심으로 로봇 공학 및 임베디드 AI 계열 모델인 RT-X, PaLM-E 등을 발전시키며 로봇의 추론·일반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량의 데이터로도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성 확보가 목표다. 메타는 오픈 생태계를 강조한다. 로보틱스 연구 결과와 도구를 공개하며 개발자와 연구자 중심의 생태계 확장에 집중 중이다. 직접적인 상용화보다는 플랫폼과 연구 영향력을 통해 장기적인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엔비디아는 피지컬AI 경쟁에서 플랫폼과 인프라를 모두 장악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사 GPU와 AI 가속기를 기반으로 로봇 학습용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월드모델을 결합해 피지컬AI 개발의 표준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별 로봇이나 서비스보다는 다양한 기업과 연구기관이 엔비디아 생태계 위에서 피지컬AI를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SW·데이터가 승부처…한국형 피지컬AI 전략은 피지컬AI 경쟁의 핵심으로는 HW보다는 SW와 데이터가 꼽힌다. 로봇을 어떻게 인식·판단·행동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행동 모델과 이를 외부에 제공하는 로봇 행동 API가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폐쇄형 생태계와 개방형 생태계 간 전략 차이도 뚜렷하다. 모든 스택을 직접 통제하려는 테슬라식 접근과 플랫폼 및 표준을 통해 생태계를 키우려는 엔비디아·구글식 접근이 맞선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대규모 행동 데이터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 없이는 모델 고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제조·모빌리티 산업 기반이 탄탄한 국가가 상대적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거대 모델과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중심의 경쟁은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경쟁의 초점을 모델 성능이 아닌 도메인 데이터와 산업 결합으로 옮겨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제조·조선·자동차·로봇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화된 피지컬AI 모델과 솔루션을 만드는 전략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정부 주도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다.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데이터·실증·규제·표준 문제를 산업 전체 관점에서 논의하고 조율하는 협업 구조다. 산업·정책 잇는 조율의 장,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는 피지컬AI 집중 투자와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산·학·연·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9월 출범했다. 얼라이언스는 총 10개 분과로 구성되며 기술과 산업을 동시에 아우르는 구조가 특징이다 . 5개 생태계 분과는 ▲기술(모델·데이터) ▲솔루션(실증·사업화) ▲거버넌스(표준·안전·신뢰) ▲인재(인력양성) ▲글로벌 협력으로 구성된다. 기술 분과는 LG AI연구원, 솔루션 분과는 네이버클라우드, 거버넌스 분과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재 분과는 카이스트, 글로벌 협력 분과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각각 분과장을 맡는다. 여기에 5개 도메인 분과로 ▲자율주행(ADV) ▲완전자율로봇 ▲주력산업(조선·방산·제조) ▲웰리스테크 ▲AI 컴퓨팅 자원(ACR)이 참여한다. 현대자동차, 두산로보틱스, HD현대중공업, 카카오헬스케어, 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이 각 분과를 이끈다. 얼라이언스는 산업 현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기술·규제·사업화 과제를 정리하고 이를 향후 정부 연구개발(R&D)과 실증 과제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전략 백서 도출과 정책 제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얼라이언스 출범 당시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가 AI 전략 컨트롤타워로서 피지컬AI를 주요 과제로 선정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AI 3대 강국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피지컬AI 주도권 선점은 중요하다"며 "정부 역량을 결집해 기업·대학 등과 함께 피지컬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출범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한국형 피지컬AI 전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조·모빌리티·로봇 등 국내 산업 현장에 특화된 데이터와 SW를 결합해 미국·중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데이터 축적, 실증, 규제·표준 논의를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하는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AI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데이터 주도권 경쟁"이라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25 09:00한정호 기자

앤트로픽, 구글 TPU 핵심 파트너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박차'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앤트로픽이 구글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네오클라우드 기업 플루이드스택과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루이드스택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서 앤트로픽이 활용할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 운영을 맡게 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단계별로 확장되는 구조로, 초기에는 약 245메가와트(MW) 규모의 연산 용량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 인프라는 앤트로픽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운영·확장하는 데 활용된다 . 이번 협력에서 플루이드스택은 단순 임대 사업자를 넘어 AI 연산 인프라 운영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회사는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최근 '제미나이 3' 학습용 TPU 인프라를 공급하며 급부상했다. TPU 중심 전략을 앞세워 AI 모델 개발사들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대형 데이터센터와 AI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플루이드스택은 현재 약 7억 달러(약 1조345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며 투자 성사 시 기업가치는 70억 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과 골드만삭스가 투자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프랑스에 100억 유로(약 17조원) 규모의 AI 슈퍼컴퓨팅 센터를 구축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글로벌 AI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술 기업과 금융권이 결합한 새로운 데이터센터 투자 모델을 대표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앤트로픽 역시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총 500억 달러(약 73조원)를 투입해 미국 내 맞춤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며 텍사스와 뉴욕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순차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플루이드스택과의 협력은 앤트로픽이 안정적인 연산 자원과 전력을 확보하는 핵심 축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오픈AI, 메타 등 경쟁사들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성능 경쟁이 연산 능력과 전력 확보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사업자의 위상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루이드스택이 단기간에 구글과 앤트로픽을 지원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부상한 배경도 이같은 흐름과 맞물려 있다 . 앤트로픽은 "이번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보다 강력하고 안전한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과학적 발견과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12.18 13:31한정호 기자

225조원 규모 공공조달 20년 만에 '전면 개편'…지자체 자율화·AI 감시 도입

연간 225조원 규모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이 20여 년 만에 대전환을 맞는다. 정부가 지방정부 조달 청구 의무를 대폭 완화하고 가격·품질 경쟁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반 조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조달 전 과정을 혁신하기로 하면서 전면 재설계 수준의 개편안이 마련됐다. 조달을 단순한 구매 절차가 아닌 신산업 육성을 견인하는 전략 플랫폼으로 재정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9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공조달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중앙집중형 조달 체계를 단계적으로 풀어 수요기관이 직접 물품을 선택·계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자율성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특혜 가능성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우선 지방정부가 조달청 단가계약 물품을 의무 구매해야 했던 기존 구조를 선택 구매로 전환한다. 내년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PC·가전 등 전자제품 120개 품목을 대상으로 자율구매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7년부터 전국 지자체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별 수요와 현장 특성을 반영한 조달이 가능해지고 기업 간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조달 자율성 확대와 동시에 투명성·청렴성을 확보하기 위한 감시 체계는 강화된다. 모든 지방정부의 계약 정보는 수의계약까지 빠짐없이 나라장터에 공개되고 조달청은 규격 조정, 특정 업체 편향, 경쟁 제한 요소 등 위법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시정·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허위 원산지, 직접생산 위반 등 불공정 조달행위에 대해서는 직권조사제를 도입해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비리 발생 시 지자체 자율권을 즉시 회수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적용된다. 가격·품질 경쟁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공공조달 전용 규격을 폐지하고 민간 거래규격 중심으로 단가계약을 조정하며 중점관리 품목을 지정해 원자재 가격 변동과 시장가격 대비 적정성을 상시 점검한다. 품질점검 대상은 기존 275개 안전물자에서 단가계약 전체 1천570개 품목으로 6배가량 확대된다. 품질보증 조달물품에 대한 우대, 용역사업 이행실적 평가 도입 등도 추진된다. 이번 개편안의 또 하나의 축은 AI 중심의 조달 혁신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AI 기반 가격비교·품질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적정가격·부정 조달 여부를 자동 감시할 계획이다. 또 제안요청서 작성, 공사원가 검토, 평가 절차 등 조달행정 전반을 AI로 전환하는 공공조달 AX를 추진한다. 아울러 AI·기후테크·로봇 등 미래산업 제품은 정부가 첫 구매자가 돼 판로를 넓히고 혁신제품 발굴을 2030년까지 5천개, 공공 구매 규모를 2조5천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사회적 책임 조달도 강화된다. 지방정부 시범사업에는 최근 5년 평균 약자기업(중소·여성·장애인기업) 구매비율의 95%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부과된다. 향후 제정될 공공조달법에는 약자기업 우선구매 원칙과 사회적 책임 조달 기준이 명문화될 예정이다. 기후테크·저탄소 제품 구매 확대, 탄소저감 설계 기준 도입 등 환경 중심 조달도 강화된다. 국민 안전 강화를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중대재해가 반복된 기업은 입찰 참가가 제한되고 사망사고 발생 기업은 나라장터 판매가 즉각 중단된다. 공공건축물에는 안전·품질관리 전문위원회가 신설되고 위험도가 높은 사업에는 안전 역량을 갖춘 기업만 참여하도록 제한경쟁 제도가 적용된다. 구윤철 부총리는 "공공조달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신산업 성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며 "지방정부의 조달청 단가계약 물품 의무구매를 폐지하고 공공조달을 통해 AI 등 혁신 기술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11.19 18:10한정호 기자

아시아 데이터센터 운용사 PDG, 1조원 투입해 한국 첫 진출…"AI 허브로 확장"

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이 인공지능(AI) 경쟁 거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미국계 사모펀드 워버그 핀커스가 지원하는 프린스턴디지털그룹(PDG)이 한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와 함께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의 AI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핵심 전략 허브로 삼겠다는 목표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PDG는 약 7억 달러(약 1조201억원)를 투입해 인천에 첫 번째 한국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초기 48메가와트(MW) 규모로 시작해 향후 여러 부지를 포함해 총 500MW 규모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PDG는 이미 전력 수급을 확보했으며 이달 착공을 시작해 2028년 초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 각국은 미국 빅테크와 AI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며 확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인도·한국 등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개발, 데이터 주권 요건 충족, 기업용 AI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PDG 역시 향후 5년간 총 250억 달러(약 36조원)를 투입해 아시아 인프라 전체 용량을 현재 1.3기가와트(GW)에서 4GW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60억 달러(약 8조7천480억원)는 한국 시장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PDG는 싱가포르·일본·인도·인도네시아·중국·말레이시아에서 16개 데이터센터를 운용 중이다. 한국은 전력망·부지 제약과 인허가 절차 등으로 데이터센터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정부가 대규모 AI 인프라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첫 한국 지사를 설립했고 아마존도 향후 2031년까지 인천·경기 일대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50억 달러(약 7조2천86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PDG는 지난 8월 인프라 및 실물자산 전문 대체투자회사 스톤피크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8천921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랑구 살가메 PDG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기반 AI 인프라 공급망은 경쟁 우위로 작용해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배치가 가능하다"며 "기존 시장에서의 성장을 배가시키는 동시에 호주와 한국 같은 신규 시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1.17 10:56한정호 기자

네이버 20년 쌓은 콘텐츠..."AI 시대 보물이었네"

AI 시대에 데이터의 폭과 깊이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롱테일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구글이 레딧, 노트 등과 데이터 활용·AI 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20년 넘게 사용자 창작 콘텐츠(UGC)를 축적해온 네이버의 콘텐츠 자산 역시 AI 대전환기에서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생하고 비정형적 데이터를 가진 콘텐츠의 중요도가 AI 시대 재평가되고 있다. 지난 6월 이해진 네이버 의장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UGC의 힘을 깨달았으며, 검색과 UGC가 연결될 때 큰 파워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UGC가 네이버의 차별화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음을 강조하면서다. 20년 넘게 축적한 UGC, AI 시대 핵심 자산으로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했던 인터넷 초기에 네이버는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의 UGC 서비스로 사용자들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콘텐츠를 대량 확보했다. 이는 네이버가 국내 대표 검색 엔진으로 도약하는 근간이 됐고, 수천만 사용자의 기록이 쌓여 20년 이상 네이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2002년 출시된 지식iN은 웹 상에서 확인하기 어렵던 일상적인 궁금증과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사용자들이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차별화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 2003년 출시된 블로그와 카페는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깊고 풍부한 사용자 맥락 정보를 오랜 기간 축적해 검색, 지역 기반 커뮤니티,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콘텐츠는 AI 시대에도 유의미한 데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AI 시대에 접어들며 창작자의 고유성이 담긴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네이버는 다변화된 콘텐츠 트렌드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와 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숏폼 서비스 '클립',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출시하며 영상 콘텐츠 창작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네이버는 '사람을 위한 기술'을 핵심 ESG 전략으로 삼아, 2030년까지 총 1조 원 규모로 조성되는 '임팩트 펀드'를 통해 창작자들이 네이버의 기술에 보다 쉽게 접근하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DAN25에서 “AI 시대에 창작자 개성과 고유한 문화가 담긴 콘텐츠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콘텐츠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국외로, 콘텐츠 확장 네이버는 UGC 영향력을 해외에서도 강화하고자 했다. 2010년에는 당시 기준 3천만 회원과 340만 블로그를 보유한 일본 포털 '라이브도어'를 인수하며 해외 콘텐츠 생태계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네이버웹툰의 해외 입지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또 네이버는 지난 2021년 북미 최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를 네이버웹툰과 통합해 글로벌 창작자 풀을 확보하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의 스토리 콘텐츠로 AI 학습 데이터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일본에서 전자책 플랫폼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과 라인망가를 주축으로 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를 인수하면서 일본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이러한 콘텐츠 자산을 바탕으로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나스닥 상장, 디즈니와의 글로벌 콘텐츠 제휴 등을 이뤄내며 콘텐츠 생태계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AI 대전환 속 콘텐츠의 가치 재평가 업계에서는 지난해 구글과 오픈AI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과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데이터 다양성이 AI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글로벌 콘텐츠 영향력 확대의 맥락에서, 지난 5일 1천만 명 이상의 창작자와 약 6천400만 건의 콘텐츠를 보유한 일본 콘텐츠 플랫폼 노트에 약 20억 엔을 투자하며 지분 7.9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AI 기술력과 노트의 콘텐츠 생태계를 결합하여 창작 환경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콘텐츠 창작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사용자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실행까지 완결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상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네이버는 콘텐츠에서 나아가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2년과 지난 8월에 각각 북미와 유럽의 C2C 플랫폼 '포쉬마크'와 '왈라팝'을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를 통해 구매·탐색 이력 등 이용자가 만든 맥락 정보를 축적하여 현지 이용자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사용자 관련 데이터는 네이버의 AI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미에서는 신규 SNS '씽스북'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씽스북은 개인의 경험과 취향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축적하는 SNS로서 사용자 취향 데이터 중심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인터넷 초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콘텐츠 경쟁력이 AI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UGC는 사용자 이해도를 높이는 정교한 데이터로 이어지며, 데이터 확보가 승부처가 될 AI 시대에 AI 에이전트 등 네이버가 앞둔 비전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16 15:00안희정 기자

산업특화 SW, 국가 경쟁력 열쇠로…AI·클라우드 결합이 판도 바꾼다

세계 산업 현장에서 각 산업의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특화 소프트웨어(SW)'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조·금융·헬스케어 등 전통 산업이 SW 중심으로 재편되며 데이터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가 결합한 산업 맞춤형 솔루션이 국가 경쟁력 강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떠올랐다. 16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산업경쟁력 강화의 원동력, 산업특화 SW의 성장 동인과 주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특화 SW 시장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1.4배 성장에 그쳤지만 2021년 이후 5년 사이 2.3배 급성장했다. 특히 제조·공공·헬스케어·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올해 기준 제조업 비중이 21.1%로 가장 컸다. 보고서는 산업특화 SW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인을 '공급·수요·기술' 세 축으로 정리했다. 과거에는 산업별로 고착화된 SW 공급 구조와 제한된 수요, 느린 기술혁신이 성장을 막았지만 2020년 이후 클라우드 확산, 산업별 SW 중심 패러다임(SDX)의 확산, AI 기술 혁신이 맞물리며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서비스화'가 주요 변곡점으로 꼽힌다. 과거 산업별로 구분된 전문 기업이 SW를 직접 판매하던 구조에서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빅테크가 산업특화 클라우드 플랫폼(PaaS)을 제공하면서 SW의 서비스화가 본격화됐다. 이 플랫폼 위에서 수많은 중소기업이 서비스형 SW(SaaS) 형태로 산업별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며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장이 확대됐다. 수요 측면에서는 산업 전반의 SDX가 가속화됐다. 자동차·금융·헬스케어·미디어 등 전통 산업이 SW를 자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으며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OTA 업데이트, 골드만삭스의 API 금융 플랫폼, 듀오링고의 개인 맞춤형 학습 서비스 등은 모두 산업 내 SW 중심 패러다임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기술적 요인으로는 AI 혁신이 부상했다. 과거에는 정형 데이터에 의존한 한계로 인해 혁신 속도가 더뎠지만, 최근 AI가 비정형 데이터를 학습하며 산업 고유의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특화 AI SW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공정 자동화와 예지정비, 금융에서는 신용평가와 이상거래 탐지, 헬스케어에서는 진단 자동화와 신약개발 등으로 AI가 산업 프로세스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기반 산업특화 SW의 핵심 성공 요건으로 '데이터 확보–지식 학습–산업 적용'의 선순환 체계를 제시했다.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산업별 규제와 표준을 학습시킨 후 실제 산업 문제 해결로 이어질 때 SW의 혁신성이 극대화된다는 분석이다. 독일 스카니아의 예지정비 AI, HSBC의 자금세탁 탐지 모델, 국내 병원의 의료 데이터 자동 기록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SPRi는 산업특화 SW가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우드 기반 SaaS 모델을 활용하면 초기 구축비용 없이 신속하게 산업특화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고 자동 업데이트와 원격 관리로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산업특화 소프트웨어 지출액은 2023년 1천400억 달러에서 2028년 2천500억 달러로 1.8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책적 과제로는 ▲산업특화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AI 산업특화 스타트업 육성 ▲부처 간 협력 체계 강화 ▲공통 모듈 통합개발 등 네 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독일의 자동차 클라우드 '카테나-X'와 일본의 기초과학 클라우드 'mdx'처럼 정부·산업·학계가 협력하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의 AI 정책과 산업 전략이 연계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SPRi는 "AI 인프라의 성능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실제 산업 문제 해결에 연결하는 기반 SW 기술력"이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운영·전력관리·이상탐지 등 산업용 AI SW 기술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산업 간 협력형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별 공통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오픈소스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예컨대 자동차·드론·로봇·조선 산업에 공통 적용 가능한 자율이동 기술을 공동 개발하거나 금융권의 오픈소스 재단(FINOS)처럼 산업별 협력형 SW 혁신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SPRi는 "산업특화 SW는 각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AI·클라우드·SDX를 축으로 한 산업별 SW 혁신이야말로 한국 산업이 도약할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2025.11.16 10:41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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