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가 보험료 꿀꺽한다면…업계 "100% 환수 어려워"
보험사, 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이 소비자 보험료를 회사에 완납하지 않고 일부 횡령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횡령이 일어나면 100% 환수를 하기 어렵다며 피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AIG손해보험, 흥국화재, 메리츠화재, MG손해보험 등이 보험설계사 횡령 사건을 겪었다. 다른 보험사에서는 횡령 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설계사를 통한 횡령이 대다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전체 생명·손해보험사 중 가장 횡령액 규모가 큰 회사는 KB손해보험으로 나타났다. 횡령 시기와 규모를 보면 ▲2017년 1억원 ▲2020년 4억7천100만원 ▲2022년 6억2천700만원 등 총 12억300만원이다. 일부 보험사, GA 소속 설계사들은 소비자들의 보험료를 은행계좌로 받은 뒤 회사에 매달 대신 납부해주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에게 받은 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횡령하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KB손보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6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도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소비자들에게 보험료를 일시납으로 받아 회사에 완납을 하지 않은 수법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 관계자는 “환수 조치를 위해 소송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해당 사건 이후 금융사고를 인지하거나 발견할 경우 즉시 부서장과 준법감시인 등에 보고해 발생된 사고의 확대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방식으로 2017년과 2018년 총 9천300만원의 횡령 사건을 겪은 롯데손보는 ▲사전 감시 및 내부통제 취약점 점검 ▲규정, 제도 및 업무지침 ▲물리적 통제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후 현재까지 횡령 사건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임직원 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규정, 제도 및 업무지침과 더불어 물리적 통제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계사가 횡령한 보험료를 100% 환수하기 어렵다 보니 보험사의 사후약방문식 처방보다는 사전 예방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들이 횡령한 소비자들의 보험료는 시스템적으로 특정 코드에 입금을 완납해야 환수가 된다”며 “이 때문에 한번 사고가 터지면 100% 환수를 보장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