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쓰는 태양광 소재·구조 다 바꿔…효율도 60% 개선
지난 40년간 써오던 소재와 구조까지 모두 바꾼 신개념 도심형 태양광 모듈이 개발됐다. 그러나 상용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차승일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도시에서 전기 자급을 실현할 새로운 태양광 모듈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도시의 경우 구조물 형태가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건물이나 나무 등으로 인해 음영이 생겨 발전 효율을 떨어뜨린다. 특히, 구조물 등으로 빛을 가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늘진 모듈에 전류가 정체돼 열이 발생하는 핫스팟이 생기면서 화재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기존 태양광 모듈의 소재부터 구조까지 모두 갈아 치웠다.기존에 쓰던 강화유리는 실리콘으로 대체해 종이접기 수준으로 유연성을 확보했다. 이로인해 도심 건물과 벤치, 차광막 등에 부착이 가능해졌다. 모듈의 전기적 연결 형태도 기존 직렬에서 설치 환경에 따라 직렬과 병렬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가연성 플라스틱은 난연제로 대체해 전기 절연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태양광 모듈 디자인도 혁신적으로 바꿨다. 거리 보도블록이나 욕실 타일 구조와 유사한 테셀레이션(모자이크) 구조를 적용해 도시 적응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태양광 모듈에 일명 '해바라기형' 신기술을 도입해 관심을 끌었다. 태양전지에 형상기억합금을 부착해 모듈이 태양 위치를 스스로 따라가며 모양을 최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셀프 트래킹으로 이름 붙인 이 기술 적용으로 연구팀은 기존 편평한 태양광 모듈 대비 하루 전력 생산량을 60% 이상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윤민주 선임연구지원원은 "실리콘 소재 기업 몇 곳과 접촉은 하고 있지만, 대면적화 구현과 기존 제조 공정을 모두 바꿔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선임연구지원원은 또 "최근 BIBP라는 건물 부착 모듈 작업을 많이 하는데, 이들 모듈 소재가 모두 가연성이어서 화재예방을 위해서라도 신개념 모듈 채택이 필요한 상황은 맞다"고 부연 설명했다. KERI는 향후 이 기술을 미래 모빌리티인 무인 수송기(드론)에도 적용하는 등 활용범위를 지속 넓혀갈 계획이다. 차승일 책임연구원은 "태양광 모듈에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하지 않고, 일체형으로 태양 추적 방식을 구현한 건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며 "수십년 간 고집해온 태양광 모듈 제조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과학저널 '지속가능 에너지와 연료(Sustainable Energy & Fuels)' 표지논문(Impact Factor 6.084 / JCR 상위 15.18%)을 비롯한 총 5개 학술지에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