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 수장, '횡재세 법안' 비판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횡재세 법안에 대해 우려했다. 23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횡재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념식에서 “마을에 수십년 만에 기근이 들어 다 어려운 상황에서 거위 알을 나눠쓰자며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논의”라고 비유했다. 횡재세란 기업이나 은행권이 우연적 요인으로 수익을 많이 냈을 경우 정부가 과다 수익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국회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횡재세 법안은 금융사가 직전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 120%를 넘긴 초과이익을 낼 경우, 초과분의 40% 범위 안에서 상생 기여금을 징수하고 기여금은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쓰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횡재세 법안의 일괄적인 적용을 우려했다. 앞선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8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 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횡재세 법안이 100% 좋았다면 모든 나라가 이미 적용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환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정말 크다”며 “연초 실리콘밸리은행이 망하고 크레디트 스위스가 UBS에 합병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이슈는 항상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무리한 측면이 있는 (횡재세) 법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보단 조금씩 예습을 하면서 적용하자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 임형석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횡재세를 도입한 다른 나라와 다르게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예금 금리를 같이 올린다"며 "금융사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서 횡재세 도입의 실효성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