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 vs AI 로봇, 누구 요리가 더 맛날까
로봇과 인간의 대결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바둑 대국을 펼친 것에 이어서, 이번에는 스타 셰프와 조리로봇이 한 판 붙었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키친인큐베이터, 조용한 주방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세계 최초로 벌어질 사람과 로봇 간 요리 대결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이날 만다린로보틱스 조리로봇 '로보틱웍'이 여경래 중식 셰프에 도전장을 냈다. 대결은 같은 조리 도구와 식재료를 활용해 정해진 메뉴를 각자 만들고, 이를 불특정 다수 시식단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여경래 셰프는 중식 요리계 대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세계중국요리협회 부회장과 한국중식연맹 회장을 지냈고, 현재 중식당 '홍보각'의 오너 셰프로 활동 중이다. 이에 도전하는 만다린로보틱스 로보틱웍은 세계 최고 요리사들의 웍질 영상을 분석하고 이에 맞게 움직임을 구현한 로봇이다. 실제 요리사가 사용하는 웍과 화구에 설비를 더한 형태다. 웍질을 대신해주는 로봇 특성상 재료를 투입해주거나 접시에 담는 일은 사람이 해줘야 한다. 조리에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많은 요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보틱웍은 현재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와 공항 푸드코트, 대학 학생식당 등에 도입돼 조리원과 협업하고 있다. 음식 맛은 균일하게 조정할 수 있고 작업자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어 식음료 현장에서 주목받는다. 여경래 셰프는 대결에 앞서 “요즘 이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요리는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며 “로봇이 사람과 대결할 수 있을 정도라니 기술 발전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만다린로보틱스 측은 “로보틱웍은 3천여개의 전문 조리사 동작을 분석해 웍 조리 스킬을 구현한 만큼 음식 맛의 풍미를 더해준다”며 “실제 사람과의 요리 대결은 처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평가는 일반 시식단 참가자 6명이 요리 주체를 모르는 상태로 두 가지 요리를 모두 맛보고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쪽에 점수를 매긴다. 점수와 소감을 종합 평가해 승자를 가린다. 한편 이번 대결의 결과는 오는 11월 중순 EBS '미래직업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공개된다. 대결 과정과 참가자들의 소감을 통해 푸드테크 분야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주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