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빗장 푸는 中? 한국은 투자자 보호도 아직
가상자산에 닫힌 태도를 고수해온 중국도 점차 빗장을 푸는 반면, 한국은 가장 기본적인 산업 인프라인 투자자 보호 법제 도입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오는 6월부터 시행될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라이선스 획득 사업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 접근 허용 여부 및 허용 시 필요한 투자자 보호 조치에 대해서다. 라이선스 신청 계획이 없는 사업자는 사업을 중단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견 수렴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웹3 생태계 개발 촉진을 위한 예산도 5천만 홍콩달러(약 83억원) 규모로 투자한다. 홍콩은 2023-2024년도 예산안에 이런 계획을 포함했다. 홍콩 당국은 관련 당국과 금융 규제기관, 시장 참여자로 구성된 가상자산 개발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홍콩이 가상자산에 대한 개인 투자를 허용하려는 것에는 중국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당국은 가상자산에 회의적인 편이었는데, 이런 입장을 바꿔 홍콩에서 산업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와 가상자산공개(ICO) 사이트 접속 차단, 가상자산 거래 불법 규정 등 규제 정책을 발표하고 2021년에는 가상자산 채굴도 금지한 상태다. 실제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홍콩 정부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중국 가상자산 기업이 홍콩으로 복귀할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매체 디크립트는 중국이 가상자산을 금지하고 있지만, 홍콩이 중국 시장에 접근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중개 역할을 해왔다고 짚었다. 중국이 홍콩을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삼은 뒤, 이후 중국으로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가상자산 업계도 기민하게 홍콩 규제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후오비는 홍콩 사업자 라이선스를 신청했다고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후오비는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로 '후오비 홍콩'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그 외 게이트아이오, OKX, 비트겟 등의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홍콩에서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신청할 방침이다. 가상자산 산업에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던 중국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되는 데 반해, 국내는 가상자산 산업 인프라 발전이 미진한 상태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발생한 가상자산 관련 대형 사건 등이 발생한 뒤 투자자 보호 조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도 개선안 도입이 촉구됐지만, 법제화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공정 거래 환경 구축, 투자자 보호 조치 법규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됐지만, 현재까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향후 법안소위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