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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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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레벨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실증…상용화 추진

현대자동차·기아가 실제 물류 노선에서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운행 성능을 검증한다. 내년 초 엑시언트 기반 실증 차량 2대를 투입해 고속도로와 도심에서 운송 데이터를 확보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차량 제어·안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레벨4 자율주행 트럭 물류 운송 사업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실제 물류 노선에서 자율주행 대형트럭을 운영하며 차량 제어 기술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연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운송 환경에서 기술 신뢰성과 운행 안정성을 확인하고 향후 상용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대와 엑시언트 1대 등 총 2대의 실증 차량 개발에 착수했다. 차량은 내년 초 제공할 예정이며, 자율주행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맞춤형 제어기와 차량 인터페이스를 적용한다. 실증은 내년 말까지 두 가지 운송 환경에서 진행한다. 약 100㎞의 고속도로·도심 복합 구간과 약 400㎞의 고속도로 중심 장거리 구간에서 차량을 운행할 계획이다.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스오토와 라이드플럭스는 실증 차량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에 운영하는 물류 노선을 활용해 실증 운영을 지원한다. 현대차·기아는 자체 선행개발과 외부 전문기업 협업을 병행해 자율주행 시스템과 차량 제어 기술 간 연계 역량을 쌓을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실증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차량 제어와 안전 이중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한다. 안전 이중화는 일부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보조 시스템이 해당 기능을 대신해 차량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장거리·야간 운행 비중이 높은 대형트럭의 자율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박상현 현대차·기아 상용LCM담당 부사장은 "자율주행 트럭은 물류 운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미래 모빌리티"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실제 물류 환경에 필요한 차량 제어 기술과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레벨4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버스 분야에서도 자율주행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시와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특화 차량과 관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이번 트럭 실증을 더해 여객과 화물 운송 분야에서 상용 자율주행 기술과 운영 경험을 축적할 계획이다.

2026.10.20 09:18김재성 기자

"AI가 살피고 로봇이 일하네"…현대차·기아 '자율운영공장' 가보니

“이번 주에는 가상 시운전 4건이 진행 중이고, 용접 랩 철거 안전 작업 한 건이 진행 중입니다. 자세히 보고 싶으신 공정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모니터 두 대 중 왼쪽은 흔히 볼 수 있는 생성 인공지능(AI) 명령어 입력 화면, 오른쪽은 연구실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한 화면이 나타났다. “통신 전파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줘”라고 말하니 “전파가 좋은 구역은 파랑, 약한 지역은 빨강으로 시각화했다”며 연구실 공간 위에 그래픽이 곧바로 덧씌워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스마트 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 전시회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을 현대차·기아 의왕연구소에서 진행하기 앞서, 지난 16일 미디어 초청행사를 열고 제조 현장 특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이포레스트 폴라리스' 시연을 이같이 선보였다. 회사는 이 곳에서 AI와 로보틱스 등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도 그 일환으로, 올해 테크데이 행사에선 200여건의 제조 신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센터장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자동화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며 진화하는 '자율운영공장'으로 나아가려는 것”이라며 "사람은 더 안전하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데이터와 AI는 공장을 더욱 유연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도록 돕는 제조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2032년 이후 미래 신공장에서 휴머노이드와 풀스케일 자율화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장마다 따로 놀던 데이터·앱 합쳤더니…AI, 현장 분석·장비 시운전 척척 AI에이전트와 가상 공간 플랫폼 구현에 앞서, 현대차·기아는 그 동안 공장별로 분산돼 있던 데이터 및 IT 체계를 단일 표준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공장별 시스템과 데이터를 연결한 공통 기반 위에 공장의 핵심 기능들을 표준화한 '코어 시스템', 그 윗단에 품질, 설비보전, 생산운영 등 제조 앱이 구동되는 방식이다. 이런 체계에서 AI 에이전트는 제조 현장 시스템과 문서 등 데이터 분석, 이미지 생성, 업무 노하우 제공 등 각종 도구를 토대로 현장에서 필요한 판단과 대응을 수행하게 된다. 데이터 분석 역량과 업무 노하우를 자산화, 표준화하면서도 소요되는 시간을 줄였다. 회사는 지난달 울산 전기차(EV) 공장에서 이포레스트 폴라리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인 '물류로봇 표준화 플랫폼'도 이런 접근법에 따른 성과 중 하나다. 매번 물류로봇을 새롭게 검토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와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 부품 공급 체계를 자동화된 무인 운송 체계로 전환, 작업자가 반복 업무 대신 로봇 운영과 공정 최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과적으로 물류로봇 제작 비용을 약 30% 절감하고, 개발 기간도 단축했다. 회사는 기아 화성 EVO 웨스트 공장과 울산 공장에 이 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다. 엔비디아와 협력 하에 제조 현장에 특화된 가상 제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소개된 '물리 AI 기반 가상 시운전 기술'이 일례다. 신차 투입 준비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현장 상황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이를 예측하는 심투리얼(Sim-to-Real) 기술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제조 설비 시뮬레이션과 로봇 시뮬레이션은 그래픽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장시간의 실물 시운전이 반드시 필요했다"며 "중력 충돌, 마찰과 같은 실제 현상의 물리 현상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시뮬레이션은 설비 제어, PLC, 로직, 검진, 로봇 OLP 타점 검토 등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검토해 상호 영향을 검증할 수 없었고, 수천개의 물리 조인트와 I/O 신호를 수작업으로 매핑하는 등 공수가 크게 들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통합 시뮬레이션은 상호 영향 사전 검증, 가상 시운전 기반 설비 실물 시운전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술은 울산 EV 공장의 신차 생산을 위한 시운전 과정에 도입될 예정이다. 수작업 완전 대체할까…사람보다 더 정밀한 AI·로봇 목표 현대차·기아는 제조 현장에 특화된 디지털 기술 내재화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 다른 관계자는 "기아 공장에 적용된 비전 시스템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95% 이상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차종을 추가 개발하게 되거나 설계 변경이 발생할 경우 락인된 외부 업체 기술을 사용하게 돼 지속적으로 투자비가 발생하던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 솔루션 본부에 기술 내재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고, 사업 본부 차원의 비전 기술 표준화 전략 수립과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재화를 추진 중인 기술로는 ▲내외장 도어 검사 ▲하부 검사 ▲터널형 완성차 외관 검사 등을 꼽았다. 이날 행사에선 차체 공정에 있는 용접 작업 관련 기술 시연도 진행했다. 수작업 없이 심투리얼 기술을 활용해 로봇이 자동으로 작업 경로를 생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 관계자는 "용접 작업 자체는 이미 자동화돼 있지만, 용접 로봇과 생산라인을 설치할 때 로봇이 1700여개의 용접점으로 이동하는 이 모든 경로를 현장 엔지니어가 수동으로 조정하고 있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로봇 이동 경로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차체를 약간 움직인 뒤 버튼을 한 번 누르자, 옮겨진 차체에 맞춰 용접 로봇이 조금씩 이전과 다른 이동 경로에 따라 작업을 시작했다. 다소 느린 속도로 움직였지만, 한 번 작업을 수행하고 나면 이후에는 이 경로에 맞춰 로봇이 움직이게 돼 작업 속도도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내년 6월 해당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차량 부품인 웨더스트립 장착을 자동화한 기술도 선보였다. 작업자 부담을 줄이고 균일한 조립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산업용 로봇과 전용 그리퍼를 활용해 장착 공정을 자동화하고 작업 편차를 줄였다. 고속 서보 제어 기술을 적용해 적정 가압력을 유지, 조립 품질의 일관성도 높였다. 최종적으로 장착 구간 비전 촬영을 통해 부품의 이탈이나 들뜸 여부를 다시 한번 검사해 품질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사람 손과 비슷한 형태로 움직이는 로봇인 '핸드 그리퍼'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품 관련 작업을 효율화할 것이란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착수한 과제라 아직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여러 허들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개발하면 조립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6.10.18 12:04김윤희 기자

현대차, 인도 푸네 신공장 준공…"새 장 여는 자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푸네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140만대까지 확대했다. 인도를 내수 판매와 신흥국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는 동시에 국내 부품사의 현지 생산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14일(현지시간)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이사 등 경영 수뇌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푸네 신공장은 2020년 가동을 중단한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현대차가 2023년 인수해 재구축한 생산시설이다. 완성차 조립공장과 엔진 공장, 주행시험장, 임직원 교육시설 등을 갖췄다. 폐쇄 위기에 놓였던 공장을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도 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네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다. 현대차는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첸나이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82만 4000대를 더하면 현대차는 인도에서 약 10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 전체 인도 생산능력은 연간 140만대 수준이다. 첫 양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베뉴'다. 인도 내수 판매뿐 아니라 멕시코·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 국가에 수출한다. 현대차는 푸네공장이 베뉴 생산을 맡으면 첸나이공장의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공장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균열 감지 시스템과 산업용 로봇 등을 적용했다. 차체 공정에는 용접 작업을 담당하는 산업용 로봇 약 200대를 도입했고, 신입 직원에게는 증강현실(AR) 기반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향후 하이브리드차까지 생산 차종을 늘려 유연생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에 대한 중장기 투자도 확대한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생산시설 확충, 연구개발(R&D), 현지 부품 공급망,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등에 약 155억 달러(약 20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집행할 현지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성장 전략에서 판매시장과 수출기지 역할을 함께 맡는다. 인도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에서 현대차 57만 1878대, 기아 28만 286대 등 총 85만 2164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8.7%를 기록했다. 국내 부품사에도 인도 사업 확대는 새로운 기회다. 현대차·기아와 함께 인도에 진출한 국내 부품사는 약 120개사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만 운영되던 2011년 68개사에서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 건설 이후인 2019년 84개사로 늘었고, 푸네공장 가동을 계기로 120개사 수준까지 증가했다. 차체 부품업체 성우하이텍의 인도 매출은 2019년 3458억원에서 지난해 5346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서연이화는 같은 기간 3003억원에서 5925억원으로 약 97% 늘었고, HL만도의 지난해 인도 매출은 1조81억원으로 2019년보다 90%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R&D·공급망 투자 확대는 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품사가 현지 생산과 공급을 확대하고 완성차의 수출 물량 증가에 대응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부품의 대인도 수출액은 지난해 8억 4109만 달러(약 1조 1235억원)로, 인도와의 교역에서 주요 수출 품목 5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푸네공장 가동과 현지 투자 확대가 인도 내 생산·수출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국내 부품사의 현지 공급과 대인도 수출 확대를 이끌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2026.10.14 17:13김재성 기자

현대차그룹, 인도에 7년간 155억 달러 투자…정의선 회장 모디 총리 면담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에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 달러(약 20조 7700억원)를 투자한다.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현지 공급망을 강화해 인도 시장 공략과 신흥국 수출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고 현대차그룹은 14일 밝혔다. 양측은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도 논의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지난 30년간 인도와 함께 성장해 왔다"며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인도에서 연간 14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자동차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투자금은 신공장 건설, R&D 역량 강화, 현지 공급망 경쟁력 제고, 미래 신기술 개발 등에 투입한다. 중장기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집행하기 위한 인도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R&D 부문에서는 현지 연구개발 인프라와 인력을 확충해 인도 소비자 수요에 맞춘 상품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지 기업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TVS 모터 컴퍼니와 개발한 전기 3륜차 시제품을 2027년 말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푸네 현대차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판매량은 현대차 57만1878대, 기아 28만286대 등 총 85만2164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18.7%다. 현대차그룹은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장애인 운동선수 지원과 인식 개선을 위한 '사마르스' 캠페인을 운영하고, 첸나이에 직업기술학교 '현대 아카데미 포 테크니컬 스킬스(HATS)'를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HATS는 자동차 생산·정비, 스마트팩토리, 건설, 산업안전 등을 교육해 연간 약 1만3000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한국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모디 총리 오찬에 참석한 바 있다.

2026.10.14 10:37김재성 기자

현대차·기아, 美 바스트 데이터에 전략적 투자…자율주행·로보틱스 AI 강화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 인프라 기업 바스트 데이터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실제 개발 현장에서 수년간 기술력을 검증한 기업에 직접 투자해 방대한 차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바스트 데이터는 현대차·기아가 자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이자 자율주행 모빌리티 본부인 포티투닷(42dot)이 수년간 바스트 데이터의 AI 운영체제(OS)를 실제 연구개발 환경에서 활용하며 기술력을 검증한 끝에 이뤄졌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거대언어모델(LLM),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전반의 AI 개발 환경을 고성능 단일 데이터 인프라로 강화할 계획이다. 포티투닷은 기존에 여러 공급사의 플랫폼으로 나뉘어 있던 ADAS와 LLM 개발 환경에 바스트 데이터의 '바스트 AI OS'를 적용했다. 이를 엔비디아 호퍼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DGX 슈퍼팟' 환경으로 통합해 데이터 파편화와 중복 작업을 줄였다. 특히 데이터 수집부터 AI 모델 학습과 검증, 배포까지 연결하는 '데이터 플라이휠' 체계를 구축했다. 차량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모델 개발에 활용하고 검증 결과를 다시 학습 과정에 반영해 개발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실제 운영 환경에서 데이터 저장 효율도 개선했다. 바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포티투닷의 센서·영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2대 1의 데이터 절감률을 기록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공간과 전력 제약 속에서도 저장 용량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객체 스토리지 인터페이스인 S3와 네트워크 파일 시스템(NFS) 등 다양한 데이터 접근 방식을 지원해 추가적인 데이터 복제 없이 시뮬레이션과 학습, 검증 작업을 동일한 데이터 환경에서 수행하도록 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선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힌다.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을 탑재한 시험 차량 한 대에서 하루 수 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가 발생하며 글로벌 시험 차량 전체로는 수백 페타바이트(PB) 규모의 데이터가 쌓일 수 있어서다. 바스트 데이터는 이러한 데이터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DASE'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기존 고성능 컴퓨팅(HPC) 파일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입출력 병목과 데이터 분산 문제를 줄이고 대규모 GPU 클러스터에 필요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실제 개발 환경에서 검증한 데이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의 AI 개발 역량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바스트 데이터 역시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모빌리티 분야에서 피지컬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스트 데이터는 지난 4월 피델리티와 NEA, 엔비디아 등이 참여한 시리즈 F 투자 라운드에서 300억 달러(약 4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현대차·기아의 이번 전략적 투자 규모와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호근 현대차·기아 미래전략본부장은 "바스트 데이터와의 여정은 고객사로서 시작됐다"며 "ADAS와 언어 모델 개발 환경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면서 데이터 수집부터 검증 모델 도출까지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개발의 핵심은 차량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활용하느냐에 있다"며 "이번 투자는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된 신뢰를 바탕으로 바스트 데이터가 장기적인 최적의 파트너임을 확신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레넌 할락 바스트 데이터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차량·로봇·기계 등 피지컬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과거 일반 기업들이 겪었던 데이터 과제를 훨씬 더 거대한 규모로 마주하고 있다"며 "현대차·기아가 기술적 효용을 직접 체감한 후 투자를 결정한 것은 우리 인프라가 미래 모빌리티와 AI 수요를 뒷받침할 핵심 동력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10.13 10:15한정호 기자

"한 가지 기술로는 부족"…현대차·기아, AI·전동화 전략 공개

현대차·기아가 다양한 전동화 기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차량 개발 역량을 높이고, 출고 이후에도 기능을 개선하는 미래차를 구현한다. 현대차·기아는 5~7일(현지시간) 독일 아헨에서 열리는 '아헨 콜로키움 2026'에 참가해 전동화 전략과 연구개발 혁신 방향을 소개했다고 7일 밝혔다. 전략의 중심에는 시장과 고객에 따라 여러 동력 기술을 활용한다는 구상이 있다.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차(EV), 엔진과 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차(HEV),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전기차(EREV),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수소전기차(FCEV)의 강점을 각각 살리겠다는 것이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은 6일 개회 세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는 하나의 기술이나 해법만으로 구현될 수 없다"며 "다양한 기술의 강점을 연결하는 것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을 개발하는 방식에서도 기술 간 결합을 강조했다. 하러 사장은 기존 엔지니어링에 AI 기반 디지털 역량을 더하는 것이 향후 개발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봤다. AI의 역할에 대해서는 엔지니어를 대신하기보다 업무 역량과 창의성을 넓혀주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발 혁신은 고객이 차를 사용하는 과정과도 연결된다. 차량이 운전자의 주행 습관과 선호를 학습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판매 이후에도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현대차·기아가 제시한 미래차의 모습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제 차량에서 얻은 데이터와 고객 경험을 다음 제품·서비스 개선에 다시 활용하는 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가 '데이터 플라이휠'이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개발 단계에서는 실제 시스템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과 가상 검증을 활용해 연구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차량 내 발전에 이르는 기술을 한데 선보였다. 고분자 전해질막(PEM)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스택과 수소저장탱크, 디 올 뉴 넥쏘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전시했다. 전동화 부품으로는 배터리 팩·셀과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TMED-II), 파워모듈 등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이 차량 성능을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디 올 뉴 넥쏘와 GV60 마그마도 준비했다. 시승은 행사장 인근 11~12km 지정 코스에서 진행됐다. 현대차·기아는 마지막 날인 7일 기술 세션에서도 수소연료전지의 활용 가능성, 다양한 전동화 기술의 적용 확대, 차세대 배터리를 활용한 미래차 개발 방향을 공유할 예정이다. 올해 35회를 맞은 아헨 콜로키움은 독일 아헨공과대학교 산하 연구기관이 주관하며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연구기관, 대학 등이 참여하는 자동차 기술 콘퍼런스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이 행사가 시작된 1987년 이후 회사가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10.07 09:37류은주 기자

"보조금으론 한계" vs "효과 따져봐야"…전기차 세액공제 놓고 정부 온도차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온도차가 드러났다. 산업통상부는 구매보조금만으로 중국과의 생산비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며 생산세액공제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재정경제부는 정책 효과와 리스크를 따져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행사는 국회 모빌리티포럼과 윤한홍 의원실 등이 주최하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모빌리티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시작 전 정부가 도입한 국내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성 전기차가 제외된 것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6개 분야(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로봇부품)을 해놓고 전후방 산업이 있는 전기차는 빼놨느냐"며 "주객이 전도됐다. 전기차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들도 중국 전기차의 빠른 시장 확대를 경고했다. 박정규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중국산을 방어할 수단이 없는 시장에서는 "1~2년 내 굉장히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국내 생산 투자 지원과 대응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42.5%까지 올라왔다"며 "국내 생산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vs 국내산 생산비 격차 30%…“구매보조금만으론 가격차 못 메워” 정부 부처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방식을 놓고 시각차가 나타났다. 임채욱 산업부 자동차과장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생산비 차이가 거의 30%, 액수로는 한 1000만원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 들었다"며 "구매보조금으로 그 갭을 다 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저희는 계속 얘기해 왔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생산세액공제를 단순한 완성차 가격 지원이 아니라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임 과장은 "국내 자동차 생산 캐파가 최근 3년 동안 410만대 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과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국내에서 최소한 400만대 규모 생산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경부는 전기차를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해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문균 재경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전기차를 놓고 지원할지 말지 고민한 것은 맞다"며 "전기차 지원에 있어서는 이차전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설명다. 전기차 산업이 처한 상황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산세액공제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조 과장은 "향후 2~3년이 전기차 업계에 있어서 굉장히 크리티컬한 시점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부분이 효과성은 높으면서 리스크는 적은지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액공제만으론 부족…자율주행·공급망까지 종합 경쟁력 강화 주문 생산세액공제 도입만으로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가격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핵심 부품의 국내 공급망을 지키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생산세액공제도 근본적인 대책이나 충분한 대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것만으로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가격과 경쟁력이 중국 등 다른 나라 수입 전기차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경쟁력이 가격뿐 아니라 자율주행 성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연구관은 "운전자지원시스템의 성능이 전기차의 성능이자 자동차의 성능이 되고 있다"며 "가격 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비롯해 여러 형태 종합적인 대책들이 함께 폭넓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도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용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전기차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가격과 성능"이라며 "가격과 성능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기술개발 기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배터리 활용·재제조와 자율주행 실증 확대, 안전·사후관리 강화 등을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회를 공동대표로 이끈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지원과 함께 업계 자구 노력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업계에서도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모든 걸 정부가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며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도 임금을 계속 올리기 보다는 뼈를 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협력사들도 국내에서 생산하면 생산세액공제를 해줘야 공장을 국내에 유지한다"며 "그래야만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2026.09.18 14:42류은주 기자

내수 28.3% 급감…완성차, 추석 앞두고 최대 1600만원 할인까지

완성차 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신차와 인증중고차를 아우르는 판촉전에 나섰다. 고가 차량은 최대 1000만원 넘는 할인 혜택을 내걸고, 전기차·재고차에는 현금 할인과 저금리 할부, 보증 연장 등을 더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제조사 인증 매물을 중심으로 특가 행사가 시작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 등 국내 완성차 5사 8월 내수 판매는 7만 9601대로 전년 동월보다 28.3% 감소했다. 현대차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여름휴가에 따른 근무일 감소 등이 겹치면서 5개사 모두 국내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는 9월 아이오닉9에 최대 650만원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5월 이전 생산 차량 할인 300만원, 아이오닉 누적 판매 100만대 기념 특별조건 150만원에 트레이드인·전시차·세이브오토 조건 등을 더한 금액이다. 아이오닉5와 더 뉴 아이오닉6도 최대 400만원대 혜택을 적용한다. 싼타페는 최대 410만원, 팰리세이드는 최대 400만원, 더 뉴 그랜저는 최대 33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네시스는 G90의 할인 폭이 가장 크다. 올해 5월 이전 생산 차량에는 차량 가격의 10%를 할인하고, 전시차 100만원, 인증중고차 트레이드인 200만원 등을 더하면 최대 약 1600만원의 혜택이 가능하다. G80과 GV80도 생산월과 트레이드인 조건 등에 따라 각각 최대 600만~700만원대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최대 할인액은 생산 시점이 오래된 재고 차량을 고르고, 트레이드인과 금융 등 여러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적용된다.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판촉도 확대했다. 현대 인증중고차는 이날부터 30일까지 200여 대를 대상으로 '추석맞이 BIG 페스타'를 진행한다. 그랜저·팰리세이드·쏘나타·아반떼와 제네시스 G80·GV70 등이 대상이다. 인증중고차 할인액은 신차처럼 차종별로 일률 적용되지 않는다. 연식과 주행거리, 차량 상태, 기존 판매가에 따라 매물별로 다르다. 행사 대상인 2021년식 투싼 하이브리드 모던은 기존 2762만원에서 2520만원으로 242만원 할인됐다. 현대 인증중고차는 아반떼 6대, 쏘나타 4대, 그랜저 10대 등 총 20대를 대상으로 출고 전 운전석 시트커버를 현대차 순정 신품으로 교체하는 기획전도 연다. 기아는 K5·K8·봉고Ⅲ를 출고하는 개인·개인사업자에게 추석 안전운전 지원 혜택 100만원을 제공한다. K8은 6월 생산분 350만원, 안전운전 지원 100만원, 세이브오토 최대 50만원, 인증중고차 트레이드인 50만원 등을 더해 최대 550만원의 혜택이 가능하다. K5는 6월 생산분 150만원과 안전운전 지원 100만원에 세이브오토·트레이드인 조건을 더해 할인받을 수 있다. 타스만은 6월 생산분에 600만원을 할인한다. 세이브오토와 인증중고차 트레이드인까지 적용하면 최대 약 68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V9은 기본 혜택 150만원에 내연기관차 보유 고객 전환 지원 80만원, 생산월 혜택 최대 100만원, 세이브오토와 트레이드인 등을 더해 최대 450만원 수준이다. 봉고Ⅲ는 7월 생산분 100만원, 6월 생산분 150만원 할인에 안전운전 지원 100만원이 추가된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형 그랑 콜레오스에 생산월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유류비를 지원한다. 유류비 150만원과 7년·14만㎞ 무상 보증 연장, 엔진오일 교환권을 묶은 조건도 선택할 수 있다. 필랑트와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 구매 고객에게는 최대 7년·14만㎞ 무상 보증 연장 혜택을 제공한다. 아르카나 1.6 GTe는 36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유류비 200만원 지원 중 선택할 수 있고, 하이브리드 E-Tech는 제휴 할부를 이용하지 않으면 유류비 300만원을 지원한다. 쉐보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최대 270만원, 트레일블레이저에 최대 240만원의 구매 혜택을 마련했다. 36개월 연 4.9% 또는 60개월 연 5.4% 할부 이용 고객에게는 유류비 50만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지난달 이후 수해·침수 피해 차량 보유 고객에게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에 최대 70만원, GMC 시에라에는 100만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KGM은 현금 할인보다 금융 조건을 앞세웠다. 전 차종에 선수율 50% 조건의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선수금 없이 구매하면 48개월 연 4.8%, 60개월 연 5.2%, 72개월 연 5.5% 할부가 적용된다. 액티언·토레스·무쏘에는 선수율 25~30%, 60개월 연 4.5% 조건의 잔가보장형 '슬림페이 플랜'도 운영한다. 완성차 5사는 17일부터 23일까지 회사별 일정에 따라 귀성길 무상점검 서비스도 진행한다. 르노코리아는 17~21일, 현대차·기아·한국GM·KGM은 21~23일 실시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9~11일 발급한 쿠폰을 보유한 고객이 대상이다.

2026.09.14 18:00김재성 기자

등대공장에서 무인공장으로…2030 다크팩토리가 온다

올해로 인공지능(AI)이 세상에 등장한 지 70년이 됐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언어로 학습한 생성형 AI가 이제 물리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나올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름하여 피지컬(Physical)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다크팩토리,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챗GPT에 이은 피지컬 AI는 첨단제조 강국인 한국 경제를 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엔진으로 바꿔 놓을 무한한 잠재력까지 갖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미래 지능형 플랫폼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도 피지컬 AI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측불허의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창간 26주년을 맞은 지디넷코리아가 연중기획 '피지컬AI가 미래다'를 통해 당면 과제와 이슈를 고민합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사람 없는 무인 조립 셀에서 인공지능(AI)이 생산 순서를 바꾸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부품을 집어 용접·조립 공정에 공급한다. 설비 이상은 고장 전에 감지되고 품질 판정과 물류 이동도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완성된 차량은 무인운반차량(AGV)에 실려 멈춤 없이 출고장으로 이동한다. 공상과학(SF)에서나 가능할 법한 미래 자동차 생산공장 모습이지만, 완성차 업계는 오는 2030년 전후 이같은 상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설비 자동화율을 높이는 단계를 넘어 2026년 현재 앞다퉈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에이전트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결합한 '제조 AX(AI 전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가 상품기획·생산·설비·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로봇이 이를 물리적인 작업으로 실행하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까지 최소 한 곳의 완성차 업체가 완전 자동화 차량 조립공정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을 넘어 무인공장, 다시말해 다크팩토리(Dark Factory)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또 글로벌 상위 완성차 업체 25곳 가운데 12곳이 이미 첨단 로보틱스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다크팩토리 이전 단계는 '등대공장'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정하는 등대공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생산 현장에 적용한 스마트공장의 최고 단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등대공장을 AI 기반 스마트 제조의 최고 단계이자 완전 자동화를 지향하는 다크팩토리로 가는 과도기 모델로 보고 있다. 이는 1913년 포드가 이동식 조립라인을 도입한 이후 자동차 제조 패러다임이 맞이하는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된다. 기존 자동화가 컨베이어와 산업용 로봇을 활용해 정해진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고 로봇이 이를 실행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공장 운영의 중심도 설비 자동화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정의 공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피지컬 AI 전략을 공개했다. AI가 물류와 생산, 품질관리 등 공장 운영 전반을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 2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미래사업 투자 50조 5000억원은 AI,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분야에 투입된다. AI 데이터센터와 AI 애플리케이션센터를 구축하고 로보틱스 제조 시설을 마련해 피지컬 AI 기반 AX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북 새만금에는 약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제조 클러스터, 수소 생산시설 등을 갖춘 혁신 거점을 조성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5조 8000억원, 로보틱스 제조 클러스터는 4000억원이다. 데이터센터는 내년 2027년 착공해 2029년 완공하고, 로봇 클러스터는 2028년 착공해 2029년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로봇 클러스터에는 완성품 제조·파운드리 공장과 부품 공급단지를 마련해 연간 약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한다. 생산 현장 적용 일정도 구체화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부품 시퀀싱 등 안전성과 품질 개선 효과가 검증된 공정에 적용하고 2030년부터 부품 조립으로 공정 범위를 확대한다. 로봇이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기 전 제조 데이터를 학습하고 검증하는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도 올해 미국에 개소할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다크팩토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는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피규어 AI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3'을 물류 시퀀싱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부터 투입한 피규어 02는 10개월 동안 3만대 이상의 BMW X3 생산을 지원하며 실제 양산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모델X 생산라인 철거를 마치고 1세대 옵티머스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초기 생산분은 로봇 훈련 데이터 수집과 기능 개발에 활용한다. 장기적으로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연간 1000만대 규모의 2세대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제조 혁신의 관건은 설비 자동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얼마나 정밀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며 "양산 이전 상당 부분을 가상 공간에서 검증하는 체계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현장에는 제조 엔지니어링(ME)과 생산 운영(MO) 조직이 긴밀하게 협업하며 설계부터 공정 적용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사람이 직접 판단하고 조정하던 공정이 점차 시스템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들어섰다"고 현장에서 진행되는 빠른 변화를 전했다. 2030년 미·중 완성차 최소 1곳 '완전 자동화'…다크팩토리 경쟁 본격화 다크팩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장 운영비를 축소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먼저 현실화한 사례가 샤오미다. 샤오미는 2024년 베이징 창핑 스마트팩토리를 공개하며 AI와 자동화를 결합한 24시간 생산체계를 선보였다. 이 공장은 다크팩토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가트너는 미국이나 중국 완성차 업체 가운데 최소 한 곳이 2030년 전후 완전 자동화 차량 조립공정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공장 전체 무인화라기보다 조립공정에서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미국 자동차산업정책위원회(AAPC)는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공장에 통상 3000~400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경영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은 자동차 조립 전환비용에서 노임이 통상 65~7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고려하면 자동화 확대에 따라 인건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감가상각과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운영비가 늘어나는 만큼 전체 제조 비용 관점에서 경제성을 판단해야 한다. 제조 AX 혁신에도 넘어야 할 산…노사 갈등·고용 전환 과제 "휴머노이드 로봇을 둘러싼 갈등이 자동차 공장을 처음으로 멈춰 세웠다." 지난달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 국내 공장 노동자의 부분파업을 이같이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자동차 공장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처음이라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은 산업용 로봇 보급률이 글로벌 평균의 6배를 넘을 정도로 자동화 수준이 높다. 그만큼 휴머노이드 도입이 가장 먼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이 미래 노동과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의 기준점이자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WSJ와 인터뷰에서 "노동이 휴머노이드 같은 기술에 어디까지 제동을 걸 수 있는지 가장 먼저 시험하는 곳이 현대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는 단순히 노조의 반발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다. 글로벌 기관들도 AI와 로봇 확산이 제조업 고용 구조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9200만개의 기존 일자리가 대체되는 동시에 1억 70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AI와 로봇 도입 문제가 이미 노사 협상 테이블에 올라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과 성과급뿐 아니라 AI·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보장과 노동조건 유지 방안을 단체협약에 반영할지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장 먼저 고정된 반복 공정을 대체하면 생산직 일감과 근무시간이 줄고 결국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아 등 그룹 내 다른 노조에서도 신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전환 과정에서 국내 생산과 일감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항구 평택대학교 특임교수는 "다크팩토리 도입의 가장 큰 변수는 기술이 아니라 노사 관계"라며 "국내에서는 기존 자동화 수준을 뛰어넘는 로봇 도입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실제 도입 시기와 범위는 노사 협의와 정책 환경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도 2028년 일부 도입, 2030년 본격 확대를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과정은 아직 불확실하다"며 "결국 실제 도입 시기와 범위는 노사 협의와 정책 환경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다크팩토리가 곧 일자리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맥킨지는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 일부 기업에서 제품 개발 기간이 20~50% 단축되고, 양산 초기 품질 문제가 25% 줄어든 사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로봇 유지보수와 AI 운영,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고숙련 직무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교수는 "기술은 예상보다 빨리 발전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 안착하는 속도는 사회가 받아들이는 속도에 달려 있다"며 "결국 다크팩토리의 성패는 기술 경쟁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성숙된 합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4 16:48김재성 기자

현대차가 자율주행 '아트리아 AI' 양산 3년 늦춘 이유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핸즈프리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의 양산 시점을 2029년 하반기로 잡은 것은 기술 개발 지연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간 단계의 제품을 서둘러 내놓기보다 개발 역량을 최종 목표에 집중해 안전성과 완성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현재 기술과 양산 시점 사이에 약 3년의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전략적으로 일부러 뒤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아트리아 AI에 모든 인원이 집중하면 더 빨리 양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지금 양산하면 우리가 정말 가야 할 '노스 스타(궁극적 목표)'와 거리가 있는 어정쩡한 레벨 2++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공개 이후 실제 양산까지 시간이 필요한 배경에는 완성차 개발 일정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개발 기간은 현재 약 36개월이 걸린다. 새로운 센서와 컴퓨팅 장치를 차량에 적용하려면 디자인과 설계 초기부터 관련 사양을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이 부임한 시점에서 센서와 하드웨어 구성을 변경해 가장 빨리 출시할 수 있는 차량은 2028년 양산 차종이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DRIVE 하이페리온 10'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센서 체계를 2028년부터 적용하는 이유다. 아트리아 AI 양산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은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메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SDV 차량 아키텍처에 통합하고 있다. 엔비디아 솔루션 기반 레벨 2+ 기능은 2028년 상반기, 레벨 2++ 차량은 같은 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 2++ 차량은 이보다 약 1년 뒤인 2029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2028년 SDV에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하고, 여기서 확보한 실차 데이터와 양산 경험을 아트리아 AI 개발에 활용하는 구조다. 박 사장은 엔비디아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자체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전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엔비디아를 통해 간다고 해서 우리의 운명을 전부 맡기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함께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모이는 데이터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솔루션으로 양산을 준비하는 동안 내부 개발 인력은 최종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한정된 자원을 최종 목표에 더 가깝게 집중하기 위해 2029년 하반기라는 일정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던 경험도 향후 자율주행 전략 판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일하며 경험한 가장 큰 실패 가운데 하나는 장기 목표가 있는데도 눈앞의 제품을 빨리 내놓는 데 인력을 과도하게 소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2027년까지 드라이빙과 파킹, 액티브 세이프티 등에 필요한 기능을 제품 수준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양산 차량과 시험차에서 다양한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확보하고, 2029년에는 한국과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의 안전·인증 절차에 대응한다.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부사장 겸 포티투닷 AD 디비전 리드는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품 차원에서 구현하고,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모아 상품화 수준의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2029년에는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의 안전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리아 AI는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E2E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AVP본부는 양산차에 필요한 안전과 품질, 규제 대응을 맡고 포티투닷은 핵심 AI 모델과 기술을 개발한다. 양측은 개발 환경과 업무 절차,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합해 사실상 하나의 개발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포티투닷은 아이오닉5 기반 데이터 수집 차량 약 40대를 주야간으로 운영하며 차량 한 대당 매주 80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도로 공사와 악천후, 급격한 차로 변경, 이면도로 주정차 차량 등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엣지 케이스를 수집해 아트리아 AI 학습에 사용한다. 새로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아이오닉6 기반 SDV 테스트베드에 적용해 비히클 워크숍과 실제 도로에서 반복 검증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에도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SDV 페이스카를 투입해 레벨 4 기술 요소와 돌발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는 데만 집중해 완성도와 품질을 타협하지 않겠다"며 "자율주행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고객의 안전과 신뢰에 직결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2026.09.13 09:05김재성 기자

다 쓴 전기차 배터리 ESS로…현대차·기아, 실증 추진

현대자동차·기아는 사용후 전기자동차(EV)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새롭게 활용하는 'UBESS'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현대차와 기아,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원익피앤이 등 5개사는 10일 경기 화성시 소재 원익피앤이 동탄 사업장에서 'EV 사용후 배터리 기반 UBESS 실증 협력'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UBESS 사업 모델의 검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현대차·기아의 전용 EV 플랫폼 'E-GMP' 전기차의 사용후 배터리팩을 활용한 국내 첫 사례로, 실증 설비는 총 200kWh 규모의 UBESS로 구축됐다. 특히 이번 UBESS는 EV 급속 충전기와 연계된 형태로 운영된다.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 UBESS에 전기를 저장한 뒤, 요금이 높은 시간대 급속충전기를 통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형태다. 현대차·기아는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 검증 및 사업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기아가 제공하는 사용후 배터리팩으로 UBESS를 제작하고, 배터리 진단 및 운영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시스템 성능과 안전성 검증을 지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EV 충전 인프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사업 환경에서의 사업성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EVC) 보급 사업과의 연계성을 검토한다. 원익피앤이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술 및 인프라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설비 운영과 기술 검증을 맡는다. 참여 회사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충방전 제어 알고리즘 ▲시스템 안전성 및 신뢰성 ▲배터리 성능 유지 특성 ▲충전 서비스 품질 및 운영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며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및 배터리 순환경제 실현 가능성을 실제 사업 환경에서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2026.09.10 14:00김윤희 기자

연 10만대 팔리는데...테슬라·BYD 수리는 '하세월'

"사고가 난 지 2주가 지났지만 부품이 없어 수리를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입고도 못 한 채 차를 집 주차장에 세워두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테슬라 모델X 차주의 사연이다. 이 차주는 차량 접촉 사고 이후 운전대와 자동 긴급제동 관련 경고등이 들어왔지만, 필요한 부품이 없어 서비스센터 입고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출고된 모델Y 차주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오류로 배터리 교체 판정을 받았지만 국내 재고가 없어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새 차를 받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됐지만 교체 시점은 부품 수급에 달린 셈이다. BYD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 차주는 "범퍼 하나 뜯어 확인할 수 없는 곳을 왜 서비스센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지역의 사고수리 가능 센터를 찾아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테슬라와 BYD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정비와 사고수리 등 사후 관리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판매는 급증하는 반면 사고수리 거점과 전문 정비인력, 부품 공급망은 제한적이어서 소비자가 수리에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차량은 쏟아지는데 수리는 제자리…긴 대기시간 불신 키워 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와 BYD코리아가 국내에서 운영하는 공식 서비스센터는 각각 16곳과 20곳이다. 테슬라 서비스센터 가운데 분당·노원·원주·창원 등 4곳은 고전압 수리가 불가능하다. 사고수리 시설은 일반 서비스센터와 별도로 운영된다. 테슬라가 직접 운영하는 사고수리센터는 용인과 동탄 2곳이며, 이외 차체 수리는 테슬라 공인·추천 바디샵이 담당한다. BYD코리아는 현재 운영 중인 20개 서비스센터 모두 고전압 정비와 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내 공식 딜러사 6곳도 각각 고전압 정비 역량을 갖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BYD 전기차 테크니션은 7월 말 기준 60명이다. 다만 사고수리가 가능한 센터는 수원·부산 사상·안양·양천·부평 등 5곳에 불과하다. 사고 차량의 판금·도색과 차체 복원에는 일반 정비보다 넓은 작업 공간과 별도 장비가 필요하지만, 판매 확대 속도에 비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거점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테슬라의 경우 이미 장기간 수리 불능 기간을 겪은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2025년 9월 17일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BMS 수리 4637건의 평균 소요 기간은 23.4일이었다. 최장 수리 기간은 926일에 달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국내에서 13만 4077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량은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직전 5년 9개월간 누적 판매량의 약 86%에 달할 정도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 판매가 단기간에 늘어나면 일반 정비뿐 아니라 사고수리와 고전압 배터리 수리, 부품 공급 수요도 시차를 두고 함께 증가한다. 정비망과 인력 확충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현재 일부 소비자가 겪는 수리 지연이 구조적인 적체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고전압 수리가 가능한 센터와 관련 전문인력, 서비스망 확대 계획 등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존 수입차 업체와 비교하면 사후 관리망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BMW코리아는 전국 82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전동화 차량의 일반 정비와 소모품 교환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고전압 배터리와 사고 차량 등 고난도 작업이 가능한 센터는 43곳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국 74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9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아우디코리아는 전국 32개 공식 서비스센터 모두에서 전기차 수리가 가능하며 지난해 고전압 배터리 수리 전문인력을 약 20% 늘렸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사후 관리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현대자동차는 전국 22개 직영 하이테크센터와 약 1200개 블루핸즈를 운영한다. 이 가운데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블루핸즈는 약 1000곳, 수소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곳은 약 180곳이다. 기아는 전국 17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750여개 오토큐를 운영하고 있다. 17개 직영센터 모두에 전기차 정비 작업장인 'EV 워크베이'가 적용됐다. 전주와 포항을 제외한 15곳에는 고전압 배터리 전용 작업장이 설치됐으며, 나머지 2곳도 별도 공간에서 관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올해 테슬라 122%·BYD 800% 급성장…AS 확충 시험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8월 7만 677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122.3% 증가했다. BYD는 국내 판매 초기 낮은 기저 영향까지 겹치며 같은 기간 판매량이 800% 증가한 1만 7523대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 합산 판매량은 9만 4299대로 전체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의 38.5%를 차지했다. 테슬라의 누적 점유율은 31.36%, BYD는 7.16%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을 연간으로 단순 환산하면 테슬라는 약 11만 5000대, BYD는 약 2만 6000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판매 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국내 수입차 시장의 중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지만, 사후관리 체계는 아직 이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는 판매로 거래가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통상 수년간 정비와 수리, 부품 공급이 뒤따라야 하는 내구재다. 판매 확대만 앞세우고 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늦어질 경우 그 비용과 불편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 등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전문 정비 역량이 필요한 만큼 단순히 서비스센터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전압 정비와 사고수리를 실제 수행할 수 있는 거점, 숙련된 전문인력, 안정적인 부품 재고와 물류 체계를 판매 증가 속도에 맞춰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판매량 10만대까지 관측되는 테슬라의 서비스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수리비 부담 등을 감안하고도 저렴한 차량 가격을 보고 구매했더라도, 실제 차량 운용 과정에서 겪는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04 14:47김재성 기자

중국차 공세에 각자도생 접는 완성차…소프트웨어 합종연횡 가속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 세계 시장을 확대해 나가자 글로벌 완성차들이 독자 개발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력구도를 짜고 있다. 개발비를 나누고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사나 빅테크와 손잡는 '소프트웨어 합종연횡'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차세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적용할 핵심 전자제어장치(ECU)와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차세대 SDV의 전자·전기(E/E)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고성능 메인 ECU와 차량 각 영역을 관리하는 존 ECU의 공통 사양을 마련한다. ECU에서 구동되는 차량용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의 주요 부분도 공동 개발한다. 공동 개발한 기술은 2029회계연도 이후 양사 차세대 SDV에 적용될 예정이다. 혼다와 닛산은 기술과 개발 인력을 합쳐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가 지난해 2월 경영 통합 논의를 중단한 뒤에도 소프트웨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회사 자체를 합치지 않더라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SDV 기반 기술은 공동 개발하는 선택적 협업에 나선 셈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협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해외 공세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전기차 수출은 120% 이상 늘었다. 전기차 시장이 차량용 OS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기존 완성차가 모든 기술을 단독으로 개발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완성차 간 공동 개발 대신 엔비디아와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3월 엔비디아와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의 자체 SDV 아키텍처에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을 결합해 레벨 2부터 레벨 4까지 확장할 수 있는 통합 자율주행 구조를 구축한다. 현대차는 2028년 출시할 첫 양산형 SDV에 엔비디아와 협력한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포티투닷·모셔널이 수집한 주행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통합해 자체 자율주행 AI를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외부 플랫폼을 활용하되 데이터와 자체 AI 기술은 내재화하는 병행 전략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합작사 'RV 테크'를 설립하고 차세대 존 기반 SDV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스카우트 시험 차량을 활용한 동계 시험을 마쳤으며, 폭스바겐은 2027년 출시 예정인 소형 전기차 ID.에브리1부터 관련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연합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화웨이의 '하모니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HIMA)'에는 싸이리스와 체리자동차, 베이징자동차, JAC자동차, 상하이자동차가 참여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들 업체와 차량 설계부터 생산, 품질 관리, 스마트 콕핏·주행 기술, 판매와 고객 서비스까지 협력한다. 완성차 업체끼리 기반 기술을 나누는 일본·유럽 방식과 달리 빅테크가 다수 완성차를 하나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묶는 구조다. 협력 확대는 대규모 소프트웨어 투자에 따른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는 구조조정과 기술 교체 비용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해 21억8000만 유로(약 3조 46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M도 2024년 12월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크루즈 부문의 조정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 손실은 2024년 17억 달러(약 2조 3261억원)에서 지난해 3억 달러(약 4105억원)로 14억 달러(약 1조9156억원) 감소했다. 다만 공동 개발이 위험 감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 플랫폼 개발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여러 회사의 신차 일정과 품질 문제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정 반도체와 OS,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기술 전환 비용 증가와 협상력 약화도 부담으로 돌아온다. 차량 데이터의 소유권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결정권, 고객 접점 역시 쟁점이다. 빅테크가 스마트 콕핏과 자율주행, 앱 생태계와 판매 서비스까지 장악하면 완성차 업체가 제조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서비스까지 넓어졌지만 완성차 업체가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라며 "기술 내재화를 지향하더라도 생존을 위해 다른 산업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협력이 확대될수록 완성차 업체 간 제품 차별화가 흐려질 수 있다"며 "결국 소비자 경험에서 각 브랜드만의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6.09.01 16:09김재성 기자

현대차 임금교섭 잠정안 가결…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자동차 노사의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했다. 노사는 오는 2일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1일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 인원 대비 61.55%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3만 9638명 가운데 3만 1166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78.63%를 기록했다. 찬성은 1만 9183명, 반대는 1만 1914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핵심 직무 등을 중심으로 2027년 200명, 2028년 300명 등 총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잠정합의안 가결을 토대로 노사가 하반기 생산에 총력을 다하고 글로벌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현대차 임금교섭 조인식은 9월 2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기아 노사도 지난달 28일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며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전체 조합원 2만 4710명 가운데 2만 2479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약 91%를 기록했다. 임금안은 찬성률 64.1%, 단체협약안은 63.1%로 각각 통과됐다. 기아의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3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470만원, 오토카 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400만원 등이 담겼다. 현금성 성과·격려금은 총 400%+1270만원이다. 단체교섭 타결 격려금으로 자사주 47주를 지급하고 최대 생산·판매 목표 달성 특별 포인트 50만 포인트도 제공한다. 중대재해 예방과 미래 산업 전환 공동 대응을 위한 고용안정 합의를 체결했으며, 지역사회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40억원도 출연하기로 했다.

2026.09.01 09:26김재성 기자

전기 끊기면 문 못 여나…테슬라·현대차 비상시 탈출법 차이는

전기차 디자인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안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평소에는 공기저항을 줄이고 외관을 깔끔하게 만드는 장치지만, 충돌이나 화재로 전원이 끊기는 순간 탑승자 탈출과 신속한 인명 구조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규제 움직임과 국내 제도 현황, 주요 전기차의 비상 개방 구조까지 두 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국내에서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비상 상황에서 문을 여는 방식은 차종별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매립형 손잡이라도 전원이 끊겼을 때 평소 사용하던 손잡이로 문을 열 수 있는 차량이 있는 반면, 별도 비상 레버나 기계식 케이블을 찾아야 하는 차량도 있다. 전기차 도어 안전성을 따질 때는 외부 손잡이와 실제 문을 열어주는 래치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차체 안으로 들어가는 '오토 플러시 핸들'은 외부 손잡이의 형태와 작동 방식이고, 전자식 래치는 버튼이나 센서의 전기 신호를 받아 문 잠금장치를 풀어주는 구조다. 매립형 손잡이를 쓴다고 모두 전자식 래치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국내도 매립형 손잡이 확산…전원 끊기면 '수동 개방'이 관건 현재 국내 판매 사양을 기준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5·6·9와 기아 EV4·EV5·EV6·EV9, 제네시스 GV60 등 주요 전기차에는 차량 잠금 해제 시 자동으로 돌출되는 오토 플러시 타입 외부 손잡이가 적용돼 있다. EV3는 1열에 오토 플러시 손잡이를 적용한다. 다만 같은 차종이라도 연식과 트림에 따라 수동식 또는 전동식 손잡이가 적용될 수 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도 차체와 평평하게 맞닿는 플러시 타입 손잡이를 사용한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오토 플러시 손잡이와 달리 손잡이의 넓은 부분을 누르면 반대편이 회전해 나오는 수동 조작 방식이다. 외부 오토 플러시 손잡이는 평상시 전동으로 자동 돌출된다. 현대차와 기아 공식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아이오닉5·6·9와 EV4·EV6·EV9 등은 배터리 방전 등으로 전동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손잡이 앞부분을 눌러 뒤쪽을 수동으로 꺼낼 수 있다. 문이 이미 잠금 해제된 상태라면 수동으로 손잡이를 꺼낸 뒤 당겨 문을 열 수 있다. 하지만 손잡이를 밖으로 꺼낼 수 있다는 것과 잠긴 문을 외부 구조자가 바로 열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문이 잠겨 있다면 손잡이를 수동으로 돌출시켜도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는다. 제조사 설명서는 배터리가 방전돼 전자식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키 안에 있는 비상키로 운전석 문을 잠금 해제하도록 안내한다. 기계식 비상키로 직접 잠그거나 열 수 있는 문도 기본적으로 운전석 문에 한정된다. 따라서 충돌 후 문이 잠긴 상태에서 저전압 계통까지 작동하지 않으면 비상키가 없는 외부 구조자는 일반적인 손잡이 조작만으로 문을 열기 어렵다. 이 경우 구조대는 유리를 깨거나 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등 별도의 구조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현대차·기아, 평소 쓰던 실내 손잡이로 탈출 실내 비상 개방 방식에서도 제조사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주요 전기차는 차량 내부에서 평소 사용하는 실내 도어 핸들을 통해 전원 상실 때도 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설명서상 운전석 또는 앞문은 실내 손잡이를 한 번 당기면 잠금이 해제되면서 문이 열린다. 일부 차종의 동승석과 뒷문은 손잡이를 한 번 당겨 잠금을 해제한 뒤 다시 당겨 문을 여는 방식이다. 다만 어린이 보호 잠금이 설정된 뒷문 등은 실내에서 열리지 않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 주요 전기차 모델은 운전자가 안에서 전기가 끊겨도 평소 사용하는 도어 핸들로 문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처럼 전원이 없을 때만 사용하는 별도의 실내 비상 레버를 찾아야 하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충돌 때는 자동 잠금 해제 기능도 작동한다. 현대차와 기아 사용설명서는 충격으로 에어백이 전개되면 모든 도어의 잠금이 자동으로 해제된다고 안내한다. 다만 도어 잠금 해제와 외부 손잡이 자동 돌출을 동일한 기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기아 차종 설명서에는 충돌방지 기능이 작동할 경우 탑승자 구조를 위해 외부 손잡이가 돌출될 수 있다고 안내돼 있지만, 모든 차종에 해당하진 않는다. 외부 손잡이의 자동 돌출 기능 자체가 전력 공급에 의존한다는 점도 변수다. 제조사 설명서가 배터리 방전 시 손잡이를 수동으로 꺼내는 방법을 별도로 안내하는 것도 저전압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전동 돌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외부 구조 문제는 매립형 손잡이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며 "일반 내연기관차도 문이 잠겨 있고 내부 탑승자가 직접 열 수 없는 상태라면 구조대가 유리를 깨거나 문을 강제로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저전압 끊기면 별도 비상 레버 찾아야 테슬라는 실내 비상 개방 방식에서 현대차·기아와 차이를 보인다. 모델3와 모델Y는 평상시 실내 도어 핸들 위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전동식으로 래치를 해제한다. 저전압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될 때는 버튼 하나로 문을 열 수 있지만 전력이 없으면 별도의 기계식 비상 해제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앞문에는 창문 스위치 주변에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수동 개방 레버가 마련돼 있다. 다만 뒷문 비상 해제장치는 차종과 연식, 생산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2017∼2023년형 모델3는 사용자 설명서상 탑승자가 사용할 수 있는 수동 도어 해제장치가 앞문에만 있는 것으로 안내됐다. 2024년 이후 모델3 설명서는 뒷문 수동 개방 방법도 안내한다. 최신 설명서에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약 2025년 2월 이후 생산된 차량의 경우 뒷문 수납공간 하단 커버를 열고 기계식 해제 케이블을 당기도록 안내돼 있다. 2020∼2024년형 모델Y는 뒷문 수동 해제장치가 적용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이 함께 존재한다. 해당 장치가 있는 차량은 뒷문 수납공간 매트를 제거하고 접근 덮개를 제거한 뒤 안쪽의 기계식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 2025년 이후 모델Y 설명서는 앞문의 수동 해제 레버와 뒷문의 기계식 해제 케이블을 모두 안내하고 있다. 차량 구조를 숙지하지 않은 탑승자가 충돌이나 화재 같은 긴급 상황에서 수납공간이나 덮개 아래에 있는 비상 장치를 즉시 찾아낼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되는 이유다. 외부 구조 측면에서는 손잡이의 자동 돌출 여부뿐 아니라 전원 상실 뒤에도 구조자가 기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충돌 직후 자동 잠금 해제나 손잡이 돌출 기능이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더라도 저전압 계통이 손상되면 정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전원 상실 때 손잡이를 기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지, 손잡이를 꺼낸 뒤 잠긴 문을 어떻게 해제하는지, 탑승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 실내 비상 개방장치를 찾을 수 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사람이 긴급한 상황에서는 본능적으로 손잡이를 당기게 된다”며 “전기식 장치뿐 아니라 기계적으로도 열 수 있는 이중 개방 구조를 갖추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손잡이가 충돌 때 자동으로 튀어나온다고 해도 결국 그 힘은 전기 에너지에서 나온다"며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손잡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구조대가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계식 개방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매립형 손잡이도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가 문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119 구조대원이 어떤 상황에서도 손잡이에 쉽게 접근해 문을 개방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8.27 10:13류은주 기자

비상시 문 안 열리는데…테슬라 '매립형 손잡이' 韓 안전기준은 공백

전기차 디자인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또 다시 안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평소에는 공기저항을 줄이고 외관을 깔끔하게 만드는 장치지만, 충돌이나 화재로 전원이 끊기는 순간 탑승자 탈출과 신속한 인명 구조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규제 움직임과 국내 제도 현황, 주요 전기차의 비상 개방 구조까지 두 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테슬라의 대규모 리콜로 전기차 매립형 도어 손잡이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중국은 내년부터 새 안전기준을 시행하고 미국도 조사·입법에 나섰지만 국내는 여전히 국제기준 논의를 지켜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26일 외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샤오미, 샤오펑, 지리자동차 등 9개 완성차 업체는 중국에서 약 430만대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비상 상황에서 기계식 도어 개방 장치를 찾거나 조작하기 어려워 탑승객 탈출과 외부 구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가장 많은 차량을 리콜하는 업체는 테슬라다. 2019년 3월 4일부터 올해 4월 29일까지 생산된 일부 수입 차량과 중국 생산 차량을 포함해 모델3·Y·S·X 약 298만대가 대상이다. 테슬라는 비상용 수동 개폐장치 주변에 경고 라벨을 추가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사고 발생 후 차량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는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내년부터 관련 규제도 본격 시행한다. 새 기준은 차량 전원이 끊겨도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손잡이에 손가락을 넣어 조작할 수 있는 일정 공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실내에도 각 문을 독립적으로 열 수 있는 기계식 비상 개방장치를 두고 도어 가장자리에서 300㎜ 이내에 배치하도록 했다. 위치와 사용 방법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표시도 의무화한다. 美·유럽, 조사·입법 속도…규제 손질 움직임 미국에서도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Y에서 저전압 배터리 문제로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차량에 갇혔다는 신고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 의회에는 전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도 탑승자가 문을 열 수 있도록 신차에 수동식 비상 개방장치를 의무화하고, 구조요원이 외부에서 차량에 진입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도 비상 상황에서 도어 개방 기준 강화에 나섰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지난해부터 '비상 도어 개방(EDO)'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전동식·매립형 손잡이를 포함한 차량의 비상 개방 기준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회의에서도 도어 래치와 잠금장치를 규정하는 'UN R11' 개정안과 충돌 이후 비상 개방 요건 등이 논의됐다. 현행 UNECE 충돌 안전기준에도 충돌 후 측면 도어 잠금이 해제되고 좌석 열마다 최소 하나의 문을 도구 없이 열 수 있도록 하는 요건이 있지만, 전동식 플러시 도어 손잡이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별도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도 이 같은 규제 공백을 지적한 바 있다. 최근 논의는 전원 상실 상황에서도 탑승자와 구조자가 문을 보다 직관적으로 열 수 있도록 기준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안전기준 마련 필요성은 테슬라의 국내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5만 6000대 이상 판매돼 현대차를 제치고 전기차 브랜드 2위에 올랐다. 지난 4월엔 월간 전기차 판매에서 처음으로 기아까지 제쳤다. 특히 모델Y는 5월 8762대가 신규 등록되며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4만 3000대 이상 판매됐다. 국내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 차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비상 상황에서 도어 개방 안전성을 더 이상 해외 규제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은 내년 시행…韓은 여전히 "국제기준 맞춰 준비" 해외 주요국이 구체적인 규제와 조사에 나선 것과 달리 국내에는 아직 매립형 도어 손잡이의 비상 개방성을 직접 규정한 별도 기준이 없다. 국토교통부령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도어 잠금장치와 래치, 경첩의 구조와 강도, 충돌 시 승객 보호 등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처럼 전원 상실 상황에서도 외부 구조자가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거나 실내 비상 개방장치의 위치와 표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특히 중국이 시행 시점과 손잡이 구조, 비상 레버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미국도 결함조사와 입법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국내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매립형·전자식 손잡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별도 실태조사나 선제적인 기준 마련 계획은 아직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유럽 등에서 국제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제 규제에 맞춰 국내 기준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 기준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실정에 맞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두고 국제기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해외 기준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말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비상 개방 구조를 먼저 점검하고 필요한 안전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내년부터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안전기준 재정비가 진행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전원 상실 이후 탈출과 구조까지 고려한 도어 안전기준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6.08.26 10:23류은주 기자

기본급 10만원·성과격려금 400%+1270만원…기아 노사 잠정합의

기아 노사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400%+1270만원 등을 담은 올해 임금·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최종 타결되면 기아 노사는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기아는 노사가 25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송민수 대표이사와 강성호 지부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12차 본교섭을 열고 2026년 임금·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교섭은 노사 간 입장 차로 한때 결렬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파업 없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중동 전쟁과 국가별 관세 장벽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최대 생산·판매 실적을 달성한 직원들의 노고를 보상하고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3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470만원이 담겼다. '2026년 오토카 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400만원도 지급한다. 이를 합친 성과·격려금 규모는 400%+1270만원이다. 이와 함께 단체교섭 타결 격려금으로 자사주 47주를 지급하고, 올해 최대 생산·판매 목표 달성 특별 포인트 50만 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노사는 중대재해 예방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안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안전문화 정착과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고, 회사의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강화해 직원 고용안정을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사회공헌기금 40억원도 출연한다. 기금은 지역사회 공동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는 제품군을 구축해 판매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번 단체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사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8일 진행된다. 한편 현대차 노사도 최근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H포인트 50만원 등을 담은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 노사는 2027년 200명, 2028년 300명 등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고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2026.08.25 21:58김재성 기자

LX세미콘, 차량용 MCU 'LX61101' 첫 양산… 현대차·기아 공급

LX세미콘이 자체 개발한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양산해 현대차·기아에 본격 공급한다. LX세미콘은 자동차 바디 전장 시스템 모터 제어에 특화한 MCU 'LX61101' 양산에 들어가 현대차·기아 신차에 공급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본지는 지난 6월 4일 '[단독] LX세미콘, 현대차 공급망 합류…제네시스향 차세대 ADAS칩 개발 협력' 기사에서 LX세미콘이 현대차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하는 시스템온칩(SoC)을 함께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성과는 LX세미콘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온 차량용 MCU 사업의 첫 양산 결실이다. 동시에 현대차·기아에 공급되는 최초의 국산 MCU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스플레이 IC 중심이던 LX세미콘은 가전용 MCU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지난 2022년부터 차량용 MCU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양산품인 LX61101은 모터의 속도, 위치, 회전 방향, 토크 등을 실시간 판단해 동작을 제어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40MHz ARM Cortex-M3 코어를 기반으로 설계돼 정밀한 모터 제어가 가능하다. 자동차 윈도우 안전장치와 공력 제어 시스템에 우선 적용되며, 현대차·기아가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하는 차량을 시작으로 적용 차종 범위를 확대한다. LX세미콘은 지난 2023년 3월 현대차·기아의 신규 사업자 선정에 참여해 사업권을 확보한 이후 약 3년간 개발과 품질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규격 AEC-Q100과 기능 안전 국제 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LX61101은 반도체 설계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후공정에 이르는 전 과정에 국내 기업이 참여해 양산체계를 구축했다. 팹리스와 완성차 업체, 국내 반도체 생산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셈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차량용 MCU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육성해 통신, 구동, 센서, 파워용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를 통해 성장 기회를 넓히고 국내 산업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2026.08.10 10:43전화평 기자

현대차·기아, '레드닷 어워드' 17개 수상…최우수상 2개

현대자동차·기아가 고객 접점 공간과 전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앞세워 글로벌 디자인 시상식에서 17개 상을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2026 레드 닷 어워드: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에서 최우수상 2개와 본상 15개를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제네시스 청주와 현대차 UX 스튜디오 서울이 각각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레드 닷 어워드는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이다. 제품 디자인,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디자인 콘셉트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제네시스 청주는 리테일 디자인 분야 최우수상과 공간 커뮤니케이션 분야 본상을 동시에 받았다. '직지'와 '한지' 등 청주의 지역 유산을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인 장인 정신과 연결한 공간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간 콘셉트인 '교감으로 빚은 켜'에는 고객과 관계를 맺고 경험을 축적해 새로운 문화를 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 전통 건축 개념을 현대적인 브랜드 공간으로 재해석하고, 차량 전시를 넘어 방문객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현대차 UX 스튜디오 서울은 디지털 솔루션 분야 최우수상과 인테리어 디자인·전시 디자인 분야 본상을 받아 3개 분야에서 수상했다. 이곳은 고객이 차량 사용자경험(UX) 개발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 공간이다. 연구 목적에 따라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모듈형 공간 시스템도 적용했다. 현대차의 'CES 2026' 전시 프로젝트는 박람회·임시 전시회와 인테리어 건축 콘셉트 분야에서 본상을 받았다. 로봇 연구·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 중심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비전을 전달한 점을 인정받았다. 현대차는 이밖에도 소아암 환자 지원 프로그램 '호프 온 휠스', 'IAA 모빌리티 2025', 'UX 스튜디오 서울 북', '현대 헤리티지 스텔라 & 쏘나타 리트레이스 매거진', '현대 온보딩 키트' 등을 포함해 총 9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기아는 '더 기아 EV4 위드 무신사' 협업 전시와 창립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임의 유산' 등으로 본상을 받았다. EV4 협업 전시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함께 전기차를 기술 중심 제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제시했다. 런웨이 쇼와 패션 전시,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결합해 모빌리티와 패션을 연결한 브랜드 경험을 구성했다. '움직임의 유산' 전시는 기아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을 공간적 서사로 풀어냈다. 기아는 '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와 'Opposites United: a Communication Archive', 기아 디자인 매거진 등을 포함해 총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고객 중심의 브랜드 경험과 공간 디자인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우수한 디자인 및 마케팅 역량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07 10:33김재성 기자

대한민국 전기차 지형도, 이제 가격보다 신뢰가 움직인다

'모빌리티 판 읽기'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을 사회·경제·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변화의 본질과 앞으로의 방향을 짚는 분석 시리즈입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동안 전기차 시장을 설명하는 단어는 '캐즘'이었다. 관심은 있지만 구매는 망설이는 시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소비자의 확신은 그만큼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은 조금 다르다. 전기차는 다시 소비자의 선택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6년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3만 80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만 9453대로 전체의 51.1%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보면 6월에 팔린 차 두 대 중 한 대가 전기차였던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 1119대, BYD가 4652대를 기록했고, 6월 수입차 상위 3개 모델도 테슬라 Model Y L, 테슬라 Model Y 프리미엄, BYD 돌핀이 차지했다. 이 수치만 보면 전기차 시장은 이미 대세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표면 아래에는 다른 질문이 놓여 있다. 소비자는 왜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그리고 더 정확히는, 무엇을 믿고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전기차 구매는 단순히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충전 환경, 배터리 수명, 보조금, 중고차 가격, AS,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결정이다. 내연기관차를 살 때도 소비자는 많은 것을 비교했지만, 전기차는 비교의 범위가 훨씬 넓다. 차 자체의 상품성뿐 아니라 구매 이후의 불확실성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본질이 가격 경쟁을 넘어 '신뢰 경쟁'으로 이동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수는 BYD다. BYD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6월에는 돌핀을 앞세워 4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상위권에 진입했다. 돌핀은 6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 3위에 올랐고, 씨라이언7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 실적이 7월 이전, 즉 보조금이 적용되던 시기의 결과라는 점이다. BYD의 진정한 시험대는 7월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총 35개 참여 업체 중 27개 업체를 선정했다. 이 평가에서 선정되지 않은 업체는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BYD는 7월부터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보조금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 전기차를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의 인식이 어디까지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차는 '저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 전기차는 배터리,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예전처럼 중국 전기차를 무조건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문제는 관심이 곧 신뢰로 이어지느냐다. 보조금이 있을 때 소비자는 가격 매력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금이 사라지는 순간 소비자의 판단 기준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얼마나 저렴한가'보다 '얼마나 믿고 오래 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AS 네트워크는 충분한가. 중고차 잔존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될까.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서비스를 지속할 것인가. 차량의 성능뿐 아니라 구매 이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소비자의 고민은 차량 자체를 넘어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뢰와 지속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그렇기에 BYD의 하반기 성적은 단순한 판매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시장에서 '가격의 대안'을 넘어 '신뢰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경우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기준점에 가깝다.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강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KAIDA 통계에 따르면 모델Y 전체 트림의 상반기 판매량은 4만 3359대로, 2위 BMW 5시리즈와 큰 격차를 보였다. 테슬라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가격이다.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 직후 테슬라코리아가 모델3와 모델Y 일부 트림의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혜택이 가격 인상으로 상쇄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가 유지될 것인가'다. 테슬라가 강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차를 먼저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만든 브랜드다. 충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행 보조 기능, 브랜드 커뮤니티,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지도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했다. 소비자는 테슬라를 살 때 차량 한 대만 사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라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다고 느낀다. 이것이 브랜드 신뢰의 힘이다. 그러나 신뢰는 고정된 자산이 아니다. 가격 정책이 소비자의 기대와 어긋난다고 느껴지는 순간, 신뢰는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에게 일종의 공적 약속처럼 인식된다. 그 혜택이 실제 체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다시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테슬라의 하반기 과제는 분명하다. 강한 브랜드가 가격 논란을 어디까지 흡수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반면 국산 전기차, 특히 기아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시장의 화제성은 테슬라와 BYD에 쏠리지만, 실제 국내 전기차 판매에서는 기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 실적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기아 전기차는 7만 2078대로 전년 대비 151.1% 증가했다. EV3는 1만 8431대, EV5는 1만 5965대, PV5는 1만 5000대가 판매됐다. 특히 기아는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의 강점은 전기차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는 데 있다. EV3처럼 접근성 높은 보급형 SUV, EV5와 같은 패밀리형 전기 SUV, EV9 같은 대형 전기 SUV, 여기에 PBV까지 더해지며 소비자 목적별로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전기차가 소수 얼리어답터의 제품이 아니라 일상적 소비재로 확장되려면 결국 다양한 생활 방식에 맞는 라인업이 필요하다. 기아는 이 지점에서 빠르게 시장을 채우고 있다. 이 흐름은 차봇의 상반기 신차 견적 트렌드에서도 확인된다. 차봇 플랫폼 내 전기차 견적 수요는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실제 판매량이 아닌 구매 검토 단계의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아직 최종 구매를 결정하기 전부터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에서는 기아의 다양한 모델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소비자 선택지 안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반드시 가장 저렴한 차를 고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 구매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고관여 소비다. 가격이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격만으로 결정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변수가 많다. 전기차는 더 그렇다. 배터리 상태, 충전 편의성, 보조금 변동, 중고차 가치, 정비 네트워크까지 모두 구매 이후의 비용이자 위험이다. 결국 소비자는 '싸게 사는 것'과 '안심하고 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BYD가 보여준 가격 경쟁력은 분명한 매력이다. 테슬라가 쌓아온 브랜드 신뢰 역시 강력하다. 기아가 제공하는 폭넓은 라인업과 국내 기반의 서비스망도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세 브랜드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이 파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의 불안을 줄이려는 경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뢰 경쟁이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무대는 충전 인프라다. 아무리 상품성이 뛰어난 전기차라도 충전이 불편하면 소비자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각 브랜드는 차량 경쟁만큼이나 충전망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를 오랫동안 브랜드 경험의 핵심으로 삼아 왔다. 별도의 인증이나 결제 과정 없이 차를 대고 케이블만 꽂으면 충전이 시작되는 방식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완성해 온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슈퍼차저를 타 브랜드 전기차에도 개방하며 인프라 자체를 서비스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초급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앞세운 이피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거점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nC) 서비스를 이피트를 넘어 채비 등 민간 충전 사업자망 1500여 곳까지 넓혔다. 자사 충전소에 소비자를 묶어두기보다 어디서 충전하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경쟁은 충전기 숫자를 얼마나 늘리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소비자가 충전 과정에서 느끼는 번거로움과 불안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줄여주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역시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격에서 신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기차 시장을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변화는 기술 수용의 전형적인 전환점과 닮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성능과 혁신에 주목한다. 하지만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면 질문은 현실적으로 바뀐다. 내 생활에 맞는가. 유지할 수 있는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믿을 만하다고 말하는가. 기술의 문제가 생활의 문제로 전환되는 순간, 소비자는 기능보다 리스크를 더 깊게 본다. 경제적 환경도 이 선택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든다. 고물가와 금리 부담 속에서 자동차 구매는 더 신중해졌다. 전기차는 유지비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구매 가격과 충전 환경, 잔존가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안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단순히 '전기차냐 아니냐'를 묻지 않는다. 어느 브랜드의 전기차가 나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인가를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 가지로 정리되지 않는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와 브랜드 파워가 답일 수 있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BYD의 가격 경쟁력이 매력적일 수 있다. 또 다른 소비자에게는 기아의 서비스망과 익숙한 브랜드 경험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숙은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리스크가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은 기술 경쟁, 가격 경쟁을 지나 신뢰 경쟁으로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전기차를 막연한 미래 기술로 보지 않는다. 실제 구매 목록에 올려놓고,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며, 자신의 생활과 비용 구조에 맞는지를 따져본다. 그만큼 전기차는 가까워졌지만,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만은 아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는 이미 넘쳐난다. 문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며,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으로 연결하느냐다. 보조금, 금융, 유지비, 충전, 보험, 정비, 중고차 가치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어야 전기차 구매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이 해야 할 역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유지비, 충전 환경, 보험, 정비, 잔존가치까지 자동차 구매 전 과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차봇 모빌리티가 차봇 3.0을 선보이며 '제로 리스크 커머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는 여전히 개인이 하는 가장 큰 소비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전기차는 기술 변화와 정책 변화가 빠른 만큼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복잡한 선택 과정을 더 쉽고 투명하게 만들고 구매 이후까지 이어지는 불안을 줄여주는 플랫폼이다. 제로 리스크 커머스는 단순히 가격 부담을 낮추는 개념이 아니라, 자동차 구매 과정 전반의 '의사결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보조금 적용 여부와 실제 구매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고, 금융 조건과 월 납입 비용을 쉽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향후 중고차 잔존가치나 배터리 상태 진단, 정비 이력 등 구매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 차를 사도 괜찮을까'라는 불안을 '이 정도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바꾸는 경험 자체가 제로 리스크 커머스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의 판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BYD의 도전, 테슬라의 브랜드 경쟁력, 기아를 중심으로 한 국산 브랜드의 확장 모두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전기차는 가장 저렴한 차도, 가장 화려한 차도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선택으로 향한다. 그렇기에 앞으로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와 플랫폼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곳이 될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정보를 소비자의 확신으로 바꾸는 능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8.02 08:30이성미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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