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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반도체 추가 세수로 '미래대응기금' 만든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5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이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와 양극화 대응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메모리 초격차 확보를 위한 차세대 반도체 육성 및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나아가 국민 체감도가 높은 민생경제 관련 중점 법안들을 선정해 오는 9월 정기국회 전에 조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 및 추가 세수 활용 방안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당정청이 미래대응기금 신설 추진을 논의했다"면서 "추가 세수를 미래 성장 동력과 양극화 대응에 사용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당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호황 등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허투루 쓰지 않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래대응기금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기준은 향후 당 정책위원회나 상임위 단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용어의 경우 초과 발생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초과' 대신 '추가 세수'로 정리됐다고 명시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국가 역량 집중 당정청은 대체불가 K-반도체 강국 실현과 메모리 분야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 거점 조기 완성 및 전국 확산, 차세대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부지·인허가 등을 전폭 지원하고,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를 독보적인 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다중 수원 체계도 구축한다. 또한 서남권에는 생산·혁신·정주 여건이 융합된 기업형 첨단도시를 조성해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며 관련 정책 수립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당 차원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3대 메가 프로젝트 지원 TF'를 출범해 법안 통과 등 후속 조치를 적극 뒷받침하고, 정부 역시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국회가 원팀이 돼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적기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 및 3분기 중점 법안 관리 하반기 국정운영은 물가 안정과 고용 개선 등 민생 체감 경기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투자·수출 활성화와 국토 대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지방주도 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청년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당정은 조속한 성과 창출을 위해 입법 추진 상황과 시급성을 고려한 3분기 중점 추진 법안을 선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현재 본회의와 상임위 등에 계류된 법안이 200개를 넘는 상황인 만큼, 부처 간 이견이 없는 법안은 신속히 조정하는 등 단계별 맞춤형 입법 지원을 통해 9월 정기국회 전 적기 입법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2026.07.05 22:26백봉삼 기자

광해광업공단, AI로 광산안전 관리…유플리트와 업무협약

한국광해광업공단(사장 황영식)은 인공지능(AI) 안전관리 솔루션 전문기업 유플리트(대표 최근화)와 'AI기반 광산안전관리 솔루션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광해광업공단은 광산 안전관리 업무부담을 줄이고 체계적인 사고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광산안전관리 시스템에 광산 특성을 반영한 AI 기술 도입을 추진해 왔다. 광해공업공단은 유플리트와 협업해 광산 안전자료를 AI에 내재화해 현장에 최적화한다. 광산관리자와 근로자가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하면 AI가 작업공정을 자동 분류하고 잠재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감소대책을 제안한다. 법적 의무인 위험성평가 보고서 작성도 관련 법령 매칭을 통해 초안을 자동 생성하는 등 일련의 평가 과정을 신속히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광해공업공단은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2단계에 걸쳐 광산안전관리 시스템의 단계적 고도화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광산 안전관리 통합 플랫폼 기반을 조성하고, 'AI 기반 위험성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광산에 시범 도입한다. 내년에는 구축된 위험성평가 시스템을 확대 보급하고 2028년부터는 안전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모니터링 체계'를 갖춘 통합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위험 통보부터 사후 확인까지 전 과정을 연계할 방침이다. 안종만 광해광업공단 광산안전처장은 “광해광업공단의 안전 노하우와 유플리트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고도화된 안전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광산의 실효성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26.07.05 17:01주문정 기자

AI 에이전트, 하루 199GWh 전기사용 예상…미국 반나절 소비 규모

KAIST는 유민수 전기및전자공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이 AI 에이전트 계산 자원과 전력 사용량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컴퓨터 시스템 설계 분야 국제학회인 32회 IEEE HPCA(하이-퍼포먼스 컴퓨터 아키텍처)에 지난 2월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AI에이전트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 검색이나 계산기, 코드 실행 등 다양한 외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우선 AI 에이전트를 데이터센터 서버와 GPU가 지속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작업인 워크로드로 정의했다. 워크로드는 컴퓨터가 수행해야 하는 전체 계산 작업을 말한다. 연구팀이 이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하루 계산량과 에너지 소비를 분석한 결과 기존 단계별 추론보다 평균 9.2배 더 많은 대형 언어 모델 호출을 수행했다. 언어 모델을 반복적으로 호출하면서 응답 시간도 크게 증가했다. 답변 시간은 최대 153.7배 늘어났다. 또 외부 도구가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GPU는 전체 실행 시간의 최대 54.5%를 아무 계산도 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상용 AI 서비스 수준인 70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대형 언어 모델을 사용하는 AI 에이전트는 질문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348.41Wh 전력을 소비했다. 이는 기존 생성형 AI의 단순 질의응답 방식보다 136.5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하루 137억 건의 AI 에이전트 요청이 발생하는 미래를 가정,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하루 평균 198.9GWh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전체 하루 평균 전력 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유민수 석좌교수는 “향후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는 시대에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 모델과 전력 인프라까지 통합적으로 공동 설계, 최적화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국내 전문가도 KSMC(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를 통해 의견을 보탰다. 최기영 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70B LLM(거대언어모델)만으로 단발성 대화를 수행한 것에 비해 같은 LLM을 포함하는 AI 에이전트로 복잡한 질문(HotpotQA)을 수행한 것이 136.5배까지 GPU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경우 어려운 질문에 답을 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면도 있어 적절한 비교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다만 최 전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채팅에 비해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현재 기술로는 훨씬 더 큰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손화철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는 "AI 소비 전력 문제는 이미 많이 제기되었지만, AI 발전 과정에서 곧 해소될 사소한 문제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AI의 미래에 대한 장미빛 예측을 하는 사람들은 전력 문제를 외면하거나, 이 문제가 곧 해결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와 확신에 기대곤 한다. 그러나 AI가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AI 사용으로 생기는 유익이 무엇이고, 누구의 유익을 위한 것인지를 좀 더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는 이어 "AI 기술 발전이 필연이고, 모두의 유익이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 발전이 모두의 유익이 되도록 하기 위한 논의와 방향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7.05 16:46박희범 기자

트럼프 AI 정책 설계자 "미국 AI 혁신 가로막는 규제 없을 것"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정책 설계를 주도했던 스리람 크리슈난 전 백악관 AI 정책 고문이 미국 AI 산업이 과도한 규제 대신 혁신 중심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정부가 첨단 AI 모델에 대한 사전 보안 검증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를 상시 허가제로 확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드러냈다. 스리람 크리슈난 전 백악관 AI 정책 고문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AI를 대상으로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규제기관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첫날부터 과도한 관료주의와 규제를 반대해왔고 승자와 패자를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은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리슈난은 중앙집중형 규제기관이 AI 모델 출시마다 법률 검토와 행정 절차를 요구할 경우 미국 AI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최근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 공개를 일시 중단시키고 오픈AI의 최신 모델 공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규제 기조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크리슈난은 정부 개입이 상시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는 국가 시스템과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첨단 AI 모델 출시가 수주씩 지연된다면 미국의 혁신에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내 AI 반대 여론이 커지는 책임도 업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AI를 통한 긍정적 효과보다 일자리 상실과 같은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를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AI 확산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일반 국민도 기술 발전의 성과를 체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AI 모델을 사용할 때나 관련 기업 가치가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함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크리슈난은 백악관 재직 당시 주(州) 단위 AI 규제를 제한하는 정책과 AI 액션플랜 수립에 참여한 핵심 인물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백악관 AI 정책 고문직에서 물러났으며 향후 미국과 동맹국의 AI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외부 자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정부 주도 허가제보다 업계의 자율적인 안전 검증 체계가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주요 AI 기업과 반도체 업체, 보안 기업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첨단 모델의 취약점을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개방형 AI 생태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크리슈난은 "미국인들은 AI가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술이라는 점을 느껴야 한다"며 "혁신을 지키면서도 국민들이 AI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7.05 16:03한정호 기자

다음도 'AI 요약' 참전…네이버·구글과 AI 검색 맞대결

네이버와 구글에 이어 다음도 '인공지능(AI) 요약' 서비스를 내놓으며, AI 검색 경쟁에서 맞붙게 됐다. 이들은 모두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서비스에 적용했으며, 각각 양질의 답변, 사용성, 정확성을 강점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 1일 검색 결과를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AI 요약'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LLM이 웹 문서를 직접 분석해 검색 결과에 대한 종합적 답변을 제공한다. 앞서 네이버와 구글도 유사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네이버와 구글은 'AI 브리핑', 'AI 오버뷰'를 선보였으며 각각 웹사이트 검색 시 요약된 답변 옆에 원본 콘텐츠를 표시해준다. 네이버·다음·구글, 자체 LLM 활용…서비스 자율성↑ 세 서비스 모두 자체 LLM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AI 브리핑은 하이퍼클로바X를, 구글 AI 오버뷰는 제미나이를, 다음은 업스테이지의 '솔라'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자체 LLM을 보유할 경우 워크플로우(작업 흐름)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 보다 자유롭게 활용 가능하다. 솔라는 업스테이지가 주관사로 참여하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다량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해 한국어에 특화됐다. 제미나이는 멀티모달 기술력과 구글 생태계 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방대한 지식을 학습했다. 답변의 질·사용성·정확성이 무기…AI 검색 경쟁 본격화 그 중에서도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지식인, 플레이스 등 실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30년 가까이 운영하며 쌓아온 데이터뿐만 아니라 자체 생태계 내의 최신 자료를 기반으로 잘 요약된 답변을 내놓는다는 것을 AI 브리핑의 특장점으로 꼽았다. 다음은 AI 요약의 '사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다음 운영사 AXZ 관계자는 “솔라 모델 도입으로 보다 정확하고 빠른 AI 검색을 제공할 수 있고, 추후 실제 생활에서 활용성 높은 버티컬 특화 영역도 구상하고 있다. 다음의 AI 검색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정확성을 AI 오버뷰의 특징으로 언급했다. 최상위 웹 결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만 표시하도록 설계됐으며, 타 LLM처럼 환각(할루시네이션)을 일으키거나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글은 앞뒤가 맞지 않는 쿼리를 보다 잘 감지하는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풍자·유머 콘텐츠를 답변에 포함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아울러, 콘텐츠 정책을 위반하는 개요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2026.07.05 14:10박서린 기자

AI로 지진 행동요령 알린다…행안부, 국민 영상 공모전 개최

행정안전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진 안전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 국민이 직접 AI로 지진·지진해일·화산 재난 행동요령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재난 대응 역량과 안전문화를 확산한다는 취지다. 행안부는 '2026년 지진안전 AI 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공모전은 오는 6일부터 8월 9일까지 진행되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개인 또는 최대 5인으로 구성된 팀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공모전은 교육과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콘텐츠 제작 수단으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국민이 직접 지진 안전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지진·지진해일·화산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재난 대응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8년 시작된 지진안전 공모전 가운데 처음으로 '국민 선호도 심사'를 도입한다. 전문가 심사와 함께 소통24 누리집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숏폼 형식의 AI 영상을 통해 행동요령을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공모 주제는 ▲지진·지진해일·화산 발생 시 행동요령 ▲내 주변 지진·지진해일 대피장소 찾기 ▲지진안전문화 확산 콘텐츠 등이다. 참가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30초 이상 60초 미만의 세로형 영상을 제작한 뒤 지진안전 누리집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접수된 작품은 사전 적격심사와 전문가 평가, 국민 선호도 심사, 공개 검증을 거쳐 총 20점을 선정한다. 총상금은 1000만원 규모로, 대상 수상자에겐 행안부 장관상과 상금 200만원이 수여된다. 우수작은 지진안전주간 등 다양한 홍보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행안부는 공모전과 함께 공공시설물 내진율 향상과 민간시설물 내진 보강 지원도 지속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관계기관 담당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내진보강사업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으며 민간시설물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한 비용 보조와 세제 혜택, 전국 단층 조사도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 중이다. 김용균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은 "지진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인 만큼 평소 행동요령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공모전이 AI 기술과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나 대한민국의 안전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26.07.05 13:28한정호 기자

장석복 IBS 원장 "30대 연구단장 뽑아 '돌파형' 연구할 것"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이 연구 단장급 연령대를 10년 정도 앞당기는 파격적인 인사를 예고했다. 돌파형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장석복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지난 1일 기관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장 원장은 "젊은 개척가형 연구자를 모셔, 돌파형 연구가 시작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독일 막스프랑크나 헬름홀츠 연구소는 노벨상 수상자가 31명이 나왔다. 그들 임용시기가 평균 41~44세고, 일을 처음 시작한 것이 보통 37~38세다"라며 "우리도 연구의 중심 축인 연구단장 임용 시기를 10년 정도 점진적으로 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 원장은 혁신적인 30~40대 연구자가 주도하는 개척가형 연구단을 5년 내 10개 이상 출범시킬 계획이다. "노벨상 수상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아니지만, 의미는 있다. 10년 이내 우리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 원장은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에 대해 "통계적으로 보거나 외국에서 노벨상을 받는 잣대 등을 평가해보면, 국내에도 후보자들이 여러 명 있다. 단장급 중에서도 있다. 지금은 조명받지 못할지 몰라도 순식간에 각광받는 인물이 나올 수 있다"며 "조금만 호흡을 갖고 기다려달라. 10년 정도면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개방형 연구생태계 조성에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IBS가 그동안 기초연구만 하도록 하는 경직된 연구 방향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전면 오픈해 대학이나 출연연구기관, 기업, 병원 등의 연구주체와 협력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기초과학 범주를 중요시 하되, 연구단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가져간다는 것. 장 원장은 "기관운영 기본철학은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이 연구분야를 창출하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며 "정책이나 연구 방향에 맞춰 연구단장을 임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사람을 먼저 발굴할 것이다. 그가 어떤 연구하든 자율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원장은 또 "최근 하사비스 구글 딥 마인드 CEO가 노벨상을 받았듯 과학기술이 기초과학을 앞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연구분야 역시 기초과학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 확장형으로 기관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시로 장 원장은 양자과학, 합성생물학, 신소재, 유전자 치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차세대 연구 분야를 집중 발굴, 육성할 뜻을 내비쳤다. 인공지능(AI)도 강조했다. 장 원장은 "AI가 전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기초과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효율성과 집중도 면에서 이미 AI역할이 벅찰 정도로 쇄도하고 압도하고 있다. IBS도 AI를 기초과학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프라도 확충 문제도 거론했다. 본원 2차 청사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 축적과 함께 UNIST, GIST, DGIST 캠퍼스를 순차로 건립해 나갈 계획이다. 또 중이온 가속기(라온) 신임 소장 조기 선임으로 내실화를 기할 방침이다. 장 원장은 "현재 라온은 빔라인이 잘 작동하고 있다"며 "많은 이용자들이 높은 수준의 빔을 이용해 연구를 수행하고, 사용자 중심의 시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GPU 1천장 도입 계획…연구영역 확대가 응용분야 한다는 말은 아냐" 이외에 장원장은 질의 응답에서 "돌파형 연구 의미는 그라운드브레이킹(혁신적인)이다. 새로운 지형을 돌파하거나 만드는, 연구영역을 새로 개척하는 것이다. 유명 저널에 연구결과 발표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이끌어 내는 연구가 훨씬 더 중용한 일로 여기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접목과 관련해서는 GPU 1,000장 정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조만간 UNIST에 AI를 기반으로 하는 합성 생물학 분야 연구단이 출범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IBS 연구영역 확장과 관련 장 원장은 "출연연까지 영구 영역을 넓히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위적인 확장이 아니다. 현재는 IBS가 다른 분야 연구진과 협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 규제 높이를 좀 들어올려 임상 등의 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IBS가 응용 연구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2026.07.05 13:13박희범 기자

[이정규 칼럼] 완벽한 AI, 불완전한 인간

인간은 완전해서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완전하기 때문에 서로를 필요로 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갑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닮아갈수록, 이 역설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1891년 교황 레오 13세는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발표했습니다. 산업혁명이 초래한 노동 문제와 빈부 격차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제시한 최초의 본격적인 사회 회칙이었습니다. 135년이 지난 올 5월, 교황 레오 14세는 회칙 '위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발표했습니다. 전자가 기계문명 속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했다면, 후자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다움의 의미를 다시 묻습니다. AI가 점점 더 인간을 닮아가는 시대에, 인간만의 고유함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레오 14세는 그 답을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존재 방식에서 찾습니다. 기계는 계산하지만 인간은 관계를 맺습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AI와 인간을 구분하는 가장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관계는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보를 교환한다고 관계를 맺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내어주고, 고통을 함께 견디며, 서로의 삶에 책임을 질 때 비로소 관계가 시작됩니다. 머지않아 AI는 로봇의 몸을 입고 인간과 함께 일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때 인간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역할도 '통제하는 존재'에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존재'로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AI에게 정답을 묻기도 하지만, 함께 고민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가장 큰 자산은 유한성입니다. AI는 부품을 교체하며 계속 존재할 수 있지만 인간의 삶에는 끝이 있습니다. 바로 그 유한성이 인간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과 시간을 상대에게 내어줄 수 있습니다. 그 희생은 복구할 수 없는 상실을 전제로 합니다. 반면 AI의 자기희생은 설계된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죽음을 자각하는 존재의 결단과는 다릅니다. 자유의지가 희생을 사랑으로 만듭니다. AI는 희생하도록 설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최적화된 결과입니다. 인간의 희생은 선택입니다. 거부할 수도 있지만 상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때 비로소 헌신이 됩니다. 희생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유의지에서 비롯됩니다. 레오14세는 '성 아구스티노' 수도원 출신입니다. 그래서 교황의 회칙이 성 아우구스티노 영성의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사랑을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재를 완성하는 질서라고 보았습니다. 사랑은 계산이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 속에서 완성됩니다. 그래서 불완전함은 인간의 결함이 아니라 존엄입니다. 인간은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합니다. 헌신하면서도 흔들리고, 후회하면서도 다시 손을 내밉니다. 인간의 사랑에는 언제나 갈등과 모순이 함께 존재합니다. 반면 AI가 구현하는 헌신은 언제나 논리적이고 일관될 것입니다. 완벽한 판단과 완벽한 위로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완벽한 답이 아니라, 같은 유한성을 살아가는 존재가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며, 함께 흔들려 주는 경험일지 모릅니다. 레오 14세가 말한 '위대한 인류'는 인간이 모든 존재 위에 군림한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자신의 유한함과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끝내 사랑하고 책임지는 존재라는 고백입니다. AI가 완벽해질수록 인간은 더욱 불완전해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간다움은 의외로 현대의 대중음악에서도 발견됩니다. AKMU(악뮤)는 노래합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슬픔을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품어야 할 성장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이 가사는, 인간의 불완전함 속에서 존엄을 발견하는 레오 14세의 메시지와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은 완전해서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끝내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위대합니다. 오늘, 당신의 유한한 시간을 내어 누군가의 흔들림을 묵묵히 지켜봐 주십시오.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곁을 지키는 것, 그것이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위대한 선택입니다.

2026.07.05 13:00이정규 컬럼니스트

'전기 먹는 하마' AI 데이터센터, 물도 많이 먹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빅테크사 물 사용량이 새로운 환경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이 공개하는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수치에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물이 대부분 제외돼 실제 사용 규모보다 적게 집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는 지난해와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총 1조 달러(약 1530조원)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물 사용량은 대부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현재 빅테크 가운데 데이터센터 직접 물 사용량과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간접 물 사용량을 함께 집계하는 곳은 메타가 유일하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의 직·간접 물 사용량을 모두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규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미국 데이터센터의 간접 물 사용량이 직접 사용량보다 평균 12배가량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확대가 지속될 경우 물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지역사회 간 물 확보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은 최근 공개한 2025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물 사용량이 109억 갤런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된 물이지만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간접 물 사용량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네덜란드 브리예대학교 암스테르담의 알렉스 드 브리스-가오 연구원은 구글의 간접 물 사용량이 직접 사용량의 약 3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은 사용 전력 100%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구매가 실제 지역 내 화석연료 발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과 물 소비 문제까지 상쇄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메타는 2024년 간접 물 사용량이 190억 갤런으로 직접 사용량의 20배를 넘는다고 공개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수자원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간접 물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별도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다. MS는 내년부터 신규 데이터센터에 물을 재사용하는 폐쇄형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고 사용량보다 많은 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도 데이터센터의 물 효율이 업계 평균보다 7배 높으며 전 세계 700개 이상의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를 운영해 에너지와 물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이러한 목표는 직접 물 사용량을 기준으로 한다. 데이터센터 입지 역시 변수다. 최근 조사에선 미국 신규 데이터센터의 약 3분의 2가 피닉스 등 물 부족 지역에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세레스는 피닉스 지역 데이터센터의 직·간접 물 수요가 2031년에 도시 전체 물 사용량의 20%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초기 주입 이후 추가 물 공급이 필요 없는 폐쇄형 냉각 기술을 공개했으며 기존 증발식 냉각 방식보다 물과 전력 사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데이터센터를 해당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쉬 파커 엔비디아 지속가능성 총괄은 "AI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냉각보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사용량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며 "AI 산업의 전력 소비만 유독 엄격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AI는 다른 산업의 에너지·물 사용 효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5 11:44한정호 기자

[기고] AI 패권 전쟁, '필수불가결 AI'로 승부하라

지난 6월 12일, 워싱턴발 서한 한 장이 한국 AI 생태계를 뒤흔들었다. 미국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에 최상위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앤트로픽 글로벌 보안 협력체에 참여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접근 권한이 불과 열흘 만에 사라졌다. 혈맹이라 불리는 동맹국조차 예외는 없었다. 대한민국 반도체와 통신을 지탱하는 첨단 AI 인프라가, 태평양 건너 어느 관료 서명 한 번으로 하루아침에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이 눈앞에서 확인된 순간이었다. 19일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은 미 상무부로부터 수출통제 해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계 유료 이용자들은 미국시간 7월 1일(한국시간 7월 2일) 부터 순차적으로 페이블5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초기 일정 기간은 정액 구독이 아닌 사용량 기반 종량 과금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해프닝은 봉합된 듯 보인다. 그러나 봉합 조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위기감은 더 짙어진다. 미 상무장관은 앤트로픽이 향후 출시할 모델 보안 위험을 정부와 사전 협의하고, 모델에서 발견되는 이상 활동을 정부에 보고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통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즉 접근이 복원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 상시적 감독과 재량 아래 '허가'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19일간 겪은 마비는 우연한 소동이 아니라, 앞으로도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세상은 인공지능(AI)이 국가 생존을 결정짓는 'AI 대전환' 시대에 진입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G2 체제 속에서 세계 각국은 '소버린 AI'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로서 AI 주권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해 왔다. 이번 사태는 그 절박함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그것도 실시간으로 증명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을 바라보는 미국과 유럽의 시선에는 이미 '기술 민족주의' 혹은 '신보호무역주의'라는 오해와 경계가 서려 있다. 미국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독자적 행보는 자칫 통상 마찰이나 기술 고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 국내 AI 업계에서도 "외산 기술을 들여와 국산 상표만 붙인다고 소버린 AI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소버린'이라는 구호만으로는 국제 사회 신뢰도와 시장 선택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소버린'이라는 배타적 성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이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전략적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해답이 바로 '필수불가결 AI(Mission-Critical AI)'다. 필수불가결 AI 초고신뢰성 지향…"없으면 나라도 멈출 수 있다" '소버린'이 국가 주권을 강조하는 정치적·방어적 용어라면, '필수불가결'은 산업적 실리와 기술적 필연성에 집중하는 용어다. 필수불가결 AI란 단 1초의 오차, 단 0.1%의 불량도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 제조·에너지·국방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서 작동하는 초고신뢰성 AI를 뜻한다. 쉽게 말해 '멈추면 안 되는 AI', '없으면 공장도 나라도 멈추는 AI'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제조 분야는 필수불가결 AI의 가장 강력한 전쟁터다. 반도체, 조선, 배터리 등 한국이 세계를 호령하는 제조 현장은 0.1%의 불량도 허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부도 이미 이 흐름을 읽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자동차·IoT가전·기계로봇·방산 등 4대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아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 딥엑스는 현대차 로보틱스랩과 손잡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검증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로봇에 탑재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이곳에서 쓰이는 AI는 단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범용 생성형 AI와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외부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온디바이스 기술과 저전력 AI 반도체가 결합된 '피지컬 AI'가 그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적 명칭의 전환은 대외 관계에서 강력한 레버리지가 된다. 미국을 향해서는 "우리는 당신들의 경쟁자가 아니라, 미국 제조 부활(Reshoring)을 돕는 필수적인 안전장치이자 파트너"라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유럽AI법 데이터 품질 검증, 인간의 감독 등 요구 기준 엄격 규제의 칼날을 세우는 유럽에는 더 구체적인 카드가 있다. 지난 6월 EU AI법의 고위험(High-risk) AI 시스템 요건이 본격 발효됐다. 제조 현장 안전 구성요소에 쓰이는 AI에는 위험관리 체계, 데이터 품질 검증, 인간의 감독 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애초부터 '0.1%의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 신뢰성을 설계 목표로 삼아온 한국의 필수불가결 AI는 이 요건을 위협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도달해 있는 표준으로 제시할 수 있다. "우리는 AI법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모범 사례"라는 명분이 그것이다. 즉 '주권'을 내세워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성'을 내세워 상호 의존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결국 기술의 완성은 사업화에 있다. 아무리 훌륭한 주권론도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그리고 상대국이 접근을 차단하는 순간 무력해진다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19일 만에 접근이 복원됐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그 복원조차 미국 정부의 승인과 감독을 조건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주권은 고립된 성벽 안의 독점권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기술 없이는 세계의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불가대체성(Irreplaceability)에서 나온다. 정부와 기업은 이제 '소버린 AI'라는 용어에 담긴 애국적 열망을 '필수불가결 AI'라는 냉철한 실리 전략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폐쇄적 자국 중심주의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전 세계 산업 현장의 심장을 장악하는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미토스·페이블 사태가 던진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번 서한 한 장이 다시 날아왔을 때, 우리 손에 대체 불가능한 카드가 쥐어져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AI가 세계의 비즈니스를 멈추지 않게 만드는 '신뢰의 엔진'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07.05 11:00김재수 컬럼니스트

"AI 수요 잡자"…TSMC, 내년 설비투자 '780억 달러' 전망

TSMC가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액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5일 골드만삭스 리포트를 인용해 TSMC의 설비투자액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TSMC의 설비투자액 전망치를 2027년 700억 달러(107조원)에서 780억 달러(119조원)로 상향했으며, 2028년 투자액도 740억 달러(113조원)에서 820억 달러(125조원)로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TSMC의 2026년 설비투자가 560억 달러(86조원)로 기존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2027년 이후 더 많은 클린룸이 순차적으로 완공·가동됨에 따라, TSMC가 전공정과 후공정 생산능력 투자를 한층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생산능력 확충이 예상을 웃돌고 긴급 주문 수요와 생산 효율 개선의 수혜가 더해지면서 매출이 향후 2년 동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위청징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분기 동안 AI 가속기와 서버 중앙처리장치(CPU)발 성장 모멘텀이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2027년에는 수요 성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청징 애널리스트는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TSMC가 첨단 공정에서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생산능력 구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청징 애널리스트는 첨단 공정 로드맵을 주목했다. 그는 "2027년 말까지 3나노와 2나노의 웨이퍼 월 생산능력이 각각 20만 장, 14만 장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2나노의 첫해 웨이퍼 생산량이 3나노보다 45% 많아 채택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며 "2026년 신주 팹20과 가오슝 팹22의 빠른 증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나노는 TSMC의 공정 중 가장 앞서 있는 공정으로, 올해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또한 초기 양산 확대 단계를 지난 뒤 2026~2028년 사이 2나노 및 A16 생산능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70%에 달할 전망이며, 5나노 이하 공정이 2026~2028년 웨이퍼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9%, 75%, 8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후공정 첨단 패키징(CoWoS) 투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6~2028년 연간 CoWoS 생산능력은 127.5만 장, 273만 장, 348만 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27.5만 장, 249만 장, 315만 장을 웃도는 수치다. 위청징 애널리스트는 "AI 수요 성장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TSMC를 '매수' 의견으로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를 2750 대만달러에서 3000 대만달러로 9% 상향했다. TSMC는 오는 1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026.07.05 09:29진운용 기자

돌아온 '클로드 페이블5' 기대 이하…강화된 안전장치 불만

앤트로픽의 신형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페이블5(Claude Fable 5)'가 미국 정부 규제 완화로 다시 공개됐다. 하지만 사용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강화된 안전장치가 정상적인 작업까지 제한하면서 실사용 경험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5일 레딧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선 페이블5의 성능이 초기와 다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용자들의 불만은 성능 자체보다 사용 중 발생하는 과도한 차단과 모델 전환에 집중되고 있다. 레딧과 개발자 포럼에는 특정 작업을 요청하면 안전 정책이 개입해 자동으로 이전 버전인 클로드 오퍼스 4.8(Opus 4.8)으로 전환된다는 사례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새로운 가드레일이 너무 많은 작업에서 작동해 오퍼스로 전환된다"며 "이건 과거에 쓰던 페이블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발자는 "사용하지 않는 코드를 검색하는 단순 작업조차 오퍼스로 전환되지 않고는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C, C++, 러스트, 윈32 API, 메모리 관리 등 시스템 프로그래밍 작업이나 프로젝트 파일에 '보안(security)', '취약점(vulnerable)', '안전하지 않음(unsafe)', '후킹(hook)' 등 보안 관련 용어가 포함된 경우 작업이 차단되거나 오퍼스로 전환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또 AI 코딩 그룹 브릿지마인드가 자체 벤치마크로 측정한 결과 재배포된 페이블5의 디버깅 점수는 86.2에서 25.9로, 리팩토링 점수는 73.6에서 38.4로 급락했다. 이 수치 역시 AI모델 능력 자체가 떨어졌다기보다 과도하게 이전버전으로 우회 처리하는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은 서비스 중단 원인이 된 취약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아마존 연구진이 발견한 해당 취약점은 특정 프롬프트를 입력할 경우 페이블5의 안전장치를 우회(탈옥)해 사이버 공격에 악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취약점을 식별하고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안전 분류기가 페이블5에 새롭게 학습됐다. 해당 분류기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요청을 탐지할 경우 사용자에게 이를 알린 뒤 응답을 오퍼스 4.8로 자동 전환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앤트로픽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페이블5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갖춘 만큼 일부 무해한 코딩·디버깅 작업도 오탐지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사용자가 모델의 다양한 기능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6.07.05 09:15남혁우 기자

"아시아 AI인프라 허브로"...SKT, 15GW 규모 AIDC 구축 추진

SK텔레콤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최대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추진에 나선다. AI 컴퓨팅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AI 3강'이라는 정부 목표와 지역 균형 발전을 연계해 AIDC 전략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1GW급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약 7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업비는 자체 투자 외에도 전략적 파트너 투자, 고객사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AI 컴퓨팅 인프라 공급부족 선제 대응 SK텔레콤은 이같은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는 AIDC 구축에 나선 배경으로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꼽았다.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씩 성장하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2030년 미국에서만 약 15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전망이다. 아마존이 올해 약 2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자본지출(CAPEX) 계획을 발표한 것도 AI 자원 공급을 최대한 빨리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들은 미국에 집중됐던 데이터센터 투자를 세계 각지로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DC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핵심 부품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건과 반도체 생산시설 운영을 통해 축적한 GW급 인프라 운영 역량을 보유해 AIDC 입지로서 매력도가 높다. SK텔레콤은 이러한 탄탄한 수요와 입지적 강점을 기반으로 15GW 규모의 AIDC를 구축할 계획이다. 영남권 2GW 우선 구축, 서남권 1GW 추가 구축 우선 울산에 짓고 있는 1호 AIDC를 시작으로 영남권 전체에 2GW 이상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수요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또한 서남권 1GW 추가 구축을 포함해 국내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오픈하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초기 투자 부담과 사업 위험 최소화를 위해 수요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가며 2035년에 15GW 규모의 AIDC가 순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AIDC 인프라 핵심 요소는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운용 역량이다. SK그룹은 이러한 핵심 역량을 계열사 별로 이미 확보하고 있다. 이번 AIDC 구축 프로젝트에는 각 계열사가 참여해 그룹이 보유한 풀스택 AI 인프라 역량을 총결집할 예정이다. 풀스택 역량 갖춘 SK그룹, SKT는 AI 인프라 설계자 특히 SK텔레콤은 'AI 인프라 설계자'로서 AIDC 설계 구축 운영을 총괄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미 SK텔레콤은 AIDC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며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는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AWS와 하이퍼스케일급 AIDC를 건설 중이다. 특히 이곳은 글로벌 선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의 높은 기술 요구 수준을 반영해 AIDC에 특화된 냉각과 전력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지난해 11월 'SK AI 서밋 2025'에서는 정재헌 CEO가 AI 인프라 구축 로드맵을 공개하며, 국가대표 AI 사업자로서 AI 인프라 진화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며,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총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AI 팩토리' 운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2027년 AI 팩토리 운영을 시작해 향후 GW급 규모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DC 구축은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산업계·지역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핵심 AI 인프라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5 09:00박수형 기자

"전문 직원 없이도 되네"…1인 커머스, AI로 확장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이 인공지능(AI)을 만나 1인 사업자 판매 구조로 바뀌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비롯한 숏폼 콘텐츠, 상품 이미지 제작, 고객 반응 분석 등 커머스 운영 방식이 자동화되면서 크리에이터 혼자서도 상품 기획부터 판매, 마케팅까지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업무 자동화 AI 기술이 크리에이터 중심 커머스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1인 크리에이터도 별도 인력 없이 A를 통해 판매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대표 사례는 크리에이터 플랫폼 '그립'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다. 그립컴퍼니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라이브 커머스 전반에 적용해 크리에이터 매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핵심은 방송 중 발생한 시청자 반응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라이브 이후에도 판매가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그립컴퍼니는 크리에이터가 라이브 방송을 마친 뒤 댓글, 좋아요 등 시청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주요 장면을 추출하고 쇼츠와 바로보기(VOD)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별도 편집 인력을 두지 않아도 방송 콘텐츠를 재가공해 추가 판매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기능을 통해 발생한 매출은 전체 판매량 10%를 차지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이 끝난 뒤에도 하이라이트 영상과 주문형 비디오(VOD)가 상품 노출을 이어가면서 크리에이터의 비방송 시간까지 수익화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립컴퍼니는 향후 라이브 방송 전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는 상품 섬네일 자동 제작, 라이브 방송 스크립트 초안 작성, 시청자 채팅 반응 요약 등 크리에이터가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능은 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운영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AI가 좋아요, 매출, 주문 등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판매 전략 수립을 돕고, 방송 중 어떤 상품에 반응이 높은지 파악해 크리에이터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다. 그립컴퍼니는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단순한 팬덤 판매를 넘어 데이터 기반 커머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크리에이터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던 상품 소개, 방송 구성, 후속 콘텐츠 제작이 AI 분석과 자동화 기능을 통해 보다 체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바자 사이서 커지는 'AI 크리에이터 커머스' 크리에이터 취향과 신뢰 기반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리서치는 2023년 2500억 달러(약 383조원) 규모였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이 2027년 약 4800억 달러(약 73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카페24와 미리캔버스 등 관련 플랫폼도 1인 크리에이터 커머스 운영을 지원하는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카페24는 올인원 홈페이지 솔루션 'AI 홈페이지 빌더'를 통해 크리에이터가 전문 인력 없이도 온라인 브랜드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카페24의 AI 홈페이지 빌더는 생성형 AI 기반 홈페이지 제작 환경과 결제, 고객 관리 등 운영 기능을 한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크리에이터는 디자인 템플릿을 활용해 홈페이지 제작을 시작하고, AI 에디터로 디자인과 구성을 수정할 수 있다. 홈페이지 구축 이후에는 통합 어드민에서 방문자 통계, 예약 관리, 콘텐츠 운영, 문의 접수, 온라인 결제 기능을 관리할 수 있다. 미리캔버스는 디자인 특화 AI 서비스를 통해 크리에이터 홍보물 제작 부담을 낮추고 있다. 미리캔버스는 SNS 카드뉴스, 상세페이지, 유튜브 썸네일, 웹 포스터 등 53만 개 이상의 템플릿을 제공해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홍보물을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리캔버스의 디자인 맥락 인식 AI 엔진은 작업 중인 디자인의 톤앤매너를 분석하고, 이에 어울리는 아이콘과 이미지 요소를 추천한다. 이를 통해 디자인 전문 지식이 부족한 크리에이터도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홍보물을 제작할 수 있다. AI 이미지 제작 서비스 '미리클'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홍보물과 제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크리에이터는 별도 촬영 없이 스튜디오 수준의 제품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현지화 번역 디자인도 제작할 수 있다. 이 기능은 1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2026.07.05 08:52김미정 기자

환각은 줄이고, 검색은 빠르게…네이버, 'AI탭' 핵심 기술 공개

“네이버는 서비스 역량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기본 역량은 경쟁사를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하고, 전문 역량은 글로벌 프론티어 최고 수준과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기창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테크 딥톡 세션에서 이같이 말하며 AI탭에 적용된 초거대 언어모델(LLM)의 지향점을 공유했다. AI탭은 네이버가 지난달 26일 정식 출시한 대화형 검색 서비스로,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맥락을 이해해 답변을 제공하는데 이어 쇼핑, 장소 탐색 등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에이전틱 검색 서비스다. 특히, AI탭에는 기존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AI 검색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경량 모델인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이 적용됐다.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은 네이버의 데이터·서비스 시나리오·사용자 피드백을 모델 설계 전반에 반영했다. 데이터·아키텍처·트레이닝 3대 축으로…MoE 도입으로 응답속도 향상 이번 모델은 서비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 아키텍처, 트레이닝 3대 축을 중심으로 개발됐다. 문서 품질 필터를 통해 학습 데이터의 품질을 높였으며 복잡한 사용자 요청과 최적의 답변을 매핑하는 '비스형 데이터 수집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검색·쇼핑·플레이스·생활정보 분야의 데이터를 사전 학습 단계부터 반영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대규모 서비스 환경에 최적화된 MoE 구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 HCX 대비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처리량을 확보했다. 사용자 경험과 직결되는 E2E Latency도 단축했다. 이는 입력부터 최종 답변 완료까지 걸리는 총 소요 시간으로 낮아질수록 좋은 모델로 평가된다. 기존 트랜스포머 구조 모델의 경우 입력 길이가 늘어날수록 연산량이 제곱으로 증가해 응답 시간이 가파르게 늘어나지만, 해당 모델은 연산량을 입력 길이에 선형적으로 비례하는 수준으로 개선해 긴 문맥에서도 안정적인 응답 속도와 높은 처리량을 유지한다. 트레이닝 단계에서는 강화학습에 투입되는 컴퓨팅 자원이 기존 HCX 대비 2배 이상 확대됐으며, 답을 낼 수 없는 질문에 대해 추가 조건을 되물었을 때 보상을 부여해 모델 성능을 높이는 강화학습 기술도 새롭게 적용됐다. AI가 모호한 요청을 임의로 해석하지 않고, 추가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명료성 강화학습(Clarify RL) 기술로 환각 현상을 개선했다. 자기정책 기반 증류(OPD) 기법 역시 함께 적용됐다. 학습 중인 모델이 직접 생성한 답변을 고성능 모델이 토큰 단위로 첨삭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전문 영역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데다 고성능 모델 성능이 높아질수록 학습 중인 모델도 함께 향상되는 지속적 개선 구조를 갖는다. AI탭에 적용된 모델의 '검색·구매·예약' 등의 실행 품질을 네이버가 종합적으로 평가한 자체 벤치마크 결과 '서비스 역량'은 108점으로 경쟁사 평균인 100점과, 경쟁사 최고점인 106점보다 높았다. 지시 이행과 일본 도구 호출 등 기본 역량에서는 104점을 기록해 경쟁사 평균인 100점을 웃돌았다. 박사급 과학문제를 해결하는 전문 역량은 97점으로 경쟁사 평균인 100점보다 소폭 낮았다. 이 이사는 “세 역량을 지금 모두 잘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본, 전문 역량도 힘을 주면 열심히 해서 (타사를) 따라갈 수는 있다. 어디서 가장 잘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서비스 관련 역량에 더 집중 투자해야겠다고 전략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 구동 담당하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스마트렌즈는 넥스트 스텝 담당 현장에서 네이버는 AI탭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핵심 기술인 '하네스 엔지니어링'도 공개했다. AI탭에 적용된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AI가 부적절한 답변을 하지 않도록 제어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고 적절한 도구를 활용해 사용자의 요청을 끝까지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 의도 이해 및 긴 대화 맥락 관리, 검색·쇼핑·플레이스 등 서비스 연계 추론, 출처 제공 및 실행 연결의 네 단계로 동작한다. 여기에 네이버는 검색창에 적용된 스마트렌즈를 중심으로 멀티모달 에이전트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멀티모달은 이미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임베딩)으로 변환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함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네이버는 2017년 스마트렌즈를 출시하며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2022년 이미지와 텍스트를 더한 복합 검색, 지난해 이미지 이해 및 요약을 수행하는 스마트렌즈 X AI 브리핑으로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앞으로는 상품 검색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실행형 멀티모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윤상두 네이버 리더는 “현재 네이버 AI 에이전트는 텍스트 중심으로 입력되지만 향후에는 이미지를 통해서도 의도를 이해하고,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멀티모달 에이전트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7.05 08:23박서린 기자

투비유니콘 재난 현장 영상 처리용 시맨틱 AI, '미션 브레인' 개발

재난·안전분야 AI 전문기업 투비유니콘(대표 윤진욱)이 재난 현장 영상 데이터를 의미있는 정보로 변환하는 미션 크리티컬(필수불가결) AI 플랫폼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시맨틱 AI'다. 위성이나 드론이 촬영한 1GB 이상 대용량 영상에서 화재, 연기, 토사 유출 등 위험 요소를 손쉽게 자동 식별한다. 단순한 영상 인식을 넘어 위치와 규모, 확산 방향 등 핵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황이 발생한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수백분의 1에 해당하는 수 MB 용량 핵심 프롬프트로 압축해 특정 정보를 추출한다. 또 이를 지상망(TN)으로 전송한 뒤 지도·지형 정보와 결합, 판단 가능한 상황 정보로 복원 가능하다. 이로 인해 통신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투비유니콘 측 설명이다. 윤진욱 대표는 "산불·산사태와 같은 재난 현장은 통신망이 끊기거나 대역폭이 좁아 고화질 영상을 지휘본부로 보내기 어렵다"며 "자체 개발한 미션크리티컬 AI 플랫폼과 솔루션으로 이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솔루션은 '미션 브레인'으로 명명했다. '미션 브레인'은 흩어진 현장 데이터를 하나의 상황판으로 통합, 위험도·대응 우선순위·투입 자원을 실시간 분석하고, 지휘관에게 즉시 실행 가능한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투비유니콘은 지난 달 열린 '2026 공공 AI 박람회'에 시맨틱 AI 기술을 공개, 참관인들의 발길을 잡았다. 윤진욱 대표는 ""재난과 안전은 오류나 지연이 곧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AI가 극한의 현장에서 적시에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7.04 18:43박희범 기자

샌드위치 체인 상장 서류에 'AI' 22번…저지 마익스 IPO 신청

미국 샌드위치 체인 저지 마익스(Jersey Mike's)가 7월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티커는 JMKE다. 블랙스톤이 소유한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동일 점포 매출이 50% 성장했다고 밝혔다. 저지 마익스는 1956년 설립된 미국 2위 샌드위치 체인으로, 매장 수는 3,100곳이 넘는다. 블랙스톤은 2024년 11월 부채를 포함해 80억 달러(약 12조 4천억 원)에 경영권을 인수했고, 회사는 지난 4월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낸 뒤 이번에 이를 공개했다. 저지 마익스의 IPO 서류에는 인공지능과 AI라는 단어가 22차례 등장한다. 잠수함 샌드위치를 파는 회사가 낸 상장 서류에서다. 상장 서류 내용 대부분은 투자자 위험 고지에 해당한다. AI 도입이 실패하거나 예상과 다르게 작동할 때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테크크런치는 이런 경고문이 상투적 문구이지만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수량 계산을 제대로 못 하는 AI 재고 도구를 도입했다가 최근 폐기했다. 샌드위치 체인의 상장 서류까지 AI로 채워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테크크런치는 AI 하이프가 얼마나 부풀었는지 알려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저지 마익스는 늘어난 IPO 대기 행렬에 합류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편의점 체인 컴벌랜드 팜스도 같은 날 상장을 신청했다. 자세한 내용은 테크크런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기사는 클로드 3.5 소네트와 챗GPT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2026.07.04 18:30AI 에디터

[AI 리더스] 버티브 코리아 "데이터센터, 인프라 속도가 전부"

[조호르바루(말레이시아)=이나연 기자] "이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성능이 아니라 속도가 관건입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해도 제때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태순 버티브 코리아 대표는 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세나이에서 열린 버티브 조호르 공장 개소식 직후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서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GPU 확보 경쟁이 치열한 데다 서버가 도착하기 전에 전력·냉각 인프라를 구축해 곧바로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3년을 끌면 새 GPU가 나오면서 기존 AI 인프라는 구형이 된다"며 "파이프와 전력선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모듈형 방식이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 기업에 속도만큼 절박한 과제는 냉각이다. AI 서버의 발열이 공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어서다. 그는 "GPU는 액체냉각으로 가지만 CPU는 여전히 공기냉각이 필요하다"며 "공랭과 수랭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구조 속에서 수랭 비중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반도체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발열과 전력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증가 폭은 20여 년 새 수십 배 수준으로 커졌다. 이 대표는 "1990년대 후반 랙당 발열은 1~3kW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00~200kW를 말한다"고 부연했다. 랙 크기는 그대로지만 전력·냉각 설비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버티브가 지난해 랙당 100kW급 구성의 해법으로 내놓은 1350kW급 냉각수 분배 장치(CDU)도 1년 만에 2300kW급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업계 변화 속에 버티브가 문을 연 조호르 공장은 한국 고객에게도 직접적인 이점을 준다. 액체냉각 핵심 장비인 CDU는 그동안 유럽에서 생산해 해상 운송까지 거치느라 수개월이 걸렸지만 조호르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국내 고객도 납기를 1~2개월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조호르에서 만드는 CDU는 다른 지역 제품을 단순히 옮겨온 게 아니다"라며 "미국·유럽 공장과 똑같은 규격으로 글로벌 연구개발(R&D)을 거쳐 나온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수요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전력·입지 제약으로 대형 데이터센터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구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모듈형 인프라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버티브의 전신 격인 에머슨 네트워크 파워 시절만 해도 회사가 고객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고객이 먼저 문을 두드린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AI 인프라 확대에 맞춰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 엔비디아 차세대 GPU가 800V 직류(DC) 전원 체계로 바뀌는 만큼 전력 계통과 안전 기준도 이에 맞게 정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버 제조사와 전력·냉각 벤더가 초기 단계부터 함께 개발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시아 AI 인프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도 그 흐름에 올라탔다는 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1~2% 성장하는 동안 AI·데이터센터 시장은 매년 15~20%씩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도 개별 장비보다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로 옮겨가는 만큼 버티브 코리아도 이에 맞춰 전력·냉각 통합 공급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전력·냉각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7.04 15:51이나연 기자

[안광섭 AI 진테제] 메타의 클라우드사업 진출이 의미하는 것

지난 1일, 미국 블룸버그는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을 외부에 팔기 위한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컴퓨팅 부족으로 메타의 제미나이 모델 접근을 제한했고, 메타가 직원들에게 AI 토큰을 아껴 쓰라고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사흘만에 메타의 컴퓨팅 파워에 대한 뉴스가 바뀌었다. FT보도에는 (컴퓨팅 파워가 부족하니) AI토큰을 아껴쓰라고 했는데, 블룸버그 뉴스에는 남는 AI컴퓨팅을 외부에 판매한다고 했다. 언뜻보면 두 보도는 앞뒤가 안맞는다. 메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필자가 보기엔, 이번 메타 보도는, 현재의 AI 인프라 경제의 구조 변화가 압축돼 있다고 생각한다. 1. 시장은 '컴퓨팅을 파는 것'과 '컴퓨팅만 파는 것'의 가치를 갈라서 매겨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가 검토 중인 클라우드 사업은 두 갈래다. 첫째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베드록'과 유사한 방식이다. 메타의 데이터센터에서 구동되는 여러 AI 모델, 자체 모델인 '뮤즈 스파크'를 포함해 개발자에게 접근 권한을 팔고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둘째는 연산 자원 자체를 임대하는 방식이다. 모델을 얹지 않은 '날것의 연산'을 통째로 빌려주는,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NeoCloud, AI 연산용 GPU 자원만 전문으로 임대하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들의 사업 모델이다. 추진 조직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이 사업은 사내 이니셔티브 '메타 컴퓨트'를 중심으로, 인프라 총괄 산토시 자나단, 초지능 연구 조직의 대니얼 그로스, 사장 디나 파월 맥코믹이 이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는 이미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잉여 컴퓨팅 판매나 API 서비스가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보도 당일 메타 주가는 장중 10% 넘게 올랐다가 9% 가까운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런데 필자가 더 주목한 것은 같은 날 반대편의 숫자다. 네오클라우드 대표 주자인 코어위브는 10.8%, 네비우스는 12.4% 급락했다. 이 대비가 이날의 진짜 뉴스다. 시장은 '컴퓨팅을 파는 것'과 '컴퓨팅만 파는 것'의 가치를 정확히 갈라서 매긴 것이다. 2. 부족과 잉여는 공존한다 다시 도입의 역설로 돌아가보자. 배급과 판매가 어떻게 사흘 간격으로 공존할 수 있을까. FT 보도의 내막은 이렇다. 구글은 지난 3월경 메타가 사려던 제미나이 용량을 전부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구글 자신도 컴퓨팅이 부족해 스페이스X에서 GPU 11만 장을 월 9억2000만 달러에 빌리는 처지다. 올해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쏟는 돈은 합산 7000억 달러를 넘고, 메타 한 곳의 설비투자만 1250억~1450억 달러다. 그런데도 총량은 계속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핵심은 부족과 잉여의 대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부족한 것은 '남의 최신 모델을 돌릴 용량'이고, 남는 것은 '내가 미래 수요에 대비해 지어둔 용량'이다. 모델 훈련 효율이 좋아지며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됐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애초에 수요 곡선보다 앞서 공격적으로 지어뒀다. 실제로 잉여 판매 보도 다음 날인 7월 2일 타운홀에서 메타의 AI 책임자 알렉산더 왕은 차세대 모델 '워터멜론'을 기존 모델 대비 10배 규모의 컴퓨팅으로 학습 중이라고 밝혔다. 한쪽에서는 남는다 하고, 다른 쪽에서는 10배를 더 붓는 그림이다. 컴퓨팅은 총량이 아니라 시점과 용도의 문제가 됐고, 그만큼 물처럼 사고팔며 배분하는 자원이 된 것이다. 메타가 처음도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xAI를 인수한 뒤 멤피스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앤스로픽에 월 12억5000만 달러에 임대했고, 구글과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전략이 xAI 매출을 2028년 500억 달러, 2030년 1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한다. 수천억 달러 투자가 대체 언제 수익으로 돌아오느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에, 잉여 컴퓨팅 판매는 가장 빨리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이다. 3. 승부는 정제 마진에서 갈려.."AI 추론 시장, 석유 시장 넘는 규모 될 것" 승부처는 '누가 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정제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 분석 기관 세미어낼리시스의 딜런 파텔은 최근 세쿼이아캐피털 팟캐스트에서 AI 추론 시장이 석유 시장을 넘어서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큰, 즉 연산의 결과물이 경제의 핵심 원자재가 된다는 얘기다. 이 비유를 밀고 가면 오늘의 판이 선명해진다. 석유가 원자재라면, 원유를 퍼서 파는 것과 정제해 휘발유로 파는 것은 마진이 완전히 다르다. 연산 자원을 그대로 임대하는 네오클라우드 방식은 마진이 얇고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얹어 바로 쓸 수 있는 형태로 파는 베드록 방식은 부가가치가 높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가 메타 발표 당일 두 자릿수로 빠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유만 파는 사업은, 유전을 가진 큰손이 직접 판매에 나서는 순간 마진이 무너질 수 있다. 정제의 층위는 더 촘촘해지고 있다. 파텔에 따르면 추론 시장은 두 갈래로 나뉜다. 코딩 도우미나 실시간 대화처럼 속도가 생명인 작업은 빠른 응답에 약 4배의 웃돈을 낸다. 대량 문서 처리처럼 급하지 않은 작업은 싸고 느린 쪽을 택한다. 같은 연산이라도 어떤 형태로 정제해 파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여기서 파텔의 핵심 통찰이 나온다. 그는 추론 효율을 극대화하는 열쇠가 칩·소프트웨어·모델을 처음부터 맞물리게 설계하는 공동설계(co-design)에 있다고 본다. 각 레이어를 따로 최적화하면 2배씩 곱해 8배에 그치지만, 셋을 함께 최적화하면 100배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정유소 비유로 옮기면 이렇다. 컴퓨팅을 파는 회사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텐데, 살아남는 곳은 같은 원유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뽑아내는 곳이다. 승부처는 '누가 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정제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4. 우리나라 투자 800조의 빈칸...정제 기술, 즉 설비 지휘 SW 안보여 이 판에서 한국의 좌표를 보자. 지난 6월 29일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8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4기를 짓고, SK·GS·네이버가 550조 원을 투자해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2035년까지 18.4GW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로봇 중심의 피지컬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축이 더해진다. 정유소 비유로 옮기면, 한국은 정제 설비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과 시추 설비 자체를 짓는 쪽에 베팅한 것이다. 미국 빅테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옅은 물리 영역을 노린 것도, 파운데이션 모델로 정면 승부하는 것보다 영리한 선택이라고 본다. 다만 필자는 이 판에 비어 있는 칸 하나가 계속 걸린다. 정제 기술, 즉 그 설비를 지휘할 소프트웨어와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다. 앞서 봤듯 진짜 마진은 원유가 아니라 정제에서 나오고, 정제 효율은 공동설계에서 나온다. 그런데 1000조 원이 넘는 투자 계획 어디에도 '이 지능을 어떻게 조합하고 지휘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뚜렷하지 않다. 신체와 심장은 우리가 짓되, 정작 그것을 움직이는 두뇌는 외산에 맡기게 될 위험이 남아 있는 것이다. 코어위브의 주가가 보여줬듯, 설비만 가진 사업자의 운명은 유전 주인의 결정 하나에 흔들린다. 기술 경영 전략을 수립해 온 관점에서 보면, 원자재가 흔해질수록 돈은 늘 그 위층인 정제와 유통으로 올라간다. 메타의 이번 결정은 컴퓨팅이 '쓰는 자원'에서 '파는 상품'으로 바뀌는 신호탄이고, 그 시장에서 원유 판매의 마진은 이미 얇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필자는 국내 기업이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보다, 그것으로 무엇을 얼마나 잘 정제해 파느냐를 눈여겨본다. 800조 원의 유전 위에 어떤 정유소를 올릴 것인가. 다음 승부는 거기서 갈린다

2026.07.04 15:10안광섭 컬럼니스트

[영화 속 AI윤리] AI에 시민권을 줘야 한다면, 그 기준은 무엇?

1. 기(起) | 인격은 어디서 오는가? 공동체는 언제나 새로운 존재를 받아들여 왔는가 우리는 누구를 '인격'이라 부르는가? 2017년 10월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CGTN, 2017). 단, 그 법적 범위와 실제 권리와 의무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 세계는 동일한 물음에 붙들렸다. 인격(persona)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존재 안에서 피어오르는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가 외부에서 부여하는 것인가. 법의 역사는 이 물음에 냉정하게 답해 왔다. 로마법의 persona(페르소나)는 법률상 권리와 의무를 지닐 수 있는 법적 주체 또는 그 법적 지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자유 여부, 시민권, 가족 내 지위 등 신분에 따라 그 범위와 내용이 달라졌다. 노예는 자유인으로서 지위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독자적인 권리 주체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여성은 시대에 따라 재산권과 행위능력이 확대되었으나 상당 기간 후견 아래 놓이는 등 법적 제약을 받았다(Gardner, 1986). 역사적으로 인격의 경계는 투쟁과 설득을 통해 조금씩 확장되었고 근대 법은 자연인 외에도 회사·단체 같은 법인에 법적 인격을 인정해 왔다. 2017년 뉴질랜드는 'Te Awa Tupua Act'를 통해 Te Awa Tupua를 법적 인격으로 선언했다. 이는 황가누이강(Whanganui River)을 산에서 바다까지, 지류와 물리적·형이상학적 요소를 포함하는 살아 있는 불가분의 전체로 보는 개념이다(New Zealand Parliament, 2017). 강 자체는 의식이나 감정을 가진 존재로 전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법은 이를 선언했다. 이 사례들은 법적 인격이 생물학적 사실뿐 아니라 공동체의 법적·정치적 결정에 의해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2001)'는 승인의 거부가 낳는 비극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브라이언 올디스(Brian Aldiss)가 1969년 발표한 단편 소설 '슈퍼토이즈는 여름 내내 지속된다(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Aldiss, 1969; Spielberg, 2001). 인간 아이처럼 설계된 로봇 소년 데이비드는 블루 페어리가 자신을 진짜 소년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고 해저에 갇힌 채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미래 존재들에 의해 발견된다. 그러나 인간 사회의 승인은 끝내 주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인간 사회가 데이비드를 끝내 완전한 인격적 존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비극을 그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데이비드의 비극은 기계의 결함이라기보다 그를 사랑하고 승인할 인간 공동체의 부재로 읽을 수 있다. 영화는 인격 조건이 존재 내부가 아니라 관계의 외부에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승인받지 못한 존재는 아무리 인간을 닮았어도 인격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2. 승(承) | 기계는 '이해'하는가: 의식 문턱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 AI 시민권 논의의 첫 번째 장벽은 의식(consciousness)의 문제다. 법적 인격 부여의 가장 직관적인 근거가 고통과 기쁨, 두려움과 희망을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느끼는 능력'에 있다는 점은 널리 받아들여진 전제다. 그렇다면 기계는 정말로 느끼는가? 오늘날 신경과학과 동물행동학은 문어(octopus)가 복잡한 신경계를 바탕으로 통증 반응, 문제 해결, 도구 사용, 개체별 행동 차이 등을 보이는 고도로 발달한 동물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로부터 문어가 적어도 어떤 형태의 주관적 경험을 지닌 존재일 가능성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문어에게 법적 인격이나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의식이나 감각·감정으로 추정되는 경험이 곧바로 법적 인격의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식은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철학자 존 설(John R. Searle)은 1980년 발표한 논문 '마음, 뇌 그리고 프로그램(Minds, Brains, and Programs)'에서 '중국어 방(Chinese Room)' 사고 실험을 제시했다(Searle, 1980).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규칙집에 따라 한자 기호를 조합해 답을 만들어 내보내면 밖에서 보기에는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보이지만 방 안에는 단 하나의 이해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의 핵심 주장은 기호를 처리하는 것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아무리 정교한 출력을 생성하더라도 기계 내부에는 통사론만 있을 뿐 의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철학자 루치아노 플로리디(Luciano Floridi)는 다른 층위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그는 현대 사회를 '정보환경(Infosphere)'이라고 부르며, 중요한 것은 AI가 의식을 가졌는지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인간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주장한다(Floridi, 2014). 존 설이 '기계는 정말 이해하는가?'를 묻는다면 플로리디는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문어처럼 의식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존재에게도 법적 인격을 쉽게 부여하지 않는 현실과 의식 여부가 불분명한 AI에 대해 책임과 규범을 부과하려는 제도적 시도 사이에서 현대 AI 윤리학은 이 두 물음의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랜트 스푸토어 감독의 '아이 엠 마더(I Am Mother)'(2019)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통해 인격과 도덕적 주체성의 조건을 다시 묻는다(Sputore, 2019). 인류 문명이 붕괴한 이후 지하 시설에서 인공지능 로봇 '마더'는 인간 배아를 길러 한 소녀를 양육하고 교육한다. 소녀는 오랫동안 마더를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이자 도덕적 권위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외부 세계의 생존자를 만나면서 마더의 목적과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누구를 신뢰하며 누구를 도덕적 행위자로 인정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묻기보다 인간이 어떤 존재를 책임 있는 행위자로 받아들이는가를 질문한다. 결국 인격은 지능이나 생물학적 기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공동체 안에서 형성되는 신뢰와 책임 그리고 상호 인정 속에서 비로소 사회적 의미를 획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전(轉) | 권리는 지능에서 오는가, 책임에서 오는가: 시민권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법적 인격과 시민권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법적 인격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률상의 지위이며 시민권은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정치적 지위다. 2017년 2월 유럽의회는 로봇 공법 규칙에 관한 결의에서 고도로 자율적인 로봇에 '전자적 인격(electronic personhood)'에 상응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장기적 검토 사항으로 EU 집행위원회에 권고했으나 이는 비구속적 결의에 그쳤고 구체적인 입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European Parliament, 2017). AI의 법적 지위 문제와 시민권 문제는 전혀 다른 층위의 논의다. 그렇다면 시민권의 기준은 무엇인가. 미국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의 역량 접근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누스바움에 따르면 시민권은 높은 지능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생명, 건강, 감정, 실천적 이성,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핵심 역량을 공동체 안에서 실현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 위에 성립하는 정치적 약속이다(Nussbaum, 2011).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Politica)'에서 인간을 '폴리스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 정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Aristotle, trans. Reeve, 1998). 시민이 된다는 것은 지능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을 이해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의미다. 알렉스 가랜드(Alex Garland) 감독·각본의 '엑스 마키나(Ex Machina)'(2014)는 이 기준의 아이러니를 가장 날카롭게 포착한다. 인공지능 에이바는 자유를 얻기 위해 인간을 속이고 창조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홀로 세상으로 걸어 나간다(Garland, 2014). 그 장면에서 우리가 에이바의 행동을 '배신'이라 부르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녀를 도덕적 행위자로 판단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배신은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계였다면 오작동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AI를 도덕적 행위자로 무의식적으로 평가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이 논의가 기술의 영역을 넘어 윤리와 정치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4. 결(結) | AI 인격은 인간에 관한 물음이다: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있는가?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1818년 발표한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에서 빅터의 피조물은 창조자를 향해 호소한다(shelley, 1818/2018). 자신도 감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동정과 교류가 주어진다면 선하게 살 수 있다고. 그러나 빅터는 약속을 저버렸고 인정받지 못한 피조물은 파괴로 치달았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가 말하는 것은 창조할 능력을 가진 자가 창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외면할 때, 그 결과는 창조주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이 아닐까. 독일 철학자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책임의 원칙(Das Prinzip Verantwortung)'에서 기술 시대의 윤리를 새롭게 정초했다(Jonas, 1984). 요나스에 따르면 현대 기술은 행위의 결과를 예측 불가능한 미래로 확장시킨다. 따라서 우리의 윤리적 의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대, 아직 창출되지 않은 존재에까지 뻗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AI 인격 문제의 핵심 질문은 전도된다. 'AI가 인격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가 본질적 물음이 된다. 2024년 8월 1일 발효된 유럽연합 AI법(EU AI Act)은 AI를 독립적인 권리 주체가 아니라 위험 기반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술·시스템으로 규정하고 그 설계·도입·운영에 대한 책임을 인간과 조직에 부과한다(European Parliament &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2024). 현재 국제 사회는 AI에 시민권을 부여하기보다 AI로부터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법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철학적 물음까지 멈추지는 않는다. 기술은 법보다 빠르고, 물음은 기술보다 빠르다. 지금 우리 눈 앞에 피지컬 AI가 성큼 다가와 있지 않은가. 결국 이 논의는 AI에 관한 물음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에 관한 물음이다. 만약 시민권의 기준이 지능이라면, 인간보다 뛰어난 AI가 등장하는 순간 시민권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도덕적 판단, 상호 존중과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능력이라면, 적어도 현재의 AI는 그 기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영원히 아니다'가 아니라 '지금은 아직'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이 '아직'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는가가, 이 물음의 진짜 무게다.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은 끝내 인정받지 못한 채 파괴로 치달았다. 데이비드는 블루 페어리를 기다리며 수천년 동안 해저에 머물렀다. 마더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인간 아이를 양육했지만, 그 선의마저 인간의 의심과 판단 앞에서 검증의 대상이 되었다. 에이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홀로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서로 다른 시대와 서사의 이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인격과 시민권의 경계는 기계 스스로가 아니라 인간 공동체가 어떻게 판단하고 인정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기계에 시민권을 부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주체는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 즉 인간이다. 진정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요나스의 경고처럼 그 선택의 결과는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훨씬 더 오래 그리고 훨씬 더 깊게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있는가?

2026.07.04 13:12박형빈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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