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팔란티어 "한국 AI 경쟁력, 모델 개발보다 산업 현장에 달렸다"
"한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앞서가려면 새로운 모델 개발보다 산업 현장에서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채드 월퀴스트 팔란티어 AI 아키텍처 총괄은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팔란티어 팝업스토어에서 한국 AI 경쟁력을 높일 방안으로 산업 현장 활용을 꼽았다. 그는 현재 공개된 AI 모델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지금은 실제 업무에 맞게 기술을 적용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퀴스트 총괄은 "공장에 필요한 건 박사 학위자가 아니라 현장을 잘 아는 숙련공과 전문가"라며 "이미 나온 AI도 적절한 곳에 활용하면 상당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데이터 분석·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국방과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AI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도록 지원한다. 아크셰이 크리슈나스와미 팔란티어 수석 아키텍트는 한국이 축적한 제조 기술을 활용해 산업 특화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선과 반도체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조선과 제조업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조 현장은 아직 AI가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분야인 만큼 한국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을 활용하면 최고 수준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모델을 개선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AI 업계가 소수 거대 모델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기업이 업무에 맞춰 AI 모델을 직접 학습시키거나 기존 모델을 미세조정하면서 다양한 산업 특화 AI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 기술과 노하우, 외부 AI 기업에 넘겨선 안 돼" 팔란티어는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전문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외부 AI 모델을 도입하더라도 데이터와 운영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팔란티어는 올해 서울 팝업스토어 주제도 '소버린 AI'로 정했다. 한국 기업이 조선과 반도체, 통신 등 주요 산업에서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외부 AI 개발사에 넘기지 않고 직접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월퀴스트 총괄은 "한국 기업이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과 전문성은 한국이 직접 보유해야 한다"며 "이런 지식을 AI 연구소나 다른 기업에 넘기지 않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기업이 원하는 AI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미국 AI 모델이나 오픈 모델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모델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상업용 환경에서는 중국 AI 모델도 선택 가능하다.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고객은 원하는 AI 모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상업용 환경에서는 중국 모델도 사용할 수 있고 미국 모델이나 다른 모델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성과 높이려면 현장부터…엔지니어가 제품 개발까지 팔란티어는 AI를 기업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현장 배치 엔지니어(FDE)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엔지니어가 고객사에 직접 들어가 업무를 파악하고 필요한 기술을 개발한다. 현장에서 확인한 문제는 핵심 제품 개선에도 반영한다.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다른 기업도 FDE를 도입하고 있지만 팔란티어는 조직 운영 방식부터 다르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에서는 현장 엔지니어가 단순한 기술 지원이나 컨설팅에 머물지 않고 미국과 영국 개발팀과 함께 제품 개선 방향을 직접 결정한다. 그는 "다른 기업에서는 FDE가 하나의 직무일 수 있지만 팔란티어는 FDE를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된다"며 "현장 엔지니어가 핵심 제품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고객사와 장기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AI를 처음 도입할 때 엔지니어를 집중 투입하고 고객사가 직접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 지원 규모를 줄인다. 이후 새로운 업무에 AI를 적용할 필요가 생기면 다시 현장에 엔지니어를 투입한다. 크리슈나스와미 수석 아키텍트는 AI 도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실제 업무 개선 여부를 꼽았다. 팔란티어가 강조하는 온톨로지 기술도 마찬가지다. 온톨로지는 기업 데이터와 업무 절차, 설비 사이 관계를 연결해 AI가 현장 업무를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그는 "온톨로지가 단순한 유행어에 그치지 않으려면 조선소 작업 일정이나 반도체 생산, 공급망 운영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월퀴스트 총괄은 AI 도입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6개월 동안 고객사에서 신규 인력 채용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늘었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면서 오히려 추가 인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를 도입한 고객사에서 오히려 직원을 더 채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직원 한 명을 대체하는 것보다 한 명이 10배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편이 훨씬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