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스 막자"…식품업계, 저당 넘어 혈당관리 경쟁
설탕과 열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던 식품업계의 '헬시플레저'(건강+즐거움) 경쟁이 식후 혈당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당류를 덜어낸 제로·저당 제품을 넘어, 구체적인 건강관리 목적에 맞춘 제품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식사 뒤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관리하려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해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음료와 차, 시리얼, 식사대용식 등에 기능성 원료를 넣거나 탄수화물의 소화·흡수 속도를 고려한 원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식품 시장은 2022년 3010억원에서 지난해 4120억원으로 36.9% 확대됐다. 업계는 건강한 소비를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유행이 혈당과 영양 균형 등을 관리하는 생활 습관으로 세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로·저당 넘어 혈당관리로…'목적형' 제품 확대 최근에는 식후 혈당 관리와 관련된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바나바잎 추출물 등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음료와 차 제품이 대표적이다. 빙그레와 일화, 웅진식품, 연세생활건강 등은 바나바잎 추출물을 활용한 음료·차 제품을 내놨다. 풀무원녹즙은 바나바잎 추출물과 저당 유산균음료를 한 병에 담은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며 저당과 건강기능 소재를 결합한 제품군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당·제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혈당 관리처럼 소비 목적이 구체화되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에 맞춰 기능성 원료와 영양 설계를 달리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설탕을 대체당으로 바꾸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대체당의 종류와 기능성 원료까지 살펴보는 등 관심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제품은 음료뿐 아니라 식사대용식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이나 팔라티노스 등 식후 혈당 관리와 관련된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일부 제품은 당류와 유당을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제로·저당·기능성…엇갈리는 기업별 전략 다만 건강관리 제품 전략이 모두 제로슈거나 저당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당류를 완전히 빼거나 함량을 낮춘 제품, 기능성 원료를 보강한 제품이 함께 출시되는 가운데 기존 맛과 제품 특성을 유지하는 오리지널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적으로 당을 낮춘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지만 그 안에서도 제로와 저당, 오리지널 등 여러 전략이 있다”며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먹는 목적에 따라 당을 빼거나 기능성을 더하는 등 시장이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목적인 이온음료나 고유의 맛이 핵심 경쟁력인 장수 제품은 오리지널 수요가 여전히 높다. 반면 음료와 디저트 등 당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제품군에서는 제로와 저당 제품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건강관리 목적도 혈당에 머물지 않고 성인 균형영양과 단백질 보충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당이나 제로처럼 당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관심이 구체적인 건강관리 목적으로 세분화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목적별로 브랜드와 제품을 나눠 출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식품업체들은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하기보다 같은 브랜드 안에 제로와 저당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유지하면서 당류 섭취에 민감하거나 특정 건강기능을 원하는 소비자까지 함께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경쟁 기준도 단순히 당류를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맛과 기능을 얼마나 함께 구현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설탕만 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제로와 저당, 기능성 제품까지 선택 폭이 크게 넓어졌다”며 “업체 간 경쟁이 이어질수록 맛과 기능을 모두 고려한 제품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