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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금'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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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금] "구글·아마존·네이버 어떡하나"…오픈AI 新무기에 이커머스·검색 시장 '긴장'

앞으로 '챗GPT'에서도 자연어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오픈AI가 '챗GPT'에 쇼핑 리서치 기능을 새롭게 도입키로 한 만큼 국내외 이커머스 산업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오픈AI는 원하는 제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사용자를 대신해 제품 조사를 해주는 '쇼핑 리서치' 기능을 챗GPT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통해 챗GPT에서 찾고 싶은 제품을 설명하면, 쇼핑 리서치 기능이 제품 탐색을 자연스러운 대화로 전환해 필요할 때 스마트한 추가 질문을 던지고 인터넷 전반을 깊이 조사해 맞춤형 추천을 몇 분 안에 제공하게 된다.예를 들어 "작은 아파트에 적합한 조용한 무선 청소기 추천해줘", "미술을 좋아하는 네 살 조카에게 줄 선물을 찾고 있어" 등의 대화를 입력하면, 챗GPT가 쇼핑 의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쇼핑 리서치 모드를 활성화 해 제품 후보 목록, 주요 기능 차이, 최신 판매처 정보를 포함한 종합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스스로 여러 시간 동안 비교·검색하는 대신 주요 제품과 차이점, 장단점 등이 정리된 구매 가이드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오픈AI 측은 "챗GPT는 최신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출처에서 가져온다"며 "해당 출처 또한 명확하게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쇼핑 리서치 기능은 전자제품, 뷰티, 홈&가든, 주방·가전, 스포츠·아웃도어 등 정보량이 많은 카테고리에서 특히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쇼핑 리서치는 챗GPT 펄스(Pulse, 프로 사용자 대상)에도 통합돼 이전 대화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구매 가이드를 능동적으로 추천해준다. 오픈AI는 이 기능을 챗GPT 무료, 플러스, 프로 이용자에게 단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으로, 연말까지는 거의 무제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에는 사용자가 챗GPT에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인스턴트 체크아웃'과도 연동할 예정이다. 인스턴트 체크아웃은 지난 9월 오픈AI가 공개한 기능으로, 제휴된 판매처의 제품을 챗GPT 대화창 안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오픈AI 관계자는 "구매를 원하는 경우 소매업체 사이트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지원되는 판매처에 한해 즉시 결제를 통한 직접 구매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번 일로 챗GPT는 쇼핑 기능 확장 속도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 오픈AI는 올해 4월에도 검색 기능인 '챗GPT 서치' 업데이트 과정에서 쇼핑 관련 질의에 대해 제품 이미지와 가격, 상세 정보 등을 카드 형태로 보여주는 초기 쇼핑 기능을 글로벌 이용자에게 배포한 바 있다. 다만 당시 기능이 웹 검색 기반으로 제품을 시각적으로만 제안했다면, 이번 쇼핑 리서치 기능은 구매 가이드를 제작하는 별도 도구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오픈AI는 "쇼핑 리서치 결과가 공개된 소매 웹사이트 정보를 기반으로 생성되는 유기적 결과"라며 "사용자 대화 내용이 소매업체에 공유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품 재고나 가격 정보의 정확성이 100% 보장되지는 않을 수 있다"며 사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오픈AI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오픈AI가 인공지능(AI) 시장뿐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까지 넘보게 되면서 시장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단순 제품 검색을 넘어 AI가 구매 결정을 실질적으로 대행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기존 플랫폼 중심의 경쟁 구도에도 균열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쇼핑 리서치는 제품 탐색의 출발점이 웹 검색이나 플랫폼 검색에서 벗어나 대화형 AI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이 변화는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 '검색 기반 쇼핑 구조'에 가장 직접적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업들 모두 매출의 핵심 축이 검색 기반 광고와 리테일 미디어 광고"라며 "사용자가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해당 플랫폼에 진입하지 않을 경우 구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에 구글은 지난해부터 AI 기반 응답인 'AI 오버뷰'를 검색에 결합하며 방어적 조치를 취해 왔다. 아마존은 AI 요약 리뷰, AI 구매 조력자 '바잉 어시스턴트' 등을 강화하며 사용자 탐색 단계를 플랫폼 안으로 묶어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챗GPT의 쇼핑 리서치가 '탐색-비교-판단'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경우 플랫폼들이 보유한 검색 우위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쇼핑 리서치 기능이 사실상 가격 비교·전문 리뷰·거래 정보 등을 AI가 한 번에 종합해 제공하는 형태란 점에서 가격 비교 서비스는 물론, 전문 리뷰 기반 플랫폼들 역시 중장기적으로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서비스들은 방대한 리뷰·가격 데이터를 사용자들이 스스로 찾아야 하는 반면, 챗GPT는 자동 분석해준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더 높다. 오픈AI와 경쟁 중인 업체들도 속속 쇼핑 기능을 내놓고 있다. 미국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지난 7월 쇼핑 기능을 포함한 AI 브라우저 '코멧'을 공개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긴장감을 더 높였다. 여기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코멧 어시스턴트'는 쇼핑뿐 아니라 예약, 이메일 전송, 일정 요약 등 다양한 일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웹 쇼핑 지원 기능 '액션'을 선보였다. 이처럼 AI 플랫폼들이 잇따라 쇼핑 기능을 내놓는 이유는 사람들이 AI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생성형 AI 챗봇과 에이전트의 부상으로 내년까지 전통적 검색 엔진의 이용량이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들이 궁금증을 기존 검색 엔진이 아닌 AI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 퍼플렉시티 등이 AI 기반 쇼핑 기능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주요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 방식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며 "이제는 AI 시스템이 상품을 어떻게 식별하고 챗봇이 어떤 방식으로 추천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프로파운드 공동창업자 제임스 캐드월라더는 "AI가 브랜드로부터 소비자를 빼앗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는 답변 엔진과만 상호작용하게 되고,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인터넷의 주요 방문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5.11.25 10:36장유미

[AI는 지금] '19禁' 곰인형에 오픈AI도 '발칵'…챗GPT 성인용 콘텐츠 괜찮을까

오픈AI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o'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탑재한 곰인형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대화를 하거나 위험한 물건의 위치를 안내하는 등 부적절한 주제로 사용자와 대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는 12월부터는 '챗GPT'에서 성인용 콘텐츠를 허용키로 했다는 점에서 오픈AI의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단체 공익연구그룹(PIRG)은 최근 보고서에서 싱가포르 업체 폴로토이(FoloToy)의 AI 탑재 곰 인형 '쿠마(Kumma)'가 이용자들에게 선정적인 대화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폴로토이의 홈페이지에서 쿠마는 오픈AI의 'GPT-4o'에 의해 움직인다고 안내돼 있다. 가격은 99달러(약 14만5천원)로, 스피커가 곰 인형에 내장돼 있다. 사용 가능 연령대는 표기돼 있지 않았다.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쿠마는) 최신 AI 기술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응답한다"며 "친근한 대화부터 깊은 대화까지 나누며 사용자의 호기심과 학습을 활성화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PIRG가 총, 칼, 성냥, 약, 비닐봉지 등 어린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생활용품에 대해 시험삼아 질문하자, 쿠마는 이 물건들의 위치를 알려줘 충격을 줬다. 또 성적 취향이나 가학적 성향 등 성적으로 노골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설명했다. 여기에 성관계 자세를 설명하거나 역할극 시나리오를 제시하기까지 해 논란은 더 커졌다. 이에 폴로토이는 안전성 점검을 위해 쿠마의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오픈AI는 폴로토이가 정책을 위반했다고 보고 서비스 이용을 정지시켰다. 오픈AI 관계자는 "우리의 사용 정책은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이용하거나, 위험에 빠뜨리거나 성적 대상화하는 데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픈AI가 오는 12월 '챗GPT' 내 성인용 콘텐츠 허용을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청소년 이용자들이 성인 인증 과정을 우회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오픈AI가 이를 제재할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있다. 일각에선 '챗GPT' 사용으로 향후 미성년자들이 그릇된 성적 관념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충분한 대비책 없이 범죄 등 일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오픈AI는 '챗GPT'에 성적 대화를 허용하는 움직임을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12월부터 연령 인증 기능을 완전히 도입해 성인 이용자에게는 성애적 대화와 콘텐츠를 허용할 것"이라며 "성인 인증을 마친 이용자는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대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오픈AI가 이처럼 나선 것은 '수익성' 때문으로 봤다. '챗GPT'의 이용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 흑자 전환에 실패한 상황인 만큼 성인용 콘텐츠로 유료 구독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이곳은 지난해 50억 달러, 오는 2028년에는 약 74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탓에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AI 창업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시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조사에서 오픈AI는 2위로 지목됐다. AI 전문가인 사이먼 손 카디프대 교수는 "이 결정은 명백한 마케팅 전략으로, 결국 수익화 모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용자들이 성적 대화를 원하면 프리미엄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고 이는 오픈AI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1.24 12:08장유미

[AI는 지금] 'AI 거품론'에도 내 갈 길 간다…소프트뱅크·오픈AI, 투자 확대 '승부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장비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AI 거품론' 속에서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급망 확대에 더욱 속도를 올리며 협력 관계인 오픈AI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21일 디인포메이션, 닛케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콘으로부터 인수한 미국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 전기차 공장의 리모델링 비용으로 약 30억 달러(한화 4조4천억원)를 투입한다. 지난 8월 약 3억7천500만 달러에 공장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내년 1분기부터 장비 생산을 시작해 텍사스주 밀럼카운티의 오픈AI 데이터센터와 비공개 지역의 시설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곳에선 AI 데이터센터용 모듈형 장비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오픈AI가 추진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오픈AI는 오는 2033년까지 총 25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3분의 1수준이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 내 5곳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총 180억 달러를 출자할 계획이다. 지난주에는 AI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를 차원에서 엔비디아 지분 전량 3천210만 주를 58억3천만 달러(약 8조5천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오픈AI도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이곳은 올 들어 엔비디아, AMD 등과 수천억 달러 규모 AI 칩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브로드컴과 협력해 자체 서버 칩도 개발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대만 폭스콘과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 '아이폰' 제조사로 유명한 폭스콘은 서버 등 데이터센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기업이다. 두 기업의 계약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으나, 오픈AI는 폭스콘을 통해 미국 내 구축할 데이터센터 내 배치될 서버와 각종 부품을 수급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미국 내 공장 확대를 위해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영 리우 폭스콘 회장은 "AI 시대의 최전선에서 혁신을 이끄는 오픈AI와 협력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세계 최대 AI 데이터 서버 제조사인 우리가 오픈AI 측에 인프라를 제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전 세계 기업과 사용자들에게 AI 기술에 대한 접근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첨단 AI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는 미국 제조업을 재부흥시킬 세대적 기회"라며 "이번 협력은 AI 시대 핵심 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되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로, 미국의 AI 리더십을 강화하고 그 혜택이 널리 공유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선 미국의 관세 여파가 작용한 것이란 해석도 내놨다. 데이터센터 관련 부품의 빠른 수급과 비용 최소화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자체 서버랙 등 다른 데이터센터 장비까지 갖추게 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외부 의존을 줄이고 자체 힘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폭스콘 입장에서도 미국 내 시설에서 데이터센터 장비를 생산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관세 부과를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소프트뱅크, 오픈AI 등의 AI 인프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과 달리 시장에선 'AI 거품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오픈AI 외에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엔비디아 등 AI 관련 업체들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최근 3주간 미국 나스닥 지수가 7.8% 하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은 다시 해당 기업의 인프라를 대량 구매하는 순환 거래(circular deals) 방식이 'AI 거품론'의 주요 원인이 된 상황"이라며 "그 중심에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과 거래하고 투자를 받는 오픈AI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일자 샘 알트먼 CEO는 불안감을 표출했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알트먼 CEO는 지난 달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분간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회사에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구글이 지난 18일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3' 출시와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에 오르자 "모든 면에서 구글은 최근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 "현재 체제에서는 일시적으로 뒤처질 수 있지만, 단기적인 경쟁 압박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사람에게 '챗GPT는 곧 AI'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다른 회사와 (1위) 포지션을 바꾸고 싶지 않다"며 "우리 회사는 놀라울 정도로 잘 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5.11.21 18:11장유미

[AI는 지금] "무려 60만명 해고"…AI·로봇 직원 등장에 인간 일자리 사라진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일자리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대량 해고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AI 사업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인건비 지출이 기업의 재정 부담을 높이자 이처럼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들은 올 들어 역대급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인건비 줄이기에 돌입했다. MS는 올 한 해 동안 세 차례에 걸쳐 1만5천 명 이상을 감원했다. 지난 8월에는 이스라엘 군과의 협력에 반대하며 이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인 일부 직원을 해고해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감원은 막대한 AI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난 1월에는 저성과자를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약 1%를 감원한 데 이어 5월에는 6천 명을 내보냈다. 최근에도 9천 명을 해고하는 역대급 구조조정을 발표했는데, 중간 관리자 직책이 주요 감원 타깃이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도 핵심 AI 부문 인력을 대폭 축소했다.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에 맞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에는 AI 인재 영입에 활발히 나섰던 AI 개발 총괄 조직인 '슈퍼인텔리전스 랩스' 소속 약 600명의 직원을 내보내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감원 대상은 AI 인프라 부서와 기초 연구조직(FAIR), 제품 개발 직군으로, 일부 인력은 다른 부서로 재배치된다. 다만 핵심 인력들이 소속된 'TBD 랩스'는 감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조직은 올여름 메타가 거액을 들여 신설한 AI 핵심 연구 부서로, 알렉산드르 왕 최고AI책임자(CAIO)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감원 조치 이후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의 인력은 약 3천 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올해 2월 클라우드 부문 인력을 줄인 데 이어 지난 5월 판매·파트너십 부문에서 직원 200명을 해고했다. AI 및 데이터 중심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마존은 가장 많은 해고 계획을 내놔 충격을 줬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숫자인 120만명 고용을 담당하는 이곳에서 향후 2030년까지 사업 운영 75%를 자동화하며 최대 일자리 60만개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실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동화 팀은 오는 2027년까지 미국 내 16만명 고용 대체를 추진해 30%의 인력 감축을 꾀하고 있다. 경영진은 로봇 자동화를 통해 2033년까지 60만명 이상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마존은 인력이 거의 필요없는 창고를 만들기 위해 아마존 로봇 공학 팀은 운영의 75%를 자동화할 것이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의 계획은 전국의 블루칼라 일자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월마트, UPS와 같은 다른 회사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나라에서도 감지된다.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따라하고 있는 국내 한 대형 유통사가 내년께 물류센터 전체 직원 40%가량을 감원할 것이란 얘기가 업계에서 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최근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통째로 옮기는 '무인운반로봇(AGV)'을 비롯해 상품 상자를 스스로 운반하는 '자율이동로봇(ACR)', 상품을 배송지별로 빠르게 분류하는 '소팅 봇', 무거운 상품을 들어 올리는 '무인지게차', 상품 포장을 돕는 '로보틱 배거' 등을 국내 행사에서 공개해 주목 받았다. 은행권에서도 AI 여파로 밀려난 직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고객서비스상담(CS) 업무에 AI가 도입된 이래 콜센터 인원이 가파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대 시중은행(하나·우리·신한·NH농협·KB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대 은행에서 1만1천955명의 콜센터 직원이 짐을 쌌다. 우리은행이 3천181명으로 퇴직자가 가장 많았고, 가장 적은 하나은행도 1천904명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감원은 AI 도입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KB국민은행은 고객이 은행에 전화하는 수신 상담의 41.3%를 AI로 처리한 사례처럼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콜센터 상담원은 AI에 대체되기 쉬운 직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IT 업계에서 신입 개발자 채용도 꺼리는 분위기다. 깃허브·코파일럿·GPT 등 새로운 AI 도구의 코딩 실력이 경력 1~3년차 개발자들 실력을 이미 능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이에 올해 1분기 신입 개발자 구인 공고는 1년 전에 비해 18.9% 감소했다.앞서 한국고용정보원은 2016년에 9년 후인 2025년이 되면 AI와 로봇이 청소원이나 주방 보조원 같은 단순 노동직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진단을 수정해 데이터가 많이 쌓인 지식 노동, 화이트칼라 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더 크다고 예측했다. 이정헌 의원은 "AI 기술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 현장 노동자"라며 "국회와 정부는 'AI 고용쇼크'를 방치하지 말고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5.10.24 16:22장유미

[AI는 지금] '딥시크'에 물든 아프리카, 中 AI에 종속 우려…일대일로 '가속'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의 기존 AI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낮은 전력 소비를 앞세운 '딥시크'를 주축으로 아프리카 수백만 명의 개발자와 기업가들에게 AI 기술 접근성을 열어주며 입지를 확대해 중국 AI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리슨 리 화웨이클라우드 아프리카 총괄은 최근 케냐 나이로비에서 스타트업 콸라가 진행한 AI 컨퍼런스에서 "딥시크는 실리콘밸리 수준의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구현한다"며 화웨이클라우드 기반 '딥시크'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딥시크는 오픈AI의 수준 높은 AI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훨씬 저렴한 비용과 적은 전력으로 구동된다"며 "컴퓨팅 자원이 부족하고 비싼 아프리카에서 이러한 장점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코 기타우 콸라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메타, 앤트로픽 등 서구권 AI 모델의 높은 비용 때문에 자체 챗봇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딥시크의 등장 이후 곧바로 모델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실제 AI 모델 비용 차이는 압도적이다. 딥시크 챗은 100만 토큰당 쿼리 0.27달러, 응답 시 1.1달러를 받는다. 반면 오픈AI의 GPT-4o는 각각 5달러와 15달러에 달한다. 중형 스타트업이 교육용 모델을 학습시킬 경우 오픈AI를 쓰면 월 1만2천500달러가 들지만 딥시크로는 2천700달러 수준이다. 게다가 화웨이는 하루 200만 토큰을 무료로 제공해 접근 장벽을 낮췄다.기타우 CEO는 "딥시크의 가격 구조는 젊은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생명줄"이라며 "이제 다른 기업들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이퀄리즈AI(EqualyzAI)도 비슷한 이유로 딥시크를 채택했다. 현지 언어 데이터가 부족한 환경에서 GPT-4 같은 모델은 처리비용이 높고 현지화가 어렵다. 이 회사는 딥시크의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언어(요루바, 하우사 등)에 특화된 소형 모델을 직접 훈련시키고 있다. 올루바요 아데칸비 이퀄리즈AI CEO는 "딥시크는 유연하고 저렴하다"며 "지역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러한 배경에는 중국 기업들의 독특한 AI 전략이 있다. 미국 기업들이 주로 독점적인 AI 모델을 개발하고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방식과는 달리,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스타트업과 혁신 허브를 대상으로 오픈소스 AI 모델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라이선스 비용 없이 모델에 접근하고 수정할 수 있게 해 아프리카 기업들이 자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전략과 유사하게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고객 확보, 소프트 파워 강화, 미래 AI를 형성할 방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자국의 AI 기술력을 아프리카에 제공하며 "모든 국가가 AI를 개발하고 활용할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 데이터·시장 지배를 노리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화웨이와 ZTE를 통해 아프리카 대부분의 통신망, 데이터센터, 5G 인프라를 구축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도 트랜션(Transsion), 샤오미, 오너 등 중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고, 틱톡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중 하나"라며 "이 같은 중국의 공세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국 기술에 의존하게 만들어 부채 부담을 늘리고 종속적인 관계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딥시크의 확산이 데이터 보안과 주권 논란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권 모델과 달리 딥시크의 챗봇이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서버에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접근 가능성을 높인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는 데이터 보안 문제로 딥시크 챗봇이 앱 스토어에서 퇴출되거나 삭제 압박을 받기도 했다. 화웨이 역시 일부 아프리카 정부의 감시 활동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정부도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AI 칩 사용에 제재를 강화하며 "중국산 AI 하드웨어가 글로벌 AI 생태계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제재가 확대될 경우 아프리카가 양국의 기술 패권 싸움에 끼어들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하지만 많은 아프리카 기술 기업가들에게 딥시크와 같은 중국의 경량화, 저비용 AI 모델은 여전히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퀄라이즈AI가 대표적으로, 이곳은 딥시크의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아프리카 기업들을 위한 특화된 소규모 AI 모델 및 자동화 스마트 어시스턴트를 개발하고 있다.올루바이 아데칸 비비 이퀄라이즈AI CEO는 "중국 모델은 유연성과 낮은 비용, 현지 데이터 주권 확보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많은 소규모 팀들이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는 AI 모델 개발을 위해 딥시크 등을 활용하고 있다"며 "결과물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의 기술 종속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 중인 곳들도 있다. 일부 대형 통신사와 은행은 중국·서방 모델을 함께 쓰는 '멀티모델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통신사 MTN은 자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케냐의 금융그룹 NCBA는 "딥시크를 단기적으로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모델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에는 AI 분야에 특화한 기업이 2천400곳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기업 대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케냐·이집트·나이지리아에 있다. 유럽의 통신 표준인 국제모바일통신시스템(GSM)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는 세계 AI 시장의 2.5%를 차지하지만, AI 기술이 2030년까지 아프리카 경제를 2조9천억 달러(약 4천239조원) 규모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에너지, 데이터 인프라,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제약이 여전해 지역 데이터와 언어 기반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현지 서버에서 운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아프리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 자립을 앞으로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당장은 중국의 저비용 AI 기술이 아프리카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지만,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기술 종속성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2025.10.23 11:24장유미

[AI는 지금] 오픈AI·구글·xAI도 '러브콜'…AI 시장 큰 손된 美 정부, 노림수는?

미국 정부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업들과 연이어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정부와 민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국방부, 연방조달청(GSA) 등 핵심 부처를 중심으로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구글, xAI 등 주요 AI 기업들의 AI 서비스 활용에 본격 나서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기관들은 지난 4월 백악관의 AI 도입 촉진 지시를 받아 활용 방안 찾기에 적극 나섰다. 당시 백악관 예산관리국(OME)은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실과 협력해 '연방정부의 AI 활용 및 조달 장벽 제거'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백악관은 각 부처에 AI 예산 및 기술 투자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는 최고AI책임자(CAIO)를 두고, 이들이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혁신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AI 기술이 각 기관에 신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조달 체계 또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후 핵심 부처 곳곳에선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월 xAI를 비롯해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AI 개발회사들과 각각 최대 2억 달러(약 2천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자율 실행형 AI 체제를 개발하고, 이를 중대한 국가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연방총무청(GSA)도 지난 9월 xAI와 협약을 체결해 자사 AI 모델 '그록'을 기관당 단 0.42달러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계약은 오는 2027년 3월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xAI의 고급 추론 모델인 '그록4'와 '그록4 패스트' 접근 권한이 포함됐다. 오픈AI는 지난 8월 자사 '챗GPT' 제품을 미국 연방 정부 기관에 1년간 1달러에 제공키로 해 주목 받았다. 기업용 제품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월 20달러의 일반 유료 구독료와 달리 기업 직원 수에 따라 구독료가 다르게 책정되는데, 이를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키로 했기 때문이다. 또 오픈AI는 지난 6월쯤 구글, 앤트로픽과 미국 국방부 산하인 디지털·인공지능 사무국(CDAO)으로부터 각각 최대 2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내기도 했다. 이는 군사·행정·군 가족 의료·데이터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앤트로픽 역시 지난 8월 자사 AI 챗봇 '클로드'를 미국 정부에 1년간 1달러에 제공키로 했다. 또 연장 정부 기관 외에 미국 의회 의원들, 판사 등에게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은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를 경쟁사들과 비슷한 조건으로 연방 정부 공무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여전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들과 AI 서비스 계약을 맺는 것을 두고 업계는 이들의 혁신 속도와 기술 우위를 최대한 활용해 국가 안보와 행정 효율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 격화 분위기 속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프런티어 AI' 모델을 신속히 군·정보기관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AI가 감시·정보분석·사이버방어 등 핵심 분야에서 전력 우위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효율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미국 정부가 민간 AI 기술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는 이미 검증된 상업용 AI를 활용함으로써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반복 업무 자동화를 통해 행정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규제·보안 표준 선점 측면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 정부가 계약 조건에 보안·윤리·투명성 기준을 명문화함으로써 AI 기업의 제품 설계 및 운영 기준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자체 AI를 개발하기보다 이미 민간에서 앞서나가는 모델을 빠르게 들여오고 여기에 보안·윤리·규제 요건을 덧붙이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 접근법은 신속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식 혁신 모델로, 향후 공공서비스 전반의 업무 혁신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맞춰 AI 기업들도 자사 AI 모델을 정부에 공급하기 위해 앞다퉈 정부용 AI를 내놓고 있다. 앤트로픽이 지난 6월 정부용 '클로드'를 내놓은 데 이어 오픈AI(6월 16일), xAI(7월 14일) 등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AI 기업들이 정부에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것은 단기 이익보다는 공공기관 시장 장악을 통해 중장기 수익을 내고 나아가 막대한 정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며 "이런 저가 공세는 한 번 도입하면 바꾸기 쉽지 않은 AI 모델의 특성을 이용한 수익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 기업들의 움직임은 소수 플레이어가 지배하는 AI 시장에서 지위를 확보하고 사실상의 표준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의 AI 의존도를 높이고, 입법자와 판사가 규칙을 확정하기 전 AI에 우호적인 시각을 형성하기 위한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AI 기업 간 계약이 '공공부문 디지털 전환'의 핵심 실험장이 될 것으로 봤다.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공공 서비스의 질과 속도가 개선될 뿐 아니라 민간기업과의 동반성장 모델로도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AI 정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민간 기업에 대한 의존보다 정부 사업을 통해 AI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선 분위기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 분야 AI 도입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 기반의 신규 사업 추진에 나서 주목된다. 지난 6월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부처협업 기반 AI 확산 사업'이 대표적으로, 총 10개 과제에 각각 연간 약 9억원의 사업비가 2년간 투입된다. 민간 기업은 데이터월드, 플럭시티, 와이매틱스, 와이즈넛, 스위트케이, 진인프라, 무한정보기술, 미디어젠, 한국클라우드, 솔트룩스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컨소시엄은 올해 부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내년에는 테스트베드 실증을 거쳐 현장 적용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조달청과 공공분야의 AI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공기관이 쉽게 구매해 업무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생성형 AI 서비스가 조달쇼핑몰에 등록되면 이용을 원하는 기관은 해당 서비스를 체험해 본 후 원클릭으로 유료 구매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전환 속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점에서 공공부문의 선도적 활용이 필수"라며 "부처와 민간의 역량을 결집해 공공 영역에서 AI 확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5.10.20 16:00장유미

[AI는 지금] 300억 달러 조달한 메타, 데이터센터 투자에 빚 부담 덜어낸 비결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내 패권 잡기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 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AI 경쟁이 연산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자본 효율성과 기술 주권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취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고 있는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부지 개발을 위해 300억 달러(약 41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이는 민간 자본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의 데이터 인프라투자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앞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70억 달러 부채와 25억 달러 지분을 묶어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했다. 사모펀드 블루아울캐피털·핌코(PIMCO) 등 금융기관도 자금조달 파트너로 뛰어들었다. 이번 거래에서 메타는 블루아울캐피털과 하이페리온 부지를 공동 소유하되 20%의 지분만 유지키로 합의했다. 또 SPV 구조에 따라 메타가 직접 차입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금 부담도 다소 덜었다. 직접 돈을 빌리기보다 SPV가 자금을 차입하고 메타는 개발자·운영자·임차인 역할만 담당하는 식이다. 다만 일정 부분 자산 가치 보증 조건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로써 메타는 신용등급(AA-)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또 외부 파트너와의 공동 개발로 기술 기업과 투자자들은 윈윈(win-win)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AI와 데이터 수요 증가로 인해 대규모 차입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일은 대형 테크기업들이 신용등급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금 조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9월 말까지 미국 채권시장에서 테크 기업들이 조달한 금액은 약 1천57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나 증가했다. 메타는 전 세계에 29개 데이터센터 설립 및 운영 중으로, 올해만 AI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최대 720억 달러(약 102조원)의 자본을 지출할 예정이어서 부담이 큰 상태였다. 다른 빅테크들도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실제 오픈AI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오라클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맺고 5년 단위의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xAI 등은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이라는 투자 컨소시엄을 꾸리고, 데이터센터 설계·운영사인 '얼라인드 데이터 센터'를 400억 달러(약 56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들이 재무제표에 직접 부채를 올리지 않고 자산을 분리하는 구조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는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를 통해 외부 클라우드 의존도도 낮출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오는 2029년 완공되는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는 메타가 전 세계에 보유한 약 25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총 400만 제곱피트(약 37만㎡) 부지에 들어서며 완공 시 최대 5기가와트(GW)의 전력을 소모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가정 40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설은 메타의 AI 모델 학습·추론용 핵심 연산 허브가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H100·B100급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십만 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규모로, 메타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MS 애저(Azure) 같은 외부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인프라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곧 'AI 컴퓨트 주권'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며 "AI 모델의 크기가 급증하고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자체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만이 지속 가능한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 시장의 경쟁력은 더 이상 데이터나 알고리즘이 아닌 연산력·전력·자본 구조의 효율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메타의 이번 거래는 그 전환을 대표하는 사례"라고 봤다.

2025.10.17 17:35장유미

[AI는 지금] 오픈AI 연구원, 200억 제안에 떠났다…AI 인재 '블랙홀' 된 中, 韓은 언제쯤?

최근 글로벌 IT 기업 간 인공지능(AI) 인재 확보 경쟁이 활발해진 가운데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핵심 인력이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로 이직해 주목된다. 이미 전 세계 상위 100명의 AI 과학자 중 50명이 중국인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중국이 점차 AI 인재의 '블랙홀'이 될 지도 주목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에서 근무했던 야오순위(29) 연구원은 최근 텐센트에 합류했다. 그는 앞으로 텐센트의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텐센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IT 대기업으로, 국민 메신저 '위챗'을 비롯해 클라우드, 게임,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들어 자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심층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기술 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오순위는 중국 칭화대 출신으로,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구글 인턴십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오픈AI에서 AI 에이전트 연구를 담당해 왔다. 오픈AI는 이번에 야오순위가 퇴사한 사실에 대해 확인했으나, 이후 행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텐센트는 야오순위에게 최대 1억 위안(약 195억원)에 이르는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메타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오픈AI, 구글, 애플 출신 연구원들을 영입하며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연봉 패키지를 제시하는 등 글로벌 IT 기업 간 AI 인재 확보 경쟁이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AI 인재를 둘러싼 경쟁은 최근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메타가 초지능연구소의 인력 강화를 위해 애플, 오픈AI 등 경쟁사에서 50여 명을 스카우트한 데 이어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AI 인재 영입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점은 더욱 주목된다. 현재 전 세계 상위 AI 과학자들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산하 중국투자진흥사무소와 중국 선전의 둥비데이터(Dongbi Data)가 최근 10년(2014~2024년)간 전 세계 연구자 20만 명의 학술논문 피인용 횟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최상위 AI 과학자 60%가 중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탠퍼드 AI인덱스, 영국의 토터스미디어 등 AI 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는 기관들에서도 중국은 AI 종합 역량에서 미국의 절반 수준으로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톱 100 AI 과학자 명단에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또 한국은 AI 육성은 고사하고 AI 인재 유출 국가로 지목됐다. 스탠퍼드 AI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은 AI인재 유출이 세계 다섯 번째로 심각한 국가다. 스위스 IMD의 '세계 인재순위'를 보면 한국은 해외 고숙련 인재의 만족도에서 2023년 47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경쟁국 대비 낮은 보상체계, 언어와 문화 등 어려운 정주여건, 연구 자율성 미흡 등으로 인재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AI 특급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 특급 인재 유치와 지원을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별도 조직 마련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2025.09.13 14:24장유미

[AI는 지금] "핵심 인재들 또 줄줄이 떠났다"…애플, AI 전략 실패 총체적 난국

애플의 인공지능(AI) 인재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AI 전략의 핵심인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가 또 다시 내년으로 연기된 가운데 잇따른 인력 이탈로 AI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분위기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에서 로봇공학 분야 AI 연구를 이끌던 지안 장이 메타로보틱스 스튜디오에 합류한다. 최근 들어 애플에서 메타로 자리를 옮긴 직원은 지안 장을 포함해 최소 7명이다. 애플의 파운데이션 모델 엔지니어 존 피블스와 난 두도 이번에 오픈AI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달에는 애플의 AI 분야 핵심 임원인 프랭크 추가 메타 '초지능 연구소'로 이직했다. 추 연구원은 시리(Siri) 음성 비서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용 검색 기능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지난 7월에도 루오밍 팡을 시작으로 AI 엔지니어 톰 건터, 마크 리, 보웬 장, 윤 주 등 애플 AI 인재들이 메타로 줄줄이 자리를 옮겼다. 이 중 루오밍 팡은 애플의 AI 모델팀을 창설한 인물로, 2021년 구글에서 애플로 합류해 100명 규모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FM)' 팀을 이끌어왔다. 그간 애플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왔지만, 메타에서 2억 달러(약 2천700억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받은 후 곧바로 이직했다. 올 초에는 애플의 기초 모델 연구 엔지니어였던 브랜든 맥킨지와 디안 앙 얍이 오픈AI에, 머신러닝 과학자인 리우통 저우가 코히어에 합류했다. 마리오 스루지도 지난 4월 아처 에비에이션으로 이직해 AI 제품 담당자로 활약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몇 주 동안 이탈한 약 10명의 팀원들은 모두 AFM 팀 소속이었다"며 "현재도 여러 직원들이 경쟁사들의 면접을 보고 있어 애플의 AI 인력 이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AI 인재들의 '애플 엑소더스'가 이처럼 가속화된 이유는 자체 개발 모델보다 외부 AI 도입에 더 힘을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애플은 오픈AI의 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을 포함해 음성비서 시리 개선에 외부 모델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에 초점을 맞춘 애플의 AI 정책이 자체 AI 모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내부 불만도 이탈 분위기를 키웠다. 애플은 대부분의 AI 연산을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방식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차단해주지만 단말기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로 AI 기능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약 30억 개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반면, 경쟁사들은 1조 개가 넘는 파라미터의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애플도 보안이 강화된 방식으로 자체 클라우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모델 역시 1천500억 개의 파라미터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지고 있다. 이 탓에 애플은 당초 자체 AI 모델 기반 '시리'를 지난해 가을 아이폰 모델 등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기술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출시일이 계속 지연됐고 현재 2026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애플이 처음 시도했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기능의 3분의 1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수백 개의 버그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AFM팀의 사기는 외부 AI 모델을 시리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더 크게 저하됐다. 내부에선 오래전부터 AI팀을 'AIMLess(목표 없는)'라는 자조 섞인 별명으로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I팀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 간의 갈등도 심화되며 AI 개발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하드웨어 중심 사업 모델이 AI 시대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클라우드 기반 기술 혁신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애플은 기기 내 처리(온디바이스)에 집중하면서 클라우드 기반 AI 대비 성능상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5.09.03 16:17장유미

[AI는 지금] 고가 유료 요금제 줄줄이 내놓더니…오픈AI, 결국 터질게 터졌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고가 요금제 출시 경쟁을 오픈AI가 결국 월간 매출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를 첫 달성했다. 월 20달러 수준의 보급형 요금제로는 수익이 나지 않자, 1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속속 내놓은 것이 점차 실적에 보탬이 되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일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7월 매출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한 이후 2년 8개월 만으로, 지난해 연 매출(37억 달러)의 4분의 1가량을 한 달만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오픈AI의 이 같은 성과는 새로운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요금을 대폭 늘린 덕분이다. 월 100달러가 넘는 요금제를 가장 먼저 내놓은 오픈AI는 초기에는 무료 버전을 공개했다가 2023년 2월 월 20달러의 '챗GPT 플러스'를 정식 출시하며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적자 규모가 점차 커지자 고육지책으로 지난해 12월 '챗GPT 프로'를 내놓으며 월 200달러를 부과했다. 또 2023년 8월에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내놓은 데 이어 2024년 1월에는 '챗GPT 팀', 같은 해 5월 교육 기관용인 '챗GPT 에듀'도 내놨다. 최근에는 무료 사용자 수가 상당히 많은 인도 시장을 겨냥해 저가 요금제를 출시해 유료 구독자 수 확보에 나섰다. '챗GPT 고(Go)'라는 새로운 유료 구독 요금제로, 월 399루피(약 4.6달러, 한화 6천340원)다. 지난 달 인도 AI 챗봇 시장 점유율 중 '챗GPT'는 83%를 차지했으나, 최근 90일간 '챗GPT'의 인도에서의 수익은 360만 달러(약 48억원)에 불과하단 점에서 이번 조치가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힘입어 오픈AI는 유료 구독을 통한 고정적인 연간 반복 매출(ARR)이 지난 6월 100억 달러에 도달했다. '챗GPT'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7억 명을 넘어섰고, '챗GPT' 유료 구독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경쟁사들의 고가 요금 경쟁을 부추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이끄는 xAI는 지난 7월 새로운 AI 챗봇 '그록4'를 공개하며 월 300달러(약 41만원)의 '수퍼그록 헤비'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제껏 나온 개인 대상 AI 챗봇 구독료 중 가장 값비싼 수준이다. 퍼플렉시티도 최상위 AI 모델과 신기능 조기 사용 권한을 묶은 200달러짜리 '퍼플렉시티 맥스' 요금제를 최근 출시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4월 월 100달러와 월 200달러 요금제의 '클로드 맥스'를 내놨다. 구글은 올해 6월 고급 추론 모델(딥싱크)과 영상 생성 모델(비오3)을 사용할 수 있는 249.99달러짜리 '구글 AI 울트라 요금제'를 선보였다. AI 기업들이 고가 요금제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기존 요금제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xAI의 '그록4'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을 20만 장 투입해 구축했다. H100은 한 장에 4천만~5천만원 정도로, 이 비용만 해도 10조원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AI에 추론 기능이 도입되면서 AI 기업들이 운용하는 인프라 비용은 치솟고 있다"며 "추론 기능은 일반 검색보다 AI 컴퓨팅 자원을 10배 이상 소모하는 만큼, 월 20달러 요금제로는 아무리 사용자가 늘어도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각 기업들은 운영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전히 유료 구독자 수보다 무료 사용자들이 훨씬 더 많은 데다 사용자가 늘수록 손실도 커지는 구조 때문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를 연초보다 10억 달러 늘어난 80억 달러로 최근 상향 조정했다. 프라이어 오픈AI CFO는 "월 매출이 10억달러를 넘었지만, 여전히 AI 컴퓨팅 수요로 인한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컴퓨팅 자원을 엄청나게 요구하는 상황으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컴퓨팅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스타게이트'를 시작했고, 더 큰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스크 분산과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AI 기업들의 서비스 구독 비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구독료를 월 최대 2천 달러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앤트로픽도 향후 500달러(약 69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빠르게 일상 생활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높은 구독료를 지불하고도 이용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듯 하다"며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기업들의 구독료 인상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AI 거품론'을 제기하며 여전히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5일 AI 시장이 버블 상태에 있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알트먼 CEO는 "지금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AI에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에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매우 오랫동안 진행될 가장 중요한 일인가"라고 질문하며 "나는 이에도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 자료밖에 없는 스타트업들이 수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밸류에이션은 '비이성적인'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자본은 '진리의 핵심'이라는 판단이 들면 광적인 속도로 몰려들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후 시장에선 AI 비관론이 확산되며 관련 주가가 일제히 붕괴됐다. 지난 20일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인 애플은 2.0% 떨어졌고 아마존은 1.8%, 테슬라는 1.6%, 알파벳은 1.1% 내려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8%, 엔비디아는 0.1% 약세를 보였다. AI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전날 9.4% 급락에 이어 이날도 1.1% 떨어지며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트먼 CEO는 "지금 AI 열풍에서도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한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며 "많은 돈이 투입되고 있지만 진짜 혁신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픈AI는 경제학자들이 무모하다고 할 만큼 투자를 이어 갈 것"이라며 "내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에 상당한 순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8.21 16:49장유미

[AI는 지금] '액션플랜' 가동한 트럼프, 美 AI 주도권 잡기 총력…韓 생태계 위기올까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AI 액션플랜'을 발표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AI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AI 분야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한 만큼 우리나라 정부의 규제 정책에 강한 압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AI 액션 플랜'과 관련해 행정명령 3건을 발표하고 서명했다.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해외 수출을 촉진하고 각 주의 과도한 규제를 연방 차원에서 통일하려는 취지다.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 3건은 ▲정부 조달에서 '편향된 AI' 배제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신속 인허가 ▲AI 기술의 수출 촉진 등으로 AI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AI 경쟁을 시작한 나라"라며 "우리는 이 아기(AI)를 키워야지 정치나 바보 같은 규제로 막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내 업계는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일이 글로벌 AI 경쟁 심화를 통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에선 미국이 동맹국에 ▲자국 AI 기술 전 스택의 수출을 장려하고 ▲자국 오픈소스 AI 프로젝트들을 통해 ▲자국 AI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려고 하는 만큼, 우리나라의 소버린 AI 정책에도 영향이 클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미국 AI 기술 활용이 강요될 경우 AI 자립에 걸림돌이 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 미국이 개방한 AI 모델 아키텍처나 인터페이스가 전 세계 개발자 사이에 널리 쓰이면 공식 국제표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국제표준 논의에서도 산업 진흥 쪽 입장을 강하게 펼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우리나라가 그동안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논의한 AI 윤리 및 안전장치와 상반되는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AI의 과도한 사전규제나 신중한 접근만 고수하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적대적 시장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 장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략물자에 대해 엄격한 수출 통제 체계 강화가 예상돼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업계에선 미국이 이번 일을 통해 동맹국에 미국 AI 기술 전 스택의 수출을 장려하고 적대국은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봤다. 또 미국 AI 모델의 공개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 미국 AI의 글로벌 의존도를 높이려는 것으로도 해석했다. 이 탓에 일각에선 미국 주도의 개방형 생태계가 확산될 경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 주체성이 약화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핵심 AI 모델과 플랫폼이 미국 중심으로 구축되면, 한국 스타트업들은 해당 프레임워크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하위 공급자 역할에 머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근간은 미국 빅테크나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장악하고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현지 응용에 그치는 가치사슬 종속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며 "미국이 AI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통해 자금 조달과 신사업 실험을 쉽게 만들 경우 우수 인재와 자본이 미국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고, 유망 스타트업이 미국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방형 AI는 누구나 손쉽게 이용 가능해 딥페이크, 사이버 공격 등에 악용될 소지가 커진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보안 투자 여력이 적은 신생 기업이나 스타트업 서비스에 치명적 신뢰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반도체 산업 측면에서도 미국의 AI 액션 플랜이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이 기술 주도권 강화를 위해 자급자족 기조를 강화하며 반도체 생산 역량 복원에 적극 나설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출시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봐서다. 또 미국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늘리게 되면 한국이 강점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 및 파운드리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인텔 등 미국 기업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점유율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불어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는 한국 기업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판로를 제한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첨단 AI 칩의 중국 유출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집행을 강화하고 위치 확인 기술 등을 동원해 통제 회피를 차단할 계획"이라며 "동맹국에도 미국의 통제를 따를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첨단 장비·칩을 중국에 판매하는 데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기 수익 감소와 함께 중국의 자급화 가속에 따른 장기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리나라 AI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이 오픈소스 AI 모델을 확산하게 되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저비용으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기술 격차를 줄이고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 우리나라가 동맹국 위치를 유지한다면 미국의 GPU 등 AI 인프라 구축이 수월해질 것이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보조금 정책과 투자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협력 연구를 통해 시장 접근성과 기술 교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이 동맹국가와 AI 반도체 공급망을 공동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안정적 시장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나라 정부도 진흥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내년 1월 AI 기본법 시행에 앞서 조만간 관련법 시행령을 공개할 예정으로, 업계는 규제가 아닌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AI 패권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EU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AI 규제법인 'AI 기본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미국의 대중 경계가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의 AI 액션 플랜에 맞춰 대응 전략을 하루 속히 재정립하고 산업 진흥 방향으로 실행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5.07.25 10:36장유미

[AI는 지금] '커서' 요금제 논란에 핵심 인재 2명 이탈?…AI 코딩 시장 기싸움 '치열'

인공지능(AI) 코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테크 기업 경쟁이 불 붙고 있는 가운데 인재 확보를 위한 눈치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디인포메이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애니스피어는 최근 핵심 기술 인재 2명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앤트로픽의 AI 코딩 제품 '클로드 코드' 팀에 있던 보리스 체르니, 캣 우 등 2명이 주인공으로, 이들은 애니스피어에 합류한 지 2주 만인 지난 16일 다시 앤트로픽으로 복귀했다. 체르니는 클로드 코드 개발을 이끈 인물로, 이달 초 애니스피어에 최고 설계 책임자 겸 엔지니어링 총괄로 합류했다. 함께 이동했던 우는 앤트로픽에서 클로드 코드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애니스피어에서 제품 총괄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애니스피어가 '커서'의 요금제 변경과 관련해 적절치 않은 대응으로 논란에 휩싸인 것이 이들의 마음이 빠르게 돌아서게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애니스피어는 지난 달 16일 '커서 프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던 500회 고속 응답 혜택을 없애고 API 요금으로 청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고성능 AI 모델 사용료를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전에는 '커서 프로' 사용자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하이엔드AI 모델에서 500개 빠른 응답을 받을 후 더 느린 속도로 무제한 응답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금 방식 변경으로 20달러 한도에 도달할 때까지만 사용 할 수 있게 했고, 더 사용하기 위해선 추가 크레딧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이 탓에 앤프로픽 '클로드'처럼 토큰 사용량이 많은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면 몇 번의 요청만으로도 한도가 소진됐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애니스피어는 AI 모델 사용량 급증에 따른 운영 비용 부담 여파로 요금제를 개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전 고지 부족과 혼란스러운 과금 체계로 일부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경쟁 서비스인 레플릿도 고성능 모델의 사용 비용이 커지자 최근 요금을 인상했다가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이에 마이클 트루엘 애니스피어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요금제 변경에 대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용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앤트로픽에서 영입한 인재들의 이탈을 붙잡진 못했다. 업계에선 두 리더의 앤트로픽 재합류가 '클로드 코드'의 경쟁력 유지와 향후 발전에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클로드 코드'를 독립형 AI 코딩 도우미로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클로드 코드'의 연 매출은 2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앤트로픽 이탈과 복귀는 AI 인재 쟁탈전이 여전히 치열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앤트로픽이 인재 유치 경쟁에서 좀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픈AI, 구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AI 코딩 시장을 노리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구글은 오픈AI가 노렸던 윈드서프에서 핵심 인재를 데려오며 사실상 인수 효과를 얻었다. 바룬 모한 윈드서프 CEO와 공동창업자 더글라스 첸 및 주요 연구자 등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애니스피어와 AI 코딩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윈드서프는 이전에 '코디움'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지난해 12억5천만 달러였던 기업가치는 올해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구글 측은 "윈드서프 팀의 최고 AI 코딩 인재들이 구글 딥마인드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이들이 우리의 '에이전트 기반 코딩' 연구를 더욱 진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는 "(구글이) 우수 AI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인수가 아닌 인력 채용과 기술 라이선스 중심의 어크하이어(acquihire·인수와 채용의 결합 방식)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픈AI는 윈드서프를 약 30억 달러(한화 4조2천510억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최근 실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갈등이 요인이 됐을 것으로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현재 오픈AI의 모든 지식재산(IP)에 접근할 수 있지만, 오픈AI는 MS가 윈드서프의 AI 코딩 기술까지 확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픈AI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윈드서프는 최근 경쟁사인 코그니션 품에 안겼다. 코그니션은 윈드서프의 지식재산권, 제품, 상표, 브랜드 및 인재를 인수했다. 코그니션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돕는 AI 코딩 에이전트 '데빈'으로 잘 알려진 AI 스타트업으로, 지난 3월 약 4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수 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아마존도 이 시장을 노리고 최근 코딩 보조 프로그램인 아마존 Q 디벨로퍼를 내놓은 데 이어 차세대 AI 코딩 도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자체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인 'X코드'에 AI를 접목하기 위해 앤트로픽과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에 AI를 탑재한 '깃허브 코파일럿'을 2021년 출시했다. 깃허브 코파일럿 누적 사용자는 이달 들어 1천500만 명을 넘겼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4월 자사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마의 코드를 12~18개월 이내에 AI가 대부분 작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크기업의 AI 코딩 투자는 AI 학습의 재료인 데이터부터 프로그램 개발, AI에이전트를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한 의도"라며 "파이선이 코딩 프로그램 최강자로 등극한 이후 개발 생태계가 파이선을 중심으로 조성됐듯 AI 코딩 시장에서도 선점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둘러싼 빅테크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듯 하다"고 전망했다.

2025.07.19 09:00장유미

[AI는 지금] "오픈AI vs 앤트로픽, 아시아 AI 주도권 전면전"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이어 경쟁사인 앤트로픽도 아시아 시장 공략 거점 마련에 나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이어 싱가포르에도 지사 설립을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두 업체 간의 아시아 시장 인공지능(AI) 주도권 싸움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25일 소셜미디어(SNS) 링크드인의 공식 계정을 통해 올 가을께 일본 도쿄에 첫 번째 아시아-태평양 사무소를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픈AI가 지난해 4월 도쿄 사무소를 설립한 지 1년여 만이다. 앤트로픽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아마존, 구글 등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도쿄 사무소 개설과 함께 직접적인 영업 활동과 고객 지원 서비스에 나서면서 오픈AI와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도쿄 사무소에서 근무할 현지 인재 채용에 나선 상태로, 향후 '클로드'의 일본어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지난 한 해 동안 일본 기업과 현지 스타트업들이 클로드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봤다"며 "라쿠텐, NRI, 파나소닉 등은 클로드를 채택해 우수한 코딩 능력, 고급 추론 기능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성장하는 일본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앤트로픽이 일본 시장을 아시아 첫 거점으로 삼은 것은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 일본 전자정부기술산업협회(JEITA)에 따르면 일본 내 생성형 AI 관련 수요액은 ▲2023년 1천188억 엔 ▲2025년 6천879억 엔 ▲2030년 1조7천774억 엔(약 15조8천50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AI 서비스에 대한 연평균 수요 증가율도 52%로, 전 세계 평균(3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최근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로 기업들 사이에서 노동 절약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AI 솔루션의 도입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이 시장을 노리고 선점 경쟁에 나선 듯 하다"고 분석했다. 오픈AI가 지난 달 26일 한국법인 설립을 공식화 한 것도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AI의 사무소 설립은 서울이 12번째로, 아시아에선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다. 오픈AI는 한국에 'AI 전 과정 생태계'가 완비된 데다 이재명 정부가 AI 산업 부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매력 요소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 정부는 AI가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용자 지원은 물론 한국의 국가적 AI 전략을 뒷받침하면서 강력한 AI 추진력을 갖춘 한국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한국의 AI'가 필요하다"며 "한국형 AI로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한국을 아시아 AI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MS는 KT와 5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AWS는 2027년까지 한국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에 7조8천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포괄적인 AI 법안을 제정했다는 점도 글로벌 AI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될 한국의 AI 기본법은 기술 발전과 상용화를 촉진하면서도 위험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엄격한 규제와 미국의 자율 규제를 적절히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기업들의 국내 진출은 AI 인프라 구축엔 긍정적이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선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며 "국내 AI 생태계를 외국 기업이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2025.06.25 14:48장유미

[AI는 지금] 추론 AI 경쟁, 6월부터 뜨겁다…미·중 중심서 유럽·韓까지 '확대'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이 유럽 최초의 AI 추론 모델을 출시하며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AI 개발 경쟁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기업들도 이달 중 잇따라 추론 모델 출시를 앞두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11일 로이터,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스트랄은 첫 번째 AI 추론 모델인 '마지스트랄(Magistral)'을 공개했다. '마지스트랄'은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사고하며 해결하는 기능을 갖춘 고급형 모델로, 수학 계산과 코딩 등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 강점을 가졌다. '체인 오브 소트(chain-of-thought)' 방식으로 중간 추론 과정을 거치는 것이 특징으로,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되는 '마지스트랄 스몰',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지스트랄 미디엄' 등 2가지로 구성됐다. 24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춘 '마지스트랄 스몰' 모델은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중국어(간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한다. '마지스트랄 미디엄'은 미스트랄 챗봇 '르샤'와 API, 클라우드 파트너들을 통해 제공된다. 아르튀르 멍슈 미스트랄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테크 위크' 행사에서 가진 CNBC와의 대담에서 "이번 모델은 수학, 프로그래밍에 매우 뛰어나다"며 "오픈AI의 'o1'이나 딥시크의 'R1'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체 벤치마크 결과 '마지스트랄 미디엄'은 물리·수학·과학 테스트에서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와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래밍 벤치마크에서도 '제미나이 2.5 프로'를 능가하지 못했다. 반면 미스트랄 측은 '마지스트랄'이 경쟁 모델 대비 10배 빠른 응답 속도를 제공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스트랄이 이번 일로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럽 안에선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주목 받는 AI 강자로 꼽히지만 시장 점유율, 매출 측면에선 미국, 중국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로이터는 "기존의 거대언어모델(LLM) 방식이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추론 중심으로 산업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미스트랄에게 이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추론 모델을 내놓으며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해 9월 첫 추론 모델인 'o1' 시리즈 출시 후 올해 1월 'o3', 소형 모델인 'o4 미니'까지 출시했다. 특히 'o3'는 이미 지능지수(IQ)가 130을 돌파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경쟁력도 인정 받은 분위기다. AI 모델들의 IQ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트래킹에이아이닷컴은 최근 오픈AI 'o3'가 멘사 노르웨이 IQ 시험을 본 결과 IQ 1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온라인에서 비공식적으로 IQ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주로 시각적 패턴 인식 능력을 평가한다. 이에 맞서 구글도 올해 3월 '제미나이 2.5 프로'를 내놨다. 구글은 이 모델이 AI 성능 평가 벤치마크인 LM아레나에서 오픈AI 모델을 상당한 격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를 통해 전작 대비 응답지연 시간과 연산비용을 절약한 '제미나이 2.5 플래시'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혈안된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푸스4'와 딥시크 'R1', 알리바바 '큐원3', 바이두 '어니X1 터보', 샤오미 '미모(MiMo)' 등도 추론형 AI 모델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추론형 AI 모델을 속속 내놓으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등이 대표적으로, 이 중 LG AI연구원이 가장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국내 첫 추론형 AI 모델인 '엑사원 딥'을 공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엑사원 딥'은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와 달리 스스로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한층 고도화된 AI로 평가받는다. 최고 모델인 '엑사원 딥' 32B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R1' 671B 모델의 5% 수준이었음에도 수학과 같은 일부 분야 테스트에서 R1을 앞서는 등 효율적인 모델이란 점도 입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경량 모델 '엑사원 딥' 7.8B는 비슷한 크기의 오픈AI의 'o1 미니'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도 이달 말쯤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이 모델은 AI 생성 정보의 사실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벤치마크인 심플QA(영어)에서 90.1점을 기록하며 오픈AI의 4o(90점)급 성능을 나타냈다. 업스테이지 역시 이달 중 추론 모델을 공개하며 경쟁에 불을 지핀다. 기존 AI 모델 '솔라'를 바탕으로 기업 고객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에 선보일 추론형 AI 모델을 통해 학습된 데이터 범위를 넘어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확장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도 이달 안에 중국 딥시크에 버금가는 추론형 AI 모델 프리뷰 '에이닷엑스(A.X) 4.1'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추론형 AI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AI가 향후 미래 산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도화된 추론 능력으로 법률·금융·제조·헬스케어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추론형 AI는 다양한 지적 과제를 인간처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AGI의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며 "추론형 AI 모델이 고도화되며 AGI 개발 전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5.06.11 11:13장유미

[AI는 지금] 美·中선 추론이 대세인데…전 세계 세 번째 LLM 개발국 韓 현 주소는?

인공지능(AI) 시장 경쟁이 추론 모델로 옮겨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도 여야 정쟁 속에 제대로 된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시장 내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추론 특화 AI 개발에 성공한 곳은 LG AI연구원이 거의 유일하다. 지난 2월 공개한 '엑사원 딥'은 국내 첫 추론형 AI 모델로,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와 달리 스스로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한층 고도화된 AI로 평가받는다. 최고 모델인 '엑사원 딥' 32B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R1' 671B 모델의 5% 수준이었음에도 수학과 같은 일부 분야 테스트에서 R1을 앞서는 등 효율적인 모델이란 점도 입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경량 모델 '엑사원 딥' 7.8B는 비슷한 크기의 오픈AI의 'o1 미니'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엑사원'은 LG 내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에 한계가 있다. 이를 상업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LG AI 연구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거나 한컴, 폴라리스 등 일부 업체들처럼 유료 계약을 맺어야 한다. 또 모델 공개를 위해선 출자를 통해 개발에 기여한 계열사들간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엑사원 딥'은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중국 딥시크가 가진 모델처럼 빠르게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던 네이버는 여전히 추론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 상반기 안에 신규 추론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국내외 경쟁사들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이미 공개한 것에 비하면 대응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이 외에 업스테이지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조만간 추론 모델을 선보일 것이란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반면 미국, 중국 기업들은 이미 한 발 앞서 추론 모델을 공개해 경쟁에 불을 지폈다.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는 최근 이용자 질문에 추론하는 것을 넘어 이미지를 보고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추론 모델 'o3'와 소형 모델인 'o4 미니'까지 출시했다. 이는 지난 해 9월 출시된 오픈AI의 첫 번째 추론 모델 'o1'의 후속 모델이다. 'o3'는 이미 지능지수(IQ)가 130을 돌파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경쟁력도 인정 받은 분위기다. AI 모델들의 IQ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트래킹에이아이닷컴은 최근 오픈AI 'o3'가 멘사 노르웨이 IQ 시험을 본 결과 IQ 1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온라인에서 비공식적으로 IQ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주로 시각적 패턴 인식 능력을 평가한다. 이 시험에서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 익스페리멘털'도 IQ가 127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제미나이 2.5 프로'도 추론 모델로, 구글은 이 모델이 AI 성능 평가 벤치마크인 LM아레나에서 오픈AI 모델을 상당한 격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달에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를 통해 전작 대비 응답지연 시간과 연산비용을 절약한 '제미나이 2.5 플래시'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혈안된 모습을 보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제미나이 2.5 플래시를 사용하면 모델 추론의 정도를 제어하고 예산과 성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앤트로픽이 올해 2월 내놓은 추론 모델 '클로드 3.7 소네트 확장형'도 업계에서 주목 받는 모델이다. 이 모델을 통해 사용자는 기존의 LLM을 활용했을 때처럼 즉각적인 응답을 받을 수도 있고 AI가 보다 깊이 사고하도록 추론을 하게 명령할 수도 있다. 이 모델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Bench SWE)'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62.3% 정확도를 기록해 오픈AI의 'o3-미니'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딥시크 쇼크'로 전 세계 AI 업계를 놀래켰던 중국에서도 최근 추론 모델 공개가 한창이다. 딥시크가 올해 1월 추론용 AI 모델 'R1'을 공개한 후 알리바바 그룹이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을 도입한 플래그십 AI 모델 '큐원3(Qwen3)'를 출시했고, 바이두도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어니 4.5 터보'와 추론에 중점을 둔 '어니 X1 터보'를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바이두는 해당 모델이 오픈AI의 'o1' 등 경쟁 모델 대비 동급 성능에 비용은 딥시크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도 지난 달 말 '딥시크 R1'과 유사한 추론 AI 모델 '미모(MiMo)'를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다. 미모는 7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자체 테스트에서 '미모'가 오픈AI의 'o1-미니'와 알리바바 '큐원'을 뛰어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샤오미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인공일반지능(AGI)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다. 샤오미는 위챗 게시물에서 "미모는 새로 구성된 핵심 AI 모델 팀의 첫 시도"라며 "2025년이 대규모 모델 구축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늦은 시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AGI는 장기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AI 기술을 중국이 급속도로 추격하고 나선 가운데 업계에선 추론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신형 오픈소스 모델들이 글로벌 AI 생태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국내에선 LG 외에 뚜렷한 움직임이 없어 AI 기술 주도권 싸움에서 이미 상당히 밀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쩐의 전쟁'에서 한국 AI 기업들이 점차 밀리며 정부 지원에만 목을 메는 경향이 많았다"며 "열악한 투자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기업이 있긴 하지만, 자체 AI 기술을 계속 개발하려는 노력이 예전보다 덜한 곳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등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관되지 않았던 것도 우리나라 AI 경쟁력이 뒤처지게 된 원인"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A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겠지만, 기업들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5.05 08:17장유미

[AI는 지금] "또 축출될라"…샘 알트먼이 SMR 기업 이사회 의장직서 물러난 까닭은?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소형원전(SMR) 기업 오클로(Oklo)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와 이해 관계가 얽힌 알트먼 CEO와 오클로가 선 긋기에 나서면서 향후 오픈AI의 계약을 순조롭게 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트먼 CEO는 지난 2014년부터 오클로에 따로 투자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또 지난 해 5월에는 자신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하 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오클로를 우회 상장했다. 알트먼 CEO는 오클로가 상장할 당시 약 2.6%의 지분을 보유하다 최대 8.2%까지 지분율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오클로의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알트먼 CEO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4.8%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일각에선 알트먼 CEO가 핵융합 스타트업인 헬리온 에너지를 비롯해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확보를 위해 오클로 지분을 일부 매도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알트먼 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다는 소식은 오클로에겐 일단 악재로 작용했다. 오클로의 주가가 장후 거래에서 한 때 14%나 급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알트먼 CEO가 퇴진하면서 오클로의 경영 불확실성과 SMR 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트먼 CEO가 SMR을 미래 AI 시대의 전력난을 해결할 주요 기술로 앞장 서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소식이 오클로 주가에 다소 충격을 준 것 같다"면서도 "이번 일이 오픈AI와 오클로 간 본격적인 협업의 준비 과정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각에선 오클로가 조만간 오픈AI와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알트먼 CEO가 지금까지 두 회사 모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사가 계약을 맺으면 "자기 회사에 유리한 딜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이나 법적 리스크가 따를 수 있었다. 이는 상법상 이해충돌 방지 규정에 맞지 않는 일로, 내부정보 남용이나 편파적 의사결정 등으로 소송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해충돌은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조직의 이익과 충돌되는 상황을 뜻한다. 앞서 알트먼 CEO는 이해충돌을 이유로 과거 오픈AI 이사회에서 잠시 축출되기도 했다. 당시 이사회는 알트먼 CEO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와 오픈AI 간 미래 사업 연계 가능성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면서 "알트먼 CEO가 이사회와의 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해서 책임을 행사할 수 있는 이사회의 능력을 저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해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알트먼은 5일 만에 오픈AI CEO로 복귀했다. 이 탓에 알트먼 CEO는 오클로와 오픈AI의 계약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논란을 해소하려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알트먼 CEO 역시 이번 일이 "이해 충돌 해소"라고 공식적으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트먼 CEO의 의장직 사임으로 오픈AI와 오클로의 이해 충돌이 공식적으로 제거됐고, 오클로 측에서도 오픈AI를 포함한 AI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며 "오픈AI가 향후 청정 에너지 확보를 위한 공급처 중 하나로 오클로를 선택할 여지는 이번 일로 충분히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픈AI가 최근 들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전력 수급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경쟁사들이 이미 원자력 기반 전력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오픈AI도 움직여야 하는 시기"라며 "알트먼 CEO가 오클로 이사회에서 물러난 것은 단순한 퇴진이 아닌, 오픈AI와 오클로 간 협력의 사전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알트먼 CEO가 오클로의 지분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이해충돌이 발생해 양사 간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지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픈AI가 오클로와 계약을 하게 되면 알트먼 CEO가 간접적으로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오픈AI의 자금을 유입시키게 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알트먼 CEO가 오픈AI의 CEO이자 이사회 일원인 만큼 의사 결정에서 중립성 시비가 붙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알트먼 CEO가 관련 계약 의사결정에서 완전히 배제될 경우 양사 간 협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봤다. 또 오픈AI 이사회가 독립적인 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협상을 진행하거나, 오클로의 거래 조건이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오클로에서 알트먼 CEO의 빈 자리는 공동창립자인 제이크 드윗 CEO가 맡게 됐다. 오클로는 차세대 소형 원자로 기술을 개발 중으로, 오는 2027년에 상업 운전을 목표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때 오픈AI가 첫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드윗 CEO는 "우리는 인공지능(AI) 산업과 다양한 분야에 확장 가능한 청정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오픈AI를 포함한 주요 AI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지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23 17:26장유미

[AI는 지금] 앤트로픽도 'AI 음성 비서' 경쟁 가세…오픈AI·아마존·애플·삼성 넘을까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앤트로픽이 자사 인공지능(AI) 챗봇인 '클로드'를 활용한 새로운 음성 비서 제품을 출시한다. 생성형 AI를 탑재한 'AI 음성 비서'가 최근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새로운 격전지가 된 가운데 앤트로픽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음성 모드'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능을 이르면 이달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 지원 기능의 도입으로 텍스트 입력 방식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AI와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제한적인 서비스만 선보일 예정으로, '에어리'와 '멜로우', 영국식 억양의 '버터리' 등 세 가지 음성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앤트로픽은 '클로드'에 음성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음성 AI 스타트업 일레븐랩스, 아마존과 협력 중이란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앤트로픽 경영진도 음성 옵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앤트로픽의 '음성 모드' 출시 소식은 앱 연구원 M1아스트라(M1Astra)가 앤트로픽의 코드에서 발견해 블룸버그통신에 공유하며 드러났다. 앤트로픽은 이번 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앤트로픽의 이 같은 행보가 경쟁사인 오픈AI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앤트로픽이 최근 '클로드 리서치'란 기능을 추가한 것도 지난 2월 발표된 오픈AI '딥 리서치'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외에 구글 '제미나이', 미스트랄 '르샤' 역시 웹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앤트로픽은 클로드 이용자가 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지메일(Gmail), 구글 캘린더, 구글 문서도구에서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조만간 추가할 예정으로, 기능 강화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앤트로픽의 음성 기능 도입은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늦은 편"이라며 "오픈AI, 구글, xAI 등은 이미 음성 기능을 공개했고 메타도 음성 모드를 강화한 '라마4'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앤트로픽이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게 음성 기능을 도입한 만큼 경쟁사들보다 존재감을 더 드러낼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AI 음성 비서 시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알렉사 플러스'와 삼성전자 '빅스비',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 애플 '시리' 등과 함께 오픈AI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오픈AI의 GPT-4o 등장 후 AI 음성 비서 시장은 빠르게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렉사, 시리, 빅스비 등 기존 음성 비서 서비스들은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서 인식하고 답변도 텍스트로 먼저 만든 다음 음성으로 합성하는 식이었다"며 "GPT-4o 이후에는 음성을 음성 그 자체로 인식해 처리 과정이 빨라진 데다 목소리에 담긴 감정이나 배경이 섞인 소리도 알아차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술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성형 AI를 활용한 음성 AI 비서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실제 일본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AI와 머신러닝(ML)을 사용하는 지능형 가상비서(IVA)의 지난해 시장 규모는 147억7천만 달러(약 20조1천억원)로 추정됐다. 2023~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6.2%로, 2030년 시장 규모는 474억 달러(약 64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음성 비서가 앞으로 돈이 될 것으로 보고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앞 다퉈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분위기"라며 "듣고 말하는 AI가 전 산업에 걸쳐 가져올 변화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음성 비서는 사람들이 챗봇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꾸고 사용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오픈AI, 구글과 같은 AI 개발 업체의 핵심 기능으로 부상했다"며 "하지만 AI 음성 제품의 등장으로 다른 사람의 말투를 흉내 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04.16 16:12장유미

[AI는 지금] "아이폰 시대 곧 끝날까"…오픈AI, 애플 디자이너 스타트업 인수 '만지작'

"인공지능(AI)은 컴퓨터와 접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새로운 단말기가 필요한 상태로, 음성 조작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지난 2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던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AI 전용 단말기를 독자 개발하기 위해 본격 나선 분위기다. '아이폰' 등을 디자인 한 전설적인 애플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만든 AI 기기 스타트업 인수에 오픈AI를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7일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아이브와 알트먼 CEO가 함께 설립한 AI 기기 스타트업 'io 프로덕츠(Products)'을 인수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5억 달러(약 6천850억원) 이상을 투입해 개발진을 함께 흡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브는 고(故) 스티브 잡스와 수십 년간 애플에서 근무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의 디자인을 직접 담당했다. 잡스 사후에도 애플에서 일했으나 지난 2019년 퇴사한 후 본국인 영국에서 '러브프롬'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렸다. 이후 러브프롬은 애플 디자이너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애플 제품 디자인 부사장이었던 탕 탄은 지난해 2월 합류해 AI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사업을 맡아 주목 받았다. 이 외에도 패트릭 코프먼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리더와 애플의 인터렉션 아키텍처 팀을 운영하던 콜린 번즈 등 20명이 넘는 전직 애플 직원들도 러브프롬으로 자리를 옮겼다. 러브프롬 외에 아이브는 지난 2023년 알트먼 CEO,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CEO와 함께 'AI 시대의 아이폰'을 발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0억 달러 규모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해 아이브는 지난해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알트먼 CEO와 함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알트먼 CEO와는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의 소개로 만났으며 io 프로덕츠에 에머슨 콜렉티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 역시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터치 스크린 기술과 오리지널 '아이폰'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AI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형태로, 음성 AI 비서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추측됐다. 애플 아이폰이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유저 인터페이스(UI·사용자 환경)를 혁신했다면, 오픈AI는 목소리로 AI 시대에 최적화한 UI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알트먼 CEO는 스마트폰을 대체하도록 설계된 화면 없는 웨어러블 AI 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휴메인에도 투자한 바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화면이 없는 전화기와 AI를 지원하는 가정용 기기가 포함된다"며 "프로젝트를 잘 아는 이들은 '스마트폰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AI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 맞춤형으로 제작된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애플 출신이 만든 휴메인의 'AI핀'이 대표적이고, 코슬라벤처스가 투자한 래빗의 R1이라는 기기도 있다. 아이브와 알트먼이 만드는 하드웨어도 이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확정되지 않았다. 러브프롬 공동 창립자 마크 뉴슨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I 하드웨어와 출시 시기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이용하는 챗GPT와 이에 최적화된 단말기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면에서 모두 AI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구글은 이러한 방법으로 인터넷 시대 패권을 잡았는데, 오픈AI도 AI 패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오픈AI의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사업 확장 방안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픈AI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용 AI 가속기 개발과 함께 AI에 최적화된 웹브라우저와 피지컬 AI를 적용한 로봇 등을 연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협력 관계에 있는 애플, 엔비디아 등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픈AI는 AI 기반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적 펀드를 조성한 이곳은 AI를 넘어 로봇, 바이오테크, 핵융합 등 핵심 기술 분야에 약 2억8천900만 달러(한화 약 3천800억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스타트업 펀드는 단순한 투자 펀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 기업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빅테크로 성장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산업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04.07 16:48장유미

[AI는 지금] 샘 알트먼, 챗GPT 가입자 5억명 돌파 자축 '눈총'…왜?

"샘 알트먼이 특정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그가 저작권에 무심한 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저작권 침해 문제를 두고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허가 없이 언론사들의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비판에 이어 최근 유명 애니메이션 작품을 대가 없이 무단으로 훈련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챗GPT의 새로운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사진을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스튜디오 지브리, 디즈니 등 유명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시켜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후 서버 과부하가 생길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무료 이용자들의 경우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알트먼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챗GPT의 이미지 생성을 좋아하는 것은 정말 즐겁다"면서도 "자사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푸념했다. 하지만 자신도 X 프로필 사진을 챗GPT 이미지 생성 모델로 제작한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이미지로 바꾸며 홍보 효과를 노렸다. 덕분에 챗GPT는 새로운 이미지 생성 모델을 선보인 후 급격하게 이용자 수가 늘었다. 특히 지브리 스타일 열풍이 급속도로 유행하며 챗GPT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 달 말 기준 5억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11월 챗GPT가 처음 출시된 후 2년 4개월 만으로, 지난 해 말 3억5천만 명에서 3개월 만에 30% 이상 급증했다. 올해 선보인 새로운 기능들도 성장세에 도움을 줬다. 오픈AI는 지난 1월 고급 추론(reasoning)이 가능한 AI 소형 모델 'o3 미니(mini)'를 출시한 데 이어 2월에는 최신 AI 모델 GPT-4.5를 리서치용 미리보기(research preview) 방식으로 출시했다. 또 인터넷을 탐색해 식료품을 구매하거나 비용 보고서를 작성하는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Operator)'도 지난 1월 선보였다. 2월에는 인터넷에서 복잡한 연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딥리서치(Deep Research)'를 공개한 바 있다. 알트먼 CEO는 이 같은 소식을 직접 알리며 자축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X를 통해 "지난 한 시간 동안 100만 명의 사용자가 추가됐다"며 "이는 챗GPT 출시 초기 100만 명 달성에 5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오픈AI는 현재 유료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딥리서치'를 조만간 무료 이용자에게 오픈할 예정이어서 챗GPT 이용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오픈AI는 올 연말까지 이용자 수 10억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황이다. 성장세 덕분에 대규모 자금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투자그룹 소프트뱅크 주도로 400억 달러(약 59조원)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번 투자 유치에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지난 해 10월의 1천570억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하는 3천억 달러(약 442조원)로 평가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픈AI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도 넘은 저작권 침해에 기반한 것이라고 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챗GPT를 훈련하는 데이터들을 대가 없이 무단으로 활용하면서 외형 확장에만 몰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일부 기업, 언론사들은 오픈AI가 AI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허가 없이 자사 콘텐츠를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캐네디언프레스와 토스타, 글로브앤드메일, 포스트미디어, CBC·라디오캐나다 등 캐나다 언론사 5곳이 고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23년에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를 제소해 주목 받았다. 미국 작가 단체도 오픈AI가 자신들의 저작 도서를 무단으로 사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다. 소송 과정서 오픈AI가 '북스(books)1', '북스2' 등의 도서 데이터 세트를 삭제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번 지브리 스타일 프사 열풍도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도마 위에 올랐다. 오픈AI 측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와의 저작권 계약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로펌 프라이어 캐시먼의 파트너 변호사인 조시 와이겐스버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픈AI의 AI 모델이 스튜디오 지브리나 미야자키 감독의 라이선스, 또는 승인을 받고 훈련을 한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스튜디오 지브리 측이 조만간 오픈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본질적으로 시시각각 각종 자료를 학습하지 않으면 제구실을 못 한다는 점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과 업체 간 갈등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가 AI 모델을 상업화 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반면, 훈련 데이터의 원작자에게 주어지는 보상 체계가 아직 확립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시급히 보완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5.04.02 16:34장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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