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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석 칼럼] 바다 밑에서 다시 시작된 인프라 경쟁

"해저케이블 확장의 성패는 발표된 투자액보다, 계획한 시점에 완공할 수 있는지와 내륙 통신망까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해저케이블은 대륙 간 통신을 떠받치는 기반 시설입니다. ITU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트래픽의 99% 이상이 해저케이블을 지납니다.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투자 규모로 보면 2000~2001년 이후 드문 호황기를 맞고 있습니다. 왜 지금 다시 바다인가 지금 투자가 집중되는 이유는 AI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네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 수요 증가: 국제 인터넷 대역폭은 2026년 2,259Tb/s로 1년 새 23% 늘었습니다. 10월 NANOG 98 발표에 따르면 해마다 추가로 필요한 용량은 현재 약 2Pb/s에서 2035년 10Pb/s 이상으로 커질 전망입니다. · 노후 교체: 해저케이블의 수명은 통상 25년입니다. 전 세계 케이블 길이의 약 4분의 1이 2030년까지 퇴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경로 다변화: 홍해는 분쟁으로 수리 허가조차 받기 어려운 구간이 됐습니다. 신규 경로는 남중국해 같은 민감 해역을 피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쪽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 원가 절감: 대용량 신규 케이블은 기존 케이블보다 단위 용량당 비용이 낮습니다. 주요 경로의 사용률이 최근에야 50%를 넘었는데도 투자가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수요의 주체도 달라졌습니다. 2025년 사용된 국제 대역폭의 약 75%를 콘텐츠·클라우드 사업자가 차지했습니다. 통신사 간 회선 거래 중심이던 시장이 대형 사업자의 내부 트래픽 중심으로 옮겨 간 것입니다. AI는 분명한 수요 요인이지만, 규모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인도네시아 통신사 TELIN의 CEO는 페타비트 단위의 용량 요청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NEC 임원은 AI 수요가 학습 데이터센터의 입지와 데이터 규제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25년을 쓰는 자산을 불확실한 수요에 맞춰 지금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투자의 특징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이고, 어디까지 왔는가 이 수치는 그대로 집행될 금액이 아닙니다. 건설비만 집계한 것으로, 증설 비용과 운영비는 빠져 있습니다. 계획된 케이블이 모두 건설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TeleGeography는 지난해 11월 증언에서 2025~2027년 완공 예정 사업 일부가 1~3년 늦어지고, 일부는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간표를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합니다. 대양 횡단 케이블은 경로 설계부터 개통까지 통상 약 30개월이 걸리며, 이 중 인허가만 6~12개월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공급 병목이 겹치면 기간은 더 길어집니다. 올해와 내년의 계약과 착공이 2028~2029년 개통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아시아에 투자가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거점이 늘고, 기존 경로를 대체할 우회로 수요도 큽니다. 미국 직결 수요와 역내 연결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주요 진행 사업 대부분이 아시아·태평양을 지납니다. 한국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누가 투자하는가 가장 큰 변화는 소유 구조입니다. 과거에는 통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비용과 용량을 나눴습니다. 지금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전체 투자의 38%를 자사 전용 케이블에 쓰고, 25%는 컨소시엄 참여로 집행합니다. 빅테크가 참여하지 않는 투자는 37%입니다. 대서양 횡단 구간은 민간 빅테크 투자 비중이 85%에 이릅니다. 배경은 경제성입니다. 특정 경로의 최대 사용자라면 회선을 빌리기보다 직접 소유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컨소시엄 입장에서도 부담이 있습니다. 용량 대부분을 쓰는 단일 고객이 빠지면 케이블 전체의 수익성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크게 늘어도 가격 붕괴를 예상하지 않는 이유 역시 상당 부분이 판매용이 아니라 자체 사용 용량이라는 데 있습니다. 우려도 있습니다. 일부 정부는 핵심 국제 통신로가 외국 민간 기업의 소유로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합니다. 수리 선박과 유지보수 체계에 대한 통제권도 함께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통신사 협의체 GLF는 10월 통신사들의 향후 수요가 20만km를 넘는다고 집계했습니다. 동시에 제한된 생산능력이 특정 수요자에게 편중되면 통신사 수요가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통신사가 맡을 수 있는 영역도 분명합니다. 육양국 운영, 지역 지선 투자, 국내 구간 연결, 빅테크 주도 컨소시엄 참여 등이 대표적입니다. 저궤도 위성과의 관계도 짚어 볼 만합니다. NANOG 98 발표를 정리한 분석은 위성이 도서·오지의 가입자 접속을, 해저케이블이 대용량 기간 전송을 맡는 보완 관계로 봤습니다. 위성이 해저케이블을 대체한다기보다, 서로 다른 시장을 담당한다는 뜻입니다. 전달망 기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번 확장은 케이블을 더 까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해저 구간의 설계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광전송 관점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물리적 한계는 분명합니다. 육상에서는 전력을 쉽게 공급해 수천 쌍의 광섬유도 가능합니다. 해저에서는 증폭기 전력을 육지에서 보내야 하므로 케이블당 약 24쌍이 현실적인 상한으로 꼽힙니다. 용량을 더 확보하려면 결국 케이블을 추가로 깔아야 하고, 이는 다시 제조와 선박 문제로 이어집니다. 판매 단위도 달라집니다. 대형 사용자는 파장 단위 회선보다 광섬유 쌍이나 스펙트럼을 통째로 확보하려 합니다. 국내 사업자에게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해저 구간의 전송 설계와 내륙 데이터센터까지의 광 전달망을 하나의 구간처럼 설계하고 운용할 역량이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대역을 재판매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무엇이 발목을 잡는가 선박 문제는 공급사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NEC는 해저케이블 사업이 2년 연속 적자였고, 원인의 약 70%가 해양 공사였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선박 확보도 검토 중입니다. 시장이 커지는데도 공급사가 쉽게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기 어렵다는 신호로도 읽힙니다. 운영 중인 케이블의 복구도 부담입니다. ITU 보고서를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수리 착수 시간은 2012년 20일 미만에서 2024년 50일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3053건의 기록을 보면 중앙값은 8.0일, 평균은 22.7일로 지역과 사례별 편차가 큽니다. 고장의 80% 이상은 어업과 닻 때문입니다. 수리선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 8일이 걸린 사례도 있습니다. 건설 수요가 선박을 끌어가면 복구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신규 구축과 유지보수는 함께 봐야 합니다. 공통점은 해저케이블을 민간 통신 설비가 아니라 국가 기반 시설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선박, 수리 장비, 인허가처럼 시장만으로 풀기 어려운 영역에 정부가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통신망의 과제 한국은 북한을 통과하는 통신망이 없어 디지털 연결 측면에서 사실상 섬나라와 같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만큼 해저케이블 의존도가 높습니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국제 해저케이블은 9개이며, 일부는 2001~2002년에 개통돼 설계 수명 25년에 가까워졌습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본(43개)이나 싱가포르(34개)와 격차가 큽니다. 건설 중인 케이블을 포함한 공급 용량은 약 200Tb/s입니다. KT는 정부의 2035년 18.4GW 데이터센터 목표를 전제로 1500Tb/s 이상의 추가 용량이 필요하다고 추산합니다. 사업자 추정치이지만 방향을 가늠하는 데는 참고할 만합니다. 전달망 관점에서 보면 국내 과제는 케이블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다음 네 가지를 함께 다뤄야 합니다. ·육양국 분산: 육양국은 해저케이블을 육상 통신망과 연결하는 시설입니다. 현재 케이블은 부산 6개, 거제 1개, 태안 1개로 동남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제주와 새만금은 이 편중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강원 동해의 2.4GW 데이터센터 구상과 해저케이블을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내륙 전달망 연계: 해저 구간 용량이 늘어도 육양국과 데이터센터 사이가 막히면 효과가 제한됩니다. 새 관문마다 내륙 구간의 용량과 함께 서로 다른 물리 경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관문이 늘수록 내륙 전달망의 구조도 동남권 중심에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뒤에서 살펴봅니다. ·연안 복구 체계: 고장의 74%는 수심 200m 이하에서 발생합니다. 얕은 연안 구간의 선박과 인력을 미리 확보한 SK브로드밴드 협약은 참고할 만한 사례입니다. ITU 보고서를 인용한 분석에서도 대기 선박을 미리 배치한 지역의 대응이 빨랐습니다. ·정책 지원: 해저케이블은 중요 통신 설비로 보호받지만, 신규 구축을 위한 별도 투자 지원은 없고 국가전략기술 지원 대상에도 빠져 있습니다. 정부는 연계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며, 8월 출범한 민관협의체도 투자 촉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업 고객은 특히 이중화의 실질을 확인해야 합니다. 국제 전용회선을 이중화했더라도 두 회선이 같은 케이블이나 같은 육양국을 지나면 실질적인 이중화가 아닙니다. 신규 케이블 개통이 2028년 이후에 몰려 있으므로, 그 전에 필요한 국제 대역은 기존 경로에서 어떻게 확보할지도 미리 따져 봐야 합니다. 육양국 이후의 해법, 개방형 광 선로 시스템(OLS) 해저 구간의 용량은 육양국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데이터센터와 기업 고객까지 이어져야 쓸모가 있습니다. 해저 구간 경쟁이 커질수록 이 육상 구간을 어떤 구조로 만들지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그 대안으로 살펴볼 만한 것이 OLS(Open Line system)입니다.OLS는 광 증폭기, 다중화 필터, ROADM(파장 경로 전환 장치)으로 이뤄진 선로 구간을 단국장치와 분리한 구조입니다. 개방형 인터페이스로 관리하며, 여러 제조사의 파장을 함께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한 제조사의 단국장치와 선로 장비를 묶어 쓰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점입니다. 시장 신호도 있습니다. Cignal AI는 분산 AI 데이터센터 연결(Scale-Across) 시장에서 선로 시스템의 매출 비중이 2026년 29%에서 2030년 57%로 커지고, 2028년에는 플러거블 지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데이터센터 연결 시장의 전망이고 개방형만 집계한 수치는 아니지만, 광 전달망 투자의 무게가 선로 구간으로 옮겨 간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육상과 해저의 경계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육양국에서 신호를 변환하지 않고 데이터센터까지 곧바로 연결하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해저 시험에서는 800G 플러거블이 2841km 구간에서 파장당 600Gb/s를 전송했습니다. 육상과 해저에 같은 모듈을 쓰면 운용이 단순해진다는 제조사의 설명도 있습니다. 다만 1만 5000km 이상의 장거리 구간과 광섬유당 최대 용량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고성능 내장형 광학 장비가 필요합니다. OLS가 만능인 것은 아닙니다. 개방형 구조에서는 전 구간 성능 검증과 상호운용성 시험의 책임이 사업자에게 넘어옵니다. 장애가 나면 라우터, 광 선로, 단국장치 중 어디가 원인인지 가려내기도 어렵습니다. 부품 공급도 살펴야 합니다. 일부 라만 증폭용 레이저는 납기가 18개월 이상입니다. 도입 전에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적인 출발점은 새로 만드는 구간입니다. 신규 육양국과 데이터센터를 잇는 구간은 기존 장비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여기서 운용 역량과 시험 체계를 쌓은 뒤 기존 망으로 넓혀 가면, 전환 부담과 장기 소유 비용을 함께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맺음말 해저케이블 투자는 실제로 크게 늘고 있습니다. 다만 발표 금액이 곧 개통 일정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생산능력과 선박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먼저 계약하고 생산 일정을 확보한 사업자가 유리합니다. 시장의 주도권이 빅테크로 옮겨 가는 것도 분명한 흐름입니다. 그렇다고 통신사의 자리가 줄어들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저 구간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는 육양국과 내륙 전달망, 그리고 장애에 대응하는 운용 역량은 여전히 통신사가 강점을 가진 영역입니다. 국내에는 2028~2029년 신규 케이블 개통에 앞서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이 기간에 육양국 분산, OLS를 포함한 내륙 전달망 구조, 복구 체계, 정책 지원을 하나의 계획으로 묶어야 합니다. 바다 위의 숫자보다 육지까지 이어지는 연결을 함께 설계할 때, 해저케이블 투자는 국내 통신망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2026.11.05 16:00최홍석 컬럼니스트

KT, 최대 800Gbps 대역폭 지원 'AI 전용회선' 출시

KT가 최대 800Gbps 대역폭과 APN 기반 초저지연 네트워크를 갖춘 AI 전용회선을 선보였다. KT는 AI데이터센터(AIDC) 확산에 따른 대용량 데이터 전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800Gbps 대역폭을 지원하는 AI 전용회선을 선보였다고 14일 밝혔다. 생성형 AI확대로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전국에 분산된 AIDC 간 안정적인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AI 전용회선을 마련했다. 기존 최대 100Gbps 수준이었던 전용회선 대역폭을 최대 400Gbps, 800Gbps로 대폭 확대했다. 전국 84만km 광케이블 커버리지와 다원화된 경로 설계가 가능하다. 복수 AIDC와 거점 간 최단, 이원 경로로 지연을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빛의 통신과 전기 변환을 최소화해 지연 시간을 줄이는 APN 기반 광 중심 네트워크 구조를 적용해 초저지연 특성을 강화했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AIDC 사업자와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초고속 초저지연 네트워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명준 K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본부장은 "KT는 AI 전용회선을 통해 B2B 고객이 대규모 AX 인프라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구축,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10.14 10:29홍지후 기자

[최홍석 칼럼] 스케일-어크로스, AI 데이터센터를 넘어 기업망으로

"AI 그리드로 연산이 여러 곳으로 흩어질수록, 그 사이를 잇는 광 전송망의 역할은 커집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데이터센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지난 9월호에서는 AI 추론이 데이터센터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네트워크 곳곳으로 분산되는 'AI 그리드'를 다뤘습니다. 연산이 흩어지면 그 사이를 잇는 연결이 새로운 과제가 됩니다. 업계는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잇는 이 연결을 '스케일-어크로스(Scale-Across)'라고 부릅니다. AI 그리드가 연산을 나누는 구조라면, 스케일-어크로스는 나뉜 연산을 다시 잇는 구조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Scale-Across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기술이 AI 데이터센터를 넘어 기업 전용회선과 사설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케일-어크로스란 무엇인가 AI 인프라의 연결은 거리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뉩니다. 랙 안의 연결(Scale-Up), 데이터센터 안의 연결(Scale-Out), 그리고 데이터센터 사이의 연결(Scale-Across)입니다. 스케일-어크로스가 필요해진 이유는 분명합니다. AI 클러스터가 커지면서 한 건물의 전력과 공간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장애에 대비하려면 여러 사이트로 나눠 운영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업계는 이 연결 범위를 대도시권부터 1000km 이상의 광역 구간까지로 봅니다. 이 거리에서는 빛의 세기만으로 신호를 보내는 기존 방식(IM-DD)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빛의 위상과 편광까지 활용해 더 멀리, 더 많이 보내는 코히어런트(coherent) 광 기술이 스케일-어크로스의 기본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즉 스케일-어크로스는 AI 그리드를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연결 계층입니다. 무엇이 달라졌나: 세 가지 기술 변화 코히어런트 기술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원래 통신사의 장거리 기간망에서 쓰던 기술입니다. 달라진 것은 이 기술을 더 작고, 더 싸고, 더 쉽게 쓰는 방식입니다. DIGITIMES Research는 장거리용 코히어런트를 AI 연결에 그대로 적용하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경량화 모듈과 고밀도 광라인 구성이 대안으로 등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요약하면 기간망 수준의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변화가 기업망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입니다. 기업 전용회선·사설망으로의 확장 스케일-어크로스 기술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수요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대량 생산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운영이 단순해지면서, 같은 기술이 기업 전용회선과 사설망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AI 그리드의 범위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기업의 사옥, 공장, 병원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수요의 중심도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시에나가 전 세계 통신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향후 3년간 AI 관련 신규 트래픽을 가장 많이 만들 주체로 클라우드 사업자가 아닌 기업을 꼽았습니다. 응답자의 절반은 100G·400G·800G 파장 서비스를 AI 시대의 최대 성장 상품으로 봤습니다. 반면 자사 광 네트워크가 AI에 완전히 준비됐다고 답한 곳은 16%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파장 서비스란 광섬유 안의 특정 빛의 색(파장) 하나를 고객 전용으로 할당하는 회선을 말합니다. 다른 고객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채널을 쓰기 때문에 보안과 성능을 함께 확보하기 쉽습니다. 규제가 엄격한 금융·의료,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제조·미디어 분야가 이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속도와 개통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 Zayo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판매된 파장 용량의 약 절반이 400G였습니다. 같은 보고서는 대형 AI 수요가 몰리면서 기업이 원하는 시점과 구간에 고용량 회선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T&T는 400G 파장 서비스를 15일 안에 개통하는 상품을 출시했고, 일부 북미 통신사는 장비를 미리 구축하고 개방형 API로 제어해 24시간 내 개통하는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와 기업의 점검 포인트 앞서 본 조사처럼 수요는 늘고 있지만 준비는 아직 부족합니다. 국내 통신사와 기업도 지금 준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3월호 OpenROADM에서 시작한 이 시리즈는 IP 계층의 단순화, AI 인프라, 자율운영, 6G, AI 추론망을 차례로 다뤘습니다. 이번 호의 스케일-어크로스는 그 흐름이 다시 광 전송망으로 돌아오는 지점입니다. AI 그리드가 연산을 어디에 두든, 그것을 잇는 것은 결국 광 전송망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대형 AI 데이터센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간 연결을 위해 발전한 기술이 비용과 운영의 문턱을 낮추면서, 기업 전용회선과 사설망의 기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신사에게는 새로운 상품 기회이고, 기업에게는 AI Grid에 참여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다시 설계할 시점입니다. AI 그리드의 경쟁력은 연산의 규모뿐 아니라, 그 연산을 잇는 연결의 품질에서도 결정됩니다.

2026.10.13 15:30최홍석 컬럼니스트

"라쿠텐 쇼핑·금융 계정 없으면 휴대폰도 쓰지마"

일본 제4이통 라쿠텐모바일이 온라인 쇼핑과 금융 등 그룹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공통 계정 '라쿠텐ID'와 휴대전화 회선 연동을 의무화한다. 라쿠텐ID 없이 이동통신 서비스만 이용한 가입자도 계정을 연동하지 않으면 계약을 자동 종료하고 전화번호도 사라진다. 소비자를 라쿠텐그룹 서비스에 모두 편입시켜 자사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략인데, 이에 따르지 않으면 기존 휴대폰 가입자의 전화번호도 없애는 극단적인 방식이 이목을 끈다. 씨넷재팬에 따르면 라쿠텐모바일은 라쿠텐ID와 연결하지 않고 이동통신 회선을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 서비스를 오는 11월30일 오후 11시59분 종료한다. 라쿠텐ID는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시장을 비롯해 라쿠텐그룹의 쇼핑 금융 등 여러 서비스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계정이다. 지금까지는 이 계정을 보유하지 않은 소비자도 게스트로 가입해 라쿠텐모바일의 이동통신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라쿠텐ID 연동이 회선 유지 조건이 된다. 기한 내 계정을 연동하지 않으면 이용 중인 서비스 계약은 모두 자동으로 해지된다.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고 기존에 사용하던 전화번호도 파기된다. 아울러 각종 옵션 서비스와 마이 라쿠텐모바일, 라쿠텐모바일 와이파이 스팟도 함께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마이 라쿠텐모바일 로그인도 차단돼 이후 과거 이용요금이나 계약 내역 등을 확인하려면 회사가 안내한 별도 문의처를 이용해야 한다. 단말기 관련 서비스도 게스트 이용 종료 영향을 받는다. 라쿠텐모바일 단말 교체 초특가 프로그램과 단말 보증 옵션은 회선과 함께 자동 해지된다. 라쿠텐모바일은 해지에 따른 보상 내용과 필요한 절차를 대상자에게 이메일로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라쿠텐모바일은 게스트 이용을 종료하는 이유에 대해 서비스 내용을 재검토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로 통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쿠텐 회원으로 전환할 경우 매월 이동통신 이용료에 따른 포인트 적립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라쿠텐의 쇼핑 금융 등 그룹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계정을 만들지 않고 이동통신만 별도로 계약해 이용할 수 있었던 선택지가 사라지는 셈이다.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도 라쿠텐ID 연동을 회선 유지 조건으로 적용한 점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편 라쿠텐은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요격용 드론을 일본 자위대에 납품키로 하면서 입점업체의 보이콧 선언과 불매운동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이 살상무기 도입에 관여하면서 일본을 전쟁 국가로 이끈다는 비판이다. 라쿠텐은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아마존과 양분하고 있는 회사다.

2026.09.04 10:04박수형 기자

LGU+, MWC서 보안 솔루션 4종 공개

LG유플러스가 MWC26에서 AI 확산과 함께 고도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보안 기술을 공개한다. AI 기반 분석, 암호 기술 고도화, 미래 위협까지 대비하는 보안 기술을 통해 고객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MWC26에서 ▲고객별 AI 이상감지를 적용한 클라우드 기반 통합계정관리 솔루션 '알파키(AlphaKey)' ▲AI 통화앱에 적용할 계획인 '동형암호'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적용한 광전송장비 ▲생성형 AI 시대에 최적화된 차세대 보안 플랫폼 'U+SASE'를 선보인다. 이 기술들은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차단'에 집중하고, 해킹이나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데이터 자체를 무력화해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통합계정관리 솔루션 '알파키'는 고객사별 사용자와 관리자의 접근 행동 패턴을 AI로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상 접근과 내부 정보 유출 시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로그인 위치, 사용 디바이스, 업무 시간대, 접속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평소와 다른 접근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접속을 차단하거나 추가 인증을 요구한다. 접속 이후의 행위 역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업무 시간대를 벗어난 접근에서 단시간 내 다수의 정보 조회나 리포트 일괄 다운로드 등의 행위가 확인될 경우, 이상행동으로 파악해 해당 접속을 즉시 차단하고,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통보한다. 계정정보 유출 사고부터 내부 직원에 의한 고의적인 데이터 유출까지 고려한 설계로, AI 시대 빈번해지고 있는 지능형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또 알파키는 AI 기반 이상 감지를 통해 탐지 시점을 '이상행동 발생 이후'가 아닌 '전조 증상 확인' 단계로 앞당겼다. 기존 패턴과 다른 이상 징후 정황을 미세한 부분까지 추적 분석해 신속 대응을 돕는다. 동시에 이상 징후 확산 범위에 대한 자동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등 사후 조치도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앱 익시오에 적용할 계획인 '동형암호' 기술도 함께 소개한다. 동형암호는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 그대로 저장·연산·검색이 가능한 기술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더라도 내용을 해석할 수 없게 만든다. 기존 보안 방식은 암호화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복호화 과정을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평문으로 남아 해킹이 발생할 경우 원본 데이터가 그대로 노출되는 한계가 있었다. 동형암호 기술은 통화 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하고, 검색이나 활용 과정에서도 복호화 없이 처리한다. 스마트폰이 해킹되거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더라도 해커가 내용을 해석할 수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향후 동형암호 기술을 익시오에 적용, 해킹으로부터 데이터 유출을 원천 보호할 방침이다. 미래 보안 위협에 대비한 양자내성암호(PQC) 광전송장비도 공개된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 컴퓨터의 등장으로 기존 암호 체계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양자 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기반으로 설계된 차세대 암호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국내 양자내성암호연구단에서 제시한 최신 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을 모두 지원하는 통합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보안 환경과 정책에 맞는 알고리즘을 자유롭게 선택·적용할 수 있으며, 알고리즘 교체 시에도 서비스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구축 개발 중인 SASE 플랫폼 'U+SASE'를 선보인다. U+SASE는 네트워크와 보안을 하나의 서비스로 결합한 서비스로, 여러 보안 솔루션을 각각 운영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단일 플랫폼으로 보안 기능을 관리한다. 이를 통해 외부 접속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보안 운영에 드는 부담은 줄일 수 있다. 특히, U+SASE는 생성형 AI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기업 내부 정보가 생성형 AI를 통해 유출되는 사고를 차단할 수 있도록 ▲위험 프롬프트에 대한 자동 필터링 ▲민감정보 마스킹 ▲AI를 통한 정보 유출 방지 기능 등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AI, 암호, 양자 기술을 아우르는 보안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의 데이터와 서비스 전반을 보호하는 '선제적 보안'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엄개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은 “AI 기반 해킹이 급증하면서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고객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보안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26 09:04박수형 기자

"양자컴퓨터 해킹 막아라"…SKB, 한전에 PQC 전용회선 상용화

SK브로드밴드가 양자내성암호(PQC, Post Quantum Cryptography) 전용회선을 첫 상용화하며 양자 보안 통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보안이 중요한 공공∙민간 분야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한국전력기술 본사와 현장 사무소 간 전용회선에 PQC 기반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통신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구축은 2023년 PQC 전용회선 상용 서비스 출시 이후 첫 사업 수주로, 국내 양자암호통신의 실질적 도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양자암호통신은 크게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QKD는 빛의 양자 특성을 활용해 송수신 양단에서 동시에 암호키를 생성하고 분배하는 하드웨어 기반 방식으로,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성을 제공한다. 다만 전용 장비와 별도 회선이 필요하고, 거리와 비용에 따른 제약이 존재한다. 반면 PQC는 양자컴퓨터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방식의 암호화 기술로,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에 쉽게 적용 가능하고 거리 제약이 없어 확장성에서 유리하다. 이 같은 특징 덕분에 PQC는 '포스트 양자 시대(Post-Quantum Era)'의 대표 보안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구축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국산 전송장비 업체 '우리넷'이 공동 개발한 패킷 전송 네트워크(PTN) 암호전송장비가 사용됐다. PQC 알고리즘을 탑재한 이 장비는 실시간 암호화와 안정적인 네트워크 성능을 동시에 구현해, 공공기관의 중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호한다. SK브로드밴드 측은 “한국전력기술 전용회선 수주는 PQC 기술이 실제 수요로 이어진 첫 사례”라며 “공공 부문에서 양자암호 기반 통신에 대한 신뢰가 본격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입은 글로벌 흐름과도 발맞춘 행보다. 미국은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기관의 PQC 전환을 공식화했고,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PQC 알고리즘을 국가 암호 표준으로 채택했다. 현재 미국 연방기관들은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도 '양자 커뮤니케이션 인프라(QCI)'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주요국에서 양자암호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가 금융, 국방, 정부망 보안을 위해 QKD와 PQC 기술을 병행 도입하는 추세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SK브로드밴드는 국내에서도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이 실질적인 보안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술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 함께 2020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양자암호통신 실증사업에서 5년 연속 1위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800km 규모의 국가융합망 백본에 QKD 기반 장비를 구축했다. 장시훈 SK브로드밴드 공공고객담당은 “이번 PQC 전용회선 구축은 단순한 실증 단계를 넘어, 공기업이 직접 선택한 양자보안 통신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금융, 의료, 국방 등 고보안 산업 전반으로 QKD와 PQC의 도입이 확산될 수 있도록 기술력과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3.26 09:24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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