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른 카카오, 하반기엔 카카오톡·AI로 달린다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낸 카카오가 하반기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톡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가 머무는 시간을 늘려 광고 확대를 꾀하고, 준비 중인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여러 서비스와 연동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데이터센터·AI·신사업 투자 등으로 숨 고르기를 했던 카카오가 하반기 그 존재감을 다시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425억원, 영업이익 1천135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2% 증가하고, 34% 감소한 수치다. SM엔터 인수로 첫 분기 매출 2조원 돌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로 카카오 2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신사업 투자 확대 등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8%p 줄었다. 톡비즈 매출은 전분기 대비 2%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5천3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톡비즈 매출 중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고,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 감소하고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895억원이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카카오모빌리티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과 카카오페이 해외결제 거래액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3천963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조538억원이다. 스토리 매출은 일본과 북미 거래액 성장으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2천310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07%,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4천807억원이며, 미디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735억원이다. 게임 매출은 2천6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AI 관련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연결 회사 편입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조9천290억원이다. 카카오톡 더 키운다…AI는 하반기 공개 카카오는 투자로 인해 악화된 수익성을 카카오톡으로 회복하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실생활에서의 관계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도 늘어나기 어렵다고 판단, 오픈채팅과 같은 비지인 기반 서비스를 주목했고, 지난 2분기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넣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홍은택 대표는 "오픈채팅탭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지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확장시키면서 카카오톡 내 활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관심사에 맞는 채팅방 추천 기능을 도입해 큐레이션 서비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카카오톡에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새로운 기능도 생긴다. 홍 대표는 "일상의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공유하고 24시간 이후 사라지는 '펑' 기능을 프로필에 도입할 예정"이라며 "소셜 인터랙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능들을 통해 카카오톡 안에서 머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카카오톡을 하나의 SNS로 활발히 이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톡채널을 통한 로컬 비즈니스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 친구탭 로컬서비스 출시로 이용자들이 주변의 크고 작은 마트와 가게들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배재현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는 "오픈채팅에서 지역 커뮤니티가 잘 성장하면, 로컬 파트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트너들에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톡채널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AI 분야 관련 언급도 있었다.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만의 생성 AI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AI 사업을 이끌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7월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인 칼로 2.0을 공개했고, 차세대 라지스케일 언어 모델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홍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과정 중 진행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글로벌 모델들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현재 내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모델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보다 경제성 있는 운영이 가능하고, 속도감 있게 다양한 영역의 버티컬 서비스에 결합될 수 있는 경량화 언어 모델 역시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공동체 내부의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와 AI를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배달과 여행, 숙박 등과 같은 업종에서 지원이나 상담 예약 등이 필요한 거래형 서비스들과 AI가 잘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를 이용해 이용자의 비정형적인 요구들을 카카오가 보유한 메타정보와 결합하고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선택과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는 지속…SM엔터와 시너지도 기대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카카오 헬스케어 등 AI 관련 투자 증가로 인해 뉴이니셔티브의 손실규모가 연간 3천억까지 확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2분기 카카오브레인의 영업손실은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수수료 지출이 증가하면서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회사는 하반기에도 AI관련 연구 개발 인력 증가와, 차세대 언어모델 구축에 따른 인프라 수수료의 증가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 투자총괄대표는 "상반기 대비 카카오브레인의 손실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제공하는 AI 학습/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면서 집행되는 투자 비용을 내재화해 투자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경영효율화를 통해서 3천억원의 손실규모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3사 간 사업적 협력도 견고해진다. 이미 언급된 것처럼 음악사업 인프라 강화나 IP사업 다각화, 플랫폼 협력, K팝 확장 등에서 협력이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는 글로벌에서 북미 통합 법인을 구축해 현지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해외 레이블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국내 아티스트의 글로벌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로컬 대형 아티스트 기획과 제작 확장 기회도 엿보는 중이다. 이밖에도 버츄얼 휴먼과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해서도 규모감있는 투자 집행이 가능해졌고 카카오브레인의 AI파운데이션 모델도 버츄얼 휴먼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