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의 교수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한계 극복해"
메디컬 테크놀로지(Medical Tech)란 질병 예방·진단·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관련 산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김양균의 메드테크'는 기존 정의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의료 기술을 도입하거나 창업 등에 도전한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임홍의 한림대성심병원 교수의 이야기를 2편에 걸쳐 전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료현장에도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신의료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관건은 의료진의 업무 효율 극대화다. 반복적이고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 의료진이 환자에 더 집중토록 하기 위해서다. 업무 효율화와 일괄 관리 필요성에 대한 니즈가 나오자 필립스 등 해외의 의료기기 제조사들은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환자는 활력징후(바이탈사인) 측정을 위해 몸 여기저기에 센서를 부착해야 하고, 스마트폰보다 큰 리시버까지 지녀야 하는 탓에 사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가격도 비싸고 플랫폼도 변경해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이렇다 할 국산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임홍의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자신이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의기투합해 완성한 '싱크(ThynC) 플랫폼'이 외산 제품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자평한다. 환자 편이성이 높고 물리적 제한도 없으며, 의료기관별 호환 및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외산 제품보다 저렴한 것도 강점. “싱크 플랫폼은 보안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환자 데이터를 물리적 제한 없이 확인 가능합니다. 의료진은 퇴근 이후에도 전화로 환자의 상태를 전해듣는 것이 아닌, 싱크 플랫폼 앱을 통해 실시간 환자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그램의 무게밖에 되지 않아 환자들의 불편함이 거의 없습니다.” "믿을 수 있는 데이터 확보 용이" 건강정보(의료데이터) 활용을 두고 매번 지적되는 부분은 선제적인 데이터 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데이터의 무결점성에 따라 이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AI의 예측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보유한 의료데이터를 두고 갑론을박도 나온다. 데이터의 신빙성이 낮아 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만들어도 효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 의료데이터 연구자는 기자에게 “같은 병원 내에서도 진료기록 작성 방식이 달라서 쓸 만한 데이터를 뽑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임홍의 교수가 개발을 주도한 싱크는, 데이터 순수성 차원에서 잠재적 가능성을 갖고 있다. 환자의 바이탈사인 실시간으로 기록되면, 데이터의 무결점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병동에서 의료인력이 측정한 환자의 값과 이를 입력한 시간차가 클 경우,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질환에 대한 예측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데이터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을 만들어도 정확성은 낮겠죠. 각 병원에서 생산하는 데이터가 싱크 방식으로 실시간 기록돼 정확해진다면 이를 토대로 완성한 알고리즘으로 상당한 정확성과 높은 예측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싱크 플랫폼이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 환자의 몸에 센서 부착할 때를 제외하면 환자와 대면접촉할 필요 없이 바이탈사인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균주 환자의 격리병상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최초 센서 부착 이후 의료진은 원격으로 정확한 심박수·체온·혈압·산소포화도·호흡수 변화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를 통한 감염 위험성이 큰 의료진 안전관리와 병원 내 감염 최소화에 효과적이란 것이 증명됐죠.” 현재 싱크 플랫폼에 관심을 갖고 도입을 고려하는 의료기관들이 늘고 있다. 아예 간호사들이 찾아와 교육을 받고 가기도 한다. 임 교수는 앞으로 한 번에 다양한 바이탈사인 측정이 가능한 '올인원 타입'의 센서 개발에 나설 작정이다. '자동판독'이 가능하도록 싱크 플랫폼 고도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환자에게서 이상 신호가 발견되면 의사가 데이터를 보고 판독을 하는 방식이지만, 만약 알고리즘을 통해 상세한 자동판독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환자 상태가 좋은지와 나쁜지를 판단하는데 의사인력과 시간의 허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즉각 및 선제 대응이 가능할 시간을 벌게 된다. 임 교수는 “해외 제품 대비 월등한 제품을 만든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