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부른 그래픽카드용 12VHPWR 전원 단자, 이젠 믿어도 될까
그래픽카드에 최대 600W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해 등장한 ATX 3.0 규격 12VHPWR 단자 관련 과열 등 문제가 소강 상태에 들어섰다. ATX 3.0 규격 전원공급장치가 국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변환 케이블을 써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데다 업계 단체 등도 개선을 촉구하며 안전성이 향상된 결과다. 주요 전원공급장치·그래픽카드 제조사 국내 법인 관계자들도 "올 초 이후 국내 시장에서 관련 사례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 ATX 3.0 12VHPWR 단자, 지난 해 첫 등장 인텔이 지난 해 확정한 PC 전원공급장치용 새 규격인 ATX 3.0은 그래픽카드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단자인 '12VHPWR' 단자를 도입했다. 24개 케이블이 복잡하게 얽히던 구조를 16핀 케이블 하나로 통합해 최대 600W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지난 해 10월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 12VHPWR 단자가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국내와 미국, 홍콩 등 전세계에서 전원부가 과열되는 현상이 50여 건 이상 발생해 혼란을 겪기도 했다. 반면 반 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12VHPWR 단자나 변환 케이블 등으로 인한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 변환 케이블 필요 없는 ATX 3.0 전원공급장치 확산 12VHPWR 단자 과열 문제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로 ATX 3.0 전원공급장치 보급 확대가 꼽힌다.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서 일어난 과열 현상 중 상당수는 기존 PCI 익스프레스 6핀 단자를 12VHPWR 규격으로 변환하는 케이블 때문에 일어났다. 12VHPWR 변환 케이블은 굵기가 16AWG(1.5mm) 이상인 전선이 총 24개(혹은 32개) 얽히기 때문에 고전류로 인한 부하가 크다. 반면 ATX 3.0 규격 전원공급장치는 12VHPWR 케이블을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과부하가 적다. 지난 해와 달리 현재는 ATX 3.0 규격 전원공급장치가 국내 시장에 30종 이상 출시됐다. ■ PCI-SIG, 인텔 등 안전성 향상 위한 권고 PCI 익스프레스 규격에 관여하는 기업과 단체 등도 12VHPWR 단자 안전성 향상에 주력했다. 업계 표준화 단체인 PCI-SIG는 지난 해 12월 초 회원사를 대상으로 "12VHPWR 단자 구현시 이용자 안전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라"는 권고문을 발송했다. 인텔도 지난 2월 ATX 규격을 3.01로 업데이트하고 "12VHPWR 커넥터 내부 고정에 홈을 3개 파는 3 딤플(Dimple) 대신 보다 견고하게 맞물리는 4 스프링(Spring) 방식을 적용하라"라고 권장했다. 인텔은 "4 스프링 방식은 12VHPWR 단자 내 접촉 면적을 늘리고 온도 상승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국내 전원공급장치 제조사 관계자는 "인텔은 4 스프링 방식을 강제 아닌 권고 수준에서 마무리했고 제대로 설계된 3 딤플 방식이라면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 일부 제품은 기존 PCI 익스프레스 6핀 단자 적용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원하지만 12VHPWR 변환 케이블에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거나, 전원공급장치 교체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지포스 RTX 4070 이하급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AMD가 지난 해 11월 라데온 RX 7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는 기존 PCI 익스프레스 6핀 규격 전원 단자만 쓴다. 이달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 출시된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카드 중 일부 제품도 기존 PCI 익스프레스 8핀(6+2) 케이블을 꽂아 쓴다. 그래픽카드 제조사 관계자는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카드 소모 전력은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의 1/3인 215W이며 기존 PCI 익스프레스 케이블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12VHPWR 단자 장착시 전원공급장치 교체 부담이나 변환 케이블 리스크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