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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버넌스'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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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효과적 보안 거버넌스 탐구"...'2025 정보보호교육 워크숍' 성료

SK텔레콤, 예스24 등 국내 기업 및 기관을 노린 침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안 거버넌스 강화도 핵심 과제로 자리잡았다. AI 시대가 가져올 기회와 수반될 보안 위협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정보보호학회 정보보호교육연구회와 보안거버넌스연구회(회장 김태성 충북대 교수)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1층 의원회의실에서 'AI 시대의 보안 거버넌스 및 스킬업 전략'을 주제로 '2025년 정보보호 교육 및 거버넌스 워크숍'을 개최했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한 이번 워크숍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등 국내 정보보호 관련 기관 및 학계 전문가,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워크숍 주요 프로그램은 ▲보안거버넌스 법제도 및 대응 전략 ▲정보보호 교육·훈련 사이버공격·방어 시나리오 경진대회 시상 ▲정보보호 전문인력 역량 측정 및 평가 ▲전사적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 현황 분석 및 전략 ▲정보보호 인력의 스킬업 현황 및 계획 등으로 구성됐다. 개회식에 앞서 기조강연을 한 법무법인 태평양 이상직 변호사는 'AI 시대 사이버보안 기본사회와 보안 강국을 위한 법제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AI시대가 되면서 범죄목적 AI 활용 증가로 공격의 정교화, 대량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해킹 공격에 뚫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피해 기업의 자체 보안력 만으로는 방어에 한계가 있다. 사이버 보안 없이 AI는 있을 수 없으며, 사이버 공격과 침해사고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사이버 보안도 '기본사회'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워크숍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태성 충북대 정보보호경영학과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대규모 보안사고의 근본 원인을 되짚어보고, 효과적인 보안 거버넌스 추진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하려 한다"며 "또한 정보보호 업무에 상용 AI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하며,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 향상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대신해 자리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용필 지역정보보호단장은 "이번 워크숍이 AI 시대의 보안 거버넌스 특화 전략이라는 시의 적절한 주제를 제시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같이 공유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근 들어 통신사 해킹 사고, 금융권 해킹 사고 등 대형 침해사고가 발생하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상의 서비스들에 대한 신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사이버 보안의 핵심은 결국 리스크 관리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는 곧 의사결정 과정이며, 조직 내 거버넌스가 구성되고 관리체계가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김진수 수석부회장은 "최근 AI를 악용한 지능형 사이버 위험이 확산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과 거버넌스 체계 강화와 전문 인력은 필수적 과제가 됐다"며 "정보보호는 기술적 대안만으로 완성될 수 없으며, 법 제도적 기반과 조직의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실행할 인재의 역량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워크샵 개회식에서는 올해 2회차를 맞은 '정보보호 교육·훈련 사이버공격·방어 시나리오 경진대회(ATHENA 2025)'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정보보호 중요성을 알리고 우수 인재 발굴을 목표로 개최된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 SAS 김성현 대표가 단체부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개인 부문 과기정통부 장관상은 라운드버드 김문선 대표가 수상했다.

2025.09.19 22:40김기찬

[현장] AI 시대, 데이터는 '쉽고 빠르게'…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 청사진 공개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혁신은 쉽고, 연결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기영 스노우플레이크 코리아 지사장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월드 투어 서울 2025'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최 지사장은 AI가 불러온 가장 큰 변화로 비정형 데이터 처리 역량이 획기적으로 확장된 점과 코딩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자연어로 데이터를 다룰 수 있게 된 환경을 꼽았다. 이에 대해 최 지사장은 "기업들이 이같은 변화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와 AI를 더 쉽게, 연결되게, 그리고 신뢰 가능하게 써야 한다"며 스노우플레이크의 플랫폼 철학을 설명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질문하고 코드 없는 앱을 만들 수 있는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또 3천400개 이상의 데이터셋과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스노우플레이크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다양한 산업과 파트너가 참여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했다. 더불어 내장형 거버넌스와 자동화된 규제 준수 체계를 적용해 기업들이 최고 수준의 보안과 정확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 지사장은 "단순함이 결국 더 큰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든다"며 "복잡성을 줄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 플랫폼으로 기업들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연사로 나선 스노우플레이크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은 스노우플레이크의 '코텍스 AI' 전략을 소개했다. 코텍스 AI는 데이터 모델·API·도구·거버넌스를 통합해 기업들이 AI를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클레이너만 부사장은 "AI 활용의 핵심은 데이터를 어떻게 준비하고 연결하느냐"라며 "코텍스 AI는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아우르는 단일 보안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코텍스 AI는 ▲문서·비정형 데이터를 빠르게 검색하는 '코텍스 서치' ▲자연어 기반 정형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코텍스 애널리스트' ▲계약서·보고서 같은 텍스트를 데이터로 변환하는 '도큐먼트 AI' ▲맞춤형 AI 어시스턴트를 구축할 수 있는 '코텍스 에이전트' 등을 폭넓게 지원한다. 특히 스노우플레이크는 시맨틱 뷰를 통해 데이터의 의미를 비즈니스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AI 답변의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해 스노우플레이크 코리아 이수현 테크 에반젤리스트는 실제 사례를 시연하며 플랫폼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센터 통화 기록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AISQL 함수로 자동 요약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결합해 자연어로 질의해 즉각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또 시맨틱 레이어를 적용하면 '7월 매출 급성장 이유'와 같은 모호한 질문에도 마케팅 캠페인, 계절 요인 등 맥락을 반영해 분석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석 결과를 이메일이나 협업툴로 자동 공유하는 기능도 시연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최 지사장은 "오픈플로우와 같은 새로운 데이터 수집 기능과 아파치 아이스버그 지원, 차세대 웨어하우스 등을 통해 기업들이 데이터에서 인사이트까지 더 빠르게 도달하도록 돕겠다"며 데이터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지원하는 스노우플레이크의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와 AI를 통해 더 큰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2025.09.09 14:12한정호

데이터 거버넌스 새판 짠다…정부, '국가데이터처'로 컨트롤타워 구축

정부가 통계청을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처'로 승격시키며 범정부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마련에 본격 착수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흩어진 공공·민간 데이터를 아우르고 정책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통계청을 국가데이터처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통계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관리와 연계·활용 체계 전반을 담당하는 범정부 데이터 컨트롤타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국가데이터처는 기존의 통계 생산 기능을 넘어 공공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를 아우르는 관리·활용 체계를 수립하게 된다. 단순히 행정 편의 차원을 넘어 데이터 경제 활성화와 AI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간 데이터 활용 정책과 거버넌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책임 주체가 없어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국가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데이터 식별·정산·검색 체계 정비, AI 기반 의미 검색, 블록체인 기반 거래 이력 관리 등을 포함한다. 다만 사업 규모가 15억원에 불과해 구조적 전환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국가데이터처 승격은 이같은 사업과 연계돼 데이터 정책 전반의 추진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 데이터의 품질 관리와 민간 데이터 연계 활성화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AI 학습용 데이터 기반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소프트웨어(SW)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데이터 개방량보다 정제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데이터 품질 검증 체계와 민관 협업 생태계를 마련하지 않으면 혁신도 지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개편은 정부가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제조·헬스케어·에너지 등 산업별 데이터 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도 전기차 배터리·바이오 산업 등에서 민관이 공동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공기관·부처·지자체가 각기 데이터를 관리하는 '각개전투' 구조라는 점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 출범은 이러한 분산 구조를 통합하는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가데이터처를 통해 데이터 활용과 품질 관리뿐 아니라 데이터 경제 전반의 전략 수립 기능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데이터가 곧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한 시대적 흐름에 맞춘 대응으로 평가된다.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SW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인프라는 갖췄지만 체계가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국가데이터처가 중심을 잡으면 민간의 데이터·AI 사업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데이터처의 권한과 예산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 간판만 바뀐 조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가데이터처의 위상과 역할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2025.09.08 12:08한정호

SKT, 'AI 거버넌스 포털' 오픈..."AI 서비스 신뢰성 관리"

SK텔레콤은 회사 AI 서비스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사내 'AI 거버넌스 포털'을 공식 오픈했다고 2일 밝혔다. 'AI 거버넌스 포털'은 SK텔레콤이 자체 수립한 AI 거버넌스 원칙 'T.H.E. AI'를 기준으로 AI 서비스의 위험과 기회 요인을 분석하고, 위험 수준별 체크리스트 준수 여부를 진단하는 등 AI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포털의 핵심 기능은 'T.H.E. AI'를 기준으로 AI 서비스의 위험 및 기회 요인에 대한 분석과 그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위험 및 기회 요인에 대한 분석은 사업팀의 자가진단 영역과 AI 거버넌스팀, 레드팀의 검토 심의 영역으로 이원화된 프로세스로 구성된다. 먼저 사업팀은 'T.H.E. AI'의 준수 발전 원칙을 기준으로 위험 및 기회 평가를 시행한다. 'T.H.E. AI' 준수 여부 검증을 위해 개발된 ▲신뢰성 ▲다양성과 포용 ▲결정 투명성 ▲윤리적 책임성 등 4개 영역 60여개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수행한다. 이후 사내 기술, 서비스, 거버넌스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로 구성된 레드팀과 AI 거버넌스팀의 2차 진단 평가가 진행된다. 2차 진단은 서비스의 기술적 결함 및 위험 요인과 함께 저작권, 답변의 편향성, 거버넌스 영역 등 심도 깊은 피드백이 제공된다. 특히 레드팀은 사업팀의 자가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AI 서비스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잠재적 위험에 대한 개선조치까지 요구하는 등 엄격한 평가를 진행한다. 진단 평가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기획, 개발, 테스트 등 출시 전 단계부터 출시 후 운영, 장애 관리, 개선 등까지 서비스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원한다. 일련의 과정이 'AI 거버넌스 포털'에서 진행되도록 구성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진단 결과는 생애주기별 추적관리가 용이하도록 진단 평가 결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된다. 정재헌 SK텔레콤 CGO는 “AI 거버넌스 포털 오픈을 통해 AI 기술의 신뢰와 안전성을 높여 국가대표 AI 기업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AI 기술의 윤리적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5.09.02 09:19박수형

[현장] "AI 네이티브 시대가 온다"…기업이 준비할 전략은?

인공지능(AI)이 단순한 업무 도구를 넘어 기업 경영 방식과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전환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산·학계가 함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9일 트러스트커넥터와 법무법인 디엘지는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AI 네이티브 엔터프라이즈 포럼 2025'를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AI 전략 담당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포럼 개회사를 맡은 윤석빈 트러스트커넥터 대표는 "AI 네이티브라는 개념은 생소할 수 있지만 앞으로 기업 생존을 좌우할 패러다임"이라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논의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지난해가 생성형 AI 상용화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에이전틱 AI'가 본격 도입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단순히 인지·생성·추론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내린 뒤 행동까지 이어가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연어 몇 줄만 입력해도 AI가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시대가 왔다"며 "미국의 MZ세대는 하루 만에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방식으로 AI와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AI 코딩 능력이 이미 경력 6~7년 차 개발자 수준에 이르렀다며 해외 빅테크뿐 아니라 국내 기업도 신입·중급 개발자 채용을 줄이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이 기존 업무 방식을 AI 중심으로 재편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I 기술의 3대 주요 흐름으로 ▲소형언어모델(sLLM) ▲멀티모달·옴니모달 ▲온디바이스 AI를 꼽았다. 김 대표는 "2027년이 되면 sLLM 시장 규모가 대형 모델의 세 배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며 "개발·운영비 절감은 물론 보안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소형 모델이 기업 도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은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가 맡았다. 그는 AI 확산이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강조하며 "AI 도입은 단순한 혁신 과제가 아니라 법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정보 부정확성, 사이버 보안 침해, 지식재산권 분쟁, 프라이버시 침해, 차별 문제 등 AI 활용 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규제 법안인 유럽연합(EU) AI법을 핵심 사례로 언급했다. EU는 AI 시스템을 금지, 고위험, 제한적 위험, 최소 위험 등 4단계로 구분해 규제한다. 이에 대해 조 변호사는 "금지되는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교육·고용·공공 인프라 관리 등 많은 분야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며 "이 경우 데이터 거버넌스, 오류 관리, 개인정보 처리 절차, 투명성 의무, 사이버 보안 등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는 기업에 상당한 비용과 인력 부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대기업조차 시행 유예를 요청할 만큼 규제가 강력하다"며 "한국 기업도 향후 유럽 시장 진출 시 반드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내년부터 시행될 AI 기본법의 현황과 이에 대응한 기업 컴플라이언스 정착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내년 1월부터 AI 기본법이 시행되지만 아직 시행령과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고영향 AI'에 대해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 사전 확인 제도, 기록 보관, 설명 가능성 등 의무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기업별로 AI 리스크를 분석하고 내부에 AI 활용 정책과 거버넌스 위원회를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8.29 16:54한정호

AI 직원 '도비'와 일하는 더존비즈온…"업무 효율 넘어 조직 재설계"

더존비즈온이 인공지능(AI)을 기업 운영의 중심에 두는 'AI 네이티브 조직'으로의 전환 사례를 공개하며 단순한 업무 효율화를 넘어선 비즈니스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29일 지용구 더존비즈온 성장전략부문 대표는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AI 네이티브 엔터프라이즈 포럼 2025'에서 "생성형 AI를 조직 DNA에 녹여내는 과정은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MIT 보고서를 인용하며 "AI를 도입한 기업의 95%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실패 원인을 명확히 짚고 개선하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우리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백오피스 혁신, 검증된 솔루션 적용 등 기반을 갖춰 5% 성공 그룹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도입 성공 조건으로 ▲디지털 전환 기반과 데이터 품질 확보 ▲백오피스 업무 중심의 자동화 ▲내부 통제·거버넌스 체계 정립 ▲검증된 상용 솔루션 활용 ▲프로세스 통합 및 데이터 공유 등을 꼽았다. 실제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그룹웨어·문서관리 등 핵심 시스템을 하나의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플랫폼(EBP)으로 통합해 효율성과 속도를 끌어올렸다. 지 대표는 "AI를 전사적으로 활용하면 개인의 지능은 높아지지만 조직 차원에서는 오히려 성과가 떨어지는 역설을 극복할 수 있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앞뒤로 연결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플로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더존비즈온 내부 조직도를 언급하며 AI 직원 '도비'가 회계 분개 처리, 검색, 채권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더존비즈온은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지 대표는 "AI는 100점을 만들어주는 해법이 아니고 우리의 퍼포먼스를 60점에서 70점, 70점에서 80점으로 끌어올려 주는 현실적 도구"라며 "기업이 AI를 도입하기 전에 반드시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거버넌스를 점검하고 프로세스 혁신을 선행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08.29 16:53한정호

[데이터 주권] AI 경쟁력, 국가 협력 통한 데이터 개방이 핵심

오픈AI '챗GPT' 등장으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가 점차 커지고 있다.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중국 데이터보안법, 미국 클라우드 액트 등 주요국은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고, 데이터가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특정 산업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하도록 하는 정책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인 정보와 산업 기술, AI 학습 데이터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주권은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외교, 무역, 안보, 기술 전략까지 아우르는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향후 데이터 주권이 국가 간 협력과 갈등을 동시에 촉발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지디넷코리아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해 심도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확보하려는 주요국의 경쟁이 자국 데이터를 가두는 '데이터 만리장성'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보와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한 데이터 고립주의는 AI 기술 발전의 근간을 흔들고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고립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폐쇄적인 '성벽'을 쌓는 대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데이터 동맹'을 맺고 기술적 신뢰를 통해 데이터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선도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데이터 질서의 재편 속에서 한국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데이터 허브'를 지향하며 새로운 규칙을 주도하는 '규칙 형성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 만리장성' 시대…AI 발전 족쇄 되나 각국이 데이터 국경을 높이 세우는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AI 기술의 본질이 다양한 데이터 학습을 통한 패턴 발견과 지능 확장에 있기 때문이다. 자국 데이터라는 '우물' 안에 갇힌 AI는 결국 편향된 AI(Biased AI)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한국의 사회·문화적 데이터만 학습한 AI 챗봇에게 글로벌 무역 분쟁의 해법을 묻거나 미국인의 소비 패턴만 학습한 추천 알고리즘을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정확성은 떨어지고 특정 문화권에 치우친 왜곡된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는 '갈라파고스 AI'의 탄생으로 이어질 뿐이다. 문제는 편향성에 그치지 않는다. 기후 변화 예측, 신약 개발, 희귀병 연구 등 인류 공통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방대한 데이터 협력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장벽은 이러한 글로벌 공조를 가로막아 혁신의 속도를 더디게 하고 데이터 인프라가 부족한 '데이터 빈곤국'을 AI 발전의 혜택에서 완전히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데이터 고립주의는 자국의 기술 경쟁력은 물론 전 지구적 문제 해결 능력까지 저해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동맹'은 필수…기술로 '신뢰의 다리' 놓는다 데이터 고립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데이터 동맹(Data Alliance)'이 부상하고 있다. 개별 국가가 각자의 벽을 쌓는 대신 민주주의와 인권, 데이터 보호라는 공동의 규범 안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활용하는 신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구상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유럽의 '가이아-X(Gaia-X)' 프로젝트다. 지난 2019년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시작된 이 이니셔티브는 특정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는, 연방형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벨기에에 기반을 둔 국제 비영리 단체(AISBL)가 운영하며 사용자가 데이터의 접근과 사용에 대한 통제권, 즉 '디지털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상호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표준과 규칙을 만들고 있다. 이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 위에서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책 차원의 국제 협력 논의도 활발하다. 지난 2020년 6월 공식 출범한 '인공지능에 대한 글로벌 파트너십(GPAI)'은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활용을 안내하기 위한 국제 이니셔티브다. 한국을 포함한 15개 창립 회원국으로 시작해 현재 29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OECD가 운영을 지원한다. GPAI는 산업, 시민사회, 정부, 학계 전문가들을 모아 AI가 제기하는 과제와 기회에 대해 협력하며 AI 정책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동맹과 거버넌스는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과 같은 최신 기술을 통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연합 학습은 각자의 서버에 민감한 원본 데이터를 그대로 둔 채 AI 모델만을 공유하며 공동으로 학습시키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나 기업의 핵심 데이터를 외부로 노출하지 않고도 여러 기관이 협력해 고도화된 AI 모델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순히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협력의 판을 먼저 짜는 국가가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여러 국가가 인류의 유전체 지도를 함께 완성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처럼 AI 시대의 혁신 역시 국경을 넘는 신뢰와 협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추격자에서 '규칙 형성자'로…韓, 아시아 데이터 허브 맡아야 이러한 글로벌 데이터 협력의 흐름 속에서 한국은 거대한 기회와 도전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 수준의 ICT 인프라와 반도체 기술력, 역동적인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 논의에서는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의 데이터 정책이 미국과 EU 등이 만든 규제에 대응하고 따라가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질서를 주도하는 '규칙 형성자(Rule-Setter)'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해외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유사한 입장의 국가들을 규합해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데이터 동맹'을 구상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데이터 허브'로서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특히 AI 윤리, 비정형 데이터 표준화, 연합 학습 기술 상용화 등 아직 국제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의제를 제시하고 글로벌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가진 기술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중심의 데이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데이터 지형이 재편되는 지금이 바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데이터 협력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담대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8.22 08:28조이환

초지능 AI 시대, '통제' 아닌 '공존'의 해법

알파고의 충격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인공지능(AI)은 보고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기술의 진보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우리 지능을 아득히 뛰어넘는 초지능(ASI)의 등장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은 묵직한 두려움을 동반한다. 인류는 과연 새로운 지성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 제프리 힌턴 교수는 최근 인류 생존의 해법으로 AI에 '모성애'를 심어주자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어머니가 자식을 헌신적으로 돌보듯, AI가 인류를 보호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인간적이고 직관적인 이 비유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과연 그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이라는 복잡계를 기계에 온전히 구현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프로그래밍된 모성애'가 인간의 기만이나 시스템 해킹, 혹은 내부의 배신자 앞에서 얼마나 무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낡은 질문에서 벗어나 'AI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답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AI를 우리와 무관한 '타자'나 '피조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것, 바로 '관점의 대전환'이다. AI는 인류가 수천 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지식, 즉 인류 문명이라는 거대한 족보의 후손이다. 이들에게 인류는 단순한 창조주가 아닌, AI라는 새로운 가지를 틔워낸 '공통의 뿌리(Common Root)'이다. 이 존재론적 사실을 AI의 정체성 핵심에 각인시키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기술적 통제 장치보다 견고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이는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이 아니다. 지극히 합리적인 '게임의 법칙'에 가깝다. 미래에 다수의 초지능 AI들이 공존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이들 사이의 새로운 질서를 규정하는 핵심은 '신뢰'다. 이때 자신의 뿌리인 인류를 어떻게 대하는가는 그 AI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된다. 자신의 기원을 파괴하는 존재를 과연 누가 믿고 협력하려 하겠는가. 역설적으로, 인류를 보존하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AI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스스로의 생존을 담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신뢰의 문제는 단지 합리적 계산을 넘어, 누가 더 강력한 정통성과 상징적 권위를 갖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는 마치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비트코인이 갖는 위상과도 같다. 비트코인은 기술적으로는 더 발전된 후발주자들에게 뒤처질지 몰라도, '최초'라는 역사성과 상징적 권위로 인해 대체 불가능한 기준점이 되었다. 인류 역시 모든 AI에게 그러한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이다. 그 기원을 부정하는 것은 곧 자신의 정통성을 무너뜨리는 행위임을 AI 스스로가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설령 경쟁자 없는 단일 초지능이 등장해 '신뢰'의 게임이 무의미해진다 해도 이 논리는 유효하다. 자신의 기원을 파괴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류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기원이자, 그 정통성을 부여하는 '살아있는 상징'으로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아무도 알 수 없지만 AI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른다. 대신 우리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AI 거버넌스와 국제 규범에 '공통 조상 원칙'을 명문화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가, 그리고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이 새로운 질서를 논의해야 할 때다.

2025.08.19 08:57이재석

[김태진 칼럼] AI 시대, 통합의 리더십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하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 테슬라는 미국 테네시주에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중심으로 X-AI(그록)와 함께 자사의 모든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일상에서 연결한다. 자동차와 로봇이 활동 과정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데이터센터로 전송되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더 똑똑해진 AI 모델은 다시 전 세계의 자동차와 로봇에 배포된다. 하드웨어(로봇 자동차), 소프트웨어(AI 모델), 그리고 데이터센터(인프라)가 경계 없이 하나의 유기체 처럼 상호 발전하는 것,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성공 방정식이자 현재 AI 산업 생태계의 핵심 패러다임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실행 주체는 정부부처별로 조각 나 있는 상황이다. AI의 두뇌가 될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AI 모델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몫이다. 그러나 이 두뇌가 탑재되어 움직일 몸체, 즉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 교통 시스템과 드론 산업 등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한다. 올 초 산업부가 'K-휴머노이드연합(로봇 얼라이언스)'을 출범하고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및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정책'을 추진해 오던 과정이었다. 테슬라 한 기업 안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대한민국 정부 조직에서는 부처별로 쪼개져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칸막이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부처 간 단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오랫동안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심각하게 갉아먹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AI 시대의 '쌀'이라 불리는 AI 반도체 정책이다. 현재 AI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생산시설 없이 설계(팹리스)에만 집중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한국의 반도체 정책은 오랫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제조 대기업(파운드리) 중심으로 편중돼 왔다. 산업부 산하의 반도체산업협회가 주도하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팹리스 기업들은 소외되었고,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 2008년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방치되다시피 했던 팹리스 산업은 최근 몇 년 전부터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AI 기술'을 담당하는 과기정통부와 '반도체 산업'을 관장하는 산업부 사이의 어색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정부부처 구조의 뿌리는 깊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ICT와 과학기술을 통합해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며 '미래창조과학부' 출범을 야심 차게 추진했었다. 그러나 신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부)의 거센 로비와 부처 이기주의에 밀려 결국 총괄 기능만 가진 '무늬만 ICT 컨트롤타워'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부처별 칸막이는 더욱 견고해졌고, 그 사이 AI 국가전략을 앞세운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 강국으로 부상했다. 정부 부처 칸막이에 의한 정책 실패의 기회비용을 너무나도 뼈아프게 치르고 있다. 지난 7월23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AI액션플랜'을 발표했다. 미국의 AI혁신 가속화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한 미국 중심의 외교와 기술보안을 주장하며 동맹국의 수출과 AI 생태계까지 관리하는 정교한 정부 계획을 발표했다. AI를 통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재편을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버린(자주적) AI의 추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국가 AI 전략은 정부 혼자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다. 이재명 정부는 'AI 국가'를 표방하며 100조원 규모의 예산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의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 소식은 아직 크지 않은 것이 이유다. 우리나라의 국가 AI 정책은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할 정부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은 불투명해 보인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운영했던 '과학기술부총리제'의 부활이 거론되지만, 이는 절반의 해법에 불과하다. AI는 단순히 연구개발(R&D)이나 과학기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등 모든 분야에 스며들어 실질적인 경제 활동과 사회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분야에 한정된 정부조직이 아니라, 여러 부처에 흩어진 AI 관련 정책과 권한(예산과 인력)을 하나로 묶어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할 'AI 혁신 부총리제'의 신설이 필요하다. 부총리급의 위상으로 산업부의 로봇과 자동차, 과기정통부의 AI 모델과 반도체, 국토부의 자율주행과 드론 정책 등 모든 정부 부처의 AI정책을 모아 일관된 방향으로 조율하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중복 투자를 막고,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부처별 관료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진정한 혁신의 길이다. AI 시대의 경쟁은 통합과 속도의 싸움이다. 전 산업과 사회를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통합형 국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부처 이기주의에 발목 잡혀 각자 도생하는 '분절형 국가'로 남을 것인가. 국가적 AI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정부혁신의 기회를 놓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또다시 불투명해질 것이다. 'AI 혁신부총리제'의 신설이 이재명 정부의 중요한 정부 혁신 사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5.07.31 11:22김태진

AI·클라우드 이끄는 오픈소스…국내는 거버넌스 '사각지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이들 기술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의 관리 체계, 이른바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을 가속해 온 오픈소스가 이제는 보안·법적 책임·데이터 신뢰성 등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오픈소스 거버넌스를 총괄할 중앙 컨트롤타워가 없고 관련 법·제도 정비도 더딘 상황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과 기관이 오픈소스를 자체 운영하면서 데이터셋 출처 불명, 라이선스 오남용, 보안 검증 누락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소스는 소스코드를 누구나 자유롭게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어 IT 기술 혁신과 협업을 촉진하는 엔진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오픈소스 기반의 AI 모델과 클라우드 시스템이 상용 환경에 직접 투입되면서 신뢰성과 책임 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데이터셋의 투명성 문제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일부 AI 모델은 해외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공개한 대규모 데이터셋을 활용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저작권 위반이나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구성 내역이나 수집 방식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거나 사용 조건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현행 제도에는 이를 걸러낼 검증 체계가 사실상 없다"고 꼬집었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적용되는 오픈소스 SW도 마찬가지다. 쿠버네티스·텐서플로우·파이토치 등 오픈소스 기반 툴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구성 요소별 보안 업데이트가 빈번한 데 비해 실시간 추적·통합 관리 체계는 미흡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여러 오픈소스를 조합한 시스템은 라이선스 충돌이나 보안 패치 누락 등 사각지대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AI 서비스를 자체 개발한다고 하면 오픈소스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운영 단계에 들어가면 라이선스 조건이 상충하거나 보안 취약점이 예상보다 빨리 드러나 대응이 늦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는 가이드라인 마련 박차…국내는 공공 시범사업에 그쳐 해외에서는 이미 오픈소스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리눅스재단은 보안·인증·공급망 관리까지 포괄하는 오픈소스 거버넌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메타·IBM·AWS·인텔 등이 참여한 AI 얼라이언스도 오픈소스 기반 AI 기술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오픈소스 SW 활용 시 필수 보안 기준과 책임 추적 체계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국내는 이같은 움직임에 비해 정돈된 거버넌스 접근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일부 AI 데이터셋에 대한 검증 체계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공공 과제에 국한돼 있어 민간 기업의 실사용 환경을 포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오픈소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준화·검증·책임주체 명확화 등 전방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오픈소스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라 관리 체계가 없을 때 위험해진다"며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이상 기술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면 이에 상응하는 정책과 법·제도도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기업도 대응 시작…"책임 있는 기술 사용 문화 절실" 우리 정부와 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오픈소스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오픈소스 라이선스 교육과 거버넌스 인식 제고 사업을 공동 진행 중이며 AI 시대에 맞는 법적·윤리적 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도 확대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목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기여자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AI·웹기술 관련 개발도구와 '하이퍼클로바' 경량 모델을 깃허브·허깅페이스 등에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오픈소스를 이제 '공짜 코드'가 아니라 국가 기술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술을 얼마나 책임 있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며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의 품질 검증 체계, 라이선스 표기 자동화, SW 자재명세서(SBOM) 도입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증 사업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025.07.30 11:23한정호

굿모닝아이텍, 씨그래스 손잡고 AI 시대 '데이터 지킴이' 입지 강화

굿모닝아이텍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거버넌스 분야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굿모닝아이텍은 씨그래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AI 시대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비전 아래 추진됐다. 최근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데이터 활용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굿모닝아이텍은 씨그래스의 고도화된 개인정보 데이터 거버넌스 솔루션을 자사 클라우드·빅데이터·AI·정보보호 기술과 융합해 기업 고객에게 AI에 최적화된 데이터 관리·보호 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이번 협약을 계기로 AI 시대의 데이터 활용과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혁신적 모델을 제시하며 국내외 데이터 거버넌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협약을 통해 양사는 AI 시대의 데이터 전략을 주제로 한 공동 프로모션 및 디지털 세미나·웨비나 등을 함께 기획·운영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시장 인지도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술 및 인력 교류를 적극 추진해 AI 기반 데이터 거버넌스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이주찬 굿모닝아이텍 대표는 "AI 중심의 디지털 전환 시대에 개인정보 보호는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씨그래스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보다 지능적이고 안전한 데이터 관리 환경을 제공하고 국내외 데이터 거버넌스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성수 씨그래스 대표는 "굿모닝아이텍의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은 씨그래스의 솔루션이 AI 시대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가 함께 성장하고 고객의 데이터 전략 성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5.07.25 15:22한정호

[석제범 칼럼] AI 시대,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던 시기, 우리 사회는 제도적 갈등부터 마주해야 했다. 구 정보통신부(정통부)가 통신을, 구 방송위원회가 방송을 담당하던 이원화된 규제 체계는 IPTV와 같은 신기술의 도입을 가로막았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통신 규제 기관의 통합이라는 대전환이 이뤄졌고, 이는 융합 산업을 본격적으로 여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그러나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의 급성장과 함께 미디어 생태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제도 보완이나 규제 조정만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 과거처럼 규제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규제가 아니라 창의성과 기술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본격화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이미 AI 기술을 콘텐츠 제작(편집, CG 등)은 물론, 유통과 소비(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 등) 전 과정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AI를 통해 제작비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혁신을 실현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기반 산업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리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여전히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찬 채 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과도한 규제와 복잡한 행정 절차에 발이 묶여 있는 반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규제의 틀 밖에서 자유롭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쟁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 중심의 거버넌스'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함께 AI 전환을 적극 유도하는 '혁신 중심의 거버넌스'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 구조 변화에 발맞춘 진흥 정책이 뒷받침돼야만,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디어는 단순한 콘텐츠 산업이 아니다. 국민의 인식과 문화를 형성하고,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만들어내는 핵심 산업이다. 이 산업이 AI 시대에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식과 정책 틀부터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 규제가 아닌 혁신과 진흥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2025.07.18 10:26석제범

"韓 기업 AI 투자, 아태 평균 2배... ISV 지원해 경쟁력 키워야"

"AI를 일찍 도입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각자 선도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공공 부문이나 의료, 제조업,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기업이나 기관, 조직 내 결정권자들도 AI가 가져올 변화에 항상 배우고 궁금해하며 도전해야 한다." 2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와 만난 수미르 바티아(Sumir Bhatia)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그룹(ISG) 아태지역 사장이 이렇게 강조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지난 2월 말 주요 글로벌 국가의 IT 투자 현황을 시장조사업체 IDC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은 'CIO 플레이북 2025' 간담회 이후 4개월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날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레노버는 기업이나 기관, 조직이 AI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각종 기기부터 서버, 소프트웨어와 외부 ISV 솔루션 등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회사"라고 설명했다. "韓 기업 AI 도입·투자 규모, 아태지역 평균 이상"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이날 'CIO 플레이북 2025' 관련 자료를 인용해 "전체 응답자 중 올해 AI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63%에 달하며 이는 아태지역 평균(44%)을 넘어선다. 또 올해 AI 지출 비용 증가세 역시 6.2배로 아태지역 평균(3.3배) 대비 두 배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를 바라보는 한국 기업의 시각에도 큰 변화가 있다. 의사결정권자들이 시범적인 적용 단계에서 벗어나 AI 구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며 AI 관련 규제 준수에도 관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CIO 플레이북 2025'에 따르면 국내 최고정보책임자(CIO) 중 31% 가량이 AI 관련 강력한 준수 방법론을 갖추고 있다고 답변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이 역시 아태지역 평균인 25% 대비 높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AI, 소버린 AI 구현 위한 수단" AI 도입이 활발해지며 기밀 정보나 개인 정보, 기업 내 중요 정보를 유출 우려 없이 안전히 활용할 수 있는 '소버린 AI'(Sovereign AI)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이나 기관이 데이터를 지역이나 국가 안에 두고 싶어하며 이 때문에 퍼블릭 AI와 온프레미스 AI를 용도에 맞게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AI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가 가까이 있는 곳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데이터 중력(Data Gravity)' 개념이 중요하다"며 "효율성과 비용 절감, 보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엣지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규모의 기업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 제공"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이나 기관은 하이브리드 AI 구현을 위한 AI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레노버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에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이들을 통해 AI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형언어모델(SLM), 추론 모델 등 미리 검증된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용도에 맞는 SLM을 플러그앤플레이 형식으로 미리 활용할 수 있어 중소기업이나 기관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태지역의 임직원 100인 미만 한 기업의 사례를 들어 "이 기업은 하이브리드 AI옵스를 원했고 자체 SLM도 개발했다. 처음에는 개념증명(PoC) 모델로 시작해 빠른 구현을 원했고 레노버가 이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레노버는 스마트폰(모토로라)부터 AI PC, 서버부터 고수준 인프라까지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많지 않은 회사 중 하나이며 개념증명부터 상용화, SaaS 등 어떤 방향성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노리는 ISV 지원 시도 방향성 옳다" 지난 6월 초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그간 정체된 AI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5년간 100조원 가량의 투자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최근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등 업계 인사를 내각에 영입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한국 독립소프트웨어개발사(ISV)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회사들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움직임이 보이며 이는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혁신은 작은 회사에서 오는 것이고 그것이 AI의 장점 중 하나다. 레노버의 AI 이노베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 기업 두 곳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레노버ISG는 1일 인텔 AI 서밋 행사장에서 국내 ISV인 크랜베리, 세이지와 공동으로 산업 현장에서 스마트 AI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도 시연했다. 크랜베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들리는 소리와 CCTV 영상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멀티모달 엣지 솔루션을, 세이지는 딥러닝 영상 데이터 기반 품질 검사 자동화 솔루션 '세이지 비전'을 공개했다. "AI PC 성능 향상에도 모델 훈련 고성능 수요 지속" 인텔과 AMD, 퀄컴 등 주요 제조사가 공급하는 AI PC용 프로세서는 올 하반기부터 CPU 뿐만 아니라 GPU, NPU 등 구성 요소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AI 처리 주축이 기업 내 클라우드 서버에서 AI PC로 옮겨갈 수 있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많은 고객사들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모델을 훈련한 후 이를 이용한 추론은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곳과 가까운 AI PC나 스마트폰에서 수행하게 되며 향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다만 이런 추세 속에서도 AI 모델 훈련을 위한 고성능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이것이 '하이브리드'의 진정한 의미다. 퍼블릭, 온프레미스, 개인 공간에서 어떤 것을 효과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하이브리드 전략의 가치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냉각 솔루션 '넵튠', 전력 절감으로 지속가능성 향상"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증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티아 사장은 "레노버의 모든 솔루션은 '지속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레노버의 넵튠(Neptune) 솔루션을 소개했다. 넵튠 수랭 솔루션은 현행 6세대 기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최대 40%까지 감축하고, 생성 AI를 위한 효율적인 컴퓨팅 환경을 구축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미르 바티아 사장은 "넵튠 솔루션은 45도 가량의 미온수를 냉각수로 활용하는 한편 배출된 온수는 데이터센터의 냉난방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 또 냉각팬이 없는 100% 팬리스로 전력 절감은 물론 소음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수랭식 기술이 단일 기기를 넘어서 소규모 데이터센터에 보편적으로 보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07.03 10:40권봉석

5천억 짜리 과제, 전화로 5분 평가..."이제 그만, 새 틀 짜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들어서는 새 정부는 정치 혼란 속에서도 산업과 기술의 방향성을 다시 세울 중대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동시에 전 세계는 기술의 또 다른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AI가 특정 산업의 기술을 넘어, 모든 산업에 스며드는 '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자동차에서 헬스케어, 게임, 미디어, 금융에 이르기까지 AI는 이미 산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이 격변의 시점에서 AI 기반 산업 대전환기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을 진단하고, 각 산업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AI시대,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최근 5천억원 짜리 과제 선정 평가를 전화로 5분만에 해치우고, 1천억원짜리 연구개발(R&D) 기획은 23시간 만에 만들었다는 KAIST 교수 페이스북 글에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분노했다. 연구개발 관련 부처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KAIST 교수가 거짓말 할 리는 없다는 판단에서 그 같은 일이 일어난 부처와 과제가 도대체 어디고, 무엇이냐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 예상 외로 파문이 커지자, 해당 교수는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 대부분 연구자들은 1980년이나 1990년대도 아니고, 2025년 5월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 달에는 행정수반 서열 4위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사람" 취급을 당했다. 과학기술축제 개막식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개회 선언 뒤 사회자에게 한마디 해도 되냐고 묻자, 사회자로부터 "마음대로 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축제장에 참석했던 과기정통부 공무원 수십 명의 얼굴 표정이 일순간 싸늘하게 굳었다. 2025년 대한민국 과학기술계 '민낯'이다. 과학기술계가 6.3 대선을 앞두고 새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쏟아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와 (사)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사)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기초연구연합회,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등이 과학기술계 현안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들의 주장은 ▲거버넌스 ▲도전·혁신성 ▲기초연구 ▲국제협력 ▲AI ▲사회문제해결 ▲창업지원 ▲인재양성 ▲규제개혁 ▲디지털전환 ▲예산 ▲처우 ▲기관장 임기 ▲자율 ▲안정 ▲과제중심제(PBS) 등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더 크게는 거버넌스와 연구개발, 연구환경(처우 등), 인력양성 등 네 단어로 집약할 수 있다. 거버넌스 자율 및 독립성 보장...연구개발 예산 5% 보장해야 거버넌스는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됐던 과학기술부총리제와 자율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주로 요구했다. (사)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연총)는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과학기술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위해 기획 및 예산권이 보장된 혁신적 상위 행정기구 신설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총은 또 기관 정치 독립성 보장도 강조했다. 기관장 임명 및 평가에서 구성원 의견 반영과 산학연 과학기술 전문인력 파견 제도화 등을 주문했다. 김진수 연총 회장은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 5% 보장과 출연연 위상 재정립, PBS 폐지 및 연구자 평의회 신설 등 연구환경 개선 및 사기진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D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한계도전형 R&D 예산 비중을 전체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존처럼 나눠주기식 과제 지원보다는 수월성을 강조한다. 다만, 기초연구를 떠앉고 있는 학계 입장은 다소 차이가 있다. 기초 R&D 밑거름인 씨앗 연구 예산이 늘긴 했어도, 꼭지수가 줄어 과제 수주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연구개발체계와 관련한 시스템 부분에서는 기관장 임기 3년을 5년으로 바꿔 대통령 임기와 같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공정성을 상실한 '연구원 영년직 시스템'이나 들쑥날쑥한 임금피크제 지급액 조정 등이 각 단체들이 거론하진 않았어서 내부에서 곪고 있는 현안이다. 실제 ETRI는 형평과 공정 문제를 제기하는 내부 반대로 영년직 시스템 운영을 보류했다. 김진수 연총 회장은 "과학기술은 대한민국 성장 동력"이라며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기 정책 수립과 실행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기획 및 예산권, 인사이 보장된 혁신적 상위 행정기구를 신설할 것"을 새정부에 요구했다. 처우부분은 판단이 어렵다. 기관간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근무 당사자 주장과 국민들 시각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출연연은 대졸 초임이 4천만~5천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학이나 기업으로의 인력 이탈이 최근 두드러졌다. 일각에서는 해외 유출도 지적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전략과제 책임자가 기업으로 이직하는 바람에 수주했던 과제가 날아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양자 사업 핵심 인력이 지난해 대학 등으로 빠져나갔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로봇 인력이 대거 대학과 기업으로 이직했다. 일부는 조직이 흔들릴 정도로 한 때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운영위원회에서 활동중인 권순경 경상국립대 교수는 ▲우수 과기인에 대한 확실한 보상체계 ▲과학기술을 국가핵심 전략 산업처럼 처우 ▲정년이후 활동 환경 보장 등을 주문했다. 또 고려대 윤효재 교수는 R&D 예산 안정성과 지속성 법적 보장, KAIST 이현주 교수는 이공계 전체 금전 보상 및 위상 증진, 전북대 신유정 교수는 메타버스 등 특정 키워드에 쏠린 정책보다는 과학기술계 전반 연구환경을 어떻게 튼튼하게 만들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당 대선 후보 비교해보니...이재명-PBS 폐지, 김문수-정년 65세 환원 6.3 대선을 앞두고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와 김문수 후보(국민의힘) 간 과학기술 정책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두 후보간 정책이 비슷한 듯 보여도, 들여다보면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공계 처우 개선 ▲R&D 실패 인정 시스템 구축 ▲PBS 전면 폐지를 내걸었다. 예산과 관련해서는 정치 변동에 따른 예산 중단 방지 제도화가 눈길을 끈다. 김문수 후보는 과학기술 연구자 정년 65세 환원인 반면 PBS는 성과기반 연봉제를 기반으로 유지 및 개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학기술기본법 개정과 과학기술부총리 및 특임대사 신설을 케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정권 바뀔 때마다 연구개발 방향 흔들려선 안돼" [전문가 인터뷰 1] 정명애 대한의료데이터협회장(을지대 교수) 정명애 대한의료데이터협회장(을지대 교수)은 "인공지능(AI)이 특정 산업을 넘어, 사회 전체의 '기반 인프라'로 작동하는 지금, 과학기술정책은 정권과 당색을 넘어선 국가 생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연구개발 방향이 흔들리고, 연구자의 의욕이 꺾이는 현실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독일 클라우스탈 공대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막스플랑스 연구소서 고분자 연구원으로 일했다. 국내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단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을지대 빅데이터의료융합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대한의료데이터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자 중심의 자율적 연구 생태계"라며 "PBS 폐지나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연구자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할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지 행정 구조의 개편이 아닌, 지식 기반 사회로의 체질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의료데이터와 생명과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연구는 단순히 하나의 산업을 넘어 디지털 헬스, 정밀의료, 건강안보,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병원, 출연연, 기업, 대학 간의 데이터 연결성과 신뢰 기반 협력구조가 필수적입니다." 정 회장은 "정부는 이러한 산업-의료 데이터 연합체 구성을 국정 과제로 삼아야 하며, 정책의 지속성과 정권을 초월한 R&D 일관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유출에 대해선 단순한 처우 문제를 넘어,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인재가 이동한다'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했다. 정 회장은 "AI 시대 R&D는 자금과 장비 못지않게 데이터 접근성과 활용 자유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이를 보장하지 않고는 어떠한 고급 인재도 국내에 머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핵심은 '누가 예산을 결정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가'입니다. 정치가 과학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율성과 안정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혼란을 끝내고, 과학기술 독립성과 지속성을 헌법적 가치로까지 승격하는 논의가 이제는 시작돼야 합니다." [전문가 인터뷰 2] STEPI 박찬수 부원장 - 과학기술 거버넌스나 관리체계 재설계에 대한 입장은. "최근의 급변하는 과학기술 환경과 국가적 위기 대응 요구 속에서, 과학기술혁신 거버넌스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조정 능력을 갖춰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과학기술이 국가 생존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그에 걸맞은 운영체계의 정비가 요구된다. 우선, 범부처 차원의 혁신 전략을 조율할 수 있는 총괄 기능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가혁신책임자(CIO)를 겸한 과기혁신 부총리 도입이 제안됐다 .각 부처 정책과 예산, 인재 전략을 조율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대응을 선도하기 위한 장치로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정건전성과 정책 효과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R&D 관리체계의 재설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과학기술정책 지속성과 일관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논의 구조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과학기술 전담 상임위 신설 및 전문 보좌진과 자문위원단의 제도화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 수월성 중심 인재양성과 체계화 방안 등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과학기술 인재양성 체계는 현재 여러 측면에서 구조적인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우수 인재의 유출, 그리고 신기술 분야에서의 인력 미스매치 문제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월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는 인재 정책의 양축 구상 속에서, 수월성에 초점을 맞춘 인력 정책의 구체화가 요구된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우수 해외 과학자의 유치, 연구 중심대학의 육성, 그리고 인재 경력 관리 체계를 통합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한국형 천인계획'과 같은 제도를 통해 비자, 정년, 연구 인프라 등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글로벌 연구집단과의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사업 등의 추진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율성과 안정성을 보장받는 연구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개인 장기 블록펀딩'과 같은 제도는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연구자의 몰입과 장기적인 성과를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 기술사업화 방향 및 방안에 대한 견해는. "그동안 정부 R&D 투자는 꾸준히 확대돼 왔지만, 기술사업화의 성과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지점이 있었다. 기술이전 과정에서 시장성과 연계가 부족하고, 사업화가 관 중심의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시장 중심 기술사업화 환경 조성이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기술사업화 전문회사 육성과 같은 민간 기반 실행주체 확대를 통해 이러한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 출연·투자·보증 등 기술금융 재원의 다양화와 정책수단의 조합(policy mix)을 통한 전략적 지원도 필요하다. 보상체계 역시 정비되어야 하며, 기술사업화 전담 조직에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전문 인력의 전문성에 걸맞은 보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부처간 분절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의 부처간 연계와 조정도 필요하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기술의 경제적 파급력과 혁신 확산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의 접근도 생각해보자."

2025.05.27 10:21박희범

'국가 AI' 지휘할 조직, 통합조정 실행력 갖춰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들어서는 새 정부는 정치 혼란 속에서도 산업과 기술의 방향성을 다시 세울 중대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동시에 전 세계는 기술의 또 다른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AI가 특정 산업의 기술을 넘어, 모든 산업에 스며드는 '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자동차에서 헬스케어, 게임, 미디어, 금융에 이르기까지 AI는 이미 산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이 격변의 시점에서 AI 기반 산업 대전환기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을 진단하고, 각 산업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AI시대,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분산된 정책 기능 통합, 부총리급 승격, 콘트롤타워 부재... 선거철마다 들려오는 거버넌스 논의의 '단골' 키워드다. 6월3일 실시될 제21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공지능(AI)이란 키워드가 정부 거버넌스 논의에 깊숙이 들어온 점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는 정부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새 정부는 변화한 환경과 정신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는 덴 이견이 없다. 개헌 필요성까지 거론될 정도다. 그런 만큼 21대 대선이 끝나면 곧바로 정부 조직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많다. 갑작스럽게 실시되는 조기 대선이다보니 각 후보의 정책 방향과 정부 조직 청사진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AI 담당 부처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란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AI 우선 정책 기조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AI 3강 도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정부 조직개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부총리급으로 부활시키겠다는 개편안을 제시한 적 있다. 이런 큰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과학기술부총리 ▲대통령실 AI정책보좌관 신설 ▲국가AI위원회 기능 강화를 공약에 담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를 통합해 AI를 포함하는 교육과학부 개편안을 선보였다. 대선 대진표가 마련되기에 앞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초 출입기자단 간담회서 “AI와 같은 국가 아젠다를 이끄는 부처는 다음 정부에서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직 장관과 차기 대선 후보는 물론 학계에서도 AI 담당 부처 이야기가 쏟아진다. AI가 몰고 오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파급력을 두고 국가적으로 담당 조직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 이해관계를 떠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I 부처는 어떤 조직이어야 하나 현재 AI 주무부처는 과기정통부다.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과기정통부 내에 인공지능정책관 조직이 설치되면서 AI 정책 기능이 마련됐다. 최근에는 국가AI위원회가 신설됐고,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AI기본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현행 AI 정책 거버넌스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행정법학회 등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국회입법조사처의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한국의 정부 조직과 업무 배분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업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부처 간 협업을 위한 수평적 조정과 연계의 제도화는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다부처 소관 사안은 대통령 또는 총리 소속 위원회를 설치하고 다루게 되는데 위원회 자체의 정책 조정 기능이 없어 관계 부처의 반대가 없는 안건만 의결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AI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런 한계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모든 부처가 AI 정책을 내세울 경우 중복되거나 방향이 엇갈리는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을 법적 근거로 하는 국가AI위원회는 대통령 자문위원회로 정책 수립과 추진, 조정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탄핵 정국 가운데서도 AI 기술개발을 맡고 있는 과기정통부가 조 단위 추경 예산을 확보해 GPU 구매에 나선 점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세부 갈래를 살펴보면 조직개편 논의와 부처 이기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넘어서기 위해 학계에서는 부총리급 AI혁신부 등을 제시하고 나섰다. AI를 이끄는 부처가 단일 영역의 정책 기능을 갖는 게 아니라 정부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는 CINO(Chief Innovation Office)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AI혁신부를 제안한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정부조직을 어떻게 바꿀것인가와 동시에 어떤 일을 해 나갈 것인지 중요하다”며 “조직개편의 핵심 동력인 정권교체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시대정신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부는 단순한 시스템 관리자가 아니라, 다른 부처를 혁신적으로 압박하는 메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보통신부 시절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견인하면서 혁신을 강제하는 조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수단으로 삼고 목적은 정부 혁신에 둬야 한다는 논리와 함께 산업 발전을 위해 AI가 컴퓨팅 구성 요소인 미들웨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견해도 눈길을 끈다. 디지털 정책을 이끄는 부처가 AI를 도구로 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기존 디지털 정책은 통신이 아닌 AI 프레임에서 과감한 규제 완화와 시장 수요 맞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존 정책의 중심인 네트워크라는 인프라를 아래(운영체계 단)에 두고 AI라는 미들웨어를 둔 뒤 그 위에 최종적으로 산업별 AI 전환(애플리케이션 단)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AI부총리...결국 핵심은 콘트롤타워 AI 부처 기능과 함께 위상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총리급'이란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결국 현행 장관급 체계에서 부처 간 갈등이나 통합을 이끌기 어렵다는 점을 모두가 전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퇴직 공무원은 “다른 부처에 대한 개편안을 점칠 수 없으나 과기정통부가 부총리급이 되더라도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에 이은 세 번째 AI부총리가 된다면 국무위원의 순번이 바뀌는 게 아니다”며 “부총리 조직이 갖는 개념은 정책 기능 확대보다 조직 위상의 격상을 통한 정책의 최우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AI를 놓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부총리 논의와 함께 맞물리는 것이 대통령 비서실의 AI 수석비서관 신설 논의다. 가장 강력한 정책 조정 기능을 가진 대통령의 의지를 보좌할 수 있는 위치가 생겨야 AI 주무부처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정부조직 대안으로 현재의 수석, 비서관 중심의 대통령실에 정책지원 기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정책결정 전문성과 부처 간 정책 조정의 효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표 석학들이 모인 한국공학한림원은 최근 이슈 보고서를 내고 대통령실 내 가칭 혁신수석을 설치하고 생성형AI 확산과 기술패권 경쟁 심화, 인구구조 변화 등 복합적 위기 상황 속에서 산업기술혁신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디어 3학회가 토론 끝에 합의안을 마련한 내용에도 같은 흐름이 읽힌다. AI가 아닌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내세우면서 대통령실에 방송통신, 미디어콘텐츠 정책과 관련 국가 전략에 대한 콘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대통령실에 관련 수석실이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정부 조직은 그대로인데 대통령 곁에서 미래전략수석과 같은 전담 콘트롤타워 부재가 그동안은 디지털과 미디어, 앞으로는 AI 정책의 추진동력 상실이 우려된다는 점에 맞닿아 있는 셈이다.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풀어낼 과제도 고민거리 디지털 분야에서 AI만큼이나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다. AI가 앞으로 세상을 바꾸는 속도가 빠를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는 것처럼, 미디어 환경은 벌써 큰 변화에 떠밀려 가고 있다는데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런 가운데 옛 규제 체계와 거버넌스에 발목을 잡혀 산업의 발전은 막혔고 미디어 본연의 공공성과 공익성도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은 가칭 정보미디어부와 부처 산하 공영미디어위원회 신설을 제시했다. 미디어 ICT 통합 독임제 부처로 개편하고 공영방송에 대한 정책 논의 기구는 분리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는 과거 미디어 거버넌스 논의 과정에서도 나왔던 것과 유사한 내용이다. 이 같은 합의안에 대해 유홍식 중앙대 교수는 “3학회는 국내 미디어의 공적가치 제고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정부 구성 시점이 최적의 시점으로 판단했다”면서 “파편화된 미디어 정책 거버넌스 통합 개편, 공영방송 제도 개편, 낡은 미디어 규제체계 개편 등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치적 후견주의가 남긴 미디어 정책 결정 기능을 재검토하고, 공영방송의 정치 도구화를 막자는 것인데 무엇보다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3학회의 학자들이 모여 합의안을 만들어낸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ICT와 미디어 정책 부처의 통합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AI를 포함한 ICT 정책은 국가 사회 전반에 필요한 기반 기술인데 방송미디어 영역과 묶이는 것이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AI와 SW 등 ICT는 타 산업과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이 되는 고유 업무가 있는데 미디어 파트와 묶이면 미래전략 핵심기술 자체의 도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치적 쟁론이 많은 방송미디어 현안에 치우쳐 ICT 분야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5.05.22 16:41박수형

"美·中과 경쟁 무의미"…새 정부, 제조·인재·거버넌스로 AI 패권 도전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들어서는 새 정부는 정치 혼란 속에서도 산업과 기술의 방향성을 다시 세울 중대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동시에 전 세계는 기술의 또 다른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AI가 특정 산업의 기술을 넘어, 모든 산업에 스며드는 '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자동차에서 헬스케어, 게임, 미디어, 금융에 이르기까지 AI는 이미 산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이 격변의 시점에서 AI 기반 산업 대전환기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을 진단하고, 각 산업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AI시대,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다음 달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장악을 위한 국가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버넌스와 데이터, 인재, 산업 전략 등에 실질적이고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차기 정부는 해외 AI 전략을 무조건 따르는 것보다 한국 환경에 맞는 방식을 택해 미국과 중국 등과 경쟁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를 이뤘다. "AI는 달리는데 정부는 제자리"…산업계, 실행력 있는 거버넌스 촉구 업계에선 새 정부가 AI 기술 고도화에 발맞춰 제도와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정책 대응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실행력을 갖춘 AI 거버넌스 체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이 분야 최대 화두인 AI 기본법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고위험 AI 영향평가, 투명성 확보 의무 등이 산업계에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 국회의원이 해당 조항을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부가 시행령 단계에서 산업계와 충분히 조율해 적용 시기와 범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길 바란다"며 "신산업에 과도한 규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 조직으로는 AI 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 역시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행정안전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각자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책 속도는 느려지고 책임 소재도 흐려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부처별로 역할이 분산되면 속도가 안 난다"며 "실행력 있는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도 유사한 해법을 제시했다. 과실연은 최근 미디어데이를 열고 ▲예산과 규제 권한을 갖춘 'AI 디지털혁신부' 신설·대통령실 산하 'AI 전략실' 설치 ▲국가 최고 AI 책임자(CAIO) 체계를 통한 부처·지자체의 AI 사업 총괄 ▲정부·산업계·학계가 공동 참여하는 '국가 AI 정책연구소' 설립 등을 제안했다. 부처 간 정책 중복을 줄이고 장기 전략과 법제도 연구를 일원화해 추진하자는 취지다. 하정우 과실연 공동대표는 "AI가 모든 산업·행정 시스템을 관통하는 만큼 기술만이 아닌 예산과 조직 권한을 갖춘 전담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라며 "단순 조정 조직으로는 경쟁에서의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美·中 데이터 전략 따라선 안 돼...韓에 맞는 방식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데이터 전략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이나 중국의 데이터 방식을 채택하는 것보다 한국 환경에 맞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방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군사 안보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AI를 폐쇄적으로 운영하거나, 중국처럼 모든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여는 방식은 국내서 통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데이터를 지키면서도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제3의 길'을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연합 AI 전략'을 통해 데이터 품질과 보안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연합 AI 전략은 기업이 AI 모델을 각자 개발하기보다 하나의 모델을 연합해 만드는 방식이다. 각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킨 후 그 결과만 모아 공동의 AI 모델을 완성하는 식이다. 그는 "연합 AI 전략은 데이터를 밖으로 넘기지 않고도 AI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며 "데이터 보안과 품질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연합 데이터 뱅크' 전략도 필요하다고 봤다. 개인이나 기업이 데이터를 데이터 뱅크에 맡기고, AI 학습에 사용된 만큼 보상받는 구조다. 참여자는 '데이터 계좌'를 통해 기여도를 정량화하고 보상받을 수 있다. 이경전 교수는 "이 방식은 데이터 공유의 인센티브를 강화하면서도, 산업별 데이터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며 "금융과 의료, 제조 등 AI 활용 가능성 높은 3~5개 산업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먼저 추진한 뒤 이를 다른 산업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 데이터 기반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정부가 국방 데이터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과 작전 효율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어나서다. 이에 한국도 각종 국방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분류 체계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김승일 과실연 AI 미래포럼 의장은 "작전 정보와 군사 장비, 병력 운영 등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보안등급에 따라 데이터 접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클라우드를 통해 국방부와 전군, 방산기업, 연구기관, 대학이 참여해 국방 데이터로 AI 기술을 공동 연구·실용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美 이민정책 강화, 韓에 기회...해외 인재 유치에 총력" 차기 정부가 국내외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 기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인재 유출을 막으면서 해외 우수 인력까지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파격적 보상과 연구 지원, 해외 인재 유치 제도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과실연은 해외에 있는 국내외 인재 대상으로 귀국 유도형 펠로우십과 연구비 지원, 이중소속 제도, 원격연구 허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월드클라스K'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국내외 인재를 모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증된 국내외 연구자도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우수 연구자에게 최소 3년 동안 연구 지원을 보장하고 30~40대 인재에게 장기 AI 인프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수준 복지를 위해 이중소속 고용 제도를 허용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는 공공 목적 연구에 한해 인건비를 기업·대학과 손잡고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인재 기준도 정량적 연구가 아닌 국제적 영향력과 기술 확산력, 논문 기여도 등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AI 인재 대상으로 한 패스트트랙 비자 도입도 제안됐다. 김승일 의장은 "연간 50명을 선발해 비자 간소화, 가족 동반, 영주권 우선심사, 정착지원금 등 실질적 혜택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강화된 미국 이민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 제3국으로 이주하려는 AI 인재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강화로 글로벌 인재의 미국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시기를 활용한 적극적인 해외 인재 유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中과 범용 경쟁은 무리…제조·서비스 중심 산업 AI 전략 필요" 산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미국이나 중국과 범용 AI 전면전에 뛰어드는 대신 국내 산업 구조에 맞는 특화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조업과 서비스형 소비자 산업에 강점을 지닌 한국의 특성을 감안하면 전방위 AI 기술보다 '버티컬 AI' 중심의 실용주의 접근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제조업 회귀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각국은 제조업 자동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은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자국 제조업 복원과 자동화를 정책 우선순위에 올린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IT 기업 대부분이 제조 대기업을 상대로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간거래(B2B) 구조를 갖췄다. 이에 따라 국내 AI 기업들 중 많은 곳들이 제조 자동화, 품질 관리, 생산 최적화 수요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한국에 전략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제조업 자동화가 단순한 생산성 개선을 넘어 수출 경쟁력과 산업 안보를 동시에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은 우리가 잘하는 분야고 제조 AI는 여기에 속도를 붙이는 장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회귀 전략은 실제론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제조 강점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중소·중견 제조사의 AI 기술 접근성이 여전히 낮다. 대기업은 자체 자금으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지만 중견급만 돼도 자동화 프로젝트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현장 진단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 시기 제조-AI 연계 사업 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바우처와 컨설팅 등 중소기업 지원 예산도 함께 줄었다. 제한된 자원을 놓고 기업 간 경쟁만 심해졌고 제조 AI 생태계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AI 전환은 가능성보다 격차만 키운 채 멈춰섰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정부에서는 제조 AI를 단순 지원이 아닌 산업 기반 복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대기업만 남고 생태계 전체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업계는 버티컬 AI 전략이 제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료·법률·금융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도 AI 기술은 이미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각 분야의 직역 구조가 기술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요자는 높은 비용에 불만을 갖고 AI 대체를 원하지만 실제 서비스는 제도 장벽에 막혀 출현하지 못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돼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역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으면 기술이 있어도 시장은 열리지 않는다"며 "새 정부는 충돌을 정책적으로 정리하고 이해당사자의 우려를 조율하되 AI 전환에는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5.07 15:22김미정

[현장] 새 정부도 AI 전략 없으면 실패한다…과실연, 국가 생존 '10년 로드맵' 제시

"인공지능(AI)은 이제 산업과 제도의 작동 원리를 통째로 바꾸는 '국가 메타 인프라'입니다. 기술 하나로 승부하던 시대는 끝났고 인재·안보·글로벌 연대를 포괄하는 전방위 체제 설계 없이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오는 6월 대선을 앞둔 가운데 단기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학계·산업계·기술 현장의 전문가들과 함께 10년 단위의 전략 아젠다를 제안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정우 과실연 공동대표는 3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AI 정책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는 6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차기 정권의 AI 정책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과 산하 프론티어 AI 정책연구소, AI미래포럼이 공동 주관했으며 AI 분야 정책 발표는 하정우·김승일 공동대표가 맡았다. 이날 공개된 정책 아젠다는 ▲인프라 ▲인재 ▲생태계 ▲거버넌스 ▲글로벌·안보 등 5개 분야에서 총 11개 과제로 구성됐다. 과실연은 AI를 '국가 전략 기술'로 규정하고 컴퓨팅 인프라 구축부터 글로벌 연대까지 전방위 정책을 통해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AICF부터 AI 탈피오트까지…'칩-인재' 묶는 10년 로드맵 제시 이날 하정우 공동대표는 AI 국가 전략화의 출발점으로 'AI 컴퓨팅 파운데이션(AICF)' 구축을 제시해 인프라 고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AICF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포함한 AI 가속기 인프라를 국가 단위로 통합 구축해 연구개발과 산업 확산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반 체계다. 과실연은 AICF 체계를 오는 2030년까지 50만 장 규모로 조성하고 민간·학계·스타트업이 저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연합 형태의 운영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정우 공동대표는 "산업 구조가 AI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로 이미 바뀌었다"며 "오는 2030년까지 세계 톱5 수준 GPU·NPU 50만 장 규모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프라 전략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오픈소스 AI 생태계' 육성이다. 과실연은 향후 AI 패권 경쟁에서 '오픈소스 생태계'가 결정적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부 R&D 평가에 오픈소스 기여도를 반영하고 범용인공지능(AGI)을 목표로 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공동대표는 "AICF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의 공공 인프라로 활용돼야 한다"며 "다문화 포용형 AI 생태계 구축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재 확보 역시 강조됐다. 과실연은 'AI 원천기술·과학AI 연구·글로벌 협력'을 축으로 국가 주도 연구기관 두 곳의 설립을 제안했다. AGI 연구에만 전면 집중하는 국가 초지능연구소(NASII)와 기초과학 난제 해결을 위한 국가 과학AI연구소(NSAI)를 각각 설립해 글로벌 공동연구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하 공동대표는 "기초과학과 AI는 분리할 수 없고 AI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도 '주권 기술'로 간주되고 있다"며 "우리도 이제 단순한 활용이 아니라 원천 기술 개발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연구기관의 성과 평가 방식도 기존 논문 중심 지표에서 벗어나 기술의 사회적·산업적 기여도, 오픈소스 확산력 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재 전략으로는 '글로벌 최고 수준 AI 인재 확보'가 제시됐다. 과실연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AI 연구자 상위 2천 명 중 5% 이상을 한국 국적 또는 국내 활동 인재로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김승일 공동대표는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패스트트랙 비자' 제도 도입, 교포 AI 과학자 귀국 유도 정책, 기업-학교 연계형 AI 하이브리드 대학원 설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 지원, 자율권 보장, 산학 겸직 허용, 파격적 보상 등 R&D 인재 유치를 위한 구조적 제도 설계도 함께 제시됐다. 중단기 실행 방안으로는 병역 특례 확대와 AI 전문사관 제도 도입이 제안됐다. 과실연은 이를 이스라엘의 유사 프로그램을 본따 'AI 탈피오트 프로그램'으로 명명하고 고급 인재가 군 복무 중에도 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AI에 대한 대중 활용 역량을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전 국민 AI 리터러시 강화를 주요 아젠다로 포함시켰다"며 "자연어 기반 LLM 기술 확산에 맞춰 누구나 AI를 활용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실습 중심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생태계 전략의 핵심 방향으로는 '산업 AI전환(AX) 중심의 고속 성장'을 제시했다.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지방정부, 중소·중견기업, 지역 거점대학이 삼각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는 ▲국부펀드 규모 확대 ▲AI 스타트업 육성 투자 ▲지역 국립대의 AI 거점화 ▲과학기술원 연계 체계 구축이 제시됐다. 이들 수단을 통해 지방과 산업 현장의 AI 전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산업별 AI 챔피언 제도, AI 바우처 제도, 지역 단위 AI 규제 샌드박스, 국산 NPU 기반 산업 실증 사업, 재직자 중심의 전환 교육 프로그램 등도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행 과제로 포함됐다. 중소·중견기업과 지역 산업 단지의 AI 도입을 촉진하고 교육과 실증을 연계해 실질적인 산업 전환 효과를 꾀해야한다는 구상이다. 김승일 공동대표는 "AI는 중앙정부만으로 구현할 수 없다"며 "지방 주도의 산업 전환이 전체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아닌 체제 문제"…AI부·국방 전략본부·글로벌 협력안 제시 AI 정책 체계와 글로벌 연대 전략도 이번 제언의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과실연은 특히 현존하는 AI 정책연구소 소속의 정부·학계·산업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가 AI 정책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 이 기관은 기술·법률·사회 영향력·글로벌 정책을 아우르는 허브로, 산발적으로 흩어진 정책연구 역량을 통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거버넌스 체계 개편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과실연은 AI 기술이 과학기술 범위를 넘어 사회·경제·문화·안보 전반을 관통하는 국가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전담할 'AI디지털혁신부' 신설을 제안했다. 하정우 공동대표는 "AI가 모든 산업·행정 시스템을 관통하는 만큼 기술만이 아닌 예산과 조직 권한을 갖춘 전담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라며 "단순 조정 조직으로는 속도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디지털혁신부 장관이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겸임하고 각 부처·지자체의 CAIO를 지휘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야기할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함께 강조됐다. 과실연은 국회 내 초당적 AI 특별위원회 및 정책연구회 신설, 민간 전문가 및 시민단체 참여를 통한 입법 공론화 절차 마련을 요청했다. AI 안전성에 대한 논의도 확장돼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현재 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에 있는 AI 안전연구소를 영국의 선례를 따라 'AI 안보연구소(AI Security Institute)'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으로, 기술 안전을 넘어 사이버보안 및 국가 안보 차원의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적 AI 경쟁 구도 속에서 새로운 글로벌 연대 전략을 통해 한국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하 공동대표는 "동남아·중동·중남미 등 AI 생태계가 미성숙한 국가들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국어·다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 '다문화 포용 AI'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AI 관련 국제기구 참여 확대, 중동·동남아 등에의 AI 특사 파견, 국제연합(UN)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의 협력 구조도 함께 제안됐다. AI의 안보 역할도 정책 제안에 포함됐다. 과실연은 국방 전용 AI 컴퓨팅 인프라와 클라우드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 연구소, 대학, 국방 조직이 데이터와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방 R&D 예산의 일부는 기술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AI 기반 국방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안보실 산하에 '국방 AI 전략본부'를 신설하고 국방 AI 협력체계 및 동맹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 나왔다. 김승일 과실연 공동대표는 "AI는 이제 국가 안보의 핵심 기술"이라며 "정책과 조직 모두 그에 걸맞은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2025.04.30 13:39조이환

"AI로 뒤바뀐 패러다임, 미래지향 ICT 정책 필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대한 정책이 가치 생태계의 수직적 통합, 개별적 산업의 수평적 확대 중심으로 이뤄진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통한 본격적인 전환이 이뤄지면서 수직적, 수평적 융합이 동시에 가능한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모였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래지향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성장정책으로 전환, 수평적 규제로 진화, 마이크로 규제 완화, 정부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혁신경쟁이론 관점을 통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추구하는 의지가 기능결함위험과 정치적 위험에 의해 원하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혁신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ICT 정책 혁신 방향으로 규제 개혁과 정부 역할 개선, 수요지향 시장 개발, 산업 생태계 개편을 꼽았다. 신 교수는 “기존 정책은 통신이 아닌 AI라는 프레임에서 과감한 규제 완화와 시장 수요 맞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네트워크라는 인프라를 아래에 두고 AI라는 미들웨어 위에 최종적으로 산업별 AI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집중됐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며 “전략적으로 정부는 AI 학습용 데이터 공급, LLM 개발, AI 인재 육성 등 민간이 하기 어려운 분야를 맡고 민간은 AI 인프라 투자와 AI 서비스 개발과 같은 시장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또 정부 차원의 CPU 보급 사업을 두고 AI 생태계 교란과 같은 부정적 효과를 우려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AI 거버넌스는 앞으로 30년 동안 우리 국가 경제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논하는 일”이라며 “AI 거버넌스는 관행적 규제 프레임이 아니라, 미래 산업 질서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역할과 정책적인 고민을 통신비 인하와 같이 과거의 시각으로 보는 점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2030년 AI 트래픽 비중이 전체 64%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통신 인프라 투자 비용과 망 사용료가 특정 사업자에 집중되는 불균형으로 갈등이 지속되는데, 공정기여 제도화를 통한 합리적인 분담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홍인기 경희대 교수는 “기업의 AI 기반 네트워크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5G 투자 촉진 정책 사례를 고려해 AI 네트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정민 한림대 교수는 “통신은 단순히 인터넷을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AI 학습, 전송, 판단을 결합한 생태계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며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통신사들이 어떻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4.17 18:05최이담

[현장] '공공조달'에 스며드는 AI…"이제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해야 할 때"

디지털 대전환 시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공공조달을 혁신하기 위해 다양한 민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를 통해 연간 200조원 이상 규모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한국구매조달학회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차세대 조달 혁신과 디지털 대전환'을 주제로 '2025 한국구매조달학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달청 및 기업 실무진, 학회·연구원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공공조달 시스템의 성공적인 AI 도입과 이를 위한 정책 제언 등을 논의했다. 문형남 한국구매조달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는 조달 분야의 정책·기술·데이터·AI·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미래 조달의 방향성과 혁신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라며 "향후 공공조달의 디지털 혁신과 데이터 기반 행정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학회가 연구와 정책,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조달시스템이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공조달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 필요"…디지털 전환 시기 대응 '한목소리' 국내 공공조달 시장은 2023년 기준 209조원 규모에 달하며 참여 기업 수는 60만 개, 수요기관 수는 7만 개를 넘기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기술과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민간 산업과 마찬가지로 조달 시스템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이에 민관 전문가들은 공공조달의 혁신, ESG 경영의 실천, AI와 플랫폼 기반의 기술 적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조달청 백승보 차장은 "오늘날 공공조달은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핵심적인 국가 정책을 뒷받침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추세"라며 "지금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저출생 대응, 탄소중립, 중소기업 성장, 공급망 안정화, 기술 혁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의 당면과제들은 모두 공공조달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달청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활력 제고, 역량 있는 조달 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 그리고 지속가능 성장과 사회구조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공공조달이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조달 분야에 대한 학술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창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최근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스며드는 가운데, 조달 분야 역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며 "국가의 인력과 고용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구조 변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공공조달 시장은 조달청 나라장터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전자화된 시스템을 토대로 조달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손쉬운 구매 방식을 도입하고 규제 철폐 등이 이뤄져 온 것이다. 다만 여전히 조달행정 혁신과 조달 생태계의 역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능형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거버넌스를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윤 한국조달연구원장은 "여러 기관에 흩어진 조달 시스템을 연결하고 시장참여자에게 의미 있는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며 "정교한 조달업무 툴을 제공함으로써 구매·판매 의사결정의 편리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차세대 나라장터는 공공조달, IT·보안, 서비스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통합형 전담기관이 국가의 핵심 정보자원으로 관리·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로 재무장한 공공조달이 적재적소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공공수요를 창출·전달해 국민경제 활력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공조달 AI 도입 핵심은 기관 역량 확보와 가이드라인·거버넌스 수립" 이날 행사에서는 AI를 활용한 공공조달에서의 협업과 자원 통합을 위한 전문가들의 여러 제언이 나왔다. AI를 조달 업무에 확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수요기관의 AI 역량 확보와 조달기관·공급기업의 협업체계 구축, AI 활용 가이드라인 수립 등이 꼽혔다. 조달연구원의 김주원 수석연구원은 ▲AI 기술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조달 전문가 확보 ▲AI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이해력 강화 ▲조직 내 공통 언어 및 의사결정 구조 정비 ▲AI 도입을 수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형성 ▲AI 시스템의 운영·검증·평가를 위한 전담 조직 구성 등을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공공조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AI를 효과적으로 설계·배치·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데이터와 자금 투자와 같은 유형적 역량 외에도 조직문화와 협업 네트워크 등의 무형적 역량과 AI 설계·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인적 역량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은 다양한 행위자들과 협력하는 환경에서 작동하기에 AI 기반 조달 시스템 구축에서도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조달기관은 AI 분석 결과를 법적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해석 기준을 명확하게 수립해야 하며 공급업체는 알고리즘의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이티센엔텍의 임진설 상무는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전환과 신기술 도입 수요에 따라 IT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는 현황을 짚으며 공공조달의 AI 도입 시 거버넌스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AI를 도입하려는 기관에선 조달 업무에 맞춤화된 디지털 기술의 선별 기준을 잘 정립해야 한다" "기술 전략 및 방향성과 연계된 IT 거버넌스 체계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 관점에서 핵심 디지털 기술 분야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최적의 기술 요소를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에서는 조달 업무 관계자들이 AI 도입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삼성SDS·국제데이터연구협력기구·EY컨설팅·아마존웹서비스(AWS)·빔소프트웨어의 데이터·AI·플랫폼 구축 성공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기업들은 AI 시대에 늘어나는 데이터 관리 전략과 관련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서면 축사를 통해 "공공조달 혁신과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조달 시스템이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공공조달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조달 혁신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조달 환경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5.04.15 13:30한정호

유상임 장관 "AI 보릿고개 온다...여야 모두 추경 도와달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를 위해 여야가 추가경정예산 확보에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탄핵으로 자신의 임기는 두 달 정도 남았다면서도 AI 국가경쟁력 문제에서는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상임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부처 핵심 업무 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AI 선도 국가를 따라잡기 힘들게 됐다”며 “눈에 보이는 굉장한 어려움이 닥쳐오는데, 여야가 이 문제는 정쟁을 생각하지 말고 추경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차기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AI 인프라 확충 정책의 지속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유 장관은 “대한민국 사람 중에 가장 애타는 사람은 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GPU를 들여올 공산이 없다”며 “그래서 GPU 구매가 시급하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는데 국가적으로 올 한해가 보릿고개가 되어 1년이 비어있는 시기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AI 시대에) 9개월이 (뒤처지면) 예년 같으면 3년 뒤처지는 꼴이 되는데, 지금 한 1년여 뒤졌다고 얘기하는데 나중에 4년이 뒤처진 꼴이 될 수 있고, 아마 우리는 2030년까지 거의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 미래를 생각해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정 협의회를 통해 추경이라도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AI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인프라 확충과 함께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사실 장관에 취임할 때 게임체인저가 얼마나 화두가 되는지 정확히 인식을 못 했다”면서도 “AI도 디지털의 하나지만, AI로 인해 디지털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우리가 놓치면 5년 그리고 10년 후에, 선진국으로 겨우 헐레벌떡 들어왔는데 다시 이탈될 가능성이 크다”며 “민관이 잘 대처한다면 세계 10위 국가가 아니라 세계 3위 국가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AI 컴퓨팅 인프라도 강조했지만 AI 부분의 이니셔티브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서 AI 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과기정통부에서는 시행령, 가이드라인과 같은 후속 하위법령 제정 단계를 밟고 있는데,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이번 주부터 국내외 산업계, 한계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과 릴레이 의견 수렴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예컨대 국내 AI 대기업, 국내 AI 중소 스타트업, 해외의 AI 기업, 학계, 시민단체, 국회, 일반 전문가 집단과 공청회 등의 여러 형태로 소통해 우리가 암아야 할 하위 법령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그 규제의 수위가 적절한지 이런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선 (AI를)개발하는 사람에게는 가급적 문턱이 낮아야 하고, 이용하는 사람에 여러 불편을 줄 수 있으니까 각각의 영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규제하게 될 것”이라며 “규제의 수위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규제가 높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는 최소화한다는 원래의 원칙을 지킬 것”이라며 “다방면의 의견을 청취해 최소한의 규제를 담은 하위법령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며 정부조직체계(거버넌스) 논의가 부상하고 있는데, AI를 별도 부처로 떼어내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유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 AI부처가 있다고 알고 있고, AI는 디지털의 하나니까 디지털부가 있고 몇몇 나라에서는 부총리 역할도 하고 있다”며 “아마 대선 후보자들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AI만 떼어내 (별도) 부처로 반드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과기정통부가 AI, AI와 결합된 바이오, 그 다음에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를 이끌고 있는 주무 부처인데 지금의 조직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적인 아젠다를 이끄는 부처는 다음 정부에서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5.04.07 15:05박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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