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2030년 전기차 200만대 생산…배터리 내재화 본격 가동"
[도쿄(일본)=김재성기자] "배터리와 관련해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올해 GS유아사라는 배터리 회사와 함께 연구개발하는 합작사(JV)를 일본 교토에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그 연구 개발을 베이스로 해서 배터리 생산까지 일본에서 전개하고자 합니다." 아오야마 신지 혼다 부사장은 지난 27일 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에 위치한 혼다 기연공업 본사에서 진행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혼다는 전기차 전환에 본격 나서면서 2030년 지난해 총 생산량 413만대의 절반에 달하는 200만대 이상을 전기차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가 배터리 내재화에 나선 것은 지난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러 차례 생산 차질을 겪고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주요 완성차 중 가장 가파른 판매량 하락을 겪은 뼈 아픈 경험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전기차에서 반도체보다 가장 필요한 배터리 수급을 우선으로 둔 셈법이다. 이날 현장에는 미베 토시히로 혼다 사장과 쿠와하라 토시오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본부 대표이사,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도 함께 참석해 혼다의 글로벌 사업과 전략 방향에 대해 질의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다는 최근 전기차 전환에 회사 수익과 상관없이 전기차 연구개발(R&D) 부문에 6년간 5조엔(4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혼다는 배터리와 소재가 강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우리 기업을 찾기도 했다. 아오야마 부사장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를 포함한 한국기업과 협력을 위해 미베 사장과 7~8회 한국을 방문했다"며 "비즈니스 범위가 제조에서 재활용까지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밸류체인에서 다양한 출자 및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기차 전환에 속도 조절을 하던 혼다는 최근 여러 문제에 직면하기도 했다. 전기차 산업의 과제 중 하나인 저가 보급형 전기차 제조가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과 NHK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최근 혼다는 제너럴모터스(GM)와 보급형 전기차 연구 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비용 문제로 공동개발을 중단했다.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이에 대해 "소형 배터리가 탑재되는 보급형 전기차는 비용과 사업성 부분에서 난이도가 높아 양사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M과 협력 관계는 전혀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미베 사장은 "내년 초 GM과 협업한 전기차 SUV '프롤로그'를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고 어큐라 브랜드 ZDX도 출시될 예정"이라며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전시한 크루즈 오리진, 전기차 공동 개발, 배터리 합작사 등 확대 전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베 사장은 지난 26일부터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3'가 일본에 있어 전기차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혼다는 이번 전시에서 '혼다가 생각하는 미래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다양한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혼다는 원래 자동차 회사라기보다는 이륜, 사륜, 파워 프로덕트, 그리고 항공기 사업까지 하는 모빌리티 회사”라며 “바다, 육지, 그리고 하늘 모든 영역에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회사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전기차에 구속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지역에 따라 내년 GM과 협업한 프롤로그 이후 일본에서 경형 상용 전기차를, 중국에서는 내년 세가지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것"이라며 "글로벌 각 지역에 순차적으로 혼다 전기차를 출시하고 선진국 약 40%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