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앱, '스마트컨트랙트' 한계 얽매일 필요 없다"
계약 내용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이행되게 하는 기술인 스마트컨트랙트가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탈중앙화된 웹인 '웹3'을 실현할 목적으로 이런 서비스들이 더욱 많아졌고, 그만큼 스마트컨트랙트 활용도 활발해졌다. 다만 기존 웹2 서비스에 준하는 성과를 거둔 블록체인 서비스는 없는 상황이다. 탈중앙화라는 장점을 취하는 대신 서비스 품질에서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다는 것 자체로 안고 가야 하는 부분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앱'을 위한 근간 기술이라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손시후 헤세그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한계를 극복한 프레임워크 '유니컨트랙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손시후 대표는 스마트컨트랙트의 한계들을 먼저 짚었다. 우선 스마트컨트랙트는 이진법 형태로 소스코드를 배포하는데, 배포 이후에는 원상복구할 수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마트컨트랙트 생성자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계약 내용에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데이터가 입력될 경우 이를 파기하거나 바꿔야 하지만 블록체인 상에서 소스코드 수정이 불가능하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단일 가상머신으로 실행한다. 노드 수천개를 단일 가상머신으로 실행할 경우 처리 속도가 늦고, 복잡한 계약 조건은 소스코드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한계점은 블록체인이 여러 영역에서 활용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손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토큰증권발행(STO)을 예로 들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증권 발행 절차를 스마트컨트랙트로 대체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계별 상황에 따라 데이터 수정이 필요하거나, 오류로 확인된 부분을 수정할 수 없어서다. 때문에 레이어 2에서 데이터를 입력하고, 최종 내용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봤다. 레이어 2를 활용하더라도 중앙화라는 문제가 남는다. 중간에 해킹이 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선 이를 해결할 수 없고 다시 트랜잭션 처리를 해야 한다. 이런 사례가 쌓이다 보면 트랜잭션 처리 성공률도 낮아진다. 손 대표는 "금융권의 프로세스는 신속성과 정확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스마트컨트랙트가 지닌 문제 때문에 이더리움 베이스로는 STO 같은 서비스 인프라를 제대로 구현한 사례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KKR,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STO 플랫폼을 아발란체로 구축한 이유도 이런 요건들을 충족하고, 비용도 굉장히 저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헤세그는 스마트컨트랙트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부터 개발에 착수, 올 상반기 유니컨트랙트를 개발했다. 사용자 요청을 처리하는 실행파일이 블록체인 외부에서 실행되고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에 보내는 요청은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으로 저장되는 방식을 취했다. 이런 프레임워크로 내용의 복잡도나 컴퓨팅 성능 또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제한을 받지 않고, 초당 트랜잭션(TPS)도 수천 이상 기록한다는 설명이다. 이더리움 기반 확장성 솔루션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의 트랜잭션 처리 절차를 생략할 수 없어 신속성에 한계가 있지만, 유니컨트랙트는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손 대표는 유니컨트랙트를 사용하면 주요한 정보는 블록체인 외부에 안전한 방식으로 저장하고, 블록체인 상에선 노출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모든 결정과 결과를 추적 및 확인할 수 있고, 부정확하고 의심스러운 결과와 절차도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유니컨트랙트 개발 배경에 대해 "크로스체인을 지원하는 '레이어제로'가 화두가 됐는데 이를 지원하는 곳들이 대부분 코스모스 기반"이라며 "이더리움보다 코스모스가 안정성, 확장성이 우수한 방식이라 봤고, 핀테크 시장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되기 위해선 이런 요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려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더리움이 아닌 블록체인뿐 아니라, 기업 자체 메인넷에서도 유니컨트랙트를 사용할 수 있다"며 "실제 회사에서 제공하는 프라이빗 메인넷 '닉토넷'을 유니컨트랙트 기반으로 구축한 사례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컨트랙트의 한계를 우려해 블록체인 활용에 소극적이었던 금융권 등에 유니컨트랙트가 유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STO 관련 사업을 염두해 유니컨트랙트를 활용하려는 기업 몇 곳과 논의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오는 10월 캐나다 지사 설립도 계획 중이다. 손 대표는 "기존 자산을 토큰화하는 시장이 뉴욕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며 "현지 회사와 사업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첨언했다.