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전고체전지 전해질 안정성 높일 핵심 소재 기술 개발
전고체전지의 안정성을 높여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소재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김남균)은 전고체전지에 쓰이는 아지로다이트 계열 고체전해질용 황화실리콘(SiS₂)를 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 화재나 폭발 위험을 낮춘다. 그러나 제조 공정과 양산의 어려움이 여전한 상태다.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팀과 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 박철민 교수 연구팀은 고제전해질의 이온 전도도와 수분 안정성을 높이는 황화실리콘 소재에 주목했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수분에 노출되면 유해한 황화수소(H₂S) 가스를 발생시켜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고 공정 관리를 어렵게 한다. 황화실리콘을 첨가하면 이 H₂S 가스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황과 실리콘의 합성 과정에서 반응온도를 높이 올려야 하고, 이에 따른 황의 증기압이 너무 커지는 문제가 있어 제조가 어렵다. 황화실리콘 가격이 20g 당 170만원이나 하는 이유다. KERI 연구팀은 황화실리콘 제조를 위한 최적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고체전해질에 적용할 발판을 마련했다. 황과 실리콘의 배치를 최적화해 합성 조건을 확립하고, 800℃의 반응온도에서도 황의 기화에 따른 증기압을 버틸 수 있는 밀폐 환경을 구현했다. 결과물 품질도 상용 제품과 대등했다. 만들어진 황화실리콘을 고체전해질 제조에 적용, 이온 전도도와 수분 안정성이 2배 이상 높아짐을 확인했다. 공정 최적화로 과정은 단순해지고, 제조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대했다. 하윤철 박사는 "그동안 황의 증기압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고가의 원료를 사용하거나, 특수 공정을 도입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이번 성과로 고체전해질용 황화실리콘을 저렴하고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A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표지논문으로 최근 선정됐다. KERI는 이 기술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또 관련 수요 기업을 발굴, 황화실리콘 제조 공정의 스케일업과 상용화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