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정의선 차' 코나, 비싸다했는데 타보니 "역시 비싼값해"
'정의선 차' 디 올 뉴 코나가 풀체인지(완전변경)로 돌아왔다. 올해 소형 SUV 시장이 제조사들의 경기 침체 돌파구로 떠오른 가운데 소형답지 않은 가격으로 나와 조금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코나의 장점이 이를 상쇄해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포인트도 엿보인다. 지난해 코나는 국내에서 8천388대 판매해 1만대를 넘지 못했다. 기아의 니로, 셀토스와 쌍용 티볼리 등 경쟁 모델에 밀려 판매 부진이 지속됐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출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가격이 경쟁력으로 급부상한 상황인데, 소형SUV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가격선은 대략 2천만원대 안팎으로 고정돼 있다. 디 올 뉴 코나의 최저 출고 가격은 2023년식 트림을 기준으로 2천468만원(2.0 가솔린 모던)이다. 한 단계 높은 차종인 준중형 SUV인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 트림(2천472만원), 투싼 1.6 가솔린 터보 모던(2천584만원)으로 10만원이 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코나 상위 트림인 프리미엄과 인스퍼레이션은 1.6 터보의 경우 개소세 적용시 2천759만원, 3천97만원이고 2.0 가솔린의 경우 2천690만원, 3천29만원이다. 두 트림 다 무옵션으로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60만원), 주차보조시스템(100만원), 빌트인 캠(45만원) 정도의 기본 옵션만 넣어도 3천만원은 훌쩍 넘어간다. 완전변경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했지만, 새로운 기능들이 코나 출시 당시 '차급을 넘어선다'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는 건 사실이다. 시승은 지난달 27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출발해 파주 일대까지 약 80㎞를 왕복하는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 2WD 인스퍼레이션이다. 풀옵션으로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60만원), 주차 보조 시스템(100만원), 빌트인 캠(45만원) 등을 포함했다. 가격은 3천377만원으로 소비자들의 가성비는 넘어선 지 오래다. 최저 트림의 쏘렌토(3천2만원)와 싼타페(3천252만원)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코나의 외부 디자인은 미래 지향적이다. 로보캅의 눈 같은 일자형 램프는 상용밴 스타리아부터 적용됐는데, 현대차는 코나를 포함해 향후 신차들을 모두 비슷한 램프로 디자인할 예정이다. 전기차를 우선 디자인한 뒤 내연기관차에 맞춘 점이 특징이다. 코나의 외형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연료 구분 없이 모든 모델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다. 전작과 비교해서는 185㎜ 길어진 4천350㎜, 차 너비는 25㎜ 증가한 1천825㎜다. 높이과 휠베이스도 각각 20㎜, 60㎜ 확대돼 1천570㎜, 2천660㎜ 크기를 보여준다. 커진 만큼 전작에 비해 넓어진 실내는 쾌적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기어 레버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가 아닌 운전대 오른쪽 아래에 자리했다. 7세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기어 레버와 같은 위치다. 운전석에서 둘러본 실내는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가로로 길게 연결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비워낸듯한 대시보드가 실내 개방감을 높였다. 2열 공간은 소형 SUV에서 기대하는 만큼 넓었다. 4인 가족이 타도 비좁지 않다고 느껴졌다. 도로를 나선 코나는 거침없이 달렸다. SUV라는 인식과 달리 운전대를 돌리면 가볍게 따라왔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속도가 따라 올라갔다. 시속 100㎞를 넘어가도 흔들림도, 소음도 적었다. 마치 세단을 모는 듯한 주행감이었다. 시승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98마력, 최대토크 27.0kgf·m이다. 복합연비는 13㎞/ℓ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둬도 왕복 80㎞ 거리를 달릴 기름량은 충분했다. 코나에 가장 놀란 점은 수준급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이었다. 시승 구간을 달리면서 도로가 정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모드(ACC)를 키고 운전대에 손을 올린 채 코나가 이끄는대로 맡기자 도로 정체 상황에도 스스로 중심을 잡고 운전대를 꺾으며 침착하게 나아갔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레벨3 단계에 근접한 상태다. 포티투닷과 연계한 자율주행버스도 운행중이다. 코나는 차급을 뛰어넘겠다는 '룰 브레이커'로 시장에 출시됐다. 현대차의 자신감대로 소형 SUV 최초로 상시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했다. 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 빌트인 캠 2, 카페이와 연동해 실물카드 없이도 결제할 수 있는 'e 하이패스' 기능이 적용됐다. 미세먼지 센서와 연계한 공기청정 모드 등 편의사양도 기본 탑재했다. 시승 이후 역시 현대차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옵션 타협이 없다면 3천 중반대의 가격으로 소형 SUV를 사는 것은 부담이다. 올해 완성차 기업들이 SUV 시장을 주력으로 삼은만큼 정의선의 역작 코나의 길은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