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6개월새 최고층 낸드 양산 신기록 경쟁
국내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세계에서 층수가 가장 높은 낸드플래시 양산 신기록을 6개월 만에 엎치락뒤치락 갈아치웠다. 중국도 230단 이상을 개발했지만 양산 기술은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모 관계자는 9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율이 양산하는 데 관건”이라며 “한국과 중국 반도체 기술은 성숙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일정한 품질로 꾸준히 많이 만들어내려면 다양한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낸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셀(cell)을 수직으로 높이 쌓을수록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3차원 셀을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수직으로 균일하게 뚫는 공정 기술 등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238단 4차원(4D) 낸드를 양산했다. 지난해 8월 개발한 제품이다.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생산 효율이 34%, 정보 전송 속도는 50%, 읽기·쓰기 성능은 20%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8세대 V낸드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몇 단 제품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236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전에는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한 232단 낸드가 세계 최고층이었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해 11월 232단 3D 낸드를 개발했다. 양산은 아직이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지난달 17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개최한 반도체 산업 회의 'SMC코리아'에서 “YMTC가 가진 연구·개발(R&D) 설비로 앞으로 2세대 진보한 제품을 더 개발할 수 있다”며 “300~400단까지는 충분히 개발할 수 있지만, 양산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초격차 기술로 최고층 낸드 양산 국가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테크 데이' 행사를 열고 내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천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2002년 세계 낸드 시장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는 20년 넘게 왕좌를 지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낸드 매출은 29억3천만 달러(약 3조8천억원)로, 세계 시장에서 34%를 차지했다. 2위는 일본 키옥시아, 3위 SK하이닉스(인텔로부터 인수한 솔리다임 포함), 4위 미국 웨스틴디지털, 5위 미국 마이크론 순으로 뒤를 잇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에서 300단 이상 쌓을 수 있는 낸드 적층 기술을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셀 회로 아래에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 회로를 둬서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 PUC(Peripheral Under Cell) 구조를 2018년 96단 낸드부터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