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야놀자' 구조조정...무슨 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등극에 이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던 야놀자가 희망퇴직자를 받는다. 잇단 사업 확장과 인수합병(M&A) 추진으로 불어난 비용을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전날 이메일로 공지했다. 야놀자 측은 “비전 달성을 위해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에도 성장곡선 그린 야놀자 2005년 출범한 야놀자는 숙박 중개 서비스로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려나갔다. 2015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고, 2017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에서 각각 600억원, 200억원을 추가로 투자 유치했다. 2018년 시리즈D를 마무리한 회사는 이듬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재작년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7억 달러(한화 약 2조2천480억원)를 투자받았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자연스레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팬데믹에도 계속 호실적을 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야놀자 매출은 2천449억원, 2천888억원, 3천748억원, 6천45억원. 회사는 2020년 흑자(109억원)로 전환된 뒤, 재작년 영업이익 537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격적인 마케팅·포트폴리오 확장…재무적 부담 가중 야놀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동시에 인터파크 인수와 클라우드 사업 강화 등으로 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해 야놀자가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인건비는 무려 1천972억원으로 1년새 112% 불어났다. 영업비용은 재작년보다 120% 가까이 늘어난 5천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영업비용은 3천5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4% 증가했다. 광고·인건비는 218억·759억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4.5%, 30.0% 늘어난 수치다. 그 결과 1~6월 매출은 3천220억원으로 33% 성장한 데 반해, 영업손실 284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133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기류에 야놀자는 근무 체제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상시 원격 근무제를 유지해 온 회사는 올 초 주 3회 회사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했다. 업무 효율성을 제고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인력 감축→비용 효율화…희망퇴직 내달 6일까지 신청 야놀자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감원해 비용 효율화를 꾀하면서, 악화된 내부 지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희망퇴직 한 직원에게는 급여 4개월 또는 유급휴가 3개월을 보상책으로 제공한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 6일까지다. 야놀자 측은 "이미 여행 산업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 주도로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시스템 혁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그 이상 변화가 계속 요구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파고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경영진은 (희망퇴직에 따른) 우려를 최대한 빠르게 해소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