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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회사 내규 따라"…'깜깜이 채용' 문제 풀릴까

연봉이나 전형 일정 등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는 '깜깜이 채용' 공고에 대한 시정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HR 플랫폼들도 정보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나, 기업과 구직자 간 입장 차로 관련 규제가 제도권으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14일 HR업계에 따르면 HR플랫폼들은 회원사로 있는 한국직업정보협회를 통해 채용 정보 비대칭이 고용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 주재로 지난 3월 열린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산업별 임금 정보 제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김 장관의 발언은 수많은 채용공고가 임금을 미표기하면서 청년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시킨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채용할 때 월급을 얼마 줄지 알려주지 않는 건 문제”라며 동의를 표했다. '깜깜이 채용'이 뭐길래 깜깜이 채용은 채용 공고에 임금·업무·전형 일정 등 회사를 선택할 때 중요 사안인 핵심 근로 조건을 '회사 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처럼 불명확하게 기재해 구직자가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채용 관행을 말한다. 현행법상 공정성 확보를 위해 여러 규정을 두고 있으나, 채용공고 단계에서 임금 정보 제공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깜깜이 채용이 근절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꼽힌다. 노동부는 국정과제로 산업별 임금 정보 공개를 추진 중이지만, 업계 내에서는 별도의 제도 변화나 공통 대응이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합격자 후기를 통해 기업 정보 및 연봉 등을 알 수 있게 하거나 고액 연봉을 미끼로 한 취업 사기 공고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연봉 기재율 20% 미만?…구직자들 “경력직 연봉 정보가 더 적어” 실제 구직자들은 채용 공고만으로는 연봉 정보를 알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30곳의 회사에 지원했다는 20대 남성 A씨는 “신입임에도 채용 공고 내 연봉 정보가 대충 적혀있었다”고 지적했다. 경력직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력직으로 구직활동을 한 30대 여성 B씨는 “못해도 20개 회사를 알아봤다. 그러나 연봉 정보가 명시된 것은 3, 4곳 정도로 비율로 따지면 20%가 안됐다”며 “신입 지원 당시보다 연봉을 밝히는 곳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회사가 공고에 연봉을 명시하지 않았고, 면접 단계에서 희망연봉을 물어봤다”면서 “오히려 연봉이 아주 적은 곳들만 공고에 금액을 명시해뒀다. 연봉을 알 수 없다보니 기준과 함께 회사에 지원할지 말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직급별·기업 규모별 편차↑…현실화에는 시간 필요 목소리 HR플랫폼들도 구직자의 편의를 위해 채용 정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관점에는 동의한다. 다만 기업별 공개 기준과 내부 정책 차이가 크다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신입·경력직 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신입은 공채를 통해 들어가거나 교육을 시켜 투입되는 직무 특성상 비교적 동일한 선상에서 연봉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경력직은 연차·직급·회사 규모별 연봉 기준점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나치게 영세한 기업의 경우 정보 확인이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제조업체에서 인사담당자로 재직 중인 C씨는 “매년 수십 명 입사하고 있지만, (채용 공고 시) 연봉 기재는 잘 하지 않는 편”이라며 “경력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기도 하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임금 수준을 명시할 경우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로 간 입장 차이로 관련 논의가 길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HR플랫폼 관계자는 “호봉제가 아닌 일반 기업에서 개인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연봉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강제하기도 어려워 관련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05.14 10:04박서린 기자

직원 건강관리도 데이터 시대…"조직 맞춤 웰니스가 성과 좌우"

조직 규모에 따라 웰니스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일한 프로그램이라도 서로 다른 선호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좋은 프로그램보다는 회사에 적절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신재욱 헤세드릿지 대표는 7일 서울 선정릉역 인근 슈피겐홀에서 열린 'HR테크 리더스 데이 시즌5'에서 “한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넓혀져 가면서 웰니스 프로그램이 단순히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필수적으로 조직의 상황에 맞게 적용될 수 있는 사례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디넷코리아가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휴먼테크+휴먼터치'를 대주제로, AI 전환(AX)의 파도 속에서 조직이 놓치기 쉬운 '사람'의 문제를 주로 다뤘다. 웰니스는 웰빙과 건강을 의미하는 피트니스의 합성어이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균형 잡힌 상태 혹은 이를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직장 내 웰니스 시장의 규모는 올해 약 618억 달러(약 89조 7583억원)에서 2030년 794억 달러(약 115조 320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대기업의 경우 운동과 건강관리가 서로 균형 잡힌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견기업은 운동 집중형 전략을,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은 각각 균형 잡힌 프로그램 믹스 전략을, 체험형 중심 전략을 취할 것을 추천했다. 대기업은 장기간 근무 환경에서 체력 보충과 통증 관리가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견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인 회사가 많아 구성원의 체력과 에너지가 곧바로 성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중소기업은 한 가지 프로그램에 집중하기보다는 비용 효율성과 체감효과를 동시에 고려한 균형형 선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은 참여 장벽이 낮고 조직 전체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행사 프로그램 선호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같은 프로그램이더라도 조직 성격에 따라 선택 비율은 최대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만큼 웰니스는 좋은 프로그램보다도 '조직에 맞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회복 탄력성에 대한 KPI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조직 문화를 볼 수 있었고, 실제로 지속 가능하고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일하는 상황에서 업무 성과가 증가하는 사례가 관측된다”고 말했다. 또 웰니스 프로그램을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진입, 확산, 안착이라는 세 단계를 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운영 기간이 6개월 이상이고 계속 운영된다는 확신이 생기며 예산의 필수화와 함께 10개 이상의 부서로 웰니스 프로그램이 확산되면 조직문화로 전환됐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신 대표는 “조직의 성과가 바뀌고 있는 데이터를 얻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데이터를 1000개까지 확보했을 때 한국에서도 웰니스 프로그램이 단순히 트렌드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필수로 적용될 것”이라며 “조직도 건강하게 만들고 개인도 건강하게 만들면서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건강한 웰니스 프로그램 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2026.05.07 16:13박서린 기자

500만원짜리 스타트업으로 시작해도 괜찮았을까

'자본이 묻고 회사가 답하다' 코너는 1만개 이상의 기업 자본 구조를 들여다본 ZUZU 서광열 대표가 창업자의 혼란 뒤에 숨겨진 제도의 본질을 분석합니다.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자본 시장의 냉혹한 논리를 이해하고, 흔들리지 않는 성장의 기초를 닦고 싶은 창업자를 위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2017년 8월, 코드박스는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법무사에게 "보통 얼마로 설정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이 500만원이었기 때문입니다. 별 고민 없이 정한 숫자였지만, 돌이켜보면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500만원은 회사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금액이었을까요. 많은 창업자가 자본금을 얼마로 정할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자본금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설정한다는 점입니다. 자본금이라는 숫자가 왜 생겨났고, 오늘날 어떤 신뢰의 기준으로 작동하는지 그 본질을 짚어보겠습니다. 주식회사에 쏟아지는 불신과 자본금의 탄생 지난 글에서 살펴봤듯 주식회사는 '법인격'을 통해 거래 주체를 개인에서 회사로 분리했습니다. 이때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는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 회사는 믿을 만한 곳인가?"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이후 주식회사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지만, 거래 상대방을 평가할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개념이 자본금입니다. 자본금은 단순히 재무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라, 이 회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소한 이 정도 규모의 위험은 함께 감당하겠다는 약속의 표시였습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이를 '채권자를 위한 신탁기금'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주주가 넣은 돈을 함부로 빼낼 수 없게 해 채권자의 안전장치로 삼은 것입니다. 국가가 이 숫자를 등기소를 통해 공개하면서, 자본금은 신뢰를 증명하는 거의 유일한 숫자가 되었습니다. 은행이 보호하는 자본 vs 시장이 평가하는 자본 시간이 흐르며 기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지자, 자본금을 대하는 태도도 국가별로 나뉘었습니다. 독일식 관점은 자본금의 본래 목적에 충실합니다. 전통적으로 은행 중심 금융 시스템을 운영해온 독일은 채권자 보호를 위해 자본금을 여전히 중요한 신뢰의 지표로 봅니다. 지금도 독일 상법이 유한회사의 최저자본금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반면 영국과 미국은 시장 중심 금융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기업의 신뢰성은 주가, 신용등급, 재무제표 등 시장 전체에서 평가되면서 자본금 하나에 부여되던 역할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미국의 대부분 주는 최저자본금 요건을 폐지했거나, 액면가를 극히 낮게 설정해 제도적 흔적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도와 현실 사이, 창업자를 가로막는 벽 한국은 1962년 상법 제정 당시 독일법의 영향을 받아 채권자 보호라는 보수적 틀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벤처 생태계가 성장하며 시장은 영미식의 역동성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코드박스가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 5개월 만에 6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 자본금 액수는 한 번도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이제 자본금보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하지만 제도적 현실은 여전히 완고합니다. 2009년 최저자본금 규정은 폐지됐지만, 법인 계좌 개설이나 사업자등록 과정에서 자본금이 너무 적으면 반려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초기 비용을 자본금으로 감당하지 못하면 대표 개인의 돈으로 메우게 되고, 이는 장부상 '가수금'이라는 부채로 쌓입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있어도 지표상 재무 상태는 실제보다 불안정해 보이고, 정부 지원사업 심사에서 기술력과 무관하게 기회를 잃기도 합니다. 설립 초기 구두로 넘긴 출자 합의는 회사가 성장하는 시점에 주주 간 갈등의 씨앗이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던 선택들이 시간이 흐른 뒤 구조적인 제약으로 되돌아오는 것, 이것이 자본금 문제의 본질입니다. 정답은 없지만 기준은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자본금 500만 원은 충분한가요?" 이 질문에 명쾌한 정답은 없습니다. 자본금은 설립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이후 운영 전반의 기준을 세우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자본금이라는 숫자는 역사적으로 신뢰를 증명하는 약속이었습니다. 지금 그 무게는 예전만 못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본금이 얼마여야 하느냐'가 아니라, '내 회사에서 자본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 위에 결정하는 것입니다. 자본금은 회사가 커질수록 더 자주 마주치게 되는 기준입니다. 처음부터 그 의미를 이해하고 설정한다면 그 기준은 발목을 잡는 제약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2026.05.05 10:07서광열 컬럼니스트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SK그룹, AI로 창업세대 정신 되새겨

SK그룹이 그룹 기틀을 닦은 두 창업세대의 말씀과 업적을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해 전 구성원과 나눈다. 창업세대의 경험과 말씀을 바탕으로 '패기'와 '도전'의 정신을 되새기고,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하자는 취지다. SK그룹은 최종건(1926~1973) 창업회장, 최종현(1929~1998) 선대회장이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5분 분량의 AI 제작 영상을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전광판)을 통해 상영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해당 영상은 사내방송으로도 송출해 SK그룹 구성원이면 누구든 시청이 가능하다. 올해로 창립 73주년을 맞은 SK그룹이 두 창업세대 회장이 생전 남겼던 어록과 경영 일화를 엮어 제작한 이번 영상은 두 인물이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선경직물을 지난 1953년 재건하는 것에서 시작, SK그룹의 성장 과정을 회고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최 창업회장은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연결하고 무너진 것은 다시 세운다'는 창업의 초심 속에서 1958년 나일론 생산 결단과 닭표안감의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로 이어진 성장의 역사에 대해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밝힌다. 1973년 최 창업회장의 타계로 경영을 이어간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은 “선경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결심하고 달성한 과정을 회고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 선대회장은 “모두가 '눈에 잡히지 않는다' '미래가 먼 얘기다'라며 망설였지만, 기업가라면 10년을 내다봐야 한다”며 오늘날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의 근간이 된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도 영상에서 회고한다. 결국 SK그룹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 공개입찰에서 시장가보다 4배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인수에 성공, 오늘날 SK텔레콤,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기틀을 닦았다. 영상 말미에는 “두 분에게 물려받은 치열함과 고귀한 정신, 단단한 저력으로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는 새 역사를 써 내려가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022년 창립기념일 기념사가 함께 담겼다. 이번 AI 영상은 최태원 회장이 “AI를 활용해 SK그룹 창업세대가 간직한 패기와 지성의 DNA를 구성원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하며 만들어졌다. SK그룹은 이전에도 종종 창업세대를 기리는 영상을 제작해왔으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거나, 대역을 구해 직접 실사 촬영하는 방식이었다. AI로 영상 전체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발간된 SK그룹 사사(社史), 선대회장의 저서, 지난해 디지털로 복원된 육성 녹음 테이프 3000여건으로 구성된 '선경실록' 등 사료 전체를 AI가 학습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스스로 영상을 제작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8일 SK그룹이 창립 73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개최한 메모리얼데이 행사에서도 상영됐다. 영상을 시청한 최 회장은 “영상과 음성의 정확도가 상당한 수준이며 1~2년 뒤면 수준이 훨씬 더 높아질 것 같다”며 AI 발전에 기대를 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4.14 09:35장경윤 기자

자본을 모으는 가장 강력한 제도, 주식회사의 탄생

'자본이 묻고 회사가 답하다' 코너는 1만개 이상의 기업 자본 구조를 들여다본 ZUZU 서광열 대표가 창업자의 혼란 뒤에 숨겨진 제도의 본질을 분석합니다. 회사의 운명을 가르는 자본 시장의 냉혹한 논리를 이해하고, 흔들리지 않는 성장의 기초를 닦고 싶은 창업자를 위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식회사'는 너무 익숙한 제도입니다. 창업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주식회사 법인을 떠올리고, 투자를 받으려면 당연히 주식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당연해진 제도일수록 왜 이런 구조가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코드박스를 9년째 운영하며 ZUZU를 통해 수많은 주식회사들의 운영 문제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겪는 지분 갈등이나 책임의 혼란은 주식회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운영돼 반복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왜 여러 사람이 회사를 소유하고 '주식'으로 권리를 나누게 됐는지 그 흐름을 따라가면, ZUZU가 왜 주식회사의 운영 방식을 바꾸려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입니다. 주식회사, 위험의 분산과 대규모 도전을 가능케 한 발상 주식회사 등장 이전의 세상에서 도전은 곧 '개인의 결단'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온전히 혼자 지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자본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실패의 대가가 삶 전체의 파멸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누구도 과감한 도전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원거리 무역이나 대규모 인프라 건설처럼 막대한 자본과 높은 실패 가능성을 전제로 한 과제들은 개인이나 국가조차 단독으로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죠. 여기서 등장한 혁신적인 발상이 '주식회사'입니다. 한 사람이나 국가가 모든 것을 짊어지는 대신, 여러 사람이 자본과 책임을 나눠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성공의 달콤한 열매뿐 아니라 실패의 쓴 잔까지 함께 나누는 이 방식 덕분에 인류는 이전에는 감히 시도할 수 없었던 규모의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날의 거대 산업들이 존재할 수 있는 뿌리는 바로 이 '위험의 분산'에 있습니다. 법인격과 유한책임, 주식회사의 핵심 구조 공동 소유를 현실에서 원활하게 작동시키려면 각자의 권리와 책임을 명확히 나눌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주식'이 맡게 됩니다. 주식의 핵심은 단순히 낸 돈의 액수가 아니라 권리를 나누는 것에 있습니다. 주식 한 주에는 회사의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소유권, 주요 결정에 표를 던지는 의사결정 참여권, 그리고 성과를 나누는 보상권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주식은 소유권을 아주 잘게 쪼개 참여의 문턱을 낮췄고, 덕분에 자본은 전 세계 어디서든 유연하게 모여들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법인격'과 '유한책임'이라는 안전망이 결합돼 성장의 공식이 완성됩니다.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와 책임은 개인이 아닌 별도의 인격체인 '법인'에 귀속됩니다. 주주는 자신이 투자한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지면 되기에, 사업의 실패가 곧 개인 삶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게 됐습니다. 이 약속 덕분에 도전은 한 번의 실패로 끝나는 도박이 아니라, 제도라는 안전망 위에서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선택지가 돼준 것입니다. 제도의 본질을 회복하는 건강한 운영의 초석 주식회사는 자본을 모으는 인류 최고의 발명 중 하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장벽에 부딪힙니다. 현장에서 지켜본 수많은 기업은 지분 권리가 문서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의 맥락이 기록되지 않아 신뢰가 무너지는 문제를 겪습니다. 주주 관계가 사람 중심으로 유지되는 구조는 초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이해관계자가 늘어날수록 필연적으로 균열을 만듭니다. 이러한 갈등은 주식회사라는 제도가 설계된 목적대로 작동하지 못하기에 발생합니다. 주식회사는 본래 투명한 기록과 명확한 거버넌스 위에서 움직이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결국 주식회사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운영의 초석부터 시스템으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주식회사가 건강하게 관리돼야 자본도 건강하게 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6.04.08 14:51서광열 컬럼니스트

노태문 사장 "협력사와 최고 제품으로 최상의 AI경험 제공"

삼성전자는 27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DX부문 협력회사와 함께 '2026년 상생협력 DAY'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협력회사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부문별로 행사가 진행된다. DS부문 상생협력 DAY 행사는 4월 3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The UniverSE'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12년부터 시작한 '상생협력 DAY'는 삼성전자와 협력회사가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며 동반성장 의지를 다지는 자리다. 올해는 ▲우수 협력회사 포상 ▲삼성 주요 경영진과 협력회사 대표 간 화합의 장 ▲AI 트렌드 특강 등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대덕전자 대표 김영재 협력회사 협의회(이하 협성회) 회장을 포함해 90여개 DX부문 협력회사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영재 협성회 회장은 "AI 혁명의 시대에 변화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하며 "원팀(One Team) 파트너십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상생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상생문화 확산에 동참하자"며 "정성껏 다져온 상생 경영의 결실이 2·3차 협력회사로 이어지도록 힘쓰자"고 상생문화 확산도 당부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원팀(One Team)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력회사와 함께 혁신하고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AI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미래 산업의 청사진을 공동 설계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도약해 한계 없는 혁신으로 위대한 성과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또 미래 경쟁 확보를 위해서 제조·품질 프로세스의 AI 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당부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술·품질·생산 혁신, 기술 국산화, ESG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협력회사 총 20개사를 시상했다. 14개의 협력회사가 혁신 부문 최우수·우수상을 수상했고, 환경·사회·공정거래·상생협력 등 ESG 특별상을 6개사가 수상했다. 이날 전자기기 연결 인터페이스 솔루션 회사 '에스제이아이'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AI로 사용자의 조리환경을 분석하고 인덕션의 화력을 자동으로 조절해 끓어 넘침을 방지하는 주파수 패턴 기반의 'AI 끓음 감지 센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인피니트 AI 인덕션' 양산에 기여했다. 에스제이아이의 사례는 삼성전자와 협업한 AI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돼 이날 특강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2026.03.27 17:30전화평 기자

우리 회사 성과급은 공정할까

최근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큰 이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기본급의 2964%, 연봉의 약 1.5배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역대급 성과급을 받은 SK하이닉스의 직원들은 직장인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부러움 뒤에는 질문이 따라온다. "많은 성과급을 받으면 직원들은 공정하다고 느낄까?" 성과급이 많다는 것과 공정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회사든 성과급 시즌이 되면 금액 못지 않게 기준과 과정도 중요한 논쟁거리가 된다. 성과급은 숫자지만, 직원에게는 감정 성과급이라는 숫자를 받아든 순간 직원에게는 감정이 된다. 같은 금액이라도, 다른 사업부나 경쟁사보다 적거나 지난해보다 줄었다면 박탈감이 생길 수 있다. 감정은 보통 상대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매년 역대급 성과급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현실에서 직원이 더 공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직원들은 대체로 공정성을 세 가지로 느낀다. 결과가 공정한가, 과정이 공정한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를 대하는 태도가 공정한가. 조직심리학에서는 이를 각각 분배 공정성, 절차 공정성, 상호작용 공정성이라고 부른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공정성은 무너진다. 예를 들어 금액이 납득할 만해도 산출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든가, 과정이 투명해도 결과를 통보하는 태도가 일방적이거나, 태도가 아무리 정중해도 결과 자체가 터무니없다면 직원들은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성과급은 회사가 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 "우리는 당신의 기여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성과급은 회사가 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되기 때문에 숫자뿐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나왔는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금액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기준이 투명하고 설명이 충분하다면 납득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덧붙이자면 메시지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아예 성과급 제도를 두지 않고, 대신 업계 최고 수준의 기본급을 보장한다. 이것 역시 "우리는 당신을 불확실성으로 동기부여하지 않겠다."는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숫자만큼 중요한 것 완벽하게 공정한 성과급을 주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모든 구성원이 만족하는 보상체계라는 것은 이상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 회사의 성과급은 직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 회사는 감사를 보냈는데 정작 직원은 불공정성을 느끼지는 않을까. 성과급의 공정성에서 숫자만큼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진정성이다. 그 진정성은 1년 내내 직원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2026.02.20 08:00전용관 컬럼니스트

망한 회사에서 일하면 커리어도 망하는 걸까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편집자 주] 투자 유치는 기약이 없었고, 기대했던 정부 지원 사업은 떨어졌다. 10명 남짓 남아 있는 사무실에 대표가 모두를 모았다. 회사의 월 평균 수익과 비용을 상세히 공개하며 말했다. ”런웨이(스타트업이 투자 없이 보유한 현금이 모두 소진되기까지 남은 기간)가 약 5개월 남았습니다. 우리는 한 번의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시도가 실패하면, 사실 그 이후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일부는 떠났고, 일부는 연봉을 삭감하면서 남았다. 남았던 우리는 마지막 시도를 했다. 피봇(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기존 기반 위에서 방향을 트는 것)한 아이템은 HR 관련 프로덕트였다. 그래서 HR 담당자인 내가 초기 서비스 운영과 세일즈를 맡았다. 시장 조사를 하고, 경쟁사를 분석하고, 경쟁사의 프로덕트와 곧 나올 우리의 것을 비교해가며 우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찾고자 했다. 콜드 메일을 보내고, 지인 추천을 받아 고객사를 만났다. “세일즈 하시는 분이 HR 포지션이라서 놀랐어요.” 거의 모든 고객이 이렇게 말했다. 출퇴근 시간은 의미를 잃었다. 재택을 시작한 이유는 워라밸 때문이 아니라 출퇴근 시간을 줄여 더 일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모두 구멍 난 배 위에 서 있었고 각자 물을 퍼내고 틈을 메우고 노를 저었다. 하지만 결국 생존에 필요한 매출을 남은 기간 안에 만들지 못했고 팀은 해체되었다. 나는 나의 4대보험 상실 신고와 퇴직 서류를 정리했고, 팀원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어떻게 지급할지에 대한 서류를 작성한 뒤 회사를 나왔다. 그 5개월은 치열했지만, HR로 한 일은 사실상 없었다. 그렇다면 이 경험은 공백이었을까. 다음 회사에서 이 시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니, 나 스스로는 이 시간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여기서 나는 질문을 바꿨다. '망한 회사에서 일하면 커리어도 망하는가.' 가 아니라, '망한 회사에서 무엇을 남겼는가, 나는 그 안에서 성장했는가.'로. 초기 스타트업은 태생적인 구조가 불확실함의 연속이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계속 검증하고, 문제를 다시 정의한다. 운과 타이밍까지 겹치면 스케일업(이용자나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해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것)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대다수의 초기 스타트업은 5년을 넘기지 못한다. 폐업하지 않더라도 좀비처럼 생존만 이어간다. 낙하산 다섯 개 중 네 개는 펴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에서 HR은 필요할까. 그리고 성장할 수 있을까. 망함을 경험한 나에게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여전히 그렇다고 답한다. 다만 아무나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불확실성은 두려움이지만 동시에 행동을 요구하는 압력이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뒤처지면 바로 드러난다. 어제의 성공 경험이 오늘도 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내가 지금 하는 방식이 정말 최선인지 계속 묻게 된다. 안정적인 조직에서는 몇 년에 걸쳐 마주할 질문을, 이 환경에서는 몇 달 안에 반복하게 된다. 불확실성을 방석 삼아 앉으면서 이 질문을 피하지 않는 사람은 환경이 무너져도 사고할 수 있는 근육이 남는다. 완전한 실패의 사이클을 경험할 수 있다. 오히려 결과가 명확하면 핑계가 줄어든다. 우리는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어떤 의사 결정이 오판이었는지, 환경이 아닌 사람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과 할 수 없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복기하게 된다. 실패를 감정으로 소비하면 상처만 남지만, 실패를 구조로 분석하면 판단력이 남는다. 망하기 직전의 조직에는 정치가 없다. 사일로도 없다. 정보를 숨길 여유가 없다. 모두가 마지막 시도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목표 지향적이 된다. 각자의 범위를 넘어 정보가 흘러 들어오고, 그 정보를 스스로 조합해 판단해야 한다. 직무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HR은 채용이나 제도 운영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고, 고객이 무엇을 문제로 느끼는지 듣고, 전략이 어떤 가정 위에 세워졌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된다. 이 경험은 HR을 운영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 AI가 발전하면서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하게 된다. 반복과 규칙, 패턴 기반의 업무는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앞으로의 HR은 단순 채용 운영이나 근태 관리 등만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HR은 일을 재설계해야 한다. 무엇을 자동화하고, 어디에 사람의 판단을 남겨둘지 구분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언어로 말하고, 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이 질문을 이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마주하게 만든다. 선택지가 적기 때문에 본질을 보지 않으면 바로 무너진다. 그래서 본질적인 '왜'를 질문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HR은 그 이상을 보게 된다. 채용과 제도 운영에 머물 수 없다.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지, 고객은 그것을 정말 문제로 느끼는지 묻게 되고,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그 문제를 어떻게 제품으로 풀어내는지, 그것이 비즈니스로 넘어가 어떤 가치로 전달되는지까지 고민하게 된다. 생존의 환경에서는 이 확장이 선택이 아니다. 빠르게 이터레이션하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진다. 전략의 가정, 의사결정의 병목, 개발에서 세일즈로 이어지는 흐름을 직접 이해하게 된다. 그 경험이 HR을 지원 조직이 아니라 사업과 연결된 전략적 파트너로 만든다. 그래서 망한 스타트업이 항상 커리어에 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고, 직무의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면 소모된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질문으로 바꾸고, 실패를 데이터로 복기하며, 직무의 경계를 넘어 흐름을 읽는 사람이라면 초기 스타트업은 가장 밀도 높은 훈련장이 된다. 그것도 선택이 아니라, 강제로. 나는 그 회사에서 '잘 정리된 HR 성과 지표'를 남기지 못했다. 대신 어떤 조직을 만나더라도 판단의 기준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근력을 얻었다. 망한 것은 회사였다.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였다. 이 글을 읽고 가슴 어딘가에서 작은 불꽃이 느껴진다면, 당신은 아마 초기 스타트업에서도 소모되지 않을 사람일 것이다. 망하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복기하며, 직무를 넘어 흐름을 보려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에게 초기 스타트업은 위험한 선택이 아니라, 가장 밀도 높은 성장의 환경이 될 수 있다.

2026.02.19 08:00조성민 컬럼니스트

인스웨이브, 일본 제조·건설 현장 공략…'웹스퀘어 AI'로 안전 관제 구현

인스웨이브가 일본 이비덴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현장 안전 관리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며 제조·건설 디지털전환(DX)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스웨이브는 일본 법인 인스웨이브재팬이 일본 이비덴 그룹의 IT 솔루션 계열사 타크(TAK) 주식회사의 '타크 세이프티 게이트'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건설·제조 현장의 작업자 입퇴장 관리와 안전 보호구 착용 점검 절차를 디지털화하는 '현장 안전 DX'가 핵심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웹 기반 대시보드로 통합해 사무실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과 즉각 대응이 가능한 관제 체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일본 다수의 제조 현장은 작업자 출입 기록과 안전 점검을 수기 또는 오프라인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 정확성 확보가 어렵고, 현황 파악에 시차가 발생해 안전 사각지대가 생기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스웨이브재팬은 고도화된 UI, UX 기술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통합 관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가시화하는 웹 대시보드를 구현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 점검 정확도를 높이는 화면 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타크의 '지혜는 현장에 있다'는 경영 철학과 인스웨이브의 AI 기술을 결합해 현장 중심 DX 모델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에는 인스웨이브의 AI 에이전트 기반 UI, UX 플랫폼 '웹스퀘어 AI'와 프레임워크 '프로웍스5'가 적용된다. 관리자는 사무실에서 원격으로 현장별, 날짜별 작업자 입퇴장 타임라인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작업자가 촬영한 안전 보호구 착용 사진을 즉시 검토하고 승인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사용자, 현장 그룹, 점검 항목을 통합 관리하는 마스터 어드민 기능도 포함된다. 이번 수주는 인스웨이브가 금융권 중심의 레퍼런스를 넘어 일본 대형 그룹사의 제조·건설 DX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 관리 고도화가 과제로 떠오른 국내 제조·건설 현장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로 평가된다. 글로벌 현장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안전 관리 표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김성공 인스웨이브재팬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 제조·건설 현장의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혁신하는 중요한 사례"라며 "웹스퀘어 AI의 생산성과 프로웍스5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일본 스마트 팩토리와 제조업 DX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2026.02.11 16:04남혁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홈쇼핑 완전 자회사 편입…"중복상장 해소"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중간 지주회사인 현대홈쇼핑을 100%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고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 현대지에프홀딩스 완전 자회사로 편입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중간 지주회사인 현대홈쇼핑이 11일 이사회를 각각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현대홈쇼핑 주식 688만 2852주(지분 57.36%) 외에 현대홈쇼핑 자사주(약 6.6%)를 제외한 잔여 주식 전부를 전량 취득한다. 대신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신주를 발행해 현대홈쇼핑 주주에게 교부한다. 주식 교환비율은 1대 6.3571040으로, 현대홈쇼핑 주식 1주당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6.3571040주가 교부된다. 양사의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정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주식 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시가로 산정되며, 주식교환 비율 산정 과정에서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추가적으로 거쳐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홈쇼핑은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4월 20일 개최한다.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 9383원, 현대홈쇼핑 6만 709원으로 결정됐다.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 매수청구가 종료되는 5월 11일 이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현대홈쇼핑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완전 자회사가 되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통해 중간 지주회사인 현대홈쇼핑의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구조)'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입장에서도 주요 자회사 및 손자회사·증손회사의 중복상장 구조가 단순화됨에 따라,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가 완화돼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식교환 결정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향후 투자회사와 사업 회사로 분할된다. 신설 투자회사는 한섬·현대퓨처넷·현대L&C를 보유하게 된다. 사업회사는 홈쇼핑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며 동시에 신사업 및 M&A 등을 추진하게 된다. 신설 투자회사는 향후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합병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현대백화점·홈쇼핑·그린푸드·한섬 등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총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연내 일괄 소각한다. 1000억원 중 500억원은 이날 이사회 의결에 맞춰 매입할 예정이며, 나머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오는 4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 뒤 매입한다. 현대홈쇼핑이 현재 보유 중인 약 5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79만 2250주, 약 6.6%)도 주식교환 의결시점에 즉시 소각키로 했다. 현재 현대홈쇼핑 주주가 받고 있는 배당금을 교환비율 적용 후에도 동일한 수준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현대지에프홀딩스 배당 규모도 상향한다. 또 현대백화점·홈쇼핑·그린푸드·한섬 등 그룹 계열사는 보유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자사주를 소각하는 계열사는 현대백화점·홈쇼핑·그린푸드·한섬·리바트·지누스·이지웰·퓨처넷·에버다임·삼원강재 등 총 10곳이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약 2100억원 규모다. 이들 10개 회사는 이달 중 이사회를 거쳐 자사주 일괄 소각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현대지에프홀딩스(1000억원)를 비롯해 현대백화점(210억원)과 현대그린푸드(100억원), 현대퓨처넷(47억원)이 추가로 자사주를 취득해 연내에 소각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실행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모두 약 3500억원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그룹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마련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2.11 14:34김민아 기자

아이티센엔텍, 지제이텍과 금융권 책무구조도 관리시스템 공급 계약

아이티센엔텍이 금융권 내부통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아이티센엔텍은 지제이텍과 책무구조도 관리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기본합의서(LOA)의 후속 조치로, 아이티센엔텍은 자체 개발한 책무구조도 관리 솔루션을 지제이텍의 400여 금융 고객사에 구독형(SaaS) 서비스 형태로 공급하게 된다. 지제이텍은 자산운용사 및 투자일임·자문사 대상 전사적자원관리(ERP) 플랫폼 '더하이'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사에 더욱 고도화된 내부통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책무구조도 관리시스템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요구되는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이행 및 점검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임원별 책무 정의, 내부통제 조치 관리, 이행 현황 점검 및 보고 기능 등을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는 규제 대응 부담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티센엔텍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은행·저축은행·캐피탈·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 금융권 전반에 책무구조도 관리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실무 중심의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티센엔텍 금융사업부 관계자는 "지제이텍과의 협력으로 대규모 고객 기반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안정적인 수익 모델인 연간 반복 매출(ARR)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향후 아이티센그룹의 에이전틱 AI 기술을 접목시켜 한 차원 높은 금융 거버넌스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6.02.10 13:21한정호 기자

정답보다 '속도', 복지보다 '무드'…부스터스가 레드오션 부수는 인재 공식

몇 해 전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던 중, 유독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자주 눈에 띄는 가방이 있었다. 유럽 여행 필수템으로 알려진 브랜든의 크로스백이었다. 타지에서 한국 브랜드를 반복해서 마주치자 반가운 마음과 함께 '이 가방을 만든 회사는 어떤 곳일까, 누가 이 브랜드를 만들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최근 글로벌 뷰티·라이프스타일 기업 부스터스를 찾았다. 부스터스는 2022년 1월 시리즈A 투자 유치와 함께 사업을 본격화한 글로벌 커머스 스타트업이다. 당시 120억원을 유치한 이후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2천500억원을 넘기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스터스가 전개하는 짐 정리 솔루션 브랜드 '브랜든'과,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이퀄베리'의 성장 속도는 단순한 상품력보다 시스템과 사람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부스터스는 2023년 대비 2024년 매출이 176% 증가하며 성장성을 수치로도 입증했다. 이 같은 조직을 설계하고 이끌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이용환 부스터스 최고인사책임자(CHRO)다. 이 CHRO는 타워스왓슨(Towers Watson Consulting) 출신으로, 삼성·현대자동차·CJ제일제당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PMI(인사·조직·문화 통합) 프로젝트를 이끈 HR 전문가다. 이 CHRO는 2022년 8월 부스터스에 합류해 빠른 성장 국면에 들어선 조직의 인사 전략과 문화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누구와 일하느냐가 전부였다” 화려한 스펙을 가진 이 CHRO가 스타트업 부스터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단번에 '사람'을 꼽았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최윤호 대표를 처음 만나고 나서 느낌이 왔어요. 앞으로 더 해야 할 게 많았는데, 그걸 누구랑 하느냐가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이 사람들이라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C레벨 조직일수록, 개인의 역량보다 파트너십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누구와 협업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궁합'이 맞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채용시 후보자 입장에서도 감각과 느낌이 중요하지만, 결국 '나의 상사가 누구인지', 'C레벨이 어떤 사람들인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회사에 왜 다니느냐고 묻는다면, 제도나 복지보다 C레벨의 사고방식과 그걸 풀어내는 무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직의 분위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싱크가 맞는 사람들은 믿습니다. 믿음에서 시작되는 브랜딩 컬러와 형용할 수 없는 분위기가 결국 회사를 만들더라고요." 레드오션에서 통하는 부스터스의 인재 기준 부스터스가 전개하는 브랜든과 이퀄베리는 극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놓여 있다. 해외 뷰티 시장을 공략하는 이퀄베리는 퍼스트 무버도 아니고, 시작도 늦었다. 갈 길이 멀다. 이 CHRO는 이를 '레드오션에서 두 발자국 떨어진 위치'라고 표현한다. “결핍이 많습니다. 레드오션에서 파괴자가 되려면 어떤 인재와 함께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해요. 커머스라는 게 누구나 진입할 수 있고, 누구나 복제할 수 있는 시장이잖아요. 첨단 기술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모방은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이에요.” 이런 환경에서 부스터스가 택한 답은 '기존 공식을 답습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잡히고, 또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출발점이 바로 인재상이었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불리합니다. 유리한 상황에서 채용을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해왔던 사람들보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 말이죠.” 그는 이를 '트랜스포메이션 캐퍼시티(Transformation Capacity, 전환 능력)'라고 부른다. 사고 능력과 태도, 의지는 경력과 스펙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력과 경험은 존중하지만, 거기에 매몰되면 안 된다는 걸 실제로 해보면서 알게 됐어요. 같은 K뷰티를 한다고 해도 각자가 가는 방식이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 방식의 공식을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계속 아카이빙하고 있어요.” 즉, 부스터스가 인재를 바라보는 기준은 흔히 말하는 '스펙'이나 '경력의 화려함'과는 결이 다르다.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특정 역할을 얼마나 잘해왔느냐보다, 불리한 상황을 어떻게 전환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부스터스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학습 속도다.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 정답을 빨리 찾아가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완벽한 준비보다 빠르게 시도하고, 피드백을 통해 더 나아지게 만드는 '루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본다. '현실감 있는 욕심' 역시 주요 판단 기준이다. 부스터스는 추상적이거나 뜬구름 잡는 식의 비전을 경계한다. 지금 이 시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 시장과 상황을 냉정하게 이해한 뒤,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누구나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사고력도 빠지지 않는다. “세컨드 펭귄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필수 역량입니다. 남들과 같아서는 남들보다 나을 수 없고, 레드오션에서는 결국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존의 조건이 되니까요." 부스터스가 스스로를 세컨드 펭귄이라고 부르는 건, 이미 길이 닦인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이 아니라, 뒤따르되 같은 길을 걷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존재라는 자의식이다. 후발주자이기에 결핍을 안고 출발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존 공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다르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조직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진정성"…부스터스의 채용 방식 이 CHRO는 채용을 '사람을 걸러내는 과정'으로 보지 않는다. “좋아 보이려고 오는 사람을 우리가 스크리닝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분이 우리에게 어느 정도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스터스는 1차 면접부터 C레벨이 직접 후보자를 만난다. 단순히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한 구조는 아니다. 채용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조직의 무드와 사고방식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진짜 오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어필하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면접이라는 게 결국 우리를 선택해달라는 과정이기도 하잖아요. 경험하지 않으면 끌리는 요소들이 분명히 있고, 조직문화 활동도 그렇습니다. '좋은 회사 같아'라는 느낌을 갖고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가 보기에 후보자가 회사를 선택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복지나 제도가 아니라, 함께 부딪히게 될 상사의 무드다. 그 무드를 통해 확신을 심어주는게 후발주자로서 부스터스가 가진 현실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부스터스에는 사내 추천으로 입사한 인력이 많고 이들이 오래 근무하며 리드 역할을 맡고 있다. “AI 시대, 가장 중요한 건 호기심” AI 시대에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를 묻자, 이 CHRO는 단번에 '호기심'을 꼽았다. “AI도 결국 호기심에서 시작한 거 아닐까요. 써보니까 활용할 수 있는 거죠.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얘가 뭘 도와줘야 할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오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태도다. 그는 또 '내가 하고 있는 영역'만 충실하다는 건, 호기심이 없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스터스에서의 경험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진짜 일한다는 느낌을 받는 건 처음입니다.” 그가 말하는 '진짜 일'이란, 화려한 성과보다 사람과 조직이 함께 진화하는 과정 자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야말로, 레드오션에서 부스터스가 택한 가장 본질적인 경쟁력이 아닐까.

2026.01.20 10:45안희정 기자

증거 넘치는데 재판부만 인정않는 흡연-폐암 인과관계...항소심은 바뀌나

담배 소송 항소심 결과가 15일 발표되는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심 재판부는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주며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을 사실상 '부정'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이 지난 2014년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및 담배 제조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모두 국내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담배회사들이다. 건보공단은 20갑년 이상, 즉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 되는 담배를 피웠던 폐암 환자 3천465명에게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 약 533억 원에 대해 담배회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소송을 시작했다. 1심 판결은 10년이 지난 작년 5월에서야 나왔다. 재판부는 흡연과 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와 표시상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건보공단을 직접 피해자로 볼 수 없다며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건보공단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차이를 밝힌 연구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했음에도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심 최후변론 당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가 아니면 폐암에 걸릴 수 없다는 증거도 확보했다”라며 “담배는 폐암을 일으킨다”라고 일갈한 바 있다. 담배회사들은 자신들이 흡연 위험성을 부정하거나 은폐하지 않았고 폐암과는 상관관계일 뿐 법적인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흡연이 흡연자의 선택과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담배회사는 책임에서 자유롭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사실상 결론 내려진 것과 다름없다. 최근 국립암센터는 한국 남성을 대상으로 한 폐암 발생 예측모형 분석 결과에서 담배소송 대상자의 폐암 발생위험 중 흡연이 차지하는 정도는 81.8%로 나타났다. 관련해 박소희 연세대 융합보건의료대학원 교수는 “선암 등을 포함한 모든 폐암에 대한 발생 위험을 추정한 모형이므로, 담배 소송 대상 암종인 소세포폐암, 편평세포폐암 발생 위험에서는 흡연이 81.8%보다 더 높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간접흡연만으로도 폐암 발생 비율이 상승한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의 '담배폐해 기획보고서: 간접흡연'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의한 폐암 발생 위험은 최대 약 1.4배 상승한다. 간접흡연 노출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도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만으로도 폐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과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우울증 등의 발생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흡연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최근 10여 년간 40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과 세계은행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14년~2024년 기간 동안 누적 의료비 지출액은 약 40조7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흡연 관련 의료비는 약 4조6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약 82.5%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관련 의료비가 약 14조 원으로 전체의 35.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폐암이 약 7조9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폐암 관련 의료비는 2014년 약 4천357억 원에서 2024년 약 9천985억 원으로 급증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상고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흡연 피해 예방과 건강보험 재정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1.15 10:31김양균 기자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SPC그룹은 13일 상미당홀딩스를 공식 출범하고,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중심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12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와 사업회사 '파리크라상'으로 물적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글로벌 사업 확대와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도 파리크라상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지만, 사업 부문을 분리해 순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경영 투명성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SPC그룹은 이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ESG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주회사 명칭인 '상미당홀딩스'는 SPC그룹의 출발점인 '상미당(賞美堂)'에서 따왔다. 상미당은 1945년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으로, '맛있고 좋은 것을 드리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SPC그룹은 상미당 정신을 맛과 품질, 고객 신뢰, 나눔과 상생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의 근간으로 삼아왔다. 상미당홀딩스는 앞으로 중장기 비전 수립과 글로벌 사업 전략, 계열사 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준법·안전·혁신 등 핵심 가치가 그룹 전반에 일관되게 구현되도록 관리하는 동시에, 각 계열사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각 계열사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브랜드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역시 지주회사의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별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해 실행 속도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상미당홀딩스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기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고도화해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라며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2026.01.13 09:20류승현 기자

맥주 판매 부진에…하이네켄, 대표 바꾼다

맥주업체 하이네켄이 맥주 판매 감소와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 속에 수장을 교체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하이네켄은 돌프 반 덴 브링크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5월 31일부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곧바로 후임자 물색에 나설 예정이며, 반 덴 브링크 CEO는 내년까지 회사에 남아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제임스 에드워즈 존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그는 큰 기대를 안고 취임했지만, 하이네켄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번 CEO 교체가 하이네켄에 필요한 변화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장 교체 소식은 하이네켄이 지난해 10월 유럽과 미주 지역의 성장 둔화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나왔다. 이는 음주 문화 변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글로벌 맥주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하이네켄은 내달 연간 실적 발표에서 조정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인 4~8% 범위의 하단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 물량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반 덴 브링크 CEO는 신흥 시장으로의 확장과 프리미엄 맥주 판매 확대를 통해 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추진해왔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네켄의 새 CEO가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컨 폭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비재 애널리스트는 "하이네켄의 차기 CEO는 젊은 소비자들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알코올 음료 뿐만 아니라 무알콜 제품군까지 재활성화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1.13 09:17박서린 기자

픽셀소프트, 기술보증기금 'IP 협약보증' 선정

보이스캐디 계열사인 픽셀소프트웨어(대표 강성무)는 기술보증기금의 '금융기관 IP 협약보증'에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회사는 기술보증기금 및 외부 전문가의 기술가치평가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등록 특허를 반영한 시스템의 가치가 공식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픽셀소프트웨어는 맞춤형 금융지원을 확보해 사업화 및 기술이전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금융기관 IP 협약보증은 기술보증기금과 시중은행 간 협력을 통해 기업의 지식재산(IP)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담보로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IP 기반 창업 및 사업화 추진 기업의 금융 부담을 대폭 경감시키는 데 목적이 있으며, 특히 등록된 특허권을 가진 중소·중견기업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픽셀소프트웨어는 10년 이상 클라우드 기반 골프 관련 DevOps 전문기업이다. 안양베네스트, 가평베네스트, 레이크사이드 등 삼성물산 계열 골프장의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을 전담해 왔다. 파크골프 통합운영시스템 '보이스파크' 앱을 개발했으며, 지난 10월에는 파크골프 대회 운영 및 예약·경기 진행 등 통합운영 시스템의 POC(기술검증)를 완료했다. 보이스파크는 전국 약 470여개 파크골프장의 예약, 회원관리, 결제 업무를 통합하는 구독형 AI 통합 운영 플랫폼이다. PC·모바일·키오스크 등 다양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AR 기술을 기존 시스템에 접목해 골프장 내 실시간 위치 안내 및 경기 정보 시각화를 구현한다. 회사는 이용자 맞춤형 현장 경험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픽셀소프트웨어는 자사가 보유한 등록 특허 3건 및 현재 출원 중인 핵심 기술에 대해 외부 기술평가기관(전문가)의 심층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통해 해당 기술의 사업화 및 시장성, 기술적 차별성 등이 인정돼 본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특히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기반으로 한 AR·AI 기술 접목 서비스에 대한 높은 기술 가치를 인정받았다. 파크골프 플랫폼 사업에서 AR 기술을 통한 혁신적인 교육 및 체험 기능은 물론, AI·AR·IoT·클라우드 역량을 갖춘 24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이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번 선정으로 픽셀소프트웨어는 기술가치평가 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 기반의 시장확대와 신제품·서비스 상용화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강성무 픽셀소프트웨어 대표는 "이번 기술보증기금의 금융기관 IP 협약보증 선정은 픽셀소프트웨어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당사의 기존 핵심 기술과 최근 특허 출원된 기술들이 사업적 가치와 기술적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발판 삼아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통해 전국 어디서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 증가에 따른 시스템 확장에도 용이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가속화, 제품 고도화, 국내외 판로 확대 및 기술이전 활동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5.12.23 15:29백봉삼 기자

봉사형 리더십의 왜곡..."관리자가 하인처럼 일해야"

봉사형(Servant) 리더십은 오랫동안 이상적인 리더십 모델로 꼽혀왔다. 리더가 앞에서 끌기보다 구성원을 지원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자는 접근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개념이 왜곡돼 적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엔트로픽소츠(entropicthoughts)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크리스는 관리직을 맡으면서 이런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꼈다. 그는 관리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며 봉사형 리더십 관련 서적을 다수 읽었지만, 끝내 설명되지 않는 위화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가 봉사형 리더십을 떠올리며 느낀 이미지는 '부모가 자녀 앞길의 장애물을 모두 치워주는 컬링형 육아'였다. 크리스가 보기에 봉사형 리더십은 구성원에게는 편안할 수 있지만, 리더 개인에게는 과도한 부담을 안긴다.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하다 보면 리더가 과로에 빠지기 쉽고, 팀 전체가 리더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이 경우 리더가 자리를 비우면 팀은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심지어 조직 안에서 고립될 위험도 커진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크리스가 제안한 개념이 '투명한(Transparent) 리더십'이다. 그가 정의하는 좋은 리더는 구성원을 대신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코칭을 통해 성장시키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문제 해결의 체계를 가르치는 존재다. 투명한 리더십의 핵심은 정보와 판단 기준을 공유해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조직의 가치관과 원칙을 명확히 전달하고, 수요와 공급이 직접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리더 자신을 의도적으로 '중개자 자리'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을 단계적으로 이양해 후계자를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리더가 없어도 돌아가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크리스는 불필요해진 관리직의 태도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보고용 문서나 관료적 절차를 늘려 존재감을 증명하려 하기보다, 다시 기술적 문제 해결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해야 관리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구성원의 존경을 얻을 수 있고, 단순한 행정 담당자가 아닌 '고성능 예비 전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진정한 봉사형 리더십 역시 본래는 구성원의 자율을 중시하며, 투명한 리더십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크리스 역시 이론적으로 정의된 봉사형 리더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가 문제 삼는 것은 실무 현장에서의 왜곡된 적용이다. 관리자가 지루하고 어려운 일을 모두 떠안고, 구성원은 지나치게 좁게 정의된 역할에만 머무르게 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리더는 하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오해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구성원은 성장 기회를 잃고, 팀 전체의 역량도 제한된다. 크리스는 “구성원이 좁은 업무 범위에 갇히지 않도록 하고, 실제 문제 해결 과정이 드러나는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며 “리더십의 목표는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없이도 작동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21 17:30백봉삼 기자

회사 송년회 어떻게 생각하세요?

MZ 직장인이 선호하는 연말 송년회는 같은 팀끼리 업무 시간에 식사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윗 세대는 저녁 시간대에 식사와 음주까지 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인크루트(대표 서미영)는 직장인 회원 888명을 대상으로 '송년회 및 연말 회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18일 공유했다. 먼저 직장에서 올해 송년회를 진행하는지 물었다. 응답자의 69.7%가 송년회를 진행한다고 답했다. 이 중 자유롭게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직장인은 69.8%였다. 기업 규모별로 교차 분석했을 때, 대기업이 75.7%로 연말 송년회를 진행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참석의 자유도는 대기업(83.3%)이 가장 높은 반면, 중소기업(62.8%)이 가장 낮았다. 송년회 참석 대상의 범위를 물었을 때, 1위는 49.9%로 회사 전체가 꼽혔다. 2위는 같은 팀끼리(37.8%), 3위는 같은 본부끼리(26.8%)였다. 기업 규모에 따른 교차 분석 결과, 중소기업에서 '회사 전체' 응답 비율이 69.8%로 가장 높았다. 올해 연말 송년회를 진행하지 않는다(30.3%)는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복수 응답) '원래 송년회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72.2%) 이유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영상의 어려움'(46.0%), '회사 사람들이 싫어하는 분위기라서'(36.9%) 등이었다. 직장인들은 연말에 송년회 등 회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직장인의 58.8%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매우 필요하다 11.1%·대체로 필요하다 47.6%) 연령대별로 교차 분석했을 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필요성이 높다고 생각했다.(20대 47.5%·30대 51.0%·40대 66.5%·50대 이상 68.9%) 송년회가 필요한 이유로는 '유대감 형성 시간이 필요해서'(46.6%)가 1위를 차지했다. 필요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개인 시간을 뺏긴다고 느껴서'(52.2%)였다.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송년회 형태는 무엇일까? 직장인들은 ▲같은 팀끼리(53.5%) ▲저녁 시간(41.4%)에 ▲식사와 티타임까지(32.8%) 하는 송년회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교차 분석했을 때 송년회 시간과 형태에 대한 2030세대와 4050세대의 선호도 차이가 극명했다. 20대와 30대는 업무 시간(각각 36.0%·37.7%)에 식사만(38.8%·35.8%) 하는 형태를 가장 선호했다. 반면 40대와 50대는 저녁 시간(44.3%·60.2%)에 식사와 음주까지(35.7%,·47.2%) 하는 형태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11월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시행했으며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01%p다.

2025.12.18 09:45백봉삼 기자

제이앤피메디,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와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는 지난 1일 연세대학교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와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장 가속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유망 기술기업 및 투자 딜 발굴 체계 구축 ▲기술·기업 정보의 상호 공유 ▲공동 기술검토·기업진단·밸류에이션 협의를 통한 구조적 투자 검토 프로세스 마련 등 초기 기업을 위한 협력 기반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 액셀러레이팅 및 사업개발(BD)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해 기술지주 포트폴리오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전략 ▲자금 조달 ▲글로벌 진출 ▲사업개발 등 실질적 성장 전략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는 심층 멘토링과 후속 투자 연계를 담당해 기업의 스케일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바이오헬스 기술사업화·임상 특화 펀드' 공동 조성을 추진하며, 연세대 기술지주의 광범위한 기술 네트워크와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의 임상·규제 기반 전문 투자 역량을 결합해 초기 및 성장단계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투자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정례 교류회를 운영해 기술·시장·투자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공동 프로젝트 및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등 장기적 협력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 이재현 부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조기 스케일업을 적극 지원하고, 바이오헬스 분야 혁신기업의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12.15 14:12조민규 기자

오라클 신용위험 경고…'AI 버블' 美 금융시장 흔든다

글로벌 기술주 투자 심리가 인공지능(AI) 투자 광풍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오라클의 신용 위험 비용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AI 버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의 부도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이 최근 연 1.28% 수준으로 올라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6월 약 0.36%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ICE 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클라우드 빅테크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오라클은 자체 명의 채권과 AI 프로젝트를 위한 간접적 지원을 포함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왔다. 특히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오픈AI와 협력 중이며 향후 수년간 오픈AI로부터 수천억 달러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실제 기업 생산성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TD 시큐리티즈의 한 전략가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는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한 양상을 일부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도 오라클의 부채 증가 속도가 지속될 경우 CDS 비용이 2008년 사상 최고치였던 2%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이미 1조5천억 달러(약 2천201조원)를 넘어섰으며 내년에는 2조1천억 달러(약 3천82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 인프라 구축과 전력 확충을 위한 기업들의 '빚더미 투자'가 계속될 경우 더 높은 금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 경쟁 심화로 기업들의 비용이 급증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리스크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AI에 대한 기대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신용 시장은 조정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03 10:59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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