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혼다 기술 담은 두번째 전기차 'e:Ny1'…차세대 혼다센싱
[우쓰노미야(일본)=김재성기자] 유독 전기차 소식이 뜸했던 혼다의 비밀기지가 베일을 드러냈다. 일본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에 자리한 혼다 R&D 재팬 프로빙 그라운드에는 혼다의 미래 모습이 가득했다. 지난달 28일 지디넷코리아는 혼다코리아의 도움으로 혼다의 유럽용 전기차 'e:Ny1'을 센터 내 트랙에서 시승했다. 이 모델은 현재 유럽 시장에서 리스상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국내 시장에는 3~4년 내 계획이라고 혼다코리아는 설명했다. e:Ny1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해당한다. 좁고 불편한 유럽 도로를 달리기 쉽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혼다 전용 전기플랫폼을 기반으로 넓은 공간을 실현했다. e:Ny1은 높이 1천584mm, 폭 1천790mm, 길이 4천387mm, 휠베이스는 2천607mm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의 장점은 넓으면서도 편안한 공간이다. 전동화 시대에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변모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충전도 배려했다. e:Ny1에는 운전자가 멀리서도 충전 진행 상황을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표시등을 적용했다. 내부에는 15.1인치 센터 터치스크린과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센터 터치스크린은 안전을 위해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 소형 SUV 차종이지만 2열 좌석에 앉으면 한국 평균 키의 남성도 불편함이 없다. 주행 안정성에도 신경 썼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고도화한 혼다답게 전기차에서도 전동모터 세팅을 내연기관차처럼 만들어 냈다. 회생제동으로 인한 전기차 감속 이질감을 최소화한 것이다. e:Ny1 개발 담당 리더 미타니 테츠야 개발총괄은 “개발팀으로 가장 처음 고민했던 부분이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바꿨을 때의 위화감을 줄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속은 전기차다웠다. 고성능 150kW 모터는 최대 310Nm(바퀴에서 2천788Nm)의 토크를 전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6초 만에 도달한다. 전기차 회사들이 강조하는 가속력만큼은 아니지만 혼다다운 전기차가 e:Ny1의 포인트다. 미타니 테츠야 개발총괄은 “혼다만의 전기차를 만들고자 고민을 많이했다”고 말했다. 이날 주행 코스에서는 곡선 주행 코스, 슬라럼 테스트(라바콘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e:Ny1은 상대적으로 차체가 높은 편이지만 전기차다운 낮은 하체감으로 가속과 감속, 급커브 주행도 수월하게 통과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혼다는 e:Ny1에 닝더스다이(CATL)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미 지난해 출시한 중국에서는 17만5천위안(3천15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훨씬 가격이 높은데, 3만5천유로(4천910만원)로 시작한다. 통상 혼다는 한국 시장에 미국보다는 저렴하고 중국보다 비싸게 출시한다. 동급 가격대 순수 전기차는 3~4년뒤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이날 혼다 R&D 센터에서는 e:Ny1의 시승 외에도 혼다의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인 혼다 센싱 엘리트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혼다의 플래그십 세단 레전드에 채용된 혼다 센싱 엘리트는 두 손을 놓고, 시선을 다른 곳에 둬도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기술이다. 도로 정체 구간 등을 배려한 주행이 눈에 띄었다. 정체구간과 고속도로 같은 직선차선에 들어서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누르면 외부 상황을 라이다 센서로 판단하고, 내비게이션 상에서 어떤 도로를 주행하는지, 운전자의 상태까지 파악해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작동한다. 계기판 화면이 하늘색으로 바뀌면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이날 교통 체증 상황을 재현한 코스에서는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주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최대 시속 100㎞까지 주행 중에는 차선변경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