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료진, 메타버스 통해 남극 환자 진료"
서울에서 1만2천㎞ 이상 떨어진 남극을 연결하는 실시간 원격협진이 머지않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극지의학회와 극지연구소 미답지연구단, 연세대 의과대학 성형외과팀은 최근 메타버스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해 남극-서울-시카고를 연결한 원격협진을 지연 없이 실현한 데 이어, 남극 내륙 미답지연구단 'K-루트 탐사대'와 남극-서울 원격협진 테스트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20일 밝혔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원격협진, 나아가 원격치료와 수술 가능성을 확인한 것. 이들은 남북극 탐사연구 현장에 파견된 인력의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응급사고에 대응하고자, 재작년 5월부터 메타버스 확장현실(XR) 기술과 디지털 헬스를 접목한 극지의료 연구 과제를 수행해왔다. 연세대 의대 성형외과팀은 극지연구소의 학·연 극지연구 진흥프로그램 연구과제로 '남북극기지 의료 응급과 위기대응 관리를 위한 XR 기반 원격협업 프로토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 스타트업 서지컬마인드에서 연구개발 기술과 사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 개발,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남극 원격협진 현장 테스트는 시행착오를 반복하다, 적정기술 개념을 접목해 초기 연구팀에서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시험 지역은 ▲의료 후송 협력지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남극 활동 베이스캠프인 남극장보고기지 ▲남극내륙 코리안루트(미답지연구단 K-루트 탐사대) 탐사지 ▲남극해~뉴질랜드 인근 해상의 쇄빙선 아라온 귀로 선상 ▲향후 건설될 남극 제3기지 후보지(잠정)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카고-남극기지를 실시간 동시 연결해 진행된 원격 테스트는 극한 지역의 원격협진이 진료실에만 그치지 않고, 응급후송 목적지인 남극 게이트웨이 도시 내 의료기관, 여기에 국제 협력까지 수행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번에 개발한 원격협진 기술은 XR 기술과 적정의료 기술을 접목해, 남극 내륙과 남극해 인근 부족한 의료 인프라와 열악한 통신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남극에서 의사가 한국에서 자료, 자문 등을 실시간 가상공간에 띄워 놓고 이를 실제 공간과 중첩해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위기 상황별 등급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정비하고, 이를 실제 한국-남극과 연결해 적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격오지, 재난지역, 전쟁터, 분쟁지역 등에서도 가상공간을 매개로 도움이 필요한 현장의 환자, 의료진과 한국의 우수한 의료진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