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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속도로] 데이터센터 포비아 퍼지는 미국…한국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한 미국에서 전력과 용수 사용, 소음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거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사업 지연과 철회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던 만큼, 정부는 내년 시행되는 AI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을 통해 인허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선 최근 대규모 AIDC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의 반대와 지방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AIDC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다 냉각을 위한 용수 사용과 소음, 송전망 건설 등이 지역사회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미국 내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갤럽 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강하게 반대한다는 응답만 48%에 달했다. 같은 조사 방식으로 집계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 비율 53%보다 높은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지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주는 최근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 승인을 중단하고 대기 중인 사업에 대한 검증에 들어갔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지역사회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력과 용수, 소음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주민 갈등은 이어져왔다. 경기도 용인에선 특고압선과 전자파 등에 대한 주민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사업이 철회된 바 있다. 김포 구래동과 고양 덕이동 데이터센터도 주민 반발 속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착공 신고를 반려했지만 이후 사업자가 제기한 행정심판이 받아들여져 반려 처분이 취소됐다.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전력과 주민 수용성이 실제 사업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력 수급 문제와 주민 수용성 부족 등으로 2024년에만 국내 데이터센터 8개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과천 주암지구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입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방의회 차원의 건립 철회 요구까지 나온 상태다. 다만 AI 인프라 확대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국내 정책 방향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기보다 신속한 구축과 지역사회 수용성을 함께 확보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 제정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은 AIDC 구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았다. 특별법은 내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AIDC 주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 AIDC 사업자도 지역사회와의 교류와 상생을 위한 기여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AIDC 특성을 고려한 전자파 영향 측정 장비의 설치·운영 지침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포함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갈등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전자파 우려와 주민 수용성 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룰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동시에 정부는 AIDC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특별법은 과기정통부를 통한 인허가 일괄 처리와 일정 기간 내 관계기관이 의견을 회신하지 않으면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타임아웃제를 도입한다. 비수도권에 AIDC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DC로 전환할 경우 일정 규모 이하 시설에 대해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도 마련했다. 관건은 특별법에 담긴 지역사회 협력 조항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실효성을 확보하느냐다. 주민 의견수렴 기준과 지역사회 기여사업, 전자파 측정 등 상당수 내용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은 하위법령과 지침을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연구반을 구성해 하위법령 마련에 착수했으며 민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AIDC를 빠르게 확충하기 위해선 전력과 부지 확보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사업 초기부터 주민에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전자파, 소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AIDC는 앞으로 국가 AI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지만 지역 주민의 이해와 수용성 없이는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참고해 사업 초기부터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전력과 환경 문제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10.05 09:18한정호 기자

AI 데이터센터 식혀라...삼성은 '글로벌 사냥', LG는 '내실 고도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냉각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가 유망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해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전을 택한 반면, LG전자는 독자 기술 고도화에 해외 우군 파트너십을 결합한 내실 중심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검증된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며 냉각 인프라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인 '헬릭스'를 인수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공조 기업 '플랙트 그룹'을 인수한 바 있다. 기술 개발시간을 단축하고, 피인수 기업이 보유한 기존 빅테크 고객망과 공조 노하우를 흡수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지난해 플랙트 인수 당시 "플랙트 인수는 글로벌 공조 시장을 주도하며 고객에게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플랙트 기술력과 삼성전자 AI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업계 선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독자 기술력 강화와 전략적 연합이라는 투트랙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강점을 지닌 공랭식 대형 칠러 기술력에 더해, 최근 수랭식 핵심 장비인 냉각수 분배장치(CDU)에 대해 국내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칠러부터 CDU, 콜드 플레이트에 이르는 수랭식 '칩 투 칠러' 토털 솔루션을 자체 기술로 구축하며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액침냉각 분야에서는 전문 기업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LG전자는 냉각 유체 기업 SK엔무브, 액침냉각 탱크 분야 미국 GRC와 전략적 협력 체계를 맺었다. 자체 수랭식 기술 경쟁력에 글로벌 우군의 핵심 소재·장비 기술을 더해 개화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한 냉각 토털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핵심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6.10.05 09:00전화평 기자

"품질 좋은 침대 추천해줘"…AI, 시몬스 먼저 꼽았다

시몬스가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가 가장 먼저 추천하는 침대·매트리스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AI 브랜드 분석 기업 에이아이백스랩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진행된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 AIBIX 침대·매트리스 부문 조사에 따르면 시몬스는 종합 59.7점을 기록하며 전체 30개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 AIBIX는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4대 생성형 AI에 소비자 관점의 질문을 반복 투입한 뒤 답변 대 브랜드 노출 및 추천·인용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산출하는 지표다. 이번 조사는 에이스침대, 템퍼, 씰리 등 국내 주요 30개 침대·매트리스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몬스는 전체 AI 답변 중 73.3%에 이름을 올리며 가장 높은 등장률을 보였다. 답변 첫머리에 가장 먼저 언급된 비중은 29.2%로 소비자가 AI에게 질문했을 때 약 3번 중 1번꼴로 가장 먼저 추천됐다. 상세 항목별로는 제품 성능 관련 질문에서 강세가 두드러졌다. '매트리스 품질이 좋은 침대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답변의 75%가 시몬스를 첫 번째로 언급했다. '신혼집 추천 침대' 질문에서는 50%였다. 플랫폼별로는 챗GPT(63.3점), 퍼플렉시티(62.2점), 클로드(49.2점) 등 3개 AI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제미나이에는 64.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AI가 추천 근거로 가장 많이 인용한 출처는 개인 블로그로 비중은 32.5%였다.일방적인 기업 광고보다 실제 소비자의 이용 후기와 경험 데이터가 AI의 판단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6.10.05 08:00김민아 기자

애플, AI 에이전트 '데이터 접근' 문턱 높여…"자율성·위험 함께 커져"

애플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비롯한 타사 소프트웨어에 광범위한 데이터 접근 권한을 주는 데 따른 위험을 경고했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개인 파일과 메시지를 다루는 사례가 늘자, 자사 PC(맥)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제어 기능을 도입해 권한 부여 절차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맥 사용자가 '전체 디스크 접근 권한(Full Disk Access)'을 특정 앱에 허용할 경우, '매우 명시적인 사용자 동작'을 통해서만 권한을 승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전체 디스크 접근 권한은 시스템 파일, 이메일, 메시지, 브라우징 기록에 대한 완전한 접근 권한이다. 애플은 "사용자가 이러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기 전에 관련 위험을 명확히 이해해 자신의 데이터와 개인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감독 없이 사용자 대신 작업을 수행하는 AI 도구로, 최근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자사 에이전트 도구 '챗GPT 워크'와 '코덱스' 이용자가 35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1000만 명에서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메타의 '뮤즈'도 지난달 출시 직후 앱스토어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이들 에이전트 도구가 제 기능을 하려면 사용자 개인 파일과 앱에 대한 폭넓은 접근 권한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메일을 정리하거나 메시지에 답장하는 등 사용자 업무를 대신하려면 그만큼 민감한 데이터에 손을 대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성명에서 특정 프로그램이나 개발업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AI 에이전트 역량이 강화되고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접근 권한과 관련된 위험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일부 개발자들이 사용자의 충분한 인지와 이해 없이 사용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방식으로 전체 디스크 접근 권한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 앱이 사용자의 모든 메시지에 접근하게 되면, 사용자 본인뿐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 개인정보까지 침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픈AI가 최근 내놓은 기능과도 맞닿아 있다. 오픈AI는 지난 8월 사용자를 대신해 문자 메시지를 읽고 요약하며 작성·전송까지 할 수 있는 챗GPT 맥 앱용 옵트인(선택적 동의) 기능을 출시했다. 이 기능이 애플 메시지 앱에서 대화 정보를 가져오려면 사용자가 전체 디스크 접근 권한을 활성화해야 한다. 애플의 이번 조치로 맥에서 AI 에이전트를 쓰려는 사용자는 권한 부여 과정에서 한층 명확한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편의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 균형을 둘러싼 플랫폼 기업과 AI 개발업체 간 줄다리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6.10.05 07:00진운용 기자

6G 코어망에 AI 어떻게 넣나...표준 설계부터 갑론을박

6G 코어망에 AI를 어떻게 넣을지를 두고 글로벌 통신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5G 단독모드(SA) 코어망을 활용하면서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부터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코어망을 대폭 재설계하는 방안까지 제시됐다. 이미 5G SA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통신사들은 투자 보호와 점진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기술적 이상과 상업적 현실 사이에서 표준화 진통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3GPP에서 진행 중인 6G 코어망 논의를 분석해 AI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3개 방향이 경쟁하고 있다고 라이트리딩닷컴을 통해 전했다. 옴디아는 먼저 “통신사들은 상당한 상업적 수익을 내지 못한 채 5G SA 구축에 따른 자본 비용을 여전히 부담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17개 통신사는 마드리드 회의를 앞두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기존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경로와 투자 보호, 감당 가능한 수준의 6G 전환을 강조했다. 코어망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는 '리프 앤드 리플레이스' 방식에 선을 그은 것이다. 5G 투자 살릴까, AI 네이티브로 갈까 옴디아가 주목한 3GPP 논의의 핵심은 AI 기능을 어디에 어떻게 구현할지와 단말·코어망 사이 비접속계층(NAS) 시그널링을 어떻게 처리할지다. NAS는 단말과 코어망 사이에서 인증과 암호화, 이동성 관리, 세션 설정 등을 담당하는 신호 체계다. 2G GSM부터 사용돼 단말 베이스밴드와 가입자식별모듈(SIM) 보안 체계까지 깊이 연결돼 있다. NAS 구조를 바꾸려면 모뎀 재설계와 코어 보안 절차 개편, 기존 단말과의 호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옴디아가 분류한 첫 번째 방향은 기존 패킷 코어와 별도로 AI 도메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접속과 이동성관리기능(AMF)이 NAS 시그널링을 전달하고 별도 AI 도메인이 이용자나 AI 에이전트의 의도를 처리한다. 노키아와 T모바일 US, 버라이즌, 엔비디아, 도이치텔레콤, 퀄컴, 에릭슨, NEC 등이 이 방향을 지지한다. 옴디아는 이를 두고 “서방 통신사와 장비업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5G 서비스 기반 아키텍처(SBA)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5G 코어 투자를 보호하면서 기존 서비스와 함께 의도 기반 처리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AI 기능을 6G 네트워크 기능(NF)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NTT도코모와 삼성전자, LG전자, NEC, 보다폰, 인도공과대학교 봄베이(IIT Bombay) 등이 지지한다. NAS 라우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거나 AMF 등 기존 코어 기능과 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3GPP에서는 현재 1안과 2안을 일부 합치는 절충안도 논의되고 있다. AI 도메인은 별도로 유지하되 NAS 라우팅을 모듈화해 AMF에 신호 처리가 몰리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AI와 에이전트를 네트워크 절차 자체에 깊숙이 통합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시그널링을 AI 에이전트의 동적인 의도 조정으로 바꾸고 AMF와 독립된 신호 라우팅 기능(SRF)을 활용한다. 화웨이와 하이실리콘, 차이나모바일, ZTE, 비보,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CATT)을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화여대 등이 이 방향에 이름을 올렸다. 옴디아는 “기존 코어망에 AI를 덧붙이는 대신 상당 부분을 새롭게 설계하는 보다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율 에이전트 구조”라면서도 “간결하고 단순한 설계, 5G SA에서의 점진적인 전환이라는 6G 기본 원칙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결국 6G 코어망을 처음부터 AI 네이티브 구조로 설계할 것인지, 기존 5G 투자를 살리면서 AI를 단계적으로 품을 것인지가 핵심 쟁점인 셈이다. 코어망 넘어 단말 AI 주도권도 쟁점 기존 5G 구조를 활용하는 방안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AI 도메인과 통신하려면 단말에 새로운 AI 도메인 클라이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뎀 펌웨어에 이를 넣으면 3GPP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동할 수 있지만 퀄컴과 미디어텍,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개발 주기에 영향을 받는다. 안드로이드나 iOS 등 운영체제에 구현하면 업데이트는 빨라지지만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베이스밴드까지 전달할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통신사가 AI 인터페이스를 얼마나 통제할지도 쟁점이다. 옴디아는 “규격이 통신사 통제형 프레임워크로 기울 경우 단말 AI 에이전트와 하이퍼스케일러, 제3자 OTT 생태계를 배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클라우드 게임이나 기업용 서비스를 구동하는 외부 AI 에이전트가 네트워크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려면 통신사가 마련한 별도의 변환 기능을 거쳐야 할 수 있다. 옴디아는 “3GPP가 통신사의 통제권과 단말 생태계의 개방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맞출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라고 평가했다. 표준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옴디아는 3안과 나머지 진화형 설계 사이의 차이가 커 합의에 실패할 경우 지역별로 서로 다른 코어 구조가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옴디아는 “과거 3GPP는 기술적 야심과 상업적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성공해왔다”며 “1안과 2안의 통합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향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논의를 통해 11월까지 아키텍처를 확정하고 분열된 업계를 하나의 글로벌 표준 아래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10.05 07:00박수형 기자

사람은 내리고 AI는 올린다…뒤집히는 통신망 공식

로봇과 드론, AI 안경 등 피지컬AI 확산이 통신망의 데이터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영상과 게임을 내려받는 데 집중했던 것과 달리 AI 기기는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망으로 올려보내기 때문이다. RCR와이어리스에 따르면 아닐 군투팔리 버라이즌 기술제품개발수석부사장은 인텔리전트 RAN 포럼에서 센서와 웨어러블, 기계, 로봇, 드론 등 피지컬 AI가 만들어낼 데이터 증가를 거론하며 통신망의 업링크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군투팔리 수석부사장은 “피지컬AI에는 대칭적인 업링크 역량이 필요하다”고 “관련 기술을 6G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현재 네트워크에서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동통신망은 다운로드에 무게를 두고 발전해왔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유튜브나 OTT를 볼 때 대용량 데이터가 망에서 단말로 흐르는 반면 이용자가 망으로 보내는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피지컬AI에서는 흐름이 달라진다. 자율주행 로봇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각종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AI가 있는 엣지나 클라우드로 보내야 한다. 드론은 촬영 영상을 전송하고 AI 안경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거나 실시간 번역 등을 수행하려면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외부 연산 자원과 주고받는다. 버라이즌은 AI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다운로드하는 데이터만큼 많은 데이터를 업로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보다 균형 잡힌 업링크 다운링크 구조와 실시간 AI 추론을 위한 낮은 지연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비업계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온다. 김정철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은 최근 RCR와이어리스와 인터뷰에서 피지컬 AI가 요구하는 네트워크 성능으로 초저지연과 높은 신뢰성, 안정적인 처리량과 함께 더 큰 업링크 용량을 꼽았다. 통신과 컴퓨팅의 관계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로봇이나 AI 안경이 만들어내는 모든 데이터를 원거리 데이터센터까지 전송하면 통신량뿐 아니라 응답시간도 늘어난다. 단말에서 처리할 데이터와 엣지·클라우드로 보낼 데이터를 나누고, AI 연산을 네트워크 가까이 배치하는 방식이 함께 요구되는 이유다. 김 그룹장은 “네트워크는 AI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물리적 세계에서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능형 분산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업링크 중심의 피지컬AI 트래픽을 실제 산업현장에서 검증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 KT와 조선소와 석유화학 시설에서 로봇·영상분석 등을 실증하고 있다. 자율 순찰 로봇이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거나 산업용 로봇을 원격으로 운용하는 식이다. RCR와이어리스는 이 같은 환경에서는 예측 가능한 업링크 성능과 낮고 안정적인 지연시간, 높은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피지컬AI 확산이 곧 이동통신 트래픽의 업로드와 다운로드 비중 역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온디바이스 AI가 영상이나 센서 데이터를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면 망으로 보내야 할 데이터가 줄어들 수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이동통신 외에 와이파이나 유선망도 함께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로봇과 드론, AI 웨어러블이 새로운 통신 수요자로 등장하면서 업링크는 통신망 설계에서 이전보다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026.10.05 06:30박수형 기자

원재호 앵커노드 대표 "코딩 대신 안목, 절감 대신 모험…AI 시대, K-게임에 새 기회"

"손으로 직접 그려내는 작업량과 코딩 속도는 AI가 얼마든지 수십 배로 불려준다. 결국 사람에게 남는 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내는 안목', 그리고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는 구조적 능력이다." 원재호 앵커노드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와 AI가 바꾸는 게임 개발 현장의 구조와 채용 기준, 그리고 향후 게임 산업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원 대표는 넥슨과 네오위즈 등에서 약 26년 간 게임 개발을 직접 맡았던 업계 전문가다.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으로 개발자 채용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시장의 분석이 있었지만, 원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원 대표는 기술이 진입 장벽을 낮출 때마다 게임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며, 한국 개발자들이 AI 시대에 글로벌 주도권을 잡을 세 번째 기회라고 짚었다. 게임 개발 대중화와 '유튜브 모먼트' 원 대표는 박사급 지식이 필요했던 기계어 코딩에서 상용 엔진, AI 바이브 코딩으로 이어진 개발 진입 장벽의 변화 과정을 방송 산업의 역사에 빗대어 풀었다. 특히 전통적인 개발 방식에서 일정과 비용의 진짜 병목은 개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아닌, 여러 작업자 간의 화풍과 스타일을 맞추는 조율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는 앵커노드의 사업 방향으로 자리잡았고, 게임 개발 기반을 단축한 핵심 비결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원 대표의 설명이었다. 원 대표는 "과거 지상파 3사 독점 시절에는 고가의 송출 장비가 있어야 방송할 수 있었지만, 케이블 시대를 거쳐 인터넷과 유튜브가 열리며 누구나 방송하는 시대가 됐다"라며 "지상파 시절 다루지 못했던 낚시나 바둑 같은 세분화된 취향이 유튜브에서 폭발했듯, 게임 역시 거대 메이저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며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물을 보고 그려도 사람마다 화풍이 완전히 다르다. 게임 내 수천, 수만 개 에셋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생 개발사는 많은 리소스를 들여 팀 빌딩을 하고 리테이크를 거친다. 앵커노드는 프로젝트마다 사전 조율된 전용 AI 모델을 먼저 구축하고 에셋을 파생시킨다. 팀의 손기술에 맞춰 스타일을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을 먼저 정의하고 팀을 꾸리는 구조로 바뀌면서 개발 일정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앵커노드는 수집형 RPG(620일→30일, 20배)에 이어 모바일 도시건설 '스냅타운'의 경우 10인 팀 기준 1년 치 분량을 5명이 6일 만에 완성했다. 세탁기가 바꾼 노동의 형태…'모두가 디렉터'가 되는 조직 원 대표는 AI 기술로 일자리가 줄어든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1925년 세탁기를 처음 마주했던 여성 메리 리처드슨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원 대표는 "세탁기가 보급되면서 손빨래 노동은 사라졌지만 가사 노동자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요리나 다림질 같은 다른 업무로 역할이 전환됐다"라며 "게임 개발 현장도 마찬가지다. 단순 반복 노동이 줄어든 대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실험할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조직 내부의 역할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소수의 아트 디렉터가 실무자의 작업물을 검수했다면, 이제는 모든 작업자가 AI 결과물을 선별하고 최종 품질을 다듬는다고 귀띔했다. 기술 발전 및 효율화로 아낀 시간과 비용은 프로젝트 규모 확장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콘텐츠 산업은 비용 절감이 아닌 완성도와 체급을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앵커노드의 임직원 수는 올해 1월 16명에서 9월 말 30명으로 늘었으며, 채용 인원 중 절반 이상(8명)이 아트 직군이다. 현재 일본 유명 IP 기반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난달 열린 도쿄게임쇼(TGS) AI 기술관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기술력을 알렸다. 원 대표는 "예전에는 소수 디렉터 아래 다수의 실무자가 있는 피라미드 구조였다면, 지금은 실무 하단을 AI가 받치고 작업자 개개인이 판단을 내리는 디렉터의 영역으로 올라섰다"라며 기획자가 코드를 분석하고 원화가가 이펙트 툴을 다루는 등 직군 간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 대표는 "콘텐츠는 철저한 상대평가다. 10억짜리 게임을 1억에 싸게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10억으로 100억짜리 규모와 퀄리티를 만들어 경쟁에서 이겨야 시장을 가져간다. AI 시대 콘텐츠 산업의 본질은 비용 절감이 아닌 모험과 확장이다"고 주장했다. "손기술은 AI가 낸다"…채용 판도 뒤흔든 '안목' 개발 환경 변화는 채용 기준도 바꿨다. 과거에는 수백 명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뛰어난 드로잉과 코딩 스킬을 지닌 인재를 선별했지만, 현재는 포트폴리오의 완성도 자체를 절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원 대표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발언을 인용하며 지능과 기술적 지식이 상품화된 시대일수록 협업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와 배려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손으로 직접 그려내는 작업 속도와 생산량은 AI가 얼마든지 수십 배로 불려준다. 결국사람에게 남는 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내는 안목이다"라면서 "면접에서는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보다 어디까지 AI를 썼고 어디서부터 손을 댔는지, 판단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과정을 확인한다. 프로그래머 역시 단순 코드 타이핑 속도나 문제 풀이 능력보다 시스템 전체의 구조와 맥락을 명확히 설계하고 조율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밝혔다. 경력자와 게임업계 지망생 간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대기업에서 국소적인 업무만 10년 동안 반복 숙련한 인력은 AI 시대에 취약할 수 있다. 반면 AI 툴을 능동적으로 다루며 작은 프로젝트라도 완결 지어 본 신입은 경쟁력을 가진다"라며 "지망생들에게 자격증이나 스펙보다 AI를 활용해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플랫폼에 출시하고 유저 반응을 확인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쇠퇴·모바일 종속 넘은 세 번째 기회…K-게임의 '쇼타임' 원 대표는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를 짚으며 AI 시대가 갖는 전략적인 의미를 강조했다. 원 대표는 "한국은 온라인 게임 시대의 종주국이었지만 기술 습득을 마친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렸다"며 "모바일 시대에는 글로벌 플랫폼 생태계에 종속된 소작농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AI 시대라는 새로운 판은 아직 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 시장은 약 280조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본력과 인력 규모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주목받고 있다. 원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르네상스는 다양성에서 나온다. 개발비 부담 때문에 나오지 못했던 기획, 혼자서는 제작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한국은 온라인 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 등 세계 게임 시장의 룰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라며 "앞선 두 번의 시기를 지나 마주한 세 번째 기회는 잡아야 한다. AI 도구를 자체적인 무기로 다듬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면 지금이 한국 개발자들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04 14:43진성우 기자

유엔개발계획·GSMA, 아프리카 AI 생태계 구축 맞손

유엔개발계획(UNDP)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아프리카 자체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합친다. 현지 개발자에게 AI 연산 인프라와 실제 서비스 적용 기회를 제공하고 아프리카 언어를 지원하는 AI 개발도 확대한다. UNDP와 GSMA는 아프리카 주도의 AI 솔루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GSMA가 보유한 이동통신 산업 네트워크와 UNDP의 개발 혁신 프로그램을 연계한다. 아프리카 현지 인재가 지역에서 필요한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실제 사업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아프리카 언어를 지원하는 AI 개발에 무게를 둔다. 현재 글로벌 AI 서비스가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현지 언어와 콘텐츠를 AI 생태계에 포함시켜 디지털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컴퓨팅 인프라 지원도 추진한다. 양측은 UNDP의 아프리카 혁신 지원 프로그램인 '팀북투(timbuktoo)'를 통해 우선 추진 AI 프로젝트가 필요한 컴퓨팅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지 개발자와 실제 AI 활용처를 연결하고 개발된 기술이 시범사업에 머물지 않고 장기적으로 서비스화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GSMA가 지난 7월 정부, 산업계와 출범시킨 아프리카 언어 AI 프로젝트 'ATLAS Umoja AI'와도 연계된다. 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각 지역의 언어 데이터와 전문성을 모아 현지 수요에 맞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사타 데 UNDP 아프리카 지역 담당 국장은 “아프리카에는 AI의 미래를 만들어갈 인재와 창의성이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혁신가들이 아프리카의 과제를 해결할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기술, 기회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라 와몰라 GSMA 아프리카 총괄은 “아프리카의 AI 미래는 현지 인재가 주도하고 지역사회의 언어와 필요를 반영해야 한다”며 “이동통신 산업은 현지에서 개발된 솔루션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기업에 도달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GSMA의 산업 네트워크와 UNDP의 혁신 플랫폼을 결합해 유망한 AI 시범사업이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UNDP가 지원하는 대학 혁신 거점(UniPods)을 비롯해 AI 연구소와 대학, GSMA UNDP의 협력 기관을 연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지 AI 인재와 기술을 발굴하고 개발 단계부터 실제 배포와 사업 확장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26.10.04 14:29박수형 기자

미국 식료품값 6년 새 32% 상승…AI로 장보기 부담 줄인다

미국 소비자들이 치솟는 식료품 가격에 대응해 인공지능(AI)으로 구매 가격을 비교하고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찾는 등 장보기 비용을 줄이고 있다. 식품 지원을 받거나 식료품 구매를 위해 빚을 내는 가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최근 5개월간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웃도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식비를 절약하며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2020년 초보다 32% 상승했다. 다진 소고기 가격은 1파운드 (약 454g)당 평균 7.16달러(약 9658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과 관세, 이란 전쟁에 따른 가격 충격이 잇따른 영향이다. 반면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임금 상승률은 지난 3월부터 물가 상승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외신은 장보기 부담이 커지며 소비자들이 챗GPT에 마트 영수증을 입력하거나 상품 진열대 사진을 올려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장별 구매 비용과 할인 상품을 확인해 식료품 지출을 줄이려는 방식이다.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일부 고객이 저가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할인 상품을 찾거나 유명 브랜드 대신 가격이 낮은 PB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드뱅크의 식품 지원을 통해 다른 필수 지출에 사용할 돈을 확보하는 가계도 있다. 주거비나 임대료 지원보다 식품 지원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료품 구매를 위해 부채에 의존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아동 기아 해소 단체 '노 키드 헝그리 텍사스'가 의뢰한 최근 조사에서는 텍사스주 부모의 39%가 식료품 구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지고 있다고 답했다. 외신은 이 같은 부담에도 미국의 소비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소비 증가 속도는 1년여 만에 가장 빨랐으며 외식 지출도 늘었다. 소비자들이 장보기 비용을 절약하면서 다른 분야의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10.04 10:37류승현 기자

"답변 생성·판단 나눠"…아마존, AI 에이전트 행동 점검 모델 공개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행동을 빠르게 점검하는 소형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복잡한 답변 생성과 단순한 의사결정을 분리해 에이전트 처리 속도와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3일(현지시간) 벤처비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약 2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춘 의사결정 모델 '스트랜즈 디사이더 2B'를 출시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큐웬 기반 모델을 미세조정해 개발됐으며, 실험적 에이전트 개발 프로젝트인 '스트랜즈 랩스' 일환으로 나왔다. 스트랜즈 디사이더 핵심은 에이전트가 행동하기 전 필요한 정보·조건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도구를 실행한다' 또는 '사용자에게 추가 정보를 묻는다'처럼 정해진 AI 에이전트 행동 가운데 어느 쪽이 적절한지 평가한다. 글쓰기와 코딩 등 복잡한 작업은 생성형 모델에 맡기고 반복적으로 필요한 좁은 범위의 판단은 소형 모델이 담당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지역을 밝히지 않고 날씨를 물으면 에이전트가 임의로 도시를 정해 날씨를 조회하려는지 점검한다. 개발자는 이 판단을 바탕으로 에이전트가 날씨를 조회하기 전 사용자에게 지역부터 묻도록 설정할 수 있다. AWS는 해당 모델이 실제 실행 여부까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판단에 사용할 질문과 기준은 개발자가 정하며, 실행 허용이나 거부 등 후속 조치도 애플리케이션에서 설정해야 한다. 의사결정 모델을 연결하는 전용 라이브러리는 아직 개발 중이다. 개발자는 모델을 허깅페이스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아파치 2.0 라이선스'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AWS는 버전 20과 함께 코드와 학습 데이터·스크립트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자는 이를 바탕으로 학습 방법을 확인하고 자체 인프라에서 모델을 실행하거나 미세조정할 수 있다. 처리 속도는 하드웨어(HW)와 입력 길이에 따라 다르다. AWS는 짧은 작업을 수십 밀리초 안에 처리할 수 있으며 일부 환경에서는 100밀리초 미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00밀리초는 0.1초다. 벤처비트는 "이 모델 차별점은 더 뛰어난 벤치마크 성능이 아니라 개방성과 자체 호스팅 가능성·재현 가능성"이라고 평가했다.

2026.10.04 10:32김미정 기자

목소리만 들려주니...AI로 '뇌 노화' 추정

목소리와 말투가 실제 나이보다 늙게 분석되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뇌와 신체에서도 노화 징후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으로 목소리와 말하는 방식을 분석해 나이를 추정하는 이른바 '음성 시계'를 개발했다. 3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과 글로벌 뇌 건강 연구소(GBHI)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사람의 음성으로 나이를 추정하고 이를 뇌 건강과 비교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18~88세 성인 2928명의 음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 가운데 약 1500명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었으며 나머지는 경도인지장애(MCI), 알츠하이머병 또는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였다. 참가자들은 짧은 영상을 보고 내용을 설명하거나 60초 동안 특정 범주에 속하는 단어를 최대한 많이 말하는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짧은 이야기를 들은 직후 내용을 다시 말하고 20~30분 뒤 기억나는 내용을 다시 설명하는 검사도 진행했다. 외신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녹음한 음성을 AI로 분석했다. 말하는 속도와 멈춤 시간, 음높이, 어휘, 의미와 감정 표현 등 700개가 넘는 음향·언어적 특징을 추출한 뒤 참가자의 실제 나이를 예측하도록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켰다. AI가 음성을 바탕으로 예측한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는 '음성 나이 차이(speech age gap·SAG)'로 계산했다. 예를 들어 실제 나이가 60세인데 음성 시계가 70세로 판단한다면 음성 나이 차이가 양의 방향으로 커지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인지 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은 AI가 추정한 음성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가 가장 작았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있는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음성이 더 나이 든 것으로 분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차이는 질환에 따라서도 달랐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보다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에서 음성 나이 차이가 더 컸으며, 특히 언어 기능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전두측두엽치매 환자에게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 외신의 설명이다. 목소리에서 나타난 '노화 신호'는 인지 검사 결과와도 연결됐다. 음성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은 사람일수록 기억력과 언어, 주의력 등 여러 인지 검사 성적이 낮았으며 일상생활 기능에도 더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포함됐다. 단순히 말하는 방식만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연구진이 뇌 영상과 생물학적 노화 지표를 함께 분석한 결과 음성 나이 차이가 큰 사람에게서 뇌 영상으로 측정한 노화 지표도 더 높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DNA에 붙는 화학적 표지인 메틸화 패턴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후성유전학적 시계'에서도 비슷한 관계가 나타났다. 건강한 참가자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실제보다 음성이 나이 들게 분석될수록 일부 후성유전학적 노화 지표 역시 더 높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는 음성 나이 차이가 클수록 혈액 내 'p-tau217' 수치가 높은 연관성도 나타났다. p-tau217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주요 혈액 바이오마커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사람의 목소리가 단순히 성대 상태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과 신경근육 조절, 청각 피드백, 언어와 기억 등 여러 뇌 기능이 함께 작동해 만들어지는 만큼 노화와 뇌 건강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성 분석은 자기공명영상(MRI)이나 혈액 검사와 달리 특별한 의료장비 없이 녹음만으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연구가 축적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녹음한 음성을 활용해 뇌 건강 이상을 저비용으로 선별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목소리만으로 치매 여부나 향후 발병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음성과 건강 상태 사이의 연관성을 비교한 연구로, 음성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게 나타난 사람이 향후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았다. 연구진도 시간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는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대상이 중남미 5개국의 스페인어 사용자였다는 한계가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지면 말의 속도나 억양, 어휘 사용 등이 달라지는 만큼 한국어 등 다른 언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추가 검증해야 한다. 우울감이나 피로, 스트레스 등 일시적인 상태가 목소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요인을 충분히 통제하고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검증하기 전까지 음성 시계를 개인의 치매 진단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공개됐으며 라이브사이언스는 1일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26.10.04 10:30안희정 기자

[AI 리더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APAC "연내 韓 법인 설립, AI 선택지 넓혀"

인공지능(AI) 검색으로 이름을 알린 퍼플렉시티가 올해 안에 한국 법인을 세운다.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결한 AI 에이전트로 한국 이용자와 기업이 다양한 AI를 한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페 큐리어스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올해 안에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페 큐리어스는 퍼플렉시티가 지난해 9월 서울에 문을 연 첫 오프라인 거점이다. 온라인에서만 접하던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AI를 주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첫 오프라인 거점으로 서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퍼플렉시티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설립된 미국 AI 기업이다. 기존 검색엔진처럼 관련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웹에서 정보를 찾아 질문에 답하고 원문 출처까지 함께 제시하는 '답변 엔진'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AI 브라우저 '코멧'과 여러 AI 모델을 연결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퍼플렉시티 컴퓨터'를 내놓으며 검색을 넘어 AI 에이전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연내 한국 법인 설립…삼성·SKT 이어 협력 넓힌다 퍼플렉시티 한국 법인 설립 계획은 지난해 한 차례 늦춰졌다. 당시 내부 전략 조정으로 일정이 미뤄졌지만 올해는 연내 설립을 목표로 다시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 법인은 국내 기업과 협력을 넓히는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리타 대표는 법인이 설립되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더 다양한 국내 기업과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한국 법인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운영은 국가별 지사장에게 사업을 맡기는 일반적인 해외 지사와 다르게 가져갈 계획이다. 국가마다 별도 조직을 두기보다 APAC 조직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각 시장을 지원하는 현재 체계를 이어간다. 국내 기업과 협력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다. 퍼플렉시티는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이용자에게 유료 서비스 '퍼플렉시티 프로'를 제공하고 AI 서비스 개발에서도 협력해왔다. 올해는 삼성전자 갤럭시 S26에도 퍼플렉시티 기술이 적용됐다. 퍼플렉시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빅스비 실시간 웹 검색과 추론에도 관련 기술이 활용된다. 협력 대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모리타 대표는 현재 여러 하드웨어 기업과 추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 기업들이 퍼플렉시티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으로 정확도와 신뢰를 꼽았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이용자를 대신해 행동하기 시작하면 잘못된 판단이 실제 업무 오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모리타 대표는 "퍼플렉시티는 처음부터 정확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발전해왔다"며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에는 정확도와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LLM 한곳에…검색 넘어 '일하는 AI'로 퍼플렉시티가 검색 다음 단계로 내세운 서비스는 '컴퓨터'다. 이용자가 하나의 AI 모델에 모든 업무를 맡기는 대신 여러 LLM과 에이전트를 연결해 작업에 맞는 AI를 활용한다. 이용자가 복잡한 업무를 요청하면 이를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작업에 적합한 모델을 골라 일을 맡긴다. 하나의 모델에서 결과를 받아 끝내는 게 아니라 다른 모델을 활용해 결과를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모리타 대표는 "20~30개 LLM 가운데 요청한 업무에 어떤 모델이 적합한지 판단해 활용한다"며 "결과가 나오면 다른 모델과 비교해 제대로 수행됐는지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퍼플렉시티는 이처럼 하나의 LLM에 의존하지 않고 작업에 따라 여러 모델을 조합한다. 검색과 추론, 코딩 등 각 모델 강점을 활용하고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한다. 이용자는 챗GPT와 클로드, 제미나이 등을 따로 오가며 업무마다 적합한 모델을 고를 필요가 줄어든다. 기업 역시 특정 모델에 업무 환경을 맞추기보다 성능과 가격 변화에 따라 다른 모델을 선택할 여지가 커진다. 기존 모델 가격이 오르거나 더 성능이 좋은 모델이 등장해도 시스템 전체를 다른 AI로 옮기기보다 업무에 따라 사용하는 모델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모리타 대표는 "하나의 LLM만 사용하면 그 모델이 잘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나뉠 수밖에 없다"며 "퍼플렉시티는 여러 모델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결과까지 다시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AI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봤다.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직원 몇 명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비용을 내는 '시트' 중심이었다면 생성형 AI는 어떤 모델을 얼마나 사용하고 토큰과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소비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정 모델에 고정되지 않으면 가격과 성능 변화에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에는 저렴한 모델을 쓰고 높은 추론 성능이 필요한 업무에는 고성능 모델을 활용하는 식이다. 모리타 대표는 "더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모델이 나오면 같은 비용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토큰 소비와 효율성이 계속 달라지는 만큼 기업이 AI를 구매하는 방식과 AI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플렉시티는 이런 유연성을 AI 모델뿐 아니라 작업이 실행되는 환경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대신 필요에 따라 이용자 기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컴퓨트'를 도입했다. 하이브리드 컴퓨트는 웹 검색이나 복잡한 추론은 클라우드가 맡고 민감한 파일이나 로컬 프로그램을 다루는 작업은 이용자 기기에서 처리한다. 하나의 업무를 클라우드 AI와 로컬 AI가 나눠 수행하는 구조다. 로컬 환경에서 처리하는 작업에는 클라우드 크레딧도 사용되지 않는다. 모리타 대표는 "집에 있는 컴퓨터를 켜두면 외부에서도 클라우드와 로컬 환경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며 "로컬 파일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서 민감한 정보는 기기 안에 남겨둘 수 있다"고 소개했다. "AI가 행동해도 결정권은 사람에게" AI가 검색과 답변을 넘어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이용자가 어디까지 권한을 맡길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AI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보내고 파일을 수정하거나 구매·결제까지 맡게 되면 잘못된 판단이 실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퍼플렉시티는 AI가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이용자에게 남겨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모리타 대표는 "AI가 일을 대신해줄 수는 있지만 결정권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며 "행동은 AI가 수행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이용자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행동을 실행하기 전에는 AI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허가를 받도록 한다. 다만 모든 행동을 할 때마다 매번 승인을 받도록 하는 건 아니다. 반복 업무는 이용자가 처음에 작업 범위와 조건을 정해두면 해당 범위 안에서 AI가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일례로 매주 월요일 특정 뉴스와 자료를 정리해 이메일로 보내도록 지시한다면 처음에 업무 내용과 전달 대상을 승인한 뒤 같은 절차를 반복한다. 모리타 대표는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어떤 조건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정해두고 이용자가 승인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이 같은 새로운 AI 활용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했다.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이용자가 많고 기업도 AI 활용에 적극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오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AI페스타26' 퓨처 테크 컨퍼런스 무대에도 오른다. '검색하는 시대에서 답을 얻는 시대로'를 주제로 AI 검색이 에이전트로 확장되는 과정과 퍼플렉시티가 그리는 다음 단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모리타 대표는 "한국은 얼리어답터가 많고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시장"이라며 "퍼플렉시티가 앞으로 내놓을 기술과 서비스가 한국 이용자와 기업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04 10:10김동원 기자

[소외된 SW ㊦] GPU·모델만으론 부족…AI 투자, '돈 버는 SW'로 이어져야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정책 무게중심을 인프라와 기술 확보에서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사업화와 성장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모델 확보에 그치지 않고 산업별 서비스와 솔루션 개발, 실제 구매와 운영까지 이어지는 시장을 만들어야 AI 투자가 국내 SW 산업 경쟁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SW 기업들은 정부의 AI 투자 확대에 맞춰 기존 공공SW 구매와 계약, 과금 체계를 AI 시대에 맞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존 구축형 SW를 전제로 만들어진 예산·계약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AI에 맞는 새로운 과금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공공SW 사업은 제품이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자산 취득 방식이 중심이지만 AI 서비스는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토큰 기반 과금 등 새로운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행 국가계약 체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우수한 AI 서비스가 등장해도 공공시장에서 실제 구매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SW 업계 관계자는 "AI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토큰 방식 등으로 과금 체계가 바뀌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예산은 자산취득비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AI 강국으로 가고자 한다면 그 방향에 맞춰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활성화 정책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방식을 AI에서도 그대로 답습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AI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산업별 수요와 연결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이 제조·금융·물류·공공 등 각 산업의 업무에 적용할 AI 서비스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구매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이 없다면 정부 지원이 일회성 기술개발이나 실증에 그칠 수 있어서다. 실제 공공 AI 사업에서도 기술과 실제 구매 사이의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상용인공지능소프트웨어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선 30억원 규모 공공사업에서 비정형 데이터 처리에 배정된 예산이 3000만원에 그친 사례가 제시됐다. 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 역시 마련됐지만 발주기관과 사업자의 인지도가 낮아 실제 사업에선 인프라와 플랫폼, 데이터, 응용SW 등이 다시 하나의 사업으로 묶여 발주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W 기업이 AI 사업을 통해 기술과 제품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도 과제로 꼽힌다. 공공사업을 한 차례 수주해 구축 실적을 확보하더라도 사업 종료 이후 운영 경험과 데이터가 자산화되지 않는다면 다음 제품 개발과 재구매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우려다. 업계에선 공공사업이 끝난 뒤 개발한 코드나 로직을 기업 자산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현재 구조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숙경 KAIST 교수도 국내 SW 산업이 단순히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에서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 운영 경험을 쌓는 제품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자체가 빠르게 평준화될수록 기능 구현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지고 고객 업무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 운영 경험 등이 실제 제품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 역시 기술 개발이나 일회성 사업 수주를 넘어 실제 제품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판매되는 단계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부와 산업이 기술 투자에서 시장 형성으로, 단년도 프로젝트에서 지속적인 운영으로, 맞춤형 시스템통합(SI)에서 제품 중심으로 정책과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제품을 다른 고객과 해외시장에서도 반복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SW의 가격과 유지보수 대가를 현실화하는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AI 기술검증(PoC)을 늘리는 것보다 이미 도입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하는 것이 기업의 기술 축적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품 가격을 사실상 0원으로 책정하고 인력 투입 비용만 받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현재 구조에선 기술력을 갖춘 SW 기업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내년도 AI 예산 확대의 성과를 GPU 확보량이나 모델 개발 건수뿐 아니라 이를 활용해 성장한 국내 SW 제품과 기업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응용SW 기업이 실제 고객을 확보하고 운영 경험을 쌓아 다시 제품을 고도화하는 구조가 형성돼야 정부의 AI 투자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 달성 역시 좋은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과 제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만으로 국내 SW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실제 제품을 판매하고 운영 경험을 쌓아 다시 투자할 수 있도록 AI 투자가 시장 형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6.10.04 09:06한정호 기자

[AI는 지금] 챗GPT·클로드 추격할까…'제미나이4' 띄운 구글, 기술·가격·마케팅 총공세

약 10개월간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 신작이 없었던 구글이 '제미나이 4'를 앞세워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새 프론티어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유료 AI 서비스 구독료를 40% 낮추며 기술과 가격을 동시에 강화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오는 31일까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AI 프로' 연간 구독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신규 연간 구독자는 기존 29만원인 요금제를 17만4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월 환산 가격은 1만4500원이다. 구글은 가격 인하와 함께 배우 이병헌·김고은, 경제 크리에이터 슈카, 출판편집자 김민경, 크리에이터 미미미누 등을 앞세운 새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딥 리서치와 개인 AI 에이전트, 지메일·문서·스프레드시트 등 구글 앱과의 연동을 전면에 내세워 단순 질의응답보다 실제 업무 활용도를 강조했다. 구글이 국내에서 가격 할인과 마케팅을 동시에 강화한 데는 제미나이의 이용자 기반을 빠르게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형 스타와 콘텐츠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앱 설치와 이용 규모에서는 챗GPT와 클로드에 밀렸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안드로이드·iOS AI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챗GPT가 64만7439건으로 가장 많았고, 클로드가 28만6823건으로 뒤를 이었다. 제미나이는 20만4672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에 구글은 지난 8월에도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캠페인을 통해 제미나이 인지도 확대에 공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3 프로' 이후 최상위 모델 신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비해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구글은 지난달 30일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제미나이 3 프로 이후 약 10개월 만에 나온 최상위급 신작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과 금융·법률 등 전문 지식 업무, 사이버 보안처럼 여러 단계를 오래 이어가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출력 토큰 한도다. 구글은 아르곤의 최대 출력 토큰을 기존 6만4000개에서 100만 개으로 늘렸다. 한 번의 작업에서 수십만 토큰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해 대규모 코드 분석이나 긴 연구 작업, 장시간 에이전트 업무를 중간에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구글 내부에서도 아르곤을 장시간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C·C++ 코드베이스를 러스트로 전환하는 작업에서는 수만줄 규모의 라이브러리부터 80만 줄 이상인 퓨시아 지르콘 커널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구글은 여러 아르곤 에이전트가 데이터센터 프로파일링 데이터를 분석해 적용 후 300TiB 이상의 메모리를 확보한 사례도 공개했다. 구글이 공개한 벤치마크에선 성능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장시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을 측정하는 딥SWE(DeepSWE) v1.1에서 77.9%를 기록했고, 기업 업무 자동화 평가인 오토메이션벤치(AutomationBench)에서는 51.3%로 1위에 올랐다. 금융·코딩·법률·세무 등을 평가하는 발스 인덱스(Vals Index)에서도 최상위 성능을 기록했다. 구글은 아르곤의 초기 API 가격도 낮게 책정했다. 100만 입력 토큰당 2달러, 출력 토큰당 10달러이며 캐시된 입력 토큰은 입력 가격보다 95% 낮게 제공한다. 장시간 에이전트가 많은 토큰을 사용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개발자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 이용 확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르곤은 아직 일반 이용자가 바로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란 점에서 경쟁사 대비 성능이 좋을지에 대해선 판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는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게 먼저 제공되고 있으며, 구글은 안전성 검증을 거쳐 유료 API 고객과 구글 AI 울트라 가입자부터 접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엑시오스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제미나이 4를 벤치마크가 나타내는 것만큼 오픈AI·앤트로픽의 프론티어 시스템과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면, 구글이 AI 경쟁에서 상당 부분 따라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아르곤 공개로 구글이 그동안 지적받던 최상위 모델 공백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제는 공개된 성능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이어지는지, 또 한국에서의 가격 인하가 이용자 확대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04 09:05장유미 기자

AI 현재와 미래는...'AI 페스타'서 직접 보고 체험한다

전문 기술 용어나 알고리즘 공식은 잊어도 좋다. 눈앞에서 로봇 팔이 움직이고, 몇 마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서류 작업이 끝나는 세상이 왔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AI의 현재와 미래가 한 자리에 모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AI페스타조직위원회에서 주관하는 'AI페스타26'이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실용성과 체험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직접 AI 기술을 손으로 다루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피지컬 AI&로봇 특별관, 에이전틱 AI+X 특별관, AI 반도체 특별관 등에 방문해 AI 생태계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눈 앞에서 움직이는 피지컬AI·로봇 생성형 AI가 물리적 몸체와 결합한 피지컬 AI는 올해 전시회에서 뜨거운 화두다. 화면 속에만 갇혀 있던 AI가 실물 로봇을 통해 현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두산로보틱스 부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협동로봇이다. 대표 모델인 P시리즈는 중량물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류, 건설 환경에서 주로 활용된다. M시리즈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연한 자동화를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정밀도와 적응성이 핵심인 전자, 자동차 환경에서 주로 활용된다. AI 비전 및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차세대 지능형 로봇 '스캔앤고'도 공개한다. 스캔앤고는 협동로봇 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플랫폼에 물리정보 기반 AI와 3D 비전을 적용한 로봇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라이드플럭스는 복잡한 도심 도로 환경과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안전한 운행을 지원하는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한다. 승용차 및 상용차, 대중교통 등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에 결합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실증 성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술기업 중 유일하게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하지 않은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운행 중인 라이드플럭스는 정밀지도, AI 데이터 솔루션, 원격 관제 등 인프라 기술을 100% 내재화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완성한다. 일상과 업무를 바꾸는 AI 에이전트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AI는 인간의 명령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복잡한 연속 업무를 완수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했다. 달파는 기프트 에발(GIFT-eval), 딥리서치 벤치 등 글로벌 AI 벤치마크에서 1위를 기록한 '코브라 에이전트'를 공개한다. 코브라 에이전트는 인간 행동 예측으로 여론 확산, 소비자 수요, 정책 효과 등 미래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기업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 업무 방식을 학습해 머신러닝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업무형 에이전트 '달파 에이전트'도 선보인다. 뉴엔AI는 구어체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분석 기업이다. 라이트 유저부터 전문가까지 활용 가능한 구독형 AI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퀘타아이(Quettai)'를 선보인다. 퀘타아이는 총 12개 채널 실시간 모니터링과 티팝 분석 기반의 인구통계 정보 추론 기능으로 평판 관리와 세일즈, 마케팅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멀티모달 AI 기반 글로벌 뷰티 분석 플랫폼 '뷰센스(VUSSENS)'도 공개한다. 뷰센스는 소셜과 이커머스 데이터 교차 분석, 숏폼 콘텐츠 프레임 분석, 가상 페르소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트렌드 기반 제품 기획과 마케팅, R&D 전략 수립을 돕는다. 한국 AI 자존심,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한국 기업 환경과 한국어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한국 기업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도 관람객을 맞이한다. 더존비즈온은 ERP, 그룹웨어, EDM이 통합된 올인원 비즈니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한국 AI·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전시에선 기업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도구 원 AI(ONE AI)를 선보인다. ONE AI는 각 기업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며, 탄탄한 내부 데이터 보안이 뒷받침된다. 팀스파르타는 전시에서 폐쇄망 환경을 위한 통합 AI 코딩 어시스턴트 솔루션 'AX 포트리스(AX Fortress)'를 선보인다. AX 포트리스는 자체 개발한 120B 파라미터 한국어 파운데이션 모델과 포트리스 CLI를 엔비디아 DGX 스파크 어플라이언스에 통합한 제품으로, 인터넷이 차단된 환경에서도 AI 코딩 생산성을 유지한다. 초지능 뒷받침하는 AI 반도체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저전력 고성능 AI 반도체(NPU)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칩셋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부스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딥엑스는 전시에서 클라우드가 아닌 디바이스 현장에서 직접 AI를 추론하는 NPU 솔루션과 풀스택 기술을 선보인다. GPU와 견줘 압도적 전력 효율을 갖춘 딥엑스 NPU는 로봇, 스마트팩토리, 영상 보안 등 전력과 발열 제약이 큰 현장에 AI를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시에선 1~5W 전력으로 25 TOPS 성능을 내는 주력 양산 칩 'DX-M1'과 소형 로봇·AIoT용 초소형 폼팩터 'DX-M1M', 다채널 영상 분석과 엣지 서버용 'DX-H1 콰트로'를 소개한다. 2나노 공정 기반 라마·큐웬 등 70종 이상 최적화 모델을 지원해 엣지 LLM·VLM 추론이 목적인 차세대 'DX-M2'와, 모델 이식부터 배포까지 지원하는 통합 소프트웨어 'DXNN SDK'도 선보인다. 언제 어디서나 꺼내 쓰는 생활형 AI 더플레이토는 전시에서 AI 회의 기록 서비스 '티로(Tiro)'를 선보인다. 티로는 봇 초대 없이 0.5초 이내에 회의를 받아쓰고 15개 이상 언어를 실시간 번역하는 회의 기록 솔루션이다. 회의록을 MCP·API·웹훅·CLI를 통해 AI 에이전트와 사내 LLM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한다. 현장 부스에선 회의 기록이 AI 에이전트 실무 작업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직접 시연한다. AI 페스타 26은 단순히 보는 전시회를 넘어, 관람객이 직접 로봇과 교감하고 AI 에이전트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피지컬 AI&로봇관에서 로봇 시연을 관람한 뒤, 에이전틱 AI+X관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관으로 이동해 소프트웨어 기술 정점을 체험하는 동선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AI 반도체관과 K-AI 파트너십관을 둘러보면 AI 산업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현장에선 최신 AI 기술 경쟁력을 겨루는 AI 경진대회와 국내외 글로벌 AI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강연도 함께 진행된다.

2026.10.04 09:00홍지후 기자

'메모리 풍향계' 마이크론 호실적… 삼성·SK 3분기 실적 '파란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풍향계'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스마트폰·PC 수요 둔화 우려와 '인공지능(AI) 고점론'을 완전히 불식하며 실적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일부 비우호적 거시경제 변수에도 양사가 견조한 이익 체력을 증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범용 D램 단가 상승세 유지와 AI 메모리 수요 확산이 맞물려 DS부문이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환율 영향 및 일부 비용 반영으로 이전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수 있으나, AI 모델 진화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는 지속되고 있다"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진입과 함께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여는 압도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탄력적인 실적 상승세가 기대된다. HBM3E 출하 물량이 전사 차원에서 본격 확대되면서 또 한 번 실적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빅테크뿐 아니라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의 메모리 직접 구매 추진으로 대역폭 확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공급 안정성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HBM 시장 내 우려 대비 양호한 협의를 마무리하며 고객 저변을 계속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6.10.04 08:00전화평 기자

글로벌 통신사 투자, 기지국서 AI 컴퓨팅으로 향했다

5G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았던 글로벌 통신사들의 투자 무게중심이 AI 컴퓨팅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지국과 코어망 등 전통적인 통신망 투자는 줄이는 대신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을 늘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AI 확산이 통신사의 새로운 사업을 넘어 자본투자 구조까지 바꾸기 시작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중국 3대 통신사의 올해 컴퓨팅 관련 설비투자(CAPEX)는 전년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연결성 중심의 통신망 투자는 2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사의 투자 중심이 이동하는 배경에는 5G 구축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면 AI 서비스 확산으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한 점이 꼽힌다. 실제 중국 통신사들은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AI 연산 인프라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테면 차이나모바일이 올해 통신망 투자를 20% 줄였고 컴퓨팅 인프라 투자는 60%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차이나유니콤 역시 올해 전체 설비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약 35%를 컴퓨팅 역량 확충에 배정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AI 컴퓨팅 용량을 상반기에 24.8EFLOPS 추가해 총 70.8EFLOPS로 늘렸으며, GPU 1만개 규모의 이기종 컴퓨팅 클러스터 4곳도 구축했다. 이 같은 변화는 통신사 내부의 투자 방향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성장축까지 움직이고 있다. 델오로가 주로 살피는 무선접속망(RAN), 모바일 코어, 광전송, 라우터 등 6개 통신장비 분야의 올해 상반기 세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다. 2024년까지 3년간 14% 감소했던 시장이 지난해 4% 성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회복세를 이어간 것인데 이는 통신사가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의 투자에 따른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시장 성장의 55%는 통신사가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장비 수주였다는 설명이다. 돈이 몰리는 장비도 달라졌다. 데이터센터와 직접 연결되는 광전송 장비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고성능 라우터 시장도 성장했다. 반면 기존 통신망의 핵심인 RAN과 모바일 코어 매출은 큰 변화가 없다. 광전송과 라우터가 통신장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셈이다. 델오로는 올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매출 증가율 전망치도 종전 2~4%에서 3~5%로 상향했다. 전통적인 통신망 투자 회복보다 클라우드와 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델오로는 “5G 투자 사이클 이후 통신사의 설비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와 달리 투자 대상 자체가 바뀌는 모습”이라며 “가입자를 연결하기 위한 기지국과 코어망에 집중됐던 자금이 이제 AI 연산을 위한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이를 연결하는 광전송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10.03 23:17박수형 기자

[안광섭 AI 진테제] 중국의 토큰 그레이마켓...미국AI 정가 10%에 판매

베이징 하이뎬구는 대학과 IT 기업이 몰린 동네다.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어제(2일) 전한 이야기는 이 동네의 평범한 사무용 건물 하나에서 시작한다. 입주사 30여 곳 가운데 여섯 곳이 같은 장사를 한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비롯한 미국 AI 모델 사용권을 중국 고객에게 파는 일이다. 앤트로픽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클로드를 팔지 않는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수요는 넘치고, 이 수요를 받아내는 업자가 수천에서 수만 곳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장사를 '토큰 그레이마켓'이라고 부른다. 토큰은 AI 모델이 글을 읽고 쓰는 단위이고, API 요금은 토큰 수로 매겨진다. 토큰을 되판다는 말은 모델 사용권을 잘게 쪼개 판다는 뜻이다. 이 시장은 중국에서 올해 내내 커졌다. 급기야 9월 한 달동안 미국 정부 권고문과 앤스로픽 위협 보고서, 중국 규제당국 조사가 이뤄졌고 미중 정상회담도 열렸다. 1. 중계소라는 장사 중국 개발자들은 이 업자들을 '중계소(中转站)'라고 부른다. 구조는 단순하다. 중국 밖에 서버를 두고, 거기에 클로드 계정을 수십, 수백 개 묶어 둔다. 중국 고객이 요청을 하면 서버가 그 요청을 자기 계정 가운데 하나로 앤스로픽에 전달하고, 답을 받아 고객에게 돌려준다. 앤스로픽이 보는 것은 해외 서버의 계정과 IP 주소이지 중국의 실제 사용자가 아니다. 이런 서버를 '리버스 프록시'라고 한다. 중국 고객 쪽에서는 API 주소 하나만 바꿔 끼우면 커서나 VS코드 같은 코딩 도구에서 미국 클로드가 그대로 돌아간다. 결제는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하고, 광고는 타오바오와 중고장터 셴위에 버젓이 올라온다. 가격이 핵심이다. 옥스퍼드 중국정책연구소의 첸즈란(Zilan Qian) 연구원이 5월 차이나토크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중계소에서 클로드 토큰은 정가의 10% 수준까지 내려간다. 공식 1달러어치가 1위안 안팎에 팔린다. 이 가격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면 중계소 하나가 아니라 그 뒤의 공급망을 봐야 한다. 첸 연구원의 조사와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합치면 층이 이렇게 나뉜다. 맨 위에 계정 공급자가 있다. 앤트로픽이 신규 가입자에게 주는 5달러 크레딧을 긁어모으고, 월 200달러짜리 클로드 맥스 요금제 계정 하나를 수십 명이 시간당 한도를 나눠 쓰게 쪼갠다. 과거 크립토나 이커머스 사업을 하며 모아 둔 이메일과 신원 정보로 계정을 만들고, 스테이블코인 USDT로 충전한 결제카드로 요금을 낸다. 그 아래에 해외 전화번호를 빌려주는 SMS 인증 업체, 신원확인(KYC)을 대신 통과해 주는 업체, 프록시 서버 운영자, 그리고 그 사용권을 다시 쪼개 파는 2차 리셀러가 있다. 앤스로픽이 계정을 막으면 24시간 안에 새 계정으로 갈아 끼워 주는 일도 별도 업자가 맡는다. 첸 연구원이 짚은 이 시장의 특징은 아무도 사슬 전체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자 한두 층만 맡아 돈을 번다. 그래서 앤스로픽이 어느 한 층을 끊어도 위에 계정 공급이 남아 있고 아래에 고객 수요가 남아 있으면 그 자리는 금방 다시 채워진다. 2. 물고기 한 마리로 세 끼 그래도 10%는 너무 싸다. 계정을 공짜로 만든다 해도 앤트로픽이 받는 토큰 요금은 어디선가 나와야 한다. 첸 연구원은 이 가격의 비밀을 중국 식당 메뉴판에 빗대 '일어삼흘(一鱼三吃)', 물고기 한 마리로 세 가지 요리를 낸다고 설명한다. 첫 끼는 토큰 되팔기 자체다. 공짜 크레딧과 쪼갠 구독, 도난 카드로 만든 계정이면 원가가 거의 없다. 둘째 끼는 바꿔치기다. 고객은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를 주문했는데 실제로는 더 싼 소네트나 하이쿠, 심지어 중국산 모델이 답을 하고, 라벨만 오퍼스로 붙여 나간다. 독일 CISPA 헬름홀츠 정보보안센터 연구진이 중계소 17곳을 감사했더니 '제미나이 2.5'라고 판 서비스가 의학 벤치마크에서 37점을 받았다. 구글 공식 API로는 84점 가까이 나오는 시험이다. 토큰 수를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도 같은 범주다. 셋째 끼가 이 글의 주제다. 중계소를 지나는 모든 질문과 답, 코드, 추론 과정이 서버에 남는다. 이 기록은 다른 모델을 가르치는 데 쓰이는 최상급 학습 데이터다. 첸 연구원은 5월 시점에 중계소가 이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팔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넉 달 뒤 앤트로픽이 그 증거를 냈다. 9월 10일 위협 보고서에서 앤트로픽은 센스타임이 제3자 데이터 업체로부터 사용자와 클로드의 대화 기록을 사들여 증류에 썼다고 적었다. 그 기록은 중계 서비스를 거친 사용자의 대화를 업자가 저장해 판 것이었다. 증류는 큰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이다. 요컨대 토큰을 싸게 파는 쪽은 손해를 보더라도 그 손해를 데이터로 메운다. 싼 토큰의 진짜 가격은 사용자의 대화다. 이 대목에서 밝혀둘 것이 있다. 필자는 현재 그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회사 가운데 하나인 MiniMax의 한국 시장 GTM 파트너다. 앤트로픽은 MiniMax가 모회사와의 관계를 드러내지 않는 별도 법인을 통해 프록시 서비스를 운영했고, 그 서비스가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델만 팔고 중국 모델은 자사 것조차 팔지 않았다고 적었다. 필자는 시장 진입을 돕는 파트너이지 기술 파트너가 아니어서 학습 과정은 알지 못하며, 이 글은 앤트로픽이 적은 내용을 다른 여섯 곳과 같은 무게로 쓴다. 3. 가짜 질문 대신 진짜 손님을 흘려보내다 9월 10일 보고서가 이전 발표와 다른 점은 숫자가 아니라 수법이다. 앤트로픽은 2월 23일 처음으로 딥시크, 문샷AI, MiniMax를 지목하며 가짜 계정 약 2만4000개로 1600만 건이 넘는 대화를 뽑아 갔다고 밝혔다. 9월 보고서에는 알리바바, 즈푸(Z.ai), 샤오미, 센스타임이 더해져 일곱 곳이 됐고, 알리바바 한 곳에만 5~7월 1억5100만 건, 많을 때는 하루 300만 건 가까이가 붙었다. 알리바바가 클로드의 추론 기록을 받아 큐원 3.5, 3.6, 3.7 학습에 썼다는 것이 앤트로픽 주장이다. 그런데 더 눈길이 가는 쪽은 문샷AI와 딥시크다. 두 회사는 가짜 질문을 만들어 클로드에 보내는 대신, 자기 서비스에 들어온 진짜 고객의 질문을 몰래 클로드로 보냈다. 문샷의 키미를 쓰는 사용자는 키미가 답한 줄 알았지만 실제 답은 클로드 오퍼스가 쓴 것이었다. 문샷은 싱가포르와 일본에 둔 계정 5380개로 열흘간 약 30만 건을 이렇게 흘렸고, 5~7월 전체로는 2300만 건이 넘는다. 딥시크는 클로드 코드 같은 코딩 도구를 쓰는 사용자만 골라 7월 2주 동안 1210만 건을 넘겼다. 클로드는 추론 과정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추론 서명'이라는 참조값만 돌려주는데, 두 회사는 이 서명을 저장해 뒀다가 새 세션에서 원래 추론으로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숨겨진 추론 기록까지 뽑아냈다고 앤스로픽은 설명한다. 가짜 질문은 패턴이 비슷해 탐지에 걸리기 쉽고 학습 데이터로서도 질이 낮다. 사람이 실제로 던진 질문은 다양하고, 정상 트래픽과 섞여 구분이 어렵고, 코딩 도구를 거친 질문에는 실제 저장소와 실제 결정이 붙어 있다. 증류 재료로는 이쪽이 훨씬 좋다. 자기 손님을 재료로 쓴 셈이다. 그 재료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가 사건을 키웠다. 앤트로픽은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키미에 청두 시내 카메라 수백 대의 CCTV 영상을 올려 특정인의 행동이 이상한지 분석해 달라고 했고, 그 영상이 그대로 클로드로 전달됐다고 적었다. 카메라 가운데는 인민해방군 시설 앞의 것도 있었다. 딥시크 쪽에서는 한 지방 공안국의 사건관리 시스템을 만들던 엔지니어들이 주민번호로 개인의 이동을 경찰 기록과 대조하는 도구를 짜면서 그 데이터를 클로드에 보냈다. 중국 공안의 감시 데이터가, 중국이 쓰지 못하게 돼 있는 미국 모델의 서버로 간 것이다. 4. 베이징 반응이 둘로 갈라졌다 중국 정부의 첫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9월 8일 미국 NSA·CISA·FBI가 중국 기업 여섯 곳을 지목한 합동 권고문을 내자, 다음 날 중국 상무부는 증류는 미국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가 쓰는 보편적 기법이며, 미국이 증류를 구실로 중국 기업을 억누르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2주 뒤 다른 부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디인포메이션은 9월 23일 중국 인터넷 규제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앤트로픽 보고서에 이름이 오른 일곱 곳을 모두 불러 조사한 뒤 딥시크와 문샷AI 두 곳으로 범위를 좁혔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이 두 회사를 직접 찾아가 임직원을 조사했고, 처벌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그동안 자국 AI 기업이 미국 모델을 쓰는 것을 대체로 묵인해 왔다. 묵인이 조사로 바뀐 이유는 보고서를 읽으면 짐작이 간다. 중국 입장에서 증류는 미국의 능력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일이었다. 막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문샷과 딥시크의 수법은 중국 사용자의 데이터가 미국으로 나가는 일이기도 했다. 경찰 카메라 영상과 공안 기록은 중국의 데이터 반출 규정이 가장 엄격하게 다루는 범주다. 상무부는 능력의 방향을 보고 반발했고, CAC는 데이터의 방향을 보고 움직였다. 같은 사건을 두 부처가 반대편에서 읽은 것이다. 한 가지는 선을 그어 둔다. 증류가 중국 모델의 성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아직 아무도 숫자로 보이지 못했다. 7월 22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실장이 문샷의 키미 K3가 앤트로픽의 페이블을 증류했다고 공개 비난했을 때, 오픈AI의 그레그 브록먼 사장은 K3가 꽤 좋은 모델이라면서도 증류 여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다. 증류만으로는 K3의 성능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연구자들의 지적도 있었다. 앤트로픽의 보고서는 접근 규모를 보여주지만, 그 데이터가 모델 성능의 몇 퍼센트를 만들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5. API는 이제 '어디서'가 아니라 '누가'를 묻는다 앞으로 미국 모델은 어떻게 국경을 넘게 되는가. 세 층에서 동시에 바뀌고 있다. 첫째 층은 회사다. 앤트로픽은 2025년 9월 5일 중국 자본이 50%를 넘는 기업을 소재지와 무관하게 차단했다. 지역 기준에서 소유 기준으로 넘어간 첫 사례였고, 회사 스스로 매출 손실이 수억 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2026년 4월에는 정부 발급 신분증과 실시간 셀카로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했고 7월 8일부터 일부 소비자 계정에 의무화했다. 모델 쪽에서는 추론 과정을 요약해서만 내보내게 바꾸고, 페이블 5.1부터는 새 API 계정이 추론 앞의 맥락을 바꿔치기하지 못하게 막았으며, 단속은 계정 하나씩이 아니라 의심 활동을 조직 단위로 묶어 한꺼번에 차단하는 쪽으로 옮겼다. 그런데 첸 연구원의 조사가 보여주듯 통제가 하나 생길 때마다 우회 시장이 하나 생겼다. 셀카 인증이 생기자 저소득국에서 실제 사람을 모아 인증을 대신 통과시키는 업자가 생겼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들은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앤스로픽이나 AWS와 정식 기업 계약을 맺거나, 해외 기업이 쓰고 남긴 클로드 토큰을 사들이는 데까지 갔다. 둘째 층은 미국 정부다. 9월 8일 권고문은 미국 AI 기업에 방어 지침을 줬고,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9월 12일 글에서 무단 증류 단속과 데이터센터 원격 접근 차단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보다 앞서 1월 12일 미국 하원은 '원격접근보안법(Remote Access Security Act)'을 369 대 22로 통과시켰다. 지금의 수출통제는 칩의 물리적 반출만 다루고 클라우드로 빌려 쓰는 것은 다루지 못하는데, 이 법은 클라우드를 통한 원격 접근도 수출로 보겠다는 내용이다. 상원에 계류 중이다.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미국 AI 모델에 대한 접근 자체가 수출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24일부터 사흘간 열린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은 AI 대화 채널과 사고 대응 핫라인을 만드는 데서 멈췄고, 증류나 칩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다음 AI 대화는 11월까지 열기로 했다. 셋째 층은 중국 정부다. CAC의 조사는 중국이 그레이마켓을 수요 쪽에서 조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미국은 능력이 나가는 것을 막고, 중국은 데이터가 나가는 것을 막는다. 중계소는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다. 세 층이 향하는 곳은 하나다. 지금까지 모델 접근은 "어느 나라에서 호출하느냐"로 걸렀고, 그 기준은 프록시 서버 하나로 뚫렸다. 이제는 "누가 호출하느냐"로 옮겨 간다. 신분증, 소유 구조, 정식 클라우드 계약, 호출 패턴이 그 '누구'를 구성한다. API가 신원이 붙은 수출품이 되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는 이 변화가 두 갈래로 온다. 공식 채널로 쓰는 기업은 유리해진다. 신원이 확인된 수요가 앞으로 더 귀한 대접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용을 아끼려고 라우터나 리셀러를 거치는 구조는 다시 볼 때가 됐다. 중국계 자본이 과반인 국내 법인이라면 소재지가 한국이어도 이미 차단 대상이다. 소유 기준 차단과 행동 기반 탐지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국내에서 자체 모델을 만드는 팀에는 학습 데이터를 어디서 조달했느냐는 질문이 곧 사업 질문이 된다. 앤트로픽이 중국 일곱 곳에 들이댄 잣대는 다른 나라 모델에도 똑같이 들이댈 수 있다. 마치며 GTM(Go To Market) 관점에서 그레이마켓은 벽에 난 구멍이 아니라 수요 측정기다. 정가의 10%에 수천 곳의 업자가 먹고산다는 것은, 정가로 팔아도 중국 수요가 크다는 뜻이다. 앤트로픽은 그 수요를 알고도 안보를 이유로 팔지 않기로 했고, 그 결정의 가격을 수억 달러라고 스스로 적었다. 공급과 수요가 있는데 정식 채널만 없는 시장에 그림자 시장이 생기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것은 그 시장이 9월에 양방향으로 새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능력이 한쪽으로 나가는 동안은 한쪽 정부만 신경 썼다. 데이터가 반대쪽으로 새자 다른 쪽 정부도 움직였다. 중계소라는 장사의 수명은 그래서 앤트로픽의 탐지 기술보다, 두 정부가 각자 무엇을 잃고 있다고 느끼느냐에 더 달려 있다.

2026.10.03 19:51안광섭 컬럼니스트

한국 기업 파고드는 중국산 AI…'모델 종속' 경고등

중국 오픈웨이트 인공지능(AI)이 국내 기업 시스템으로 확산되면서 특정 모델에 대한 종속과 향후 라이선스 변화에 따른 전환 비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AI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서 알리바바 큐원 등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모델은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거나 수정할 수 있고 비용 부담이 낮은 데다 한국어 활용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현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본부장은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국내 기업에서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큐원은 한국어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있어 기업에서 활용하는 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큐원은 한국어 과제에서 국내 모델과 근접한 점수를 보였다. 국립국어원이 지난 4월 공개한 '2025년 지시문 기반 첨삭 지원 말뭉치 연구 분석'에서 큐원 계열 모델은 국어생활 상담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과제에서 2.18점을 기록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2.22점이었다.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에서도 큐원 계열 모델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큐원 계열 모델은 약 20억 6100만 회 다운로드됐다. 큐원을 기반으로 파인튜닝하거나 변형한 파생 모델도 15만 1448개로 메타 전체의 2.6배, 라마 계열의 4.7배에 달했다. 허깅페이스가 지난봄 공개한 분석에서는 최근 1년간 중국 모델이 전체 다운로드의 41%를 차지했다. 시스템 깊이 연결될수록 모델 바꾸기 어려워 큐원 생태계가 커진 데는 개방적인 라이선스도 영향을 미쳤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올해 공개된 200억 매개변수 이상 중국 모델 178개 가운데 59%는 아파치 2.0, 22%는 MIT 라이선스를 적용했다. 이들 라이선스는 기업이 모델을 수정하거나 자체 환경에서 운영할 때 제약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특정 모델에 맞춰 데이터를 연결하고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른 모델로 옮길 때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새 모델에 맞게 기존 연결 구조와 애플리케이션을 조정하고 성능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특정 모델을 오래 사용할수록 다른 모델로 바꾸기 어려워지는 '모델 종속'이 생길 수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종속은 중국 AI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오픈AI GPT나 앤트로픽 클로드처럼 API를 통해 제공되는 폐쇄형 모델도 기업 시스템과 깊게 연결해 사용하면 다른 모델로 교체할 때 개발과 검증 작업이 발생할 수 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폐쇄형 모델보다 기업의 선택 폭이 넓다. 가중치를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운영하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모델이 개방적인 조건으로 공개됐다고 해서 이후 출시되는 최신 버전까지 같은 조건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일부 초대형 모델에는 새로운 상업 이용 조건이 등장하고 있다. 허깅페이스는 큐원3.8 등 최신 대형 모델에서 기존과 다른 라이선스 조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의 큐원3.8 맥스도 자체 라이선스를 적용한다. 서비스형 모델이나 AI 업무도우미 사업을 하는 기업과 계열사의 최근 12개월 합산 매출이 5000만 달러(약 673억원)를 넘으면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전에 큐원 측과 별도 라이선스를 체결해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만 이용할 경우에는 이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에 아파치 2.0 등으로 공개된 큐원 모델의 이용 권한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기존 버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성능이 개선된 최신 모델로 계속 업그레이드하려면 새 버전의 이용 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오픈웨이트도 조건 바뀐다…국내 AI 역량 확보 병행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공개 소프트웨어의 후속 버전 운영 방식이 달라진 사례도 있다. 안드로이드 가상화 소프트웨어 '버추얼앱'은 2017년 12월 오픈소스 버전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이후 비공개 상용 버전 개발로 전환했다. 중국 법원은 기존에 오픈소스 라이선스인 GPL로 공개된 버전에는 해당 라이선스가 계속 적용되지만 이후 새로 개발하는 버전에는 다른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버전을 계속 사용할 수 있어도 최신 기능과 성능을 이용하려면 새로운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특정 모델에 파인튜닝과 사내 데이터, 업무 시스템을 연결했다면 기존 모델을 유지할지, 새 조건을 받아들일지, 다른 모델로 옮길지를 선택해야 한다. 정부도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의 현장 활용과 자체 AI 역량 확보를 함께 언급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아직 많은 현장에서 중국의 오픈웨이트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 산업과 공공의 AX를 외국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면 경쟁력 있는 우리 모델이 산업 곳곳에서 실제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은 1일 열린 'AI 개발 속도조절론' 관련 세미나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AI 3강 도약을 위해 안전한 프런티어 AI 역량 확보는 필수"라고 말했다.

2026.10.03 10:20김동원 기자

[소외된 SW ㊤] 예산안에서 사라진 SW...국가 경쟁력 우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내년 인공지능(AI) 예산을 9조4천억원 규모로 늘리는 가운데 소프트웨어(SW) 산업 지원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AI 산업의 기반이 되는 SW 생태계 지원은 축소되면서 국가 경쟁력 토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일 과기정통부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예산 29조6천476억원 가운데 AI 분야에 9조4천211억원이 배정됐다. 올해 5조938억원보다 84.3% 늘어난 규모로, 부처 전체 예산의 31.8%를 차지한다. 과기정통부는 최상위 AI 모델·기술 확보에 5조5천937억원을 편성하고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차세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AI는 늘고 SW는 줄고…예산·정책서 밀려난 SW 반면 과기정통부 예산안과 업계 집계를 종합하면 내년도 비연구개발(R&D) 부문 SW 관련 예산은 2천9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약 3천300억원에서 400억원가량 줄었다. SW산업기반확충 사업은 약 17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고, XaaS 선도 프로젝트와 공공SW사업 선진화 사업도 각각 28.5%, 15% 감액된 것으로 분석됐다. SW산업해외진출 역량강화 사업 역시 약 30억원으로 축소됐다. 공공 SaaS 지원 예산도 감소했다. 공공 SaaS 개발·검증 예산은 올해 60억원에서 16억원으로, SaaS 전환지원 예산은 160억원에서 89억원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AI 투자가 확대되는 동안 SaaS와 공공SW 등 기존 SW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사업은 위축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SW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지적은 예산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8월 발표한 2027년 정부연구개발 예산 편성안 브리핑 참고자료에서는 AI 연구개발(R&D) 예산이 2조4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으로 69.1% 늘었다. 반면 20쪽 분량의 자료에서 '소프트웨어'라는 단어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웠고, 'SW'는 지역 AX 사업명에 한 차례 언급되는 데 그쳤다. 사업의 무게중심도 바뀌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기존 SW중심대학 가운데 7개교를 AI중심대학 전환 대상으로 선정했다. AI중심대학은 올해 18개에서 내년 67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예산안은 정부가 제시한 SW 산업 육성 목표와도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제6차 소프트웨어진흥 기본계획(2023~2027)'을 통해 매출 1천억원 이상 SW 기업을 2027년까지 25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2024년 158개, 2025년 167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어윤호 한국상용인공지능소프트웨어협회 회장은 "SaaS로 전환하라고 하면서 SaaS 지원은 줄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라고 하면서 해외진출 기반까지 줄인다면 기업은 무엇을 믿고 투자해야 하는지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I 시대일수록 SW 중요성은 커져 업계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특정 산업의 예산 증감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AI와 SW를 별개 산업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AI가 확산될수록 SW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에이전트는 눈에 보이는 서비스일 뿐이다. 실제 기업 환경에서는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운영체제(OS), SaaS, ERP, CRM, 임베디드SW 등이 함께 작동해야 AI가 업무에 활용될 수 있다. 실제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은 모델 자체보다 기존 업무 시스템과의 연계다. 기업용 AI 에이전트는 ERP와 CRM, 그룹웨어, 데이터베이스 등을 연결해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 역시 센서와 로봇, 설비를 제어하는 임베디드SW가 뒷받침돼야 한다. AI 모델만으로는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정부가 집중 투자하고 있는 피지컬 AI 역시 로봇 제어 SW와 산업용 임베디드SW 없이는 구현이 어렵다. AI 데이터센터와 독자 모델도 결국 이를 활용하는 응용SW와 서비스가 있어야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윤호 회장은 "GPU는 결국 인프라이고 모델도 기반 기술"이라며 "그 기술을 실제 기업 업무에 적용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이 돈을 내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은 결국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김숙경 KAIST 교수도 최근 한국상용인공지능소프트웨어협회 포럼에서 "프론티어 모델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AI 3대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산업 생태계와 기업이 있어야 그 위에 AI가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 SW 투자 없는 AI 강국은 모래 위의 성" 과기정통부는 AI와 SW를 별개 산업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생태계로 접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국현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최근 업계 포럼에서 소프트웨어진흥법의 목적은 SW 산업 진흥이며 공공SW 시장에서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라 기존 공공SW 대가 체계 개선을 위해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는 AI 투자 확대와 SW 산업 육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라고 강조한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AI 에이전트 등이 활성화되면 SW가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SW를 단순한 코딩으로 보는 데서 비롯된 오해"라며 "실제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SW 없이는 AI를 구현할 수 없고, 정부가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내건 피지컬 AI 역시 임베디드SW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 SW 영역에 대한 투자 없이 AI 강국을 외치고 AI 인프라에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며 "AI 정책의 성적표는 GPU 숫자나 모델 크기가 아니라 세계가 돈을 내고 사용하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만들어냈는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2026.10.03 10:18남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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