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9월까지 IPO 문턱 넘을까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11번가가 예정된 계획대로 상장 문턱을 넘을지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악화된 상황에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슈팅배송' 영향력이 쿠팡·네이버·SSG닷컴 등 경쟁사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바꾸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번가는 올해 1분기 큰 폭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 적자 폭도 전년 대비 70억원 증가했다. 이 회사 1분기 매출은 2천163억원, 영업손실은 318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이 54.5%나 늘어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였으나, 영업적자도 28.2% 증가해 시장 분위기는 기대 반·우려 반으로 갈린다. 상장 목표 시점 4개월 앞으로…예심 청구는 '아직'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로부터 5천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걸었다. 11번가가 올해 9월까지 IPO를 마치지 않으면 투자금에 8%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익일배송 '슈팅 배송' ▲올해 신규로 선보인 명품 전문 서비스 '우아럭스' ▲신선식품 서비스 '신선밥상' ▲중고·리퍼 전문 서비스 '리퍼블리'를 통해 매출 성장을 도모해 계획대로 IPO를 마친다는 복안이다. 슈팅배송은 파주·인천 물류 센터를 활용해 거래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슈팅배송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물류 투자를 단행하지는 않지만 저온 물류센터 확보를 통한 상품군 다양화·인천 복합 물류 단지 공간 확대 등도 진행 중이다. 업계 "슈팅 배송 파급력 '글쎄'…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어"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도 진행하지 않아 기간 내 IPO를 마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점 ▲이미 쿠팡 등 경쟁 업체가 꽉 잡고 있는 빠른 배송 시장에서 슈팅 배송이 큰 파급력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11번가 계획에 회의적 시각이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의 IPO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도 함께 늘었다”며 “쿠팡은 자체 배송 통해 익일배송률 90% 이상에 달하고, 네이버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도착보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SSG닷컴도 장보기 상품의 경우 시간대 지정 쓱배송을 전개 중인 상황인데, 슈팅배송이 특출난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예비심사 청구를 접수하면 영업일 기준 45일이 걸린다. 요즘 시장 상황도 안좋은데, 거래소가 더 꼼꼼하게 보다보니 그 기간을 넘기는 사례도 많아, 시간이 촉박할 것 같다”면서 “계약 조항에 있으니 상장을 진행하려고 하겠지만 매각도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외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도 “파주, 인천 두 물류센터로 얼마나 많은 물건,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연내 IPO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슈팅배송 강화, 2월부터 4월까지 선보인 명품, 신선식품, 리퍼 등 신규 버티컬 서비스, 오픈마켓 마케팅 등 기술 효율화 등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면서도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