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북극 얼음, 생각보다 깨끗하다..생명체 탐사 열쇠 될까 [우주로 간다]
화성 북극의 얼음이 그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깨끗하며 먼지가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미국 워싱턴대학 아디티야 쿨러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npj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에 발표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 연구들은 화성 북극과 그 주변에 존재하는 얼음의 질량 중 최대 25%가 먼지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하지만 워싱턴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 북극 얼음의 먼지 함유량은 단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이 깨끗할수록 햇빛을 덜 흡수하고 우주로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양도 줄어들게 된다. 쿨러 연구원은 "화성 북극 주변에 물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먼지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며 "햇볕 아래서 검은색 티셔츠를 입으면 더 따뜻해지듯, 먼지가 많은 얼음일수록 열을 더 잘 흡수해 쉽게 따뜻해지고 증발한다"고 설명했다. 행성이 빛을 반사하는 비율을 '알베도(Albedo)'라고 한다. 햇빛을 많이 반사할수록 행성을 데울 열은 적게 남는다. 화성은 태양계의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 외곽에 위치해 있어 행성이 온기를 유지하려면 열 확보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얼음이 햇빛을 반사해 버리면 화성의 기후는 더욱 차가워진다. 화성 얼음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법 이 같은 결과는 기존 모델의 한계를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달 표토의 특성을 기반으로 만든 모델로 화성 얼음을 분석해 왔다. 하지만 쿨러 연구원이 이 모델을 지구의 얼음에 적용해 본 결과 정확도가 떨어졌고 연구진은 지구 얼음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모델을 화성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연구진은 지구의 눈과 얼음 연구에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온 스티브 워렌 워싱턴대 명예교수의 검증된 분석 기술을 화성에 적용했다. 그 결과 화성 북극 얼음이 기존 예측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화성 양극에는 거대한 얼음 층이 있으며, 겨울이 되면 이 위에 이산화탄소 얼음이 서리처럼 내려앉는다. 이 이산화탄소 서리층은 남극에는 수십 km에 달하지만, 북극에서는 약 1m 정도로 비교적 얇다. 여름이 오면 북극의 이산화탄소 서리는 빠르게 승화해 날아가고, 그 아래 숨겨져 있던 영구적인 물 얼음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를 '북극 잔류 극관(North Polar Residual Cap)'이라 부른다. 북극 잔류 극관은 수㎞ 두께의 '북극 층상 퇴적물(North Polar Layered Deposits)' 위에 형성된 가장 최신의 활성층이다. 연구진은 이 구조를 일종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비유했다. 이 샌드위치 구조는 먼지가 많은 층과 깨끗한 층이 겹겹이 교차하는 형태다. 과거 기후 변화에 따라 어느 층이 대기에 노출되었는지에 따라 화성 기후에 미친 영향도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노출된 얼음층은 먼지가 적어 화성의 추운 기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 이 연구는 과거 화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과거 화성에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구조의 먼지가 많은 얼음층이 겉으로 노출되었을 때는, 먼지가 햇빛을 흡수하면서 얼음이 녹아 액체 상태의 물웅덩이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물웅덩이에는 영양분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경우 먼지가 섞인 채 녹아 생긴 얕은 얼음 웅덩이에 미생물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이 미생물들은 겨울에 물이 얼면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가 여름에 다시 녹으면 활동을 재개한다. 화성의 과거 얼음층 역시 미생물이 살아가기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했을 수 있다. 쿨러 연구원은 "지구와 화성 모두 유사한 얼음·먼지 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며 "왜 한 행성에는 생명체가 번성했고, 다른 행성에는 그렇지 않은지 밝혀내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