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내리는 한국GM 렘펠號…비자레알 신임 사장 풀어야 할 과제는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GM한국사업장(한국GM) 사장이 40여년의 GM근무를 한국에서 마무리한다. 2015년부터 한국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이끌어 온 그는 한국GM의 재기발판을 마련한 뒤 박수 칠때 떠날 예정이다. 렘펠 사장이 떠난 빈자리는 내달 새로 부임하는 헥터 비자레알(Hector Villarreal) 신임 사장이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GM 중장기 계획을 짜는 전문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GM을 이끌게 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지난 19일 직접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던 트레일 블레이저 부분변경을 공개하면서 마지막 공식행사를 끝마쳤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당시 행사에서 “한국GM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근무한 지난 8년 동안 많은 일을 겪었고,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1982년 GM 브라질 자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뼛속까지 엔지니어인 그는 오펠, 피아트-GM 합작사 등을 거쳐 2015년 한국GM 연구개발(R&D) 법인의 사장으로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렘펠 사장은 소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가로 이전 근무지에서 소형차 아키텍처 개발을 담당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또 한국GM 테크니컬 센터(GMTCK)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개발을 진두지휘해 성공적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수출 1위(2만4천359대)와 2위(2만475대)를 기록했으며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상반기 12만3천160대를 판매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렘펠 사장이 마지막으로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 부분변경은 그의 마지막 차량으로 제격이다. 렘펠 사장이 GMTCK에 근무를 시작하면서 만든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수출 차량 1위에 올라섰다. 한국GM은 8년간 적자 속에 허덕였는데, 이 차가 구원투수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GM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회사의 안정감도 생겼다. 새로운 운전대를 붙잡은 헥터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면서 제품 라인업 계획부터 영업, 마케팅까지 역임한 전형적인 하이브리드형 인재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1990년 GM 멕시코에서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차량 라인 디렉터로 근무하면서 GM의 프리미엄 차량을 기획하는 등 전략과 기획을 주로 담당했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약 3년을 한국GM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때에도 한국GM의 중장기 차량 출시 계획을 수립하는 업무를 했다. 당시 직책은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 부사장이었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의 강점은 엔지니어의 심장을 가지고 기업을 이끄는 두뇌를 가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뼛속부터 엔지니어로 좋은 차를 시장에 출시하는 것에 힘을 뒀던 렘펠 사장과는 다른 전략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자레알 사장은 한국에서 제품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업무를 담당해 한국 경험도 풍부하다”며 “이후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에서 마케팅과 서비스를 담당하기도 해 신차가 필요한 한국GM을 더 발전시킬 사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헥터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엔지니어부터 전략과 기획, 마케팅, 서비스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쳐왔다. 중남미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동북아도 거쳤기 때문에 시장에 따른 현지 전략을 가장 잘 풀어낼 적임자라는 평이다. 다만 비자레알 신임 사장이 풀어내야 할 숙제도 산재해 있다. 한국GM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차종은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뿐이다. 캐딜락과 GMC, 쉐보레 등 3개 멀티브랜드로 주력하고 있지만 실제 판매량에 힘을 주는 차종은 두 대뿐이며 활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차 출시는 필수적이다. 또 리더십도 과제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동남아시아 사업부 사장일 당시 부임 반년 만에 쉐보레 브랜드 태국 철수 등을 선언하며 현지직원 1천500여명을 전원 해고한 바 있다. 국내 판매되는 브랜드가 위기를 겪게 되면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은 신임 사장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모멘텀 찾기에 본격 시동을 걸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이 선언했던 전기차 플랜과 한국GM 지원책이 내년쯤부터는 결실을 볼 것”이라며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1년 한국을 찾은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025년까지 한국에 전기차 10종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2025년까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고 현재 리릭 등 3종가량 출시되거나 예정인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진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