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5G로 자율주행차부터 VR·챗봇까지 선행 개발"...화웨이 R&D 캠퍼스
[상하이(중국)=이나리 기자] "화웨이는 첨단 통신 장비를 비롯해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스마트 공장부터 자율주행, VR 기기, 챗봇까지 혁신 기술을 선행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화웨이 R&D 캠퍼스 '상하이 모바일 브로드밴드 이그제티브 브리핑 센터(MBB EBC)'에 방문하자 관계자가 첨단기술 선행 개발을 강조했다. 1995년 설립된 화웨이의 R&D 캠퍼스는 약 800제곱미터(㎡) 면적의 규모이며, 건물 앞에 흐르는 물과 정원을 디자인해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 곳에서는 화웨이의 주력 제품인 5G 및 5.5G, E2E(엔드투엔드) 솔루션과 다양한 혁신 IT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R&D 캠퍼스에 전시된 데모를 체험해 보니, 화웨이가 그동안 대중에 알려진 것보다 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 3D 디스플레이가 가장 인상 깊었다. 노트북, 스마트폰, TV에 탑재된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영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디스플레이와 멀리 떨어져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의 물체가 갑자기 3D로 보여져서 흥미로웠다. 화웨이 관계자는 "3D 디스플레이는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물체를 바라보는 시차를 이용해서 대뇌가 3D로 해석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2D를 3D로 바꿔주는 컨버터 기술을 내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VR 헤드셋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시스템도 개발한다. 클라우드 기반 개발 및 렌더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네트워크 익스프레스'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화웨이는 5G 통신 기술을 통해 VR 헤드셋에서도 8K로 90fps(초당 프레임수)를 지원하는 영상 시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R 헤드셋을 착용해 보니, 화질이 선명해 높은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화웨이는 AI 기반의 5G 챗봇 데모도 선보였다. 전화 통화를 할 때 자동으로 중국어-영어 번역을 해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또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메뉴 화면으로 넘어가고,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커넥티드카 데모도 눈길을 끌었다. 5G 통신을 사용하면 LTE보다 레이턴시(대기시간)가 짧기 때문에 커넥티드카 기술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변 차량, 신호등 등과 통신해서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고, 차량에 탑재된 센서는 장애물을 감지해 준다. 그 밖에 화웨이의 레드캡(RedCap)은 IoT를 빠르게 구현하는 5G 통신 기술로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등에서 사용된다. 5G 레드캡 솔루션을 사용하면, 4G 통신 보다 모듈 비용이 80% 절감되고, 단말기 전력 소비는 20% 절감되며, 네트워크 용량은 10배 늘어난다. 화웨이는 5G에서 더 진화한 5.5G 통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5.5G는 ▲초당 10기가비트(Gbit) 다운링크 ▲초당 1기가비트(Gbps) 업링크 ▲1천억개의 연결 ▲네이티브 AI 등으로 향상된 기술이다. R&D 캠퍼스에는 RFID와 5.5G IoT 기술을 비교한 물류창고 데모를 보여줬다. 업무 효율성과 안전 측면에서 5.5G 이점이 훨씬 컸다. 5.5G를 스마트 공장에서 사용하면 생산 효율성이 40% 증가하고, 재고품은 50%로 줄고, 디바이스 당 인건비는 30% 줄어들며, 탐지 정확도는 10% 증가한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이미 5.5 서비스를 통신 업체들이 상용화 검증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전체 직원의 55.4%가 R&D 인력이며, 연간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규모 기준으로 전세계 4위를 차지한다. 또 전세계 보유 활성 특허수는 12만개 이상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